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하지메 군, 엄청 불안해보이는데... 괜찮으심까?"
"어차피 말해도 못 믿을 거야."
"에잉, 혼자만 알고 있기입니까? 좀 알려주십쇼~!"
이어진 내 대답에 이부키는 치사하다 투덜거리며 가까히 붙어왔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흘러나올 뻔 했다. 순간, 그녀에게 강아지가 겹쳐보였기 때문이다.
"넌 죽을 수도 있어. 나도 마찬가지고... 아니, 듀얼 아카데미아의 사람들 대부분이 죽어버릴 수도 있지."
"에엑, 뭡니까 그게!? 하지메쨩은 모두가 죽길 바라는 검까!?"
"그건 틀렸어!! 그것보다 하지메쨩... 오랜만에 들어보는 걸."
그로부터 일주일 뒤, 합격통보가 전해져왔다. 나와 이부키 전부가 합격을 했고, 그로부터 몇일 뒤에는 듀얼 아카데미아가 있는 섬으로 향하는 헬기를 타기 위해 미리 통보 받은 헬기장으로 향하였다.
"네 놈이 야가미 하지메인가? 그리고 너는 '그럼 너는...'이라고 말한다!!"
"그럼 네 놈은... 헛!?"
"다나카 간다무다. 후후, 공포에 떠는 게 좋을 거다. 나와 암흑사천왕의 힘에 말이지!!"
그리 외치는 간다무란 동급생의 어깨에 올라타고 있는 반투명한 무언가가 보였다. 데스 햄스터 셋에 재빠른 햄스터 하나... 정령인가? 때때로 그쪽으로 시선을 주는 걸 보니, 아무래도 보이는 모양이다.
"멋진 햄스터들이네..."
이윽고 헬기가 도착하였고, 우리들은 헬기를 타고 듀얼 아카데미아를 향하여 날아갔다.
"우와아아앗! 납니다!! 날고 있슴다! 하지메쨩!!"
"슷고-이!!"
이부키는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이 그리 외쳤고, 나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의 말에 호응해주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듀얼 아카데미아에 도착한 우리들은 곧장 강당으로 향하여 안내를 받은 뒤에 기숙사를 배정받았다. 이부키는 여자라서 무조건 오벨리스크 블루였고, 나와 다나카는 오시리스 레드로 배정받았다.
"... 여기서 헤어지는 검까? 하지메쨩."
"이대로 쭉 헤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또 만나자고."
"네에에엡~~~!!"
그후 우리들은 헤어졌고, 나와 다나카는 그대로 오시리스 레드 기숙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낡았다... 이건 너무 낡았잖아!? 그래도 아예 못 살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기숙사에 비하면 너무 초라하다고!!
"흥, 이런 것으로 이 몸의 정신을 깎으려 하다니... 어리석군."
게다가 다나카와 같은 방이다. 뭐, 이런 것에는 익숙해서 불편하다는 감정은 들지는 않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기대 반 걱정 반이 조금씩 올라온다.
'잠깐... 왜 우리들이 후배인 거지?'
원래 우리들이 선배고, 에노시마가 후배여야 하는 거 아닌가? 허나 딱히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기에, 그것에 대한 의문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 여자애?"
"이, 이래보여도 남자라고!! 아, 후지사키 치히로라고 해! 사정이 생겨서 이제야 입학했어!"
아무리봐도 미소녀인 후지사키란 소녀언이 짐정리를 하는 우리들이 있던 방으로 들어왔고, 그를 본 다나카는 잠시 당황 섞인 침묵을 하다가 여자애냐고 물었다. 그리고 역시 남자였다. 저렇게 귀여운 아이가 여자일 리 없잖아!
"다나카 간다무다. 이름이든 성이든, 편하게 불러라."
"야가미 하지메! 편하게 하지메라 불러줘!"
"그럼 잘 부탁해!! 다나카 씨, 하지메 씨!!"
그렇게 통성명을 한 뒤에는 다같이 바깥으로 나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고, 그러다가 오벨리스크 블루의 듀얼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가... 듀얼링?"
"훗, 이 몸의 힘을 다른 녀석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장소로군."
후지사키는 그나마 정석적인 반응이었지만, 다나카는 중2력이 가득 담긴 발언을 여유롭게 내뱉었다. 뭐, 사실 여기서 저 정도면 평범한 거지만...
