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세인트 가르멜 성당.
이웃 마을에 왕진 다녀온 줄리아 사제에게 삼손 신부의 피살 소식을 전하는 히라가.
삼손 신부의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는 줄리아 사제.
히라가는 상당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며 말을 꺼내는데 주저합니다.
요한 조던의 시성 문제와 관련해서 로베르토와 의견이 충돌.
히라가의 조사에 따르면
요한의 유해가 부패하지 않는 것이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했으므로
기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면 로베르토의 경우
그걸 기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결사 반대.
게다가 고서 연구에 미쳐서
미사도 빠지는 등 신부로서의 의무도 다하지 않아
더 이상 함께 지낼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난감)
복도에서 기다리던 로베르토.
사제실을 나온 히라가가
굳은 얼굴로
로베르토를 지나쳐 갑니다.
바티칸 기적 조사관 8화 '죽어야만 영생으로 부활함을 알지어다'입니다.
요한의 기적을 검증하는 공청회가 열리는 날.
예언자라는 유명세에 걸맞게 참관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요한의 기적에 회의적인 로베르토도 '흥미로운 사실'을 찾았다며 공청회에 참석합니다.
요한의 마지막 예언을 전하기 위해 대규모로 공청회를 준비한 키드.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은 요한의 종말 예언.
오늘 이 자리에서 요한이 성인으로 인정받을 거라며 키드는 기세가 등등합니다.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찬 강당.
키드를 소개하는 사회자.
키드 : "요한이 남긴 최후의 예언입니다!"
전 세계에 생중계 중.
키드 : "'시편 번호 4,206번. J가 붙는 대지가 요동친다.
날개바퀴가 돌고 불카누스의 작업장은 불을 뿜으리라.'"
화산 기슭에 풍력 발전소가 있는 곳이면 어디겠느냐고 외치자
짐바포라는 청중의 대답에 바로 그거라며 맞장구치는 키드.
짐바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화산이 분화하기 전에 대피해야 한다며 열을 올립니다.
죽은 요한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남긴 성스러운 예언이라고 추켜세우는데...
로베르토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의를 제기합니다.
짐바포에서 화산이 터질 거라는 건 어디까지나 키드의 해석일 뿐.
화산 기슭, 풍력 발전소, J가 붙는 지명이라는 조건이 일치하는 곳은
세계 어디든 존재하는데 왜 하필이면 짐바포?
그럴리 없다고 키드가 반박하자
극히 추상적인 이미지를 묘사한 이른바 '예언화'에
장소를 특정할 만한 정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로베르토가 딱 잘라 말합니다.
게다가 예언에 나온 '불카누스의 작업장'은
전통적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로베르토의 논리정연한 반박에 예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기 시작한 청중들.
이제 요한의 예언에 대한 로베르토의 검증을 들을 차례.
한편 줄리아 사제는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 와중에 성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올리올라는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
키드는 로베르토가 억지를 부린다며 화를 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로베르토는 담담하게 검증을 이어갑니다.
로베르토 : "그럼, '시편 번호 522번. 영웅이 나일 근처에서 탄생하리라.
그는 이웃 국가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이 예언 말입니다만..."
당연히 자이로비의 아도아 대통령을 뜻하는 거라고 큰소리치는 키드.
나일 강 인근에서 태어났고 생일도 5월 22일이며
대통령이 된 후 주변 국가와 아웅다웅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
가만히 듣고 있던 로베르토.
일단 '나일 강 부근'이 어디까지냐고,
이집트나 수단에서 태어났어도 나일 근처 아니냐고 따집니다.
게다가 아도아 대통령 집권 후 '크나큰 대가'라고 할 큰 전투를 치른 적도 없다고 지적.
결국 이 예언은 522라는 숫자와 연관된 인물이
나일 강 부근에서 태어나 한 나라의 대표가 된 후
이웃 나라와 마찰을 빚고 있다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것.
그러자 키드가 꺼낸 다른 예언은
'시편 번호 317번. 금성의 10.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가 위대한 포세이돈의 분노를 산다.'
이건 어떠냐며 삿대질.
금성을 수호성으로 갖는 천칭자리의 10도.
10월 8일에 발생한 솔로몬 제도의 쓰나미를 예언한 거라는 키드의 주장에
(한심)
하다하다 이제 점성술까지 등판하느냐며 비웃습니다.
