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1학기였는데
어쩌다가 교양 2학점 짜리 하나를 듣게 되었음
<동양의 문명과 역사> 였나
뭐 대충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솔까 1학기에 전공 4개 넣고 나서 신청가능 학점이 남아서 교양 2개 정도 더 넣은거
근데 내가 역덕 끼가 좀 다분해서
공부 안해도 왠지 A+ 받을 거 같은 역사 관련 교양을 대충 넣음
근데 수강신청때 그걸 넣지 말았어야 했다 씨♡
진짜 레알 무임승차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개↗같은지
팀플과제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나로써
새로운 경험이었음
중간고사 치기 전에 15명씩 팀을 짜게 되었는데
씨♡ 수업듣는 새♡들이 100명이 넘어가서
조가 7조가 완성
근데 내가 1조가 걸렸고
문제는 씨♡ 랜덤으로 1/15 확률로 걸리는 조장으로 걸려버림
2.
중학교때는 말할것도 없고
고딩때도 협동심이라고는 ↗또 없는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개인 과제 수행이랑 시험으로 점철된 생활을 보냈던 내가
갑자기 15명 조의 조장으로 뽑혔을때 앞에 뜬 교수 ppt가 하얗게 보임
결국 교수 찾아가서 바꿔달까 생각했는데
미♡씨♡
교수가 우리조 명단을 보여주는데
15명 중에 13명이 여자고 1명이 나, 그리고 1명이 짱■녀였음
그러면서 교수가 가라사대
"자네가 좀 맡아줬으면 해"
"ㅇㅇ"
그리고 수업 마치고 교수가 1조 조원들은 모두 남아서 조장에게 연락처 교환하고 가세요 라고 2번을 말했음에도
막상 1교시 마치고 내 눈앞에 온 애는
중국인(여) + 여자 3명
나머지는 전부 점심먹으러 교실을 퇴갤
1조 첫빳다 발표가 2주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걸 본능적으로 직감
3.
내면에서 솟구치는 빡침에 뒷목을 부여잡고
일단 조장으로 걸렸으니
그것도 첫 조장에다가 첫 조별 과제이고, 첫 발표조니까 성공적으로 하겠다는 일념에 불타서
그날 교수가 올린 조원 명단 이름이랑 휴대폰 번호로 전부 네이트를 뒤져서 친추를 걸었음
워낙 교수새♡가 내준 발표가 두루뭉술했음
<동양의 문명과 역사> 과목인데
우리조 발표 주제가
<동양과 서양의 연결>이었는데
씨♡ 연결이 한두번 한순간이냐
유럽 - 석유 - 짱■
이렇게 루트를 넘나드는 이 장대한 인류의 역사를 발표하라는 교수님의 명령
결국 그날 교수님께 전화해서 조언을 들음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이나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 그리고 ppt 스타일 등
교수가 내가 안쓰러웠는지 하나 하나 알려줌
그리고 그날 저녁
내 역사적 상식이랑 기존 자료들을 굴리면서
발표 프롤로그랑 개요를 짜기 시작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전체 틀을 잡아놓으면
아무리 비협조적인 애들이라도 도움은 될 지도 모른다는
달콤한 착각에 빠져 있었음
4.
싸이에 임시적으로 클럽도 만들고
내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씨♡ 미♡년들이 13명 중에서 친추 받는 년이 5년이었고
짱ㅁㅁ은 내 폰 번호 알아냈는지 점심때 불러서
자기는 한국말 모른다고 좀 이해해달라고
외국인 드립이나 치고
결국 문자로 전부 친추, 클럽 가입을 강요하고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13명이 전부 클럽에 가입 + 짱ㅁㅁ은 포기(싸이 할 줄 몰라요 -> 그럼 꺼져)
1학년때 존나 삼수생 형님이 통솔력 쩔게 발휘해서 나도 조원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경험이 있어서
나도 그 형님을 떠올리며 발표 준비를 하리라 마음을 먹음
근데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그때 내가 속한 조는 남자 4명에 여자 1이었음....
하지만 아직까지도 난 이 년들의 마음속에 일말이라도 남아있을 양심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음
5.
여기서 잠깐
그때 우리조 구성원들을 잠시 살펴보자면
나 - 조장 2학년(10), 경영학과
여자 13명
- 1학년 1명(11), 사학과
- 2학년 11명(10), 잡다한 과 섞임 - 디자인, 사회학, 경제, 인문 등등등
- 4학년 1명(08), 경영학과, 취준생
암튼 이런 구성이었음
씨♡ 내가 선배면 어떻게든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있을지도 몰랐겠지만
13명 중 11년이 나랑 과는 다르지만 동기니 어떻게 할 수도 없었음
더군다나 조장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고....
