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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43
Double drag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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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은 나다."
"좋을대로 하거라."
양과 폭시의 듀얼이 시작되었다. 양은 선공을 주장하며 카드를 다섯 장 뽑아들었고, 폭시는 그것을 간단히 수긍했다.
"튜너 몬스터 [EM 오드아이즈 싱크론]( LV 2 / ATK 200 ) 소환."
삐걱거리는 쇳소리를 내며 톱니바퀴들이 움직였다. 여러 개의 톱니가 복잡하게 엉켜있는 둥그런 로봇 한 대가 양의 앞에 나타나선, 나비 넥타이를 두 손으로 가볍게 조였다.
"그 몬스터는 네가 쓸법한 카드는 아니구나. 오히려 혜르에게 어울리지."
"내가 무슨 카드를 쓰던 그것은 내 자유다."
"그렇다면 내가 준 진룡들도 쓰고 있겠구나?"
"그딴 더러운 카드는 찢어버린지 오랜다."
"그것 참 서글프구나."
"헛소리는 거기까지, 나는 네년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태 칼날을 갈아왔다."
양은 패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 몬스터존에 소환하지 않고 듀얼디스크의 끝단에 강타했다.
"[보룡성-세피라후우시]로 펜듈럼 스케일 세팅."
양의 옆으로 새파란 장막이 펼쳐졌다. 그 속에는 새하얀 날개가 특징적인 용 한마리가 내려앉았다. 푸른 별빛이 응집된 그 공간에는 펜듈럼 스케일로서 새하얗게 1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뒤늦게 펜듈럼 스케일을 갖추느냐? 스케일이 6인 싱크론은 정작 몬스터존에 있거늘."
"흥. 내가 그런 실수를 할거라 생각했나?"
"흐음?"
"오드아이즈 싱크론의 효과 발동. 후우시를 특수 소환한다."
"펜듈럼 존에서 특수 소환한다. 오호라. 그런 것이었군."
"레벨3 후우시에게 레벨2 오드아이즈 싱크론을 튜닝."
나비 넥타이를 맨 로봇이 두 손가락을 태엽구멍에 넣고, 휘릭휘릭 돌리기 시작한다. 삐걱거리는 철덩이의 마찰 소리가 퍼지며, 푸른 별빛이 누그러졌다. 별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새하얀 날개를 가진 용 후우시가 그 자리에서 뛰쳐나왔다. 얌전하던 용은 당장이라도 사냥터에 뛰어들어 날카로운 송곳니를 자랑하려는 듯 으르렁거렸다. 태엽 로봇은 그 사나운 용을 재주좋게 다스리며, 잘 사육된 동물처럼 자기 말을 듣게 했다. 마술사와 맹수처럼, 후우시가 불타는 링을 뛰어넘도록 도약시켰다. 후우시는 날개를 활짝 펴고 링을 뛰어넘었다. 그의 몸이 화염에 휩싸이며 찬란하게 타올랐다.
"싱크로 소환. [원룡성-보우텐코우]( LV 5 / DEF 2800 )"
재주를 넘지 못 해 몸이 불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 후우시는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찬란한 금빛으로 반짝였다. 옥빛이 담긴 금색의 용이 허공에 발을 저으며, 천천히 우아하게 내려왔다.
"듀얼 시작과 동시에 보우텐코우 소환. 훌륭하구나."
"여유 부릴 세 없을 거다. 보우텐코우의 효과 발동. 덱에서……."
"거기서 잠깐 멈추거라."
폭시는 패 한 장을 뒤집어, 양에게 보여줬다.
"패에서 [하루 우라라]를 버리고 효과 발동. 보우텐코우의 효과를 무효화 하겠노라."
"칫."
"날카롭게 벼렸다는 칼날. 내 살결에는 무디구나."
"헛소리. 덱에서 [광룡성-리훈]을 묘지로 보내고 효과 발동. [원룡성-보우텐코우]( LV 5 → 1 )의 레벨을 변경한다."
"그래. 서치가 막혔다면 뒷준비라도 해둬야겠지."
"카드를 하나 세트. 턴 엔드다."
--- 양 ---
몬스터 : □[원룡성-보우텐코우]
마법 / 함정 :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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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턴이니라. 드로."