금성이 천칭자리의 수호성인 건 사실이지만
금성은 황소자리의 수호성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솔로몬 제도에 쓰나미가 발생한 10월 8일은
금성이 천칭자리의 10도가 아니라 12도에 있었습니다.
큰 줄기만 맞으면 됐지 뭘 세세한 것까지 따지냐고 키드가 화내자
계약과 규율에 엄격하신 하느님께서
과연 이런 무작위적인 말장난을 벌이시겠느냐는 조롱.
(부들부들)
다음 검증 대상은 '시편 번호 930번. 큰 대륙 북쪽에서 우라노스가 비명을 지른다.
메뚜기 피해는 점차로 퍼져나가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다.'
키드는 이걸 9월 30일 핀란드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를 예언한 거라고 해석했지만
그냥 갖다 맞춘 거라고 단언하는 로베르토.
맞는 거라고는 930이라는 숫자와 우라늄을 연상시키는 우라노스뿐.
방사능 오염을 메뚜기 피해라고 표현한 것은 어떻게 보더라도 억지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요한이 남긴 예언시가 4천여 편이 넘는데,
그중에서 키드가 적중한 예언이라고 발표한 건 달랑 62편.
현실의 사건과 비슷한 예언을 키드가 의도적으로 골라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키드는 그게 뭐 어때서 그러느냐며, 에이미 보네스는 예언대로 죽었다고 하지만
로베르토는 그 예언 당신이 쓴 가짜 아니냐고 몰아붙입니다.
고서 연구가라는 직업상 예언이 인쇄된 종이의 잉크 냄새가 새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는데
1년 반 전에 죽은 요한이 작성했다면 그 사이에 잉크 냄새에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내친김에 '다른 한 사자는 늙은 뱀 같은 악마의 덫에 빠져 신신 축제 날 목숨을 잃으리라.'는 예언도 거론하는 로베르토.
전날 냉랭하게 보였던 것과 달리 로베르토의 활약에 미소짓는 히라가.
보다시피 죽을 거라던 로베르토는 멀쩡합니다.
그러자 키드가 변명이라고 내세운 것이
삼손 신부가 죽었으니 예언대로 됐다는 소리.
물론 그건 사실입니다.
로베르토의 대역으로서 죽었으니 말입니다.
말을 잇지 못하는
공청회장도 술렁거리고...
히라가는 '그때'를 떠올립니다.
삼손 신부가 시체로 발견된 현장에서 '요한은 성인이 아니다'라며
미친듯이 웃어제끼던 로베르토.
저주받은 고서인지 뭔지를 탐독하더니 악마에 홀렸나 싶어서 불안한 히라가에게
그런 거 아니라고 안심시킵니다.
그래도 며칠 간 이상해졌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 괜찮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다짐에
그제야 마음을 놓습니다.
(빵끗)
그런 히라가를 보며 잠시 뜸을 들이던 로베르토.
로베르토 : "히라가, 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나라는 인간을 믿어줄까?"
히라가 : "당연하죠."
히라가 : "로베르토."
히라가 : "저는 당신을 믿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믿을 겁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줄곧 믿겠노라고 즉답하는 히라가에게
로베르토 : "고마워."
훈훈한 분위기를 깨는 빌의 질문.
요한이 성인이 아니라는 근거는?
빌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려다가
시선을 돌려서
실의에 빠진 조슈아 신부를 보고는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대답을 미룹니다.
그러면서 빌에게 협조를 요청합니다.
(긍정)
아울러 히라가에게도 도움을 부탁하는데...
삼손 신부의 집에 다시 가자는 것.
그렇게 회상에 잠겨 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히라가.
로베르토는 삼손 신부가 예언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살해됐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자 : "살해됐다고요? 예언을 위해서?"
경찰과 함께 대기중인 빌.
주장하는 족족 논파당하는데 지치지도 않고 키드가 들이댄 다른 예언.
'가시로 치장한 나오미가 강 속에서 잠들다.'
이렇게까지 자세한 현장 묘사를 한 예언이 있었느냐면서
이것이야말로 요한이 성인이라는 증거라고 침을 튀기는 키드를 향해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요한이 성인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로베르토.
왜냐하면 이 그림은 '소녀를 이렇게 죽이고 싶다'는
요한의 잠재의식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키드가 발끈하자
소녀의 목에 그려진 손자국에 주목.
붓으로 그린 게 아니라 요한이 자기 손에 물감을 칠해 직접 찍었습니다.