암튼 1주일이 흘러가면서 조별 모임을 가지려 했지만
규모가 규모인지라
씨♡년들이 평일날은 시간 죽어도 안맞는다 하고
주말에 알바, 약속으로 범벅
씨♡ 한 년은 매주 주말마다 기차타고 전주가는 미♡년도 있고
암튼 짱■를 제외한 14명이 조별 모임을 가지는건 불가능했음
심지어 네이트도 00일 저녁 10시에 대화방 모여주셈 -> 1~3명
도저히 지휘 체계가 갖춰지지도 않고
내가 준비한 발표 틀이나 자료조사 계획도 전달이 되지 않는 상황
마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맞은 혼란한 독일군을 지휘하던 룬트슈테트 같은 느낌이었음
그 와중에도 짱ㅁㅁ은 문자로 계속
sorry sorry
아가리를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국제 범죄자가 되고 싶지 않아 참았음
그때 08 누님 한 분이 내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줌
6.
중간에 누님이 나한테 문자를 보내서 학교 옆 빠리바게트로 소환
빵 사준다는 막줄에 혹해서 대충 가방 챙겨들고 갔는데
누님이 넷북 펴들고 기다리고 계셨음
그리고 쟁반에 빵 먹고싶은만큼 퍼 오라고 하시는 관대함까지
아무튼 점심 대신 빵을 씹으면서
그 08 누님이랑 같이 넷북으로 둘이서나마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음 ㅠ
내가 준비한 기본 자료들은 늘 USB에 담고 다녔고
발표 틀도 ㅁㅁ들이 쌩가는 7일동안 몇번이나 다듬고 다듬어 두었음
이제 남은건 자료 조사로 분량 채우는 것과 ppt
그런데 누님께서 자료 조사가 되는 대로 자기에게 넘겨주면
자기가 ppt를 만들겠다고 하심
36억년 뒤에 나타날 미륵이 지금 재림한 듯한 아름다운 자태
존나 기뻐서 누님한테 감사를 표한 다음
그날 문자로 싸이 공지사항을 읽으라고 명령 문자를 날림
그리고 그날 자정이 넘도록 조회수는 10을 넘지 않았다.
7.
이제 발표가 10일 정도 남은 상황
분명 공지사항에 작업의 진척이 느리다는 걸 올렸고,
씨♡ 13명 중에 누님 한 분 ppt 전담 빼고
12명이 스스로 뭘 하겠다는 자원자가 한 년도 나오질 않았음
물론 짱■는 제외
나도 참다참다 빡쳐서 다시 전원에게 문자 날려서 공지 확인하라 명령하고
내가 임의로 4명씩 쪼개서 자료조사 시킴
4명 - 대항해시대 해안 루트
4명 - 실크로드
4명 - 마르코 폴로
대충 이렇게 굵직하게 잡고 년들에게 자료조사하라고 시킴
근데 제일 빡치는 한 년이 기억나는데
다음날 새벽 5시였나
갑자기 문자가 아니고 전화로 와서
조장이라도 상의한번 안하고 멋대로 자료조사 시키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그럼 씨♡년아 공지 확인하고 하고싶은거 지원하라고 시킬땐 뭐했냐고
씨♡ 아가리에 신나붓고 라이터 던져버릴까
라고 말하려 했지만
작업이 느려서 내가 임의로 정했다고 여차여차 무마시킴
그리고 다시 잠을 못들어서
아침 9시 수업 기절하면서 들었다
씨♡ 10학번 디자인과 배씨년
아무튼 억지로 시키니깐 자료가 올라오긴 하는데...
8.
근데 내가 1학년떄 조별과제 할 때는
형님이 직접 중요 지시를 내렸음
"자료조사 할떄 반드시 인터넷 주소 긁어서 올리지 말고
자신이 읽고 중요 내용을 뽑거나 밑줄, 음영 칠해서 한글 파일로 정리해서 올릴 것"
진짜 구라 안치고 작업 속도가 4배는 빨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음
처음 자료조사하면서 정리할 땐 빡쳤지만 나중에 자료 모아서 대본쓸때는 정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함
그래서!
나도 그렇게 공지에 시켰음
아니나다를까
우수수 쏟아지는 새글을 클릭하니
전부 보이는 건 희뿌연 인터넷 링크 주소들의 난무
씨♡
링크 10개 걸어놓고 끝에 ㅅㄱ ㅅㄱ ^^
라고 써놓은 10학번 국문학과 최씨년
개 씨♡년아
니가 읽고 정리해서 올리랬지
씨♡ 금괴를 가져오라니 씨♡ 금맥 바위를 뽑아서 가져오냐 개 창♡아
설마 설마 했지만
단 1명도 직접 조사해서 올린 년은 없었음
다음날 08 누님에게 1차 자료 조사 모음을 줘야 했기에
난 그날 첫 번째 밤을 샜음
13명 중 전부 참가도 아니었지
7명이 올린 수십개의 링크를 직접 타고 가서
자료를 읽고 한글 파일로 정리했음
어느새 반지하 창문 밖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 들어오고
드디어 한글 파일 86장으로 완성된 1차 자료본이 내 눈앞에 있었음
9.
