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분기 방영작인 바티칸 기적 조사관 TVA는
2017년 9월 24일 12화를 끝으로 종영했지만
종영 당시, OVA가 수록된 DVD 동봉판 원작 소설 17권이
2018년 4월 11일 발매된다는 광고를 봤기에
망설임 없이 예매를 신청한 후 반 년 넘게 존버해서...
마침내 해가 바뀌어 올해 4월 실물을 영접했습니다.
기쁜 마음에 일단 애니부터 보려고 포장을 뜯어서 CD를 노트북에서 재생했는데 먹통.
분명히 지역 코드 설정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변경했는데도 왜 안 되나 머리를 싸맨 끝에 깨달은 건,
노트북에 설정된 지역 코드를 변경하는 횟수는 제한되어 있는데
그동안 바티칸 기적 조사관처럼 소설이나 만화책에 동봉된 OVA를 보느라 변경 횟수를 이미 초과;;;
마지막 남은 희망은 TV에서 방영한 작품의 OVA도 챙겨주는 애니플러스뿐이었는데...
OVA가 나오고 약 두 달이 지난 2018년 6월 28일 오후 11시 30분, 애니플러스 방영!
충성충성충성
지금부터 본격적인 OVA 감상 들어갑니다.
무기와 횃불을 들고 어느 집을 에워싼 사람들.
불길하게 우는 새장 속 새,
찬장에 놓여진 기묘한 인형,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침 표본,
주렁주렁 묶여서 말라가는 식재료,
제가 어렸을 때는 저런 길쭉한 손톱을 보면 마귀할멈 같다며서
어른들이 좀 깎으라고 타박했는데...
똑똑! 민주주의, 아니 성경 배달왔습니다!
집에 들이닥친 사람들이 노리는 목표는
외양부터가 '나 마녀'라고 광고하는 여자와
그녀가 만들고 있는 수프.
애니플러스판 바티칸 기적 조사관 타이틀.
이번화 오프닝에는 마녀의 실루엣이 나옵니다.
바티칸 기적 조사관 OVA '마녀의 수프'입니다.
지금까지 바티칸 기적 조사관에서는 각 회차를 로마 숫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EX'는 아마도 '밖에, 이외에'를 의미하는 라틴어 'extra'의 줄임말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는 로베르토의 집.
로베르토가 이상한 것들을 중얼거리는 동안
가스불 위에서 음식이 끓는데
어째 하나 같이 괴이쩍은 이름들이라
히라가 : "로베르토?"
듣다 못한 히라가가 끼어듭니다.
미네스트로네(Minestrone)는 제철 채소와 파스타로 만드는
이탈리아 전통 수프입니다.
히라가 : "그럼 들쥐의 재랑 드래곤의 곰팡이는 뭐죠?"
자기가 그런 말을 했느냐며 당황.
요리치인 히라가가 보기에도
저녁상에 와갤요리가 오르는 건 아닌지 걱정했던 모양입니다.
로베트토가 한눈을 팔았던 건
한창 조사 중인 고서를 생각하느라 그랬다고 합니다.
그리고 로베르토로부터 듣게 된 '마녀의 수프.'
이단의 뚝배기를 깨는 데 정통해
'주님의 개(Domine canes)'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도미니코회가 남긴 18세기 초의 마녀재판 문서에 따르면
벨라 바키라는 여자가 마녀로 심문을 받았는데,
나이가 자그마치 120세.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공인된 잔 루이즈 칼망이
122세 164일(1875.2.21~1997.8.4)을 산 걸 감안했을 때
다소의 과장이 섞였을지언정
18세기에 백 살 넘게 살았다는 건 흠좀무.
이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진짜는 지금부터입니다.
벨라가 그 악명 높은 도미니코회 소속 추기경들에게 비밀 심문을 받았음에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석방됐다는 것.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마녀사냥의 희생자들 대다수는
죽지 않고 배길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벨라만 무사했던 건
그녀가 만든 '특별한 수프' 때문이라는 로베르토.
벨라가 만든 수프에 불로장수의 효과가 있어서
약 반 세기에 걸쳐서 인노첸시오 10세를 시작으로
네 명의 교황에게 그 수프를 바쳤다는데...