요한의 손바닥에 난 십자 모양 흉터가
그림에 난 손자국에 있는 십자 모양과 동일하고, 캔버스에 찍힌 지문도 대조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예언화의 내용대로 살해됐다는 소녀의 목에도
십자 모양 자국이 똑같이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지문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
로베르토 : "이건 예언화 따위가 아니야."
로베르토 : "범죄벽 있는 인간이 자신의 욕구 그 자체를 그려낸 그림!"
(그림)
로베르토 : "요한은 성인 따위가 아니야. 그렇기는커녕 그는..."
로베르토 : "살인자다!"
정적만이 흐르는 공청회장.
(침묵)
키드는 사실무근이라며 로베르토의 주장을 부정합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하지만 근거라면 있다고, 자신은 요한을 아주 잘 안다는 로베르토.
키드 : "알고 있다고?!"
로베르토 : "네. 예언의 성자, 요한 조던이라 불린 사내의 본명은"
로베르토 : "브로노 푸치니."
로베르토 : "그리고 제 본명은 로베르토 니콜라스 푸치니."
로베르토 : "그는 제 아버지이며"
로베르토 : "어머니를 살해한 살인범입니다!"
장소가 바뀌어...
줄리아 사제 : "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줄리아 사제 : "아무도 당신을 꾸짖지 않는답니다."
다시 장소가 바뀌어, 로베르토는 자신의 불행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합니다.
21년 전, 브로노는 로베르토의 어머니 나오미를 살해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나오미는 아들을 데리고 도망쳤지만
두 사람의 거처를 알아낸 브로노가 쳐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어그러졌습니다.
브로노 : "도망칠 수 없을 거라 했을 텐데?"
브로노 : "소용 없다!"
브로노 : "아무리 도망쳐 봐야 나는 그림자처럼 네놈에게 따라 붙을 거다."
브로노 : "지옥 끝까지 말이다."
발치에 떨어진 책.
브로노가 로베르토까지 죽이려 다가가는데...
뱀에 물려 사경을 헤메던 로베르토가 마주한 악마의 정체는 바로 아버지 브로노.
다행히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덕분에 살해 직전에 구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충격이 컸던 탓에 사건에 대한 기억을 망각하게 되어
세인트 가르멜 성당에 와서 브로노의 유해를 보고도 아버지인줄 몰랐습니다.
...
하지만 주님의 인도를 받아 눈을 뜨게 된 로베르토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자기 안에 잠든 어두운 기억을 직시해
맞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로노가 무슨 방법으로 아프리카까지 흘러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폭력적인 충동만은 그대로였습니다.
'가시로 치장한 나오미가 강 속에서 잠들다.'
살인하고 싶은 욕구를 드러낸 그림이자
실제로 자신이 죽였던 아내 나오미가 겹쳐진 그림.
예언화가 아니라 살인 예고화에 불과합니다.
브로노의 지문과 요한의 지문도 일치.
이탈리아 경찰에 지문 감식을 의뢰해 얻은 결과.
동일인물이 틀림없습니다.
요한 조던과 자신은 부자지간이라는 고백.
이미 볼 장 다 봤는데도 기세를 꺾지 않은 키드는
요한이 성인이 아니라면 어째서 유해가 썩지 않느냐며
죄를 뉘우치고 회개한 요한을
하느님께서 용서하신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지금껏 침묵하던 히라가가 나설 차례.
썩지 않는 유해의 비밀은 자신이 설명하겠다고 합니다.
삼손 신부의 집에 갔을 때 걸려 있던 원숭이 사체.
로베르토가 해독하던 고서에 실린 '황금 시체의 제조 방법'에 나온 문장,
'에 장 에스 니 르 아르장(e, gens es nid le argent)'을 배열하면
'sang eternel de singe'
'원숭이의 불사의 피'라는 뜻의 프랑스어 문장이 나옵니다.
이곳 토착 종교인 바즈나 교에서 원숭이의 사체를 썩지 않게 만들어
마술 도구로 삼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은 마술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인체에 감염시킨,
원숭이의 혈액에서 비롯된 미지의 미생물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공청회를 인터넷으로 지켜보던 로렌은
천재인 자신이 대등한 사람이라고 유일하게 인정한 히라가의 활약에 흐뭇해합니다.
이 미생물은 혈액을 분해시켜 고무 같은 물질로 변화시키는데
대상이 살아 있는 동안에 이 미생물을 지속적으로 감염시키면
혈액이 변질되면서 신체가 부패하지 않게 됩니다.
