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나올 때는 기대를 많이 했어요.
이름 내기도 전에 "입이 근질근질 한데, 한 마디 해줘?" 라는 식이길래. 이제까지 검은양이고 늑대개고 다 데이비드랑 이리나 싸고돌길래 복장 터지는 줄 알았거든요. 나타 빼고
그래서 그런 거 사이다처럼 싸악 풀어줄 만큼 팩트로 후려치고 쑤셔박아주는 그런 독설가가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를 했죠.
근데 공개되는 말이 다 독설은커녕 요즘 애새1끼들도 안 쓰는 국민학교 범생이 말씨였어요.
제가 상상한 독설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라던가, 하다못해 요즘도 자주 보이는 고든 램지처럼 듣는 사람 심통 쫄깃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입담이란 말이죠.
그래도 이게 18세 이용가가 아니라서 저렇게 순화된 말을 독설이랍시고 적었겠거니 하고 한 개피 희망은 걸어봤어요. 네, 한 줄기가 아니라 한 개피요.
얘 나오면 아마 스토리 내내 팩트로 후려치는 정도가 아니라 팩트리어트 폭격을 해줄 거라는 아주 간절하면서도 얄팍한 기대였죠.
이라나한테 "남들한테 다 떠맡기고 뇌피셜로 자기위안질한 년이 뭐가 순수하다는 거야? 강남 불바다 만들고 공항에서 폭탄 터뜨려서 수백명 죽이려 들고 지 부하들도 황천길 보내려던 년이 "으앙앙, 나 잘못 없쪄- 다 학살자 데이비드 잘못임-" 하는 꼬라지를 진짜 불쌍하다고 보는 거야? 그리고, 뭐가 잘했다고 뛰어내리는 건데? 이제까지 너 믿고 온 부하들은 그냥 다 나가서 죽으라고 니 혼자 뛰어내리면 끝나지? 공항에선 분대장 한 명 위해 몸소 나서서 저격질까지 하더니, 그 잘난 대의가 뭐라고 네 목숨도 막 버려? 목숨줄이 아주 휴지조각이야? 그냥 니 재판받으며 울고불고 짜는 거 보이기 싫고 창피해서 죽은 거지? 쫄보년 같으니라고."
데이비드한테 "와 걸작이네, 검은 머리 땜빵 다 나도록 쫓아와서 비밀수용소랑 군수공장 밝혀내게 한 것까진 좋다 이거야. 근데 갑자기 열등감이 거기서 왜 툭 튀어나와? 장난해? 제이한테 "네가 은둔생활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그 많은 일들은 설명 안하고 열폭하는 게 전부냐? 고작 그 열등감 하나 가지고 강남 불바다로 만들고 2차 차원전쟁 일으켜서 또 수십억 죽이려 들어? 찌질할거면 혼자 구석에 찌그러져서 찌질대고 있지 공연히 가만 있는 사람들까지 고생시키고도, "으헝헝, 쟤들은 있는데 나만 없쪄~" 징징대고 있다니 머릿속에 든 게 있기는 하냐? 그러고도 신세계? <지고의 원반>? 지고의 네 뒷구녕에다 접어서 구겨넣을라."
……독설과는 좀 거리가 멀겠지만 대강 저 정도로 쏘아붙이기를 기대했죠.
정작 공개됐을 땐 시즌2 이후가 사냥터지기팀의 시즌1이라길래 저거는 실현되지 않았고 저는 또 트레이너의 1승을 적립시켰습니다.
근데 솔직히, 볼프강에게 '독설가'라는 속성은 괜한 언플이었어요.
왜냐면 이 형님…… 전혀 독설이라는 걸 못하거든요!
진짜로.
슈브와의 첫대면 기억하세요?
중요정보를 갖고 넘어온 차원종 망명자. 시대배경과 설정 가지치면, 전후 수습과정에 적국 요인이 넘어온 거잖아요?
그럼 딱 보고 뭐든 쏘아붙일 게 있을 거란 말이에요. 예를 들면
- 슈브: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슈브라고 합니다."
- 볼프강:
"그래? 차원종이 스스로 이름을 밝힐 줄도 알고 예의도 바르네. 난 볼프강이다. 넌 최소한 스캐빈저랑 같은 학교는 아닌가봐. 무슨 수업 들어? 우리 인류를 어떤 식으로 죽여야 효율적이고 기분좋다던가 그런 거 듣냐?"
- 슈브:
"네? 전 그런……."
- 볼프강:
"왜? 이런 말 들을 줄은 몰랐냐? 너희 차원에서는 모두가 머릿속이 꽃밭인 텔레토비일줄은 몰라도, 너희한테 짓밟혀온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거든."
……진짜로 저랬더라면 아마 지금의 하프보일드 볼프강과는 달리 차원종 한정 재수없는 놈이었겠죠.
근데 그렇잖아요. 볼프강은 차원종의 물건 하나 때문에 선배도 잃은 터라 적대감이 낮을 수가 없는 캐릭터에요.
헌데 그런 볼프강이 슈브에게 초대면부터 너무 친절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슈브는 대서양에 군단의 훈련장으로 쓰이던 부유섬과 함께 전이해온 뒤 망명을 신청한 거에요. 이건 한국으로 치면 이웅평의 탈북 수준이잖아요.
그럼 저 정도로 공격적일 수도 있지 않나요?
뭐 볼프강이 베테랑인데 설마 저렇게까지 감정적일까, 저거는 진짜 초짜나 보일 반응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 이후로도 볼프강의 모든 스크립트를 이 잡듯이 뒤져봤는데, 독설이 있었을까요?
독설이라 할 만한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하물며 철천지 원수였던 더스트나 정신붕괴 직전인 오메가퀸한테도!
얘는 속성에 독설가를 붙이는 의미 있나요?
그런고로 시즌3 중에 NPC라도 좋으니, 아니면 좀 더 간다고 쳐서 새로운 플레이어블 캐릭터에겐 팩폭하는 캐릭터가 나왔으면 해요.
그 놈의 지겨운 악역 미화도 정도껏 하고. 아니면 한껏 미화하려는데 거기서 찬물 끼얹고 흔들어줄 캐릭터는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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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가오갤의 로켓 수준은 되길 바라봐야죠. 근데 또 트레이너 1승할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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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독설이면 코미카도 켄스케는 지옥남작일까요. | 17.08.12 00: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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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분이 다른 소설에서 나름 독설을 잘 했다고 했는데 클저에선 으음.. 이더라고요. | 17.08.12 0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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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가 그나마 세미 수준의 팩폭을 해서 시즌2의 평가를 올렸지, 다른 캐릭터들은 재앙입니다. 진짜 제대로 팩트폭행이나 폭격 해줄 캐릭터가 필요해요. | 17.08.12 0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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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는 성격장애다보니 고운 말이 나오기 힘든것도 있지만요.. | 17.08.12 1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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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가오갤의 로켓 수준은 되길 바라봐야죠. 근데 또 트레이너 1승할거 같고. | 17.08.11 23: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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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에 작품성 논란은 끊이지 않지만 그래도 클저 스토리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함 | 17.08.12 0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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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뇌정 건볼트 같은 걸 기대했는데, 결과물이 마이티 No.9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배신감이 없을 리 있나. | 17.08.12 00: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