여행할 때마다 힘들거나 위험한 곳을 꼭 찾아가는듯한 느낌이 듭니다만 이번 여행에서는 하고로모 폭포를 찾아가는 길이 그렇겠네요.
아침 5시에 나와 다리 건너편에 위치한 등산로를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폭포 전망소까지 40분이 걸렸는데 먼저 능선까지 향하는 가파른 산길을 30분 가량 올라가야합니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는데 경사가 45도에 가까워서 상당히 힘들더군요.
게다가 저는 DSLR 카메라+망원렌즈+삼각대를 배낭에 짊어지고 올라가서 곤욕이었어요;
게다가 등산로도 그다지 좋지못합니다.
등산로 위로 넘어진 나무를 마주쳤는데 아래쪽으로 바짝 숙여서 지나가거나 뛰어넘거나 하기도 했어요.
능선에 가까워지면 하고로모 폭포와 아사히다케가 멀리 보이는 지점이 나옵니다.
여기서는 시야가 좋지 않지만 전망소에서는 잘 보이지않는 폭포의 우측면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나아갑니다.
이런 이정표가 보인다면 고생은 끝난거나 마찬가지에요.
능선을 따라 10여분을 걸어가면 도착인데 슬슬 곰 걱정을 해야하기도 합니다;
곰 퇴치용 방울을 준비하고 갔는데 진흙길같은 구간을 자세히 살펴봐도 다행히 짐승 발자국은 안찍혀있더군요.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전망소라고는 하지만 나무 의자 몇개만 놓여있는 공터에요.
탁트인 전망을 감상하며 삼각대를 설치합니다.
조사한대로 폭포까지의 거리가 멀어서 자세히 감상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고 싶다면 망원렌즈가 필수지요.
와~~ 정말 아름답습니다.
2개의 수원에서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합류하고 다시 굽이지며 흘러내리는 풍경이 장관이네요.
이 폭포가 일본의 폭포 100선중에서도 한 손에 꼽힐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하고로모 폭포입니다.
츄베츠 강의 지류인 아이시홋푸자와(アイシホップ沢)와 후타미자와(双見沢)가 합류하여 270m 낙차폭으로 7단에 걸쳐 떨어져내립니다.
발견된 당시에는 부부 폭포라고 불렀지만 일본의 시인 오마치 케이게츠(大町桂月)가
'선녀가 날개옷(羽衣)을 걸치고 내려오는 것같다'고 격찬한 이후로 하고로모 폭포(羽衣の滝)로 불리게 되었다네요.
(정확히는 시적인 표현을 썼습니다만 대충 저런 의미란 모양이에요)
망원렌즈를 이용해서 중간의 폭포 합류지점을 더욱 확대해봤습니다.
뚝 떨어지는 형태가 아닌 암벽을 타고 흘러내린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폭포네요.
전망소에서는 폭포도 보이지만 아사히다케도 보입니다.
이 때는 날씨가 쾌청해서 깨끗하게 보이는군요.
확대해서 찍어보니 이건 또 엄청난 장관이군요!
단풍에 물든 텐닌쿄의 산골짜기 위로 운무가 깔린 설산이 우뚝 솟은 풍경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제가 미술이나 문학에는 무지해서 표현력이 모자란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에요;
망원렌즈와 삼각대까지 챙기고 고생해서 찾아오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마음 속을 가득 메웁니다.
폭포 전망소에서 산길을 따라 30여분을 더 걸어가면 시키시마 폭포(敷島の滝)란 곳도 나오지만 이 정도도 마치고 되돌아갑니다.
이번에는 가볍게 마을 산책을 해봅니다.
현재 텐닌쿄 온천마을은 몰락의 길을 빠져나오기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유일한 관광자원인 하고로모 폭포로 향하는 유보도가 2013년 겨울에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막혀있기때문이에요.
저는 힘들게 등산로를 통해 멀리서나 봤지만 유보도가 있던 당시에는 편한 길로 15분만 걸으면 폭포 바로 밑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행정주체인 아사히카와시가 공사금액으로 인해 난색을 표했었지만 다행히 2017년 6월쯤부터 복구공사가 시작되고 있다고 하네요.
근년까지 4곳 존재하던 숙박시설은 현재 텐닌쿄와 시키시마소 2곳만 남아있습니다.
나머지 2곳은 사진의 텐닌쿄 그랜드호텔과 텐닌쿄 파크호텔인데 볼썽사나운 페허로만 남아있어요.
