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선 저는 상당히 멍청하다는 것을 서두에 깔아두겠습니다.
루리웹 계시는 대능력자 사업가형님들 성공스토리는 많은데
실패한 이야기는 없어서 다들 창업하면 대박나는 줄 알까봐 ..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멍청해서 이런 글을 쓰는 거지 하고 자괴하면서도
제가 가진 멍청함에 충실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글을 읽어보셨으면 좋겠고,
저는 진짜 멍청하므로,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제 꼴이 되리라고 예상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구나. 이 인간처럼 멍청하지 않으면 되겠구나.
쉬는 시간 시간때우기용으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창업준비]
+ 여러 곳의 직장을 경험하였습니다.
+ 창업 전 마지막에 일했던 곳이 정부지원사업을 받아 일하던 곳이었죠.
+ 자연스레 정부지원사업을 알게 되었고, 남의 돈, 정부 돈으로 사업을 할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 거기다 제가 다녔던 회사들처럼만 안하면 망하지 않겠구나. 용기를 가졌죠.
+ 용기로 포장된 오만과 무지와 99%의 멍청함이었죠.
[지원사업, 청년창업융자]
+ 계약된 내용이 아닌 일을 밀어붙인 사장과 싸웠습니다. 그 달까지 일하고 나왔죠. 그 회사는 망했습니다.
+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많은 분들이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보도 열심히 하거든요.
+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들어가려면 안산에 입주해야 합니다. 전 싫었어요. 멀었거든요.
+ 그 외 청년창업융자사업은 2013년 당시 2.7%의 이자율료 5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사업이었습니다.
+ 전 그걸 노렸어요. 두 번 도전만에 7명의 심사위원에게 사업아이디어를 낙점받아 합격했습니다.
+ 2013년 1억까지 늘어난 융자한도에 7천만원을 빌렸습니다.
+ 결과적으로 그 돈 지금 갚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회사월급+생활비하면 마이너스죠.)
+ 현재, 머리깎는 비용이 아쉬워 삭발을 했습니다. 점심값이 아쉬워 점심엔 잠을 잡니다. 궁상은 최고수준입니다.
[사업아이템]
+ 저는 다른 많은 청년사업가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디어 좋다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 이게 함정입니다. 진짜 우쭐하게 만드는 그 시기의 함정.
+ 7천만원의 융자, 5000만원짜리 지원사업, 2500만원짜리 경진대회, 사무실 지원사업 등 3년 동안 11개를 땄습니다.
+ 이거저거 합쳐서 사업자금으로 2억 넘게 받은 것 같아요. 대단해보일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각 지원사업은 전부 다른 사업아이템들로 받았습니다.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았죠.
+ 한 가지의 지원사업을 관리하기도 빡센데 3개 정도의 사업을 동시에 각각 진행하고 증빙받아야 했습니다.
+ 당연히 직원도 뽑아야하고요. (정부지원사업은 청년취업율을 목적으로 하기도 합니다.)
+ 게다가 돈은 마음대로 쓰지도 못합니다. 25%는 외주비용, 25%는 컨설팅비용, 25%는 채용비용 등 정해진대로 써야하죠.
+ 지원해준 기관의 행사에 머릿수로 동원되기도 합니다. 도움이 되느냐면 목적과 상황에 따라 되기도 합니다.
+ 지원사업을 받으면 주변사업자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합니다.
+ 그런 것 때문에 더 많은 지원사업을 받고 싶어했습니다. 진짜 능력이 있나? 자신에게 취하기도 하구요.
+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사업의 목표는 [성공]에서 -> 지원사업실패가 뜨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가 됩니다.
+ 남의 돈으로만 사업하는 것 같지만, 모든 정부지원사업은 자기돈10%정도를 내야합니다. 전 융자금을 여기에 썼죠.
+ 직원도 쓰기로 계약했기 때문에 직원이 4명 정도 있었습니다. 사장님 소리 듣기 좋았습니다.
+ 직원월급과 지원사업금액관리, 세금 등까지 처리하기엔 손이 너무 모자랐습니다. 세무서와 계약합니다.
+ 망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원사업 협약 세세하게]
+ 정부지원사업이 뜨면 사업계획서와 각종서류를 첨부해서 신청하고 아이템을 서면평가 받습니다.
