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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스압)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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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탄생하던 날, 공허도 함께 태어났다. 아우렐리온 솔은 그 끝없는 세계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였다. 창조의 첫 입김으로 태어난 그 거대한 용은 텅 비어있던 무한한 세계를 한없이 어슬렁거렸다. 너무도 지루한 삶이었다. 솔은 막대한 무의 세계를 경이로움으로 채우고자 했다. 무수히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로. 그의 손에 의해 우주는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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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창조자 '아우렐리온 솔'



솔의 손길이 지나간 창조의 흔적에서 곧 다양한 생명체가 나타났다. 그러나 솔은 자신과 대등한 존재는 만나지 못했다. 수많은 원시적인 존재들이 겨우 초보적인 문명을 이루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솔이 만든 세상을 우스울 만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여 그들만의 세계관을 만들곤 했다. 솔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재미를 느꼈다.


그중에 하나의 문명이 두드러지는 면모를 보였다. 솔이 처음 만든 별에서 탄생한 자들이었다. 누구보다 큰 야망을 품은 그 ‘타곤(Targon)’이라는 종족은 우주의 신비를 밝히기를 갈망하며 고향 행성을 넘어 세력을 계속 확장했다. 솔은 그들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마어마한 별들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이 그의 몸 전체에서 회오리치고 반짝였다. 타곤인들은 감탄했다. 솔은 그들이 자신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것을 즐겼다.


타곤인들은 존경의 표시로 솔에게 황금관을 만들어 선물했다. 솔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 금관을 자신의 머리에 씌웠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솔은 지루해졌다. 그는 다시 자신이 작업하던 거대한 우주 공간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잠시 들렀던 이 작은 세계에서 멀어져 갈수록 그는 존재 깊숙이 무언가가 자신을 붙잡는 힘을 느꼈다. 그 힘은 자신이 가려는 길을 방해하고 다른 쪽으로 그를 이끌었다. 그는 넓디넓은 우주 저 너머로부터 소리치고 명령하는 목소리들을 들었다. 사실 그가 받은 선물은 솔을 속박하기 위한 도구였다. 솔은 격노했지만 그 간악한 피조물들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이후로 수천 년 동안 아우렐리온 솔은 타곤인의 전쟁에 동원되어 그들이 빛나는 우주 제국을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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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자를 감히 속박하여 부린 타곤 종족



타곤인들이 주로 싸우는 대상은 공허의 존재들이었다. 우주 저 너머, 어두운 공허에서 온 그들은 공허의 주인인 ‘수호자들(Watchers)’과 함께 파멸의 시간을 노리며 영겁의 세월을 보내왔다. 그들 ‘공허 태생(Voidborn)’의 해악은 너무도 끔찍했다. 공허 태생의 생물들은 지능과 형태가 천차만별이었으나 끝없는 허기를 보이며 자신의 식욕을 채우려 든다는 점은 모두가 같았다. 또한 그들이 내뿜는 공허의 힘은 마치 질병처럼 다른 생명들을 오염시켜 공허 생물체로 만들었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하나의 세계에 재앙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타곤 제국은 우주 곳곳에 화신을 파견해 공허와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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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너머 공허에서 태어난 끔찍한 존재들



한편 우주의 한쪽에서 또 다른 별이 유구한 문명의 역사를 만들어내며 주목을 끌었다. 


태초부터 세상에 존재한 원초적 에너지 ‘룬’에 의해 창조된 <룬테라>라는 이름의 행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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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주 무대가 될 룬테라의 월드맵



룬테라에 처음 형성된 동쪽의 대륙은 마법이 가득한 최초의 땅 아이오니아라 불렸다. 별 너머에서 온 방랑자 바드와 천상에서 내려왔다는 별의 아이 소라카는 이 시기부터 룬테라에 존재했다. 그들은 우주의 질서가 위협당할 때 모습을 드러내어 멸망의 길로부터 구하거나 상처 입은 자들에게 치유의 자비를 내리곤 했다. 반면 킨드레드라는 존재는 필멸자들에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냉혹한 양면성을 보여주었다. 빠른 죽음인가, 잔혹한 최후인가. 그가 보여주는 것은 선도 악도 아닌 자연의 섭리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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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존재한 불멸의 존재들



남쪽 이름 없는 대륙 끝에 우뚝 솟은 <타곤 산>에는 ‘성위’라는 존재를 믿는 무리도 생겨났다. 그들은 산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 너머에 상서로운 형상으로 늘어선 반짝이는 천체를 별에서 살다 사라진 초월적인 존재, 성위라 믿었다. 이 성위의 힘이 가끔 영웅들의 육신을 빌려 산으로 내려온다는 것이 그들이 믿는 전설이었다. 그 전설은 실재했다. 예를 들면 아주 먼 훗날 태어날 레오나타릭다이애나아트레우스(판테온), 조이가 그 전설의 산 증명들이었다. 다만 그것이 타곤이 파견한 화신이라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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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위의 전설이 내려오는 타곤 산



차원 너머 영혼의 세계 <밴들 시티>에서 온 ‘요들(Yordle)’족들은 대체로 순한 심성을 가진 작은 체구의 종족들이었다. 티모룰루럼블코르키트리스타나 등 많은 요들족이 룬테라의 곳곳을 모험했다. 그들은 시간이란 개념과 동떨어진 존재들이었다. 워낙 수명이 길기에 나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며, 그들의 호기심과 열정은 시대가 변해도 식을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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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들 시티에서 온 이종족, 요들



룬테라의 고대 인간들 중 일부는 동쪽 바다 해저 깊은 곳에 자신들의 도시를 건설했다. 요들족 피즈는 장난기 넘치는 천성과 자신만의 모험담으로 그 도시에서 매우 환영받았다. 그러나 바다의 수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해저 밑의 흉포한 포식자들이 도시를 침범했고, 결국 고대 도시는 멸망했다. 차가운 심해에 홀로 남겨진 피즈는 무기력하게 해류에 휩쓸린 채로 잠들었다. 그가 깨어나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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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수호자의 바다> 밑에 있었던 고대 도시의 비극



수호자의 바다 서쪽의 땅은 발로란 대륙이라 불렸다. 8,000년 전 그 땅에 반신 오른이 태어났다. 그는 발로란 대륙 북서쪽의 <프렐요드> 지역에 자리 잡았다.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그는 화산 아래 용암 동굴 속에 거대한 불꽃 대장간을 짓고 홀로 작업에 몰두했다. 반면 오른의 형제자매인 번개의 반신 볼리베어와 눈보라의 반신 애니비아는 프렐요드의 땅을 수호하며 그곳의 인간들과 어울려 살았다. 오른은 신들이 대지 위를 걸으며 필멸자들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사실 프렐요드는 본래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었다. 기후는 추웠지만 메마른 공기만 있었을 뿐이다. 오른이 주변의 나무를 베어 첫 번째 집을 지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오른의 누이동생 애니비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나무를 베어버린 오른을 혼내주기 위해 잠든 오른의 코를 자신의 깃털로 간지럽혔다. 그러자 오른은 화염의 재채기를 했고, 그 때문에 집은 잿더미로 불타버렸다. 깜짝 놀란 애니비아가 자신의 행동을 비밀로 부쳤기에 오른은 군 말 없이 집을 다시 지어야 했다. 두 번째 집은 광석 덩어리들을 이용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불꽃 대장간이 그의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다만 문제는 내부가 너무나 덥다는 것이었다. 오른은 도랑을 파 바다에서 산까지 이어지게 했다. 차가운 급류가 도랑을 타고 흘러와 대장간을 식혔다. 그러자 거대한 수증기의 기둥이 마구 솟구쳤다. 오른이 살기 적당할 만큼 산이 식는 데 자그마치 삼일이나 걸렸고, 그사이 바다는 수심이 한 뼘 이상 낮아져 버렸다. 그쯤 되자 수증기가 너무나 많이 떠올라 항상 푸르기만 했던 프렐요드의 하늘이 어두운 회색 구름으로 얼룩지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백 년이 넘게 내렸다. 이때부터 프렐요드는 언제나 눈으로 뒤덮인 지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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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테라 최북단, 눈 덮힌 프렐요드에 자리잡은 반신들



수 세기 이후 프렐요드에 진정한 냉기의 재앙이 불어닥쳤다. 얼어붙은 감시자라 불리는 ‘냉기 수호자(Froze Watcher)’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냉기 수호자는 프렐요드의 원주민들 일부를 냉기의 화신(Iceborn)들로 변형시켰다. 그들은 놀라운 마법력과 긴 수명을 가지고 수 세기 동안 발로란을 얼음으로 뒤덮었다. 냉기 수호자를 위한 제국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었다. 이른바 빙하기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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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영원한 겨울이 오게 만들려는 냉기 수호자



냉기의 화신 일족에게서 세 자매 세릴다, 아바로사, 리산드라가 태어났다. 냉기 수호자는 특히 자신에게 헌신하는 리산드라에게 초월적인 힘을 부여했다. 강력한 얼음 마녀가 된 리산드라는 북쪽 땅을 휩쓸며 세상을 더욱 차갑게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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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프렐요드에 존재했던 세 자매



대지의 숨통마저 얼어붙던 이 시기에, 프렐요드의 잔혹한 전사 아이번은 고민이 깊었다. 그는 냉기의 화신들에게 맞설 힘이 없었다. 결국 아이번은 자신의 군대를 데리고 바다 건너 동쪽의 아이오니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의 원주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하며 신대륙 정벌을 시도했다. 


