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우저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1. 이 글은 8.0 때 작성되었기에 8.1이 나온 지금과 핀트가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 인게임 내 정황만으로 작성된 글이기에 오류나 미흡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연대기 반영/지적 적극 부탁드립니다.
4. 타산지석. 군단 돌이켜보기. -아르거스.
그간 와우에서 군단이 특히 부각된 곳은, 당연하게도 본거지인 아르거스였습니다.
아르거스는 현 패치 바로 직전의 주력지였기에 아직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와우는 항상 확팩에서 추가 대륙을 공개하고,
패치에서는 추가 지역을 공개하는 정도의 볼륨을 유지했습니다.
불성에서 아웃랜드 대륙이 공개되고, 쿠엘다나스 섬이 지역으로 추가됐고.
리분에서 노스렌드 대륙이 공개되고, 마상시합장과 호로스가르 상륙지가 지역으로 추가됐고.
판다에서 판다리아 대륙이 공개되고, 천둥섬과 영섬이 추가됐고.
드군에서 드레노어 대륙이 공개되고, 타나안 밀림 지역이 추가되는 식.
반면 군단은 유독 볼륨이 컸습니다.
이미 각 직업마다 전당과 스토리를 부여한 상태에서, 추가지역으로 부서진 해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행성인 아르거스까지 묘사함으로써 가뜩이나 풍성했던 군단 확팩은 화룡정점을 찍게 됩니다.
<7.3 패치서 등장한 아르거스 행성. 내부. 외부. 떨어져나간 대륙. 의 3개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유저가 진입하는 아르거스의 필드는 말이 행성이지, 실질적인 규모는 영섬의 몇배 정도에 불과합니다.
크로쿠운은 행성 표면의 일부. / 안토란은 행성 내부의 일부. / 마크아리는 떨어져나간 행성 대륙의 일부.
셋 다 극히 일부만을 필드로 구현해 놓았습니다. 규모로는 아르거스 전체 중에서 백분의 일도 안될 듯 합니다.
이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일부만으로 전체 형세를 속단할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습니다.
<전경과 필드의 비교. 구현된 필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이 행성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위 스샷에서 보이듯이, 외부 원경에서 보이는 형세와 필드 구현지에서 보이는 모습은 굉장히 비슷합니다.
근경 원경 할것 없이, 거무죽죽한 녹색으로 말라 비틀어진 행성의 지표면에, 여러 영혼 기계들이 꽃혀있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입니다.
이러한 형세를 보건데 오판의 우려는 많이 접어둬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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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4단락은 '아르거스 필드= 아르거스 전체의 형세'로 가정하고 작성됨.
4-1. 마크아리.
허나 웃프게도, 행성의 외부의 크로쿠운. 내부인 안토란 황무지. 이 두 곳은 분석하고 자시고 할 것이 딱히 없었습니다.
당최 뭐가 존재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녹색으로 탄화되고 말라 비틀어진 행성의 지표면에, 여러 영혼 기계들이 꽃혀있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입니다 2.
반면 마크아리는 다행히 분석할 꺼리가 많았습니다.
<크로쿠운에서 올려다본 마크아리. 행성에서 떨어져나간 대륙 전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과거 에레달(드레나이)의 수도였던 마크아리는, 지반 째로 떨어져나가 우주에 표류하는 상태입니다.
크로쿠운에서 올려다본 마크아리는 공허로 물든 삼두정이 남부 극소부에만 어렴풋이 보입니다.
즉 마크아리 중에서도 밑에 까만 손톱만한 부분만이 '필드 마크아리'로 구현된 지역이고, 나머지는 모두 미구현지라는 소리.
미구현지를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구원호에서 찍은 스샷들을 파노라마처럼 늘어뜨려 붙여 보았습니다.
<마크아리의 필드(근경)과 미구현지(원경)>
삼두정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육안으로만 3개 이상이 보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드레노어의 아킨둔/샤트라스와 유사한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거대도시의 흔적이 6군데나 확인됩니다.
외각 파편 등에서 보이는 흔적 등을 감안하면 10군데를 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의 아킨둔/샤트라스 만으로도 탈라도르 지역 하나를 거진 차지할만한 규모였는데,
어림짐작 상 그 5배가 넘는 마크아리...이는 수도 하나의 규모만으로도 판다리아 하나쯤은 가득 채울만한 스케일이었다는 소리가 됩니다.
아르거스 본래의 문명 수준이 얼마나 뛰어났던건지 가늠조차 힘겨울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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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각 지역의 규모 되짚어보기.
4-2. 마크아리의 모순.
그 규모와 환경에서, 마크아리를 처음 봤을때 느껴졌던 인상은 '아웃랜드'였습니다.
지형 측면으로, 행성에서 떨어져나가 뒤틀린 황천에서 둥둥 떠다니는 대륙이라는 처지가 비슷합니다.
변화 측면으로, 행성에서 떨어져나감으로서 별의 인프라를 잃자, 생물체들이 크게 축화되고 변화한 정황 등이 비슷합니다.
특히 아웃랜드의 토종(?) 축화종인 '차원의 추적자'와, 완전히 동일한 능력과 외형을 자랑하는 '엄브랄리스'는 공허에 물든 모습이 황혼용을 방불케합니다.
이를 보건데 전반적으로 파충류 종 자체가 외부알력에 쉽게 물드는 특질을 가진 거 같습니다. 아제로스의 용족이 괜히 변화호구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차원의 추적자와 동일한 외형과 성능을 갖고 있는 엄브랄리스.>
그렇게 지형과 변화 외에, 또 한편으로는 군단의 부제가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마크아리 서북부에 있는 군단은 본래 마크아리에 있던 세력이 아닙니다. 벨렌을 쫒아온 탈가스 휘하의 병력입니다.
<탈가스의 병력들>
이들이 본래 마크아리엔 없었던 세력임을 고려하면,
마크아리는 그 어디에도 군단이 존재하지 않던 지역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이는 굉장히 흥미롭습니다.살게라스와 군단이 '공허에 대한 대항마'를 1순위 아이덴티티로 가지고 있었음은 공식적으로 확고부동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군단의 본거지 앞에 위치한 마크아리는 공허에 잔뜩 찌들어 있으며. 군단의 손길 또한 전혀 미치지 않은 무주공산이었습니다.
이는 굉장히 모순적입니다.
이러한 모순점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마크아리가 [군단]이 지향하는 바와 정반대되는 정황을 띈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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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순환 주기]를 부정하는 군단. 그러나 정작 그들의 본거지 앞에는 [순환 주기]에 찌들어버린 마크아리가 방치되어 있다.
4-3. 마크아리의 역사.
다른 세계의 거대한 모순에 직면했을 때,
이 의문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역사에서 유사한 사례를 돌이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르거스 필드가 나오면서 공개된 벨렌의 회상 영상은, 에레달(드레나이)이 군단에 지배당하기 직전의 정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살게라스가 삼두정의 벨렌/킬제덴/아키몬드에게 힘의 하사를 약속했고, 벨렌을 제외한 둘은 그 유혹에 훌떡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렇기에 벨렌은 어쩔 수 없이 아군세력 상당수의 희생(하투운 등)을 뒤로 하고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7.3 당시 공개된 클립영상. 거대한 힘을 약속하는 살게라스의 통신.>
즉 드레나이의 역사는 다음과 같은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살게라스가 킬제덴에게 타락을 권하고.
2: 킬제덴이 그 힘에 매료되어, 자신의 종족 전체에 타락을 퍼뜨렸고.
3: 힘의 유혹 너머에 어두운 미래를 가늠한 벨렌 세력은, 킬제덴 휘하에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이 구도와 유사한 사례가 워크 역사에 있습니다. 바로 오크의 역사입니다.
1: 킬제덴이 굴단에게 타락을 권하고.
2: 굴단이 그 힘에 매료되어, 자신의 종족 전체에 타락을 퍼뜨렸고.
3: 힘의 유혹 너머에 어두운 미래를 가늠한 듀로탄의 서리늑대 부족은, 굴단 휘하에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외부에서 타락을 권하는 강력한 존재.
이에 감화되어 동족을 팔아먹기 시작하는 배신자.
그리고 그러한 배신자와 타락을 피하고자 한 온건파 세력들.
이렇게나 배경구도가 똑같았다면, 기저에 깔린 행동원리 또한 유사할 것입니다. 굴단이 오크를 군단에 복속시킬때 어떤 수단을 썼었던가요.
지옥마법으로 행성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고, 그렇게 죽어가는 행성으로 하여금 오크사회에 공포를 조장하여, 부족간에 규합을 촉진했습니다.
뿔뿔이 흩어져있던 다부족체제의 오크를, 하나의 연합 체제인 '최초의 호드'로 만들고.
타행성을 침공하게 만든 '워크래프트 1'의 배경에는 '행성이 죽어간다'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1원리로 깔려있었던 셈입니다.
<워크래프트 영화에서 듀로탄이 반기를 결심하게 되는 롱테이크 씬. 지옥마법이 행성을 죽인다는 비밀을 알아채게 된다>
현실서 미세먼지만 봐도 한숨이 푹푹 나오는데,
행성 전체가 메말라 식물생물 할것없이 죄 죽어나가는 모습을 봐온 오크들의 심정이 얼마나 아득했을까요.
그렇기에 '살기 위해 군단의 힘을 받아들이고 타 행성을 침공해야 한다' 는
굴단의 목소리는 생존과 직결되어 어떠한 의심의 여지 없이 오크 사회에 스며들었을 것입니다.