"하아~? 오시리스 레드의 떨거지가 여긴 뭔 일이냐?"
아무리봐도 엑스트라로 한 번 나오고, 그 후에는 안 나올 것 같은 오벨리스크 블루의 남학생 한 명이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며 그리 말하였다.
"흥, 그 오시리스 레드한테 당해볼 테냐?"
그런 그를 노려본 다나카가 그리 말하며 듀얼디스크를 전개하며, 그의 도발에 걸려든 엑스트라도 자신의 듀얼디스크를 전개시켰다.
""듀얼!!""
[다나카 간다무/패5장/LP4000]
[엑스트라/패5장/LP4000]
그렇게 그들의 듀얼이 시작되었고, 선공은 다나카가 가져가게 되었다.
"그럼 나의 선공! 몬스터를 뒷면 수비표시로 세트하고, 카드를 2장 세트한 뒤에 턴 엔드!"
몬스터 존에 몬스터 하나가 뒷면 수비표시 상태로 나타나고, 마함존에 카드가 두 장 세트되자 다나카의 차례가 끝났다.
(다나카의 패/5->2)
"그럼 나의 턴! 드로!! (엑스트라의 패/5->6) 필드마법 [거대요새 제로스] 발동! 발동시의 효과 처리로 덱의 [보스 러시] 하나를 패에 추가!!"
우리들이 서있는 바닥이 금속재질로 바뀌었고, 이곳저곳에 에너지 전격을 날리는 구체가 떠올랐다.
"지속마법 [보스 러시]를 발동한 뒤에 [제로스]의 효과 발동! 패의 [거대전함 빅 코어]를 특수 소환하고, 그 몬스터에 카운터를 하나 놓는다!!"
[거대전함 빅 코어/레벨5/ATK2300](카운터:0->1)
타원형의 갈색빛 몸체와 중앙에 박힌 코어를 지닌 거대전함 빅 코어가 공중에 떠올라, 그 거체를 과시했다.
(엑스트라의 패/6->4)
"배틀이다! [빅 코어]로 뒷면 몬스터를 공격!!"
"무다무다! 함정카드 [화목의 사자] 발동!! 이번 턴, 난 전투 데미지를 받지 않고, 자신의 몬스터도 전투로는 파괴되지 않아!!"
빅 코어가 에너지빔을 발사했지만, 얇은 방어막이 다나카의 필드를 감싸안아, 그것을 막아내었다. 그와 동시에 뒷면 상태였던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데스 햄스터/레벨3/DEF600]
갈색빛의 털로 전신을 감싸안은 커다란 햄스터 한 마리였다.
"[데스 햄스터]의 리버스 효과 발동! 이 카드가 리버스 되었으므로, 덱의 [데스 햄스터] 하나를 뒷면 수비표시로 특수 소환하마!!"
또다른 데스 햄스터가 데스 햄스터 곁으로 나타난 뒤에 뒷면 수비표시가 되어 모습을 감춘다.
"[빅 코어]는 자신이 공격한 데미지 스탭 종료시에 카운터를 하나 제거해야 되지... 카드를 1장 세트하고, 턴 엔드!!"
"그 순간, 세트해둔 속공마법 발동! [코즈믹 싸이크론]!! 나의 생명력을 지불하여, 그 세트 카드를 이차원으로 날려보낸다!!"
[다나카 간다무/LP4000->3000]
다나카의 LP가 1000 지불됨과 동시에 회오리 바람이 불어닥치며, 엑스트라가 마함존에 세트한 매직 실린더를 갈기갈기 박살내어 이차원으로 날려버렸다.
"그럼 나의 턴! 드로오오오옷!! (다나카의 패/2->3) [데스 햄스터]를 반전 소환!! 리버스 효과를 발동하여, 덱에 남은 [데스 햄스터] 하나를 뒷면 수비표시로 특수 소환!!"
[데스 햄스터/레벨3/ATK900]
또다른 데스 햄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어, 날카로운 울음을 내질렀고, 그 곁으로 나머지 데스 햄스터가 나타났다가 뒷면 수비표시로 변경되었다.
"튜너 몬스터, [체인도그]를 일반 소환!!"