결국 그날 밤을 새고
다음날 예의 그 빠리바게뜨로 가서 08 누님에게 USB를 전달함
누나가 나 보자마자
"밤샜어? 얼굴이 퀭 하네."
그리고 생크림이랑 빵 사주셨음 ㅠ
아무튼 그렇게 누님이랑 2차 오프 회의를 해서
누님이 자료를 확인하고 3일 안에 1차 ppt 완성본을 올려 주신다고 함
그리고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하숙방으로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개빡치는 거
씨♡ 공지에 그렇게 읽고 정리해서 올리라고 말 했음에도
링크거는 ㅁㅁ들은 대체 어떤 씨♡년들인지
아무튼 다시 문자를 전송
2차 자료조사에는 공지를 따라 주세요
그리고 난 그 86장 자료집을 동시에 한글 파일 5개 띄워놓고
주제별로 읽으면서 대본을 쓰기 시작함
그리고 깜빡했는데
출처 있어야 하는데
씨♡년들이 출처는 씨♡
전부 인터넷에서 긁었으니 있을턱이 있나
결국 다시 링크 타고 들어가서
동의어 검색이랑 그 비슷한 내용 있는 책들 찾아서
한 10여권 안팎의 참고문헌 목록도 완성함
그리고 2차 자료들은 여전히 올라오지 않았음
10.
며칠 지나고 경영관 안을 지나가는데
이미 기억속에 사라진 짱ㅁㅁ을 만남
그 쪽에서 먼저 영어로 인사를 걸어서
누구지 했다가 그 씨♡ 짱ㅁㅁ인걸 알고 일단 기계적으로 웃어줬음
그리고 둘이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음
한국말은 배우고 오던가 씨♡년이
계속 영어로 지♡해서 나도 영어로만 했는데
하는 말이 자기가 괜히 참가하면 조장님 하실 일만 더 늘어날 거 같다고
맞는 말이긴 한데 자기가 말하니 뭔가 빡쳐오기 시작
씨♡ 그럼 뭐 할거냐고 물어보니깐
발표 할 때 자기가 가급적이면 하고 싶다고 했음
근데 발표날
쩌는, 동, 방국 과 연결 된, 포루, 투카릐 무영로를 조사했슴미다.
상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려서 됐다고 함
그리고 밥 먹고 헤어지는데 짱ㅁㅁ이 수고하세요 공손하게 한국말로 하고 90도 인사함
일단 그렇게 받고 집으로 돌아옴
그런데 2차 공지가 올라왔음에도 불구
신 자료조사가 08 누님이 독자적으로 찾아서 부족한 부분 추가 자료 올린 것 하나밖에 없었음
점점 내 분노가 한계로 달려가고 있었다...
11.
조금 길게 쓸게. 빨리 끝내자...
암튼 존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까지 이르렀음
씨♡ ↗같은 년들 걍 니죽고 내죽고 같이 수류탄 껴안고
영광의 첫 1조 발표를 산화로 마무리할까 생각했지만
씨♡ 그 08 누님이 생각나서 그러지를 못했음
취업준비하는데도 씨♡ 시간내서 ppt 만들어주고(근데 존나 잘 만듬 ㅆㅂ)
추가 자료까지 올려줬는데
내가 자폭하면 그 누나가 너무 불쌍해져서 포기를 못함
결국 2차 자료조사는 내가 독자적으로 하기로 함
솔까 자료조사 한것도 보니 대충 키워드로 긁어서
해피캠퍼스나 리포트월드에서 존나 횡설수설 긁어와서 잘 맞지도 않아서
내 자료 + 누나 자료 + 1차 자료본
그날 난 두번쨰로 밤을 새서
대본 초안을 만들어냈음
발표가 3일 남은 시점
난 그동안 3일간 3번 밤을 샜고
대본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발표를 준비함
씨♡ 내가봐도 박사나 석사가 아닌 학사가 그것도 경영이 이 정도로 썼으면 가히 예술적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존나 흐뭇해하고 있었음
08 누나와도 친해져서
점심도 매일 먹고 누나가 시간이 나면 저녁에 도서관이나 근처 빠리바게트가서 같이 회의하고 그랬음
그리고 발표 끝나면 같이 술먹자고 약속도 잡아서 존나 열심히 했음
마침내 발표자를 뽑아야 하는데
오 씨♡
교수가 발표 이틀전에 말하길
발표 40분 후 -> 조원들 전체 대상으로 다른 2~7조가 질문 세례를 30분간 퍼붓는다고 함
씨♡ ↗ 됐 다
12.
그 뒤로 내 전화기에 불이 붙기 시작함
문자가 10통 20통이 연속으로 날아오고
발등에 유성우가 떨어진 12명의 망할년들이 내게 구원을 요청함
"지원이 필요하다"
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자료 조사 자료를 나눠주려고 했음
그거 읽고 각자 기습 질문을 대비하도록...
그런데 문자들의 9할이 전부...
"대본 좀 짜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
"저 곧 중간고사라서 시간 없어서... 질문 예상 답변좀 만들어주세요ㅠㅠ"
"................"