참고로 텐닌카쿠보다 시키시마소가 규모만 작을 뿐 훨씬 근사한데, 전망 욕조가 딸린 방을 일반적인 료칸방 가격으로 묵을 수도 있어요;
마을을 가로지르는 츄베츠 강가에 작은 족탕이 하나 있습니다.
원천은 텐닌카쿠랑 다르지만 거의 흡사한데 바로 앞으로 보이는 단풍과 어우러진 주상절리의 풍광이 워낙 압도적이라서 눈이 즐겁네요.
소운쿄도 비슷한 풍광을 자랑하지만 단풍에 물든 텐닌쿄의 풍광이 더욱 아름다운 것같아요.
쇠락한 작은 온천마을이지만 단풍철에는 눈이 즐거워지는 산책을 할 수 있는 마을입니다.
다시 텐닌카쿠로 돌아왔습니다.
텐닌쿄와 료칸의 역사에 대한 자세한 자료가 복도에 붙어있는데 텐닌카쿠가 처음부터 저렇게 거대한 현대식 건물이었던 것은 아니에요.
1897년 아이누족의 길안내를 받으며 광물자원 탐색을 하던 도중에 원천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던 폭포(=하고로모 폭포)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3년 후에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마츠야마 온천이라는 이름의 료칸이 세워지게 되는데 텐닌카쿠의 전신이 되요.
이번에는 어제 시간제로 인해 여탕이었다 남탕으로 바뀐 이와부로에서 입욕을 해봅니다.
탈의실 한쪽편에는 하고로모 폭포와 관련된 날개옷(=하고로모) 전설이 적혀있습니다.
옛날옛적에 마음씨 착한 사냥꾼이 가느다란 폭포 근처에서 울고 있던 선녀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도적들이 날개옷을 훔쳐가서 하늘 나라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하여 사냥꾼은 묘책을 꾸며 산채에서 되찾아주게 되죠.
이에 선녀가 감사하며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니 사냥꾼은 선녀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미소를 머금으며 선녀가 조용히 춤추기시작하자 근처의 가느다란 폭포가 점점 커다랗게 변해갔고 그렇게 선녀를 배웅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이 폭포의 풍부한 유량 덕분에 마을은 풍요로워졌고 사냥꾼은 어여쁜 신부도 맞이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냥꾼이 너무 순진(?)해서인지 선녀를 아내로 맞이한다는 생각은 없나봐요;
텐닌카쿠 온천의 대단함은 이와부로를 가야만 알 수 있습니다.
내부가 어둡고 수증기가 껴서 잘 안보이는데 욕실은 한쪽면의 거대한 천연 암반을 그대로 이용해서 꾸며졌어요.
이끼가 군데군데 낀 천연 암반은 거대한 하나의 석벽같은데 한기가 조금 느껴지더군요.
참고로 온천 성분표나 날개옷 전설도 이와부로쪽에만 붙어있어요;
내탕은 2개의 욕조로 꾸며져 있는데 엄청나게 거대합니다.
이 정도면 40명 이상이 동시에 입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천질은 어제의 미카에리이와쪽과 동일한 것같아요.
이번에는 노천탕입니다.
이쪽도 어제의 탕과는 다르게 훨씬 넓고 경치도 좋아요.
내탕도 마찬가지지만 100%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구요.
물레방아쪽의 연못도 온천수같은데 관리가 안되고 있는지 더러웠어요.
애초에 물레방아도 움직이지 않지만요.
약간 탁한 빛깔의 온천수 속으로 침전물로 뒤덮힌 황토색의 바위들이 눈에 띕니다.
천질은 pH 6.3의 나트륨ㆍ칼슘ㆍ마그네슘-유산염ㆍ탄산수소염ㆍ염화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304.1 mg, 칼륨 68.6 mg, 마그네슘 119 mg, 칼슘 230.8 mg, 철(II) 3.5 mg, 염소 346.3 mg, 유산 795.9 mg,
탄산수소 602.8 mg, 메타규산 232.1 mg, 유리이산화탄소 411.4 mg 으로 온갖 성분이 골고루 들어있어 효험이 좋을 것같아요.
아침식사도 뷔페식으로 담아 먹게 됩니다.
어제 저녁보다는 종류가 적지만 일본식, 서양식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네요.
물론 맛은 평범 그 자체지만요.
4일차의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합니다.
