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정말 끝내주는 게임입니다. 브랜드 이름만 가지고도 기본은 먹고 들어가는 정말 끝내주는 아이디어의 게임이죠.
레이싱에 방해되는 상대 경쟁자를 일부러 교통사고를 당하게 하거나 혹은 유발시켜 상대 차량을 전복시키거나 레이싱에서 탈락을 유도해서 승리하는 레이싱 게임.
정말 짱이에요. 다음 번아웃 신작이 나온다면? 전 주저 없이,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구입할겁니다.
하지만 번아웃 시리즈들의 고질적인 문제와 단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아이디어가 90%인 게임 인거죠.
솔직히 번아웃 시리즈들은 번아웃3 정도 왔을때 거의 완성됐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아이디어가 전부인 게임의 한계에 도달한거죠. 솔직히 말해 번아웃의 그 다음 시리즈들은 차종, 맵 정도만 달라졌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에요.
번아웃 시리즈의 아이디어는 일종의 퍼즐게임과의 같은 아이디어와도 같아서 한두번 정도 쓰고 그 이상의 뭔가를 만들기 힘들어요.
에초에 아이디어부터 게임의 완성이라고 볼수있죠. 테트리스나 뿌요뿌요, 헥사 같은 게임들과 말이죠.
그래서 번아웃 시리즈들을 플레이 한다고 하면 사실 어떤 차종이 나오냐, 맵은 종류가 어떻게 되고 얼마나 어렵냐, 액션은 어떤식으로 약간 달라졌냐, 그래픽이 좀 더 나아졌냐, 사운드는 어떠냐...
대략 이정도만 얘기 하는게 전부이기 때문에 번아웃 3탄을 플레이하든 번아웃 레전드를 플레이하든 리벤지를 플레이하든 크게 달라지는게 없습니다.
이번 번아웃 파라다이스 시티에서도 별로 달라질게 없다고 생각했죠. 처음 구입했을때만 해도 그 전 시리즈들과는 별로 차이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번아웃 시리즈에서 제작자들은 하나뿐인 아이디어의 게임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번아웃을 일종의 오픈월드 형식의 게임으로 만든거죠!!
이건 정말 대단한겁니다. 아 물론 그 이전에도 레이싱 유형의 오픈월드 게임이 없던건 아니에요.
테스트 드라이브 같은 게임들도 일종의 오픈월드라고 할수 있죠.
하지만 번아웃 시리즈가 오픈월드를 채택했다면? 이건 정말 놀라운겁니다. 왜냐고요? 번아웃은 일종의 액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번아웃은 레이싱게임 이기 이전에 액션게임 이라고도 말 할 수 있어요. 사실 레이싱게임 이라기보단 레이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 아케이드 게임이라고 부르는게 더 맞는 말이죠. 이런 액션게임에서는 "내가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서 이동한다"는 개념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서 원하는 방식으로 액션성을 넓히는게 중요하기 때문이죠.
좀 더 자세히 설명 해 볼까요?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맵을 고르라는 말도 없이 차종을 고른후에 바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시작됩니다. 솔직히 전 처음이 "아...?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일단 차를 몰고 도시를 좀 돌기 시작했죠. 그러자 바로 아나운서가 "쏼라 쏼라 유 남쌩? 친구? 이벤트가 있는곳에 가면 이벤트를 즐길쑤 이썽 마이 프렌드. 어서 이벤트를 즐기러 가라구 베이베." 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레이스 이벤트가 있는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레이스 이벤트를 시작했죠. 준비... 땅!은 하는데 뭐 도로 루트가 안보였습니다.
다른 레이싱 게임이면 분명 도심에서 게임을 하고 있어도 "요쪽 요쪽 도로로 타주세염 호갱님" 라고 하면서 어느 도로로 질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데 그런 정보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번아웃에서는 정해진 루트 없이 파라다이스 시티 안에 있는 아무 도로나 길을 이용해서 목적지 까지 가면 되는것 입니다.
파라다이스 시티 안에서 유저들은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루트를 창조 할 수 있습니다. AI의 뒤를 따라다니며 AI 차량을 전복시키면서 가도 되고 AI보다 먼저 자신이 알고 있는 길을 통해 가도 되며 그냥 아예 쌩판 AI랑 다른 길로 가도 됩니다. 파라다이스 시티 안에서 유저들은 스스로가 이동 할 수 있는 도로, 혹은 길을 직접 만들어서 나가면 됩니다.
로드 레이지를 할때 좀 더 넓은 도로로 이동해서 방해물에 방해받지 않고 상대 차량을 마음껏 박살 낼수 있고 레이싱을 할때엔 고속도로, 점프대 등을 이용해서 상대 차량보다 더 빠르게 이동 할 수 있죠. 스턴트 런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본인이 원하는 슈퍼 점프대를 이용 할 수 있고 원하는 코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점수를 올리기도 훨씬 쉽습니다.