분노가 하늘을 뚫고 여호와 장판을 뚫을 기세가 되었음
진짜 그때 손으로 벽 때려서
옆방 형님이 자다가 나 찾아옴
안그래도 3일 밤새서 최종 완성 원고 A4 35장 만들어놨더니
씨♡년들이 기습 질문 답변까지 만들어달라고 개지♡...
하지만 교수가
전체가 대답 못하면 협동 점수 깎아버린다고 협박해서
진짜 피눈물 삼키면서
예상 답변 30개 정도 만들어서 12명에게 메일로 보냈음
그날 난 5번쨰로 밤을 샜음
그리고 발표 전날 08 누님이 수고했다면서 날 데리고 고깃집을 데리고 가 주심
누나랑 취업 준비 한탄이나 군대 언제 갈거니
어디 취업하시게요... 저 CPA 등등
노가리를 까면서 분노를 삭임
발표자는 스스로 지원한 여자2명 + 나
마침내 발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종편
발표 당일
난 와이셔츠에 위에 재킷 입고 나름 준비했고
어찌된 일인지 이년들도 전부 정장이나 깔끔한 옷으로 준비
그리고 운명의 발표가 시작되었음
대본에 전부 내가 강조점이나 ppt와 연동되는 부분들 형광펜으로 표시해줘서
하루 전에 대본 받은 년들치고는 상당히 괜찮았음
그리고 역사 매니아인 내가 각종 역사적 일화나 통계자료를 즉흥적으로 제시하자
교수 입에 미소가 번지고
그렇게 40분이 순식간에 흘러감
그리고 최후의 질답 시간
근데 씨♡ 2조 ~7조 새♡들이 질문을 안함
존나 두근 두근 긴장하고 있고 망할년 12명 전부 내가 준 답안 속독하고 있었는데
교수가 가라사대
"질문이 나오질 않으므로 제가 하겠습니다"
결국 ㅁㅁ들은 교수의 정곡을 찌르는 답변에 대답을 못하고
결국 조장인 내가 방패막이가 되어
박사인 교수랑 동양과 서양의 2천년 교류 역사에 대해 30분 넘도록 격렬한 토론을 했음
원래 20분이었는데 교수가 신난듯 계속 공격해서 나도 계속 대답함
솔까 역사였으니 이게 가능했지 다른 교양이었음 할복하고 ■■햇을듯
쉬운 부분 나오면 내가 의도적으로 08 누나한테 돌려서 대답하게 만들어주고
나머지 12명은 그냥 꿀먹고 가만히 있었음
그렇게 발표가 끝나고
교수는 내용은 만족스러웠다고 함
그리고 그날 내 폰에는 13개의 수고하셨어요 문자가 도착하고
난 그걸 전부 삭제해버리고
08 누나랑 3차까지 술을 달렸음
그 뒤의 일은 설명안해도 되겠지 뭐
그리고 반전이 대기
<후일담>
발표 마치고 1주일 지났나
교수에게서 메일이 왔는데
"자네 조가 발표한 내용은 개연성이나 자료의 배치가 완벽한 수준이었네. 마치 한 사람이 한 것 처럼 말이지. ppt를 제외한 나머지 대본에서 유감스럽게도 협동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네.
씨♡...
"자네가 크게 수고한 것 같아, 조원들의 참석도를 조사해서 내게 수치로 나타내서 보내주게. 점수에 30% 반영하겠네."
그날 난 기쁨의 할렐루야 눈물을 흘렸고
나 - 기여도 100
08 누나 - 기여도 95
ㅁㅁ 12명 - 기여도 1
짱■ - 기여도 2(나한테 90도 인사함
그렇게 엑셀로 만들어서 교수님께 전송함
그렇게 내 발표는 끝.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모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일담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특별한 것만 몇개 들어보면
1. 그년들 중 한년이 한 4주인가 나한테 문자가 옴
아마 지 친구가 타조 조장이었던 거 같은데
조장이 기여도 반영한다는거 눈치
그래서 존나 친절하게 85 드렸어요 라고 말했음
그리고 그년은 감사합니다 연발하면서 통화 종료
2. 누나는 취업 준비로, 난 CPA 공부를 위해 휴학했음
누나는 아마 공기업 들어가려고 준비중인거 같고
난 이번 학기 무리해서 전공 12/9/3 맞춰놓고
CPA 1차를 공부하려고 고향으로 내려왔지
뭐,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지
참고로 술먹고 3차 달렸으면 당연히 좋은데 갔겠지 병♡들아 ㅋㅋ
3. 중국년은 그 뒤로 소식이 끊겼다가
어느날 학식에서 만나서 나한테 또 인사함
그래서 또 같이 밥먹고 아이스크림 같이 먹고 헤어짐 끗
결론 : 조별 과제는 병♡입니다
난 조장으로써 불씨를 태웠다. 솔까 존나 자랑스럽다.
