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가성비. 단돈 300엔의 기쁨. FG자쿠를 만들어 봤습니다.
FG시리즈는 건프라 20주년(맞나?)을 기념해서 발매된 제품으로...그 당시의 건프라 방향과는 완전히 따로 노는, 최초의 건프라였던 건담과 자쿠를 기리기 위해 나온 시리즈였습니다. 최초의 건프라와 거의 동일한 고전틱한 구성에 단색 사출, 가격도 20년간의 물가 상승을 완전히 무시한 원초적 300엔. 단지 디자인만 당시의 최신 건프라였던 PG시리즈를 그대로 따왔습니다.
런너 구성은 이렇습니다. 요즘 세대들 보기에는 "저딴 게 건프라냐?" 싶겠지만 저희 어렸을 적에 만들던 건프라(카피)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디자인 면에서)한 물건입니다.
그리고 조립.
녹색 단색이니 어째 그린 아미가 떠오르네요.(요즘은 그린 아미라고 하면 장난감이 아니라 게임을 떠올리지만...)
프로포션은 매우 훌륭합니다. 그리고 그게 이 키트의 높은 포텐셜의 원동력이지요.
자, 이제 색칠을 해보겠습니다.
제목에도 적었듯이 '편하게 만들자'가 이번 제작의 테마입니다. 그래서 적용한 원칙은...
1. 개조나 디테일업 같은 추가공작은 하지 않는다.
사실 디테일이 필요하면 그냥 돈 더 들여서 오리진 자쿠를 사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이롭지요. 300엔짜리 간단한 키트를 샀으니 거기에 걸맞게 간단하게 스트레이트 빌딩을 합니다.
2. 붓도장으로 끝낸다.
"현재 내 실력으로 전체 붓도장이 가능한가?"를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비싼 걸로 실험하다가 망치면 아까우니까 300엔짜리로. 에어브러시가 없는 모델러도 전체 도색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겸 해서...
3. 아크릴컬러로 칠한다.
요즘 대세가 아크릴 컬러가 되어가는 분위기라 시류에 편승해보기로 했습니다. 냄새도 안 나고, 신너도 필요 없이 물만 있으면 되니 역시나 편하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일단 붓을 준비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붓 중에 가장 작은 세필은 동원된 세필들 중 마지막 생존자입니다. 칠하면서 1000원짜리 0호 세필 3자루가 전사했습니다.
기본도색에 사용될 도료는 AK인터럭티브의 아크릴 도료 세트입니다.
일단 저 두 세트만 있으면 자쿠 색칠 도료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해결됩니다. 자쿠를 좋아하시는 모델러라면 거의 필구가 아닐지...
웨더링에 사용될 도료입니다.
아크릴 저먼 카모 블랙은 치핑에 쓰고 유화 로우엄버는 먹선과 기름자국에 씁니다.
작업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붓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가지는 잘 만들겠다는 의지와 넉넉한 시간, 그리고 끈기였습니다.
중간에 계속해서 드는 "내가 지금 멀쩡한 에어브러시 놔두고 뭔 헛짓거리를 하는 건가?"라거나 "무슨 대단한 물건도 아니고, 300엔짜리 붙잡고 이게 무슨 쌩쇼냐?"같은 생각을 날려버리면서 붓질을 해댄 결과...어떻게 완성은 됐습니다.
작업 과정은 지루한 노가다의 연속이니 생략하고, 결과물로 건너뛰겠습니다.
조명이 안 좋은 곳에서 찍는 바람에 카메라가 ISO를 낮춰버렸는데, 그 덕분에 살짝 특수효과(?)가 들어갔습니다.
기본적으로 밝은 녹색, 어두운 녹색, 회색의 3패턴에 각 패널별로 그라데이션을 넣었는데, 사진 찍고 나니 하나도 티가 안 납니다.
자쿠의 상징 같은 머신건은 들려불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 실종됐습니다. 덕분에 고민 해결.
그리고...언제나처럼 옥상에 들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떠 있었으면 조금 더 좋았을 텐데...
단돈 300엔으로 편하게 만드는 건프라, FG자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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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쿠 대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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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먼 훗날 전쟁박물관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풍기내요 고생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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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엔이 아니라 3000엔도 더 나가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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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새우가 생각났는지 허허... 그와 별개로 정말 멋진 작품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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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천원 이하 문방구키트는 관절따위 없었습니다. 그런 컨셉인거 같은데 못 움직이지 않을까요? | 17.10.25 14: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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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움직입니다 원본도 움직였고 위 자쿠는 가동률이 상당히 상향된 버전입니다. 그냥 사진을 그렇게 찍으신듯 | 17.10.26 0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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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형 취미 해보시면 건프라는 겁나 싼겁니다... | 17.10.26 0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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