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rase #1
어두운 거리를, 비가 검게 물들여간다.
화려한 네온의 빛도, 세계를 물들여가는 검은 마의 손을 뿌리칠 수 없다.
그래도 아침이 오면, 어둠은 물러가, 다시 사람이 사는 세계에 걸맞은 빛이 되살아난다.
그것은 몇번이나...... 이천년전의 그 날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세계의 법칙.
의문이 끼어들 여지조차 없는, 당연한 광경.
그러나, 알고있는 자들은 있을 것인가?
태양이 만든 그림자 속의, 사람 아닌 자들의 숨결.
밤의 어둠이 하늘을 덮을때마다, 조용히 미쳐 날뛰는 검은 그림자.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에 꿈틀거리는, 수상한 기백.
......아마도 그 누구도 알아차리질 못했을 것이다. 단 한명, 그 남자를 빼고서는......
1
"그 빌어먹을 배짱을 자만하는 것도 오늘이 끝이다, 토니."
자신만만한, 느끼한 목소리.
그 목소리는, 골목에 서있는 한 남자에게 향해져있었다.
"또냐? 적당히 그 대사도 질렸다고. 패턴 좀 늘리지?"
귀찮듯이, 토니는 목소리의 주인을 올려다본다.
멋들어진 은발이, 습기찬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화려, 라고 해도 될 복장이었다.
빨강을 기본으로한 가죽 코트는, 무의미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량의, 순은제 악세사리가 달려있다.
그가 말하기로는, 그건 전부 악마를 쫓는 부적이라고 한다.
머리카락의 색과 같은 빛나는 그 악세사리가 차락차락 울리는 소리에, 느끼한 목소리의 주인이 불쾌감을 숨기지도 않으며 대답했다.
"알바 아냐. 확실한건, 오늘이 네놈의 제삿날이라는 것 뿐이다."
화려한 하얀 양복을 입은, 중년 직전으로 보이는 남자는, 이겼다는 듯이 말한다.
광견의 덴바스, 라는것이 그의 별명이다.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물고 늘어지는, 태어날때부터의 트러블 메이커이다.
토니와 이렇게 문제를 일으킨것은, 이걸로 이미 구십구회째이다.
"내 병사들은 전부 사십명. 그것도 전원, 군대에세 몰래 빼온 그리스 건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
"네녀석이 인간같지 않은 그 배짱과, 죽여도 죽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는건 잘 알고 있지만 말이지, 이정도로 많은 탄환을 먹어본적은 없겠지?"
초라한 그 골목은, 마치 밥그릇의 바닥처럼 도망칠 곳이 없는, 함정을 파기에는 절호의 장소이다.
그리고 지금, 토니를 둘러쌓는 듯이 서있는 건물 옥상에는, 위험해보이는 그림자들이 빽빽히 서있다.
돈만 받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녀석들이라면 쓸어담을 정도로 많은 그런 세상이다.
"피투성이의 거리에 또 하나, 새로운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지는 거라고. 각오해"
찰칵, 하는 마른 금속음. 안전장치를 푸는 소리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새벽 직전.
안그래도 모든것이 정숙에 쌓여있는 시간인데, 이 주변은 그것보다 훨씬 더, 정숙함에 지배되어있다.
바람마져도 소리를 죽이고, 정체 모를 무엇인가가 무겁게 깔려있다.
아마추어라면 견딜수 없어 비명을 지를 듯한, 강렬한 긴장감.
"누가 희생자라고?"
정숙과 긴장을 깬건, 너무나도 의외인 토니의 한마디.
마치 지금 막 낮잠에서 깬 듯한 긴장감이 없는, 내뱉은 목소리.
"뭐...!"
불시에 집중력이 흩으러진 덴버스의 얼빠진 얼굴을 향해, 토니는 놀리듯이 윙크를 날린다.
"미안하지만, 나는 전혀 잠을 못잤으니까 말야, 재빨리 끝내자고."
사십이라는 총구가 노리고있는 가운데, 당당하게 하품을 한다.
배짱이 두둑한건지, 아니면 어쩔수없는 바보인건지.
어느쪽이든, 토니의 행동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네놈의 그런 여유가 마음에 안든다고, 라고 하잖아!"
"그렇게 화내지 말라고, 덴버스. 뇌의 혈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닥쳐! 죽어라, 토니!"
말하자 마자, 덴버스는 기세 좋게 방아세를 당겼다. 거의 동시에, 그의 병사들도 일제히 방아쇠를 당긴다.