로베르토가 언급했던 교황 네 사람 모두 실제로도
당시 기준으로 고령이었거나, 교황직을 오래 유지하긴 했습니다.
인노첸시오 10세 알렉산데르 7세 클레멘스 9세 클레멘스 10세
(생몰: 1574.05.06~1655.01.07, 80세 266일) (생몰: 1599.02.13~1667.05.22, 68세 105일) (생몰: 1600.01.28~1669.12.09, 69세 333일) (생몰: 1590.01.13~1676.07.22, 86세 212일)
(재위: 1644.09.15~1655.01.07, 10년 114일) (재위: 1655.04.07~1667.05.22, 12년 045일) (재위: 1667.06.20~1669.12.09, 02년 172일) (재위: 1670.04.29~1676.07.22, 06년 084일)
수프를 먹은 교황들이 장수했으니
그걸 만든 벨라 또한 장수했을 가능성 ↑
여기에 비밀 심문과 이례적인 석방까지 있었고,
그와 관련된 기록이 바티칸 서고에 봉인되어 있었다는 건
벨라가 진짜로 마녀가 아니고서야
교황청에서 왜 그랬겠느냐는 결론이 나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로베르토도 히라가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고문서를 좋아하는 로베르토가 푹 빠질 만 하다며 싱긋 웃는 히라가.
히라가를 질겁하게 만든 수상한 식재료들의 정체는
벨라가 만들었다는 특별한 수프의 레시피.
문제는 수프를 만들 재료로...
말, 바다뱀, 왕지네야 발품을 팔면 못 구할 건 아니지만
좀 잔인하긴 해도 시기만 잘 맞추면 될 것도 같고
?
??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로베르토와 달리
반드시 불가능한 건 아니는 히라가.
인류가 축적한 지식과 과학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겁니다.
아서 C. 클라크 경 가라사대,
"충분히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히라가의 주장이 맞습니다.
맞긴 한데...
로베르토보다도 히라가가 더 열성적으로 나서는 이유.
인류의 오랜 소망인 불로장수의 열쇠를 거머쥐게 되는 셈이니
과학자로서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곤혹)(난감)
그리하여 로베르토가 향한 곳은
벨라의 고향으로 알려진 산마리노 공화국.
그녀가 살던 곳은
현실에도 존재하는 보르고마조레(Borgo Maggiore)마을.
마녀의 발자취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로베르토가 도달한 어느 집.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벨라가 살았던 집이 남아 있었습니다.
때마침 문이 열려 있자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로베르토 : "아무도 안 계세요?"
혀를 날름거리는 뱀이며
각종 표본과 해골까지
마녀의 집에 온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그 순간 로베르토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한 여자.
??? : "루로로로로로..."
로베르토 : "벨라 바키?"
불로장수한 마녀라더니 아직도 안 죽었나 싶은 찰나
(까꿍)
유니콘, 애인, 드래곤과 마찬가지로 마녀가 있을리 만무하죠.
주거침입을 범한 것에 대해서 먼저 사과하고
자기소개를 하는 로베르토.
본의 아니게 놀라게 해 미안하다는 여자.
오컬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였나봅니다.
미래의 대작가를 꿈꾸는 그녀의 이름은 엘리나 캄파나(CV: 이토 시즈카).
벨라에 대한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여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마녀 마니아도 아닌 성직자가 웬일로 여길 찾았느냐고 묻자
로베르토는 자기도 벨라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대답하며
마녀의 수프 이야기를 꺼내는데...
엘리나의 반응을 봐선,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장소가 바뀌어, 여기는 바티칸.
동료가 산마리노에 간 동안, 바티칸에 남은 히라가는
수녀원을 찾아 도움을 요청합니다.
수녀들에게 부탁할 게 있다는데...
(엄근진)
다시 장소가 바뀌어, 여기는 산마리노.
벨라는 집 뒤쪽 텃밭에서 누에콩을 키웠다고 합니다.
그냥 누에콩이 아니라 '초승달 밤에 들쥐를 태우고 그 재를 뿌려 키운' 것이어야 합니다.
레시피에서 요구한대로 누에콩을 키운 엘리나.
로베르토 : "하하..."
조만간 수확철이 다가옵니다.
