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최근방문

[정보] [유니버스] 판테온 단편소설: 추락한 자들을 위하여 [1]



[광고]

 

단편소설: 추락한 자들을 위하여

데이비드 슬래글

 

https://universe.leagueoflegends.com/ko_KR/story/pantheon-fallen-story/

 

네리마제스 유적에 착지했을 때, 나는 천상의 마법 불꽃을 하늘에 새기며 도약한 게 아니라 마치 추락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나는 인간에 불과했으니까.


소용돌이치는 모래 언덕에 선 내 주위에는 타곤 산의 신전에서 먼 길을 떠나온 솔라리의 라호락 전사들이 싸우고 있었다. 나는 비록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했지만, 50명의 병사는 창으로 무장한 채 3주에 걸쳐 사막을 행군해야 했다. 쇠약의 길을 걷고 있던 라호락은 커져 가는 어떤 힘을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들이 숭배하는 태양은 사막을 끝없이 내리쬐었다. 열기가 너무 뜨거운 나머지 과거의 그림자와 고대 제국의 흔적마저도 모래 속으로 녹아내린 듯했다. 건물은 모래 언덕에 파묻혀 있었고, 인간을 하늘로 이끌어 준다고 알려진 태양 원판은 빛을 잃은 채 땅에 떨어져 있었다.


바로 이곳에서 슈리마 제국이 피고 지었다. 첫 번째 초월체가 탄생한 곳도 바로 네리마제스였다. 위협으로부터 슈리마를 지키기 위해 탄생한 초월체는 제국이 몰락한 후에도 계속 존재했다. 하지만 수 세기 동안의 충돌로 인해 미쳐버렸고, 결국 다르킨이 되어 세상을 초토화하던 중 봉인되었다.


그러나 슈리마의 오만이 탄생시킨 그 괴물들 중 일부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때 금속음이 울려 퍼지더니 투창이 연이어 내 투구를 스치고 지나갔다. 금속음은 점점 커졌고, 곧이어 함성이 들리더니 라호락 전사들이 공격을 시작했다. 투창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날아가던 그때, 강력한 마법의 힘이 투창을 튕겨냄과 동시에 유적을 파괴했다.


흙먼지가 걷히자 초월체가 보였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이었다. 놈은 과거 자신이 다스렸을 제국처럼 불타고 부서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봐 왔던 초월체들과는 달랐다. 몰락한 도시를 장악해 다시 일으키려는 상처 입은 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초월체 역시 한때는 인간이었다.


나는 놈들에게 그 의미를 깨우쳐 줄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숨을 쉬는 그 느낌을 다시 일깨워 줄 것이다.


"신성전사다!" 라호락 중 한 명이 말했다. "우린 승산이 없어!"


"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내가 보여주지!" 난 큰 소리로 대답하며 창을 치켜든 채 초월체를 향해 돌진했다. 창을 빛나게 하는 것은 '그들'의 힘, 바로 신들의 힘이자 별들의 힘이었다. 일그러진 형태의 초월체가 다시 공격하자 나는 안간힘을 써서 그 신비한 마법의 무게를 견뎠다. 라호락의 창과 달리 내 창은 불타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혜성처럼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초월체를 땅에 고꾸라트리고 놈의 마법 공격을 하늘로 쳐냈다.


내 앞에, 초월체의 공격으로 인해 갈라진 틈이 보였다. 그 틈과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라호락 전사가 쓰러진 전우의 시체를 품에 안고 있었다. 마법 공격으로부터 친구를 지키느라 그녀의 팔은 시커멓게 그을어 있었다.


"당신은... 성위이시군요." 그녀는 절박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내가 그녀 자신을, 그리고 '친구'를 구할 수 있는 성위라고 대답하길 간절히 애원했다. 난 주변을 둘러봤다. 라호락 전사들의 전열은 그들의 사기만큼이나 무너져 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까 초월체의 몸에 찔러 넣었던 투창을, 그녀가 간절히 바라는 마법의 힘으로 다시 손에 가져왔다. 창끝에는 피가 아닌 모래가 묻어 있었다. 초월체의 몸은 마법과 돌로만 이뤄져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내 본명을 알려주고 싶었다. 한때 나 역시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힘을 바라던 아트레우스라는 이름의 라호락 전사였다. 하지만 아트레우스는 전우 필라스와 함께 타곤 산 꼭대기에서 죽었다. 판테온과 나 자신의 약점 때문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트레우스와 필라스는 다시 살아날 수 없었다. 신조차도 죽어버린 후, 성좌는 하늘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난 다시 초월체를 향해 몸을 돌렸다.