총탄의 비가, 골목길에 서있는 토니를 향해 살도한다.
먼지 투성이의 지면이 갈색의 안개를 만들어내, 토니의 모습은 사라지듯이 저 넘어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풀오토로 탄창 하나를 죄다 쏘아붙는데 필요한 시간은, 약 2초 반.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쏘아부은 덴버스는, 입술을 핥으며 만족했다는 듯 중얼거렸다.
"기분 좋은 샤워였지, 토니. 조금은 눈이 떠졌냐?"
그와 같이 총알을 모두 쓴 병사들이, 차례차례 총구를 내린다.
권총보다 약간 셀 정도의 위력이라고는 해도, 맨몸의 인간이 이 총알의 비 속에서 멀쩡할리가 없다.
더군다나 토니에게는 도망칠 곳도 없다.
덴버스의 승리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연막과 갈색 연기의 저편에서, 있을 수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말 안했나? 재빨리 끝내버린다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
덴버스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불유쾌한, 그 '차락'하는 악세사리가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우, 우앗!"
서둘러 탄창을 교환하려고 한 병사 중 한명이, 부자연스런 자세로 날려버려진다.
그 옆의 병사는 비명을 지르면서 총을 떨어뜨리고, 이어서 몇 명이 길바닥으로 나가떨어진다.
"뭐, 뭘하고 있는거야! 이 새♡들아, 돈 받은 값은 해야할거 아냐!!"
덴버스는 소리를 치면서도 그리스 건을 버리고, 허리에 차고 있던 모젤로 손을 뻣는다.
(농담이 아냐. 이러면 이번에도, 언제나처럼 똑같은 패턴아냐)
조바심과 공포가 땀이 되어 덴버스의 등을 타고 흐른다.
아무리 토니가 괴물같이 튼튼하다고는 해도, 그 총탄의 비를 맞고서 멀쩡할리가 없다.
지금까지 패배를 거듭하고, 보복당하기를 반복하던 날들에서 학습하여 그가 계획한, 절대 승리에의 방정식이었던 것이다.
(그, 그래도말야...... 지금, 내 눈 앞에 일어난 건 도대체, 뭐란 말야!?)
그의 병사들은, 아직도 무참하게 때려눕혀지고 있다.
그때마다 울리는 차락, 차락하는 그 소리만이 들려온다.
토니 본인에게는, 이 소리의 원흉인 그 악세사리 다발은 전부, 단순한 마물 퇴치 밖에는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대치하고 있는 입장에 서있는 자들에게 있어서, 이 거슬리기 그지없는 금속음은, 불유쾌한 압박의 근원이 되어있었다.
사십명 중, 이미 3분의 2 이상이 지면에 떨구어졌다.
남은 단 몇명의 병사들도, 상대가 어디에있는지 몰르는 것과 같은 편을 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만족히 반격도 못한다.
모든건 회색 먼지의 연기에 막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저쪽에서의 일이다.
필승의 작전이 가져온 부산물이, 설마 이렇게 자신을 방해하는 결과가 될줄은, 덴버스는 예상도 하지 못했었다.
"빌어먹을 놈! 이런걸로 질 수 있냐!!"
인정사정 볼것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소음기를 통하지 않은 총성과 함께, 운없이 유탄에 맞은 병사들이 쓰러져간다.
물론, 그런걸 신경쓸 남자가 아니다.
불유쾌한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단지 끊임없이 방아쇠를 당길 뿐이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땀의 양이 점점더 많아져, 볼을 흘러 떨어진다. 눈이 따가워 참을수가 없다.
그래도 얼굴을 닦을 틈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공포때문이다.
지금까지 쭉, 토니를 공격할 때마다 맛보아왔던, 정체모를 공포감.
그것에 대항하 듯이, 그는 지금까지 질리지도 않고 이렇게 도전해온것이다.
"~~~~~~!"
땀으로 뒤덮힌 시계의 저편에서, 은색의 그림자가 춤춘다.
조금 늦게, 그 불유쾌한 금속음이 이어진다.
틀릴리가 없다, 그건 분명히, 토니의 은발임에 틀림없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이뤘다, 라고 덴버스는 즉시 느낄 수 있었다.
"찾아냈다, 토니!"
공포땀이 멈추고, 조바심이 날라가버린다.
잔탄을 신경쓰면서도, 세발 연속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머리카락이 보인 장소에서 추측하여, 머리, 가슴, 배의 위치로 탄을 쏘아 붓는다.
