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군 섹터 6외곽 작전사령부
지휘실 내부에서는 다급한 비상벨이 울려퍼지고 있었고, 작전 화면에서는 섹터 6에 설계되어있는 수도군의 기지의 현재 상태가화면에 펼쳐져 있었다. 지하에서부터 발생한 벡터라고 표시된 붉은 색 게이지는 서서히 지하 기지 전체로번지고 있었고, 화면 상에서 수도군 병사들은 각 부대의 작전상황등을 실시간으로 보고 하고 있었다.
저리 비켜! 소리를지르며 수도군 문양을 두른 루웬 대령이 다급한 걸음으로 작전 상황실로 들어왔고, 대기하고 있던 대위가경례를 표하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도대체그 벡터가 어디서 발생한 건가? 분명 우리가 진입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저희도지금 조사 중이지만 원인은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럼그 잔챙이들은 어디있는가? 당장 말해!”
“루웬대령님. 현재 벡터가 지금 통신망 내부까지 차단시킨 상황이라 저희도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태입니다. 지금 외곽에서 중인 쿼러시어 부대와 칼미크 부대에게 명령을 내린 상황이지만 3구역에서거대 폭풍이 발생하고 있어서 병력이 도착한다고 해도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입니다.”
“걸린다고?”
루웬 대령은 그의 멱살을 붙잡은 채로 내던졌다. 대위가 벽에 등지고 쓰러지자 루웬 대령은 그를 발로 짓밟으며 말했다.
“내말 잘 듣게. 대위. 이 상황을 놈들이 알게 된다면, 우린 바로 총살 감이야. 알겠나?”
“아….알겠습니다. 반드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러니….”
루웬 대령은 겁에 질린 대위를 일으켜세워서 작전실로떠밀어냈고, 화로 가득 찬 호흡 속에서 상황실을 주시했다. 3구역에서발생한 폭풍은 서서히 3구역을 지나 4구역까지 다다르고 있었다.
/
섹터 6
5 구역내부 벙커.
소대원들을 탑승한 장갑차는 빠르게 섹터 6에서 벗어났고 표시된 벙커 입구에서 G36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카로프는 부상당한 G36C를 눕혀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고 AK47은 기다림에 지친 듯 밖으로 나와 G36과 모신나강이 돌아오기를기다리고 있었다.
“왜안 오는 거야?”
“문제가생기지 않았다면, 곧 오겠지요.”
“SLB. 네가그런 말 하니까. 죽은 것처럼 들려와서 기분이 더럽거든?”
“제가적의 죽음을 즐긴다고 해서 공주님들의 죽음을 즐긴다고 생각하시나요?”
SLB의가식적인 웃음 소리에 AK47은 더욱더 앞으로 나갔다. SLB는미소 속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주시하는 사이로 멀리서부터 차량 소리를 듣고 AK47의 걸음을 붙잡으며바로 차량이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가리켰다.
AK47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시선으로 자신의 돌격소총을 들며 거칠게 흔들었다. 차량은 두 명의 인형을 보자마자 빠르게 다가왔고, 가까스로 그녀들이있는 곳으로 멈췄고 문을 열었다. G36은 피로 가득히 물들인 붕대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후훗다행히 사신이 당신을 데려가기에는 너무 아름다웠나보군요.”
“절그렇게 가볍게 보지마십시오. SLB 씨.”
“너다친 거야? 모신나강은?”
“얘기가깁니다. 일단 소대원들에게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G36은그렇게 대답했고 셋은 하노마크 장갑차로 이동했다.
G36의모든 이야기를 들은 소대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드러냈지만 그녀는 자신이 보고 들은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그럼모신나강은 합류를 할 수 없는 거야?”
“자세한건 모릅니다.”
“하지만벡터는 제거했다고 했잖아. 그런데도 널 공격할 수 있었다고?”
“……..자세한건 M3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SLB 씨?”
G36의물음에 소대원들은 SLB와 M3를 주시했다. 하노마크는 조용히 팔짱을 꼈고 G36은 거친 발소리를 내며 둘에게다가갔다.
“이제슬슬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거죠?”
“말했듯저희는 알려줄 수 없습니다. 리더는 이미 크루세이더 소대에 들어왔을 때부터 반드시 지켜야 할 사명이기도하고요.”
“그렇습니까?”