"싸워야 한다." 나는 라호락 전사에게 말했다. "모두 반드시 싸워야 한다." 폐허 도시는 불타올랐고, 초월체의 마법은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나는 녹아서 거울처럼 변해버린 모래 위를 달려갔다. 초월체가 마법을 발사할 때마다 지축이 흔들렸다. 마치 하늘만 남기고 전부 부술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닥에 버려진 노포를 발견했다. 라호락 전사들은 방패를 들어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건물 잔해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했다.


"싸워라! '반드시 싸워야 한다!'" 난 더욱 크게, 신의 권위가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하늘로 뛰어올라 얼굴 대신 초월체의 몸에 달려 있던 부서진 석판에 창을 휘둘렀다. 놈의 마법 공격을 방패로 막자 몸이 뒤로 밀려났지만, 나는 계속해서 마법이 깃든 창을 찔러 넣었다. 오직 초월체의 분노를 방어할 때에만 방패를 들어 올렸다.


두 발이 모래 속으로 파묻혔다. 안간힘을 써 가며 놈을 막는 동안, 초월체의 마법과 의지는 잔혹성과 분노로 그 위력을 점점 더해 갔다. 내가 방패를 밀어붙이자 마법이 사방으로 튕기며 건물과 하늘, 그리고 움츠리고 있는 라호락 전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나는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라호락 전사들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싸워라..."


놈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알아차린' 것이다. 발밑의 땅은 무너지려 하고 있었고, 내 힘도 한계에 다다랐다. 결국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창에 깃든 마법이 사라지고, 투구가 벗겨지면서 내 얼굴이 드러났다.


기침을 하며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들었지만, 네리마제스에는 오직 한 명의 라호락 전사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연기와 혼돈 속에서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바라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성위가 아닌 내 모습을, 하얀색 입김을 내뿜으며 죽어가던 필라스를 안았던 한 인간을 보았다.


나는 그녀가 알아봤을지 궁금했다. 내 가슴팍에 아로새겨진 별들과 내 운명, 그리고 그 위를 가로지르는 흉터를 말이다. 그녀의 눈은 더 이상 내게 애원하지 않았다. 초월체가 힘을 모으는 동안 그녀의 얼굴에서 빛이 점점 강해졌다. 비록 팔은 엉망이 됐고 친구는 쓰러져 있었지만, 그녀는 방패를 들어 내 쪽으로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그 모습은 마치 죽음처럼 필연적이고 완강했다.


난 거친 숨을 쉬며 물었다. "이름이... 뭐지?" 그녀 얼굴의 빛은 더욱 밝아졌다.


"에이소스예요."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초월체를 향해 방패를 들었다.


믿을 수 없이 밝은 빛이 유적을 밝혔다. 어둠만 남기고 모든 것을 태워 버릴 기세였다. 에이소스가 서 있었던 곳에는 힘도, 성위도,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내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 흉터는 여전히 느껴졌다.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나를 이곳으로 이끈 모든 순간을 상기시켜 주듯이 욱신거렸다. '자신의 승리를 더럽히지 말라던 내 전우 필라스, 둘 다 목숨을 잃을 뻔했던 야만족의 습격, 타곤 산 꼭대기를 향한 목숨을 건 등반, 나를 죽이고 또 되살렸던 다르킨의 검, 산에 나 있던 천상의 밀, 그리고 쟁기를 내려놓고 창을 집어 들던 흙 묻은 내 손까지...'


죽을 줄 알면서도 방패를 집어 든 그녀가 아니었다면 모두 사라졌을 기억이었다. 그녀의 힘과 희생은 별들보다도, 나와 나를 지켜준 성위의 무기보다도 훨씬 위대했다.


그녀의 희생을 헛되이 할 수 없었다.