어디에 맞았어도 확실하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정석대로의 조준이다.
(어떠냐!? 어, 어떤거야!?)
회색의 안개 저편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젤의 탄창도 비어버렸다. 남은건 챔버 안의 한발을 남겨두었을 뿐이다.
하지만 덴버스는 확실한 반응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도 세발 전부가, 빗나가지 않고 토니를 꿰뚫었다고 하는 실감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죽어버렸나?"
대답은 없다.
그래도 덴버스는 조바심을 억눌러, 조용히 기다렸다.
바람이 조용히 흘러간다.
그 바람을 타고, 연막과 흙먼지에 덮힌 뒷골목의 공기가 흘러간다.
주위에는 쓰러진 그의 병사들이 굴러다닐 뿐, 중요한 토니의 모습은 잘 보이질 않는다.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죽어버렸을거야, 토니녀석)
총구를 내리지 않은 채로, 그래도 덴버스는 기다렸다.
더욱이 주위는 천천히 시계를 회복시켜 간다.
마치 땀이 마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목이 칼칼 마른다.
(토니의 시체를 확인하면, 술이나 퍼 마셔야지)
차가운 맥주를 마시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약간이나마 덴버스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그의 미소는 일순간에, 경악의 표정으로 바뀌어갔다.
"뭐......! 뭐, 뭐, 뭐......"
"뭔 소릴 하고 싶은거야, 덴버스?"
토니의 목소리였다.
불연듯 세차게 불어닥친 강풍에, 무겁게 깔린 공기가 날아가버린다.
"말하는게 힘들다면, 집에 돌아가 ABC부터 다시 공부하라고."
상처 하나 없는 토니가 거기에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결코 상처 하나 없는게 아니다.
진홍의 코트에는 무수한 구멍이 나고 뚫어져, 비참한 상태였다.
놀랄만한 것은, 그런 상태이면서도, 토니 자신은 찰과상 하나 입지 않았다는 사실.
언제나 등에 메고있는 거대한 장검을 거꾸로 들고, 얼굴과 가슴, 배를 완전히 커버하고 있다.
잘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장검 하나로 필살의 총탄을 튕겨버렸다는 것인가.
"괴, 괴, 괴.... 괴물 자식!!"
"조준은 잭팟이었어. 역시, 썩긴 했어도 원래 올림픽 사격선수구만."
"다, 닥쳐!"
토니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공포에 빠질 뻔했던 덴버스의 투지가 다시 불타올랐다.
반사적으로 총구가 토니에게 향한다.
"아직 총알은 남아있다고."
"좋아, 그래야 프로라는 거지."
이상한 자세로 잡고있던 장검을 내리고서, 토니는 흥미없다는 듯이 대답한다.
(그런 말투랑 태도가 마음에 안든다고)
토니를 노려보는 덴버스의 눈빛이 더욱 험해진다.
분노가, 공포를 완전히 눌러버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린다.
어디를 노릴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 빌어먹을 건방진 입을 영원히 못쓰게 해주지."
총구가 약간 올라간다.
조준은 정확히 토니의 입을, 정확히 말하면 입과 코 사이를 노리고 있다.
"죽기전에 남길말이 있다면 들어주지. 최후의 선물 대신에 말야."
"그 대사도 이미 질렸다고. 그것도 분명, 팔십칠회 째다.."
"닥쳐!"
분노가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기게 한다.
덴버스의 토니 사이의 거리는, 거의 십미터. 눈을 감고서도 빗나갈리 없는, 절대적인 거리다.
큰 소리를 내며 날려진 마지막 총알은, 빗나가지 않고 토니의 안면을 꿰뚫었다.
"돼, 됐어!"
그러나, 숙원을 이룬 기쁨의 외침을 지르고 있는 덴버스의 귀에 또다시 있을 수 없는 목소리가 울린다.
"잭 팟. 너의 패배다."
어느샌가 그의 목에는, 토니의 장검 끝이 대어저 있었다.
그것도, 미묘하게 피부를 파고들까 말까할 정도로 절묘하게.
"이걸로 오늘도 내 승리라는 거군. 납득했냐, 덴버스?"
"......으, 서, 설마. 이런!"
덴버스는 분명 봤다.
그가 쏜 총알이, 토니의 얼굴을 꿰뚫는 그 순간을.
그러나 지금, 눈 앞에 있는 토니는 여전히 상처하나 없었다.