난 책임을 다하고 장렬히 산화했으며
나와 그 누나는 A+ 받았음
종료
올해 1학기였는데
어쩌다가 교양 2학점 짜리 하나를 듣게 되었음
<동양의 문명과 역사> 였나
뭐 대충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솔까 1학기에 전공 4개 넣고 나서 신청가능 학점이 남아서 교양 2개 정도 더 넣은거
근데 내가 역덕 끼가 좀 다분해서
공부 안해도 왠지 A+ 받을 거 같은 역사 관련 교양을 대충 넣음
근데 수강신청때 그걸 넣지 말았어야 했다 씨♡
진짜 레알 무임승차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개↗같은지
팀플과제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나로써
새로운 경험이었음
중간고사 치기 전에 15명씩 팀을 짜게 되었는데
씨♡ 수업듣는 새♡들이 100명이 넘어가서
조가 7조가 완성
근데 내가 1조가 걸렸고
문제는 씨♡ 랜덤으로 1/15 확률로 걸리는 조장으로 걸려버림
2.
중학교때는 말할것도 없고
고딩때도 협동심이라고는 ↗또 없는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개인 과제 수행이랑 시험으로 점철된 생활을 보냈던 내가
갑자기 15명 조의 조장으로 뽑혔을때 앞에 뜬 교수 ppt가 하얗게 보임
결국 교수 찾아가서 바꿔달까 생각했는데
미♡씨♡
교수가 우리조 명단을 보여주는데
15명 중에 13명이 여자고 1명이 나, 그리고 1명이 짱■녀였음
그러면서 교수가 가라사대
"자네가 좀 맡아줬으면 해"
"ㅇㅇ"
그리고 수업 마치고 교수가 1조 조원들은 모두 남아서 조장에게 연락처 교환하고 가세요 라고 2번을 말했음에도
막상 1교시 마치고 내 눈앞에 온 애는
중국인(여) + 여자 3명
나머지는 전부 점심먹으러 교실을 퇴갤
1조 첫빳다 발표가 2주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걸 본능적으로 직감
3.
내면에서 솟구치는 빡침에 뒷목을 부여잡고
일단 조장으로 걸렸으니
그것도 첫 조장에다가 첫 조별 과제이고, 첫 발표조니까 성공적으로 하겠다는 일념에 불타서
그날 교수가 올린 조원 명단 이름이랑 휴대폰 번호로 전부 네이트를 뒤져서 친추를 걸었음
워낙 교수새♡가 내준 발표가 두루뭉술했음
<동양의 문명과 역사> 과목인데
우리조 발표 주제가
<동양과 서양의 연결>이었는데
씨♡ 연결이 한두번 한순간이냐
유럽 - 석유 - 짱■
이렇게 루트를 넘나드는 이 장대한 인류의 역사를 발표하라는 교수님의 명령
결국 그날 교수님께 전화해서 조언을 들음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이나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 그리고 ppt 스타일 등
교수가 내가 안쓰러웠는지 하나 하나 알려줌
그리고 그날 저녁
내 역사적 상식이랑 기존 자료들을 굴리면서
발표 프롤로그랑 개요를 짜기 시작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전체 틀을 잡아놓으면
아무리 비협조적인 애들이라도 도움은 될 지도 모른다는
달콤한 착각에 빠져 있었음
4.
싸이에 임시적으로 클럽도 만들고
내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씨♡ 미♡년들이 13명 중에서 친추 받는 년이 5년이었고
짱ㅁㅁ은 내 폰 번호 알아냈는지 점심때 불러서
자기는 한국말 모른다고 좀 이해해달라고
외국인 드립이나 치고
결국 문자로 전부 친추, 클럽 가입을 강요하고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13명이 전부 클럽에 가입 + 짱ㅁㅁ은 포기(싸이 할 줄 몰라요 -> 그럼 꺼져)
1학년때 존나 삼수생 형님이 통솔력 쩔게 발휘해서 나도 조원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경험이 있어서
나도 그 형님을 떠올리며 발표 준비를 하리라 마음을 먹음
근데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그때 내가 속한 조는 남자 4명에 여자 1이었음....
하지만 아직까지도 난 이 년들의 마음속에 일말이라도 남아있을 양심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음
5.
여기서 잠깐
그때 우리조 구성원들을 잠시 살펴보자면
나 - 조장 2학년(10), 경영학과
여자 13명
- 1학년 1명(11), 사학과
- 2학년 11명(10), 잡다한 과 섞임 - 디자인, 사회학, 경제, 인문 등등등
- 4학년 1명(08), 경영학과, 취준생
암튼 이런 구성이었음
씨♡ 내가 선배면 어떻게든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있을지도 몰랐겠지만
13명 중 11년이 나랑 과는 다르지만 동기니 어떻게 할 수도 없었음
더군다나 조장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고....