폭시가 카드를 한 장 뽑았다. 두 손가락으로 카드를 당긴다. 그 가벼운 행동에 살이 깍일듯한 날카로운 바람이 몰아쳤다.
'그때나 지금이나 소름끼치기 짝이 없는 바람이다.'
초월체, 그 중에서도 폭시 크리스타는 특히나 이질적이다. 다른 초월체들보다 월등히 강한 힘, 속을 알 수 없는 음험함, 위험하기 짝이 없는 존재다.
'그런 녀석이 두 발로 돌아다니게 내버려 둘 것 같더냐.'
양은 피가 날 정도로 세게 주먹을 쥐었다.
"지속 마법 [진룡의 계승]을 발동하겠다."
"발동한다고? 무슨 꿍꿍이지?"
폭시가 꺼내든 초록색 카드 한 장에 양은 의문을 토해냈다. 그녀는 그 카드를 발동시킬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마법의 발동은 양의 최강 카운터 함정 [룡성의 구지]가 발동할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행위. 특히나 필드에는 보우텐코우가 있고 묘지에는 리훈이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마법 카드를 발동하는 것은 ■■ 행위나 다릅 없다.
폭시 크리스타의 덱은 "진룡" 카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진룡" 몬스터는 몬스터 대신 지속 마법 / 지속 함정 카드를 릴리스하는 것으로 어드밴스 소환할 수 있다. 그리고 "진룡" 지속 마법 / 지속 함정 카드는 필드에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상대의 카드를 파괴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진룡의 계승]을 발동하지 않고 세트한다 해도 어드밴스 소환을 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계승을 세트하고 어드밴스 소환한다면, 일련의 행동에서 [룡성의 구지]를 발동할 기회가 없다. 구지를 그냥 날려보내는 것도 가능하거늘 저년은 대체 뭘 노리는 거지?'
[룡성의 구지]는 마법 / 함정 / 몬스터의 효과 발동에 대해서 체인할 수 있다. 즉, 묘지에서 발동하는 마법의 효과는 『카드의 발동』이 아닌 『효과의 발동』. 양이 [룡성의 구지]를 발동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것이다.
이미 폭시와 듀얼해본 적이 있는 양의 머릿속에 오만가지 추측, 의혹, 예상이 혼잡하는 사이에 폭시는 간단히 대답했다.
"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니라."
"기회라고?"
"[룡성의 구지]를 발동할 기회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구지가 없었던 모양이구나."
여성은 입을 초승달처럼 만들며 씨익 웃었다.
"그렇다면 너의 필드를 흙발로 짓밟아주마. [진룡의 계승] 효과 발동."
계승의 효과, 그것은 "진룡" 몬스터를 어드밴스 소환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도록 냅둘 것 같나. 라이프를 지불하고 [코즈믹 싸이크론] 발동. [진룡의 계승]을 제외한다. ( LP : 4000 → 3000 ) "
"호오. 막았구나."
자신의 카드가 제외되고, 소환 기회도 잃었음에도 폭시의 표정에는 전혀 난색한 구석이 없다. 도리어 은근한 흥분으로 이 상황을 즐기기까지 했다.
"제 스스로 세트 카드를 치워줘서 고맙구나. 어드밴스 소환은 애초에 내 목적이 아니니라."
"뭐라고?"
"패에서 [진룡봉황 마리암네]( LV 9 / ATK 2700 )의 효과 발동. 패에 있는 [진룡도사 마제스티M]과 [진룡황 바하루스토스F]를 파괴하고, 특수 소환하겠다."
"어드밴스 소환은 아무래도 좋을 미끼였나!"
"그런 것이니라."
폭시의 턴이 되자, 갑작스레 불기 시작한 세찬 바람의 원흉이 나타났다. 그 정체는 새하얀 깃털을 가진 거대한 새 한 마리. 얼핏 보기에는 아름답고 영엄한 새처럼 보였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땅을 짚는 다리가 넷에, 어깨부터 등허리까지 세 쌍이나 되는 날개를 가진 기형적인 괴물이었다.