먼저 아사히다케 로프웨이(MAPCODE : 796 861 037)를 타러 갑니다.
로프웨이역에는 무료 주차장과 유료 주차장이 나뉘어 존재합니다.
사진의 역 바로 앞쪽이 유료 주차장이고 150 m 앞쯤의 우측편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요.
하지만 무료 주차장은 제가 도착했던 8:30쯤에 이미 만차에 가까운 상태더군요.
참고로 로프웨이역 아래쪽으로 아사히다케 온천마을이 꾸며져 있습니다만 당일치기 입욕시간이 대낮의 짧은 시간만 있어 포기했어요;
출발 1분전에 서둘러 탑승하고 올라갑니다.
15분 간격(겨울철은 20분) 운행이기는 하지만 사람들로 꽉 들어찼더군요.
특히 중국인들로 인산인해였어요.
아무래도 고지대다보니 단풍철은 이미 지났지만 경치는 꽤 좋습니다.
상부의 스가타미역에 도착하면 대합실에서 직원이 간단한 안내를 합니다.
일주하는데는 약 1시간 정도 걸려요.
다행히 곰은 출몰하지 않아서 좋네요. ㅎㅎ
역에서 밖으로 나오면 멀리 아사히다케의 정상이 보이고 좌우로 향하는 유보도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일반적인 루트인 왼쪽 방향으로 가는 것을 권해요.
유보도는 완만한 편이라서 가볍게 산보하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곳곳에 전망대가 꾸며져 있어 쉬어가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은 제 1전망대로 표고 2,291 m의 아사히다케 정상이 보이네요.
유보도를 따라가다보면 이런 푸른 연못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과거의 화산활동으로 생긴 작은 분화구가 있던 자리라는군요.
그리고 가스를 뿜어내는 분기공도 보입니다.
유보도 근처에 있는 분기공은 유황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않아서 위험하지는 않았아요.
연못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뒤돌아보면 2개의 연못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큰 쪽은 카가미 이케(鏡池, 거울이란 의미), 작은 쪽은 스리바치 이케(すり鉢池, 절구란 의미)라고 하는데 합쳐서 부부 연못이라고 불러요.
눈이 조금 쌓일 때가 특히 아름다운데 조금 아쉽네요.
저 정상은 사실 오랜 옛날에는 중턱 부근이었다고 해요.
사진의 하얀 가스가 뿜어지는 지옥 계곡이라 불리는 곳에서 약 600여년 전에 수증기 폭발이 발생해서 산 정상이 붕괴되었다고 합니다.
지옥 계곡의 분기공에서 가스가 뿜어지는 광경을 동영상으로 촬영해봤습니다.
(소리가 녹화되어 있으니 볼륨에 주의하세요)
지옥 계곡의 아래쪽으로는 아사히다케의 모습을 수면으로 아름답게 비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스가타미 연못(姿見の池)이 있습니다.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지만 이름처럼 푸르게 비춰주네요.
스가타미 연못까지 보면 관광 목적으로는 다 본 셈이 되요.
근처의 작은 산장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있는데 정상까지는 총 2시간의 왕복 코스라고 안내되어 있더군요.
내려가다가 뒤돌아보면서 아사히다케의 풍경을 다시 한번 찍어봅니다.
반대쪽 길은 진흙탕으로 변한 구간도 많아서 조금 걷기가 불편해요.
로프웨이 역의 옆에는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간단한 식사나 기념품을 살 수 있습니다.
아사히다케의 약수물로 끓인 유기농 재배 커피와 오지리널 고로케를 사먹어봤습니다.
고로케는 갈은 돼지고기와 감자로 만들었는데 짭짤 달달한 맛이 괜찮았어요.
커피는 그냥 심심한 느낌이었네요.
내려가는 도중에 멀리 츄베츠 호수가 보입니다.
호수 일대에만 단풍이 물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 독특한 풍경이네요.
다음은 내려가는 도중에 다이세츠 아사히다케 원천수 공원(MAPCODE : 796 758 578)을 잠시 들려봅니다.
원천수 공원의 한켠에서는 약수물을 담아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공원은 주차비 대신에 협력금의 형태로 100엔 이상의 기부를 받는데 물은 무료로 얼마든지 마실 수 있어요.
분당 용출량 4,600 리터에 달하는 엄청난 물이 바위 구멍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바위는 300 m 떨어진 원천지(직접 가볼 수 있음)에서 끌어온 인공적인 구조물로 대설산의 약수를 맛 볼 수 있는 곳이에요.