이때 아이오니아에서 가장 격렬하게 저항한 것은 반인반수의 모습을 띤 종족, ‘바스타야(Vastaya)’였다. 그들은 원래 아이오니아의 원주민이 아니었다. 본래는 저 멀리 남부 대륙에서 벌어진 <대공허전쟁>이라는 끔찍한 사태를 피해 들어온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아이오니아의 숲 속에서 바스타야샤이레이라는 영적인 종족을 만났고, 가깝게 지냈다. 샤이레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정령에 가까운 지성 종족이었다. 그들과 인간 사이에 혼혈로 태어난 수인들이 바로 바스타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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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니아의 수인 종족, 바스타야



아이번은 전투 도중 아이오니아의 원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커다란 나무를 발견했다. 나무의 이름은 '신의 버드나무'였다. 나무엔 가녀린 잎이 푸른 금빛을 발하며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아이번은 적의 사기를 꺾을 요량으로 도끼를 들어 나무를 쳤다. 


그렇게 아이번이 버드나무를 쓰러뜨렸을 때, 그의 주변엔 오직 눈부신 빛만이 가득했다. 그리고는 더욱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번의 두 손이 도끼와 버드나무와 한데 뒤섞인 것이다. 팔다리가 자라나면서 울퉁불퉁하고 거칠어졌다. 온몸이 그렇게 변하는 동안 아이번은 망연자실한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3미터의 거구가 되어 있었고 발치엔 목숨을 잃은 전우들이 쓰러져 있었다.


그대로 아이번은 신의 버드나무 그 자체가 되었다. 아이번은 그 상태로 삼라만상의 모든 자연과 생명체를 느끼며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후회하고 슬픔에 복받쳐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아이번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크고 작은 모든 생물들과 조화롭게 살았다. 어느새 아이번은 '자연의 아버지'라 불렸다. 아이번은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갔다. 그들 세상을 가꾸며 과거에 자신이 취했던 것들을 되돌려 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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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학살자에서 자연의 아버지로 거듭난 아이번



한편 프렐요드에서는 고대의 영웅들이 나타나 냉기 수호자에게 맞서기 시작했다. 리산드라의 나머지 두 자매들과 노예 생활에 지친 많은 일족들이 연대하여 냉기 수호자에게 대항했다. 반신 오른도 그들을 도왔다. 마침내 오른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깊은 도랑 <칼바람 나락>에서 최후의 싸움이 벌어졌다. 그들은 끝내 승리하여 냉기 수호자를 계곡 아래 끝없는 심연으로 던져버렸다. 물론 수호자는 죽지 않았다. 칼바람 상인들로부터 언젠가 냉기 수호자가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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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 수호자를 물리친 심연, 칼바람 나락



그러나 냉기 수호자의 심복 리산드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후 프렐요드를 통치하게 된 서리여왕 아바로사를 암살하고 그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 승리자는 리산드라였다. 냉기의 화신들은 냉기 수호자가 없는 이상 어차피 더 이상 태어날 수 없어 명맥이 끊길 운명이었다. 게다가 수호자와의 싸움과 리산드라가 일으킨 전쟁에서 대부분 죽는 바람에 예상보다 빠르게 멸족되고 있었다. 그것은 즉 정상적인 인간 후손에게 그들의 자리를 넘겨준다는 의미였다. 이후 리산드라는 냉기 수호자가 다시 돌아올 길을 닦아 놓기 위해 프렐요드의 역사 기록을 수정하고 일부 인간들(서리방패 부족)을 은밀히 타락시키는 등 백방에서 암약했다. 언젠가 있을 수호자들의 영광스러운 귀환만의 그녀의 존재 목적이었다. 


그러한 각고의 노력(?)으로 먼 훗날 프렐요드는 정말로 과거의 역사를 잊고 만다. 

그들은 그저 세 부족으로 갈라져 패권 다툼만을 벌였다. 


리산드라의 <서리방패 부족>은 누누와 윌럼프트런들이 도왔다.


애쉬가 이끄는 <아바로사 부족>은 브라움트린다미어그라가스 등이 협력했다.


세주아니의 <겨울발톱 부족>에겐 올라프우디르 등의 조력자가 있었다. 


얼음 속에서 수천 년 만에 깨어난 고대 요들 나르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빙판을 뛰어다녔다. 

물론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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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에도 얼음 잘날 없을 프렐요드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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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냉기의 시대가 지나는 동안 인간들은 룬테라 곳곳에서 계속 자신들의 문명을 발전시켰다. 특히 남부 대륙에 가장 두드러진 문명이 있었다. 너른 사막에 위치한 슈리마 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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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발전한 문명 제국 <슈리마>



슈리마 제국은 남부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다. 주변 국가 대부분이 태양 여제가 이끄는 슈리마에게 점령당했다. 룬테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이케시아 왕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슈리마에게는 무엇보다 강력한 ‘초월체’라는 전력이 있었다. 슈리마는 그 힘으로 이케시아를 침공하여 힘으로 굴복시켰다.


초월체란 슈리마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초월 의식을 통해 신과 같은 힘과 불멸의 가까운 육체를 가지게 된 존재들이었다. 초월 의식은 슈리마 도시 중앙의 태양 원판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선택받은 자들만이 그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케시아인들은 그들을 신성전사라 불렀고, 초월체 본인은 스스로를 태양의 자손이라 칭했다.


슈리마는 이케시아를 속국으로써 수백 년 동안 지배했다. 그 방식은 매우 폭압적이었다. 그들은 이케시아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슈리마의 법 아래 억압과 유린 정책을 펼쳤다. 결국 이케시아인들은 봉기를 일으켰다. 그러나 결말은 매우 좋지 않았다. 이케시아 측 사제들이 소환한 공허 생명체들로 슈리마의 병사들은 물리쳤지만 그로 인해 이케시아의 땅마저 공허로 오염된 것이다. 그날 이케시아는 지도에서 사라졌다. 


슈리마의 고귀한 초월체 전사 아트록스는 절망적인 전투 끝에 간신히 공허의 위험한 진군을 막고 이 세계와 공허를 잇는 가장 큰 균열을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훗날 이 전쟁은 ‘대공허 전쟁(Great Void War)’이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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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허로 인해 멸망한 이케시아



대공허 전쟁으로 슈리마의 여왕도 사망했다. 이케시아의 땅에서 일어난 비극이었기에 슈리마 제국은 여전히 건재했지만 이 전쟁에 참여한 많은 슈리마의 병사들이 대부분 절멸했다. 다행히 아트록스나 다른 초월체 전사들, 예를 들면 나서스와 레넥톤 형제들은 살아남아 새로운 황제가 슈리마 왕좌에 등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들 두 형제는 슈리마에 있어 매우 소중한 인재들이었다. 특히 나서스는 어린 시절부터 누구나 알아주는 수재였다. 남다른 학구열로 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역사학, 철학, 수사학을 즐겨 읽고 비평했다. 반면 동생 레넥톤은 따분한 공부라면 질색했지만, 매우 뛰어난 싸움 실력과 용감한 배짱을 보였다. 수년 후 나서스는 전략 전술에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최연소 장군이 되었고, 레넥톤은 전장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전쟁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수십 년을 나라에 몸 바쳐 일해온 나서스는 어느 날 원인 모를 중병에 걸려 생사를 헤매기 시작했다. 주치의는 살 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고 진단을 내렸다. 나서스를 아꼈던 황제는 태양의 신과 소통하여 나서스를 위한 초월 의식을 치르라는 신의 뜻을 전해 받았다. 하지만 나서스는 혼자서 태양 원판 아래의 계단을 오를 힘도 없었다. 형을 너무도 사랑했던 동생 레넥톤은 급기야 죽음을 불사하고 형을 부축하여 함께 원판 아래에 섰다. 선택받지 아니한 자가 함부로 원판 아래에 설 경우 신성한 에너지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레넥톤은 그것을 불사했다. 곧 빛이 쏟아졌다.


그러나 레넥톤은 파괴되지 않았다. 태양 원판의 눈부신 빛 위로 두 형제가 모두 떠올라 다시 태어나기 시작했다. 빛이 가셨을 때, 군중의 눈앞에는 장대한 두 초월체가 서 있었다. 나서스는 총명한 짐승으로 알려진 자칼 형상의 머리를 하고 있었고, 레넥톤은 거대한 악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형제는 슈리마의 몇 안 되는 다른 초월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국의 수호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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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갑자기 몸이 저렇게 바뀌면 밥은 어떻게 먹나... 성생활은...



이후 수 세기에 걸쳐 나서스는 슈리마를 수호하며 동시에 고대의 유물과 지혜를 찾아 지식을 축적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다. 슈리마의 수도 아래 숨겨진 전설 속의 '황제의 능'을 발견했을 때는 더없이 기뻐했다. 그러나 슈리마 제국의 운명은 그즈음 이미 끝을 달리고 있었다. 슈리마의 마지막 황제 아지르와 그의 오른팔 제라스 때문이었다. 