굴단이 그렇게 공포를 헤게모니 삼아 자신의 동족을 군단의 전초병으로 만들었듯이.
같은 행동원리의 킬제덴 또한, 에레달을 군단에 복속시키기 위하여 유사한 수단을 동원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황상 그 수단이란, '마크아리를 행성에서 떨어뜨려 [황혼 우주]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마크아리는 에레달의 수도이자, 최후까지 군단에 저항했던 이들이 모인, 여러모로 상징적인 곳이었으니까요.
배신자 무리들의 단죄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군단의 시대가 왔음을 보여줄 데몬스트레이션.
'군단에 최후까지 대항한 어리석은 자들의 말로를 보아라. 군단 아니었으면 우리도 저놈들처럼 공허에 잡아먹혔을 것이다'
라는 주장이 담긴, 실리와 홍보를 겸한 선전탑.
요는 마크아리가 모순성을 띄게 된 이유는, '군단의 체제 정당성 확보를 위한 본보기 지역'이었으리라 추측됩니다.
<삼두정의 던전도감. 킬제덴이 마크아리를 버린 사유.>
실제로 마크아리는 공허에 침식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새까맣게 공허에 침식된 삼두정은 어디가 벽이고 바닥인지 구분조차 어렵습니다.
반면 안토란과 크로쿠운은 녹색으로 탄화되고 말라비틀어졌을지언정,
공허 측면에선 매우 안정적입니다. 지역 어디에서도 공허의 작은 편린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전역퀘 몹중 하나인 '공허 감시자 발수란' 정도만이 차원문 너머를 응시하며 공허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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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유독 군단의 아이덴티티와 동떨어진 환경을 보여왔던 마크아리의 정체는, 군단의 체재를 다지기 위한 본보기.
4-4. 더욱 불궈진 생활상의 부재.
한편 저렇게 마크아리와 [크로쿠운/안토란 황무지] 간에 차이가 명백했다는 것은.
아르거스가 무려 2만 5천년전부터 공허에 침식되었던 것을 돌이켜볼 때, 더더욱이 [군단]이 공허에 상극하는 세력임을 확실히 보여준 셈입니다.
애시당초 이 4단락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순환 주기].
즉 공허의 침식에 대처할 단서를 찾아보기 위함이었으니, 저러한 정황은 더욱 청신호를 켜주고 있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크로/안토를 샅샅이 수색해봤으나 여전히 단서는 전무합니다. 오히려 찜찜한 면모가 계속 포착됐습니다.
그 면모란 일체의 생활상의 결여. 군단의 생활기반 시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생활기반 시설이라는 것은 근시안적으로는 의식주의 해결이고,
좀 더 크게 보자면 행성이 제공하는 인프라를 우회적으로 개인이 소모/섭취하여 삶을 지속하고 영위하는 것입니다.
즉 자원의 확보와 에너지의 보급. 이러한 보급 부문 묘사는
워크래프트 시절부터 게임의 핵심적 시스템으로 구축될만큼 유구한 부문이었으며,
그 후속작인 와우 또한 그동안 자원이나 생활기반을 유추할 수 있는 시설을 충실히 일관된 디자인 철학으로 묘사해 왔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최근에 업데이트된 아라시 격전지도 예외없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라시 분지에서 보이는, 여러 종족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시설들.>
헌데 군단은 이런 시설이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필드의 건물 안/밖, 전쟁 시설, 레이드 던전, 그 어느 것을 보아도 생활기반 시설들이 일체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땅에서 힘을 추출하고 있는 영혼기계나, 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폭탄. 각종 비행선의 조작기판 등.
이른바 '전쟁시설'들만 즐비합니다. 녹색으로 탄화되고 말라 비틀어진 행성의 지표면에, 여러 영혼 기계들이 꽃혀있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입니다 3.
이런 것들은 생활상과 거리가 멉니다. 이러한 정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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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황은 청신호. 그러나 배경은 적신호.
4-5. 부재가 의미하는 것.
크로쿠운 한복판에는 살게무덤 레이드서 등장한 '킬제덴의 함선'이 처박혀 있습니다.
이런 정황만 보더라도 구원호는 굉장히 빠르게 아르거스에 들이닥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군단의 본대는 날 잡아잡수슈 하고 눈앞에 튀어나온 아제로스로 대부분 출전을 나갔습니다.
덕분에 군단은 부랴부랴 주먹구구로 제네다르에 한방 먹인 후론, 별다른 후속조취를 취할 시설이 없었습니다.
제네다르가 반짝이며 튀어나와 모든 어그로를 끌고 몸빵을 당해준 덕분에,
군단은 정작 중요한 구원호를 타격할 수단을 잃게 되었고, 안토러스 본진까지 탈탈 털리게 되었습니다.
즉 군단은 구원호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빈집털이를 당한 형세였고,
그렇다면 당연히 생활기반 시설이 있어야 됌에도 불구하고, 그런 낌새는 일체 보이지 않습니다.
아제로스에 총력전을 나가느라 전쟁준비가 급했다손 치면 이는 더더욱 말이 안돼는 정황입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시설은 아이러니하게도, 병과기반 시설이 아니라 생활기반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현실 사례를 보더라도, 전시상황서 보급 편성시 최우선 순위는 무기나 탄환 등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의식주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1순위입니다.
일단 인력(전투력)이 유지되어야, 그 다음에 전쟁이건 뭐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기나 건물은 지들 혼자서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그것들 또한 간접적으론 인력인 셈입니다.
그렇기에 인력을 등한시한 군주가 전쟁에서 승리한 예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나폴레옹 등 쟁쟁한 군주들이 전쟁에서 중요성을 목놓아 부르짖은 분야 또한 최신의 무기와 기술이 아니라, 보급과 병참의 원활한 확보였습니다.
그 중요성이 오죽한지, 최강의 병사는 취사병이라는 너스레가 국가를 불문하고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할 지경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도 예외가 아닌지라, 병과서 인력을 유지하는 부문은 1종으로 우선시 됩니다.
탄약이나 총 등은 저어기 멀리 5종? 7종? 쯤에 위치합니다.
와우 또한 이러한 맥락의 '생활기반 묘사의 중요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필드 디자인에서 밀도 높게 묘사해온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독 군단이라는 세력에 한하여 해당 묘사가 전무했다는 것은, 단순 실수나 누락이 아니라 의도된 사항일 것입니다.
그 의도 상, 군단은 오로지 5종~7종의 병과기반 물류만이 존재하고, 1~4종의 생활기반 물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군단은 그 막대한 군세를 유지하기 위한 보급을, 에너지를, 어디서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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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생활기반=의식주란 행성의 에너지 소스를 간접적으로 우회하여 섭취하는 방법.
군단은 이러한 묘사가 없음. 그렇다면 그들의 군세유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4-6. 군단의 전술.
순환주기의 극복 단서를 찾아보고자 군단의 본거지를 살펴보았고,
이는 마크아리와 크로쿠운/안토란의 극적인 대비로 낙관적인 전망이 보이는듯 했습니다.
허나 분석을 하면 할수록 단서나 세부적인 디테일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순환주기의 극복'과 면밀히 맞닿아있을 군단의 생태와 생활을 추측할 단서.
'생활기반 시설'이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는 것이 특히나 의미심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른 방향으로 우회적인 단서를 찾아봐야 합니다.
군단의 보급 체계에서 의문이 발생했다면, 차선으로 보급에서 파생되는 효과. '전술'의 추이를 돌이켜 볼 차례입니다.
군단의 전술은 항상 같은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1. 강력한 힘을 주겠다고 유혹하여 상대 진영에서 내부의 배신자를 확보하고,
2. 그로하여금 내부에서부터 결속을 파괴, 혼란을 유도하고,
3. 그 혼란을 연막삼아 특정한 에너지 소스를 확보, 확보한 에너지로 포탈을 건설, 본진의 병력을 파견합니다.
그렇게 안팍의 공세로 너덜너덜해진 진영은 종족과 수를 불문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설령 무너지지 않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몇 번 막아냈다한들 상대의 소모는 켜켜히 쌓이는 반면, 군단의 피해는 전무합니다.
군단의 악마들은 아무리 타행성에서 쓰러뜨려도, 본진인 아르거스에서 티탄혼을 자원삼아 끝없이 재생하여 다시금 파견됩니다.
상대방은 한번 죽으면 끝나는 하드코어 모드인데,
군단은 스탯부터가 아득히 높으면서, 컨티뉴마저 무한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 병력은 시시각각 아군쪽으로 편입됩니다.
이쯤되면 질래야 질수가 없는 게임입니다. 수많은 행성이 매번 이같은 전략에 무너졌습니다.
붉은십자군이 고작 한명의 나스레짐에게 휘둘린 끝에 통째로 타락해버린걸 돌이켜보면, 아제로스도 단지 시간문제였을 뿐.
통상전이었다면 다른 행성들과 같은 미래를 맞이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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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Power Overwhelming.
4-7. 타락의 설정변경.
이렇듯 군단의 전술은 '힘의 제공'에 의해 배신자를 확보하는것이 첫걸음이었으며,
그로인한 타락신드롬은 워크래프트 프렌차이즈를 이끌던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워크래프트 프렌차이즈가 확장된지도 어언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타락삼매경이던 워크스토리는 상당부분 확장과 재정립을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지옥마력은 빛이나 공허처럼 우주에 얽힌 '그저 수많은 힘의 갈래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빛결속(빛벼림x) 드레나이와 공허 엘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빛이라고 딱히 선한 것도 아니고. 공허라고 딱히 악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지옥마력 또한 그 자체로는 타락을 유발하는 것과 무관합니다.
