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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33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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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
초아는 카드를 한 장 뽑으며, 세트해둔 카드를 뒤집었다.
"[족제비의 대폭발] 발동!"
"흐음?"
"내 라이프보다 네 필드의 몬스터의 공격력 합계가 더 높을 경우, 내 라이프 이하가 되도록 너는 자기 몬스터를 덱으로 되돌려야 한다."
초아의 라이프는 1600. 제시아의 몬스터는 공격력 500인 파지와 3500인 얼티미트 팔콘이 존재하니, 얼티미트 팔콘을 덱으로 되돌려야만 한다.
제시아는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무슨 카드를 쓰던간에 상관없다. 얼티미트 팔콘의 효과를 잊은건가?"
"순진하긴. 그녀석의 효과 내성을 내가 모를거라 생각했나."
"뭐라고?"
"이 카드는 너에게 행동을 강요하는 카드. 얼티미트 팔콘이 효과를 받겠지만, 그건 카드의 효과에 의한 게 아냐."
"그게 무슨……."
"즉. 이런 뜻이지."
등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제시아가 휙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두 눈동자에 새빨갛게 붉어지며 녹아내리는 황금 덩어리만이 보였다.
"얼티미트 팔콘은 사라진다."
"……!!!"
"원래는 그녀석이 나한테 효과 데미지를 주기 전에 쓰고 싶었지만, 효과의 발동을 막아버리니 이렇게 쓸 수 밖에 없었다."
"네녀석!"
"내 필드에는 몬스터가 없으므로 나는 이 카드를 특수 소환할 수 있다."
초아는 제시아의 격노에 찬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를 한 장 내지를 뿐이었다.
"나와라. [정크 포워드]( LV 3 / DEF 1500 )"
레이드 랩터즈가 무너져 만들어진 쇳덩이 여럿이 뭉치기 시작한다. 고철더미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로봇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튜너 몬스터 [데브리 드래곤]( LV 4 / ATK 1000 ) 소환."
"튜너!"
코가 길쭉하게 튀어나온 용 한 마리가 퍼득거리며 초아의 앞에 내려왔다. 새하얀 비늘이 특징적인 용은 튜너 몬스터. 제시아는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을 경계한다.
"[데브리 드래곤]의 효과 발동. 묘지에서 [증식의 G]( LV 2 / ATK 500 )를 특수 소환한다."
"몬스터가 늘어났다. 레벨은 9인가."
"그래. 레벨2 증식의 G와 레벨3 정크 포워드에게 레벨4 데브리 드래곤을 튜닝."
새하얀 비늘 아래로 새까만 벌레 무리가 기어올랐다. 그것을 떨쳐내듯 용이 비상하자, 벌레 무리와 고철 로봇도 동시에 튀어오른다. 용은 날개를 펼쳤고, 강한 돌풍을 부추기며 포효한다.
강한 돌풍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예리하며 무척이나 차가웠다. 대기를 구성하는 공기가 얼어붙기 시작해 숨을 쉬기 어려워진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자, 새하얀 김이 나왔다.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 요동치거라. 싱크로 소환! [빙결계의 용 트리슈라](LV 9 / ATK 2700 )"
머리가 셋 달린 용은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한기를 내뱉었다. 눈도 이빨도 심장도 모두 차갑게 얼어붙은, 생명감이라고는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존재가 오직 눈동자만을 뜨겁게 불태우며 지상을 내려다 보았다.
"트리슈라의 효과 발동. 상대의 패 / 필드 / 묘지의 카드를 하나씩 고르고 제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체인이다!"
제시아는 얼어붙은 오른손에 힘을 꽉 주고 묘지에서 카드 한 장을 거칠게 뽑아냈다.
"[RR-레디네스]를 묘지에서 제외하고 효과 발동. 이번 턴, 나는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그렇담 나는 패, 파지 레이니어스와 스킵 포스를 제외하지."
트리슈라의 세 머리가 일제히 차가운 숨결을 내뿜었다. 대기에는 굵은 얼음 덩어리가 맺혔고, 그것은 창의 형태를 하여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 창들은 모두 제시아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제시아는 팔과 다리를 꿰뚫린 채 얼어붙었다.
"턴 엔드."
--- 제시아 호라이즌 ( LP : 2800 ) ---
몬스터 :
마법 / 함정 :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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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아 ( LP : 1600 ) ---
몬스터 : □[빙결계의 용 트리슈라]
마법 / 함정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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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슈라에게 공격당해 뼛속까지 얼어붙어버린 제시아는 움찔거리지도 못 했다. 라이프는 비록 초아보다 높지만, 이렇게 되어서는 더이상 듀얼을 진행할 수 없다. 초아는 자신이 턴을 마쳤음에도 제시아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아, 제시아가 방금 그 공격으로 죽었으리라 생각했다.
'고작 이정도로 무너지지 않는다.'
얼어붙은 것은 입 또한 마찬가지. 말은 생각에서 머무르고 입 밖으로 나가지 못 한다.
'이렇게 끝나서야 아버지와 보스를 볼 낯이 없어.'
제시아의 눈동자가 굴러간다.
'보스는 내 승리를 확신하셨다!'