슈리마의 천덕꾸러기 막내 황자 아지르는 옥좌에 오를 운명이 아니었다. 손위 형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레넥톤의 엄격한 무예 지도보다는 책을 좋아하여 주로 나서스의 대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아지르는 노예 소년 제라스를 만났다. 제라스는 비록 신분은 비천하나 천부적인 수학적, 언어적 재능을 가진 소년이었다. 아지르가 고대 문서의 어려운 구절을 읽어내려 애를 쓰고 있을 때 제라스가 도와준 것을 계기로 두 소년은 우정의 싹을 틔웠다. 사실 노예는 이름을 가질 수 없었으나 제라스라는 이름도 아지르가 지어준 것이었다. 아지르는 제라스를 황실의 노예로 들어오도록 손을 쓴 후 자신의 직속 신하로 임명했다. 학구열로 뭉쳐진 두 소년은 도서관에서 매일 함께 글을 읽으며 친형제만큼이나 사이가 돈독해졌다. 제라스는 아지르 덕분에 권력과 문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관찰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아지르가 언젠가 자신을 신분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꿈까지 꾸게 되었다. 아지르가 그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런 어느 날, 연간 시찰에 나선 황제 일행은 유명한 오아시스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다가 황제 반대 세력이 보낸 암살단의 기습을 받았다. 아지르는 제라스가 자객의 공격을 막아준 덕에 살아남았지만 그의 형들은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아지르는 뜻하지 않게 황위 계승자가 되었다. 


황제는 수도에 귀환하자마자 암살단을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대해 무자비한 유혈 숙청을 감행했다. 아지르 역시 황세자가 되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었다. 황제는 "네가 형들 대신 죽었어야 했다"며 노골적으로 막내아들을 원망했다. 아직 황후는 새로운 후사를 볼 수 있을 만큼 젊고 건강했기에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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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슈리마의 황위 후계자가 된 아지르와 그의 벗 제라스



아지르가 반드시 황제가 되길 바란 제라스는 아지르 모르게 은밀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어둠의 마법에 손을 대어 그 힘으로 황후가 임신을 할 때마다 유산을 시켰다. 그 외에도 방해되는 모든 자들을 제거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능가하는 놀라운 노력(?)으로 결국 새로운 황자가 태어났다. 그날 밤, 제라스는 황후의 처소에 연달아 벼락을 내려 황후와 갓 태어난 아기를 불길 속에서 죽게 했다. 이때 황제는 서둘러 황후를 찾아왔다가 두 손에서 마력을 뿜어내고 있는 제라스를 맞닥뜨렸다. 제라스는 어쩔 수 없이 황제와 그의 근위병들 역시 모두 불길 속에 가두어 버렸다. 이후 제라스는 이들의 죽음을 속국의 마법사들의 탓으로 돌렸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황위에 오른 아지르는 해당 속국에 잔인한 보복 조치를 내렸다.


황제가 되어서도 아지르는 이름 없는 노예였던 제라스를 늘 곁에 두었다.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제라스는 아지르가 노예 제도에 종지부를 찍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아지르는 영토 확장에만 관심이 있을 뿐, 노예제 폐지는 전혀 추진하지 않았다. 제라스는 약속을 저버린 아지르에게 분노를 느꼈지만 사실 아지르는 내심 생각이 있었다. 아지르는 재위하고 십 년 동안 제국의 영토를 넓혀 가며 엄중하면서도 공정한 정치를 펼쳤다. 노예 인권 개선을 위한 개혁에도 힘을 쏟았다. 아지르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진 관습을 뒤엎고 전국의 모든 노예를 일거에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그 혼자만의 비밀 계획이었다. 제라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슈리마는 노예제를 기반으로 세워졌고, 귀족 가문들은 강제 노역을 바탕으로 방대한 재산과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노예제는 하룻밤에 없애버리기엔 너무 뿌리가 깊은 제도였다. 계획이 공개되는 순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 뻔했다. 아지르는 오아시스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했던 제라스를 형제로 명하고 싶었지만 제국의 모든 노예가 해방되기 전까진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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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마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황제 아지르



그 사실을 모르는 제라스는 결국 아지르에게 모든 기대를 접고 배신의 계획을 세웠다. 그는 아지르를 교묘히 부추겨 아지르가 초월 의식을 받도록 설득했다. 황제 본인이 초월체가 되어 불사신에 가까운 신적 존재가 되면 진정 슈리마를 역사상 가장 큰 제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의 말대로 아지르는 자신을 위한 초월 의식을 치르겠노라 발표를 했다. 본래 초월 의식의 대상자를 결정하는 권한은 신의 뜻을 받드는 태양의 사제단에게 있었지만 아지르는 그들을 권력으로 겁박하여 의식 준비를 강행하게 만들었다.


며칠 후 마침내 의식의 날이 밝았다. 아지르는 수천의 군사와 수만의 신하를 거느리며 초월의 제단으로 향했다. 레넥톤과 나서스는 자리에 없었다. 제라스가 일부러 그들에게 다른 할 일을 맡겨 현장에서 떨어뜨려놨기 때문이다. 다른 초월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제라스는 조용히 자신의 음모를 진행했다. 그는 아지르를 죽이고 자신이 대신 초월체가 되어 슈리마를 지배하고자 했다. 


그런데 아지르가 태양 원판 아래 우뚝 서고 사제단이 의식을 시작하려는 찰나,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지르가 군중을 향해 몸을 돌리더니 급작스럽게 노예 해방을 선언한 것이다. 그 순간 제라스뿐 아니라 온 나라의 모든 노예가 노역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긴 물밑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지르는 제라스가 기뻐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제라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미 자신의 계획은 많은 부분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이제와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지르가 다시 몸을 돌려 의식을 시작했을 때, 제라스는 비탄이 뒤섞인 절규를 내지르며 제단 위의 아지르를 폭발시켰다. 까만 재로 스러져 가는 옛 친구의 모습에 제라스는 가증스러운 눈물을 흘리며 그가 있던 자리에 섰다. 태양빛이 그의 온몸을 가득 채우며 피와 살을 초월체의 몸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식의 힘은 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 끔찍한 배신과 힘에 대한 탐욕은 참혹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태양의 무한한 힘은 사원을 전소시키고 도시를 초토화하며 슈리마 제국의 파멸을 초래했다. 사막이 도시를 집어삼키는 동안 백성들은 거센 불길에 휩싸였다. 수백 년 역사의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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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바람 속으로 파묻히는 고대 문명의 영광



도시가 불타는 와중에도 제라스는 태양의 사제들에게 마법을 걸어 초월 의식을 중단하지 못하게 했다. 긴 의식 끝에 그는 마침내 불멸의 육신을 가진 초월체가 되었다. 그동안 나서스와 레넥톤은 서둘러 도시로 돌아왔다. 그들은 분노와 슬픔 속에서 황제를 배신한 사악한 초월체를 상대로 싸웠다. 


하지만 이제 막 신생 초월체가 된 제라스를 쓰러뜨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원래 강력한 마법사였다. 급기야 레넥톤은 깊고 깊은 '황제의 능' 속으로 그를 끌고 들어간 뒤 형에게 고분을 영원히 봉인해 달라고 외쳤다. 나서스는 거부했으나 결국 다른 묘안이 없음을 알고 마지못해 동생의 뜻을 따랐다. 레넥톤과 제라스가 어둠 속으로 멀어져 가는 동안 나서스는 무덤이 다시는 열리지 않도록 단단히 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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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스와 함께 스스로를 봉인한 레넥톤



제라스와 레넥톤은 그 어둠 속에서도 싸움을 이어갔다. 그들의 기나긴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바깥세상에서는 슈리마의 장대했던 문명이 계속 붕괴되었고, 끝내 모래 먼지와 함께 흩어졌다. 어둠 속에서 제라스는 레넥톤에게 끊임없이 사악한 거짓말을 속삭였다. 그의 악의와 영겁의 어둠은 수 세기에 걸쳐 레넥톤의 영혼을 잠식해 갔다. "네 형은 네 성공을 시기했지. 초월도 함께 하고 싶지 않아 했어. 네 형은 널 일부러 가둔 거야." 긴 속삭임은 기어코 레넥톤의 정신에 금을 가게 만들었다. 제라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점점 더 깊이 쐐기를 박았다. 광기에 굴복한 레넥톤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한편 나서스는 은둔자가 되어 모래먼지 너머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수천 년 후, 슈리마 왕가의 피를 이은 보물사냥꾼 시비르가 황제의 능을 발견하고 봉인을 해제했을 때 제라스와 레넥톤은 모래 잔해의 폭발과 함께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러나 시비르는 동행했던 의뢰인이자 녹서스의 여성 귀족 카시오페아의 배반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고, 그 피를 통해 선대 왕 아지르도 부활하게 되었다. 긴 사연을 가진 네 명의 고대 슈리마인들은 시간이 흘러 세상에 다시 나왔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이 매우 달라져 있었다. 그들 초월체들은 서로를 그 무엇보다 증오하며 싸울 운명이었다. 