"격이 틀리다고, 격이."
뭐가 일어난건지 이해하지 못한채, 단지 멍하니 서있는 덴버스.
그의 손에서 모젤을 빼앗은 후에야, 토니는 드디어 검을 내렸다.
"HSC인가. 오리지널은 아닌것 같네."
총의 표면에는 아무것도 새겨져있질 않다.
밀조된 총의 공통된 특징이다.
물론 아무일 없이 동작만 해준다면, 진짜건 가짜건 상관은 없다.
"그럼, 언제나처럼, 이 총은 내가 갖지. 다음에도 잘 부탁해."
" ...... "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덴버스에게 등을 돌리고, 토니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걸어가려고 하다가, 골목길 입구 언저리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아, 깜박할뻔했네."
그렇게 말하고는 코트를 벗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진홍의 코트는, 더이상 코트라고는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구멍이 뚫려있었다.
"이녀석을 게일네 가게에 가져다주고, 같은 녀석으로 새로 만들어 달라고 해. 물론, 대금은 네가 내는거고."
"에잇, 젠장! 어째서 이몸이 그 자식의 심부름꾼 같은 짓을 하고 있어야 하는거지!?"
희미하게 밝아진 하늘 아래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그림자가 있었다.
토니에게 도전해선, 멋지게 구십구회째의 패배를 맛본 '광견' 덴버스의 모습이었다.
이제 금방 해가 뜰 시간이다.
이 시간이라면, 아는 녀석과 마주칠 일도 적다고 판단하여, 그는 지금까지 숨어있다가, 몰래 집으로 향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엣취! 에, 에, 엣취! 젠장, 진것도 모자라서 감기까지 들어버린거냐, 어이."
기침을 연발하며, 덴버스는 마을 변두리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침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물이 말라버린 하천 옆에 만들어진 길에, 사람의 모습은 없다.
발걸음을 약간 늦추고, 덴버스는 더러운 손수건으로 힘껏 코를 풀었다.
"으으으.... 한기마저 들기 시작했네."
대량으로 흘린 식은땀이 한번에 식은 탓인지, 아니면 지금에 와서야 공포를 다시 느낀건지, 덴버스는 몸을 크게 떨고서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한기가 더욱 강해진건지, 옆구리에 안고있던 진홍의 코트를, 싫은 표정으로 입기 시작한다.
말할 것도 없이 그건, 방금 한 승부에서 구멍투성이가 된, 토니의 코트였다.
"토니, 그 빌어먹을 새♡의 옷따윈, 입고싶진 않지만 말야."
그냥 버렸으면 좋았을 걸, 토니에게 '변상해'라며 받은 그 코트를, 왜인지 덴버스는 버리질 못하고 여기까지 가지고 와버렸다.
물론 그 덕분에 약간은 한기를 누그러뜨릴 수가 있어, 덴버스는 복잡한 기분에 무릎을 끌어안았다.
"......비참하네, 꼴이 이게 뭐야. 토니 새♡가 나타나면서 부터, 이몸의 주가가 점점 떨어져버렸어."
지저분한 마을의 저편에 보이는 무겁게 가라앉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덴버스는 중얼거렸다.
큰소릴 치며 고용한 병사들은 전부 도망쳐 돌아가버리고, 지금 그는 진정한 한마리의 늑대였다.
물론 '광견'이 아닌 '싸움에 진 개'라고 불려도 반박할 수 없다.
"같은 개라도, 꽤나 랭크가 떨어져 버리잖아. 젠장."
이년 전, 토니가 이 마을의 해결사로서 갑자기 흘려들어온 후, 덴버스를 포함한 많은 인간의 환경은 크게 변화했다.
약 판매상, 무기탄약의 밀매, 인체 개조, 인신매매의 전문 브로커, 더러운 일 전문의 수많은 마피아나 그룹 등, 그런 녀석들이 무슨 일이 생길때 마다 토니에게 일을 방해받아, 어쩔 수 없이 폐업, 또는 이 마을에서의 철수를 당한 것이다.
원래, 해결사라는 녀석은 오히려, 그런 뒤가 구린 녀석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졸개'였을텐데.
그러나, 토니는 달랐다.
서로의 힘 관계를 무시하고, 지 멋대로 일을 받고는, 지금까지 덴버스와 같은 뒤가 구린 녀석들에게 흘러들어갔던 검은 돈을, 뿌리채 뽑아가 버린 것이다.