전작들의 크래쉬 모드에 해당하는 쇼타임 역시 자신이 원하는 장소를 물색해서 아주 그냥 끝장을 내버릴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번아웃 파라다이스 에서 "레이싱 게임이 길찾기나 하고 이게 뭐냐" 라면서 실망하신 분들이 꽤 많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길찾기" 라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액션 게임의 오픈월드 -> 높은 자유도와 원하는 액션성 보장이기 때문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인터페이스 적인 면에서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오픈월드 형식의 번아웃 시리즈가 처음이어서 이런 불편한 점이 존재한 것 같아요.
다음 번아웃 시리즈가 나오면 이런 불편한 인터페이스들이 수정이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선 첫번째. 전작들에서는 메뉴에서 우리가 원하는것을 골라서 플레이 하면 됐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곳, 원하는 맵을 쉽게 골라서 플레이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직접 이벤트를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시간 낭비와 불편함이 존재 합니다.
한번 했던 이벤트 장소는 메뉴에서 다시 손쉽게 찾아서 다시 시작 할 수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도심 안에서의 오픈월드라는 형식이 단점으로 작용한 예죠.
또 한가지 인터페이스 에서의 아쉬움은 미니맵의 위치입니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기본적으로 미니맵의 의존도가 엄청 높습니다. 길을 본인이 찾아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말이죠.
그런데 어째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게임제작자들은 보통 미니맵을 오른쪽 하단부에 두더군요.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들 역시 오른쪽 하단부에 미니맵이 위치 해 있습니다.
사람들에 따라서 게임의 정면 화면을 볼때 오른쪽 상단을 잘보는사람, 정면과 위쪽을 잘보는 사람, 왼쪽 상단부를 잘보는 사람 등등 이렇게 해서 8방향으로 사람에 따라 본능적으로 잘 보는 화면이 제각기 다릅니다.
저는 스타를 오래해서 그런지 본능적으로 정면과 왼쪽 하단부를 주로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에게는 정면과 오른쪽 하단부를 보는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파라다이스 시티가 다른 게임들처럼 지도를 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게 아니라면 미니맵이 오른쪽 하단부에 있는게 별로 어려운건 아니겠죠.
하지만 파라다이스 시티는(저는 PS3으로 합니다 XBOX와 PC 버전에서는 맵창 열리는 속도를 잘 알지 못해요) 맵을 여는데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한 2초정도 걸리는거 같아요. 게다가 BGM마저 끊기기 때문에 게임의 흐름이 완전히 끊어져 버려요.
그래서 맵창은 처음에 시작할때만 보고 나머지 길의 경로는 미니맵에 의존하게 되죠.
그런데 이 미니맵은 위에서 말했다시피 오른쪽 하단을 잘 볼수 있는 사람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저같이 본능적으로 왼쪽 하단을 의식하게 되는 사람에게는 정말 불편한 위치에 미니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미니맵의 위치를 옮길수 있었다면 이러한 어려움이 없었겠죠. 왼쪽 하단, 오른쪽 하단, 왼쪽 상단, 오른쪽 상단으로 말이죠. 이렇게 되면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훨씬 더 덜 힘들 겁니다. 미니맵이 옮겨지면 자연히 부스터바의 위치도 옮겨지게 되겠죠.
번아웃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게임들도 이렇게 미니맵을 옮길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백미러 발동도 굉장히 번거로웠습니다. 파라다이스 시티 에서는 백미러를 세모 버튼(ps3기준)을 눌러서 뒤를 완전히 돌아봐서 확인하죠.
번아웃은 기본적으로 내가 언제 사고를 당해서 내 차가 박살날지 모르는 상황에 항상 놓여 있습니다.
한번 차가 부서지면 질주하던 흐름이 끊기게 되고 이 흐름이 끊기게 되면 결과적으로 패드를 놓고싶은 멘붕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뒤를 보다가 차가 계속 박살날땐? 예압. 전 패드를 잠시 놔버립니다. 그리고 검지와 엄지로 미간을 쥐어잡고 소리치죠. "아놔"
사람들이 운전을 할때 보통 주차할때를 제외하고 뒤 차와 거리가 얼마나 차이가 나나 확인할때 보통 백미러를 보거나 룸미러를 확인하지 않나요?
그럼 게임에서도 그렇게 만들어 줬어야 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왼쪽 하단부나 오른쪽 하단부에 작게 백미러가 발동이 되는거죠.
아니면 정면 위의 룸미러를 발동 시키든가요. 솔직히 버튼은 정말 남고 남아돕니다. 방향키 버튼만 해도 정말 남아도는 버튼이죠.
그런데 방향키는 거의 쓸데없는 역할만 하고 숏메뉴 이런걸로 남아 있습니다. 숏메뉴라뇨. -_- 자기들도 스타트 버튼을 눌르면 로딩이 긴걸 알고 있었나 보군요.
어쨌든 남는 버튼으로 이렇게 룸미러와 백미러를 만들었으면 어땠나 싶습니다.
순간 순간이 중요한 번아웃에서 앞을 안보고 뒤를 완전히 봐야 되는건 진짜 목숨을 내 놓고 있는거나 다름이 없어요.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만 이건 아주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이상하게도 제가 가지고 있는 패드는 파라다이스 시티에 호환이 안되더라구요.
