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릉, 하며 검은 번개가 일어치는 듯한 공간에서 10m 정도 떨어진 채, 쥬다이는 발을 멈췄다.
땅과 하늘의 구분 없이 모든 것이 일그러진 무질서의 공간.
아무리 초융합의 힘으로 무너지려는 세계들을 억지로 묶어낸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 발자국조차 내딛기 두려울 정도로 음험한 장소였다.
쥬다이의 옆에 서며 킨조가 나지막히 물었다.
"그러고보니 왜 네 지인들을 시켜서 네 위치를 감춘 거야?"
"너희라면 금방 내가 있는 위치를 찾아낼 것 같으니까 그랬지. 보다시피 위험하고."
"하여튼 그 슈퍼맨 병은 고쳐야 한다니까."
두 사람의 능청스러운 대화에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메카루가 미간을 찌뿌렸다.
그저 눈으로 보기에도 위험천만한 상황인데 농담 ㅁㅁ기나 할 때인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에서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왔다.
"시시껄렁한 농담 ㅁㅁ기는 나중에 하고, 그래서. 저기로 들어가면 돼?"
"아, 그게 ..."
쥬다이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우츠로의 얼굴이 굳어졌다.
"위험해!"
그의 말이 들리는 것과 동시에 무질서하게 일그러진 공간이 엄청난 속도로 커지며 쥬다이와 일행들을 모두 집어삼키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오직 캔디나의 비명 소리 뿐이었다.
마치 태풍의 안에 있는 것처럼 혼란스러운 와중에 쥬다이는 정령의 힘을 일깨우며 오드 아이의 눈동자를 빛내고 손을 뻗었다.
"캔디나!"
- 으, 으, 으와아아아아아!
"다른 애들은?"
캔디나의 손을 붙잡고 쥬다이가 시선을 돌리며 다른 이들을 찾아보았지만 이미 그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제기랄, 그가 입술을 깨물고 중얼거릴 때, 유벨이 모습을 드러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 조심해, 이제 나온다.
"뭐?"
- 이 사태를 일으킨 녀석 말이야.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무질서가 사라지고 익숙한 느낌의 장소가 나타났다열 두개의 .세계가 무너져 내려 나타난 명계와 현세의 틈, 그 곳과 아주 닮았지만 신성한 느낌이 들던 그 곳과는 달리 불길한 기운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유벨의 뜨거운 시선을 무시한 채, 캔디나가 쥬다이의 등에 달라붙을 때쯤, 우츠로와 메카루, 킨조가 몇 번이나 보았던 앙그라마이뉴가 그 질척질척한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그것은 그들이 보았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컸으며 그 거대한 몸체 안에서 수 백개의 붉은 눈을 이리 저리 돌리다 한꺼번에 쥬다이를 바라보았다.
- 드디어 이 곳에 왔구나. 올바른 어둠의 파동을 받은 자, 정령의 힘을 다루는 결투자, 그리고 궁극의 연금술사여.
"별에 별 수식어가 다 있구나, 이거 영광인데?"
- 후후후, 그렇게 즐거워 할 필요 없다. 이제 그 존재가 소멸할 시간이니까.
히이이이익!
무거운 으름장이 불길한 공간에 울려 퍼지자 저도 모르게 캔디나가 비명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주변으로 그 흘러내리는 진흙 덩어리 형체의 악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 적어도 수는 수십, 쥬다이가 수를 세는 사이에도 끈임 없이 불어나고 있었다.
그 존재 하나, 하나에게서 느껴지는 힘은 레벨 10 이상의 강력한 정령 정도의 수준.
식은 땀을 흘리며 쥬다이가 말했다.
"제 아무리 이 세상의 모든 악이라고 할 지라도, 이렇게나 힘을 사용하면 오래 가지 못 할텐데?"
- 상관 없다. 어차피 비술의 패로 네 동료들의 힘을 빼앗을 테니까.
