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르케 발매일이 1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황혼 시리즈를 다시 시작해보고 있습니다.
2년전에 플레이했던 만큼, 많은 경험이 쌓인 지금이라면 쉽게쉽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분명히 1달 전쯤에 시작했는데, 12월에는 시간이 잘 나질 않아서 아직도 엔딩을 못 봤습니다...)
한글화 된 에스카&로지는 많이 해보셨겠지만, 그 이전 작품이자 일본어 정발만 된 아샤는 많이 해본 분들이 없을거라 생각하기에
스포일러를 조심하고 적절한 선에서, 최대한 아샤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아샤의 아틀리에]는 황혼 시리즈 3부작 중 가장 첫 작품으로, 부제는 [황혼 대지의 연금술사] 입니다.
부제와 같이 땅에 대한 이야기도 중간중간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 게임의 목적은 아샤의 동생이자 행방불명(神隠し)된 니오를 구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행방불명이라 번역하긴 했지만, 神隠し(직역하자면 신의 숨기기쯤 됩니다.)는 일본어 고유의 단어로써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뜻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원 제목[千と千尋の神隠し]에도 들어가는 단어입니다만...)
다른 시리즈 첫 작품의 주인공들과 비교하자면,
다 망해가는 아틀리에를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로로나나,
별볼일 없던 연금술사였으나, 우연히 신비한 책인 [플라흐타]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소피보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동생을 찾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아샤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비추어 집니다.
(자기 의지로 행동하는 모습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같은 이유로 본인의 의지로 여행을 떠나는 피리스도 좋아합니다.)
에스카&로지를 많이들 해보셨으니 아샤의 결말은 대충 짐작하실거라 생각해서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왜 자매인데 머리 색이 다른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게임 내내 아샤의 부모나, 조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부모도 머리 색이 다른가 봅니다...
내용만 보면 생각보다 우울할 것 같지만, 이벤트는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아란드 시리즈처럼 마냥 활기찬 분위기는 아닙니다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느껴지는 이벤트들이 많습니다.
아샤의 성격이 천연스럽고, 외진 곳에서 쭉 생활을 해서인지 사회의 지식이 부족한 점이 이벤트를 더 재밌게 만들어줍니다.
분명히 아샤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한 말들인데, 그걸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의 안타까움(?)들이 이벤트의 주요 내용들입니다.
위의 두 사람은, 말단 공무원의 서러움을 잘 보여주는 마리온과, 시리즈 내내 등장하는 인물인 린카입니다.
에스카&로지를 해보셨다면 다들 아실테니 더 자세하게는 쓰지 않겠지만,
같은 시리즈임에도 아샤에서 등장했던 인물들 중, 윌벨과 위의 두 사람을 제외하면 실제로 다시 등장하는 인물들은 없습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많은데 더 등장하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쉽더군요.
(에스카&로지를 건너뛰고 샤리에서 다시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긴 하지만, 샤리는 아샤보다도 더 해본 분들이 없을테니 이 주제는 여기까지...)
왼쪽은 이벤트 영상에서의 배경화면이고, 오른쪽은 실제 플레이하는 맵 화면입니다.
왼쪽대로만 나왔다면 그래픽으로도 갓겜이라 충분히 불렸을텐데...
배경 자체는 아란드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 보면, 소피(마지막으로 나온 PS3 아틀리에)까지와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게다가 당시의 PS3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좋은 그래픽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오른쪽 위를 보시면, 날짜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아샤는 전작인 아란드 시리즈에 비해서 제한시간이 상당히 짧습니다.
(아샤는 무조건 3년 / 로로나 4년, 토토리 5년, 메루루 5년과 비교해도 상당히 짧습니다.)
짧은 시간에서 이벤트 다 챙겨보고, 아이템 만들고 하기에는 1회차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게다가, 특정 이벤트 중에서는 해당 날짜(기간이 아니라, 정확한 날짜에만 일어나는 이벤트들)에 발생하는 이벤트도 있어서
스케쥴 관리가 다른 시리즈보다 빡빡한 편입니다.
최근의 시간제한이 없는 아틀리에 시리즈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아샤의 이러한 부분은 게임을 시작하기에는 상당히 꺼려지는 요소이긴 합니다...
아샤의 큰 특징이라면, 디아블로같은 게임들과 비슷하게
아이템의 특성이 숨겨져 있고, 감정을 통해서만 아이템의 숨겨진 잠재능력을 살릴 수 있습니다.
황혼 시리즈에서는 무기를 제작하는 기술자가 따로 존재하는데, 아샤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전혀 만나지 않으므로
장비를 직접 만들 수 없으며, 장비를 얻는 방법은 저렇게 드롭된 아이템을 먹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장비도 못 만드는데 저런 드롭템으로 의존해야 되냐 싶겠지만,
감정 아이템 중에서는 특성을 덮어씌우는 아이템도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샤가 조합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아샤의 아틀리에의 다른 특징이라면, 아샤의 직업은 [연금술사]가 아니라 [약사]라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은 연금술로 약을 만들긴 하지만, 본인이 연금술사라는 것을 게임 내네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때문인지 약 아이템들은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회복 아이템과, 보조 아이템을 따로 구분되어 있을 정도이며, 폭탄류의 약 5~6배 정도의 가짓수가 있습니다.
폭탄은 나중에 가면 별 위력이 안 나와서 쓸모없지만,
사기적인 약품들이 많아서 후반부에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주인공이 됩니다.
즉, 아샤는 다른 시리즈보다도 더 '연금술사'같은 느낌으로 전투를 하는 캐릭터입니다.
소피부터 하신 분들은 잘 느끼시지 못하겠지만,
재료별로 속성(지수화풍)이 구분되고, 각 재료별로 속성치가 다르게 설정되어 그 속성치를 통해 효과를 조절하는 기능은 아샤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아란드 시리즈에서는 아이템의 효과를 오직 '품질' 하나로만 조절하는 것에 비해서, 엄청나게 편리한 기능이지만,
재료의 포인트(원 안에 들어있는 숫자들) 문제라던가, 조합 스킬이라던가 등의 문제로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기가 상당히 힘든 편입니다.
시간이 너무 짧은 것도 큰 문제이고요.
전투도 이전 시리즈들과, 최근 시리즈들과 비교하더라도 확실히 다릅니다.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들은 적과 다수 대 다수로 마주보고 전투를 한다면,
아샤에서는 (주로 뒤를 잡혔을 때) 4방향으로 전투를 시작하며, 후방/전방에 따라 들어가는 데미지라던가
캐릭터 고유의 액티브 스킬이라던가를 사용하는 등의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전투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 보스들은, 뒤로 갈수록 전방향 공격 스킬들이라던가를 가진 경우가 많다보니 전투는 아틀리에 시리즈를 통틀어 손꼽히게 어려운 편입니다.
위에서 나열한 요소들로 인해서 아샤는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보다 상당히 어려운 편이기는 하지만, 엔딩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은 편이고,
아샤의 모델링이 생각보다 잘 뽑혔고(황혼 시리즈 모델링은 전부 외주), 게임 내 명곡들도 많은 편이라
실제로 해보시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땄지만, 새 계정에서 다시 트로피 작업 중입니다.
2년 전보다는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네르케가 나오기 전까지 에스카&로지는 커녕 아샤도 못 깰까봐 걱정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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