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주의.
* 오늘의 게임은 어쌔신 크리드3이다.
제목 로고가 뜰 때 미세하게 미국 국기의 모습이 잔영처럼 스치고 지난다.
* 여러모로 의외였던 프롤로그.
프롤로그임에도 메모리를 3개나 할애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취한다.
이후 진짜 주인공은 코너의 이야기로 넘어가게 된다.
* 매우 직접적인 방법으로 유저를 몰입시킨다.
미국인들이라면 전력을 다해 외면하는 아메리칸 원주민의 이야기다.
* 어머니에 대한 복수. 그리고 남은 부족민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코너의 전쟁이 시작된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작은 출발이지만 이내 미국 독립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 단순히 복수와 부족민들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싸움이 전쟁의 규모로 바뀌면서 상황을 한 방향으로만 볼 수 없게 된다.
선과 악이 모호해지고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면서 코너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된다.
* 중간에 감옥에 갇히는 시퀀스가 있는데.
이를 탈출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폭력이다. 죄수들에게 시비를 걸고 싸워서 다른 독방에 갇히는 방법이다.
감옥 시퀀스부터가 어크3의 거대한 아이러니의 축소판이다.
* 보편적으로.
게임의 주인공은 모험과 전투 등을 통해 점점 성장하게 된다. 캐릭터적인 면모는 물론이고
실제로도 아이템을 얻고 레벨 업을 하며 강해진다. 게임의 근간은 그런 보상을 자양분 삼아
돌아간다.
하지만 이 비극적인 이야기에는 보상이 전혀 없다. 어크 시리즈 자체가 노가다 거리는 많은데
실 보상은 쥐꼬리만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유저는 주인공을 통한 심리적인 보상을 받지 못 했고
이 점이 저평가에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미국인 입장이라면 더더욱이.
* 코너의 활약으로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난다.
하지만 미국 원주민인 코너는 거의 대부분의 것을 잃는다. 아니, 모든 것을 잃는다.
게임상에서 코너는 개선된 전투 시스템을 통해 그야말로 인간 백정처럼 날뛴다.
그냥 이대로 영국에 쳐들어가서 다 쓸어버릴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슬프게 다가온다.
거대한 역사의 파도 안에서 개인의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니까.
* 미국 이주민들은 해방 됐지만 여전히 흑인들은 노예로 팔리고 있다.
* 코너가 본격적인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할 때 부족의 전통이라며 도끼를 기둥에 박아넣는다.
그리고 결말부에 가서는 그 도끼를 뽑아 내려놓는다.
* 사실상의 마지막 미션의 경우 화면에 필터를 깔아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잃을 것도 없고 이상도 무너지고, 오로지 복수만이 남은 느와르로 돌변한다.
공교롭게도 복수만이 남는 건 찰스에게도 해당이 된다. 복수의 연쇄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수심의 개연성은 코너보다는 찰스가 더 크다는 거다.
엄밀히 말하자면 복수의 칼날은 다른 곳을 향해야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 한다.
템플러와 어쌔신, 자유와 질서, 미국과 영국, 원주민과 이주민, 아버지와 아들.
온갖 국가와 조직과 인물과 이상과 현실이 충돌했지만 결국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쓰디 쓴 복수다.
* 실로 어크 시리즈답지 않은 몰입이 좋은 이야기였다.
전에 했던 2편이나 블랙 플래그, 윾니티, 신디케이트에 비해 드라마가 강렬하며 인물들도 인상깊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 악평을 받았다는데, 말은 되는데 지루한 이야기와 구멍이 몇 군데 있지만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 차이가 내게는 호감을 이끌어냈다.
그냥 블록버스터 게임, 그 이상을 만들려는 야심이 엿보였다.
* 미국 놈들이야 자기들이 사력을 다해 쉬쉬 하고 있는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악평할만 하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안 좋은 평가가 많다는 이야기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역시 답은 보상일까?
* 게임은 여러모로 괜찮았다.
파쿠르와 전투가 개편 되어서 속도감이 있고 상쾌하다.
아마 부가 퀘스트를 싹 다 무시하고 달린 탓도 있을 것이다. 메인 퀘스트의 경우 레일 슈터마냥 박진감 넘치게
스크립트화 된 부분들이 있어서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비록 거슬리는 버그가 아직도 보이고 잔 로딩이 많다거나, 최적화가 영 안 좋다거나,
경비병이 너무 많다거나, 매커니즘이 꼬인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내할 가치가 내게는 있었다.
* 적으로 변장하는 기믹은 늘상 있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주인공들이 유독 강제적으로 옷을 자주 갈아 입는다.
옷이 곧 입장이며 방향이라면 갈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뭐, 실제로는 어쩌다 그렇게 된 거겠지만.
* 어크 시리즈에는 특유의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있다.
게임 내외적으로 디자인을 무척 잘 했고 설덕후, 역덕후가 설정을 흥미롭게 잘 짠 탓이다.
어크3는 그보다 한 발 나서서 더 큰 야망을 내보이는 게임이다.
뭔가가 있어 보이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이 안에는 확실히 무언가가 들어 있다.
그것이 게임적으로 일정량 소화가 덜 된 부분이 있지만 내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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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받아야되는 어크 시리즈죠 스토리 자체는 훌륭한데 그 놈의 소설 때문에 표현 하는 게 조금 엉망이 된 것만 빼면 저한텐 최고의 어크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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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라는 게 꼭 피비피 게임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이야기에도 필요하죠. 그래야 흥미로운 전개가 가능하니. | 17.06.22 22: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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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소설로 팔아먹을려고 유비가 꼼수 쓰다가.. 정작 본 게임의 이야기 흐름이 많이 끊기죠..-_-; | 17.06.22 16: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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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백인 주인공도 매력이 있는데 말이죠. 언젠가 동양권을 배경으로 정식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 17.06.22 2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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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받아야되는 어크 시리즈죠 스토리 자체는 훌륭한데 그 놈의 소설 때문에 표현 하는 게 조금 엉망이 된 것만 빼면 저한텐 최고의 어크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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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면 더 재밌게 느껴지긴 하겠네요. 저는 아는 게 없어서... | 17.06.22 22: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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