지옥마력이 강렬한 파괴충동을 몰고 오긴 하지만, 이는 사실상 마력중독과 궤를 같이 합니다. 큰 힘에 큰 충동이 깃드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악사를 돌이켜보면, 지옥 마력을 버텨낸 이들이 많습니다. 수십 수백명이 단체를 이루어 일리다리를 결성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면모를 보건데 지옥마력의 타락에서 버티는 것이 딱히 특별하거나 특수한 사례에 한정된 경우가 아닙니다.
(사실 무작정 버틸 수 있는건 아니고, 악마 드루이드와 관련된 썰을 풀어야 하지만, 이 부분은 13단락에서나 나오니 일단 보류하겠습니다)
이는 결국 타락이 결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아니라,
마력중독을 버텨내듯 그냥 이악물고 버틸려고 하면 버텨진다는 것입니다.
즉, 신규 설정은 군단과 타락을 차츰 별개의 것으로 나누고 있으며,
타락을 극복하는 것은 힘의 속성의 문제가 아니라, 힘의 총량의 문제이자, 힘을 다룰 목표와 각오의 문제입니다.
한편, 그렇게 군단과 타락이 별개라면,
그간 역사에서 타락해온 이들은 어떤 이유로 변해버린 것일까요?
지옥마력과 타락을 별개로 놓고보니 의외로 쉽게 정답이 보였습니다.
3-8단락에서 언급했다시피, 와우 세계관은 우주의 법칙만 다를 뿐. 그 정신성은 현생인류와 유사합니다.
마력따위 전무한 현실서도 타락과 유사한 현상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멀리 갈것도 없이 얼마전에 있었던 '고술따위' 사건이 이에 잘 부합합니다.
클래스가 제공해주는 편의와, 사람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합의와 예절.
전혀 다른 두 부문을 구분 못하고 클래스 너머 사람을 엽신여김으로서, 여론의 냉소를 사게 된 사건.
이는 가지고 있는 힘이 적용되는 범주를 잘못 헤아려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블리자드식 타락과 맥락이 같습니다.
이러한 타입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캘타스와 가로쉬일 것입니다.
둘 다 별다른 노력이나 고찰 없이 큰 힘(지옥마력/샤)을 얻었고. 그 힘을 스스로의 재능과 과업인 양 자신과 동일시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소속되었던 단체를, 선의를, 호의를,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올려진 합의와 예의를, 싸그리 무시하고 엽신여기는 우행을 저질렀습니다.
캘타스는 자신의 백성을 나약한 마력중독자라 비난하고, 일리단을 반쪽짜리 엘프라 비하했으며,
가로쉬는 오크 외엔 다 죽어 마땅하다고 선민사상에 심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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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힘의 속성과 타락을 분리함으로서, 타락을 '정신적 아집의 일종'으로 그려내고 있는 신규 설정.
4-8. 현실판 타락. 꼰대.
타락에 대한 사설을 조금 덧붙여보자면,
위에서 언급한 형태의 아집을 현실에서도 유사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꼰대'입니다.
과거 경제 성장기의 수혜 덕에 마련할 수 있었던 자산을, 스스로만의 힘만으로 이룩한 과업인 양 착각한 끝에,
현 세대 젊은이들의 고통을 일절 헤아리지 못하고 '요즘 젊은 것들은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하다'를 일삼는 그들의 모습은 타락과 맥락이 같습니다.2
이런 아집이 가장 무서운 점은 '아무런 자각이 없이 물든다'는 것입니다.
무자각의 꼰대질은 비단 꽉막힌 어르신들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젊은층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를 꼽아보자면, 뭐만 하면 꼰대니 틀딱이니 비하단어를 쏟아내는 꼰대무새들이 있습니다.
남을 꼰대라고 무시하고 경멸하기 바쁘지만, 정작 그렇게 남을 깔보고 비하하는 행위야말로 가장 훌륭한 꼰대질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타락의 속성이 이렇게 자각불가성을 가지는 이유는,
3-7단락에서 언급했다시피, 인간의 정신이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나 선의, 정의 등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그 작동원리와 적용범주는 어디까지인지,
그러한 복잡다난한 흐름 속에서 자신이 가져야 할 올바른 방향성이 무엇인지. 등을 구태여 헤아릴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기능으로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살면서 민법 한줄 읽어보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럼에도 상식이나 도덕 등. 올바르게 살아갈려는 방향성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각자에게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전의 제약. 권리의 제약. 능력의 제약 등등...
수많은 제약들이 씨실날실마냥 얽히면서 상호간에 균형이 맞아 떨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사회를 형성한 끝에 상호간 존중이 요구됩니다.
즉 올바름이라는 것에 명확한 실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속한 사회의 시류에 의해, 공리를 위한 합의점. 상식/법률/정의 등이 관성적으로 발생할 뿐입니다.
따라서 타락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회의 참여도가 낮아 제약이 적은 이들.
사회경험이 얕거나, 사회에서 소외되는 타입입니다. 사회의 제약을 다면적으로 체감하기 어렵기에, 제약에서 파생되는 상호존중의 원칙을 잊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자신만의 아집. 타락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둘은 사회를 부정하는 이들.
사회의 공리를 통째로 부정하는 타입입니다. 사회가 절대적 지표는 아니기에, 결과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참작의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리단. 하는 짓은 완전히 무정부주의자 테러리스트지만, 상대가 사회의 규범은 커녕 세계 자체를 절딴낼 군단이었기에 용납이 됐습니다.
셋은 그냥 사회 자체가 타락한 경우.
소속된 사회 전체가 상호존중의 원리를 무시하고 힘과 폭력에만 메달리는 경우입니다.
보통 이런 타입의 사회는 공격스탯에 몰빵을 해버린 나머지, 다면적인 대응능력을 잃어 사회의 유지력이 약합니다.
따라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리휘청 저리휘청 거리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명확한 지표없이 상호간에 제약만 무수히 얽히는 삶 속에서.
갑작스레 큰 힘이 주어지면 아집과 욕구만 남은 괴물로 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아제로스는 사회가 살얼음판 위에 동동 떠다니는 처지의 세계관이라,
사회의 안정성이나 영향력이 약하다보니 타락하기도 매우 쉬운 동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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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현실: 사람의 됨됨이를 알고 싶거든 권력을 쥐여줘보라.
와우: 영웅의 됨됨이를 알고 싶거든 마력을 쥐여줘보라.
4-9 악마와 군단의 분리.
와우가 진행됨에 따라 양상이 달라진 점은 타락만이 아닙니다.
군단확팩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군단의 악마는 '과거 살게라스가 가둬왔던 마르둠의 악마들'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악마'와 '군단'이 사실상 전혀 별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때 2가지 이유로 뒤통수가 얼얼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엄청난 모순과 단절이 발생합니다.
악마는 우주 곳곳에 존재합니다.
반면 군단의 악마들은 마르둠에 갇혀있던 일부세력입니다.
악마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 한없이 작은 부분집합인 셈입니다.
그리고 역사를 돌이켜보면, 고대전쟁이 무려 만년전에 일어났음에도,
군단은 만년동안 아제로스를 포착하지 못하고 그저 오매불망 배신자들의 소환만 기다렸습니다.
이는 양자 간에 거리가 포착은 커녕 색적조차 엄두도 못내리만치 까마득했다는 뜻이 됩니다.
즉, 기존 역사에서 마학의 남용으로 꾀여들어온 악마들과, 군단의 침공은 전혀 별개의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마법을 감지하는 것은 아제로스 주변에 있던 악마이지, 아제로스와 한없이 멀리 떨어져 있던 군단의 악마들이 아니니까요.
마법의 남용이 악마를 불러들인다= 진실.
마법의 남용이 군단을 불러들인다= 거짓. 이 된 것입니다.
이는 지옥마력과 타락을 별개의 요소로 나눈 기존 정황에 더해서,
'마법남용을 군단이 감지하고 아제로스를 포착한다'는 연결고리마저 끊어버린 셈입니다.
2. 매끄러운 통합과 연결이 이루어집니다.
악마와 군단을 분리해버림으로서,
악마를 활용하던 단체들의 모순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해명되었습니다.
그동안 내심 '흑마들도 저렇게 쉽게 소환하는 악마인데, 왜 군단은 침공을 안하고 장기간 버로우중인가'
등의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러한 세세한 모순을 싹 덮어준 셈입니다.
이는 단어나 상황의 정의를 애매하게 뒤섞어 서사를 교란시키는, 블쟈 특유의 서술트릭입니다.
수많은 여러 이름의 변화가 모여서 순환 주기를 이뤘듯이, 같은 개념을 다른 양상인양 흩어놔서 총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수법.
악마는 위 양상을 반대로 활용하여, 수많은 여러 단체를 악마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서 적대 세력의 실체를 교란시켜온 셈입니다.
실제로 유저나 말퓨리온은 이미 이러한 트릭에 덥섞 낚여서,
악마화+악마군세를 다스리게 된 일리단을 '군단의 배신자'로 보고 토벌한 전적이 있습니다.
<'배신자' 일리단 스톰레이지.>
하지만 군단과 악마가 분리됨으로서
[흑마법사들이 소환, 사역하는 악마들]은 군단의 악마들이 아니었고.
검은 사원에 있던 [일리단 휘하의 악마들] 또한 군단의 악마들이 아니었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간단히 축약해보자면,
초반엔 군단을 [마력남용=악마꾀임=타락] 이렇게 셋이 삼위일체로 '아제로스에 악마가 꾀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그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타락과 지옥마력은 분리됐고. 마력남용과 군단의 포착도 분리되버렸습니다.
