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모르가나가 설명하고 이후에 동료가 늘어날때마다 몇번이고 설명하는 내용에 제 개인적인 해석을 추가한 겁니다.
1. 섀도에 대해서.
3, 4편에 걸쳐서 페르소나와 섀도의 정의가 조금씩 바뀌어 왔지만, 5편에서 섀도의 정의는 바로 '욕망'입니다. 어느정도 자신을 꾸미고 체면을 차리는 본체에 비해 섀도는 그야말로 욕망의 끝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욕망이라는 게 무조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고 의, 식, 주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욕망을 총괄하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원하면 살아가는 모든 인간에게는 그 사람의 섀도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2. 팰리스에 대해서
모르가나의 언급에 의하면 팰리스는 '비대해진 욕망'입니다. 마지막에 감옥에서의 언급과 의뢰를 보면 욕망이 커지면 커질수록 감옥-메멘토스내 공간-팰리스 순으로 커지는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욕망이 커지면서 전부 비틀리는 건 섀도의 정체가 욕망이라는 것돠 관련이 있습니다. 모두의 욕망의 공간이 메멘토스안에서 공간이 넓어진다는 건,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의 욕망을 침범하면서까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팰리스를 가진 사람들의 욕망에 희생된 욕망이 많죠. 직접 희생된 사람들 말고도 간접적으로 짓밟힌 욕망도 상당할 겁니다.
3. 폭주에 관해서
고로의 고유능력이죠. 게임상에서는 방어력이 떨어지고 공격력이 급격히 상승하는 걸로 나옵니다. 그런데 위에서 섀도는 욕망이라고 나왔죠. 욕망을 강화하고 방어력을 낮춘다는 건, 사회적으로 억압하던 욕망을 분출시킨다는 겁니다. 지하철 폭주사건도 음식점 알몸사건도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는 욕구와 열기때문에 더워서 벗고 싶다는 욕구가 분출된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4. 폐인화에 관해서
이건 모나가 처음에 몇번이고 주의했던 겁니다. 섀도가 없어지면 모든 욕망이 없어진다. = 살기위해 필요한 최저한의 행동도 하지 않게 된다. 식욕, 성욕, 수면욕은 물론이고 모든 욕망이 사라지기에 병원에서 큰돈들여서 보살피지 않으면 살아있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실의 몸에도 충격이 가기에 몸이 약한 사람이라면 그대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5. 보물에 관해서
쉽게 말하면 '욕망의 근원'입니다. 카모시다부터 니지마까지는 계기가 되는 실제 물건이 나와서 헷갈릴수 있지만, 시도의 보물인 조타륜(현실에선 국회의원 뱃지)이나 메멘토스의 보물이 소원을 들어주는 성배인걸 생각하면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비틀린 욕망 그 자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6. 그렇다면 개심은 무엇인가.
개심은 상대방에게서 욕망을 빼앗는 것입니다. 폐인화하고 다른 점은 욕망 그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물만을 빼앗는 것입니다. 단순히 팰리스만 그런게 아니라 메멘토스에서도 마지막에 보물을 빼앗으며 끝나죠. 보물은 비틀린 욕망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필요한 최저한의 욕망(섀도)는 남기고 비틀린 욕망(보물)만을 빼앗는, 정의의 사도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게 절대로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닙니다.
작중에서 아케치가 계속 말해왔다시피(아케치는 비록 악당이었지만) 이들이 하는 짓은 강제로 마음을 조종하는, 세뇌나 다름없습니다.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마음의 거세'라고 할 수 있죠. 팰리스의 주인들은 마을은 고친게 아니라 비대했던 욕망이 사라져서 기나긴 현자타임이 찾아왔을 뿐입니다. 이건 개심(改心)이 아니라 절심(絶心)입니다. 주인공은 사람의 욕망을 자기 마음대로 절단하는 악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피카레스크가 되는 것이죠.
ex. 진정한 개심에 대해
하지만, 작중에서 인지세계의 개입없이 개심을 해낸 사람이 두명 존재합니다. 바로 미시마 유키와 니지마 사에죠.
미시마는 카모시다에게 욕망을 탄압당한 존재였으나 괴도단과 엮이면서 특별한 존재가 되고싶다는 욕망이 부풀어올랐습니다. 이윽고 다른 사람을 떨어트리는 한이 있어도 욕망을 이루려고 했기에 메멘토스를 침범하기에 이르렀죠. 그래서 괴도단이 뛰어들었지만, 스스로 자신의 욕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개심했습니다.
사에는 팰리스까지 있을 정도로 욕망이 비대했습니다. 괴도단이 숨어들긴 했지만, 작전을 위해 보물은 훔치지 않고 그대로 두고왔죠. 그런 사에를 개심시킨건 다름아닌 현실의 괴도단입니다. 괴도단의 여정을 듣고 자신이 잊고 있던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고찰하며 욕망을 바로잡았습니다. 그게 바로 심판 10랭크의 진정한 정의입니다.
미시마를 굳이 개심시키지 않은것, 사에의 10랭크가 진정한 정의인 것에서 저는 여기에 제작진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르소나 5에서 마지막에 원기탄을 모은 것과 최종보스를 물리치고 주인공이 순순히 사회의 시스템에 순응한것도 개심에서 이어지는 페르소나 5의 주제의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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