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소울3 본편 - DLC2 - DLC1 - 블러드본 - 블러드본 DLC의 순서로 해석을 진행하려 합니다. ]
장작의 왕들과 저주가 모여드는 로스릭에서
시대의 망조가 뱀의 형상을 띄고, 나무화된 망자가 천사의 전조를 향해 손을 뻗는 기괴한 세계.
로스릭 왕자는 "이게 다 불의 계승의 저주 때문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걸지도 모릅니다.
불의 계승이 더 이어지면 '어떤 일' 이 일어날진 알수 없지만, 지금보다 더한일이 일어날거란 말을
하고 싶었던 거겠죠. 하늘에는 다크링이 떠있고,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나비들은 저주를 향해
점점 모여듭니다...
생각해보면 로스릭왕자는 그윈돌린과 달았습니다. 병약한 외모나 전투패턴뿐 아니라, 그들과 결합된 존재가
'장작의 왕'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장작의 왕이 불의 계승을 상징한다면, 로스릭 왕자와 그윈돌린은
'저주'를 상징할 겁니다. 태양과 그림자의 관계처럼, 불에는 저주가 붙어있습니다.
저주를 얘기하려면 DLC2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주가 모여드는 고리도시는 그 자체로 거대한
정화의 석상을 보는듯합니다. 고리도시 전체가 세계의 저주(심연)를 흡수하고 있는 것이죠.
그 여파로 고리도시 내엔 심연이 차오르고, 퇴적지에는 모든 시대의 퇴적물들이 모여, 불의 계승의
진짜 저주를 실감케 합니다...소울의 응어리는 '인간의 형상'을 띄었고, 거목들은 천사를 향해 높이 뻗어나갑니다.
로스릭 왕자가 말했던 경고가 어떤 의민지 이젠 알 수 있습니다. "불의 끝은 어둠의 시작 인거죠."
'저주가 진해질수록' 어둠은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시대의 망조는 뱀에서 인간으로 돌아가고, 망자들은 나무에서 거목으로 돌아가며, 붉은 하늘엔 천사들이 돌아옵니다.
망자들이 하늘에 손을 뻗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검은 구멍을 열어' 망자들의 왕이 되는것, 불의 계승에서 해방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유리아와 론돌의 망자들은 이걸 '불의 찬탈'이라고 얘기했었죠.
(다크소울2의 모든 DLC를 깨면 왕관을 쓰고, '인간의 왕이 되어' 망자화에서 해방되어 계속 인간으로 있을 수 있죠.)
성당과 대서고, 고리도시에 있던, '인간얼굴에 천사의 날개를 단 뱀' 석상은 이걸 암시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회화세계엔 불이 숨겨져있고, 무척 추운곳입니다.
불의 저주를 피해, 바깥세상에서 도망쳐온 이들은 점점 인간의 모습을 잃어갑니다.
부패가 진행되어 살과 근육이 무너지고, 해골이 드러난 얼굴로 다른 이들을 달콤한 잠자리로 이끄는 '시체'가 되는것이죠.
"부패된 시체의 피에 파리가 알을 낳고 부화한다", 즉 생명을 유지하는게 불이 아닐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이 태어난건 불일지 몰라도, 생명을 유지하는데엔 영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교부의 피로 시체들이 생명을 유지하는게 회화세계라면,
신들의 피로 불사자들이 생명을 유지하는게 불의세계라 볼수 있고,
난쟁이의 피로 망자들이 생명을 유지하는게 고리도시인 것이죠.
그럼 심연의 정체도 확인이 됩니다. 심연은 세계의 밑바닥에 고인 썩은 피, 썩은 영양분인 것이죠.
썩은 영양분은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지만, 나무가 자라는 덴 좋은 환경이기에, 심연의 근처엔 언제나 거목들이 즐비합니다.
공교롭게도, 블러드본의 시작과 끝, '사냥꾼의 꿈'에도 살아있어선 안되는게 하나 살아있습니다.
묘비가 즐비해있고, 그 너머로 거목의 뿌리가 잔뜩 서있는 곳에 '인형'이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사냥꾼'은 야남의 피를 인형에게 건냅니다. 마찬가지로 '혈족사냥꾼'도 야남의 피를 여왕에게 건냅니다.
여왕이 품은 악몽의 아이에게 생명이 깃들길 바라면서 말이죠. 여왕은 위대한자의 아이를 품길 원하는것이니,
악몽은 '위대한자'를 뜻합니다. 그럼 이들이 '위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악몽이란 뭘 말하는 걸까요?
