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 미오 다음엔 이번엔 마사키구나... 거기다 튜티랑 얀론이 의식불명이라고... 마장기신 조자들에게 안 좋은 일이 계속되는구나.
웬디 : 얀론하고 튜티 상태는 어떻지요?
이븐 : 플라나는 정상수치로 돌아와 있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포제션을 했다. 목숨에 지장은 없겠지만 한동안은 안정해야 해. 그보다 문제는 마사키지.
마사키 : ...................
이븐 : 사이바스터에게 거부당했다, 고. 이거 중증이구나.
류네 : 이븐 할머니, 어떻게 안 돼요?
이븐 : 이 늙은이가 해줄 수 있는 건 정령계에 보내주는 방법밖에 없구나.
웬디 : 하지만... 마사키는 사이바스터에게...
이븐 : 정령계는 무의식의 영역이란다. 사이바스터가 안 되면 쟈옴에 타고 있다고 이미지하려무나. 쟈옴은 널 거부하거나 하지 않겠지.
류네 : 에? 자옴은 지금 겐나지가 쓰고 있잖아요.
이븐 : 잊었니? 정령계에 실체는 없단다. 너도 자기 자신하고 싸우지 않았더냐.
류네 : 아 그랬던가. 그럼 마사키도 사이바스터에 탈 수 있지 않아요?이븐 :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이상 마음속에서도 그건 안 되겠지.
마사키 : 그런데... 왜 내가 사이바스터한테 거부당한 걸까?
이븐 : 그건 네 마음의 문제란다. 우리가 이러쿵저러쿵 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마사키 : 내... 마음...
이븐 : 말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라는 거란다.
류네 : 음-... 이런 말 하기엔 뭐한데... 요즘 마사키는 너무 생각이 많았어.
마사키 : 아니, 근데 그게...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많았잖아...
웬디 : 쇼크받을 일이 많았던 건 맞지만... 생각이 너무 답답한 거 같았어.
마사키 : 옛날이 오히려 아무 생각 없었던 거야. 지금은 아니라구. 자기 책임의 무게라는 걸 싫을 정도로 알게 됐어. 그러니까 더 생각을 잘 해서...
이븐 : 이봐라, 지금 이렇게 떠들어봤자 아무 것도 안 나온다. 일단 정령계에 가거라. 우선 그거부터 해야지.
마사키 : ............. 알았어.
이븐 : 류네, 웬디. 너희도 준비하거라.
류네 : 에? 준비?
이븐 : 이건 내 감이지만... 마사키에게 너희 둘의 힘이 필요할 거 같구나.
웬디 : 네? 하지만 정령계는 마사키 마음으로도 통하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 마음 속에 들어가는 건 결코 좋지 않은...
이븐 : 무의식이긴 해도 들어서는 건 표층적 부분일 뿐이란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보게 된다거나 그러진 않아.
류네 : 그렇다고 해도... 마사키는 괜찮겠어?
마사키 : .............. 난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심정이라구.
이븐 : 그럼 문제없지?
마사키 : 어. 상관없어.
이븐 : 좋아. 그럼 둘 다 준비하거라.
류네 : 에, 그게... 어떻게 하면 되요?
웬디 : 이 수정구에 손을 얹어. 그러면 링크돼.
류네 :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
이븐 : 너희는 전에 정령계에서 수행한 적이 있잖느냐. 그 때 등록해놓은 게 아직 살아있단다.
류네 : 아, 그렇지.
제 24화. 거친 파도를 되돌리다 (回瀾を厩倒に反す)
마사키 : 쟈옴... 이 녀석은 날 거부하진 않는구나...
이븐 : 들리니, 마사키야.
마사키 : 어, 들려.
웬디 : 다행이다. 쟈옴엔 탈 수 있구나.
마사키 : 웬디... 어, 어찌어찌 탔어.
류네 : 뭐야. 우리 수행할 때랑 별로 바뀐 것도 없네.
이븐 : 이번엔 상대가 다르단다. 마사키야, 준비 됐느냐?
마사키 : 어, 어어. 근데 상대가 다르다니...
[디아블로 등장]
마사키 : 디아블로?! 프레시아랑 싸우라는 거야!?
머독 : 뭐라는 게냐. 날 잊었나 마사키.
마사키 : 뭐... 머독 꼰대?!
류네 : 엥? 누구야?
웬디 : 디아블로의 이전 조자야. 춘추전쟁 때 죽은...