그 먼 미래의 사막에서 모습을 보일 람머스스카너탈리야아무무렝가말자하카사딘카이사, 이케시아 출신의 잭스질리언, 공허 태생의 렉사이벨코즈초가스카직스코그모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챔피언 설명 땡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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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마에 얽힌 수많은 챔피언들



슈리마 제국이 붕괴된 직후 태양 원판은 모래 아래에 묻혔다. 초월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모든 지식은 사라졌고, 슈리마의 남은 생존자들은 유목민이 되거나 오아시스 주변에 모여 살게 되었다.


아트록스를 위시한 일부 초월체들도 생존했다. 그러나 그들은 태양의 영광을 잃고 점차 타락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지켜야 할 황제도, 충성할 국가도, 싸울 대상도 없었다. 곧 아트록스와 생존한 태양의 자손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금지된 마법을 익히고 스스로를 세계의 적법한 후계자라 여겼다. 인간들은 이 폭군들을 고대어로 '타락한 자'라는 뜻을 가진 다르킨이라 부르며 저주했다.


다르킨들이 일으킨 전쟁은 슈리마에서 발로란을 거쳐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변절한 신성전사들과 그들이 일으킨 군대는 당시 누구도 막기 힘들었다. 온 국가가 종족 사이의 전투에 휩쓸려 무너졌다. 급기야 이 타락한 초월체들이 룬테라를 멸망시킬 것을 우려한 타곤인들이 개입했다. 그들은 타곤의 신성한 전령인 '여명의 성위'와 '전쟁의 성위'를 파견했다. 여명의 성위는 직접 나서지 않고 필멸자들에게 다르킨을 함정에 빠뜨려 가두는 방법을 전수하는 식으로 전쟁에 개입했다. 어떤 적도 두려워해본 적 없는 아트록스와 그의 군대가 자신들이 속임수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룬테라 마법사들의 은밀한 마법에 의해 아트록스와 초월체들의 육체는 그들이 사용하던 '무기'에 갇히게 되었다.


전쟁의 후유증을 고통스럽게 겪은 필멸자들은 이 '다르킨 무기'들을 감추어 엄중하게 지켰다. 이 힘을 파괴할 수는 없어도, 사악한 자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했다. 물론 역사의 비극은 불행히도 반복되는 법이라는 것을 그때 그들은 알지 못했다. 다르킨 무기는 언젠가 반드시 악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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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된 타락한 초월체, 아트록스와 다르킨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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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테라 북부에서 냉기의 재앙이, 남부에선 모래바람의 비극이 일어나는 동안 발로란 대륙의 동쪽에서도 저주의 피바람이 일었다. 발로란 동쪽 왕국을 다스리던 왕 모데카이저는 무자비한 철권을 휘둘러 나라를 통치했다. 이에 반발한 자들은 결국 봉기를 일으켜 모데카이저를 죽이고 그의 시체를 불태웠다. 그러나 한 마법사 무리에 의해 모데카이저는 죽음의 악령 군주로써 다시 태어났다. 마법사 무리는 언데드 리치가 되어 군주를 영원히 섬길 것을 맹세했다. 


부활한 모데카이저는 장장 십 년에 걸쳐 자신을 거슬렀던 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살해했다. 그리고 죽인 자들에겐 영원히 노예가 되는 저주를 내려 영혼조차 쉴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 후로도 죽음의 군주 모데카이저의 악몽 같은 통치는 수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 간간이 그에게 도전하여 그를 쓰러뜨린 자들도 있었으나 모데카이저는 반드시 죽음을 부정하고 되돌아와 잔혹한 복수를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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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로 가득 찬 강철의 망령, 모데카이저



모데카이저가 되살아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는 그의 유골이었다. 모데카이저는 그 소중한 유골을 엄중히 숨겨두기 위해 자신이 다스리는 제국의 중심부에 거대한 요새를 지었다. 이 웅장한 성채는 훗날 <불멸의 요새>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여마법사 르블랑은 모데카이저의 심복 중 한 명이었다. 그녀의 진정한 정체는 모데카이저도 알지 못했다. 어떤 공허한 환영 속에서 비롯됐을 거라 추측되는 그녀는 수 세기 전부터 언제나 전장의 한복판에 있었다. 프렐요드의 혹한 속에서, 타곤 산의 봉우리에서, 슈리마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리고 지금은 발로란의 내부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려 했다. 르블랑은 한동안 자신의 군주였던 자를 배반하고 용병들과 함께 불멸의 요새를 포위하여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그녀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는 오래전부터 존재한 자신의 조직 <검은 장미단>과 함께 이 모든 일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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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카이저에게 반기를 든 고대의 환영 마법사, 르블랑



그런데 이때, 그 공성전의 아수라장 속에서 정체 모를 도둑 하나가 요새의 물샐 틈 없는 경비를 뚫고 들어갔다. 그리고 능숙한 솜씨로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을 훔쳐냈다. 그동안 연합군의 병사들은 엄청난 희생 끝에 불멸의 요새를 함락시키고 모데카이저를 처형하는데 성공했다. 모데카이저는 죽는 순간에도 태연하게 웃었다. 두개골이 있는 한 자신은 또다시 부활하리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데카이저는 자신의 두개골이 바다 건너 안개로 뒤덮인 전설의 섬, '축복의 빛 군도'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군도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 <헬리아>는 룬테라 각지의 위험한 유물들을 모아 관리하는 역할을 자처하는 마법사와 학자들이 모인 곳이었다. 두개골을 훔쳐낸 것은 바로 그들의 소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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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그림자 군도의 원래 모습, 축복의 빛 군도



군도의 현자들은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데카이저라는 사악한 존재를 없애기 위해 두개골을 훔쳐내 지하 창고에 봉인했다. 모데카이저의 종들은 두개골을 찾아 발로란 구석구석을 뒤졌으나 두개골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모데카이저는 부활하지 못했다. 그렇게 모데카이저의 공포의 지배는 정말 끝난 듯 보였다.


셀 수 없는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축복의 빛 군도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슬픔과 광기로 제정신을 잃은 어느 왕이 시전한 주문 때문에 온 섬이 암흑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 미친 왕은 지금은 잊혀진 어느 제국을 다스리자는 자였다. 그러나 자신이 정복한 땅에서 보낸 자객들에 의해 왕비가 독에 빠져 죽음의 위기에 이르자, 왕은 자신의 오른팔 칼리스타를 보내 독을 없앨 묘약을 찾아오라 명했다. 칼리스타는 백방을 뒤지다 축복의 빛 군도에 영원한 생명의 비술이 간직돼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섬으로 향했다. 칼리스타의 간절한 부탁에 군도의 수장들은 왕비를 섬으로 데려오면 독을 정화해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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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빛 군도의 주민들



그러나 칼리스타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을 땐, 왕비는 이미 숨진 뒤였다. 슬픔을 이기지 못해 미쳐버린 왕은 칼리스타를 추궁한 뒤, 군대를 이끌고 즉시 축복의 빛 군도로 향했다. 왕은 군도의 수장들에게 죽은 왕비의 생명을 다시 살려내라고 억지를 부렸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섭리에 어긋난다는 말뿐이었다. 왕은 불같이 격노하며 칼리스타에게 저들을 죽이라 명령했다.


칼리스타는 그 명을 따를 수 없었다. 예전의 훌륭했던 왕으로 돌아와 달라고 간청할 뿐이었다. 칼리스타는 강철 기사단 단장인 헤카림에게도 자신을 거들어 달라 호소했다. 그러나 헤카림에게 이 상황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회였다. 칼리스타를 밀어내고 왕의 오른팔이 될 기회. 헤카림은 칼리스타의 등에 창을 꽂았다. 그리고 왕의 의지대로 군도의 수호자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잔혹한 학살은 등불은 든 누더기 차림의 수호자 쓰레쉬가 왕비를 부활시킬 주문을 알려주고 나서야 그쳤다. 쓰레쉬는 본래부터 군도의 지하창고 깊은 곳에서 타락한 채 혼자 살아가던 자였다. 그의 도움으로 왕은 마침내 왕비를 되살렸다. 그러나 이승으로 돌아온 왕비는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썩은 고깃덩어리 같은 소름 끼치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녀는 다시 죽기를 애원했다. 사랑하는 왕비에게 얼마나 못할 짓을 했는지 깨달은 왕은, 그녀와 자신의 생명을 끝내고 영원히 함께하게 해줄 주문을 외웠다. 그 절박한 마법은 성공했으나 섬 곳곳에 감춰진 마력이 깃든 물건들 때문에 그 위력이 백 배로 강화되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왕을 삼키더니 이내 섬 전역을 휩쓸며 바람에 닿은 모든 생명을 앗아갔다.


축복받은 마법의 땅은 그날 <그림자 군도>라는 언데드의 영지로 돌변해버렸다. 저주받은 헤카림은 군마와 하나가 되어 끔찍한 형상으로 다시 태어났고, 칼리스타 역시 복수에 사로잡힌 광기의 원혼으로 되살아났다. 쓰레쉬는 악령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기뻐했다. 어떤 대가도 치를 걱정 없이 잔혹 행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에게 축복이었다. 