"이깟……."
빠득거리는 소리가 나며, 여인을 감싼 얼음 조각이 박살난다.
"이깟 얼음에 굴복할 것 같았나!"
"!!!"
제시아의 몸에서 핏줄기가 뿜어져나오고, 여인은 그것을 곧 특유의 치유 능력으로 회복한다. 살이 뜯어지고 피부에 화상이 나며, 타는듯한 격통이 덮쳤으나 여인은 그런 것에는 일말의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지금 그녀가 신경을 쓸 대상은 눈 앞의 상대다.
"드로!"
여인의 마지막 남은 패 하나, 마지막 남은 몬스터 하나, 그리고 묘지의 "RR" 엑시즈 몬스터를 소생시킬 수 있는 [RUM-스킵 포스]는 모두 제외되었다. 그녀에게 남은 수단은 지금 뽑은 카드 하나가 유일하다.
"라이프를 절반 지불하고 [RUM-소울 셰이브 포스] 발동! ( LP : 2800 → 1400 ) "
"랭크 업 매직? 네 필드에는 몬스터가 없을텐데."
"우둔하긴. 묘지의 [RR-포스 스트릭스]( Rank 4 / ATK 100 )를 특수 소환."
"묘지 랭크 업인가!"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
새파랗게 얼어붙은 고철더미들이 빙각을 부수고 일어선다. 얼티미트 팔콘의 샛노란 금덩어리, 크리스탈윙의 아름다운 수정 조각. 온갖 금속들을 끌어당기며 고철더미들이 결합한다.
"들끓는 황금빛 용광로. 뼈도 살도 남김없이 모두 녹여라."
그 순간, 황금과 수정이 부글부글 끓었다. 수천 도가 넘는 뜨거운 고철 용광로에서 새빨갛게 타는 금속들이 물처럼 흐느적 흘러내린다. 그리고 녹아내려 지면에 닿은 쇳물은 트리슈라가 뿜어내는 차가운 기운에 곧장 굳어버린다. 온갖 금속이 뭉쳐진 덩어리는 끝없이 흘러내리는 쇳물을 받고 점점 거대해졌다.
고철 덩어리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은 제시아가 여태 소환했던 몬스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나의 거대한 둥지, 그 크기를 감히 측정할 수 없는 거대한 요새였다.
"완전무결한 기계새들의 요새. (#)[암드 네스트]( Rank 6 / ATK 2600 ) "
거대한 새 둥지에서 삐져나온 포구가 초아와 트리슈라를 겨냥한다. 그 압도적인 위압감에 초아는 이 몬스터가 제시아의 링커임을 눈치챘다.
"이녀석이 링커로군."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제거하고 효과 발동! 자기 이외의 몬스터를 모두 파괴하고 그중에서 공격력이 가장 높은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데미지를 준다!"
"큭!"
"사라져라!"
암드 네스트의 포구가 불길을 내뿜었다. 황금을 녹이던 화염은 얼어붙은 대기를 뜨겁게 달구고, 새하얀 용의 날개를 찢어버렸다.
"효과 발동."
"무슨 효과를 쓴다는 거지?"
"패에서 [정크리보]를 묘지로 보내고 효과를 발동한다."
반면 초아는 침착하게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
"나에게 데미지를 주는 것을 포함한 효과가 발동했을 때, 그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
"그럴 수가……."
"사라지는 건 내가 아니라 너다."
날개 하나를 잃은 트리슈라가 울부짖었다. 용의 머리들이 새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허공에 창 한 자루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그들이 처음 제시아에게 쏘아보낸 것보다도 훨씬 거대하고 차가운 창. 그들은 거대한 요새를 향해 그것을 던졌다. 창에 박힌 요새는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해 꽈득꽈득 얼어붙었다.
"암드 네스트는 무적의 요새……."
그리고 빙하기가 닥친 듯, 두 발로 걷는 생물이 모두 얼어붙을 추위가 여인을 덮쳤다. 무너져내리는 무적의 요새를 보며 여인은 좌절한다.
'보스는 내 승리를 내다보셨다. 내게 이길 것이라고 말씀하셨어!'
제시아는 스스로 목을 꺾어 가슴이 향하는 방향과 반대쪽을 보았다. 천천히 얼어붙으며, 등 뒤에서 싸우는 코트 메달리아를 바라보았다. 새까만 검정을 흩뿌리는 그는 자신을 추적한 병사들을 짓밟더니, 천천히 죽어가는 제시아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보……스……."
"수고했어 제시아. 이걸로 조건이 갖춰졌네."
코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제시아의 몸은 자신의 요새와도 같이 얼어붙었고, 라이프는 0을 가리켰다.
……
암드 네스트
Rank 6 / 어둠 속성 / 비행야수족 / 엑시즈 / 효과 / ATK 2600 / DEF 1000
LV 6 몬스터 X 3
① : 1턴에 1번,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를 1개 제거하고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 이외의 필드의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고, 파괴한 몬스터 중, 공격력이 가장 높은 몬스터의 공격력만큼의 데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치과 가서 골-든 이빨 박고 왔습니다
이걸로 벌써 2개째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