"헤에, 그럼 나는 리얼 파이트인가."
- 너를 상대로 비술의 패를 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 말이야.
"그래?"
그리고 쥬다이가 오른 팔을 옆으로 펼치자 수 많은 히어로들의 정령이 나타나 그의 주위를 지키기 시작했다.
가장 앞에서 빛을 번뜩이는 네오스와 함께 쥬다이가 말했다.
"후회하지 말라고? 악!"
-후회하지 마라, 악이여!
***
탁, 하고 지면을 밟으며 우츠로는 혼란스러운 어둠의 공간 안에서 정면을 바라보았다.
카드와도 같은 거대한 비석들이 검게 물들어 다섯 개, 그들의 앞에 서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물을 필요도 없는 일.
우츠로는 자신의 좌측을 바라보았다.
킨조가 듀얼 디스크를 전개하며 당당한 모습으로 서 그것을 노려보고 있었다.
우츠로는 자신의 우측을 바라보았다.
메카루가 듀얼 디스크를 전개한 채, 고고한 모습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츠로는 조용히 자신의 덱을 바라보다가 그것을 듀얼 디스크에 끼워넣으며 결투의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운 어둠 전체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결투의 준비를 마쳤나? 그렇다면 모두 나의 힘의 제물로 삼아주마!
"웃기지 마시지. 쓰러지는 것은 너다!"
"아까 쳐발려놓고 자신만만이시네? 교육 좀 해줘야겠는 걸!"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생각을 정리한 우츠로는 말한다.
"결과는, 아까와 같을 거다.'
천운의 주인공과 함께 악과 두 결투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진다.
결투의 막이 울려퍼진다.
듀얼!
"먼저 내가 가게 해줘. 애들아."
킨조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하자 두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말이 무색하게 변칙 태그 듀얼인만큼 선공은 그에게로 넘어갔다.
거대한 비석들이 움직이며 형세를 갖춘다.
이어서 하나의 비석이 돌아가 그 모습을 보였다.
- 마법 카드, [카드 파괴]를 발동. 서로의 플레이어는 패를 버리고 그 수만큼 드로우한다.
현재 턴 플레이어는 앙그라마이뉴와 킨조, 단 둘.
따라서 패를 교환하는 것은 둘 뿐.
킨조는 다섯 장의 패를 바라보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다섯 장의 패를 전부 묘지로 보낸다."
- 나는 네 장의 패를 묘지로 보내지.
"그리고 이 순간!"
- 묘지에 보내진 카드들의 효과를 발동!
앙그라마이뉴는 두 장을, 킨조는 세 장의 패를 서로에게 보이며 결투를 이어간다.
- 두 장의 [암흑계의 사냥꾼 브라우]의 효과로 두 장을 추가로 드로우한다.
"묘지에 보내진 [Em 트릭 크라운]의 효과로 이 카드를 특수 소환하고, 1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받는다! 그리고 묘지의 [H·C 사우전드 블레이드]의 효과로 특수 소환!"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비웃음을 흘리며 킨조의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 공격력과 수비력은 0,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침묵의 전사가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킨조&메카루&우츠로 [LP : 8000 -> 7000]
그리고 세 사람의 몸이 어둠에 물들어져 갔지만 모두 신경 쓰지 않은 채, 상대방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직 결투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이어서 묘지에 보내진 [절대왕 백 잭]의 효과로 덱 맨위의 카드 세 장의 순서를 조정하겠어."
- 그렇다면 나는 지속 마법 [마력 흡수]를 발동하고 [소울 차지]를 발동. 내 생명을 지불해 묘지의 두 몬스터를 되살린다. 나타나라! [암흑의 소환신], 그리고 [유벨]!
"유벨이라고!?"
"암흑의, 소환신!?"
그의 목소리에 킨조와 메카루 둘 다 반응하고 말았다.
유벨은 쥬다이의 영혼의 카드 중 하나, 그리고 암흑의 소환신은 삼환마를 불러내기 위한 심복 중 하나였다.