뭔가 브랜드명이 적힌 생수통 박스에 열심히 담고 계시던데 술의 재료로 사용하는 곳도 있는 모양입니다.
성분표도 적혀있던데 수온 7℃, pH 7.2의 약칼리성으로
주요성분은 칼슘 30.2 mg/l, 마그네슘 12.3 mg/l, 나트륨 167.7 mg/l, 칼륨 5.7 mg/l, 규산 42 mg/l 입니다.
중요한 물맛은 한국의 약수물처럼 맛있어서 좋았네요.
점심을 먹으러 아사히카와 시내로 향합니다.
원래는 곱창 라멘으로 유명한 히마와리 라멘점을 갔습니다만 엄청난 인파로 인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그래서 2번째 선택지였던 라멘 하치야 고죠 창업점(MAPCODE : 79 373 112)으로 향했습니다.
홋카이도에는 3대 라멘으로 불리는 곳들이 있습니다.
삿포로의 미소(=된장) 라멘, 하코다테의 시오(=소금) 라멘 그리고 아사히카와의 쇼유(=간장) 라멘이죠.
하치야는 1947년에 창업했는데 라멘 아오바(らぅめん青葉)와 함께 아사히카와 라멘의 역사를 함께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게입니다.
가게명은 창업 당시에 벌꿀(=일본어로 하치미츠, 蜂蜜)을 이용한 아이스크림도 팔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차슈 라멘으로 주문했습니다.
일반적인 차슈 라멘과는 다르게 돼지뼈와 어패류를 이용한 육수에 간장을 섞어서 스프를 만드는 것이 아사히카와 라멘의 특징이라네요.
차슈가 얇으면서 큼직한게 좋군요.
차슈는 짜면서 퍽퍽한 식감입니다.
국물도 짜지만 감칠맛과 함께 깊은 맛이 느껴졌어요.
면발은 완전히 익힌 형태로 나오는데 평범한 것같군요.
전체적인 평으로는 짜지만 괜찮은 편이라고 할까요.
이제 소운쿄 방면을 향해서 출발해봅니다.
가는 도중에 에스프와르의 종으로 유명한 카미카와 공원(MAPCODE : 623 661 442)을 들리게 됩니다.
카미카와 쵸(上川町) 외곽의 작은 언덕 위에 펼쳐진 길쭉한 형태의 넓직한 공원인데 벚꽃의 명소이자 단풍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에요.
주차장에서는 툭 튀어 나온 에스프와르의 종탑이 바로 보이는군요.
관리가 그렇게 잘 된 공원은 아닌 것 같은데 산책로 곳곳에 이렇게 동물 모양이 꾸며진 장식들이 보입니다.
아래쪽으로 조명이 달려있는 것을 보니 밤에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같아요.
언덕의 가장 위쪽에 멋들어지게 세워진 구조물이 나타납니다.
에스프와르의 종은 1984년에 카미카와 초의 개척 90주년을 기념하며 세워진 전망대 겸 종탑입니다.
프랑스에서 제조된 5개의 종이 달려있는데 각각 도, 레, 미, 파, 솔의 음계를 가진다고 해요.
내부로 들어가 올라가봅니다.
등대처럼 원을 그리며 계단을 올라가게 됩니다.
입장은 무료지만 9:00~16:30까지 개관하고, 11월 1일 ~ 4월 30일은 폐관한다고 적혀 있군요.
참고로 입구 부근에는 2034년까지 보관되는 피라미드 형태의 타임캡슐도 보입니다.
끝까지 올라가면 종의 바로 아래쪽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불행히도 종소리는 9시, 12시, 15시, 18시에만 자동으로 울리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들어볼 수는 없었어요.
참고로 에스프와르(espoir)는 프랑스어로 희망을 의미합니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입니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서 작은 마을이지만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그리고 멀리 대설산의 산맥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와르의 종 뒷편의 산책길을 걸어봅니다.
주황, 노랑으로 물든 나무들 사이로 낙엽이 깔린 산책로는 가을다운 풍경이라 사색에 잠기게 만드네요.
더 앞쪽에 전망공원이 있다고 안내지도에 나오던데 실제로는 폐쇄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둘러볼 수 있는 구간이 적은 점은 아쉽네요.
소운쿄로 향합니다.