G36은 P90의 대답 사이로 자신의 권총을 꺼내 M3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크루세이더 소대원들이 당황했지만 그리폰과 패스파인더 소대원들은 잠잠하게G36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이제그 지긋지긋한 동화의 복선들을 풀 시간입니다. M3. 그 개 같은 비밀 서약은 집어치우고 들려주는 게어떻습니까? 이 도시의 진짜 내막 그리고 아가씨와 수도군의 관계까지.당신은 알고 있겠죠?”
G36의대답에 M3는 차분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시선에 크루세이더 소대원들은 아무런 움직임을 취할 수 없었다. 마카로프와 AK47 하노마크가 G36의 곁에 섰고 G36도 모든 시작인 M3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하지않는다면, 당신의 마인드맵은 산산조각날 겁니다.”
[G36 그만큼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으시려고 하는 군요. 그것이 비극적이라고 해도 빛을 찾으려고 하다니….]
“모든건 아가씨와 소대원들을 위해섭니다. 그것이 제가 지휘관님에게 받은 명령이기도 하니까요. 이제 얘기해주십시오.”
G36의물음에 M3는 미소를 지었다. 권총을 쥔 그녀의 오른손에는핏방울이 한방울 씩 떨어졌지만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은 단호했다.
‘역시막스의 전술인형 답군요.’
“M3. 너어떻게 그 이름을…..?”
[저희의지휘관께서 얘기하셨습니다. 언젠가 길잡이가 찾아온다고요. 또한그 길잡이를 통해서 저희가 살아남는 길까지 안내하신다고 했습니다.]
M3는웃으며, 정규군 정보국의 마이라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노마크장갑차가 개조되기 전 부품에 재머 장치를 설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소대원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마이라준장님은 당신과 같은 ‘길잡이’ 올거라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공주님’ 에게각별히 대해야 한다고 하셨죠. 이건 그녀의 절대적인 약속이었고 SLB는그 역할을 해주었을 뿐입니다. 당신은 공주님으로 역할로서 충분히 따라와주었죠.]
“그럼이 도시는 단순한 자료를 확보 외에도 더 중요한 목표가 있었다는 것입니까?”
[그건이미 당신의 아가씨를 통해 알고 계시지 않았나요? 왜 우리를 적대시했는지?]
M3는그 대답 속에서 섹터 6의 지하기지 내부를 보여주었다. 섹터 6 내부는 붕괴액으로 오염되기 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들의목표는 세류코프가 개발했던 오리지널. 즉 당신들의 선조이면서 동시에 기존의 당신들을 뛰어넘는 유작이었죠.]
“세류코프의유작?”
하노마크의 물음에 M3는 세류코프의 유작을 보여주었다. 조그마한 코어처럼 보였지만 기존의코어들과는 다르게 투명한 초록빛이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이거…… 코어인가요?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좀 달라보여요….”
“이렇게강하게 빛나는 건 처음 봐. 리더. 도대체 이게 뭐길래 저희에게숨긴 거였나요?”
P90은이해할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에게 묻자 M3는 잠깐 침묵 했다. 마카로프도 그녀의 물음에 거들 듯 물었다.
“난처음에 너희들이 하나 둘 합류했을 때부터, 기존의 목적과는 달라지고 있었다는 걸 느꼈지만 이번에 들려줬으면좋겠어. 도대체 저 코어가 뭐길래 수도군과 KAR98. 그리고모신나강까지 모두 휘말려버리게 된 거야?”
[저건평범한 코어는 아닙니다. 아니. 지금 우리들이 사용하는 마인드맵코어는,
‘모조품을베이스로 해서 탄생되었으니까요.’
M3의대답에 소대원들은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자신의 존재는 거짓으로 만들어졌다는것일까? 그녀의 대답에 믿을 수 없으면서도 충격적인 사실에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가짜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이해가 안돼!”
“무슨소리인가요? 리더?.... 저…. 좀 이해가..”
[원래우리는 그들의 모조품이 아닌 본래의 오리지널을 통해 나왔어야 했죠. 그게 세류코프가 만들려고 했던 것이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규군에 의해 무너졌을 때부터 우리는 모조품의 품 속에서 탄생되었던거죠.]
“그러니까저 오리지널은 우리들보다 월등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네. 수도군이든 우리든 정규군이든 저 오리지널을 가져가게 된다면 어떤 세력이든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기에 수도군은 그녀를 이용한 것입니다.]