이 순간에 저 카드들이 등장하다니, 킨조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듀얼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든 감각이 일깨워주고 있었다.
- 그리고 암흑의 소환신의 효과로, 이 카드를 제물로 바쳐 덱에서 [환마황제 라비엘]을 특수 소환한다!
"역시나, 삼환마의 일각!"
- 암흑의 소환신의 또 하나의 효과! 이 카드를 제외하고 덱에서 두 장째 라비엘을 패에 추가하여, [어둠의 유혹]! 라비엘을 제외 해 두 장을 드로우!
"어둠 속성 주축의 덱인가..."
- 이어서 [다크 암드 드래곤]을 특수 소환.
신성한 파괴신을 닮은, 환마들의 황제이자 악의 파괴신이 그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함께 검게 물든 전쟁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속성 몬스터가 단 3장만 묘지에 있을 때, 특수 소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묘지에 있는 몬스터는 암흑계의 브라우 두 장과 암흑의 소환신 뿐.
절묘하게 그 조건을 채웠다.
"파괴 효과를 가진 몬스터인가..!"
- 다크 암드 드래곤의 효과를 발동한다.
"뭐라고!?'
다크 암드 드래곤의 효과는 묘지의 어둠 속성 몬스터를 제외하는 것으로 필드의 카드 하나를 파괴하는 효과.
그러나 그의 필드에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카드들 뿐.
일반적으로라면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였지만 유벨의 카드에 대해 알고 있는 세 사람은 그 목적을 눈치챘다.
묘지에서 꺼내진 카드는 암흑계의 사냥꾼 둘, 그리고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매우 슬픈 용, [유벨-다스 엑스트레머 트라우리히 드라헨].
- 계속해서 [칠성의 보도]를 발동해 다크 암드 드래곤을 제외하고, [창조의 대행자 비너스]를 일반 소환한다!
"빛 속성 몬스터라고?!"
- 빛도, 어둠도 모두 나의 일부! 비너스의 효과로 나의 생명 조금을 제물로 삼아 덱에서 [신성한 구체]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한다! 더불어 [말뼈의 대가]로 묘지에 보내 두 장을 드로우!
연속해서 드로우 조건을 맞추어 드로우하고, 거기에 더블어 마력 흡수의 효과로 라이프마저 회복한다.
선공 첫 턴에 발휘되어 견제할 수 조차 없는 콤보에 킨조는 이를 갈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악의 생명이 사그라들며 새하얀 두 구체가 나타난다.
- 나는 비너스와 구체 둘을 제물로 삼아! [아르카나 포스 EX-빛의 통지자]를 특수 소환한다!
"아르카나 포, 스?"
- 이 카드가 소환했을 때, 정위치/역위치를 정해 그 효과를 발휘하지. 당연히 정위치다!
그 말대로 아르카나 포스의 카드가 돌아가다가 정위치에 멈춰선다.
그 효과는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때, 묘지에서 카드를 샐비지하는 것.
그렇게 강력한 효과는 아닌 것 같지만, 듀얼이 진행되다 보면 터무니 없이 어드밴티지를 벌어주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었다.
- 그리고 필드 마법 [실락원]을 발동. 이 카드는 삼환마에게 대상 내성과 파괴 내성을 부여해주고 매 턴, 두 장을 드로우하게 해주지
"필드 마법 버전, 욕망의 항아리인가...!"
- 자, 그러면 [어리석은 부장]으로 함정 카드 하나를 묘지로 보내고, 더불어 카드 넷을 뒤집어놓아 차례를 마치마.
제 아무리 삼환마가 있을 조건이라지만 금지 카드인 욕망의 항아리 이상의 효과다.
앙그라마이뉴의 필드에 있는 카드 하나, 하나가 어떤 덱이든 에이스 카드로 들어갈만큼 강력하기 그지 없는데 필드까지 탄탄하기 그지 없다.