[마력남용=군단과 무관=타락과도 무관=그래서 군단은 아제로스와도 무관] 라는 괴상한 그림이 새로이 그려진 것입니다.
이렇듯 신규 설정은 기존 역사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여러 방향에서 군단과 아제로스 간의 단절을 꾀하는 모순적인 의도가 보입니다.
슬슬 골치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군단을 분석하면 할수록 모든 정황에서 모순만이 거듭거듭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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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분석하면 할수록 구멍투성이 모순덩어리가 되는 군단.>
4-10. 워크래프트의 또다른 주연. 군단.
모순을 피해 우회에 우회를 거듭하는데도,
우회하는 곳마다 재차 모순이 드러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리 차원에서 요약을 다시 한번 해보겠습니다.
1. 격전의 아제로스는 순환주기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2. 그렇기에 아제로스보다 먼저 순환주기에 대처를 시도했던 단체. 군단의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3. 허나 아르거스에는 단서가 너무 적어 단서가 끊겼습니다.
4. 다만 단서가 적은 것조차도 의도된 사항임을 알게 되었고,
5. 그렇기에 꿩대신 닭으로 우회하여 군단의 전술측면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6. 군단의 전술은 마학을 남용하는 자를 포착하고, 힘을 주어 타락시켜 배신자로 만든 후. 양자간 포탈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7. 하지만 와우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마학남용. 군단의 포착. 타락. 3가지 요소가 모두 분리되어 군단은 아제로스와 연결고리가 끊겼습니다.
7번은 여러모로 치명적입니다.
초기 오크 또한 군단의 일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군단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시작점이었습니다.
그 영향력은 와우에서도 건재합니다.
불성과 리분의 메인 빌런이었던 일리단과 리치왕은 군단에서 생겨난 그림자였고.
판다리아는 대륙의 기원부터가 불군의 침공에서 대륙을 떼어낸 것이었습니다.
그 판다리아에서 가로쉬의 행각으로 발생한 드군. 그 드군에서 굴단의 행각으로 발생한 군단까지.
과장 좀 보태서 대격변을 제외한 와우의 모든 확팩은 군단에 의해 발생한 셈입니다.
군단은 워크래프트 사가에 있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극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었습니다.
허나 이토록 중요한 군단이, 설정이 전개됨에 따라 점차 요소요소가 해체되고 분리된 끝에,
이제는 숫제 모든 영향력을 상실하는 모순된 정황에 이르렀으니...납득이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와우는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 야금야금 티탄과 고대신 떡밥을 풀어 군단의 입지를 축소시켰습니다.
변화와 고대신 떡밥들은 꾸준히 일관성 있게 묘사된 끝에 순환주기를 이뤘으며,
순환주기는 공허가 모든 티탄을 압도하는 정황까지 보여주었고, 살게라스가 이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타락해 군단을 결성했으니...
이는 기존 군단이 가지고 있던 우주적 공포가 상당지분 순환주기쪽으로 넘어간 모양새입니다.
과거엔 군단이 '피할 수 없는 우주적 규모의 재앙'이었다면, 지금은 '우주적 규모의 재앙에 의해 파생된 단체' 수준으로 격이 한 단계 떨어진 셈입니다.
이렇게 가지고 있던 입지를 뉴페이스인 공허 진영에 많이 빼앗긴 형세인데,
이제는 숫제 기존 역사마저 부정하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으니.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하는걸까요?
설정 개편이 아예 군단 자체. 나아가서 워크래프트 자체를 부정하려고 작정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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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군단이 워크에 끼쳐온 거대한 영향과, 이를 무위로 돌리고 있는 신규 설정들.
4-11. 반대로 생각해보기.
하지만 무작정 군단을 부정하려 했다기엔, 두가지 부분이 석연찮습니다.
첫번째는 기존 설정이 가진 군단의 모순점입니다.
이는 4-9단락의 2번 사례. '기존 모순들을 군더더기 없이 해명'한 석연찮음과도 맥락이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부정을 하는것 치곤 디테일한 부분을 보완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군단과 얽힌 서사 자체입니다.
직접적으로 군단이 전면부에 등장한 워크3부터 수많은 와우 확장팩을 거쳐 도달한 군단확팩까지.
군단을 버림패로 쓸려고 했다기엔 가당치도 않으리만치, 군단 관련 서사는 터무니없이 견고하고 드라마틱하게 판도가 짜여져있습니다.
신규 설정으로 군단을 버리려 했다기엔, 바로 목전의 군단확팩까지 군단 서사에 들인 공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여러 변화 떡밥들의 숨겨진 뒷사정이 모여서, 워크래프트 우주관과. 빛과 공허. 마력과 행성. 등을 하나로 묶어 '와우 세계관의 우주의 법칙'을 그려낸 순환주기처럼.
신규설정들이 군단의 숨겨진 뒷사정을 그러모아 또다른 대통합의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추측을 했다면 증거를 찾아봐야 합니다. 그러니 부정을 의심하게 만든
1. 악마와 군단을 동일선상에 놓았던 기존 역사 자체가 큰 모순을 품고 있던 부분.
2. 그간 확팩에서 묘사되어 온 군단 서사의 견고함.
두 부분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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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신규 설정을 면밀히 분석하기에 앞서, 기존 설정의 단점과 장점을 분석.
4-12. 기존 역사의 모순.
군단이 아제로스에 활동하던 초반 정황을 살펴본 결과,
개편된 '새로운 그림'과 기존 정황은 충돌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충돌이 적었던 이유는, 악마와 군단을 동일선상에 놓았던 기존 역사 자체가 큰 모순을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순이란, 군단이 '홍보와 실제 행동 간에 거리가 멀다' 는 것입니다.
군단은 엄청 쎄다는걸 세일즈 포인트로 배신자들을 확보하던 애들이었는데, 막상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들의 행적은 여러모로 빈약한 정황만을 보여줍니다.
군단은 4-6단락에서 언급했다시피 '배신자의 확보' 이후 '본대 소환'을 꾀합니다.
이것을 반대로 뒤집어보면, 군단은 '배신자들의 협력 없이는 털린다'는 소리이며, '본대 없이도 털린다'는 소리가 됩니다.
단순 이론이나 말장난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군단은 언제나 배신자들의 활약으로 일정 이상의 세력이 확보되서,
'군단이 군단을 소환하는 선순환'에 이르기 전까지는 배신자들의 노고에 일방적으로 기대기만 하는 모습을 보여온 바 있습니다.
이런 빈약함이 정점에 달하는 부분이 '소환의 소스 수급 과정'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본대를 소환할 힘이 없어서 '아제로스의 기물'을 필요로 해왔습니다. 메디브의 서라던지, 영원의 샘. 태양샘. 밤샘 등등...
그렇다면 소환도 아제로스 쪽에서 땡겨줘야 하고, 그 소환에 필요한 에너지 소스도 아제로스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 되버리는데,
본대 없이는 전면전 엄두도 못내고. 솬문 열려면 물빵 많이 필요하고. 그 물빵 만들 힘도 없어서 아제로스산 물빵 구해줘야 한다...?
이쯤되면 얘네가 정말 쎄긴 한걸까요? 야부리만 열심히 터는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물론 서사가 성립할려면 최소한도의 룰과 제약은 있어야 됩니다.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제약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묘사하나 여부인데, 기존 설정은 이 부문이 모순이 적나라히 드러나리만치 취약했던 셈입니다.
단지 해상도가 떨어지는 과거의 이야기다보니 모순도 대충 덮여 왔을 뿐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 군단의 본진까지 급습/토벌 해버렸고, 그들이 적대해온 공허와 충돌하는 격전의 아제로스를 맞이한 이상.
군단에 대해 더욱 명확한 그림이 필요해졌고, 이를 파헤치다보니 의도치않게 모순이 부각되었습니다.
이를 4-9에서 언급한 '군단은 사실 아제로스에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음'의 신규 설정을 받아들인다면,
그들의 빈약한 초반 정황은 큰 설득력을 얻습니다.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은 실체도 없다는 것이고, 실체가 없다면 가진 힘도 빈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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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어느 정도 낌새가 보이는 통합의 그림.
4-13. 배신자의 포섭과 모순.
'새로운 그림'의 가정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정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군단 자체의 조사는 진작에 4-1, 4-4단락에서 누차 난항에 빠진 전적이 있으니, 군단에게서 직접적으로 증거를 찾을 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또 우회를 해서 간접적인 증거를 찾아봐야 합니다.
새로운 그림에 장단을 맞춘다면 이제 남아있는 군단과 아제로스간에 유일한 연결고리는 군단에 홀려버린 배신자들 뿐입니다.
기존 그림에선 [마력남용>군단꼬임>그들의 힘에 감화되어 끝내 타락하는 배신자들] 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나.
새로운 그림에선 [마력남용에 군단이 꼬이지 못하고. 힘과 타락은 별개적 요소]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배신자가 발생할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역사에 배신자들은 실존하고 있으니, 과연 그들은 어떠한 정황으로 군단과 얽히게 된 것일까요?
기존 설정에서 군단이 배신자를 포섭하는 수단은 '강력한 힘을 나눠준 후, 향후 더욱 큰 힘을 약속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외부인자의 포섭'이라는 수단은, '가지고 있는 자원이 부족하여 외부에서 확충한다' 는 대전제가 반드시 깔려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군단이 '강력한 힘을 준다'는 것과 '배신자를 포섭했다'는 것은 양립할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기존 설정은 재차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강력한 힘이 있다면 배신자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그 힘으로 직접 타행성에서 포탈 열고, 전선 다 밀고 들어가서 이기면 되는데.