+ 지정된 날짜와 장소와 시간, 대충 5명~7명의 심사위원에게 심사를 받습니다.
+ PPT로 앞에 띄워놓고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받습니다. 약 5분~20분 정도 발표하고 5분~10분 질문받습니다.
+ 약 2일~ 일주일 안에 최종결과를 전화,이메일 등으로 전달받습니다.
+ 증빙서류 등 보완해서 제출하고나면 보통 일주일 안에 협약을 진행합니다.
+ 위에 쓴 것 처럼 전체사업비의 5%~50%정도, 보통 10%정도를 현금으로 사업비통장에 이체하고 증빙합니다.
+ 정부지원사업을 재미로 많이 따면 점점 말라가는 이유가 여기도 있죠.
[증빙]
+ 남의 돈 쓰는 게 쉽지 않습니다. 100원을 써도 증빙해야 하죠.
+ 영수증을 모으고, 계좌이체증빙내역, 통장사본 등은 기본으로 합니다.
+ 물품을 살때나 외주를 줄때에도 2개 이상의 비교견적을 증빙합니다. 왜 사야하는 지 설득도 해야하구요.
+ 당연히 산 뒤에도 금액이체와 실제물품 사진등을 증빙해야 합니다.
+ 계약서 같은 곳에는 물품 구입 후 3년 동안 구비해야 한다는 문구 등도 있습니다. 되팔이를 방지하죠.
+ 건건이 증빙하고 넘어가면 중간정산, 최종정산에 또 시스템으로 증빙해야 합니다.
+ 연말정산 때도 비슷한 것들을 진행해야 하구요.
+ 개인적으로 증빙을 하기 위해 증빙전문직원을 뽑고 싶었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사기]
+ 엄청난 기회처럼 다가오는 인맥과 금액이 미끼입니다.
+ 그 중간선을 타고 오는 고수들도 있죠. 큰 돈도 아니고 큰 기회도 아닌데 이만한 게 사기겠어 설마? 하는 걸 노리죠.
+ 돈을 먹고 연락이 안되는 사기는 많지 않습니다.
+ 계약서를 잘모르는 젊은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계약사기가 진짜 많습니다.
+ 정상적인 조항들 사이에 함정 조항이 한 두개 들어가 있으면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 투자받는 것처럼 진행되다 나중에 보면 이게 왜 이렇게 되고 있지? 하는 순간이 옵니다.
+ 전 두 번 당했습니다. 처음에 쓴 것 처럼, 저는 멍청하니까요.
+ 같이 잘해봅시다! 허허 웃던 분들도 계약도장 찍고나면 증빙,서류,관리 쪼아댑니다.
+ 지원사업을 가지고도 사기를 당합니다. 주관기업과 참여기업으로 들어가면서 돈,인력,아이템을 빼앗기죠.
+ 계약서는 변호사, 법조인 등을 꼭 활용해야합니다. 공증 등을 꼭 진행하셔야 하구요. 서류는 장난이 아닙니다.
+ 고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양쪽에서 동의한 계약서가 있기 때문이죠.
[지원사업 받으면 성공가능성이 올라가는가]
+ 저랑 같이 지원사업 받았던 분 11명만 써보겠습니다.
+ 한 살 어린 동생은 5천만원을 빚지고 5년이 지난 지금 100원도 못갚고 있습니다. 신용불량 + 아르바이트 합니다. (디자인제품)
+ 역시 한 살 어렸던 동생은 아버지일을 도우며 빚을 갚고 있습니다. 3500빚지고 4년째 많이 갚았다고 합니다. (유틸리티앱)
+ 동갑 친구는 빨리 발을 뺐습니다. 안될것 같자 폐업 후 돈을 갚고 직장인으로 돌아갔습니다. (유틸리티앱)
+ 형님 한 분은 동업자에게 사기 당하시고 8천만원을 그대로 짊어지셨습니다. (제조)
+ 은퇴하시고 아이디어 창업하신 시니어대표님은 다 접고 지하사무실에서 다른 일을 준비하십니다. (제조)
+ 얼마 전 전화했던 매출이 4년 째 미미한 형님은 은행추가대출이 승인되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빚 2억 대) (화장품제조)
+ 사업아이템을 계속 바꾸며 융자금과 지원금을 써대던 동생은 연락이 안됩니다. (유틸리티앱)
+ 음식점홍보, 소상공인사업아이템 홍보앱을 만들던 동생은 빚을 집안에서 메꿔주고 유학갔습니다. (유틸리티앱)
+ 마케팅업체를 운영하는 친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이 좋지 않습니다. (앱+마케팅)
+ 한 살 어린 대표님은 만들던 앱을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유틸리티앱)
+ 76년생 여대표님은 사업자를 폐업하지 않았지만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유틸리티앱)
+ 물론, 잘하고 계시는 대표님들도 계십니다. 제가 연락하고 지내는 대표님 20여명 중 3분이 잘하고 계시죠.