앙그라마이뉴의 남은 라이프는 6500,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조는 호쾌하게 카드를 뽑았다.
악이 앞에 있는데, 물러서는 경찰은 없으니까.
"나의 턴이다! 드로우! 먼저 나는 스케일 5의 [혜안의 마술사]와 스케일 3의 [상극의 마술사]로 펜듈럼 스케일을 세팅!"
- 레벨 4의 펜듈럼 소환을 할 셈인가, 부질 없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다르다고! 혜안의 마술사의 펜듈럼 효과! 이 카드를 파괴하는 것으로 덱에서 스케일 8의 [상생의 마술사]를 펜듈럼 스존에 세팅한다!"
킨조와 메카루, 우츠로의 양 옆으로 두 마술사가 빛의 기둥을 타고 올라선다.
빛이 가리키는 스케일은 8에서 3, 레벨 4에서 7의 몬스터까지 단숨에 소환 가능한 수치다.
킨조는 빛으로 가득 찬 하늘 위로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펜듈럼 소환! 나와라, 혜안의 마술사, [라이트로드 몽크 에이린], 그리고 [아스텔 드론]! [Em 햇 트릭커]"
- 하지만 펜듈럼 카드의 발동으로 나의 생명은 1000 이나 회복했지. 고작 그 정도 송사리들로 어떻게 맞설 셈이냐?
"이렇게다! 나와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서킷!"
이번에는 킨조의 앞으로 링크 마커가 새겨진 서킷이 나타난다.
그리고 장난끼 가득한 광대와 지혜로운 마술사, 그리고 침묵의 전사가 서킷 안으로 파고 든다.
"링크 소환! 나와라, 링크 3! [디코드 토커]!"
"저게, 경찰들에게 일괄 지급되었다는 링크 몬스터구나."
메카루의 중얼거림에 킨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묘지로 손을 뻗었다.
이제 다시 트릭 크라운과 사우전드 블레이드의 콤비 시간.
그러나, 연속해서 부활해서 엑스트라 소환의 콤보로 이르려는 순간, 앙그라마이뉴의 앞에 거울이 나타나 모든 빛을 집어삼켰다.
-지속 함정. [섬광을 흡수하는 거울]. 이 카드의 효과로 필드/묘지에서 발동하는 빛 속성 몬스터의 효과는 무효가 되지.
"큭, 그렇다면 [라이트로드 메이든 미네르바]를 일반 소환!"
- 그 순간, 라비엘의 효과로 필드 위에 환마 토큰을 특수 소환한다.
가녀린 빛의 소녀와 함께 사악한 악의 수하 역시 모습을 드러낸다.
킨조는 미간을 찌뿌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디코드 토커의 소환으로 메인 몬스터 존에 엑스트라 몬스터 존이 두 개 열렸다.
그러니까 분놀늘 토해내기 위해서라도,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나는 레벨 4, 혜안의 마술사에 레벨 3, 라이트로드 메이든 미네르바를 튜닝!"
성스러운 아가씨는 조율의 고리가 되고, 지혜로운 마술사는 네 개의 별이 되어 그 안을 파고 든다.
섬광이 번뜩이는 순간, 킨조의 외침이 울려퍼지며 새하얀 용을 탄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스러운 힘으로 세상을 수호하는 용의 기사, 지금 강림하라! 싱크로 소환! 레벨 7, [라이트로드 아크 미카엘]!"
- 그래봤자 효과는 발휘할 수 없지.
"이어서 레벨 4, 아스텔 드론과 Em 햇 트릭커로 오버레이!"
이번에는 킨조의 아래로 우주의 빅뱅이 터져 나간다.
두 마법사는 육체를 버리고 영혼이 되어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가고, 빅뱅이 일어난다.
그 안에서 두 영혼과 함께 태어난, 반역의 용이 포효를 내지른다.
Graaaaaaaaaaaaaaaaaaaaaaaaa-- !!