드물게 살아남은 군도의 수도승 요릭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통탄하며 망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섬의 저주를 풀기로 마음먹었다. 군도의 나무 정령이었던 마오카이 역시 이 상황을 만든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회의감을 느끼며 섬을 되돌리기 위해 뛰어다녔다. 엘리스카서스루시안과 같은 외지에서 온 챔피언들도 각자의 목적으로 몰락한 군도를 누볐다. 훗날 이 사건은 ‘대몰락(Ruination)’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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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몰락으로 파괴된 그림자 군도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이 봉인된 창고도 대몰락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불에 이끌리는 불나방들처럼, 모데카이저를 섬기는 리치들은 그림자 군도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폐허에서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을 파내 다시 한 번 죽음의 군주를 세상에 불러내는 데 성공했다.


모데카이저는 다시 힘을 모아 그림자 군도에 자신의 제국을 세웠다. 그리고 바다 너머 발로란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목표는 자신이 잠들었던 동안 새롭게 태어난 제국과 문명들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특히 자신의 불멸의 요새가 있던 자리에 새롭게 세워진 신생 국가 <녹서스>를 가장 탐냈다. 녹서스의 사람들은 르블랑의 마법으로 본래 불멸의 요새가 어떤 역사를 갖고 있던 곳인지 기억하지 못했다. 모데카이저는 그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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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요새를 그대로 활용하여 세워진 신생 제국 <녹서스>



르블랑은 녹서스의 황제 '보람 다크윌'의 배후에서 암약하며 녹서스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었다. 그녀는 다크윌의 정신을 조종하여 황제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마법 유물을 찾는 것에 미친 듯이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 일환으로 녹서스의 장군 스웨인은 동쪽 대륙 아이오니아로 떠났다. 그의 임무는 아이오니아를 점령한 후 그 땅을 다 뒤집어엎어서라도 유물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매우 무리한 임무였다. 결국 그는 아이오니아의 저항군을 이끄는 여전사 이렐리아에 의해 한 팔이 잘려나가고 패퇴한다.


아이오니아는 비록 녹서스의 침략을 막아냈지만 예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환상이 깨지면서 그들은 두 부류로 갈라졌다. 영적 지도자인 카르마과 케넨 등 '킨코우 결사단'으로 대표되는 전통주의자들은 과거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제드와 케인의 '그림자단'과 아칼리로 대표되는 급진주의자들은 그것을 거부하고 소요 사태를 일으켰다. 이 와중에 평소 억압받던 자야라칸 등 바스타야들은 반란을 계획했고, 과 신드라바루스 같은 각지의 범죄자 및 괴물들도 활개를 쳤다. 마스터 이오공아리야스오 등의 챔피언들은 각자의 목적으로 아이오니아를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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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아이오니아의 챔피언들



한편 녹서스로 돌아온 스웨인 장군은 아이오니아 정벌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군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스웨인의 정신은 아이오니아로 떠나기 전과 달라져 있었다. 그 머나먼 땅에서 죽음 직전에 이르기 전에 악마와 마주했던 그는 새롭게 얻은 어둠의 힘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광기에 미친 황제를 끌어내렸다.


그는 황제의 배후에 있던 검은 장미단과 르블랑에 대해서도 알아차렸다. 하지만 스웨인은 그녀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그가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녹서스의 정치권력을 '트리파릭스(삼두정 체제)'로 만들어 제국의 옛 영광을 되찾는 것이었다. 출신성분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출세의 길을 열어주고, 모든 사람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다문화적 능력주의가 그가 바라는 새로운 녹서스의 모습이었다. 검은 장미단도 예외가 아니었다. 르블랑은 그런 스웨인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는 보람 다크윌처럼 만만하게 홀릴 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녹서스는 스웨인과 르블랑, 그리고 녹서스의 실력자로 유명했던 지휘관 다리우스, 이렇게 3인에 의해 통치된다. 다리우스의 동생 드레이븐, 검은 장미단의 블라디미르, 암살자 카타리나, 민중 영웅 클레드, 뒷골목 출신의 탈론, 여군인 리븐, 그리고 훗날 태어날 소녀 애니도 이 녹서스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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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두정 체제로 전환한 녹서스



녹서스 외에도 새롭게 건국된 나라가 있었다. 발로란 대륙 서쪽에 위치한 군사 대국 <데마시아>였다. 그들은 마법을 극도로 혐오했다. 마법에 의해 끔찍한 참상을 겪은 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 사건은 <룬 전쟁>이라 불렸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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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인간들은 룬테라에서 새로운 발견을 해냈다. 바로 룬테라를 구성하는 원초적 마법의 파편 ‘룬’이었다. 그 강력한 마법 물질은 활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고대 문양 룬의 위력을 알아내기 위해 전 세계의 지식인들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룬 채굴이 늘어나면서 룬에 대한 지식도 확산되었다. 다만 룬의 기원의 중요성이나 룬 속에 담긴 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각에서는 룬이 룬테라의 탄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을 추론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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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월드 룬



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마법사 라이즈는 젊은 청년이었다. 그는 스승 타이러스와 함께 룬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걱정했다. 그것이 만약 국가 간의 전쟁에서 무기로 쓰인다면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하리라 생각했다. 그들은 룬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방문했다. 그러나 중재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어느 날 그들이 우려한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 당시 대립 중이던 발로란의 두 국가는 양측 모두 상대국이 룬을 먼저 무기로 사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들은 룬으로 되받아 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양국 간의 긴장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고조되자 라이즈와 타이러스는 중재를 포기하고 그 지역을 떠났다. 두 사람이 인근의 산맥을 반쯤 넘고 있을 때, 전투가 시작되었다. 라이즈는 발밑에서 땅이 갑자기 꺼지는 것을 느꼈다. 땅이 요동치며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머리 위의 하늘은 치명상을 입은 듯 움츠러들었다. 타이러스가 그를 잡고 소리치며 지시사항을 말했지만 초자연적인 정적이 내려앉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맞붙은 두 룬의 파괴력을 난생처음으로 목격하고 있었다. 이른바 <룬 전쟁>의 시작이었다.


라이즈와 타이러스는 초토화된 근처 산봉우리로 기어 올라가 양국 군대가 대치했던 골짜기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말도 안 되는 참상이 펼쳐져 있었다. 물리적 원칙에 위배될 정도로 모든 것이 심각하게 파괴되어 있었다. 군인과 백성은 물론, 토지마저 사라지고 없었다. 하루 거리에 떨어져 있던 바다는 이제 두 사람 쪽으로 몰아쳐 오고 있었다. 라이즈는 무릎을 꿇고 앉아 세상 한가운데에 뚫린 거대한 구멍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파괴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정든 고향마저도. 그날 라이즈는 결심했다. 세상의 모든 룬을 회수하여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기로. 


라이즈는 도중에 룬의 유혹에 빠져버린 스승 타이러스를 피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결기는 단단했다. 다만 그의 제자인 브랜드가 룬의 유혹에 빠진 것은 막지 못했다. 라이즈는 룬을 다루는 과정에서 흡수된 마법으로 인해 수명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졌다. 수 세기 동안 라이즈는 룬의 유혹에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그 어떤 생명체도 접근할 수 없는 비밀의 장소에 룬들을 묶어 놓았다. 그것이 그가 생각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의 사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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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늘려도 머리는 심지 못한 마법사 라이즈



룬 전쟁의 참상을 통해 룬의 위력을 깨달은 룬 보유자들 사이에선 공포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오를론이라는 한 영웅은 피난민들을 이끌고 발로란 대륙 서쪽에 <데마시아>를 건국했다. 끔찍한 과거를 겪은 그들은 마법을 철저히 배척했다. 대신 그들은 풍부한 광물 자원을 기반으로 강력하고 질서 잡힌 군국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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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피난민에서 오늘날의 강력한 군국으로 발전한 <데마시아>



신생 데마시아에 몰려드는 피난민들 틈에 한 요들족이 있었다. 뽀삐라는 이름을 가진 그 작은 여성 요들은 인간들의 조직 문화를 동경했다. 뽀삐는 은신처에 숨어 어느 야영지를 구경했다. 그곳에 그 무리의 리더 오를론이 있었다. 뽀삐는 지치지 않고 피난민들을 이끌며 힘을 북돋워 주는 오를론에게 흥미를 느껴 그를 계속 쫓아다녔다. 오를론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무리를 저렇게 일사불란하게 조직할 수 있을까? 요들도 받아 줄까? 그날 뽀삐는 자기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처음으로 자신을 인간에게 드러내기로 한 것이다.