이븐 : 오랜만이다. 머독.
머독 : 오오, 이븐 할멈. 아직 팔팔하시구먼.
이븐 : 자네도... 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구먼. 뭐, 변함없는 거 같아서 다행이군.
머독 : 죽은 사람한테 할 인사는 아니잖어, 허허허허.
마사키 : 이게 뭐야? 어떻게 머독 꼰대가...
이븐 : 미오랑 똑같은 반응이구나. 미오한테 얘기 못 들었느냐?
마사키 : 아, 아니... 처음 듣는데.
이븐 : 앞에 있는 머독은 정령처럼 우리의 추억과도 같은 거란다.
마사키 : 추억... 죽은 사람이 실체화한 거야?
이븐 : 살아 돌아온 건 아니란다. 생전 기억과 우리의 추억으로 재구축한 것 뿐이다.
마사키 : 본인이 아니라는 거야?
이븐 : 그래. 우리는 살아있지만 죽은 자들은 성장도 그 무엇도 하지 못한단다.
머독 : 노가리는 그만 까고 나랑 한판 해볼까나, 마사키야.
마사키 : 한판 하자니... 싸우자고?
머독 : 당연하지. 난 그러려고 나왔다.
마사키 : 그, 근데 이유도 없이 싸우자는 거야?
머독 : 이유는 있지. 네가 잊어버린 걸 되찾자는 거다. 충분하지 않나.
마사키 : 내가... 잊어버린 거?
머독 : 그럼, 간다!
[마사키 VS 머독]
머독 : 그러고보니 너하고는 내 과거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구나.
마사키 : 과거? 그런 거 관심없어!
머독 : 그러지 말고 들어봐라. 난, 옛날에 테러 조직이었다.
마사키 : 뭐...!? 꼰대, 테러리스트였어?!
머독 : 젊은 날의 치기였지. 그 때는 그러는 게 옳은 거라고 여겼거든.
마사키 : 난... 테러리스트는 용서 못 해!
머독 : 그게 중요한 거다. 난 되돌리지 못하는 때가 되어서야 그걸 알았지.
마사키 : ......... 이유는 됐고. 꼰대, 그래서 테러리스트를 그만 둔 거지?
머독 : 그래. 반대로 그를 진압하는 쪽이 되기도 했었지. 마장기 조자도 비슷한 일을 하긴 하지. 어쨌든, 지금 넌 그 때의 나랑 좀 비슷하구나.
마사키 : 나랑... 테러리스트가 비슷하다고? 무슨 소리야! 난 싸우지 않고 끝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
머독 : 이거 참... 역시 말로는 잘 전해지지 않는구먼. 알았다, 덤벼봐라. 마사키!
마사키 : 큭... 아, 알았어.
[머독 격파]
머독 : 호오... 실력이 늘었구나, 마사키.
마사키 : 꼰대야말로 생각보다 잘하는데.
머독 : 하지만 아직 진심이 실리진 않았어. 내 힘으론 여기까지가 끝인가...
마사키 : 자, 잠깐 꼰대?!
머독 : 뭘 걱정하고 그러나.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뿐인데.
마사키 : 꼰대...
머독 : 네가 라 기아스에 처음 왔을 때를 생각해 봐라. 뭐에 분노하고, 뭘 지키려고 했는지...
마사키 : 처음의... 분노...
머독 : ........... 이제 그만해야겠다. 또 만날 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거라.
마사키 : 꼰대!! 난... 난 그저... 테러리스트를 용서할 수 없어서... 그래서... 그래서 싸웠는데...
이븐 : 흐음... 머독, 잘 해 줬네. 사이바스터가 마사키에게 공감하기 시작했구나.
마사키 : 엇!?
이븐 : 사이바스터를 불러 보거라.
마사키 : ....... 사이바스터. 내 목소리 들리냐...
웬디 : ..............
류네 : .................
마사키 : 사이바스터... 당장 나와!! 사이바스터!!!!
[사이바스터 소환]
마사키 : 아...
류네 : 됐다!!
웬디 : 사이바스터가... 돌아왔어!
마사키 : 사이바스터...
이븐 : 아직 기뻐하긴 이르단다. 넌 이제 겨우 선택받은 풋사과야. 아직 예전같은 힘은 발휘하지 못해. 알겠느냐?
마사키 : 마, 맞아... 아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이븐 : 음. 그럼 다음 시련이다.