“모신나강씨는 그 코어와 가까이 접근 한 후로 이상증세를 보였습니다. 벡터로 치료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절 적대시했죠. 그것 또한 유작의 힘입니까?”
그녀의 물음에M3는 침묵 속에서 데이터를 검색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최초의 사건. 섹터 6의원흉 또한 그 유작의 힘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소대는 세류코프의 호위 임무와 코어 관리를맡고 있었습니다. 유작은 안정화 되어있었지만 그가 정규군의 예고르 대위에게 암살 당한 후로 코어는 매우불안정 상태를 보였습니다. 주변 기기가 동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반면 심지어는 더미가 데저트 이글을공격하는 경우도 있었죠. 처음에는 단순한 문제라고 판단했지만 유작은 결국 지하기지의 모든 시스템을 통제하기시작했고 결국 ELID 사태가 발생했죠.]
“그래서저에게 이 주입기를 준 겁니까?”
G36은품 속에서 피묻은 주입기를 보여주자 그녀는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잠시동안이지만 전투 인식능력을 마비시키는 효과는 있죠. 하지만 그이상은 유작의 지배에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죠. 남은 건 모신나강의 몫입니다. 유작에 지배당할 지 아니면 이겨낼 지 말이죠.”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자 데저트 이글은 초조한 마음속에서 그녀에게 물었다.
“리더. 제가 그때 봤던…. 서명 서류는…어떻게 된 건가요? 그 서명에는 막스 지휘관이라는 이름에 서류였어요….. 제가 두번을 봐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너무쉽게 믿는 군요. 데저트 이글. 그래서 당신에게 이 임무에대한 자세한 내역을 알려주지 않은 겁니다.]
M3는그렇게 말하며 데저트 이글이 KAR98로부터 가져온 서류를 보여주었다.분명 서명에서는 막스 지휘관의 서명으로 기록되어 있었지만 적외선 빛으로 비추자 문서는 순식간에 수도군 문서로 바뀌어졌다.
“수도군은외부에서 활동을 할 수 없으니까. 막스 지휘관이 서명하게 했던 것처럼 꾸민거였던 거야?”
[네. 수도군은 수도 한정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군대입니다. 만약 그들이외부에서 활동했다는 기록이 수도 내부에서부터 알려지게 된다면, 파장은 순식간이겠지요. 그래서 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서류로 위장시키고 KAR98에게 보낸거겠죠.]
“크루세이더소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린 그걸 전혀 알지 못한 상황이었어. 그런데 왜 KAR98이 그리폰 소속인 우리까지 제거하려고 했던 거지?”
“너희들도잠재적인 증인이라고 판단한 거지. 너희들과 크루세이더 소대원들 모두 이 사태의 목격자이고 증인이니까. 수도군은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제거하려고 했었던 거지. KAR98을통해서.”
하노마크는 마카로프의 물음에 대신 대답했지만 그내막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수도군을 위한 작전. 패스파인더, 크루세이더, 그리폰 소대는 수도군을 위한 체스판의 폰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가씨는 그들과 접촉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그 이야기를 지휘관에게들려주지도 않으셨고요. 어떻게 아가씨께서 그들과 접촉하고 이용당한 것입니까?”
G36은이해할 수 없었다. 막스에게 보고를 받은 적도 없었다. 심지어는그렇게 될거라는 사실조차 소대원들은 몰랐다…. 잠깐. G36은고개를 들며 뒤늦게 깨달았을 때, M3의 시선은 중상을 입은 채 침묵 속에서 고개를 숙이는 G36C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제 동생이….. 그들과 접촉한 것입니까? 그래서 아가씨가 그 작전에 참여하도록 하신 겁니까?”
“……네… 맞아요.”
G36C의대답에 소대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노마크는 곧바로 일어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도대체왜 그랬던 거야? 처음부터 이 작전은 놈들이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럼검문소에서도 수도군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해 일부로 걸리게 했던 거야?”
“네….. 리더와 전 알고 있었죠. 그래서 일부로 재머를 발동시켜서 장갑차를세우고 한 다음 수도군에게 위치를 알렸죠. 포화를 터뜨려 그들의 시선을 유도한 것 또한 그들이었구요. 그리고 P90씨를 제거하기 위해 마인드 맵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로재머로 조종해 스톰슈트에 탑승시키게 한 것도 저였어요.”
“그래서외부 조작 기록이 없었던 거였군. 녀석은 마인드 맵이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동했다고 하면 저항도하지 못한 채로 움직였던 거고.”