오를론 역시 뽀삐만큼이나 질문이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떼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오를론은 뽀삐의 스승이 되었고 뽀삐는 그의 사명에 모든 걸 바쳤다. 훈련할 때 뽀삐는 없어선 안 될 겨루기 상대였다. 오를론에게 주저 없이 덤비는 자는 그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순종하지도 않았다. 명령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듯, 그녀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오를론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오를론에게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자 오를론은 왕국이 오랫동안 번성하길 바라며 자신의 상징적인 망치를 뽀삐에게 건네주었다. 처음으로 그는 뽀삐에게 망치의 기원을 이야기하며 진정한 주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망치는 데마시아의 영웅에게 가야 하며 그만이 데마시아를 하나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오랜 친구가 마지막 숨을 들이쉬는 모습을 보며 뽀삐는 그 영웅을 찾아 망치를 쥐여 주겠다고 굳게 맹세했다. 그녀는 오를론이 말한 그 영웅이 사실은 자신일지 모른단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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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마시아의 영웅을 찾아 나선 요들, 뽀삐



발로란에 세워진 두 국가 데마시아와 녹서스는 격렬하게 대립했다. 양국은 절대 공존할 수 없을 것처럼 서로를 배척하고 싸워댔다. 얼마나 자주 싸웠는지 데마시아의 석상 갈리오는 그동안 전장에서 흡수한 마법이 쌓여 그 힘으로 살아 움직이기까지 했다. 녹서스의 거인 전사 사이온 역시 그에 맞서 전장을 맹렬히 누볐다. 사이온은 본래 보람 다크윌의 부하였다. 삼두정 체제로 바뀐 지금도 그는 여전히 녹서스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오를론에 이어 데마시아의 왕이 된 자르반 1세는 전장의 선봉에서 용감히 싸우다 사이온과 동귀어진하고 말았다.


데마시아의 새로운 왕 자르반 2세는 인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였다. 예를 들면 신 짜오라는 녹서스의 검투사와의 만남이 그것을 증명했다. 녹서스에는 검투사의 날이라는 유명한 행사가 있었다. 이 시합의 규칙은 간단하면서도 아주 잔혹했는데, 검투사가 승리를 거두면 거기서 시합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전쟁 포로들로 구성된 점점 더 많은 상대와 다대일로 싸워야만 했다. 다시 말해 도전자 중 그 누구도 시합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엄청난 영광이 주어진다고들 했지만... 어쨌든 당시 검투사였던 신 짜오는 무려 300명에 달하는 병사를 한꺼번에 상대하게 됐는데 종전 기록보다 거의 6배는 더 많은 숫자였다. 이 시합이 그의 최후가 되리라는 것은 자명했다.


이 소식을 들은 데마시아의 국왕 자르반 2세는 손수 직접 적대국의 경기장에 잠입했다. 그는 이 황당한 시합에서 신 짜오를 구해내고자 했다. 그는 신 짜오에게 자유를 줄 테니 데마시아를 위해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 신 짜오는 자신을 위해 왕이 친히 목숨을 걸고 나섰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후에 자르반 2세가 독화살에 의해 위기에 처했을 때 신 짜오는 자신의 몸을 날려 왕을 구했다. 신 짜오는 그의 충성심과 뛰어난 능력을 보고 자신의 곁에 두기로 결정했다. 이후 신 짜오는 자르반 2세가 사망할 때까지 충직하게 그의 곁을 지켰고, 왕의 아들 자르반 3세가 새로이 왕위에 오른 후에도 계속 데마시아 왕가의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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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데마시아와 녹서스를 위해 싸우는 챔피언들



원래 데마시아의 지도자는 최고 의회가 적합한 후보자를 추린 뒤 가장 뛰어난 인물을 선출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지난 3세대 동안은 같은 혈통의 후예가 왕위에 올랐다. 현왕 자르반 3세의 유일한 후계자인 자르반 4세는 태어나자마자 이 전통을 이어가도록 키워졌다. 왕국 통치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최고의 역사학자들을 스승으로 맞이했으며, 전쟁의 기술 또한 연마했다. 가문의 의도는 왕실의 의무부터 그의 이름까지 자르반의 삶 모든 곳에 투영되었다.


자르반은 격투 훈련을 받으면서 자주 가렌이란 이름의 어린 전사와 겨루게 되었다. 가렌은 다음 왕의 친위대장이 되기 위해 수련하고 있었다. 이 당시 자르반은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가렌의 용맹함에 감탄했고, 가렌은 왕자의 기민한 두뇌에 감복했다. 둘은 곧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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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에 데마시아를 이끌어 갈 자르반 4세



자르반 3세는 나이가 찬 아들을 영예로운 데마시아의 장군으로 임명했다. 녹서스의 전쟁 부대가 데마시아의 국경 근처 농지를 습격했을 때, 자르반 4세는 백성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군사를 이끌고 출전했다. 말을 타고 며칠을 달려간 피해 마을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참혹했다. 장교들은 왕자에게 후퇴하여 지원군을 부를 것을 청했다. 하지만 죽은 자들의 얼굴이 아른거려 심란한 자르반 4세는 도움이 필요한 생존자들을 두고 등을 돌릴 수 없었다. 장교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는 다친 자들을 지키고 녹서스 군의 퇴로를 막을 계획을 세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원군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다. 자르반은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르반은 병력을 나눠 일부는 다친 민간인들을 돌보도록 하고, 나머지 병력과 함께 진군했다. 데마시아군은 야밤을 틈타 녹서스군을 기습했다. 그러나 전투의 혼란 속에서 자르반은 친위대와 멀어지게 됐다. 그는 맹렬하게 싸워 수많은 적을 베어냈지만 결국 압도적인 수에 밀려 포로로 잡혔다. 그것은 그 녹서스군에게 대단한 업적이었다. 그들은 자르반 4세를 쇠사슬로 구속한 뒤 고향으로 귀환하여 녹서스 군대의 위용을 과시하기로 했다. 자르반은 자신의 경솔한 판단 때문에 무고한 데마시아인들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다. 상실감에 짓눌린 자르반은 왕위는 고사하고, 더는 데마시아에 살 자격조차 없다고 믿었다.


그동안 가렌은 포로로 잡힌 왕자를 구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어느 달 없는 밤, 가렌과 그의 정예병들이 녹서스 야영지를 공격했다. 데마시아 병사들은 자르반까지 닿지 못했으나, 자르반은 그 혼란을 틈타 자력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도망치는 도중에 옆구리에 화살이 박혔지만 굴하지 않고 황야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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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주군을 구하려 했던 가렌



쓰러질 때까지 달린 자르반은 흐릿해지는 의식을 위태롭게 붙잡으며 죽음이 다가옴을 감지했다. 꿈을 꾸는 건지, 깨어있는 건지도 모를 몽롱한 상태에서 불타는 눈과 보랏빛 피부의 여인이 그를 외딴 데마시아 마을로 들고 가는 모습이 각인됐다. 그곳에서 자르반은 약초를 아낌없이 처방하는 치료사들의 보살핌 아래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되찾았다.


데마시아 외곽에 위치한 거대한 두 개의 산 사이에 평화롭게 자리 잡은 이 작은 산악 마을에서 자르반은 심신이 치유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왕실의 의무, 압박과 요구로부터 자유를 만끽하며 해방감을 맛봤다. 이방인임에도 그를 순수하게 환영해주는 마을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또한, 기묘한 보랏빛 피부의 은인을 만나 그녀가 같은 이방인인 것, 그리고 그녀의 이름이 쉬바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포악한 용이 주변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풍전등화의 위기가 찾아왔다. 건물은 새까맣게 불타고 농지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다. 만약 저 거대한 용이 이 작은 산악마을을 공격하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리라 판단한 자르반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근처에 있는 렌월성으로 향했다. 


그날 밤, 자르반은 쉬바나가 영지를 몰래 떠나는 것을 발견하고 저지했다. 그러자 쉬바나는 자신이 용과 인간이 섞인 하프 드래곤이라는 것과 그들을 위협하는 파멸의 생물이 자신의 어머니 '이바'라는 것을 고백했다. 이바는 쉬바나를 혈통의 수치로 여기고 극도로 증오했다. 그리고 쉬바나가 죽을 때까지 사냥을 멈추지 않을 것은 명백했다. 자르반은 쉬바나에게 목숨의 빚을 갚고 싶었다. 그녀가 처한 상황을 해결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모두의 힘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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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인간의 하프 드래곤, 쉬바나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용의 위협에 맞서 자르반은 마을 사람들을 훈련하여 렌월 요새의 병사들과 함께 싸우도록 했다. 그리고 결전의 무대로 서쪽의 고대 폐허를 선택했다. 과거 격변하는 룬 전쟁 시기에 지어진 그 고위 신전은 이제 흔적만 남아 있었지만, 여전히 마법을 무효화하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녔다. 이 장소는 용을 상대로 최선의 방어책을 제공해줄 터였다.


결전의 날, 자르반과 병사들은 폐허 곳곳에 몸을 감췄다. 쉬바나는 공터의 가운데에 섰다. 자르반은 그녀가 용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감탄하며 지켜봤다. 쉬바나는 하늘 높이 불꽃을 뿜으며 어머니를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마어마한 실루엣이 태양을 검게 가리며 위대한 용 이바가 나타났다. 이바는 눈에 보인 적들을 가차 없이 공격했다. 이에 맞서 자르반의 병사들은 그의 지휘 하에 화살을 쏟아부었다. 화살촉에는 마법력을 약화시키는 기능이 담겨 있었다. 