"우둔한 힘에 저항하는 반역의 어금니! 지금 강림하라! 엑시즈 소환! 랭크 4, [다크 리벨리온 엑시즈 드래곤]!"
- 하하! 그래봤자 환마는 대상이 되지 않아!
"아스텔 드론의 효과로 한 장 드로우! 좋았어, 그렇다면 환마를 피해주지! 빛의 통치자를 대상으로 트리즌 디스 차지-!"
반역의 검은 용이 빛의 힘을 뺴앗는다.
그 아우라는 강렬하기 그지 없어 시야를 빼앗을 뻔 했지만 앙그라마이뉴는 상관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 묘지의 [스킬 프리즈너]의 효과로 그 효과를 무효화하마. 이걸로 너의 검은 용은 내 어떤 몬스터도 뛰어넘지 못 하지. 어쩔 테냐?
"물론, 이렇게 할 셈이다! 나는 상생의 마술사와 상극의 마술사의 펜듈럼 효과를 발동! 아크 미카엘과 다크 리벨리온으로 엑시즈 소환을 실행한다!"
- 호오.
킨조를 지키는 하얀 용과 검은 용이 육체를 버리고 다시 나타난 소우주로 사라진다.
두 영혼을 감싸며 붉게 물든 분노의 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분노의 용의 탄생에 맞춰, 킨조가 소리친다.
"신성한 빛을 머금은 용의 기사여, 명계에서 보내져온 검은 역린을 감싸안아, 친구에게 보내는 진혼곡을 들려주어라!"
불길이 터져나온다.
"엑시즈 소환! 랭크 7, 친구에게 바치는 진혼의 용! [패왕열룡 오드아이즈 레이징 드래곤]!"
더 이상 그 모습에는 검은 역린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견디지 못하는 분노처럼, 붉고, 붉고, 붉은 모습의 비늘로 자신을 뒤덮은 그 용은 새빨간 날개를 펼치며 포효했다.
앙그라마이뉴는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분노의 용이 온 몸을 까딱까딱 움직이며 전투의 태세를 갖추었다.
- 제법이군.
"간다! 패왕열룡의 효과! 1턴에 1번, 엑시즈 소재 하나를 제거하고, 상대 필드의 카드를 전부 파괴한다! 그리고 파괴한 카드 한장당, 이 카드의 공격력을 200 포인트 올린다! 분격의 디스트럭션 포스-!"
- 그게 너의 승리를 향한 반역인가.
라비엘은 파괴할 수 없지만 효과가 통하면 총 7장의 카드가 사라진다.
따라서 오드아이즈 레이징의 공격력은 4400이 되어 단숨에 역전할 수 있게 된다.
허나, 그 반역은 무정하게도.
- 그러나 반역따위는 악에 통하지 않는다. 카운터 함정, [대혁명 반전]. 이 카드의 효과로 패왕열룡의 효과를 무효화하고 제외한다!
"패왕열룡!?"
펜듈럼 몬스터의 장점은 몇 번이라도 다시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제외되어 버리면 그 장점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제 킨조에게 남은 건, 펜듈럼 존에 세팅된 두 마술사와 패 한 장뿐.
킨조는 남은 한 장의 패를 바라보았다.
마스터 피스 ... 그래,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다.
"나는 카드 한 장을 덮어두고 턴 엔드!"
그리고 악의 차례가 시작된다.
- 나의 차례, 드로우. 그리고 실락원의 효과로 다시 두 장을 드로우.
단숨에 벌려지는 어드밴티지 차이.
킨조의 필드에 있는 몬스터는 고작 공격력 2300의 디코드 토커 뿐이지만 앙그라마이뉴의 몬스터는 레벨 10 이상의 최상급 몬스터가 셋.
압도적으로 절망적인 상황,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조의 얼굴에 절망은 없었다.
그러니까, 그 얼굴에 절망을 그리기 위해.
- 마법 카드, [다크 퓨전]을 발동하지.