문득 로베르토의 시야에 포착된 거대한 새장.
철망에 쇠사슬,
종류를 알 수 없는 동물의 뼈가 흙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찰칵)
뼈들도 그대로 둔 거냐는 로베르토의 질문에
무슨 뼈인지는 모르지만 건드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막 촬영한 사진을 전송해도 괜찮겠느냐고 허락을 구하자
엘리나는 승낙합니다.
당연히 그 상대는 히라가.
10화에서 피해자의 위를 부검해 나온 내용물을 히라가가 보자마자
"절지동물문 순각강에 속하는 벌레의 다리가 몇 개 보이는군요.
그리고 아직 덜 소화된 환형동물문 빈모강."이라고 말했던 게 생각나는 순간.
로베르토가 신부니까 동료인 사람도 신부일 거라고 생각한 엘리나.
자신의 목숨과 맞바꿀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해 마지 않는 사람...
영상으로 보면 문자를 보내고 채 2초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합니다.
엘리나가 놀라는 게 무리도 아닙니다.
사진을 본 히라가의 분석에 따르면 왕도마뱀과
맹금류의 뼈가 섞여 있습니다.
그러자 감을 잡은 로베르토.
동양의 용(龍)도 그렇지만, 서양의 드래곤(Dragon) 또한
여러 가지 동물의 특징을 더한 상상의 동물입니다.
공통적인 특징은 파충류의 몸통 + 맹금류의 날개.
진짜 드래곤을 키웠던 게 아닙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도마뱀과 매를 키웠던 벨라.
그런데 서양의 드래곤 전설에 의하면
드래곤은 보물을 지키는 것으로 나옵니다.
로베르토 : "그렇다면..."
새장 안에 늘어뜨려진 쇠사슬을 하나씩 잡아당기고는
다른 것들과 달리 유달리 묵직한 하나.
(촤르륵)
(톱니바퀴)
덜컥거리는 소리와 함께 뽀얀 먼지를 내뿜으며
새장 바닥에 있던 비밀문이 열립니다.
(경악)
아래로 이어진 나무 계단.
비밀문 너머에 있는 지하실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로베르토와 엘리나.
지하실에는 커다란 항아리와 찬장이 줄지어 놓여져 있고
선반에는 웬 돌조각상이 모셔져 있으며
그 앞에는 특이한 문양이 그려진 항아리가 뙇!
눈빛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 두 사람.
로베르토가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고
엘리나가 손전등을 비추자
'보물을 지키는 드래곤의 날개에 핀 곰팡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술했던 특별한 방법으로 키운 누에콩을
소금과 함께 두 시간 가량 삶아
미지근하게 식힌 다음
문제의 그 곰팡이를 혼합해
깨끗한 항아리에 담아 밀봉합니다.
처음에 봤던 돌조각이 뭔가 했더니 여신상이었습니다.
여신의 비주얼이 어째...
잿물은 소독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지하실 문을 3개월간 닫고
항아리와 마찬가지로 봉인합니다.
투탕카멘의 저주?
마녀의 수프를 만들기 위한 과정 하나가 끝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는 것만은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도리가 없죠.
엘리나는 지하실에 있던 괴상한 모양의 여신상을 떠올리며 께름칙하게 여깁니다.
그러자 고문서 해독 전문가답게 각종 이교에도 정통한 로베르토가 나섭니다.
타웨레트(Taweret)는 하마의 얼굴, 인간 여성의 ㅁㅁ, 나일악어의 등을 가진
분만, 다산, 별의 여신입니다.
로베르토의 설명에 엘리나도 납득합니다.
때마침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로베르토에게 그랬던 것처럼, 마녀로 분장하고
방문자를 놀라게 하려는 엘리나.
그런데 오히려 엘리나가 깜짝 놀라며
뒤로 나자빠졌습니다.
로베르토도 순간 굳어버리게 만든 사람은
장화를 신고 얼굴에 고글을 꼈으며
커다란 뜰채를 움켜쥔
히라가였습니다.
(아이캐치)
본의 아니게 사람을 놀래켰다며 히라가가 사과합니다.
그와 함께 자기 소개를 하면서
일본계라는 특성상 동아시아인들이 으레 그렇듯 고개를 꾸벅 숙이는데
히라가의 몸집 만큼 커다란 배낭에 넣은 내용물들이 와장창 쏟아집니다.