비유하자면 부동산이나 금융 정보 강권하는 스팸전화 받았을 때의 느낌입니다. 반드시 뜨는 부동산이라는 둥, 참 좋은 물건인데 특별히 소개해준다는 둥.
뭐 대단한 은혜를 베푸는것마냥 운을 띄우는데, 그렇게 좋은거면 왜 남한테 판매를 권할까요. 스스로 직접 사면 되잖습니까.
이런 경우 실질적인 뒷사정은 하나뿐입니다. 살 돈이 부족한 것입니다.
부동산이나 투자 금융 강권의 목적이 '남 돈으로 펀드질 하겠다는걸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군단 또한 '실체도 없고 힘도 없지만 남 마력으로 소환질 하겠다는걸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맥락 상 들어맞습니다.
이렇게 가정하면, 기존의 그림과 새로운 그림은 아귀가 잘 맞물립니다.
기존 설정의 모순을 파헤쳐볼수록 신규 설정이 힘을 받고, 둘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추측이 순탄한 증거만 보여주진 않습니다. 되려 한가지 모순을 막자 두자리 모순이 새로이 떠오릅니다.
거리가 너무 멀다. 영향력이 없다. 그래서 배신자들의 마력이 목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단은
1. 어떻게 배신자와 연결점을 찾았으며,
2. 어떻게 지옥 마력을 주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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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배신자의 존재 자체로 더욱 힘이 실리는 군단의 새로운 그림과, 새로이 부각되는 의문.
4-14. 배신자들의 추이.
두 의문을 찾아보기 전에 앞서, 군단이 배신자들을 대한 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군단이 배신자를 대한 역사는 딱 한마디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소모품 취급'
꼬실 때는 달콤하게 꼬셔놓고서, 그간 워크역사를 보면 배신자들의 행보가 순탄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동안 와우에서 유저가 썰어넘긴 군단의 배신자들이 어디 한둘이던가요.
소소한 필드몹부터 인던보스에 레이드보스까지. 백이면 백 죄다 '어 내 힘 짱인데...이럴리가 없는데...' 하면서 맞아 죽었습니다.
이러한 배신자들 중에서 제일 비참한 캐릭터 중 하나가 캘타스일 것입니다.
므우르 탈취에, 나루 함선 점거에, 마나 폭탄에, 혈석으로 행성 오염에, 얼호 어글먹고 탱킹 등등.
군단의 첨병으로서 다방면에 활약했고, 그렇게 성대히 어글 끌어주는 동안 킬제덴이 직접 당도하리만치 기여도가 높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로는 태양샘도 아닌 구석 마법정원에 방치되어,
메마르다가 끝끝내는 참수당하는 것이었으니...유려하고 샤프한 왕자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너무 비참하다 싶을 지경입니다.
제법 롱런한 빌런인 드군 굴단조차도, 악감정 치워두고 맥락만 살펴보면
'혼자 외딴 적지에서 열심히 세를 확보해보려고 이리저리 구르다가, 직업연맹+현지동맹+얼호 물량에 밀려 다굴맞아 폭사한 처지' 로 비참하기는 오십보백보입니다.
간혹 킬제덴처럼 끝까지 기어올라가 군단의 필두를 차지하는 걸물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는 애시당초 살게라스가 '악마놈들 통제할 똑똑한 종족이 필요해'라는 이유로 드레나이(에레달)를 끌어들인 것이었으니.
킬제덴 출세의 상당지분은 육체/마법/지성 모든 부분에서 만렙을 찍은 드레나이 종족금수저빨이 없잖아있을 것입니다.
결국 그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단이 달콤하게 꼬시는 힘의 유혹은 전부 입발림이었습니다.
본래 목적은 단순 버림패로, 배신자의 말로엔 비참한 미래만이 예견되어 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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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배신자의 역사: 급료가 파격적이라 이직해봤더니, 기술빨리고 바로 팽당함.
4-15. 배신자들의 용도: 다굴의 역학.
배신자들이 버림패였다면, 과연 무엇을 위한 버림패일까요?
4-6에서 언급했다시피, 군단의 역사는 언제나 배신자들로 혼란을 유도 한 후, 본대 유도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군단이 이토록 본대 확보에 목을 메는 이유는 머릿수의 힘. 속된 말로 다굴의 역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군단의 일원은 하나하나 모두 강력하지만, 개체가 강한 것으로 해결가능한 일의 범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예를 들자면,
힘으로 모든걸 해결할 수 있다면 지구는 코끼리같은 거대육상동물이 지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굴 앞에서, 코끼리는 커녕 매머드까지 탈탈 털려온 바 있습니다.
이렇게 덩치빨 힘빨 민첩빨 다 씹어먹는 다굴의 효과는 과연 어느정도일까요?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면, 서로 엇비슷한 기량의 사람 4명과 5명. 두 무리가 개활지에서 맞붙게 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언뜻 생각하기엔 단순 숫자상 5에서 4를 빼면 1이니까.
4명측은 전멸하고, 5명측이 1명만 남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5명측이 별다른 손실 없이 4명측을 일방적으로 밀어버립니다.
다굴의 시너지는 이렇게 기하급수적인 속성을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개체의 강함'은 '다굴의 시너지'를 역학상 극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덩치보단 사회를 이루기 용이한(다굴 치기 용이한) 동물이 세를 불리기 쉬웠고,
덕분에 생태계에서 늑대와 인간의 2강 체재는 매우 오래도록 지속되었었습니다.
워크이야기로 돌아와서,
워크 프렌차이즈는 언제나 강대한 적에 맞서는 희생과 용기의 서사를 그려왔습니다.
이러한 서사 또한 감정 치워두고 맥락만 말하자면, 강력한 개체를 다굴쳐서 쓰러뜨리는 과정입니다.
심지어 게임 시스템서도 다굴예찬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와우의 꽃인 레이드 컨텐츠는 유저보다 백배 천배는 강력한 적을 고작 20명이서 잡습니다.
일리단도 불성 당시 '일리다리들 마르둠 파견 간 동안, 샤타르 군대쯤은 내가 혼자 상대하지 뭐'
라는 의중으로 자신만만하게 넌아준안을 외쳤으나, '어 내 힘 짱인데...이럴리가 없는데...' 하면서 맞아 죽었습니다 2.
왠만한 악마를 상회하는 일리단도 다굴앞에 무너진걸 보면, 워크 세계서도 다굴의 역학은 건재합니다.
악마건 뭐건 작은 다굴을 무시하면 아주 주옥되는 겁니다.
이렇게 게임 내적/외적으로 일관되게 묘사되는 다굴의 파워풀한 면모를 보건데,
아무리 군단이 강력하다 한들, 포탈로 상당한 군세를 갖추기 전까지는 결코 전면전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군단은 고대 전쟁에서 아제로스에게 이미 한번 뜨거운 맛을 본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제로스를 정복하려면 다굴에 맞설 수 있는건 동수의 다굴뿐 의 철칙을 철저히 준수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군단 입장에선 배신자의 가치가 크게 두가지로 빛납니다.
1. 교란이 용이합니다.
배신자의 세력이 나배신자요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지 않는 이상, 피아식별의 난이도는 수직상승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진영의 결속에 큰 혼란을 초래하여, 군단이 그토록 견제해온 다굴의 힘 자체를 크게 약화시킵니다.
레이드하는데 한명이 고의적으로 몰래 트롤짓한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2. 시간벌이가 필요합니다.
군단의 본대소환이 결코 한방에 뿅하고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흑마법사 전당에서 이야기하기를, 군단의 포탈관련 기술은 굉장히 도태되어 있습니다.
소환이 한참 활성화된 영원의 샘 던전에서도 보면, 좁아터진 1인용 포탈로 악마들이 한명씩 찔끔찔끔 나오는 형세입니다.
이런 속도로 대규모 소환을 했다간 향토세력에 포착되고 방해받기 일쑤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군단은 항상 내부의 배신자를 탐색하여 어그로를 쏠리게 만든 후,
전혀 다른 곳에서 몰래 본대를 소환하여 스탯과 맞다굴로 완전히 압도하는 전술을 썼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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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배신자 팽의 사유: 다굴의 역학과 느린 포탈지원.
4-16. 워크에서 와우로.
배신자를 포섭한 사유와,
배신자를 소모품으로 버려온 역사와,
배신자를 소모품으로 활용한 이유까지 파헤쳐봄으로서,
[1. 악마와 군단을 동일선상에 놓았던 기존 역사 자체가 큰 모순을 품고 있다]
는 부분은 '군단이 아제로스에 어떤 영향도 끼칠수 없었다'는 신규 설정에 의해 커버가 되는 모양새입니다.
아직 '어떻게 배신자와 연결점을 찾았으며, 어떻게 지옥 마력을 주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남아있지만,
이 부분은 다음 단락(5단락)에서 거론하겠습니다.
이제 [2. 그간 워크~확팩에서 묘사되어 온 군단 서사의 견고함]
을 둘러봄으로서 재차 정황증거를 찾아보겠습니다.
아제로스는 동부왕국이 트롤을 물리치고 태평성대의 안정세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군단]의 초병-오키쉬 군단이 밀고들어와 스톰윈드를 몰락시킵니다.
-워1.
그러나 오키쉬 군단은 초반러쉬엔 성공했어도.
시간이 지나 얼라의 물량에서 압도당해 전선유지가 안돼고 역공을 계속 허용. 패배했습니다.
-워2.