“미치겠군……. 이거 꿈 아니야? 정말이야 이게!”
AK47은답답함 속에서 소리치며 머리를 감쌌고 소대원들은 화가 나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마카로프는 G36C에게 다가가서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놈들이 우리 위치를 파악하고 너와 KAR98이 협력해서 우리와 크루세이더 소대를 제거한 거라 치자. 도대체 왜 그 놈들에게 정보를 제공한거지? 너희는 정규군이잖아.왜 정규군과 적대관계인 수도군에게 협력을 한 건데?”
[협력이라기보다는설득 당했다고 하는 게 맞겠지요. G36. 당신의 지휘관이 유독 당신에게 KAR98의 행동을 왜 예의주시하라고 하신 이유를 아시나요?]
‘그런상황을 대비하라고 하신 거죠.’
M3는 G36C 대신 대답해주며 G36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은 차분하면서 조용했지만 G36에게는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을찌르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당신은 그걸 모르고 물리적인 위험에 대한 반격이라고 판단한 게 문제죠. 그녀는 신체적이나 전략에서는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안티레인 소대 작전 이후로 심리적으로 엄청나게 위축되어버렸죠. 그녀가 왜 모신나강을증오하는지 알고 계시나요?]
“STG.”
G36의대답에 마카로프와 AK47은 그 이름을 기억했다. STG-44. 보드카에취할 때면 그녀는 가끔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가 종종 있었다.
“들은적은 있어. 녀석이 취했을 때, 난 녀석을 지키지 못했다고말했지. 처음에는 뭔 소리인지 몰랐지만…..”
[모신나강은당신의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셨나보군요. 왜 모신나강과 KAR98이그토록 그녀에 대해 집착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도대체 STG와 둘이 무슨 관계였던 거야? 그리고 KAR98이 배신을 해서라도 그들과 협력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거냐고?”
[그이야기는 모신나강이 이미 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M3는모신나강이 들려주었던 기억을 각 소대원들에게 보냈다.
/
"전술인형. STG-44 현 그리폰에서 부름받고 이 소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막스 지휘관이신가요?"
STG는잔뜩 긴장한 시선으로 막 서류를 정리하고 있단 막스를 보면서 경례를 표시했다. 막스는 아. 소리를 내며 잠시 서류를 내려놓고 반가운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 패스파인더 소대를 이끌고 있는 지휘관 막스라고 해. 오늘 부임한인형인가?"
"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휘관님께 실망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인사치례는 필요 없어. 일단 잠깐 앉아서 얘기할까?"
"네? 저기...."
STG의대답도 잠시 똑똑 소리를 내며, KAR98 저격소총을 든 인형이 모습을 드러내며 지휘관에게 차와 필요한보고서등을 전달했다.
"지휘관님. 이번 모의작전 중에 필요한 서류들입니다. 지금 새로운 인형을 위한교육이 필요하고 하셔서 카리나 보급관을 통해서 자료를 모았습니다만...."
"인사해. 이번에 새로 들어온 STG야.STG. 이제 너의 선배인 KAR98K 야."
그 대답에STG는 뒤늦게 자리에 일어나다가 다리를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 KAR98은 쿡 웃으며, 넘어지려던 STG를 대신 붙잡아주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서툴러서.....”
"괜찮아요. 뭐 저도 한 때 지휘관님에게 이런 적도 있었는걸요. 후훗."
KAR98은자신과 같은 색의 군복을 보자마자 기분 좋은 듯 웃으며, 헝클어진 군복을 다듬어주었다. 막스는 가볍게 손짓하고 KAR98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저와 이야기할 게 있습니까?"
"어쩌면네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거야."
막스는 그렇게 대답하며 막스는 STG에 대한 서류를 조심스럽게 넘겼다. STG는 무엇을 명령을 내리는지 궁금한 시선이었지만 막스는 서류를 확인할 때까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네가 적국이었던 인형들의 불화가 생기면 중재역할을 해주었다고 들었어. 그 문제는 지휘관이 해결하는 편이지만네가 자원했고 적국관계인 인형들이 서로 협력해서 작전 효율이 올라갔다고.”
"제가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에요. 소대에서 그런 불화가 생기게 되면, 지휘관들께서도여러모로 불편을 겪으셨으니까요. 적어도 제가 선배든 후배든 잘 조정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래? 대단하거나 잘하는 편이 아니라 내가 볼 때 STG는 불화를 조정하는데 있어서는 꽤 탁월하게 하는 것 같은데? 크루거 사장님도 개인적으로STG에 대해서는 전술인형들간에 심리에 관련된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다고 자주 얘기를 한 적도 있었는데?"