"바하루스토스F의 효과 발동. 덱에서 [진룡황 아그니마즈드V]( LV 9 / DEF 1900 )를 특수 소환하마."
양을 덮치는 것은 세찬 돌풍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죽을 모두 녹이고, 백골마저 잿더미로 만들만큼 강렬한 고열이 그들이 서있는 건물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주체할 수 없는 강렬한 고온이 폭탄 터지듯 연쇄적으로 불길을 내뿜었고, 결국은 건물 전체가 뒤흔들리기에 이르렀다.
"레벨9 마리암네와 아그니마즈드V로 오버레이."
여인의 명령에 두 재앙이 서로를 감쌌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꽃과 살을 찌르는 날카로운 바람. 눈을 뜰 수 없을정도로 강렬한 힘의 격류가 양을 뒤흔들었다. 양은 날카로운 창 한 자루를 꺼내 땅에 박아넣었다. 그것을 온힘을 다해 붙잡고, 자신의 몸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정쇠 삼았다. 그의 날개는 바람과 불꽃으로부터 그의 몸을 지켰다. 양이 날개를 거두어들이고, 앞을 바라보았을 때엔 이미 세상 모든 것이 검게 타버렸다.
"엑시즈 소환. [진룡황 V.F.D.]( Rank 9 / ATK 3000 )"
시야를 사로잡은 새까맣고 거대한 존재 하나. 그 괴물은 여섯 개나 되는 충혈된 눈을 꿈뻑이며 양을 내리보았다. 턱과 목이 이어지는 기다란 부위에서 수천 가닥이나 되는 날카로운 터럭이 올라왔다. 그것들 하나 하나가 모두 날카롭게 벼린 칼과 같고, 보랏빛을 품은 비늘은 수천 개의 방패를 겹쳐놓은 것과 같았다. 양은 일찍이 이 괴물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말이다.
- 가르르르.
그릉거리며 거친 숨을 내쉬는 괴물용. 그의 눈에는 양에 대한 모멸감과 증오가 가득했다. 그것은 양 또한 마찬가지, 못 볼 것을 봤다는 표정을 지으며, 낮은 음색으로 그에게 말했다.
"더 비스트. 역겨운 녀석."
하늘 아래에 가장 불경하고 역겨운 존재. 이 세상의 모든 부도덕함과 야만스러움을 뭉쳐놓은 짐승은 폭시를 주인으로 모시며, 양을 앞발로 짓누르려 했다.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제거하고 더 비스트의 효과를 발동하마. 선택할 속성은 바로 빛이다."
이로서 양의 빛 속성 몬스터는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보우텐코우는 찬란한 금빛을 잃고, 새하얀 별빛이 흐르는 양의 묘지는 삭막한 사막이 된다.
"배틀이니라. 물어뜯거라 더 비스트."
살육 허가가 떨어졌다. 더 비스트는 불쾌함이 가득 느껴지는 웃음을 지으며 입을 크게 벌렸다. 수 백개의 송곳니와 칼날처럼 날카로운 혀가 낼름거렸다. 괴물은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자리를 박차고, 보우텐코우의 앞에 이르렀다. 보우텐코우는 저항을 하기도 전에, 더 비스트의 주먹에 머리가 찌부러지고, 손톱에 목이 찢겼으며 단단한 이빨에 내장이 으득거리며 씹혔다. 작은 동물을 순식간에 먹어치운 거대한 짐승은 피냄새를 풀풀 풍기며 자리에 남아 양을 노려보았다. 살기어린 여섯 개의 눈동자는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양을 먹어치우길 바란다고 표명함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다."
양은 섬뜩한 괴물에게 가볍게 응수했다.
"네놈은 예전과 같이 도륙이 나고 찢겨질거야."
"허풍이 지나치구나 아이야. 나는 카드를 하나 세트하고 차례를 마치마."
양은 이빨을 악물었다. 짙은 피냄새를 풍기는 포악한 짐승을 노려 보았다.
"잘 지켜봐라. 내가 널 다시 지옥으로 보낼테니."
--- 양 ( LP : 3000 ) ---
몬스터 :
마법 / 함정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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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시 크리스타 ---
몬스터 : □[진룡황 V.F.D.]
마법 / 함정 :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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