마사키 : 더 있어?
이븐 : 너와 사이바스터의 정령 사이피스가 동조할 때까지 시련은 계속된다.
마사키 : .......... 알았어. 계속해 줘.
이븐 : 그래, 계속하지.
[딘포스 등장]
마사키 : 딘포스!? 이번엔 티안 아저씨야!?
티안 : 에잇, 열반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내 업인가.
마사키 : 왜... 옛 동료들하고 싸워야 되는 거야?!
티안 : 음? 그대... 좋지 않은 무언가에 홀린 것 같소이다.
마사키 : 뭐, 뭐?
티안 : 흐음. 마경에 떨어졌나. 소승이 바르게 이끌어줘야 하겠소.
마사키 : 저, 저기요.
티안 : 자, 가리다! 주먹으로, 마음 가는 대로 이야기를 해봅시다!
마사키 : 예나 지금이나 생뚱맞기는... 에라 모르겠다, 상대해 주마!
[마사키 VS 티안]
티안 : 어허, 왜 이러시나! 들어오는 게 미적지근하시군! 뺄 거 없소!
마사키 : 큭... 죽은 사람이 뭐 이리 팔팔해, 아저씨!
티안 : 오, 무슨 이유인지 육도윤회 속으로 돌아온 듯하오! 아니, 가만. 만물에 불심이 깃든다 하면, 소승도 또한 부처의 일부이려나...
마사키 : 뭘 혼자 중얼거려?
티안 : 음? 이보시게, 소승이 깨달음을 얻는 걸 방해하지 마시게!
마사키 : 하아? 뭔 소리야? 그리고, 아저씨는 이미 다 깨우쳤니 뭐니 그러지 않았어?
티안 : 으음... 아, 아니, 깨달음에도 자연스런 것과 갑작스런 것이 있는 법...
마사키 : 하여튼간 파계승은.
티안 : 에에이, 시끄럽다! 시주도 불가에 입문시켜 줄까!
마사키 : 누구 머리를 밀려고 그래!? 그리고 우리집은 원래부터 불교 믿었다고!
[티안 격파]
티안 : 으음. 훌륭할세. 어떤가, 깨달음이 있었나?
마사키 : 글쎄 아직 잘 모르겠는데...
티안 : 소승이 보기엔 조금은 가망이 보이는 것 같은데.
마사키 : 그래?!
티안 : 음. 그런 거 같기만 한 거지만.
마사키 : ........ 시원찮구만.
티안 : 여하튼 소승이 해줄 건 다 해드렸네. 이제는 시주 마음에 달렸소.
마사키 : 내빼지마!
티안 : 그럼 언젠가 다시 만나세, 길 잃은 어린 양이여.
마사키 : 이미 불교라고 할 수가 없잖아 저건.
이븐 : 으흠...
마사키 : 이븐 할머니. 이번엔 효과 좀 있을까?
이븐 : 있다고 하면 있고 없다고 하면 없고.
마사키 : 이보세요, 할머니까지 저걸 닮아가면 어째.
[사이바스터가 대미지를 입었을 경우]
웬디 : 마사키. 아직 괜찮아?
마사키 : 어어, 뭐. 어떻게든...
웬디 : 마사키...
마사키 : 이건... 회복됐네!?
이븐 : 음. 웬디 마음이 통했구나.
웬디 : 네? 정말요?! 그, 그럼, 마사키.............................
마사키 : 엄청 좋아졌어! 고마워, 웬디.
웬디 : ..................................... 이븐 님, 거짓말쟁이.
이븐 : 오호호.
[기오라스트 등장]
마사키 : 기오라스트... 잖아? 기오라스트 타고 죽은 조자라면... 설마...
제오루트 : 네, 그 설마가 맞아요.
마사키 : 제오루트 아저씨?! 어떻게 아저씨까지...
제오루트 : 으-음, 아직도 모르겠어요? 큰일이네...
마사키 : 뭐 아는 거 있어?
제오루트 : 떠올려봐요. 내가 죽었던 그 때를.
마사키 : 그... 그 땐... 슈우 그 자식이...
제오루트 : 왜 내가, 무모하다는 걸 알면서도 싸움에 나섰는지... 모르겠나요?
마사키 : ..................
제오루트 : 조금만 더 해보면 되겠군요. 자네한텐 아직 전해줘야 할 게 있어요. 싸우면서 무언가를 잡아내길 바라요.