만신창이가 된 나는 몸을 일으키려고 애썼다. 그때 몸을 숨기고 있던 라호락 전사들이 유적 중앙의 태양 원판 받침대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며 일어섰다. 나 역시 신이 아닌, 한 사람의 전사로서 그들과 함께 일어섰다. 나의 신들, 쓰러진 전사들이 다시 내게 준 기회였다. 싸움의 명분, 사랑의 대상, 진정한 자아를 결정할 중요한 순간에 놓인, 태어나고 죽은 모든 이가 바로 내 신들이었다.


이러한 용기 앞에서 신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에이소스!" 나는 소리쳤다. 가슴에 통증이 일었다.


"에이소스!" 돌무더기 위에 서서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 채 라호락 전사들이 복창했다. 초월체는 다시 마법 공격을 준비했다.


비록 난 만신창이가 됐고 신마저 죽었지만, 내 창의 힘과 투구의 깃털 장식이 다시 불타올랐다. 내게 전투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라호락 전사들이 다시 한번 투창을 던졌다.


그 순간, 전쟁의 성좌와 함께 사라졌던 별 하나가 태양보다 밝게 빛났다.


그 별의 이름은 에이소스였다.

 

image.jpg

 

 

 



댓글 | 1
1


에이소스는 그냥 일반인인거죠? 희생하고 별이 된건가..
19.08.14 09:29


1


댓글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글쓰기
공지
스킨
ID 구분 제목 글쓴이 추천 조회 날짜
399639 전체공지 넷기어 XR500 & XR300 구매 후기 이벤트 8[RULIWEB] 2019.08.13
86 전체공지 루리웹 '브라우저 알람' 설정 방법 8[RULIWEB] 2019.06.01
9627300 TFT [8/14] 전략적 팀 전투 정보 모음(패치노트, 확률, 시너지 등) (8) 롭스 11 156612 2019.06.29
9551850 공지 정치 글/댓글은 정치유머 게시판에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롭스 24 163083 2019.02.11
9548793 정보 롤파크에서의 롤챔스 직관 도움글 (스압, 데이터주의) (6) 룰러형광팬 19 173689 2019.02.01
9544485 정보 [9.17] PBE 밸런스 업데이트 목록 (30) YuBis 10 196407 2019.01.25
9540034 잡담 LCK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LCK 공식 플리커가 개설되었습니다. (4) 롭스 16 170113 2019.01.18
9470482 정보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13) 나하도르 21 196850 2018.08.27
9659340 잡담 노가다가진리 12 21:41
9659339 잡담 야필패과학 115 21:37
9659338 잡담 novel type 70 21:37
9659337 잡담 JayScarLeT 128 21:36
9659336 잡담 jarin00 1 171 21:32
9659335 잡담 우는유미 208 21:30
9659334 잡담 후루루쩝쩝 169 21:29
9659333 잡담 미끄러졌네 262 21:27
9659332 잡담 비보이달애 205 21:24
9659331 잡담 Rosen Kranz 86 21:24
9659330 잡담 피곤한냥이 180 21:22
9659329 잡담 Rosen Kranz 334 21:20
9659328 잡담 Soldier 136 21:20
9659327 잡담 Last_T 38 21:19
9659326 잡담 jarin00 285 21:16
9659325 잡담 품질보고서 280 21:12
9659323 잡담 jarin00 117 21:10
9659322 잡담 윈드벨 603 21:08
9659321 잡담 블랙핑크쯔위 1 399 21:08
9659320 잡담 MonochromeSora 1 271 21:07
9659319 칼바람 유니언스 157 21:07
9659318 잡담 루리웹-2035416291 174 21:04
9659317 잡담 블랙핑크쯔위 2 393 21:04
9659316 잡담 별수호자 니코 8 693 21:03
9659315 잡담 고양이무서웡 236 21:03
9659314 잡담 야필패과학 55 21:00
9659313 잡담 jarin00 1 52 20:59
9659312 잡담 앤틱기어박근혜 13 1731 20:59

글쓰기 278826개의 글이 있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게시판 지기



게임 정보

평점
7.7
장르
AOS
한글 지원
한국어지원(음성/자막)


플랫폼
온라인
가격
미정


일정
[출시] 2011.12.12 (온라인)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