쉬바나와 이바는 대지를 뒤흔드는 힘으로 서로와 부딪쳤다. 자르반은 경외에 가득 찬 시선으로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용들은 너무도 빠르고 맹렬하게 싸워 누가 누군지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자르반은 친구가 다칠세라 궁수들을 뒤로 물렸다. 어느 순간, 쉬바나는 목에서 피를 흘리며 인간 형태로 돌아가 쓰러졌다. 자르반은 절망했으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쉬바나는 방심한 어머니의 눈을 노려보며 불타는 발톱으로 그녀의 심장을 정확히 공격했다.


이바가 죽으며 위협이 사라졌다. 자르반 4세는 드디어 집에 돌아갈 자격을 얻었다고 느꼈다. 진정한 데마시아의 가치는 단순히 승리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가 되어 단결하는 것에 있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쉬바나의 용맹에 보답하기 위해 자르반은 그녀에게 얼마든지 왕국에 머물러도 된다고 약조했다. 하지만 데마시아 왕국 자체가 아직도 마법을 굉장히 경계한다는 것을 알기에, 쉬바나는 자르반의 곁에서 싸울 때 그녀의 두 번째 본성을 드러내지 않기로 다짐했다. 둘은 함께 용 이바의 해골을 들고 수도로 향했다.


왕자가 무사히 귀환한 것을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물론 어떤 이들은 쉬바나를 친위대로 등용한 자르반의 판단을 의심했고, 녹서스군으로부터 탈출하고 즉시 수도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현왕 자르반 3세는 대외적으로 아들을 왕실에 다시 반갑게 맞이했다. 가렌도 누구보다 기뻐했다. 자르반 4세는 왕실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원래의 자리로 복귀했다. 그는 데마시아의 이상을 받들어 어떤 위협이 닥쳐와도 하나가 되어 대항할 수 있도록, 한 명의 국민도 빠짐없이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를 만들기로 다짐했다. 챔피언 , 피오라, 소나, 베인, 럭스 모두 데마시아의 국민이었다. 다만 데마시아가 추구하는 보수적인 정의와 폐쇄적인 정책들이 일면 국가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아직 깨닫지 못했다. 혹여 자르반 4세가 왕위에 오르면 조금 더 융통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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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질서, 명예를 극도로 추구하는 데마시아 군국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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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에 신생 국가들이 세워지는 동안, 발로란 대륙과 남쪽 대륙 사이의 바다에도 변화가 있었다. 두 대륙 사이의 항로는 오래전부터 주요 해상 운송로로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매우 협소한데다 암초투성이의 지협, 극심한 폭풍우, 해적의 출몰 등으로 그곳을 항해하는 데에는 많은 위험이 따랐다. 때문에 어부들은 그 해협을 지날 때면 항상 바람의 정령 잔나에게 기도를 하여 도움을 받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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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정령답게 시원-하게 입고 다니는 잔나



<자운>은 이 지협에 위치한 공업 도시였다. 자운의 사람들은 위험한 항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협에 마법공학과 화학공학을 활용한 운하를 건설했다. 그러나 운하의 개통식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거대한 폭발로 지진이 일어나 수천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 지각변동으로 자운은 지하도시가 되고 말았다. 이와 동시에 유독한 화학가스가 유출되면서 자운이 있던 곳을 뒤덮었다. 다행히 잔나의 도움으로 참사를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터전은 예전과 같을 수 없었다. 


자운의 주민들은 이런 지옥 같은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라앉은 자운의 상층부에 새로운 도시 <필트오버>를 건설했다. 두 도시는 엘레베이터를 통해 교류를 활발히 이어갔으나 환경은 완전히 달랐다. 필트오버는 다양한 규제를 적용하여 깨끗한 환경을 유지해 부유층이 주로 머물렀다. 반면 시장 논리를 완전히 개방한 자운의 하늘은 언제나 스모그로 가득 찬 잿빛 하늘이었고, 온갖 산업 폐기물이 하수구에 뒤섞여 지하수 오염도 심각했다. 그곳에 거주하는 자들의 인권은 더더욱 문제였다.


다만 자운은 언제나 활기차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했다. 필트오버 출신의 보안관 케이틀린과 그의 파트너 바이, 그리고 공익적인 마인드로 가득한 아이언맨 발명가 제이스하이머딩거, 착한 괴물(?) 자크, 증기 골렘 블리츠크랭크, 범죄자 사냥꾼 워윅 등은 두 도시를 보다 나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반면 매드 사이언티스트 신지드나 급진주의적 이상가 빅토르, 범죄자 징크스문도직스트위치우르곳 등은 어둠 속에서 도시의 안전 또는 인권을 위협했다. 보안관 케이틀린은 자신의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된 첩보원 카밀을 찾아 헤맸고, 우연히 시간을 조작하는 능력을 얻은 소년 에코는 도시의 발명가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다. 자운과 필트오버의 하루하루는 언제나 기상천외한 사건과 놀라운 발견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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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한 환경을 가진 두 연안 도시 필트오버와 자운



한편 자운의 해협 동쪽, 푸른 불꽃 제도에 위치한 <빌지워터>는 일반적인 항구 도시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 그곳은 해적, 건달, 밀수업자 등 각종 범죄자나 도망자들이 모여드는 무법지대였다. 법규나 도덕의 굴레에서 벗어나 온갖 문화, 인종, 종교가 뒤섞인 채 철저한 약육강식의 논리로 굴러갔다. 노틸러스파이크탐 켄치 같은 바다의 괴물들은 빌지워터의 살벌한 링 위에서 누락된 자들을 가차없이 심해의 아가리 속으로 끌고 갔다. 또한 매년 특정 시기가 되면 검은 폭풍과 함께 해로윙이라는 재앙도 들이닥쳤다. 섬의 남동쪽 그림자 군도로부터 몰려온 언데드와 유령들이었다. 빌지워터는 실로 인외마경이었다. 그곳에선 누구도 다른 사람의 과거나 행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달리 보면, 빌지워터는 그런 곳이기 때문에 법의 심판이나 빚 따위를 피해 도망쳐온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꿈꿀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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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무정부 지대, 빌지워터



오직 힘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빌지워터에서, 그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것은 바로 해적왕 갱플랭크였다. 빌지워터는 갱플랭크의 세력 하에 관리되었다. 그가 있는 한 누구도 함부로 섬의 지배권을 넘볼 수 없었다. 그는 무자비하고 성질이 불 같았다. 그가 젊었을 적, 한 총기 장인의 일가족을 죽인 적이 있었다. 그들 무기공 부부는 갱플랭크가 원하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쌍권총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갱플랭크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며 모욕을 했고, 갱플랭크는 즉시 그들을 쏴 죽이고 집을 불태웠다. 이때 무기공 부부의 딸이 살아남았지만 갱플랭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후 갱플랭크는 크라켄의 여사제이자 자신의 연인이었던 일라오이와 헤어진 후 더욱 명성을 높여 지금의 해적왕 칭호를 얻었다. 그에겐 아무것도 거칠 게 없었다. 아무도 그에게 대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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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지워터를 지배하는 해적왕 갱플랭크



그런데 그 갱플랭크의 보물을 감히 탐낸 자가 있었다. 빌지워터의 유명한 사기꾼이자 도둑, 트위스티드 페이트였다. 얼마 전 페이트는 익명의 의뢰자로부터 갱플랭크의 배 안에 있는 어떤 보물을 훔쳐와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보수는 엄청나게 두둑했다. 의뢰자가 익명이라는 것이 찝찝했지만 페이트는 그 대단한 액수를 거절할 수 없었다.


페이트는 능숙했다. 갱플랭크의 영역은 삼엄했지만 페이트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그에겐 굉장히 쉬운 의뢰였다. 그러나 페이트는 그곳에서 생각지 못한 인물과 마주했다. 그것은 의뢰를 해결하는 데에 엄청난 변수였다. 그의 옛 파트너, 그레이브즈가 그곳에 있었다.


한때 페이트와 그레이브즈는 함께 빌지워터를 누비며 사기와 도적질을 마치 모험하듯이 즐겼다. 둘은 너무나 성향이 잘 맞았고,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러나 언젠가 위기 상황에서 페이트는 그레이브즈를 버려두고 혼자 도망가 버렸다. 그레이브즈는 친구에게 배신당한 것에 충격을 받고 복수심에 이를 갈며 수감소에서 수 년을 버텼다. 믿었던 만큼 배신감도 큰 법이었다. 시간이 흘러 출소한 그레이브즈가 페이트를 다시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에게 흘러온 정보는 페이트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정확히 알려주었다. 그레이브즈는 해적왕의 배 안에서 다시 만난 옛 친구 페이트에게 주저 없이 총구를 겨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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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오늘 뒤졌어!