마사키 : ................ 알았어. 간다!
[마사키 VS 제오루트]
제오루트 : 실력은 나름 경지에 오른 것 같은데요.
마사키 : 그, 그래?
제오루트 : 네. 하지만 기술에 망설이는 게 드러나요.
마사키 : !?
제오루트 : 싸움을 기피해도 싸움은 자넬 쫓아온답니다.
마사키 : 그건... 알아.
제오루트 : 그러면, 맞서 싸우세요. 자네에겐 그럴 힘이 있어요.
마사키 : 하, 하지만... 제기랄!
[제오루트 격파]
제오루트 : 이야, 이거 스승으로서 부끄러워지네요. 졌습니다.
마사키 : 아냐... 이건 사이바스터의 힘이지, 내 힘이...
제오루트 : 그럼 반대로 물어보죠. 그 힘을 행사하는 건 자네 의지인가요, 사이바스터의 의지인가요?
마사키 : 그....... 그건........ 내 의지기도 하고 사이바스터의 의지이기도... 하지.
제오루트 : 그걸 안 것만도 잘 했어요.
마사키 : 그, 그치만... 아무리 정령의 의지라도... 싸우고 싸워서... 증오만이 재생산되면... 평화는 오지 않잖아...
제오루트 : ......... 그렇군요. 이거, 제가 해결볼 일이 아니네요.
마사키 : 어? 아, 아저씨?
제오루트 : 어쨌거나 길은 제시했어요. 이제 다음 분께 맡기렵니다.
마사키 : 아저씨... 가려고?
제오루트 : 내가 해줄 건 이게 다네요. 프레시아 좀 잘 부탁해요.
마사키 : 그래... 알았어요.
[듀락실 등장]
마사키 : 듀락실... 그래, 이번엔 페일 전하구나.
페일 : 그래, 나다.
마사키 : 나더러 한번 더... 전하를 죽이라는 거야?
페일 : 네가 잃어버린 걸 되찾을 수 있다면 난 기꺼이 상대를 해 주겠다.
마사키 : 전하...
페일 : 그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잖아.
마사키 : 속죄라니... 그런 말 하지 마! 전하는... 마지막까지 훌륭했다구.
페일 : 고맙다, 마사키. 그럼, 감사를 담아서... 너의 망설임을 없애주마. 그래도 되겠지?
마사키 : ........... 알았어. 간다!
[마사키 VS 페일]
마사키 : 전하... 전하는 평화를 위해 싸웠었지?
페일 : 그래... 아니, 그럴 생각이었다. 네가 내 과오를 바로잡아 주었다, 마사키.
마사키 : 아...
페일 : 평화란 존중받아야 하지. 하지만 누군가가 쥐어주는 것도 아니며, 항상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고, 그랬지.
마사키 : 전하...
페일 : 너무 서둘러 앞서간 나에게, 넌 망설임 없이 한방 날려줬지. 싸우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마사키 : 싸우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것?
페일 : 평화에도 예속됨으로써 얻는 평화가 있듯이, 전쟁에도 해방시키는 전쟁, 지켜내는 전쟁이 있다. 모든 걸 하나로 싸잡아 말할 수는 없어. 싸움으로 잃는 것은 이루 셀 수도 없지. 하지만, 싸우지 않고서는 얻지 못하는, 지켜내지 못하는 것도 결코 적지 않아.
마사키 : 그건... 알지만...
페일 : 그러면 잡아라, 생각해 내라! 나와 싸워서 얻은 것, 잃은 것을!
마사키 : 크윽!!!!!!!
[페일 격파]
페일 : .......... 이제 알겠나, 마사키.
마사키 : 난... 또 전하를 잃는 건가?
페일 : 아니... 내가 남긴 건 네가 멋지게 이어받았다. 잃는 게... 아니야.
마사키 : 이어받았다고... 내가?
페일 : 정령의 마음이다. 마장기신에 담긴 정령의 의지... 그게, 너에게 맡긴 거다.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독립된 의지. 그 모든 위협과 맞서 싸우는 힘. 그 모든 것이 마장기신이다.
마사키 : 그래... 맞아. 마장기신은... 싸우고,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그걸 내게 알려준 게 전하였어...
페일 : 평화란, 상대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찾아오는 게 아니다. 그건 그저 예속일 뿐, 한때의 평화에 지나지 않아.
마사키 : 하지만... 증오가 만들어지면... 없애질 못하는데...