그 대신 대상자는 몸이 고무가 되어 죽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요한, 아니 브로노도 인위적으로 감염된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히라가는 긍정합니다.
손바닥에 있는 성흔 모양 상처를 통해 미생물을 주입시켰을 겁니다.
그래서 상처의 살이 부자연스럽게 튀어 나왔던 것.
초음파 스캔 결과 미생물로 인해 생긴 독소를 해독하기 위해
간이 무리하면서 간경변을 앓은 징후도 포착했으며
부패하지 않는 원숭이 사체에서도 같은 증상을 확인했습니다.
브로노를 해부하면 더 확실한 증거를 얻을 수 있을 텐데
키드 : "닥쳐!"
키드 : "닥치라고!"
빡친 키드가 히라가를 향해 달려들자
빌이 상의를 던져서
시야를 차단한 후
FBI 수사관다운 노련한 체술로 제압합니다.
에이미 보네스와 삼손 신부의 살해에 대해 설명하라는 빌의 요구에
자기는 명령받았을 뿐이라고 발뺌하는 키드.
키드 : "모든 걸 계획했던 악마는..."
키드 : "줄리아 사제다!"
또다시 장소가 바뀌어, 새파랗게 질린 줄리아 사제.
누군가가 낫을 치켜들고
그대로 내려칩니다.
(아이캐치)
요한의 기적을 검증하려던 공청회는
아수라장이 됐고
줄리아 사제는 시체로 발견.
(착잡)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나 싶은데
시체 옆에 놓인 흉기.
분명히 저 낫은
올리올라가 풀을 벨 때 쓰던 물건.
빌은 현지 경찰에게 올리올라의 신병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올리올라가 줄리아 사제를 죽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
히라가도 곰곰이 생각하던 중
등 뒤를 스치고 지나간 바람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벽에 걸린 줄리아 사제의 초상화.
뭔가 수상쩍어서 벽을 살펴봤더니
지하로 통하는 비밀 문이 있습니다.
당연히 조사에 들어갑니다.
뱀에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뱀 조심하라고 로베르토에게 신신당부하는 히라가.
히라가, 로베르토, 빌이 본 것은
위쪽 사제실과 흡사하게 생긴 지하실입니다.
찻잔과 찻주전자가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데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걸로 봐서는 방금전까지 누군가와 차를 마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로베르토는 찻잔에 새겨진 문장을 보고 놀랍니다.
중세 프랑스의 공작가 바르보아나 가문의 문장.
지난화에서 히라가와 줄리아 사제가 차를 마실 때도 이 문장이 새겨진 도자기가 나왔습니다.
연금술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있는 귀족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찻잔이 이런 곳에 있다는 건,
세인트 가르멜 성당이 바르보아나 가문에 의해 세워졌을지도 모른다는 말인데...
이번에는 빌이 크게 놀랍니다.
사방에 흩어진 장난감.
혹시 줄리아 사제한테 사생아라도 있었나 싶은데
여기서 지낸 사람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이라는 히라가의 판단.
장난감에 찍힌 손자국의 크기로 봐서 적어도 육체는 성인.
그림 그려놓은 건 개발괴발.
옆에 이어진 다른 방에는
심장 표본으로 가득한 진열장이 좌우에 있습니다.
이걸 보고 짚이는 게 있었던 로베르토.
로베르토 : "'내 심장을 꺼내고'"
로베르토 : "'내 주인의 심장을 이 몸에 받아들이리.'"
로베르토 : "가르도우네의 기도문이야!"
중세 유럽에서 활동했다던 환상의 비밀 결사 가르도우네.
불로불사와 연금술 등을 추구한 결과 흑마술에 능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빌 : "여기서 대체 무슨 짓을..."
배수구에 있는 조직을 핀셋으로 집은 히라가.
어쩌면 흑마술로 출산 같은 걸 했을지도 모르는 게,
아무래도 이건 약 2주 전의 탯줄 일부로 보이기 때문.
2주 전이라면 에이미 보네스의 사망 추정일과 일치합니다.
정황상 여기에 감금된 뒤 흑마술 의식의 일환으로 ㅁㅁ당해 임신했다가
산달이 다 되자 태아를 자궁째 들어내 살해됐을 겁니다.
한없이 고결해보이던 줄리아 사제가 실은 바르보아나 가문의 후예이자 가르도우네의 일원...