야남의 피가 불치의 환자에게 생명을 준 것이 '피의 치료'이자 치유교단의 시작입니다.
다시말해 병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것이죠. 때문에 '야수병'이 시작됩니다. 야수병의 정체는 공포를 깨우려는 겁니다.
인간이 잠든 야수를 깨우고, 야수가 잠든 불을 깨우고, 불이 잠든 인간을 깨우는 상황.... 본래라면 서로 거리를 두고 경계하던 것들이
공포가 마비된 곳에선 혼재되어 있는 것이죠. 이것이 비르겐워스가 초월적인 사고, 눈이라 부르며 좋아했던 것의 정체, '광기'입니다.
위대한 자의 위대함은 '공포가 없음'을 뜻하고, 악몽도 마찬가지로 '공포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치유교단과 성가대들이 저지른 만행 '눈을 뜨는 실험'을 치료라고 부른건, 이들에게 있어 광기와 위대함은 동의어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처라도 치유할수 있는 피가 있다면, 온갖 인체실험을 공포없이 진행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사냥꾼의 악몽너머,
시계탑 위에는 위대한자(?) 코스의 유해가 놓여있습니다. 위대한자(?)는 공포가 없기에 눈앞의 위험을 알지 못하고,
게르만의 낫에, 하찮은 미물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것이지요. 하나 재밌는건 우둔한(?) 거미 롬은 사냥꾼의 두려움을 알고 달빛호수
아래에 숨어있었단 점입니다.
그럼 이 광기가 필요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광기에 생명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광기와 악몽도 동의어입니다.
'악몽의 아이 메르고가 야남에게 돌아갔다' 는건, 사냥의 밤이 끝나고 구시가지의 광기가 야남에서 다시 일어날 것을 의미합니다.
사냥의 밤은 공포로 얼룩져 있습니다. 야남인은 야수를 무서워하고, 야수는 불을 무서워하고, 불과 아침은 야남인을 무서워합니다.
공포가 사라진다면, 야남인은 야수와 함께하고, 야수는 불과 함께하고, 불과 아침은 야남인에게 돌아올겁니다.
모든게 불탄, 폐허뿐인 야남에 아침해가 밝아오는 것이죠. (3개의 앤딩중, 게르만이 자비를 베풀고 주인공이 눈을뜨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어찌보면 주인공이 코스의 아이를 죽인것도 그의 광기를 진정시키는, 자비를 베푼 셈이네요.)
블러드본에선 꿈의 세계에 진입할때 피를 수혈받습니다. 다크소울3에서도 회화세계로 들어가는 매게체에 피로 그린 그림을 사용합니다.
까마귀인간들은 불을 깨워 자신들의 세계를 태워달라 말했고, 야남인들도 사냥의밤이 끝나면 자신들의 세계에 스스로 불을 놓았습니다.
결국, 꿈의 세계와 회화 세계는 동의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세계가 보여준 모습에서, 문득 이 시리즈에서 위대함이란 무엇인가란 생각이 듭니다.
위대함이란 광기와 결심이 한데 뒤섞인 체로,
피의 향연과 불타는 세계 사이에서,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에 생명을 불어넣는 여정을 의미한다고 생각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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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프롬뇌 돌리다보면 공백이 생기던 부분부분들이, '저주의 의미'를 생각해보던 와중에 이어지는 흐름으로 보여 급히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ㅎ; 그 흐름의 의미가 결국 프롬사에서 표현하고자한 핵심 컨셉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문단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 18.02.24 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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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급히 적다보니 약간 글이 혼재된것 같아 걱정이였는데 다행이네요 ㅎ.. | 18.02.24 20: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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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한신님 안녕하세요, 일본쪽에도 프롬뇌가 있군요!(생각해보면 일본게임이니 프롬뇌 원조라면 일본이겠네요 ㅎ;;) 혹시 일본쪽에도 프롬뇌 커뮤니티같은게 있는건가요? | 18.03.12 23: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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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스레드 중 하나가 다크소울 시리즈 세계관 고찰이기도 하고, 그외에 개인 블로그로 여러 사람이 프롬뇌 굴리고 있습니다. 왕겜팬님과 유사한 프롬뇌를 굴리신 분은 후자 쪽이고요 ㅎㅎ | 18.03.13 01: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