쌍팔년도 꽁트 같은 모습에 어이가 없어진 엘리나.
왜 사냐고 묻거든 그저 웃지요.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들은 히라가.
레시피 중 두 가지 재료는 확보 완료.
로베르토는 엘리나와 히라가 덕분이라며 공을 돌립니다.
로베르토 : "그나저나 설마 바티칸에서 여기까지 그 모습으로 온 거야?"
로마에서 산마리노까지 가는 기차편 중 가장 빠른 걸 검색해봤더니
약 4시간 14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순진무구하기 그지 없는 히라가다운 행동.
'갑자기 와서' 뿐만이 아닐텐데?
아무튼
히라가가 서두른 이유.
이날 밤에 보름달이 뜹니다.
로베르토 : "뭐?"
히라가에 떠밀려 한밤중에 호숫가로 향하는 세 사람.
벨라의 레시피에 나오는 개구리가 유럽두꺼비라는 히라가.
두꺼비 울음 소리가 유난히 진동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짝짓기를 위해 사방팔방에서 뛰쳐나오니까 잡기 쉽다는 것.
고작 두꺼비 잡자고 고글까지 끼는 건 좀 아니지 싶은데
유럽두꺼비가 피부에서 독을 분비한다는 히라가의 설명에
로베르토 : "독이 있다고?"
게다가 눈에 튀면 실명할 위험까지 있습니다.
왜 결론이 저렇게 나오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가지만 암튼 그렇답니다.
이런...
자신감 넘치는 히라가와
얼굴을 찌푸리는 로베르토.
(첨벙첨벙)
(두리번두리번)
내가 이러려고 신부가 됐나 자괴감이 들어
한숨을 내쉬는 로베르토.
바로 그 순간.
순식간에 훌쩍 뛰어 올라
포획 성공!
몸 쓰는 일에는 영 재주가 없지만
이럴 때는 히라가도 바람을 가릅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포획한 걸 로베르토에게 보여줍니다.
앞뒤 발가락이 다섯 개씩이 아니라
각각 네 개와 여섯 개인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참으로 그런듯 해서 골똘히 쳐다보는데
(점프)
(어이쿠)
우여곡절 끝에 벨라의 레시피 속 개구리도 구했습니다.
(낼름)
뱀을 보자 로베르토의 안색이 나빠집니다.
의외로 뱀도 귀여운 건 무지 귀엽습니다.
그 뱀이 독이 있거나, 물거나, 아니면 독이 있는데 물거나 하면 그게 문제...
엘리나 : "혹시 뱀 싫어해?"
7화에서 독사에 물려 사경을 헤맨 경험이 있는지라...
그와 별개로 두꺼비도 불쌍하다고 합니다.
독을 인위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독을 식재료로 써도 되나 의심하자
사용법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으니
마녀의 지혜를 믿어보자고 합니다.
이쯤에서 중간 점검.
말의 생고기와 내장은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바다뱀과 왕지네.
이건 엘리나가 맡았습니다.
최대의 난관, '순결한 처녀가 300년 말린 오렌지 껍질'.
순결한 처녀는 둘째치고 300년의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데
의외로 싱겁게 히라가가 이미 구했다고 대답합니다.
평소의 기적 조사와 마찬가지로
과학과 신앙의 힘을 합치면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된다는 과학자이자 신부다운 태도.
3개월 후.
로베르토와 엘리나가 만든 미지의 식재료.
3개월의 시간이 흘러
개봉박두.
(달칵)
요리왕 비룡처럼 항아리 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걸 기대했나?
이 와중에 미묘하게 썩은 내가 난다는 엘리나.
그러자 히라가는 서슴없이 손가락을 콕 찍어서
맛을 봅니다.
세인트 로사리오 학원에서 성모상의 눈물과 각성제 가루를 히라가가 맛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지의 물질을 보면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는 기믹이 여기서도 유지됩니다.
맛을 본 히라가의 감상은 '짜다'.
히라가가 멀쩡한지 걱정하는 로베르토.
엘리나가 '썩은 내'라고 했던 냄새는 콩이 발효되면서 발생한 겁니다.