페일 : 그럼 묻지. 넌 내가 미워서 싸운 건가?
마사키 : 무슨 그런 말이 있어! 싸워야만 했으니까... 그래서 난...
페일 : 그래. 미워하지 않더라도 싸워야만 하는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설령 미움받더라도 싸워야만 하는 때도 있지.
마사키 : 아...
페일 : 누구라도 미움받는다는 건 싫겠지. 하지만...
마사키 : 그래... 그건 변명밖에 안 돼. 해야만 하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하지.
페일 : 그래, 그거다. 그래야말로 나를 막아준 마사키지.
마사키 : 전하... 잘 가란 말은 안 할게. 또... 만날 수 있지?
페일 : 글쎄... 네가 또 길 못 찾고 헤맨다면, 또 만날 수 있을까.
마사키 : 어, 그럼 안 만나는 게 나으려나?
페일 : 헤매지 않는 인생이란 없지. 특히 넌 방향치니 더더욱.
마사키 : 하하, 그 드립 제대로네.
페일 : 후... 하하하. 그럼, 또 보자.
마사키 : 그래... 전하.
마사키 : ................. 전하를 웃으면서 보내게 되다니.
마사키 : !? 뭐야? 또 뭐가 있어...?
??? : ................ 마사키.
마사키 : ? 누구야?
??? : 아아... 드디어 내 목소리가 들리게 됐군요, 마사키.
마사키 : 그러니까 누구냐니까.
사이피스 : 나는 사이피스. 마장기신 사이바스터를 수호하는 정령이에요.
마사키 : 뭣!? 사이피스라고... 했어? 아, 아냐, 잠깐. 전에 포제션했을 때 목소리 들은 거 같기도... 아냐, 근데 그 때는 이렇게 분명하게 들리진 않았는데, 거기다...
사이피스 : 왜 그래요?
마사키 : 사이피스, 여자였어?
사이피스 : 정령에 성별은 없지만... 겉모습은 우릴 믿는 신앙에 따라서 재현된답니다.
마사키 : 아, 젠장! 이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그것보다 그, 뭐냐...
사이피스 : 네.
마사키 : 아- 아니, 그... 내가 미안한 게 좀 많아.
사이피스 : 맞아요. 내 목소릴 들어주지도 않았죠.
마사키 : .................. 미안.
사이피스 :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당신과 이야기가 될 정도로, 동조가 되네요.
마사키 : 아, 그래... 동조가 되는 건가, 이게.
사이피스 : 네. 아마도 포제션도 당신 의지로 발동할 수 있게 될 거예요.
마사키 : ............ 진짜로?
사이피스 : 하지만 지금 당신에게 포제션은 부담이 너무 커요. 마구 써대지는 못할 거예요.
마사키 : ........ 옛날에 사이플래시 썼다가 훅갈 뻔했던 거랑 비슷하려나.
사이피스 : 그 외에도, 내 힘이 현현됨으로서 아스트랄 계에서 사이바스터에 간섭할 수 있게 됐어요.
마사키 : 간섭이라니... 무슨?
사이피스 : 구체적으로는 아스트랄 장갑에 의해 성능이 올라가고 일부 형태가 변화할 거예요.
마사키 : 한마디로 파워업한다고?
사이피스 : 시쳇말로 그렇게 되겠네요.
마사키 : .......... 시쳇말 써서 미안하다.
사이피스 : 아뇨. 전 당신의 그런 성격이 참 좋은데요. 비하하지 말아요.
마사키 : 그러는 넌 뭐랄까, 딴 세계 사람같아. 세상모르고 큰 아가씨 같달까. 뭐, 여자애가 전혀 여자애같지 않은 녀석들도 주변에 많긴 하지만. 류네라던가.
류네 : 마사키! 다 들려! 사이피스랑 얘기하는 거야?
마사키 : 웁쓰! 응? 류네 너 사이피스 말하는 게 들려?
류네 : 아니, 마사키 목소리밖에 안 들려. 이상하게 혼잣말 하는 거 같이.
마사키 : 윽...
사이피스 : 이렇게까지 동조할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을 테니, 저랑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건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마사키 : 그, 그래...
사이피스 : 하지만 전 항상 사이바스터와 함께 있어요. 그리고, 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받고 있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이제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 그걸 절대 잊지 마세요.
마사키 : 그래... 알았어.