암튼 1주일이 흘러가면서 조별 모임을 가지려 했지만
규모가 규모인지라
씨♡년들이 평일날은 시간 죽어도 안맞는다 하고
주말에 알바, 약속으로 범벅
씨♡ 한 년은 매주 주말마다 기차타고 전주가는 미♡년도 있고
암튼 짱■를 제외한 14명이 조별 모임을 가지는건 불가능했음
심지어 네이트도 00일 저녁 10시에 대화방 모여주셈 -> 1~3명
도저히 지휘 체계가 갖춰지지도 않고
내가 준비한 발표 틀이나 자료조사 계획도 전달이 되지 않는 상황
마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맞은 혼란한 독일군을 지휘하던 룬트슈테트 같은 느낌이었음
그 와중에도 짱ㅁㅁ은 문자로 계속
sorry sorry
아가리를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국제 범죄자가 되고 싶지 않아 참았음
그때 08 누님 한 분이 내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줌
6.
중간에 누님이 나한테 문자를 보내서 학교 옆 빠리바게트로 소환
빵 사준다는 막줄에 혹해서 대충 가방 챙겨들고 갔는데
누님이 넷북 펴들고 기다리고 계셨음
그리고 쟁반에 빵 먹고싶은만큼 퍼 오라고 하시는 관대함까지
아무튼 점심 대신 빵을 씹으면서
그 08 누님이랑 같이 넷북으로 둘이서나마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음 ㅠ
내가 준비한 기본 자료들은 늘 USB에 담고 다녔고
발표 틀도 ㅁㅁ들이 쌩가는 7일동안 몇번이나 다듬고 다듬어 두었음
이제 남은건 자료 조사로 분량 채우는 것과 ppt
그런데 누님께서 자료 조사가 되는 대로 자기에게 넘겨주면
자기가 ppt를 만들겠다고 하심
36억년 뒤에 나타날 미륵이 지금 재림한 듯한 아름다운 자태
존나 기뻐서 누님한테 감사를 표한 다음
그날 문자로 싸이 공지사항을 읽으라고 명령 문자를 날림
그리고 그날 자정이 넘도록 조회수는 10을 넘지 않았다.
7.
이제 발표가 10일 정도 남은 상황
분명 공지사항에 작업의 진척이 느리다는 걸 올렸고,
씨♡ 13명 중에 누님 한 분 ppt 전담 빼고
12명이 스스로 뭘 하겠다는 자원자가 한 년도 나오질 않았음
물론 짱■는 제외
나도 참다참다 빡쳐서 다시 전원에게 문자 날려서 공지 확인하라 명령하고
내가 임의로 4명씩 쪼개서 자료조사 시킴
4명 - 대항해시대 해안 루트
4명 - 실크로드
4명 - 마르코 폴로
대충 이렇게 굵직하게 잡고 년들에게 자료조사하라고 시킴
근데 제일 빡치는 한 년이 기억나는데
다음날 새벽 5시였나
갑자기 문자가 아니고 전화로 와서
조장이라도 상의한번 안하고 멋대로 자료조사 시키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그럼 씨♡년아 공지 확인하고 하고싶은거 지원하라고 시킬땐 뭐했냐고
씨♡ 아가리에 신나붓고 라이터 던져버릴까
라고 말하려 했지만
작업이 느려서 내가 임의로 정했다고 여차여차 무마시킴
그리고 다시 잠을 못들어서
아침 9시 수업 기절하면서 들었다
씨♡ 10학번 디자인과 배씨년
아무튼 억지로 시키니깐 자료가 올라오긴 하는데...
8.
근데 내가 1학년떄 조별과제 할 때는
형님이 직접 중요 지시를 내렸음
"자료조사 할떄 반드시 인터넷 주소 긁어서 올리지 말고
자신이 읽고 중요 내용을 뽑거나 밑줄, 음영 칠해서 한글 파일로 정리해서 올릴 것"
진짜 구라 안치고 작업 속도가 4배는 빨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음
처음 자료조사하면서 정리할 땐 빡쳤지만 나중에 자료 모아서 대본쓸때는 정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함
그래서!
나도 그렇게 공지에 시켰음
아니나다를까
우수수 쏟아지는 새글을 클릭하니
전부 보이는 건 희뿌연 인터넷 링크 주소들의 난무
씨♡
링크 10개 걸어놓고 끝에 ㅅㄱ ㅅㄱ ^^
라고 써놓은 10학번 국문학과 최씨년
개 씨♡년아
니가 읽고 정리해서 올리랬지
씨♡ 금괴를 가져오라니 씨♡ 금맥 바위를 뽑아서 가져오냐 개 창♡아
설마 설마 했지만
단 1명도 직접 조사해서 올린 년은 없었음
다음날 08 누님에게 1차 자료 조사 모음을 줘야 했기에
난 그날 첫 번째 밤을 샜음
13명 중 전부 참가도 아니었지
7명이 올린 수십개의 링크를 직접 타고 가서
자료를 읽고 한글 파일로 정리했음
어느새 반지하 창문 밖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 들어오고
드디어 한글 파일 86장으로 완성된 1차 자료본이 내 눈앞에 있었음
9.