그러나 그런 소강상태도 배부른 투정이었다는 듯이,
오키쉬 군단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의 아키몬드 휘하 [군단] 부대가 쳐들어왔습니다.
이를 메디브의 인도 아래 말퓨리온과 얼호 연합이 힘을 합쳐 저지에 성공합니다.
-워3.
그러나 아키몬드 전투는 수많은 반신과 병력. 세계수의 소모 등 출혈이 극심한 소모전이었고. 리치왕 등 수많은 부산 세력을 남겼으며.
저지하는 것만으로도 한계였던 아키몬드의 부대 또한 군단 본대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제로스는 [군단] 본대에 대한 대항기재 마련은 커녕, 연이은 대전쟁에 의한 상처와 정세를 추스리는데에만 한계에 봉착한 상태로 와우를 맞이합니다.
-와우.
결국 와우 오리지널은 연이은 대전쟁 후 피폐해진 시기를 묘사합니다.
피폐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기능. 특히 치안과 행정이 거의 마비되어,
전 국토에 걸쳐 소소한 트러블부터 굵직한 사건까지 수많은 분쟁들이 대두된 시기이며.
그렇기에 독자적인 자위권이 절실히 필요해져,
배경도 뭣도 없던 모험가(유저)들이 오직 실력주의만으로 역사의 전면전에 나설 수 있게 된 시기였습니다.
워크가 국가와 영웅의 시대였다면, 와우는 민초와 각성의 시대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그런 어수선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 [군단]은 다시금 어둠의 문으로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불타는 성전 확장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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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그러나로 시작해서 그러나로 끝나는 워크 1,2,3,와우. 이때부터 블쟈의 반전기질은 다분했었다.
4-17. 불타는 성전 돌아보기 1. -일단 쏩시다.
불성의 이면에는 킬제덴의 계략이 있었습니다.
킬제덴은 아웃랜드에 남아있던 [군단]의 병력을 집결, 어둠의 문으로 진격시켜 흡사 대대적인 불군의 침략인척 위장했고,
3차 대전쟁서 군단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실감했던 얼호연합은 사색이 되어 어둠의 문 너머로 원정군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군단 세력은 지옥불반도에 극히 일부만 있을 뿐이었고, 킬제덴은 그들을 총동원해서 '대대적 침략인척' 블러핑을 취한 것이었습니다.
애시당초 아웃랜드의 전신. 드레노어에는 군단 자체가 적었을 것입니다. 많았다면 워크2서 오크 올때 우르르 같이 왔을테니까요.
평행세계의 드레노어. 드군을 보면 이 정황은 더욱 힘을 얻습니다.
드군서 악마세력은 샤트라스 주변에 일부. 지옥불 성채에 일부. 정도만 있으며, 재미있게도 그 규모나 수. 종족구성이 지옥불반도의 군단과 일치합니다.
<쉬바라와 격노수호병 들로 이루어져 있는 드레노어(아웃랜드)의 군단 종족들.>
그렇다면 킬제덴이 이런 블러핑을 왜 시도했는가.
그 이유는 아제로스 세력이 이 시점에선 아직 '군단'과 '악마'가 별개인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악마는 온 우주에 있고, 우주에 유실된 처지의 아웃랜드에는 더더욱 많습니다.
하지만 아제로스 세력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자연스레 얼호는 군단의 실체와 규모를 혼동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군단이 활약한 지옥불반도는 펠오크들의 주터전이었고, 이들은 군단과 반목하는 일리단 휘하의 군세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얼호입장에선 '타락오크는 악마의 군대. 그러니 얘네도 불반도 입구에 있던 군단의 하수인들'이라는 심정으로 모조리 족쳤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휘권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잠적하고 있던 일리단과 마주하게 됐고, 악마를 다스리고 악마가 된 그를 토벌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군단이 끝나고, 일리단의 의도를 알게된 지금에 와선 이게 얼마나 뻘짓이었는지 사무치게 알고 있습니다.
다급한 주먹구구의 원정 끝에 목표를 오인사격하게 되버린 꼴입니다.
이러한 주먹구구의 정황은 특히 불성의 컨텐츠에서 잘 드러납니다.
세데크. 지옥불성채. 아킨둔. 그룰. 마그테리돈. 폭풍우 요새. 검은 사원. 태양샘...
불군진영. 불군적대진영. 공허진영. 뭐 종류를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대로 다 두들겨 팼습니다.
그렇게 얼호 연합의 오인을 유도해내 일리단과 상호공멸을 의도한 킬제덴은, 그 혼란을 연막삼아 태양샘에서 몰래 강림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음모는 8할 정도 적중하여, 일리단은 토벌당하고 얼호는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됩니다.
얼호는 군단 본대를 맞이하기에는 가뜩이나 중과부적인 열세임에도, 다시금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된 셈입니다.
그나마 [군단]에 대항하는 [빛의 군대]가 존재함을 아달이 언급한 것과,
킬제덴의 강림을 막아낸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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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누가 적인지 모르겠다. 일단 다 조져보자.
4-18. 불타는 성전 돌아보기 2. -악마에 대하여.
잠시 단어에 대한 명확한 환기가 필요한지라 [악마]에 대한 개념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육체의 저주]처럼 [악마] 또한 블쟈 특유의 '기존에 존재하는 단어를 세계관에 맞춰 변용' 하여 활용하는 개념입니다.
그렇기에 단어의 정의나 기저에 깔려있는 세계관의 배경을 한번 짚고 가지 않으면, 본래의 뜻과 세계관 내 활용처가 점차 괴리되어 혼란을 초래합니다.
보통 [악마]라 하면 [신과 악마] 운운하며 신과 세트로 묶이기 일쑤입니다.
이는 악마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공포와 경외가, 신에 비견되리만치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진짜 악마]의 외경과 공포는 동사의 다른 게임, 디아블로에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반면, 불타는 군단의 [악마]는, 디아블로처럼 [천상의 존재]의 대극에 위치하는, [진짜 악마]같은게 아닙니다.
그냥 외계에서 온 범우주적 규모의 군대입니다. 중세스런 와우 세계관에서, 초월적인 군단의 힘에 공포를 느껴 악마라고 칭하게 됐을 뿐입니다.
단순 외계 세력에 불과한 군단에게 [악마]라는 외경심 가득한 단어가 붙은 시점에서, 이미 아제로스 세력은 그들에게 큰 콤플렉스를 가졌다고 광고하는 셈입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통상 전략이 먹히지 않는 바이킹이나 몽골기병을 악마로 취급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악마취급으로 인해 대항 측의 사기가 더욱 곤두박질치고 >
이로 인해 연전연패를 하게 되고 > 따라서 상대를 더욱 악마로 우러러 보게 되고 >
또다시 거듭 사기가 떨어지는. 사기 저하의 스노우볼링이 굴려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제로스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악마로 칭한 시점에서, 큰 외경과 공포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맥락은 같습니다.
그런 감정을 가지고 적을 대하면 사기가 크게 꺾입니다. 전쟁에서 사기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이는 큰 문제였을겁니다.
오로지 겁먹고 상대를 크게 우러러 보며 임하는 싸움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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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놈들은 악마야...악마라구!(공포)
4-19. 불타는 성전 돌아보기 3. -다굴의 멋짐을 터득하다
불성 원정은 물질적으론 소모뿐이었으나, 정신적으론 큰 수확이 있었습니다.
킬제덴의 음모탓에 군단의 침공 자체는 국지적인 지옥불반도 선에서 그쳤고,
덕분에 잔존/투쟁해온 전 원정대는 현 원정대인 얼호에게 악마들의 생태와 대응전술등 다수의 정보를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악마를 상대로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함을 깨달은 것이, 불성의 가장 큰 의의였으리라 짐작됩니다.
[악마]는 위에서 선행적으로 다루었다시피, 아제로스 진영에게 있어
'악마로 불리우리만치 강력한, 약점없는 무적의 존재들'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성을 까보니 보급과 수리를 담당하는 약소한 개체인 모아그/간아그가 존재했습니다.
즉, 쎈놈들은 알고보니 전투병과였던 것입니다.
이는 악마에게도 보급과 병참. 정비와 시설. 전투와 타격 등 일반적인 편제가 있었다는 뜻이고, 통상적인 전쟁전술이 먹힐 여지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통상적인 전쟁전술이란, 선택과 집중에 의한 타격교범.
즉 군단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다굴의 역학'을 최대로 살리는 방법을 숙지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불성은 다채로운 대처 전술이 속속들이 등장했습니다.
포탈 시설 파괴. 와이번서 폭탄 투척. 룬석을 강탈하여 파괴에 활용. 간아그로 이루어진 미약한 보급전선부터 타격해 전위 전선을 약화시키기. 등등...
현실로 비유하자면, 과거 천둥번개 등의 천재지변은 신으로 추앙받으며 경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성과 정보에 의해 그 원리가 해명된 지금은 그저, 강력한 자연현상으로 치부될 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악마들 또한 불성의 경험을 통해
'대적할 수 없는 악마'에서 '강력한 세력'정도로 개념이 격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포에 눈이 멀어 적을 우러러 봐왔던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불군의 실체를 냉정히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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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놈들은 악마야...악마라구!(공포) -> 아 그냥 외계인이구나.
4-20. 불타는 성전 돌아보기 4. 지옥불정령.
특히 위와 같은 맥락의 '악마의 실체'가 각별하게 부각된 요소 중 하나가,
불성 어둠달 골짜기에서 지옥불정령의 공장이 드러난 것입니다.