사이피스 : 그럼... 또 만날 기회가 생기면...
마사키 : 그래. 기회가 생기면, 또 보자.
마사키 : 이게... 사이바스터의 새로운 모습이구나.
류네 : 모습이... 좀 변했잖아?
웬디 : 엑... 어떻게...
이븐 : 사이피스의 힘, 이로구나.
마사키 : 그래. 사이피스가 힘을 빌려줬어. 포제션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나.
웬디 : 포제션을 버티다니... 그게 가능해지다니...
마사키 : 단시간이긴 해도, 내 의지도 포제션 할 수 있게 됐어.
웬디 : 자기 의지로 포제션을?! 내가 설계해놓고도 상상도 못 해본 건데...
이븐 : 사이피스와 사이바스터는 꽤나 상성이 좋은 것 같구나.
류네 : 어라? 돌아왔네.
이븐 : 포제션 발동 시의 보조 시스템이겠지. 상시 발동할 수 있는 건 아닐 거다.
웬디 : ...... 포제션은 플라나 소비가 격심하니까, 많이 쓰지 않는 게 좋긴 하지... 아무리 강화해도 어떤 영향이 미칠지 아무도 몰라.
마사키 : 그렇겠지... 어째... 좀 졸리... 네....
이븐 : 음, 이제 한계로구나. 마사키, 이 세계로 돌아오거라.
마사키 : 미안................... 좀 해줘................
이븐 : 음, 이제 눈을 떴구나.
마사키 : 어... 고마워, 이븐 할머니.
이븐 : 머독이나 티안, 제오루트와 페일 전하께 먼저 고마워 하거라.
마사키 : 맞아, 그렇지... 다들... 미안해. 고마워.
이븐 : 그리고 네 걱정을 해준 둘한테도 해야지.
마사키 : 어, 그래... 류네, 웬디... 고마워.
류네 : 으, 새삼스럽게 또 들으니 부끄럽네.
웬디 : 으, 응.
마사키 : 아냐. 다시 말해야겠다. 너희가 없었으면 난 두 번 다시 사이바스터에 못 탔을 거야. 정말 고마워.
웬디 : 마사키......
류네 : 그, 그건 됐고! 몸은 좀 어때? 안 피곤해?
마사키 : 어.... 미안. 사실 좀 많이 졸리다... 이러고 있기도 힘드........... 네...
류네 : 마, 마사키?!
웬디 : 이를 어째!!
이븐 : 소란떨 거 없다. 플라나를 너무 써서 잠든 것뿐이야.
웬디 : 그, 그래도, 계속 이러면...
이븐 : 그렇구나... 그렇게 걱정되면 플라나 공급이라도 해 주지 그러느냐.
웬디 : 네? 보급이라면 그... 그거... 말씀이세요?
류네 : 응? 그게 뭔데?
이븐 : 입으로 옮기는 거란다.
류네 : 헤에, 입으로................................................... 잠깐, 입으로????!!!!!!!!!!!?!??!!??!!?!
웬디 : 그, 그게 있잖아, 정말 그냥, 응급처치거든. 그...
이븐 : 이제서 뭘 그리 부끄러워하느냐. 전에도 해봤으면서.
류네 : 엑?! 진짜? 해본 적... 있어?
웬디 : 그, 그러니까 그냥 응급처치였다니깐! 인공호흡같은 거야!
류네 : 완전 어이없다, 웬디 언니!!
웬디 : 아니 그게... 비상사태였고... 거의 3년도 된 얘기고...
류네 : 그럼 지금도 긴급사태니까 하는 방법 나한테도 알려줘.
웬디 : 응? 하, 하는 방법이라니, 그... 플라나 공급?
류네 : 응.
웬디 : 그, 그건 그... 뭐라고 해야 하나...
이븐 : 플라나를 배에 모으거라. 지상에선 단전호흡법이라는 게 있다던데, 그거랑 같단다.
류네 : 어, 그건 알아요.
이븐 : 그리고 배에 모인 플라나를 숨쉬듯이 넣어주거라. 인공호흡하고는 틀리게 한 숨을 길게 넣어줘야 한다.
류네 : 기, 길게...
이븐 : 넌 플라나 생성량이 많으니 공급도 잘 되겠구나.
류네 : 어, 어디... 다, 단전에 모으는 거랬지? 스읍~...............
이븐 : 흐음, 처음치고는 잘 됐구나. 이제 그대로 입으로...