즉, 먹어도 되는 엄연한 식품.
이제 본격적인 요리 시작!
요리를 하는 동안
대체 무슨 수로 '순결한 처녀가 300년 말린 오렌지 껍질'을 구했느냐는 로베로토의 질문에
연구실의 건조기를 사용했다는 히라가의 대답.
그렇다면 '순결한 처녀'는 어떻게?
히라가가 얻은 해답은...
잠시 과거로 돌아가, 수녀원을 찾은 히라가.
쉽게 말해서 동정 마리아와 같은 순결함을 가진 사람이 여러분 뿐이라는 설득에
수녀원장의 대답은
'OK'.
벨라의 레시피대로 '순결한 처녀'들이 건조기의 힘을 빌려 '300년 기도'한
'오렌지 껍질' 완성!
이럴 때는 천하의 로베르토도 두손 두발 다 듭니다.
(데헷)
모든 재료를 넣고 부글부글 끓여서
(진지)
드디어 완성된 '마녀의 수프'.
이 날을 위해 3개월 넘게 고생한 세 사람.
철두철미한 히라가는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로베르토가 감사 기도를 올리고
로베르토 : "그럼."
엘리나 : "먹자."
히라가 : "잘 먹겠습니다."
(후루룩)
잠깐 동안 정적이 흐른 후
엘리나도,
로베르토도 맛있다고 감탄합니다.
두뇌 풀가동!
(깨달음)
미소로 양념한 곱창전골.
일본식 된장인 그 미소 맞습니다.
요새 하도 이세계 요리물이 범람하다보니까
이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
히라가 : "역시 그랬군요."
요리에 넣었던 곰팡이를 분석한 결과 누룩곰팡이 종류였습니다.
로베르토 : "누룩곰팡이?"
누룩곰팡이는 한중일 3국에서 발효 식품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다행히도 일뽕이 아니라 우연의 일치로 빚어진 결과.
그런가 보다 하면서 이해하는 로베르토에게
아직 더 남았다며 히라가가 설명을 이어갑니다.
타웨레트 여신상에 누룩곰팡이 균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벨라 자신은 몰랐겠지만,
결과적으로 누룩곰팡이를 배양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진 셈입니다.
혹시 곰팡이 말고도 다른 재료에도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렇다'는 대답.
귤껍질(橘皮)에 대해
《동의보감》〈탕액편〉권2 과부(果部)에서 이르기를...
性溫[一云煖], 味苦辛, 無毒.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매우며 독이 없다.
能治胸膈間氣, 가슴의 기를 치료하고 식욕을 돋우며,
開胃止痢, 消痰涎. 이질을 멎게 하고 담연을 없앤다.
主上氣咳嗽. 상기되는 것과 기침에 주로 쓴다.
止嘔逆, 利水穀道. 구역을 멎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바다뱀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비슷한 종류인 뱀장어(鰻鱺魚)에 대해
《동의보감》〈탕액편〉권2 어부(魚部)에서 이르기를...
此魚雖有毒, 이 물고기는 독이 있지만
而能補五藏虛損. 오장의 허손을 보할 수 있다.
治勞瘵. 폐병을 치료한다.
지네(蜈蚣)에 대해
《동의보감》〈탕액편〉권2 충부(蟲部)에서 이르기를...
性溫, 味辛, 有毒.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매우며 독이 있다.
主鬼疰, 蠱毒, 邪魅, 蛇毒. 귀주(鬼疰)ㆍ고독(蠱毒)ㆍ요사스런 귀신ㆍ뱀독에 주로 쓴다.
殺老物老精, 去三蟲. 헛것이 오래되어 응축된 것을 물리치고 삼충(三蟲)을 제거한다.
療溫瘧, 心腹結聚, 癥癖, 墮胎, 去惡血. 온학(溫瘧), 명치가 맺힌 것, 징벽(癥癖)을 치료하고 낙태시키며 악혈을 없앤다.
요즘으로 치면 웰빙 시대에 어울리는 건강식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불로장수한다는 이름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난감해진 로베르토.
엘리나도 그렇다면서 깔깔대기 시작합니다.
뭘 그리 열심히 받아 적나 했더니...