"전 그런 재목이 못 돼요. 전술인형인 걸요. 절 만드신 분들을 함부로 넘는 것조차도 실례인 걸요....."
STG의 소심한 대답이었지만 막스는 그런 STG의 절제와 자제능력에 대해서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데, 막스 지휘관님께서도 저를 부르신 이유가 그것 때문인가요?"
"그래. 사실 여러모로 골치아픈 상황이었거든 그래서 내가 정말로 네가 그 둘의 불화를 조정하면서 그들의 작전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거야. 난 너에게 그런 일을 강요하거나 하고 싶지 않아. 그건 너에게도 부담이 될 거고. 또한 전술인형이니까. 그렇다고너에게 급여라던가 기타 복지에 대해서는 다른 지휘관들에게 부족하지 않게 해줄 거야. 하지만 좀 힘들 수도 있어."
'심각한 건가요?'
STG의 물음에서부터 막스는 그녀의 익숙하고 전문적인 목소리로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지휘관님께서 만약에 그런 문제를 가지고 계시다면 해결을 해드리고 싶긴 해요.복지에 대해서는 괜찮아요. 이미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STG의 대답에서부터 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덮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라는 시선을 보냈다. 잠시후 다시 문이 똑똑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모신나강 소총을 든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STG는 그 사이로 차갑고 푸른 눈동자를 가진 새하얀 군복을 입은 인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인형은 가볍게 경례를 하던 찰나 자리를 잡고 있는 STG를 보자마자 경계의 눈동자로 주시했다.
"지휘관님. 부르셨습니까?"
"모의작전은 잘 준비되고 있어?"
"네.대원들은 준비가 되었습니다."
"말하지만 너희들은 같은 소대에 속한 대원들이야. 그걸 명심하라고 이야기 한 거야."
".......알고는 있습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STG는 막스의 차가운 목소리에서부터, 이 소대의 미묘한 냉기를 느꼈다. 모신나강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지휘관의 경고를 귀담아 들었다.
"들어가도 돼. 이번에는 새로 들어온 STG도 같이 볼 거야. KAR98도 이번 작전에 참여하니까. 명심해."
"알겠습니다."
모신나강은 그렇게 대답하며 밖으로 나갔다. 막스는 차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다시 STG를 바라보았을 때, 그녀는 전체적은 상황을 짐작한 시선이었다.
"설마 서로......"
"뭐 그렇지. 둘이 세우면 고양이와 개가 되니까. 이렇게 따로 부르는 거야. STG.분명 적국의 전술인형이었을 텐데, 뭔가 복수라던가 분노 같은 감정은 없었어?"
"그런 감정은 없어요. 한때는 저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때 적국의 전술인형을 구해준 뒤로는 그런 감정이 오히려 서로에게 안 좋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저도 왜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넌그렇게 해결되었다고 해도 이번에 네가 볼 상황은 좀 심할 거야. STG. 그것만 알아뒀으면 좋겠어."
막스는 그 대답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같이 갈까? 모의작전이 시작 될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
모의작전이 시작되자 인형들은 각 위치에 자리잡고 작전을 시작했다. STG는 그 사이사이로 지휘관의 침착하고 냉철한 눈동자를 주시한다.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대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STG는 그 사이로 KAR98과 모신나강의 작전화면을 주시했다.
[모신나강은 하얀사신이라 부를정도로 저격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형이지.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적국인형인 KAR98과 만나게 되면, 자주 다툼을 벌여.고무탄으로도 서로를 죽일 정도니까.]
모의 작전 화면에서는 모신나강이 속한 붉은색 세력과 KAR98이 속한 검은색 세력은 서로 밀리지 않으면서 빠르게 약한 부분을 파고 들기 시작했다. 모신나강의 화면은 빠르게 이동하며 이동중인 인형들을 제압했지만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빠르게 진지를 잃고 말았다.
[반면 KAR98은 상대의 약점을 잘아는 인형이야.저격수지만전술지휘 능력도 뛰어나서 가끔 날 놀래킬 정도였지. 평소에는 상냥하고 남들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 같지만 그건 자기를 위한 행동이지 소대원들을위한 행동이 아니야. 오로지 보여주기식이지.]