먼저 소운쿄 온천마을에 속한 호텔인 쵸요 리조트 호텔(MAPCODE : 623 233 200)에서 온천욕을 즐기기로 합니다.
소운쿄도 텐닌쿄처럼 석벽 위로 단풍이 물든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이름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호텔인데 시설수준에 비해서 숙박료는 저렴한 편이더군요.
당일치기 입욕도 가능한데 호텔 앞쪽이 아닌 더 안쪽편의 측면에 별도의 입욕자용 주차공간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800엔이란 비싼 입욕료를 내고 세련된 욕실에 들어서니 약한 유황 냄새가 느껴집니다.
물빛은 약간 뿌연데 입욕을 해보니 적정 온도에 약간의 미끌거림이 느껴지더군요.
온천은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에 가수를 하고 염소살균은 없다고 나오는데 호텔치고는 본격적이라 놀랐어요.
내부구성은 내탕 2개소, 노천 욕조 2개소와 냉탕, 사우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한글을 포함한 외국어 안내도 곳곳에 적혀 있는 것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느낌이에요.
노천탕은 사각형 욕조와 원통형 욕조가 하나씩 놓여진 형태인데 주로 한 사람씩 눈치보면서 이용했고 수온은 조금 뜨거웠어요.
천질은 pH 7.0의 함유황-나트륨-탄산수소염으로 원천온도는 75.7℃로 높습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92.9 mg, 칼슘 34.5 mg, 유산 72.5 mg, 탄산수소 573.8 mg, 메타 규산 90.6 mg,
유리이산화탄소 84.8 mg 입니다.
소운쿄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서 큰 기대를 하지않았는데 즐거운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네요.
2번째 방문하게 되는 소운쿄군요.
이전에는 여름이라 굳이 타지않았던 쿠로다케 로프웨이(MAPCODE : 623 204 541)를 타러 가봅니다.
로프웨이역 주변의 단풍이 장관입니다.
그리고 절정기답게 엄청나게 많은 차량으로 주차장이 한가득입니다.
다행히 무료고 생각보다 넓어서 주차 안내를 받으며 주차할 수 있었네요.
로프웨이역 내의 기상정보를 보니 위쪽의 날씨가 좋지않습니다;
짙은 안개가 낀 상태고 시야가 매우 안좋다고 표시되어 있어요.
실제로 바깥은 구름이 잔뜩 낀 상태라서 이걸 올라가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제 사전에 못간다는 있어도 안간다는 없..어요!
그래도 산 아래쪽 부분은 단풍이 정말 예술이라서 갈만하겠더라구요.
로프웨이가 10분 마다 운행하는데도 사람들(특히 대다수가 중국인)로 꽉꽉 채워 올라가니 말 다했지요.
요금은 왕복 1,950엔으로 역시나 비싸군요;
오~~
올라가는 도중에 보이는 협곡의 단풍이 아주 예쁘게 물들었어요.
위쪽의 쿠로다케역까지 7분이 걸리는데 올라갈수록 단풍은 점점 사라져갑니다.
쿠로다케는 일본에서 단풍이 가장 빨리 찾아온다는 곳으로 9월 초에 정상부터 물들기 시작해서 10월 초까지 아래로 전선이 내려옵니다.
9월 중순에는 사진의 저 풍경이 모두 노랗게 물들어서 엄청난 장관이 펼쳐진다는군요.
쿠로다케 역에 도착한 후 옥상의 전망대로 가서 아래쪽을 내려다봤습니다만 짙은 안개때문에 시야가 그다지 좋지 못해요;
애초에 단풍 절정기는 지나서 마을 근처만 단풍으로 물든 상태이기는 하지만요.
5부 능선에 위치한 쿠로다케 역에서 200m를 더 걸어가면 7부 능선까지 움직이는 리프트를 탈 수 있습니다.
그리고 7부 능선에서 1시간 반을 걸어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요.
저는 시간 관계상 주변의 유보도만 둘러보기로 합니다.
리프트 승차장으로 향하는 유보도의 주변으로 잎새가 모두 떨어진 하얀 자작나무가 많아서 색다른 느낌이 들게 합니다.
정상쪽은 안개가 짙게 껴서 더 올라가봤자 소용없겠더군요.
유보도의 중간에 사진 전시관같은 곳이 있어서 어떤 꽃이 피고, 계절에 따라 어떤 풍경으로 바뀌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사진을 보니 알록달록한게 절정기에는 대단하겠더군요.