결국 그날 밤을 새고
다음날 예의 그 빠리바게뜨로 가서 08 누님에게 USB를 전달함
누나가 나 보자마자
"밤샜어? 얼굴이 퀭 하네."
그리고 생크림이랑 빵 사주셨음 ㅠ
아무튼 그렇게 누님이랑 2차 오프 회의를 해서
누님이 자료를 확인하고 3일 안에 1차 ppt 완성본을 올려 주신다고 함
그리고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하숙방으로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개빡치는 거
씨♡ 공지에 그렇게 읽고 정리해서 올리라고 말 했음에도
링크거는 ㅁㅁ들은 대체 어떤 씨♡년들인지
아무튼 다시 문자를 전송
2차 자료조사에는 공지를 따라 주세요
그리고 난 그 86장 자료집을 동시에 한글 파일 5개 띄워놓고
주제별로 읽으면서 대본을 쓰기 시작함
그리고 깜빡했는데
출처 있어야 하는데
씨♡년들이 출처는 씨♡
전부 인터넷에서 긁었으니 있을턱이 있나
결국 다시 링크 타고 들어가서
동의어 검색이랑 그 비슷한 내용 있는 책들 찾아서
한 10여권 안팎의 참고문헌 목록도 완성함
그리고 2차 자료들은 여전히 올라오지 않았음
10.
며칠 지나고 경영관 안을 지나가는데
이미 기억속에 사라진 짱ㅁㅁ을 만남
그 쪽에서 먼저 영어로 인사를 걸어서
누구지 했다가 그 씨♡ 짱ㅁㅁ인걸 알고 일단 기계적으로 웃어줬음
그리고 둘이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음
한국말은 배우고 오던가 씨♡년이
계속 영어로 지♡해서 나도 영어로만 했는데
하는 말이 자기가 괜히 참가하면 조장님 하실 일만 더 늘어날 거 같다고
맞는 말이긴 한데 자기가 말하니 뭔가 빡쳐오기 시작
씨♡ 그럼 뭐 할거냐고 물어보니깐
발표 할 때 자기가 가급적이면 하고 싶다고 했음
근데 발표날
쩌는, 동, 방국 과 연결 된, 포루, 투카릐 무영로를 조사했슴미다.
상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려서 됐다고 함
그리고 밥 먹고 헤어지는데 짱ㅁㅁ이 수고하세요 공손하게 한국말로 하고 90도 인사함
일단 그렇게 받고 집으로 돌아옴
그런데 2차 공지가 올라왔음에도 불구
신 자료조사가 08 누님이 독자적으로 찾아서 부족한 부분 추가 자료 올린 것 하나밖에 없었음
점점 내 분노가 한계로 달려가고 있었다...
11.
조금 길게 쓸게. 빨리 끝내자...
암튼 존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까지 이르렀음
씨♡ ↗같은 년들 걍 니죽고 내죽고 같이 수류탄 껴안고
영광의 첫 1조 발표를 산화로 마무리할까 생각했지만
씨♡ 그 08 누님이 생각나서 그러지를 못했음
취업준비하는데도 씨♡ 시간내서 ppt 만들어주고(근데 존나 잘 만듬 ㅆㅂ)
추가 자료까지 올려줬는데
내가 자폭하면 그 누나가 너무 불쌍해져서 포기를 못함
결국 2차 자료조사는 내가 독자적으로 하기로 함
솔까 자료조사 한것도 보니 대충 키워드로 긁어서
해피캠퍼스나 리포트월드에서 존나 횡설수설 긁어와서 잘 맞지도 않아서
내 자료 + 누나 자료 + 1차 자료본
그날 난 두번쨰로 밤을 새서
대본 초안을 만들어냈음
발표가 3일 남은 시점
난 그동안 3일간 3번 밤을 샜고
대본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발표를 준비함
씨♡ 내가봐도 박사나 석사가 아닌 학사가 그것도 경영이 이 정도로 썼으면 가히 예술적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존나 흐뭇해하고 있었음
08 누나와도 친해져서
점심도 매일 먹고 누나가 시간이 나면 저녁에 도서관이나 근처 빠리바게트가서 같이 회의하고 그랬음
그리고 발표 끝나면 같이 술먹자고 약속도 잡아서 존나 열심히 했음
마침내 발표자를 뽑아야 하는데
오 씨♡
교수가 발표 이틀전에 말하길
발표 40분 후 -> 조원들 전체 대상으로 다른 2~7조가 질문 세례를 30분간 퍼붓는다고 함
씨♡ ↗ 됐 다
12.
그 뒤로 내 전화기에 불이 붙기 시작함
문자가 10통 20통이 연속으로 날아오고
발등에 유성우가 떨어진 12명의 망할년들이 내게 구원을 요청함
"지원이 필요하다"
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자료 조사 자료를 나눠주려고 했음
그거 읽고 각자 기습 질문을 대비하도록...
그런데 문자들의 9할이 전부...
"대본 좀 짜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
"저 곧 중간고사라서 시간 없어서... 질문 예상 답변좀 만들어주세요ㅠㅠ"
"................"