뭐 여러분은 어떠실지 잘 모르겠네요.
저에게는 ps3 패드가 3개 있습니다. 우선 첫번쨰는 ps3 본체와 함께 오는 듀얼쇼크 무선패드가 있죠.
그리고 나머지 2개는 유니맥스에서 만든 샤크쿨링 조이패드가 있습니다. 이 둘은 유선이죠.
처음에는 ps3 듀얼쇼크로 게임을 했는데 제가 게임에 너무 집중하고 있을때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R2 버튼을 세게 누르는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듀얼쇼크 패드가 혹시 닳아서 R2 버튼을 못쓰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뭐... 괜한 생각이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가지고 있던 비교적 저렴한 유니맥스 조이패드를 꺼내서 연결 해 사용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작동이 안되더라구요.
처음에는 ps3 뒤쪽에 달린 쿨러 때문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쿨러를 분리하고 하부에 있는 노트북쿨러 까지 분해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했습니다. 될까요? 결과는 안되더군요. 무엇 때문에 이게 안되는지 저는 도통 감을 못잡겠습니다. 다른 게임들에서는 잘만 되는데 말이죠. 참... 아쉽네요.
인터페이스의 문제점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아직 한가지 얘기할게 더 남았는데요.
바로 미션 재시작 입니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미션을 실패하거나 혹은 미션을 포기 해야 할것 같은 상황이 다가오면 포즈를 건 후, 미션 재시작 메뉴를 선택하면 다시 미션이 시작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다시 미션을 플레이 할 수 있죠.
거의 모든 미션 중심의 게임이 이 항목이 존재하죠.
그런데 이번 번아웃 파라다이스 시티 제작자들은 누구나 미션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미션 재시작 항목을 아예 안넣어 놨었습니다.
정말 불편해요. 지금은 미션 재시작 항목이 DLC(번아웃 파티)를 통해 만들어져 있습니다.
번아웃 파라다이스 시티 얼티밋 박스 에서도 미션 재시작 항목이 이미 설치가 되어있죠.
하지만 이 미션 재시작 항목이 처음부터 존재했던건 아니었습니다.
미션 재시작 항목이 없었을땐? 정말 불편했습니다. 왜냐고요? 미션에 실패하게 되면 다시 미션을 받기위해 미션이 주어지는 장소로 차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시간낭비가 보통 나는게 아닙니다.
정말 이번 번아웃에서는 차량 충돌이 2번정도만 일어나도 시간 제한이 걸려있는 미션은 거의 포기하다 시피 손을 놔야 했습니다.
게다가 맵이 전체적으로 도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도심속의 갖가지 건물을 피하면서 차량 충돌을 피하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에요.
이런 인터페이스의 사소한 부분들이 게임에 집중 할 수 있는 요소를 저하시킵니다. 정말 이런 기본적인 것들은 절대 간과하면 안되요. 후에 DLC를 통해 수정을 했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메인 DLC라고 할 수 있는 바이크 모드도 짚고 가야 겠네요.
바이크 모드는 그렇게 까지 특별한건 아닙니다.
바이크 모드를 했을땐 오히려 번아웃을 한다기 보단 도심 질주 바이크 레이싱 게임 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죠.
이게 왜 번아웃 DLC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상대 경쟁 바이커를 박살내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도 번아웃 특유의 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듯한 속도감은 바이크 모드에서도 여전히 잘 표현 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좀 아쉽습니다. 좀 더 번아웃 느낌으로 잘 살릴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예를 들면 상대 바이커들관의 레이싱 중에 버튼을 눌러 상대 바이커를 발로 걷어 차서 떨어뜨려서 테이크다운을 시킨다든지
스틱을 뒤로 당기면 들어올리는 바이크 앞발로 상대 바이커를 짓눌러 테이크 다운 시키는 형식으로 말이죠.
좀 안타깝습니다. 말하고 나니 좀 폭력적이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어차피 테이크 다운 됐을때는 상대 바이커는 안보여줘도 되죠.
바이크만 박살나면서 나뒹구르는 모습만 보여줘도 액션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번아웃이 폭력적이 아닐수가 없잖아요. 번아웃인데 -_-
바이크 모드 DLC는 둘째치고 정말 인터페이스만 완벽했다면 최고의 게임이 됐을거 같은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인터페이스의 부조화로 장점이 너무 크게 단점으로 바뀌어 버렸죠.
번아웃 시리즈는 언제해도 재밌어요. 언제해도 신나고 언제해도 스트레스를 확실하게 풀어주죠.
게임을 하는데에 대한 복잡한 지식도 필요없죠. 패드를 잡고, 차량을 선택한 후에, 다른 차량들을 박살내면서 도심을 질주하면 되죠.
예압.
다음 번아웃 시리즈가 언제 나올지 또 기대가 되는 한편, 다음에는 확실하게 인터페이스적인 면을 좀 더 다양화, 세분화 시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