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최강을 가리다, DPL 2018 썸머 결승전
총상금 1억 5,000만 원을 걸고 올 여름 ‘던전앤파이터’ 최강자를 가리는 승부가 최종장에 다다랐다. 8월 3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던전앤파이터 프리미어 리그(DPL) 2018 썸머’ 개인전 및 단체전 결승이 치러졌다.
이날 포문을 열어젖힌 것은 ‘양 선수가 캐릭터 셋으로 팀을 이뤄 차륜전’을 펼치는 DPL:P 부문 경기. 앞서 4강에서 김창원을 2:1로 꺾고 6년 만에 DPL 우승을 노리는 장재원과 16강부터 파죽지세로 올라온 디펜딩 챔피언 김태환이 만났다. 결승전은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장재원이 웨펀마스터, 아수라, 소드마스터를 골랐으며 김태환은 그래플러女, 스트라이커女, 스트리트 파이터女로 이에 맞섰다.
1세트 선발로 나선 아수라는 스트라이커女를 거세게 몰아치며 우세를 점하나 싶었지만 이내 맹렬한 반격에 부딪혀 첫 킬을 내주고 만다. 다만 스트라이커女 또한 체력이 많이 빠진 상태라 뒤이은 웨펀마스터에게 초살 당했으며 스트리트 파이터女조차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만다. 이에 절치부심한 김태환은 마지막 캐릭터이자 주력인 그래플러로 우선 웨펀마스터를 처치하고 체력이 거의 바닥났음에도 소드마스터까지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장재원 0:1 김태환.
2세트 초장부터 세게 밀어붙인 스트리트 파이터女는 시종일관 앞선 판정으로 소드마스터를 제압했다. 장재원의 아수라도 곧장 반격을 가하여 스트리트 파이터女를 쓰러트렸고 스트라이커女에게도 분전했으나 창졸간 공중에 띄워져서는 연신 공격 당하고 만다. 결국 웨펀마스터가 나서서야 스트라이커女를 정리했고, 이윽고 두 선수의 주력인 웨펀마스터 대 그래플러女 대결이 성사됐다. 웨펀마스터는 강력한 화력으로 그래플러女를 괴롭혔으나 결정적으로 뻗은 손아귀에 걸려든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장재원 0:2 김태환.
3세트는 벼랑 끝에 몰린 장재원이 소드마스터 선발로 스트리트파이터女를 재빨리 쓰러트리는데 성공, 심지어 그래플러女까지 체력을 쭉 빼놓아 일찍부터 승기를 잡아챘다. 특히 소드마스터에게 뒤이은 아수라가 경직을 걸고 열파참으로 마무리하는 그림 같은 연계기로 탄성을 자아냈다. 김태환도 스트라이커女로 아수라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명장면을 연출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웨펀마스터에게 덜미가 잡혔다. 장재원 1:2 김태환.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4세트 김태환은 주력 그래플러女를 선발로 꺼내 소드마스터를 코너로 몰았고, 장점인 기동력이 봉쇄된 소드마스터는 맥없이 패배했다. 장재원도 앞서 보여준 아수라의 연계기를 재활용하여 그래플러女를 잡아냈으나 이어진 스트라이커女의 일격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적중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웨펀마스터가 스트라이커女에게 승리를 거뒀으나 이미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스트리트파이터女에게 무릎을 꿇었다. 3선승으로 김태환 최종 우승.
이어진 경기는 ‘선수 4인이 팀을 이뤄 보스공략 타임 어택을 벌이는 DPL:E 부문 경기. 단체전인 만큼 1vs1 PvP인 DPL:P보다 선수간 호흡이 중요하며 초단위로 승부가 갈릴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금번 대회에서 선수들을 막아선 보스 던전은 안톤과 루크이며, 장얼앤동(장지운, 류준선, 정지호, 정상혁)과 EXIST!(이동관, 안호기, 김동천, 방한올) 그리고 PDM(이준형, 손주완, 조영재, 정재운)과 TI(최후락, 이상민, 박상욱, 손현제)가 한 자리에 모였다.
먼저 안톤 공략에 나선 장얼앤동은 천선낭랑, 인다라천, 다크로드, 세라핌으로 공수의 균형이 잡힌 조합을 내세웠다. 다만 도중에 한차례 실수가 발생하며 당초 기록보다 늦어졌고, 때문에 이어진 플레이까지 초조함 속에 무리를 하며 우승권에서 많이 멀어진 6분 5초대로 마감했다. 다음으로 TI는 다크로드, 검신, 인다라천, 세라핌으로 안정적인 조합을 택했다. 이들은 초반부터 속전속결로 여러 스테이지를 돌파했으나 흡수의 에게느를 상대로 약간 지체했고, 결과적으로 시즌 기록에 근접한 2분 46초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 번째 주자 PDM은 세라핌, 천선낭랑, 인다라천, 다크로드로 앞선 장얼앤동과 동일한 조합. 이들도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도중에 보스를 상대하는 속성 선택에 있어 아쉬운 플레이를 보여줬고 이것이 그대로 기록 하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4분 6초대. 마지막으로 EXIST!는 세라핌, 크리에이터, 다크로드, 태을선인이라는 딜링 위주 조합을 통해 우승에 도전했다. 타 팀이 결승이란 압박감 때문인지 모두 종전보다 기록이 떨어지는 가운데 EXIST!는 준수한 속도로 스테이지를 하나씩 넘었고, 네 팀 중 가장 빠른 2분 44초를 달성했다.
2세트 루크 공략 역시 안톤과 마찬가지로 장얼앤동이 첫 주자를 맡았다. 이미 6분이 넘는 최악의 성적을 낸 터라 보다 신중하게 진행하는 모습. 직전 경기를 통해 어느정도 긴장이 풀렸는지 연습 때와 같이 깔끔한 공략으로 4분 36초를 끊었다. 이어서 1세트에서 좋은 기록을 낸 TI는 이번에도 안정적인 공략을 선보였고 특히 후반 뒷심이 폭발하며 4분 36초로 들어섰다. 두 팀은 타이 기록처럼 보이지만 0.25초 가량 근소한 격차를 보였다.
다음으로 루크 공략에 돌입한 PDM은 1세트에 이어 여전히 딜링이 부족한 듯 점점 기세가 처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막바지에 본 궤도를 회복했으나 결국 5분 14초로 마무리, 안톤 공략 시 성적과 함께 봤을 때 결승에선 멀어지고 말았다. 끝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던 EXIST!는 첫 스테이지부터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보스 패턴과 엇나가버려 되려 큰 손해를 입었다. 급히 태세를 정비하고 다시금 공략에 전념했지만 한번 흐트러진 호흡 탓에 계속해서 팀웍이 꼬여 5분 44초 기록에 그쳐야 했다.
이리하야 안톤과 루크 공략 기록을 합산한 결과 TI가 우승컵을 거머쥐게 됐다. DPL:P 최초 2연속 제패에 성공한 김태환 선수와 DPL:E 1위를 차지한 TI는 명실공히 올 여름 ‘던전앤파이터’ 최강의 영예를 안았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