지옥불정령은 와우에서 악마의 간판캐릭터같은 유닛으로, 그 첫 등장은 워3 인트로 영상이었습니다.
인간과 오크 병사가 일기토를 벌이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 패닉에 빠지고. 이윽고 운석은 지옥불정령이(인페르날) 되어 둘을 공격합니다.
이후 쓰러진 오크와 인간의 손이 비춰지고. 화면이 점차 줌아웃되자 드러나는 작은 반전.
그들의 손은 그저 쓰러진 수준이 아니라, 지옥불정령에 의해 분시되어 마지막 근육의 경련을 일으키는 시체의 잔해였습니다.
<리포지드에선 해당 영상이 많이 순화되었다>
당시 이 영상의 충격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굉장히 짧고 단순한 연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은 강렬한, 악마의 강력함의 어필과 향후 서사의 암시를 겸한 최고의 인트로 영상이였습니다.
이 영상으로 지옥불정령이 악마의 대표적 이미지로 고착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많은 부분에서 지옥불정령을 악마의 대표적인 아이콘이자, 종말의 아이콘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와우 오베서버를 종료시킬때 스톰윈드만한 지옥불정령이 튀어나온다던지...
<오베 때 미구현지역을 지키던 즉사몬스터 '블리자드의 수호자'>
그런 지옥불정령이, 첫등장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불성 확팩에서 베일에 쌓인 실체를 드러낸 것입니다.
의외로 그 실체는, '단순 기계골렘'이었으며, 심지어 대규모의 사전답사와, 자원과, 보급과, 건설시간이 요구되는 '제작 공장'이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우주에서 사역하는 운석의 정령' 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건조하고 기계적인 실체를 보여준 셈입니다.
이 공장은 지옥불정령을 제작 후, 타격지를 산출하여 일제히 쏴주는 화력투사 기능을 겸합니다.
그리하여 착탄지역에 살상반경을 형성. 타격 후. 지옥불정령이 추가적으로 동작하여 잔당 요격을 꾀하는 구조였습니다.
즉...전술 측면에서 따지면 그저 포병 포지션이었던겝니다.
미리 사전시설로 화력기재를 준비해놓고. 탄도와 사거리를 계산해 발포. 지역을 타격하는 구조가 빼도박도 못하게 포병입니다.
이 부분서 드러난 실체에 한편으로는 멕이 탁 빠짐과 동시에,
작품외적으로는 '발상 미쳤다 진짜' 하는 전율도 같이 느꼈었습니다.
포병은 전장의 신이라 불리우며 대부분의 타격과 화력을 담당합니다. 아군에게 신이면, 적에게는 악마입니다.
악마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인페르날이 알고보니 포병의 포탄이었다. 는 이 발상의 연결은 정말...
악마로 불리우게 된 공포의 기저를 이렇게 간단명료한 원리로 연결짓다니. 무슨 신내림이라도 받은걸까? 싶었습니다.
하나씩 잡기도 힘든 효율과 실체와 이미지. 3가지를 한번에 묶어냈습니다.
물론 실체가 밝혀졌다고 해서 지옥불정령이, 포병이, 도외시 될 이유는 없습니다.
전쟁이란게 포병으로 시작해서 포병으로 끝나기도 하고. 포탄이 추가적으로 자주기동을 하여 목표를 분쇄한다는건 전략적 가치가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주의 운석 하나하나를 모두 지배하여 다스리는 듯한. 외경스럽기 짝이 없던 기존의 이미지에 비하면.
빛이 바래는, 멕이 빠지는, 그런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마술의 숨겨진 트릭을 알게 되어 신비성이 까여버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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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외계인인 불군의 실체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인 지옥불정령. 경외의 악마를 현실로 끌어내린 주역.
4-21. 군단의 영향 하에 있던 확팩들.
이윽고 리분과 격변과 판다와 드군.
이들은 직접적인 군단은 아니지만, 군단의 그림자에서 파생된 이들로 하여금 성사된 확팩이었고.
또한 총체적으론 군단에 대항할 전투의 선행적 경험치가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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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분.
서리한은 무기가 맞닿는 순간 상대의 무기를 얼려부숴버렸기에, 드라노쉬같은 걸출한 이도 한방에 먹잇감이 되버렸습니다.
결국 분노의 관문 전투에서 얼호연합은 리치왕을 전면전으론 도저히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보완하고자 동등한 힘의 유물을 벼려내는 방법을 학습한 시기였습니다.
리치왕도 불타는 군단에 대항하고자 룬검과 칠흑의 기사단을 양산했던 이였음을 생각하면,
리치왕은 다소 방향성은 달라졌을지언정 아제로스에게 '군단을 이길수 있는 길'을 선행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이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이후 와우 스토리는 가히 툼레이더 수준.
도굴과 발굴로 대항할 기물에 몰빵하기 방식이 쭉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타렉고사에, 아빠단검에, 전설망토에, 전설반지에, 유물무기에, 이번에 나온 아제심장까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가파산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모가 있었던. 이면의 그림자가 짙은 시기입니다.
얼호는 [군단] 본대를 맞이하기에는 가뜩이나 중과부적인 처지임에도, 다시금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된 셈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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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
1단락에서도 말했다시피, 데스윙은 스케일로 따지면 워낙 역대급 보스였습니다. 킬제덴은 커녕 살게라스와도 비견될 수준.
군단 수준을 아득하게 넘어서버린 초월적 존재와 맞섰다는 점에서, 아제로스 세력의 악과 깡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승리였어도,장기적으로는 아제로스 수호기구인 용군단이 소모되어버린 처절한 시기입니다.
알렉스트라자의 말마따나 필멸자들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고, 이는 그간 티탄의 영향력을 가졌던 뒷배를 모두 잃고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배경과 정황 상, [군단]이라는 초월적인 세력에 길항할만한 여지가 있는, 강대한 전력은 용군단과 위상정도였습니다.
그런 최후의 보루마저 소모되어버린 대격변은 매우 충격적인 시기였습니다. 불성과 리분으로 국가전력이 축나고. 대격변으로 아제로스의 티탄전력도 축나버렸습니다.
이제 남은 유일한 희망은 아달이 언급했던 [빛의 군대] 정도였으나, 그들은 모든 것이 베일에 쌓인 기약없는 세력입니다.
얼호는 [군단] 본대를 맞이하기에는 가뜩이나 중과부적인 처지임에도, 다시금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된 셈입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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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연합간 전면전에 내전으로 더더욱 피폐해졌습니다.
얼호는 [군단] 본대를 맞이하기에는 가뜩이나 중과부적인 처지임에도, 다시금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된 셈입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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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군.
다시금 시작된 과거 대전쟁과 유사한 오크의 침략.
얼호는 [군단] 본대를 맞이하기에는 가뜩이나 중과부적인 처지임에도, 다시금 상당한 소모를 하게 된 셈입니다5.
그러나 이번엔 아제로스가 하도 위기에 위기를 거듭 겪다보니, 굉장히 강해진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과거 오키쉬 군단이나 스컬지때 찍소리도 못하고 도시며 국가며 우르르 쓸려나가던 것과 비교하면, 드군에서 얼호의 대응은 무시무시할 정도입니다.
강철의 별 등 수많은 전쟁병기를 앞세운 강철호드의 화력은 군단조차 능가할 지경이었고,
그 화력에 초반에 선제타격을 당한 네더가드는 속절없이 완파됐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식선을 넘어서는 타격에 늘상 맞서왔던 얼호는 능숙하게 일시적으로 포탈 입구를 길막하고,
그 사이 별동대로 포탈의 에너지 소스를 차단, 일시적으로 포탈의 무력화를 꾀한 후.
우회하여 보급로와 주력병기의 강탈 및 역활용으로 포탈 파괴하는데 성공.
그로인해 삽시간에 전면전 양상을 게릴라전으로 바꿔버려서, 각지에 주둔지를 건설하고.
오우거 동맹/용광로 등 주요 보급제작시설부터 타격해버리고, 그로하여금 얻게 된 유효한 자원을 그러모아 강력한 반지를 제작하고,
적대 세력은 각개격파하여 강철호드를 와해시키고.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암약하던 굴단과 아키몬드까지 댕겅댕겅 썰어버립니다.
불성 공략전과 리치왕 공략전에서 썼던 전략을 물 흐르듯이 구사하여 판도를 역전하곤,
데스윙 공략에서 단련된 악과 깡으로 아키몬드같은 초월적 존재까지 간단하게 제압한 것입니다.
이는 이제껏 크고작은 분쟁들이 단지 소모만 있던건 아니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극한소모와 전투에 늘상 노출되었던 얼호는 그만큼 강해졌던 것입니다.
이는 '전체 규모로는 군단과 대적할 견적이 도저히 안나오는' 왜소한 얼호일지언정,
순간적인 핀포인트 대치상황에선 그 어떤 세력보다도 예리한 군세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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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소모로 깎여나간 만큼 예리하게 벼려진 아제로스.
긴 장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단락의 가장 큰 의문인 '군단의 생활기반 시설 부제' 의 비밀을 파악하는 구간까진 이야기를 전개하고 싶었으나,
그 결론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27여개의 소단락을 더 써야되는지라 너무 빡세서...4단락은 일단 여기에서 접겠습니다.
다음 5단락에서는
군단 확팩의 서사 돌아보기. / 행성의 소스인 아제라이트. 그리고 그 하위의 마석과 광석들. / 뼈의 배경에 얽힌 비밀과 힘에 대하여.
이렇게 크게 3가지를 다룰 것이고,
6단락에선
군단의 생활기반 부제사유. / 군단의 생태에 대하여. / 그로 인해 알게 되는 암담한 진실. 군단의 실체.