류네 : ................................... 스, 스톱! 역시 그, 너무 갑작스럽...
이븐 : 흐음. 뭐 어쩔 수 없구나. 그럼 웬디야. 네가 시범을 보여주거라.
웬디 : 시?! 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범이라니, 그, 실제로 하란 말씀이세요? 저, 저보고?
이븐 : 그걸 시범이라고 하지 않느냐.
웬디 : 그, 근데 그...
이븐 : 지금은 긴급사태지 않느냐. 잔소리 늘어놓지 말거라. 아니면 내가 시범을 보여주랴?
웬디 : ................................................................... (튜디모드)
이븐 : 음? 웬디야, 너...
류네 : 엑!? 웨, 웬디 언니? 머리 왜 그래?!
웬디 : 응? 뭐? 왜 그래?
류네 : 어, 어라? 기분... 탓인가?
이븐 : .............................. 흐음. 영향이 일부 남아있나 보구나.
웬디 : 어라... 무슨 일 있었나요?
이븐 : 웬디야. 네 감정이 격해지면 조금 튜디 감정이 나오는구나.
웬디 : 엑!? 하, 하지만 언니는 이제...
이븐 : 그래. 없지. 하지만 너와 공유한 기억까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걱정할 건 없단다. 튜디 자체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네 안에 있는 튜디와 비슷한 감정이 얼굴에 살짝 나오는 것 뿐이란다. 조금 튜디 성격에 가까워지겠다만, 딱히 손해는 없겠지. 호호호.
마사키 : 응.................. 으~응...
류네 : 아, 마사키! 정신 들었네?! 다행이다...
마사키 : 응? 어랍쇼? 나, 잤어?
이븐 : 여전히 단순하구나. 그래, 웬디야. 아까 하던 튜디 화(化) 얘기 말인데...
마사키 : 엥? 튜디화...? 뭐야 그게.
이븐 : 그래. 마사키는 아직 못 봤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들 하지. 류네야, 잠깐 이리 와 보거라.
류네 : 에? 왜요?
이븐 : ................. 좋은 부부가 되거라. 호잇!
류네 : 히약!?!?
마사키 : 으악!? 뭐, 뭐야?! 이븐 할머니, 지금 무슨...
류네 : 엑?! 앗!? 자, 잠깐... 어, 어째 우리 달라붙어 있지 않아?
마사키 : 윽!? 뭐, 뭐야?! 안 떨어져... 아야야야얏!!! 류네!! 날뛰지 마!!
류네 : 미, 미안!!
이븐 : 이 녀석들아, 뭘 그렇게 기겁하느냐. 잠깐 장난친 것 뿐이다. 조금 있으면 떨어진다.
마사키 : 장난이 뭐 이래?!
이븐 : 그보다 자, 웬디 좀 보거라.
웬디 : ................................................................................................... (튜디모드 ON)
마사키 : 뭐허어엇!?
류네 : 아까랑 똑같... 아, 떨어졌다.
이븐 : 흐음. 마사키야, 봤지?
웬디 : 어, 어머? 나, 방금 뭘...
마사키 : 웬디. 방금 자기가 어떻게 됐었는지 몰라?
웬디 : 어? 아... 아까 이븐 님께서 말씀하신, 언니 영향이란 게?
마사키 : 할머니! 이거 왜 이래?!
이븐 : 간단히 말하면, 웬디 감정이 격해지면 튜디 감정이 영향을 준다는 거다. 뭐 딱히 나쁜 건 아니니 안심하거라.
마사키 : .................. 진짜 별일 없는 거지?
이븐 : 내 보장하마. 다만 성격이 약간 고약해질 수는 있겠지. 뭐 웬디가 평소에 너무 솔직하니 오히려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구나. 호호호.
마사키 : 웃을 일이 아니잖아!
류네 : ............. 우햐아. 이제부턴 좀 조심해야겠네.
마사키 : 근데 웬디는 상관없어?
웬디 : 응? 나? 난 별로... 피해볼 일 없다니까 상관없어.
마사키 : ........ 뭐 웬디가 됐다면 난 군소리 안하련다.
웬디 : (그렇구나... 일부분이긴 해도 언니는 내 안에 살아있구나. 기쁜 건지, 복잡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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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모든 이미지 출처는 빌트님 블로그)
이젠 인간을 넘어서 정령에게까지 마수를 뻗치는 할렘마스터 마사키 안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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