"다크 퓨, 전?"
이번에 의문을 말한 것은 킨조가 아니었다.
한번 그 마음 속 어둠이 불러일으킨 연금술의 카드를 사용한 적이 있는 우츠로였다.
우츠로는 본능적으로 탄생할 몬스터를 눈치챘다.
- 패의 [절망황 안티호프]와 [자석의 전사 마그넷 발키리온]을 융합.
"최상급 몬스터들을 융합한다고!?'
- 융합 소환, [이블 히어로 다크 가이아]!
악의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암석과도 같은 회색빛 갑주의 악마가 나타났다.
그 공격력은 무려 8500, 디코드 토커에게 공격이 직격 당하는 순간, 라이프는 순식간에 데드 라인으로 직격할 것이었다.
거기다 다크 퓨전으로 소환된 몬스터는 그 턴, 대상 지정 내성을 얻게 된다.
즉, 마스터 피스로 호프를 소환한다 하더라도 막아내지 못 한다는 것.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가 킨조와 메카루, 우츠로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 그럼 배틀이다. 다크 가이아로 디코드 토커를 공격!
지구, 그 자체의 힘을 끌어낸 악한 존재가 하늘 위로 손을 뻗는다.
그 손 안으로 검은 에너지의 구체가 모이고, 또 모여 검은 태양처럼 이글거린다.
"묘지의 절대왕 백 잭의 효과! 이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고, 덱 맨 위의 카드를 확인한다! 그 카드가 함정 카드라면 필드에 세트할 수 있고, 이 턴 발동이 가능하지! 맨 위의 카드는 [화목의 사자]!"
- 과연, 그런 카드인가?
"화목의 사자의 효과 발동! 이 턴, 내 몬스터는 전투로 파괴되지 않고, 데미지도 0이 된다!"
쿠르르르릉, 콰과과광 -!!
검은 불길이 쏟아지나 온화한 베리어가 막아내며 투쟁이 사라진다.
그 순간, 황의 열쇠가 빛난다
"이어서 함정 발동! [마스터 피스]! 묘지의 몬스터 둘을 특수 소환해! 엑시즈 소환을 실행한다!"
- 호오?
"나와라! 아스텔 드론! Em 트릭 크라운! 나는 두 체의 몬스터로 오버- 레이! 빛나는 희망! No.39, 모두를 지키는 날개가 되어라!"
또 다시 킨조의 앞에 빅뱅이 터진다.
새하얀 날개를 펼치며 희망이 탄생한다.
친구들에게 미래를 이어줄 희망이!
"[희망황 호프]- !"
- 흐하하, 공격을 막고, 몬스터를 살렸나. 하지만 그래봤자 잔재주. 차례를 마치마.
"아스텔 드론의 효과로 다시 한 장 드로우! 메카루, 뒤를 맡기겠어!"
"얼마든지."
저벅,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그녀가 덱 위에 손을 얹는다.
분명 위험천만한 필드지만 스케일 3 ~ 8의 스케일과 링크 몬스터, 그리고 친구가 남겨준 희망도 있다.
그러니까 망설임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
"나의 턴, 드로우!"
뽑힌 카드를 바라본다.
친구가 남겨준 묘지의 카드들도 확인한다.
나쁘지 않아, 중얼거리고 한 장의 마법 카드를 듀얼 디스크 위에 올려놓는다.
패와 필드, 묘지의 카드를 조합하면 나오는 승리의 방정식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나는 마법 카드, [정신 조작]을 발동! 다크 가이아의 카드를 넘겨받겠어!"
- 그 카드로 역전을 취할 셈인가 보군? 그 공격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유감이지만 교수는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하는 사람이거든! 나는 튜너 몬스터, [요코튜나]를 일반 소환!"
레벨 1, 거대하다기보단 앙증맞은 강아지가 쿵, 소리를 내며 필드에 나타났다.