체면을 걸고 토니를 멈추려고 일어난 녀석들은, 열외 없이 반격을 당해, 그 때마다 토니의 평가만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토니에게 이어지 듯이, 해결사들은 뒷세계의 녀석들과는 손을 씻고, 독자적으로 연계하여 일을 하게 되었다.
그건 덴버스와 같은, 폭력만으로 뒷세계를 살아온 녀석들에게 있어서는, 자존심은 물론 존재의미 그 자체를 부정받을 정도의 상태였다.
"그런데 말이지, 왜 나는 그 녀석에게 이길 수 없는거야!?"
그리고 그것이 그가 끈질기게 토니에게 도전하는 이유였다.
그리고 이번 습격은, 솔직히, 최대 그리고 최후의 찬스였다.
시간을 들여 동업자들을 설득하여, 내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토니를 쓰러뜨린다'라는 공통목적을 위해, 돈과 병사와 무기를 제공받아서 일으킨 습격이었다.
그야말로 배수의 진으로 도전한 승부였지만, 결과는 방금 일어난 그대로였다.
지금의 그에게는 이미, 돌아갈 장소따윈 없다.
돈이나 병사를 빌려준 녀석들이 알면, 그 생명마저 위험하다.
(일 났네, 젠장)
흐르는 콧물을 훌쩍이며, 덴버스는 방심한 듯한 얼굴로 주저앉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그 때였다.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뭐, 뭐야!"
돌연히 들려온 불길한 목소리.
댄버스는 반사적으로 일어서며 손을 허리의 홀스터로 뻣었다.
(......이런 젠장! 총은 토니 그 새♡에게......)
애용하는 모젤은 빼앗겨버렸다.
완전한 비무장이었다.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목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그것만이 아니라, 목소리의 주인은 점점 그 수를 늘려가는 듯이 들렸다.
"뭐가, 도데체 무슨일이 일어나려고 하는거야, 어이!"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공포로 얼굴을 찡그리며, 덴버스는 주위를 재빨리 돌아봤다.
새벽 직전의 빛을 머금은 하늘이 어둡게, 불길한 어둠으로 덮혀가고 있다.
아니, 하늘만이 아니다.
그를 둘러싼 공기마저, 알수 없는 어딘가 다른 세계의 공기로 뒤덮혀져가는 듯하다.
(히, 히이이, 히이이익!!)
본능적인, 억누를 수 없는 공포가 올라온다.
그것은 비무장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설령 뭔가 무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고 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소리는 점점 크게, 강해져 간다.
그리고 덴버스의 등 뒤로, 갑자기 '찰칵'하고 부자연스런 발소리가 났다.
"누, 누구야!"
소리를 지르면서도 덴버스는, 마음 한구석에선 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누구라도 좋아, 뭐라도 좋으니까, 이 이상 혼자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싫었다.
지금이라면 설령 상대가 토니라고 해도, 그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아아안테에에에에에......
최후의 순간 덴버스가 본것은, 자신을 향해 내려쳐진, 날카로운 낫의 칼날이었다.
그것이 목에 파고들어간 순간,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뭔가가 점점 자신의 몸을 물고 늘어져, 물어 뜯으며, 장악하고 있는 감각에 사로잡이면서도, 그 의식은 결코 끊이질 않았다.
(살려, 사, 사, 살려......)
목소리가 날리도 없었다.
끊임없는 고통에 지배당한 채, 덴버스는 소리없는 비명을 계속 지른다.
이윽고 찾아온 일출의 빛 속, 더러워진 강가에 그의 모습은 이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
오랫만입니다.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이 소설은 카도카와 문구에서 2001년에 발매한 데빌 메이 크라이 소설입니다.
작가는 코이케타 신야라는 뭐.. 그저그런 라노벨 작가(아마도)이고, 캡콤이 감수를 맡았습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정식 발매된 소설을 번역한거니, 다른 사이트에는 절대 올리지 말아주세요.
군대 가기 전에 한번 이 소설 번역을 해보려고 했습니다만,
실력 부족과 책하나를 몽땅 번역한다는, 분량에 대한 압박에 의해
프롤로그만 올려봤다가 포기해버렸었습니다.
이번에는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번역을 해 볼 생각입니다...만...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재미가 있을지 없을진 (저도 끝까지 안읽어봐서)모르겠지만,
몇년간 데메크에 대한 소식도 없으니,
이 소설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반응이 안좋으면, 이만한 뻘짓도 없을텐데...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 부탁드립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