[인건비]
+ 수입없이 인원을 써야하는 아이템이라면 뒤로 미루시던가, 일찍 망하는 것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 200만원짜리 인력도 4대보험과 식비 등의 유지비를 더하면 280정도 들어갑니다.
+ 직원 중 가장 높은 연봉인력과 동일한 4대보험비를 대표도 내야합니다.
+ 1명을 쓰면 1명 분의 4대보험료가 아니라 대표까지 2인의 4대보험료를 내야하죠.
+ 스스로 교우관계등을 돌아보고, 자신이 리더십이 없는 종류의 인간이라면 직접 인력관리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세요.
+ 일하던 직원이 짧게 그만두고 또 뽑고 짧게 그만두는 일이 반복되면 그 인력이 투입되던 프로젝트는 정지됩니다.
+ 직종마다 다르지만 4년제 졸업자 초봉은 2400정도 됩니다. 월급이 186정도에 +4대보험 +@유지비가 나가죠.
+ 아주 싸게 연봉 1600으로 구했다해도 128정도에 +4대보험 +@유지비가 나가죠.
+ 받는 사람 입장에선 진짜 말도 안되는 금액이지만, 지원사업받아 월급주는 입장에선 적지 않은 돈입니다.
+ 회사가 어려워서 월급을 못준다는 소리 하지 마시고, 그럴 정도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동업]
+ 길게 보는 보증 같은 겁니다.
+ 돈을 벌든 못벌든, 같이 오래하든 짧게하든, 결과는 싸워서 갈라지거나 / 안싸우고 의 상하거나 / 고소고발 정도 됩니다.
+ 가족이랑 하면 잘될 것 같나요? 아버지랑 일해보신 많은 분들은 고개저으실 겁니다.
+ 200만원짜리 포장마차를 동업해도 주먹질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하물며 몇 천 왔다갔다하는 지원사업, 융자라면 뭐..
+ 돈이 없어도 혼자하는 게 마음 편하고, 접을 때가 되더라도 몸 편합니다.
[결론]
+ 저는 2013년 창업해서 2016년 겨울에 폐업했습니다.
+ 제 스스로 멍청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을 하고, 당하고, 지나왔지만 후회는 있고, 미련은 없습니다.
+ 저는 은퇴전에 창업할 생각이 없습니다. 최악의 능력치로 [영업]엔 완전 무소질이기 때문이죠.
+ 혹시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창업아이템 관련 직종에 경력, 경험이 없다면 창업하지 마세요.
+ 혹시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동업자를 구해서 지분을 나눌 생각이라면 창업하지 마세요.
+ 혹시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면 창업하지 마세요.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시는데 주변분들이 반대하고 있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고, 미련없이 던질 수 있는 분은 창업하세요.
+ 우리나라는 자수성사형 성공자 비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ETC]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였고, 무시할만한 내용은 무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회사 취업하시길 빌고, 혹시라도 창업하신다면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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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가 어려워서 월급을 못준다는 소리 하지 마시고, 그럴 정도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짜 올바른 말씀 하시는듯 유틸리티앱들도 아이디어는 좋은게 많아도 따지고 보면 사업성이 떨어지는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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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가 어려워서 월급을 못준다는 소리 하지 마시고, 그럴 정도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짜 올바른 말씀 하시는듯 유틸리티앱들도 아이디어는 좋은게 많아도 따지고 보면 사업성이 떨어지는게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