를 다뤄 군단에 대한 의미와 결론을 지을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단락 진행상태:
떡밥의 유형별 정렬. <-1
그로 인해 부각된 와우 우주의 섭리. 순환 주기. <-2
순환 주기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격전의 아제로스. <-3
이미 순환 주기를 겪어본 단체. 군단의 조명과 부각되는 모순들. <-4
향후 단락 진행예정: 축소/개편의 여지가 많습니다.
드러나는 전모. 군단과 순환 주기의 접점 <-5.
군단의 의미와 암담한 진실. <- 6.
서사 외적 요소 반추하기. 워크래프트 프렌차이즈의 동력과 향방. <- 7.
순환 주기와 군단의 진실. 그리고 서사 외적 요소. 3가지에서 도출되는 결론. 빛이 나를 배신했다. <- 8.
그로 인해 암시되는 죽음과 영혼. 그리고 리치왕에 대하여. <- 9.
남은 와우의 떡밥들. 까마귀와 야생. 벌레와 정령. 그 맥락에서 보이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 야생과 기원. <- 10.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인물. 실바나스. <- 11.
래시온의 큰 그림. 용과 까마귀와 엘룬. <- 12.
드루이드의 실체와 여러 분파들. 로아 드루이드. 죽음 드루이드. 악마 드루이드. 그리고 아제로스 드루이드. <-13.
그러나 불안정한 블리자드의 행보. 크리스티 골든의 소설에서 보여온 어긋나는 핀트들. 그리고 대격변. <- 1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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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구멍은 어쩔수 없습니다. 원래 워크1,2에서 군단은 말그대로 흔히말하는 악마 그자체였습니다. 살게라스라는 신적 존재가 악마 봉인했다가 타락후 악마군대 지휘하는게 설정의 전부였습니다 3부터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고대로부터 아제로스를 위협한다는 설정이 붙고, 악마가 종교적 의미의 악마가 아닌 외계인 연합군이란설정이 불성부터 추가됬습니다. 공허와 빛의 순환 같은 설정은 비교적 최근에 추가되었습니다. 사실 절대선, 악이란게 없이 여러진영이 순환하면서 균형을 맞아간다는게 의외로 판타지, SF고전에서는 흔하고 언제나 잘 먹히는 소재입니다. 단순 절대선 그런거보단 철학적 의미가 부여되서 스토리에 깊이를 더해주기 아주 좋은 설정이죠. 이런 설정들이 처음부터 잡힌게 아니라 초기 멧젠이 설정할때 단순 오크vs인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저것 덧붙여 나가면서 현재의 워크설정이 정립되었기떄문에 세세한점에서는 설정충돌이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워크가 타 판타지와 차별화된 설정인 '단순한 몬스터가 아닌 명예를 아는 오크'라는거부터가 3부터 추가된 설정이라 1,2와는 충돌이 많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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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갑니다. 고대신의 촉수촉수보단 군단의 육체미가 더 좋은데 와우가 진행되면서 군단의 카리스마가 떨어지는게 정말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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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글 내용은 둘째 치고 정성만 봐도 추천 100개 주고싶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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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항에서 군단의 목적이 너무 단순화 되서 이후 전개가 이상해집니다. 4.9항의 1번 항목에서 확인해야 할 기본 설정은 물리 우주의 설정이 "끝없는 어둠"이라는 겁니다. 엄청나게 넓습니다. 아무리 군단의 군세가 커도 엄청 넓다는 겁니다. 그러나 살게라스도 군단도 필멸자라 시간은 의미가 없고, 숫자도 사실상 무한이니 어차피 다 태울 생각이고, 실제로 그렇게 거의 됐습니다. 군단의 악마가 유능해서 아제로스를 금방 발견하면, "끝없는 어둠"이라는 기본적인 설정이 붕괴합니다. 운이 좋아 발견하면 개연성이 없는 겁니다. 스토리를 운빨로 진행하니까요. 이 두 사건을 잇는 사건이 필요하죠. 그게 비전 마력의 연구이고, 그 비전 마력 연구의 원천은 판테온이 말한 가장 강력해질 티탄의 피 였습니다. 그리고 비전 연구가 일으킨 파장이 결국 악마에게 닿습니다. 이건 변한 것이 없습니다. 나이트엘프가 영원의 샘을 발견하고, 비전 마력을 연구하기 전까지 군단은 "끝없는 어둠"에서 아제로스를 알 수 없었습니다. 비전 마법의 연구는 물리우주와 황천의 경계를 나누는 장막을 약화시킵니다.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황천과 현실(물리우주)의 경계를 얇게 만듭니다. 이 기본설정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악마의 무능으로 결정지어버리면, 이후 논리 전개의 근거가 실제 게임의 퀘스트와 설정 설명과 달라집니다. 악마는 에너지, 마력을 먹습니다. 판다리아, 녹불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악마는 마법을 감지하고, 그래서 영원의 샘 근처에서 벌어진 비전 마법 연구로 아제로스를 알게 됩니다. 연대기에서도 오래전 설정처럼 마력의 사용으로 악마들에게 아제로스가 발각되었다고 적고 있고, 마력의 사용이 현실의 장막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대격변에서 다시 강화되었고, 드군에서 현실이 얇은 장막으로 다른 차원과 나뉜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눈치 빠른 분은 드레나이가 아제로스를 찾아오는 것도 "끝없는 우주" 설정을 파괴시키는 운빨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군단에서 이 똥을 치웁니다. "나루", 즉 빛의 의도가 벨렌으로 하여금 아제로스로 오도록 했을 꺼라는 추정이 가능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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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구멍은 어쩔수 없습니다. 원래 워크1,2에서 군단은 말그대로 흔히말하는 악마 그자체였습니다. 살게라스라는 신적 존재가 악마 봉인했다가 타락후 악마군대 지휘하는게 설정의 전부였습니다 3부터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고대로부터 아제로스를 위협한다는 설정이 붙고, 악마가 종교적 의미의 악마가 아닌 외계인 연합군이란설정이 불성부터 추가됬습니다. 공허와 빛의 순환 같은 설정은 비교적 최근에 추가되었습니다. 사실 절대선, 악이란게 없이 여러진영이 순환하면서 균형을 맞아간다는게 의외로 판타지, SF고전에서는 흔하고 언제나 잘 먹히는 소재입니다. 단순 절대선 그런거보단 철학적 의미가 부여되서 스토리에 깊이를 더해주기 아주 좋은 설정이죠. 이런 설정들이 처음부터 잡힌게 아니라 초기 멧젠이 설정할때 단순 오크vs인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저것 덧붙여 나가면서 현재의 워크설정이 정립되었기떄문에 세세한점에서는 설정충돌이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워크가 타 판타지와 차별화된 설정인 '단순한 몬스터가 아닌 명예를 아는 오크'라는거부터가 3부터 추가된 설정이라 1,2와는 충돌이 많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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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항에서 군단의 목적이 너무 단순화 되서 이후 전개가 이상해집니다. 4.9항의 1번 항목에서 확인해야 할 기본 설정은 물리 우주의 설정이 "끝없는 어둠"이라는 겁니다. 엄청나게 넓습니다. 아무리 군단의 군세가 커도 엄청 넓다는 겁니다. 그러나 살게라스도 군단도 필멸자라 시간은 의미가 없고, 숫자도 사실상 무한이니 어차피 다 태울 생각이고, 실제로 그렇게 거의 됐습니다. 군단의 악마가 유능해서 아제로스를 금방 발견하면, "끝없는 어둠"이라는 기본적인 설정이 붕괴합니다. 운이 좋아 발견하면 개연성이 없는 겁니다. 스토리를 운빨로 진행하니까요. 이 두 사건을 잇는 사건이 필요하죠. 그게 비전 마력의 연구이고, 그 비전 마력 연구의 원천은 판테온이 말한 가장 강력해질 티탄의 피 였습니다. 그리고 비전 연구가 일으킨 파장이 결국 악마에게 닿습니다. 이건 변한 것이 없습니다. 나이트엘프가 영원의 샘을 발견하고, 비전 마력을 연구하기 전까지 군단은 "끝없는 어둠"에서 아제로스를 알 수 없었습니다. 비전 마법의 연구는 물리우주와 황천의 경계를 나누는 장막을 약화시킵니다.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황천과 현실(물리우주)의 경계를 얇게 만듭니다. 이 기본설정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악마의 무능으로 결정지어버리면, 이후 논리 전개의 근거가 실제 게임의 퀘스트와 설정 설명과 달라집니다. 악마는 에너지, 마력을 먹습니다. 판다리아, 녹불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악마는 마법을 감지하고, 그래서 영원의 샘 근처에서 벌어진 비전 마법 연구로 아제로스를 알게 됩니다. 연대기에서도 오래전 설정처럼 마력의 사용으로 악마들에게 아제로스가 발각되었다고 적고 있고, 마력의 사용이 현실의 장막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대격변에서 다시 강화되었고, 드군에서 현실이 얇은 장막으로 다른 차원과 나뉜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눈치 빠른 분은 드레나이가 아제로스를 찾아오는 것도 "끝없는 우주" 설정을 파괴시키는 운빨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군단에서 이 똥을 치웁니다. "나루", 즉 빛의 의도가 벨렌으로 하여금 아제로스로 오도록 했을 꺼라는 추정이 가능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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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갑니다. 고대신의 촉수촉수보단 군단의 육체미가 더 좋은데 와우가 진행되면서 군단의 카리스마가 떨어지는게 정말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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