그러나 그날 그레이브즈는 회포를 풀지 못했다. 시간을 지체한 탓에 갱플랭크의 부하들이 들이닥쳤고, 그들은 일단 그곳을 탈출하는 데에 집중해야 했다. 이때 반강제적으로 오랜만에 함께 행동하게 된 두 남자는 그간 못 한 이야기를 나누다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게 되었다. 당시 페이트가 도망친 것은 나름 사정이 있었고, 게다가 페이트는 그동안 그레이브즈를 탈출시키기 위해 아주 많은 노력을 해왔었던 것. 어쨌든 페이트가 도망간 것은 사실이라 감정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지만, 그레이브즈는 잠시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갱플랭크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애초에 침입을 들켜버린 이상, 해적왕의 손아귀는 쉽게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곧 그들의 손과 발에 쇠사슬이 묶였다. 그리고 거대한 쇳덩이에 연결되어 바다 밑으로 가라앉히게 되었다. 사실 평소 페이트라면 그가 가진 카드 기술로 쇠사슬을 풀어낼 수 있었겠지만 이미 다 뺏긴 뒤였다. 그런데 그 순간, 페이트는 뒤로 묶인 자신의 손에 익숙한 무언가가 닿는 것을 느꼈다. 그레이브즈가 몰래 챙겨뒀다가 넘긴 한 장의 카드였다. 그레이브즈는 어차피 둘 다 살 수 없다면, 페이트라도 사슬을 풀고 탈출하길 바라고 있었다. 


덕분에 페이트는 쇠사슬을 풀고 달아났다. 그레이브즈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미 오래전에 삶의 즐거움을 잃은 터라 그레이브즈는 별로 아쉬워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페이트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이번엔 혼자 도망가지 않고 해적단의 총알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그레이브즈를 구했다. 혹여 둘 다 죽을 수도 있는 무리한 행동이었지만 페이트는 그레이브즈의 쇠사슬을 기어코 풀고는 정신을 잃었다. 그레이브즈는 페이트의 가슴에 팔을 단단히 감고 수면을 향해 있는 힘껏 발장구를 쳤다. 지금 물 밖으로 나가면 위험할 수도 있었으나 더 버틸 여력이 없었다.


그 순간, 갑자기 사방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바다가 해를 집어삼키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곧이어 물보라가 일었다. 부서진 강철의 파편이 해류에 떠밀려 두 남자 곁을 스쳐 갔다. 뒤이어 대포 하나가 가라앉았다. 누군가 물속으로 갱플랭크의 배를 옮겨놓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이 총알, 돛, 사슬, 온갖 항해를 위한 집기들이 물속으로 쏟아졌다. 새까맣게 불탄 조타기와 시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너무 많이 망가져 알아볼 수 없는 얼굴들이 해를 가리는 구름처럼 붉은 물밑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심연은 검은 아가리를 벌려 그들의 얼굴을 삼켰다.


그레이브즈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 한 부서진 선체 위로 올라섰다. 물 위로 올라오기까지 꼭 백 년은 지난 느낌이었다. 그는 비린 소금물을 토해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곧 가슴이 콱 막히고 매캐한 연기에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껴야 했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물 밖의 상황은 말 그대로 불바다였다. 갱플랭크의 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시커먼 연기를 뿜어대는 잔해만이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그 잠깐 새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사실 그것은 모두 예정되고 준비된 일이었다. 며칠 전 페이트에게 의뢰를 맡기고, 그레이브즈에게 정보를 흘린 자. 그 의뢰자의 목적은 애초부터 갱플랭크의 시선을 돌린 후 그들의 배를 기습하는 것이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오래 전에 갱플랭크가 죽였던 무기공의 딸, 현재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유명한 헌터 미스 포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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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면밀하게 이번 일을 계획하여 복수를 이뤄낸 미스 포츈



갱플랭크의 세력이 무너졌다는 것은 빌지워터의 수많은 실력자들에겐 또 다른 기회였다. 한동안 체계가 잡혔던 빌지워터는 제2의 갱플랭크를 꿈꾸는 자들로 피비린내가 격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스 포츈은 그런 다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갱플랭크의 시신을 찾지 못한 것이 최대의 관심이었고, 목표였다. 룬테라 끝까지라도 쫓아가 그의 시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했다. 갱플랭크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이다.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어쨌든, 그녀에게 이용당한 두 남자는 살아남은 것에 안도해야 했다. 그레이브즈가 등을 두들기자 페이트가 바닷물을 한 대야는 족히 토해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기침만 해대는 녀석에게 그레이브즈가 소리 질렀다.


"야, 이 멍청한 자식아! 기껏 보내줬더니 왜 돌아왔어!"


페이트는 기침 도중에도 능청스레 답했다.


"고맙기는 뭘."


그레이브즈는 페이트가 잃어버렸던 모자를 건져 그에게 던져주었다. 페이트는 외출 전 거울 앞에 서서 매무새를 다듬는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머리에 모자를 썼다. 많이 더럽혀졌지만 아직 제법 봐줄만했다.


"이제 네 총만 찾으면 되겠는걸."

"저기로 다시 기어들어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냐?"


그레이브즈가 손가락으로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악취와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그레이브즈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


"시간이 없어. 누가 벌인 짓인지 몰라도 빌지워터는 이미 난장판이고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거야."


그러자 페이트가 물었다.


"근데 총 없이 어떻게 살 건데?"

"글쎄... 필트오버에 유명한 총기 장인이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필트오버라..."


페이트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즘 거기로 돈이 모인다고 하더라."


턱까지 괴고 한참 고민하던 페이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랑 또 같이 다녀도 좋을지 모르겠네. 예전보다도 더 멍청해진 것 같지만 말이야..."

"너도 마찬가지거든? 이름이 '꼬인 운명(Twisted Fate)'인 놈과 같이 다니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 대체 어떤 정신 나간 놈이 그따위 이름을 짓는대?"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폭소했다.


"그래도 본명보단 낫지. 안 그래?"

"그건 그렇지."


얼떨결에 같이 미소를 보이고 만 그레이브즈는 재빨리 표정을 굳히고 페이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직이 일갈했다.


"다시 나만 두고 내빼면 그땐 무조건 네놈 머리를 날려 버릴 거야.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


페이트의 입가에서도 미소가 가셨다. 붉은 바다를 떠도는 불탄 선체 위의 두 남자는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느낌이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둘은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했던 그때의 즐거움을 여전히 기억했다. 곧, 페이트가 예의 그 빈정대는 말투로 받아쳤다.


"그러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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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http://leagueoflegends.wikia.com/wiki/League_of_Legends_Wiki


※ 본 글은 해외 LOL 위키아에 제각기 흩어진 정보들을 취합해 요약 및 재가공한 글입니다. 다만 100명이 넘는 챔피언들을 한데 아우르는 중심 이야기는 도저히 만들 수 없어 이정도만 하려 합니다. -.-; 파편화 된 개별적 지역/인물 설정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대부분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걸 그대로 복붙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라이엇이 매력적인 중심 이야기와 서사를 제대로 만들어 진행시킨다면 그때 이 글도 업데이트되지 않을까 합니다. 상기 글은 가볍게 재미로 봐주세요.




댓글 | 12
1


(1497721)

119.200.***.***

BEST
어째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없냐
18.08.27 20:14
BEST
곧 바뀔 스토리지만 정리 추
18.08.27 19:23
BEST
ㅋㅋㅋㅋㅋㅋㅋ 애니비아가 오른에게 장난 한번 했다고 프렐요드가 얼어 붙은 거였엌ㅋㅋㅋ
18.08.28 00:58
BEST
솔=바드랑 동격신이에요
18.08.27 20:21
(4736774)

14.43.***.***

BEST
트페 그브는 볼때마다 유쾌해
18.08.27 20:50
BEST
곧 바뀔 스토리지만 정리 추
18.08.27 19:23
(4008415)

113.199.***.***

롤 스토리는 좋은게 유니버스를 통해서 바로 볼수있어서 편함 종종 싹바뀌는 리메이크에 대한 거부감만 괜찮다면(지도도 나왔으니 이미 큰 줄기는 다 리메이크한듯)단편 소설들의 퀄들도 좋아서 관심있으시면 재대로 다 읽는걸 추천
18.08.27 19:33
(1497721)

119.200.***.***

BEST
어째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없냐
18.08.27 20:14
솔이 창조자인거같은데 요들이랑 바드 이런애들은..
18.08.27 20:19
하와이안펩시
솔보다 더 높은 격의 신인 나가카보로스가 있음 | 18.08.27 20:20 | | |
BEST
하와이안펩시
솔=바드랑 동격신이에요 | 18.08.27 20:21 | | |
(4736774)

14.43.***.***

BEST
트페 그브는 볼때마다 유쾌해
18.08.27 20:50
엄청 기네 집가서 봐야겠다
18.08.27 20:57
(3173182)

223.62.***.***

좋은글 와드
18.08.27 21:25
BEST
ㅋㅋㅋㅋㅋㅋㅋ 애니비아가 오른에게 장난 한번 했다고 프렐요드가 얼어 붙은 거였엌ㅋㅋㅋ
18.08.28 00:58
1티어가 창조신 바드랑 아우솔 2티어가 신 3티어가 반신(or 성위) 등등인가 본데 물론 강함을 나타는 척도는 아닌듯 창조신이 인간에게 끌려다니고 그러니
18.09.07 23:50
진짜 mmo rpg 나왔으면 좋겠다.
18.09.1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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