[체인도그/레벨4/ATK1600]
사슬갑옷을 입은 얼룩무늬 강아지가 필드로 튀어나와 꼬리를 흔들며 다나카에게 애교를 부렸고, 그는 그런 체인도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간다! 레벨3 [데스 햄스터] 2체에 레벨4 [체인도그]를 튜닝!! 싱크로 소환!!"
체인도그가 네 개의 고리로 변하여 공중으로 떠올라 일렬로 늘어섰고, 데스 햄스터 둘이 그 안으로 들어가 빛기둥이 되었다. 곧이은 섬광이 거두어지자 울려퍼지는 크고 아름다운 포효.
"나타나라! [신수의 수호수-아왕]!!"
"■■■■■■■■■■!!"
[신수의 수호수-아왕/레벨10/ATK3100]
양어깨에 휘어진 뿔이 한쌍 달려있으며, 전신에 하얀 갑주를 두르고, 목에는 붉은 꽃잎으로 이루어진 갈기가 솟아오른 아왕이 엑스트라를 향해 성난 포효를 내질렀다.
[다나카의 패/3->2]
"마법카드 [세뇌-브레인 컨트롤]을 발동! LP를 800 지불하여, 네 놈의 필드에 존재하는 일반 소환이 가능한 몬스터... 그러니까 [거대전함 빅 코어]의 컨트롤을 엔드 페이즈까지 얻겠어!!"
[다나카 간다무/LP3000->2200]
다나카의 LP가 줄어들더니, 빅 코어가 아왕의 뒤로 이동되었다. 텅텅 비어버린 엑스트라의 필드... 그는 자신을 노리는 몬스터들을 보며 뒷걸음질을 쳤다.
"배틀! [거대전함 빅 코어]와 [아왕]으로 다이렉트 어택!! 어둠의 힘에 휩싸여 사라져라아아아아아아!!"
"■■■■■■■■■■!!"
먼저 빅 코어가 에너지포를 날렸고, 그 뒤를 이어 아왕이 쓰러진 엑스트라에게 달려들어 그 크고 날카로운 발톱을 한 번씩 휘둘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엑스트라/LP4000->0]
다나카 간다무! 엑스트라에게 다이렉트 어택을 날려
승★리!!
"큿...!! 두고 보자...!!"
"흥, 송사리가 모여봤자 송사리일 뿐이지."
엑스트라는 찌찔이 악역 특유의 말을 남기고 도망가버렸고, 그런 엑스트라의 모습에 다나카는 그리 중얼거렸다.
"머, 멋져! 정말 멋져!! 다나카 씨!!"
"이 길은 그리 멋진 것만은 아니야. 그러니 함부로 발을 들이지는 말아라."
"나도! 나하고도 듀얼해줘!!"
후지사키는 함박미소를 지으며, 다나카가 멋지다 외쳤고, 다나카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여기에 함부로 발을 들이지 말라 해주었다.
그 순간, 우리들 곁으로 달려온 한 명의 소녀.
"... 네 녀석은 누구냐?"
"난 영원한 고등학생 에노시마 준코!! 잘 부탁해요~~~★!"
"너희들, 슬슬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곧 있으면 기숙사 환영식이니까."
바로 에노시마 준코. 그녀는 다나카의 물음에 곧장 대답을 해주었고, 그런 우리들의 곁으로 보라빛 장발과 손에 낀 하얀 장갑이 눈에 띄는 소녀가 다가와 준코를 잠시 노려보다가 돌아가라 해주었다. 기숙사 환영식... 가봐야지.
"잘 부탁한다냐~. 오시리스 레드의 기숙사 사감이자, 연금술 수업을 맡은 다이토쿠지라 한다냐~."
"냐아아아옹..."
"이 아이는 파라오라 한다냐~."
실눈에다가 하얀 셔츠, 검은 바지를 입은 고양이스러운 선생님은 자신의 소개를 해주었고, 고양이 파라오가 책상으로 올라가 자리에 앉아있던 다나카 곁으로 다가갔다.
"...."
말없이 파라오의 목덜미를 긁어준 다나카.
그후에는 식사가 시작되었고, 메뉴는 미소국과 꽁치구이, 밥이라는 빈약하면서도 간단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