내려가는 도중에 안개가 잠깐 개이면서 쿠로다케의 정상이 보입니다.
이곳도 잔설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머지않아 하얗게 덮히겠어요.
소운쿄의 단풍 명소는 쿠로다케 로프웨이가 가장 유명하지만 한 곳이 더 있습니다.
바로 단풍의 계곡이라는 의미인 모미지다니(紅葉谷, MAPCODE : 623 205 30)에요.
로프웨이역에서 걸어간다면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계곡의 입구에 도착하니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반겨주네요.
로프웨이보다는 적지만 이 곳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모미지다니 산책로의 안내지도입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폭포인 모미지타키까지 왕복 45분 정도 소요되는군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단풍은 입구 부근만 펼쳐져 있어서 가볍게 즐기실 분은 굳이 안쪽까지 갈 필요가 없어요.
와~~
이곳도 단풍이 예술입니다.
눈 앞을 가득 메우는 원색의 향연이군요.
저는 폭포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단풍나무는 사라지고 길도 험해지기 시작해요.
특히 폭포에 도착하기 10분 전까지의 길은 바위투성이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길이 험합니다;
폭포 주변의 주상절리가 멋드러집니다.
소운쿄도 텐닌쿄와 마찬가지로 대설산의 분화에 의한 응회암이 강물의 침식을 받아 깍여지면서 만들어졌어요.
협곡 유보도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모미지타키와 주변을 동영상으로 촬영해봤습니다.
폭포 자체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네요.
다음은 소운쿄까지 왔으니 유성ㆍ은하의 폭포(MAPCODE : 623 207 022)도 다시 방문해봅니다.
절정기답게 작년 여름과는 다르게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서 주차장이 꽉채워져 있습니다.
가을에 찾아간 은하의 폭포는 여름과 별반 다르지는 않더군요.
폭포 주변부에는 단풍나무가 거의 없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유성의 폭포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더욱 아름답게 보였을 것같아요.
시간 관계상 유성ㆍ은하의 폭포는 가볍게 사진만 찍고 떠났습니다.
참고로 주차장 근처의 과일가게에서 파는 소프트크림은 맛이 별로였어요!
다음은 작년 여름 여행에서는 짙은 안개때문에 좌절을 안겨줬던 미쿠니 고개 전망대(MAPCODE : 743 285 179)를 들러봅니다.
참고로 도중에 지나치는 대설산의 아카다케(赤岳)에 위치한 긴센다이(銀泉台)는 9월 중순이 절정기인데 지금은 눈이 쌓인 상태라더군요.
대설산의 단풍 명소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중 하나인데 아쉬워요.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시간인데도 미쿠니 고개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작년에 홍차를 마셨던 가게도 엄청 북적이더군요.
미쿠니 고개를 유명하게 만든 전망입니다.
비록 단풍철이 조금 지나서 생각처럼 노란 단풍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탁트인 경관이 좋네요.
사실 사진 명소로 소개되는 미쿠니 고개의 경관은 1.2 Km 더 앞쪽에 위치한 이 곳(링크 클릭)입니다.
150 m 이전 위치에 작은 주차공간이 있어서 볼 수 있는데 노란 단풍 속을 가로지르는 마츠미 대교(松見大橋)의 풍경이 장관이죠.
저는 여기 도착할 때쯤에 날이 많이 저물어서 슬슬 숙소까지 갈 걱정이 앞선 관계로 서둘러 사진만 찍고 출발해버렸지만요;
오늘의 숙소인 다이세츠 고원 산장(MAPCODE : 970 727 755)으로 향합니다.
273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비포장도로로 빠져서 산 위로 올라가게 되요.
참고로 구글지도는 길 안내를 제대로 못하는데 네비는 문제없이 안내합니다.
이런 비포장 도로를 굽이지며 올라가게 되요.
처음에는 비교적 어둡지 않았지만 조금만 올라가니 순식간에 깜깜해져서 엄청 위험했어요.
움푹 패인 곳도 많고 좁은 길도 많은데다가 사슴 2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깜짝놀랐죠;
불빛 하나 없는 길을 겨우 올라가서 산장에 도착했네요;
제 뒤를 따라 오시던 어떤 분은 참 편하셨을 것같아요. -_-
이 곳이 오늘 숙박하게 될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에 속해 있는 다이세츠 고원 산장입니다.
다이세츠 고원 산장의 선전문구가 1년이 123일인 숙소입니다.