분노가 하늘을 뚫고 여호와 장판을 뚫을 기세가 되었음
진짜 그때 손으로 벽 때려서
옆방 형님이 자다가 나 찾아옴
안그래도 3일 밤새서 최종 완성 원고 A4 35장 만들어놨더니
씨♡년들이 기습 질문 답변까지 만들어달라고 개지♡...
하지만 교수가
전체가 대답 못하면 협동 점수 깎아버린다고 협박해서
진짜 피눈물 삼키면서
예상 답변 30개 정도 만들어서 12명에게 메일로 보냈음
그날 난 5번쨰로 밤을 샜음
그리고 발표 전날 08 누님이 수고했다면서 날 데리고 고깃집을 데리고 가 주심
누나랑 취업 준비 한탄이나 군대 언제 갈거니
어디 취업하시게요... 저 CPA 등등
노가리를 까면서 분노를 삭임
발표자는 스스로 지원한 여자2명 + 나
마침내 발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종편
발표 당일
난 와이셔츠에 위에 재킷 입고 나름 준비했고
어찌된 일인지 이년들도 전부 정장이나 깔끔한 옷으로 준비
그리고 운명의 발표가 시작되었음
대본에 전부 내가 강조점이나 ppt와 연동되는 부분들 형광펜으로 표시해줘서
하루 전에 대본 받은 년들치고는 상당히 괜찮았음
그리고 역사 매니아인 내가 각종 역사적 일화나 통계자료를 즉흥적으로 제시하자
교수 입에 미소가 번지고
그렇게 40분이 순식간에 흘러감
그리고 최후의 질답 시간
근데 씨♡ 2조 ~7조 새♡들이 질문을 안함
존나 두근 두근 긴장하고 있고 망할년 12명 전부 내가 준 답안 속독하고 있었는데
교수가 가라사대
"질문이 나오질 않으므로 제가 하겠습니다"
결국 ㅁㅁ들은 교수의 정곡을 찌르는 답변에 대답을 못하고
결국 조장인 내가 방패막이가 되어
박사인 교수랑 동양과 서양의 2천년 교류 역사에 대해 30분 넘도록 격렬한 토론을 했음
원래 20분이었는데 교수가 신난듯 계속 공격해서 나도 계속 대답함
솔까 역사였으니 이게 가능했지 다른 교양이었음 할복하고 ■■햇을듯
쉬운 부분 나오면 내가 의도적으로 08 누나한테 돌려서 대답하게 만들어주고
나머지 12명은 그냥 꿀먹고 가만히 있었음
그렇게 발표가 끝나고
교수는 내용은 만족스러웠다고 함
그리고 그날 내 폰에는 13개의 수고하셨어요 문자가 도착하고
난 그걸 전부 삭제해버리고
08 누나랑 3차까지 술을 달렸음
그 뒤의 일은 설명안해도 되겠지 뭐
그리고 반전이 대기
<후일담>
발표 마치고 1주일 지났나
교수에게서 메일이 왔는데
"자네 조가 발표한 내용은 개연성이나 자료의 배치가 완벽한 수준이었네. 마치 한 사람이 한 것 처럼 말이지. ppt를 제외한 나머지 대본에서 유감스럽게도 협동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네.
씨♡...
"자네가 크게 수고한 것 같아, 조원들의 참석도를 조사해서 내게 수치로 나타내서 보내주게. 점수에 30% 반영하겠네."
그날 난 기쁨의 할렐루야 눈물을 흘렸고
나 - 기여도 100
08 누나 - 기여도 95
ㅁㅁ 12명 - 기여도 1
짱■ - 기여도 2(나한테 90도 인사함
그렇게 엑셀로 만들어서 교수님께 전송함
그렇게 내 발표는 끝.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모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일담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특별한 것만 몇개 들어보면
1. 그년들 중 한년이 한 4주인가 나한테 문자가 옴
아마 지 친구가 타조 조장이었던 거 같은데
조장이 기여도 반영한다는거 눈치
그래서 존나 친절하게 85 드렸어요 라고 말했음
그리고 그년은 감사합니다 연발하면서 통화 종료
2. 누나는 취업 준비로, 난 CPA 공부를 위해 휴학했음
누나는 아마 공기업 들어가려고 준비중인거 같고
난 이번 학기 무리해서 전공 12/9/3 맞춰놓고
CPA 1차를 공부하려고 고향으로 내려왔지
뭐,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지
참고로 술먹고 3차 달렸으면 당연히 좋은데 갔겠지 병♡들아 ㅋㅋ
3. 중국년은 그 뒤로 소식이 끊겼다가
어느날 학식에서 만나서 나한테 또 인사함
그래서 또 같이 밥먹고 아이스크림 같이 먹고 헤어짐 끗
결론 : 조별 과제는 병♡입니다
난 조장으로써 불씨를 태웠다. 솔까 존나 자랑스럽다.
난 책임을 다하고 장렬히 산화했으며
나와 그 누나는 A+ 받았음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