지하실에서 정글로 빠져나가는 출구는 찾았지만 그 이상의 단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세인트 가르멜 성당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의 흑막이 줄리아 사제로 밝혀졌는데
피의자가 이미 죽어버렸으니 진상을 밝히는 건 무리입니다.
그런데 시체에서 위화감을 느낀 로베르토.
시체의 손,
더 정확히는 손톱에 낀 때의 색깔이
비밀방에 있던 장난감 블록에 묻은 크레용 자국의 색깔과 일치합니다.
로베르토 : "줄리아 사제가 아니야! 다른 사람이야!"
히라가와 빌 모두 그럼 이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로베르토도 거기까지는 선뜻 대답하지 못합니다.
비밀방 바닥에 흩어져 있던 크레용.
줄리아 사제의 초상화만 덩그러니 사제실에 남았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되어 바티칸으로 귀환한 히라가와 로베르토.
상관인 사울 대주교가 세인트 가르멜 성당에서 진행된 공청회에 대해 언급하며
극비로 진행되어야 할 기적 조사가 중간에 발표되고 그곳의 음모를 밝혀 가톨릭의 명예를 더럽힌 게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바람에 바티칸이 수습하느라 발칵 뒤집혔다고 합니다.
이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책임질 작정이냐고
두 사람을 추궁합니다.
로베르토가 자신이 책임지고 사직하겠다고 나서자
히라가는 같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자신도 사직하겠다고 청합니다.
공청회에서 키드의 음모를 드러낸 게 자신이었으니 그 책임을 지겠다는 로베르트와
거기에 가담한 건 자기도 마찬가지라는 히라가.
하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해 히라가로 하여금 사이가 나빠진 것처럼 연기까지 시킨 자신이 더 나쁘다는 로베르토.
어떻게든 파트너만은 구하려고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지려는 두 사람의 언쟁을 지켜보던 사울 대주교는
문득 웃음을 터뜨리며
사울 대주교 : "나 참, 서로 사직하겠다고 난리라니 사이가 좋구먼.
하지만 이 문제는 사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로베르토 :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사울 대주교 :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이 '성도의 자리'에서
지금껏 해온 것보다도 더 열심히 주님께 헌신하는 것"
사울 대주교 : "이외에 별 수 있겠나?"
즉, 히라가와 로베르토에 대한 징계는 없다는 뜻.
사울 대주교 : "실제로 자네들을 높이 평가하는 상부 인사들은 적지 않아."
사울 대주교 : "예언자 요한의 기만을 파헤쳐
결과적으로 짐바포의 석유를 둘러싼 거대 기업의 뒷거래를 폭로하게 되었으니.
물론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말일세."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시련을 통해 더욱 굳건해진 두 사람의 신뢰.
세인트 가르멜 성당에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제공한다던 브레네 복지재단의 모체인 석유 기업이
요한의 예언을 이용해 짐바포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그 지하에 부존된 석유를 독차지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성 베드로 광장을 둘러싼 열주랑에 선 히라가와 로베르토.
로베르토가 뱀에 물리도록 꾸민 사람은
삼손 신부였던 것 같습니다.
(블랙 맘바)
뱀 집어넣기 직전.
빌의 조사에 따르면 바즈나 교의 마술사로 변장해 삼손 신부에게 범행을 지시한 사람은
키드였다고 합니다.
요한이 남긴 것으로 위조한 예언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서였겠지만
취향 한번 참 고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게다가 로베르토의 죽음을 암시한다며 보여준 그림 때문에
잠재 의식 속에 봉인된 기억까지 되살아났으니 키드에게는 자업자득.
키드가 보여준 그 그림은 자신이 아니라 어머니 나오미의 죽음을 묘사한 그림이라는 말에
히라가도 로베르토에게 상처가 될까 우려해 말을 아낍니다.
삼손 신부가 로베르토를 죽이는 데 실패하자
바즈나 교의 마술사로 변장한 키드가
예언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를 죽였습니다.
삼손 신부의 기족은 이미 죽고 없는 상태.
그리고 줄리아 사제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인 올리올라는
목을 매단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줄리아 사제를 살해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는지도...
하나부터 열까지 정체가 수상한 줄리아 사제에 대해서는
FBI가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빌이 알렸습니다.
에이미로부터 적출한 아기는 어디에 있을지, 그것도 의문입니다.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아 머릿속이 복잡한데
로베르토가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가 놀라는 히라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로베르토 : "난 브로노 푸치니라는 살인범의 아들이야."