고작해야 공격력은 800, 얼핏 보면 의미 없는 행동이지만, 그녀의 행동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요코튜나의 효과로 묘지의 [음향전사 베이시스]를 특수 소환하겠어!"
- 그 순간, 라비엘의 효과로 환마 토큰을 특수 소환한다.
"상관 없어! 네 카드 파괴로 보내진 카드지. 간다! 레벨 8 이블 히어로 다크 가이아에, 레벨 1 요코튜나와 음향전사 베이시스를 더블 튜닝!"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불꽃의 링이 두 개가 타오른다.
그 안으로 악의 영웅이 여덟 개의 별이 되어 뛰쳐 들어간다.
이것으로 황제가 탄생할 준비는 모두 갖춰졌다.
"절대적인 힘, 나약한 악을 모두 짓밟아라! 싱크로 소환! 레벨 10, [레드 데몬즈 드래곤 타이란트]!"
- 한번 악에 물들었던 카드들을 잘도 쓰는 구나.
"그딴 건 관계 없어! 타이란트의 효과를 발동한다! 1턴에 1번, 이 카드를 제외한 필드의 모든 카드를 파괴한다! 앱솔루트 파워 인페르노!"
붉은 폭군이 오른 팔을 치켜든다.
날개를 펼져 지상으로 추락하며 그 강력한 오른 팔로 지면을 꿰뚫는다.
그 충격에 갈라진 대지 사이로 불길들이 튀어나와 모든 것을 감싼다.
그야말로 폭군처럼,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
그것을 지켜보던 고고한 악이 또 하나의 거울을 꺼내들었다.
- 지속 함정, [어둠을 흡수하는 거울]. 따라서 타이란트의 효과는 무효가 된다.
"하지만 그 카드의 효과로 네 필드 위의 몬스터들도 효과를 잃어! 배틀 페이즈, 타이란트로 환마 토큰을 공격! 옥염의 크림즌 헬 타이드!"
대지를 꿰뚫었던 오른 팔이, 이번에는 깊은 슬픔의 용을 향해 날아든다.
앙그라마이뉴의 라이프는 마력 흡수의 효과로 현재 8000이지만 통한다면 단숨에 절반 가까이 깍아내릴 수 있지만, 또 하나의 카드가 열린다.
- 지속 함정. [강제 종료].
"여기서 그 카드?!"
- 어둠을 흡수하는 거울을 보내고 배틀 페이즈를 종료하지.
"칫, 그렇다면 나는 메인 페이즈 2로 들어가겠어. [지고의 나무 열매]를 발동하여 라이프 포인트를 2000 포인트 회복한다. 이어서 리버스 카드 세 장을 덮어두고 턴 엔드!"
이걸로 펜듈럼 존의 마술사들과 리버스 카드로 마법/함정 존이 가득 찼다.
이것으로 앙그라마이뉴의 공격을 견뎌낸다면 우츠로의 차례가 돌아온다.
천운을 가진 우츠로에게 턴이 넘어간다면...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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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으로 끝나는 거 맞습니다
5편의 A 파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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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자체는 두 턴 뒤에 끝나지만요. 그 이외의 후담도 적어야 하는지라! 그리고 그 미묘한 메시지를 알아내셨군요! | 17.09.20 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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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패왕열룡의 효과명은 없고, 공격명만 분격의 디스트럭션 버스트!였던 걸로... | 17.09.20 0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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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네. 수정 | 17.09.20 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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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원작에 나오니 않은 걸로 제 나름대로 어레인지한 겁니다. | 17.09.20 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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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제종료의 발동 시에 어둠을 흡수하는 마법 거울을 효과 코스트로 묘지로 보냈다면 타이란트의 효과로 발동을 무효할 수 있습니다. 강제종료의 발동 시에는 아무 처리를 하지 않고, 처리가 끝나고 강제종료의 효과를 써야할 것 같네요. | 17.09.20 11: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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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수정 | 17.09.20 11: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