말 그대로 눈이 많이 내리는 워낙 외진 산속에 있어서 1년중에 123일만 영업을 한다는 의미에요.
제가 나가노현과 니가타현의 산장들을 겪어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예약해버렸는데...이곳은 일반적인 의미의 산장이 아니였어요.
한마디로 관광용 산장입니다.
내부는 아주 깔끔하게 꾸며져 있는데 방의 문을 열쇠로 잠글 수 있는 점(!?), 식사가 제대로 차려진다는 점 등이 틀렸어요;
그래도 워낙 산속이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근접 센서를 이용해 불빛을 밝히는 점이나 와이파이는 되지만 사용 불가란 점은 있어요.
실내 사진입니다.
유카타에 발가락 양말, 타올, 냉장고, 히터, 금고 등은 갖추어져 있는 반면에 화장실, TV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에 비해서 숙박비는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온천욕을 하러 가보겠습니다.
욕실은 산장의 좌우로 두 개소가 위치해 있는데 18:30~19:00에 남녀용 탕이 바뀌는 형태에요.
욕실은 내탕 1개소와 노천탕 1개소로 나뉘는데 밤이라서 어둡게 찍혔군요;
내부에 들어서면 약한 유황 냄새가 나는데 탕은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수온이 뜨거울 때만 가수를 행합니다.
온천수는 불투명한 희뿌연 빛깔인데 제가 입욕할 때는 뜨거운 편이었어요.
특별히 대단하다기보다는 몸이 따뜻해지는 온천이라고 할까요.
노천탕은 근접센서로 사람이 출입구를 지나갈 때만 짧게 켜지도록 되어 있는데 실질적인 조명은 왼편의 석등뿐으로 어두컴컴합니다.
별이라도 보이면 좋았겠지만 날씨가 흐린지 안보여서 어두운 곳에서 멍하니 있었네요;
수온은 적정 온도여서 추운 기온과 비교하면 적당했어요.
온천과 산장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날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식사는 별도로 마련된 식당에서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다섯 팀 정도 오셨던데 예상과는 다르게 북적이지는 않았어요.
처음의 차림상으로 각종 채소 절임과 송어 구이, 훈제연어의 비단실 말이 등이 나옵니다.
중간의 검은 그릇 좌측 끝에 있는 푸른 나물이 유채 절임이라고 하던데 향이 강하면서 입안에 맵싸하게 퍼지는 것이 독특하더군요.
다음으로 콘 경단과 튀김류가 나옵니다.
경단은 오뎅같은 식감이라 괜찮았고, 튀김의 새우는 꽤나 신선했지만 튀김옷이 쉽게 분리되더군요.
새우 슈마이와 채소를 넣은 전골인데 간장에 찍어먹도록 해놓았기는 하지만 싱거워서 심심한 맛이었어요.
밥은 소형 가마솥으로 직접 찌게 했는데 버섯, 당근, 유부를 넣고 짭짤하게 지어서 맛있게 먹었네요.
국은 고사리와 미역 등을 넣어 맑게 끓인 것같은데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살짝 돌아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달달한 찹쌀떡 3개가 나오는군요.
저녁식사는 그럭저럭 개성은 갖췄지만 평이하다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4일차 일정을 마칩니다.
(IP보기클릭)59.29.***.***
(IP보기클릭)61.42.***.***
홋카이도는 삿포로 눈축제말고도 즐길거리가 꽤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소운쿄, 시코츠호의 얼음 축제나, 아사히카와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명물인 펭귄산책과 눈의 미술관도 있구요. 좀 더 먼 곳으로 가자면 오비히로 인근의 시카리베츠 코탄이라고 해서 눈으로 쌓은 집과 얼어붙은 호수 위의 온천욕도 즐길 수 있죠. 다음으로 료칸이나 호텔에 딸린 노천탕은 기본적으로 알몸입니다. 그래도 타올 말기나 입욕복, 수영복까지 허용되는 곳들이 적게 나마 존재합니다. 다만 홋카이도에 특히 많은 야탕(무료이용으로 탈의실 건물 이외에는 노천에 탕만 덩그러니 있는 곳들)은 입욕자 자율이기때문에 수영복을 입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숙박업소에서 가족탕, 대절탕같은 곳을 빌려서 수영복을 입고 즐기는 것은 암묵적으로 묵인해주는 편입니다. | 17.11.24 13: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