로베르토 : "내게는 죄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
로베르토 : "그런 내가 경멸스럽지 않아?"
히라가 : "그럴 리가요!"
히라가 : "로베르토, 분명 당신의 육신을 만들어준 아버지는 브로노가 맞겠지만"
히라가 : "모든 인간의 영혼을 만드신 아버지는"
히라가 : "하느님이십니다."
히라가 :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에요.
대체 무엇을 부끄럽게 여길 필요가 있을까요?"
로베르토 : "내가 싫어지진 않았어?"
히라가 : "싫어지기는커녕"
히라가 : "오히려 전 당신이 훨씬 더 좋아졌습니다."
(감동)
로베르토 : '그랬지, 요셉..."
로베르토 : '나는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었어.'
로베르토 : '주님, 저는 당신의 아들이옵니다.'
이번화 엔딩 영상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컷이 나왔습니다.
7화까지는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웃으며 담소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번화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엔딩곡 말미에 이어진 히라가와 로베르토의 대화.
히라가 : "줄리아 사제... 그 유해가 다른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또 만나게 되는 날이 오는 걸까요?"
로베르토 : "그렇게나 다시 만나고 싶어?"
히라가 : "아뇨, 그게... 조금 신경 쓰이는 것 뿐이예요."
로베르토 : "그나저나 신비한 인물이었지."
히라가 : "네..."
마지막 컷은 입구가 폐쇄된 우물입니다.
이번화를 끝으로 원작 소설 2권의 내용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탈리아식 이름에 대해 안다면 로베르토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떡밥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식 이름은 거의 대부분 자음이 아니라 모음으로 끝나고, 그중에서도 성씨는 주로 '-i' 형태라서
(ex. 로렌초 데 메디치, 니콜로 마키아벨리, 단테 알리기에리, 주세페 가리발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프란체스코 토티)
'로베르토 니콜라스'에서 니콜라스가 성일 가능성은 낮고 뒤에 뭔가가 더 붙어야 하는데
'로베르토 니콜라스 푸치니'라고 하면 이탈리아식 이름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2권 이후의 원작에서는 두 사람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서에 '로베르토 니콜라스 푸치니'라는 풀네임을 명시하기도 하지만
2권 이후에는 로베르토가 본인 입으로 자기 성씨를 말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화 마지막을 비롯해 로베르토의 회상으로 가끔씩 등장하는 요셉 루콜라스 바트리치는
원작 소설 7권(외전 1권) <천사와 악마의 게임>에 실린 단편 '양지 바른 곳'에 나오는 3년 연상의 선배로,
이번화에 나온 바와 같이 어머니를 잃은 충격에 기억을 봉인하고 말까지 잃어버린 어린 로베르토가
지금처럼 쾌활한 성격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준 친구이자 선배이며 멘토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라서 적을 수 없지만, 살면서 요셉 같은 선배를 만난다면 신에게 감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화의 내용 중 원작과 다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삼손 신부를 살해한 범인은 올리올라입니다.
삼손 신부가 바즈나 교의 주술사라는 걸 안 올리올라가 그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에게 일자리를 준 은인인 줄리아 사제의 명예에 흠이 갈 거라고 생각해 사건을 벌였습니다.
2. 올리올라는 줄리아 사제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죄책감을 느껴 목을 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3. 줄리아 사제의 시체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FBI의 지문 감식 결과로 확인되었습니다.
4. 히라가와 로베르토에 대한 징계 심의가 열렸을 때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처분을 묻는 말에
교황이 '하느님은 의인을 심판하지 않으신다. 따라서 나는 이 두 사람을 심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는 사울 대주교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5. 로베르토가 자신을 경멸하느냐고 히라가에게 물을 때 눈물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음화부터는 원작 소설 3권의 내용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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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피해자로 해리성 기억장애를 가진 로베르토가 요한에 대해 알아가면서 겪는 심리적 동요를 종교적 신비주의로 연출해 만들어낸 아이디어 좋았어요. 한 소재에 대해 2편까지 잘진행하다 3편에서 급속도로 해결하는 방식은 유지하려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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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피해자로 해리성 기억장애를 가진 로베르토가 요한에 대해 알아가면서 겪는 심리적 동요를 종교적 신비주의로 연출해 만들어낸 아이디어 좋았어요. 한 소재에 대해 2편까지 잘진행하다 3편에서 급속도로 해결하는 방식은 유지하려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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