히라가 본인도 웃음보가 터졌지만 굴하지 않고 끝까지 설명을 계속합니다.
부포톡신에는 부포테닌이라는 환각 성분이 들어 있어서
맛을 본 사람을 헤롱거리게 만든다는데
어떻게든 필기를 해보려는 엘리나.
히라가의 귀여움이 폭☆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멈추지 못하며 로베르토가 감탄합니다.
불로장수한다는 수프를 먹고 미친듯이 웃어대면 교황 체면이...
그래서 철저하게 비밀을 숨겼던 건데
그건 그렇고
자기도 주책맞게 웃으면서 히라가를 나무라는 로베르토.
이 모든 게 과학적 현상이라며
세 사람 모두 하하호호 웃음꽃이 만발합니다.
그날 밤.
엘리나는 악기를 연주하고
(깨끗)
헤롱대면서도 과학자 아니랄까봐 히라가는 소수를 외우겠다고 합니다.
돌이켜 보면 11화에서 소수(素數) 덕분에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물귀신이 될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죠.
영상으로 보면 숨도 안 쉬고 소수를 줄줄 외워서
'저러다 성우 숨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엘리나 : "마녀 마녀 최고! 마녀 최고!"
로베르토 : "히라가 히라가 히라가~"
누가 보면 마.약.이라도 한 줄...
장소가 바뀌어, 여기는 바티칸.
히라가는 바티칸 정보국에 연금된 로렌과 함께
천사와 악마의 게임을 대국 중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히라가가 우세한데
뜬금없이 활약 운운하는 로렌.
미래의 대작가가 되겠다던 엘리나도 꿈을 이뤘나봅니다.
안색이 창백해진 히라가를 향해
너랑 네 파트너가 이 책에 나오는 거 맞느냐 몰아붙이고
발뺌은 해야겠는데 할 말이 없는 히라가.
조금도 틈을 주지 않고 다음 수 두라며 로렌이 압박합니다.
이미 히라가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한 상황.
주저주저하다가 흰 돌을 놓는데
(오호라)
체크메이트.
일렬로 줄지어 늘어선 검은 돌 일곱 개.
(동공지진)
(한숨)
로렌에게 들켜버렸다고 로베르토에게 털어놓습니다.
빌 서스킨스 수사관의 이름을 붙였으니 로렌이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소수 노래 부를 때 몇 번이나 NG가 났을지 궁금했습니다.
똑바로 서라 제작진, 왜 로베르토의 댄스를 잘랐지?
너도 비밀, 나도 비밀.
로베르토 : "사울 대주교님 호출이야."
히라가 : "어서 가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기적을 찾아서."
엔딩곡 말미에 이어진 전개
히라가 : "그러고 보니 마녀의 수프를 전부 다 먹어버렸네요."
로베르토 : "잘됐지 뭐."
로베르토 : "사울 대주교님이 아시면 불호령이 떨어질걸?"
히라가 : "그럼 우리가 베스트셀러의 관련자라는 것도"
로베르토 : "우리만의"
로베르토 : "비밀."
히라가 : "비밀이네요."
마지막 컷은 밤 인사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Buona notte, '잘 자요'입니다.
이번화는 원작 11권(외전 2권) 〈독방의 탐정〉 중 '마녀의 수프'를 애니화했습니다.
OVA라는 형식상 한 화에 짤막하게 끝내기에는 외전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등장한 마녀의 수프는 한중일 전통의학이 중요하게 여긴,
'좋은 음식은 약과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을 유쾌하게 풀어낸 결과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말에 곱창전골을 먹으러 가려고 합니다.
원작의 내용을 영상으로 옮겼다는 점 이외에도 이번 OVA는
TVA의 내용을 군데군데 집어 넣어 팬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OVA까지 감상을 마치게 됨에 따라
바티칸 기적 조사관 리뷰는 이로써 끝을 맺습니다.
TVA 2기가 나오면 좋겠지만 OVA만 해도 감지덕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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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도 음모론도 없고 오히려 유쾌한 에피소드라 치유되네요.... 그리고 로베르토 뱀 공포....앗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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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도 음모론도 없고 오히려 유쾌한 에피소드라 치유되네요.... 그리고 로베르토 뱀 공포....앗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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