검은세력에게 중앙 진지를 빼앗기자마자 모신나강이 속한 붉은 세력이 우왕자왕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각개격파당하는 상황에 치닫는다.상황이심각해지자 모신나강은 초조함 속에서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내가 먼저 들어가겠어. 놈들의 리더를 잡으면 곧바로 공세가 무뎌질거야."
"미쳤어? KAR98이 어디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찾겠다는 거야?
"최전방에서 선두로 지휘를 하고 있을 거야. 녀석이 혼자 남았을 때, 기습을 하면 바로 승리를 할 수 있어. 너희들은 최대한 진지를 빼앗기지 않게 수비해. 나 혼자 들어갈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모신나강은 빠르게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때만큼 모신나강의 움직임은 전보다 날렵하고 빠르게 움직였다.모신나강의 예측처럼 KAR98은 각 전술인형들을 모으며 다음 지휘를 준비하고 있었다.
"말했듯 지금 적은 우리가 방금 돌파한 작전 덕분에 제대로 수비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요.제가 말했던 대로 각 소대원들은 제가 부탁한 대로 북쪽과 남쪽 진지를 확보하면서 적의 최종사령부까지 밀어붙이면 됩니다."
"하지만 KAR98. 당한 소대원들 얘기로는 모신나강이 속한 진지의 저항이 너무 거세다고 해요. 저희가 들어오면 바로바로 진입을 못하게 차단해서..."
그녀의 대답에 KAR98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시선을 보이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난 듯 그 소대 인형에 이야기를 했다.KAR98의 이야기를 듣고 인형은 놀란듯한 시선으로 KAR98을 바라보았다.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모신나강이 그대로 공격하면....."
"걱정마세요. 신호를 보내면 바로 도와주시면 되니까요."
그녀의 대답 이후로 소대원은 흩어졌고 KAR98은 자신의 저격소총을 쥐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각 진지 사이로 모신나강과 KAR98의 움직임을 STG는 하나하나 주시하고 있었다. 평소에 침착했던 모신나강은 세력이 밀리면밀릴수록 다급해진 움직임이었고 KAR98은 모든 전세를 제압한 상태에서 여유로웠다.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라이벌이라고 해도 상관없는 듯 했다. 그런데 이 둘이 무슨 문제가 있는다고 하는 걸까? STG는 이해할 수 없었다.
모신나강과 KAR98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서로는 주변에 적이 있다는 걸 느끼고 무기를 준비한다. 둘은 서로의 움직임을 간파했고 서로 있을 법한 곳을 향해 소총을 겨누었다.모신나강은 KAR98의 위치를 파악하고 사격했고 KAR98은 뒤늦게 반격했다. 서로의 총성이 오고가는 틈으로 서로는 엄폐했고 스코프를 통해 숨어있는 위치를 살펴보았다.
[KAR98. 진지를 확보했어요. 이제 본 진지까지 진입 중이에요.]
모신나강은 KAR98의 교신기 소리를 들은 듯 소리 나는 쪽의 위치를 파악하고 빠르게 우회했다.
“좋아요. 곧바로 병력을 이끌고 점령하세요.”
그 대답도 잠시 KAR98은 모신나강의 소총이 자신을 조준하고 있음을 느꼈다. KAR98은 소총을 내려놓은 채로 냉혹한 푸른눈으로 자신을 주시하는 모신나강을 바라보았다.
"이미 늦었어요 모신나강. 당신의 세력은 이미 패퇴했어요. 아직도 모르시나요?"
"적어도 이 자리에 널 죽이면 바로 역전할 수 있어."
"절 제압한다고 해도 소대원들은 동요하지 않아요. 이미 후속대책을 마련했거든요."
그녀의 대답에 모신나강은 자신이 KAR98의 계략에 빠졌다는 걸 알았다. 자신이 수비하고 있던 진지는 이미 빼앗겼고 최종거점까지 진입하고 있었다.
"패배를 인정하시죠."
"난 너의 그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
모신나강은 이내 주먹을 쥐며 KAR98의 얼굴을 후려쳤을 때, KAR98은 바로 반격했다. 둘은 서로의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두 주먹을 들고 자세를 취했다.
"덤벼. 고상한 척하는 썩을 년아."
"역시나 성깔하는 고약하군요.그러고 있으니 당신을 혐오하는 겁니다. 모신나강."
KAR98은 그렇게 대답하며,모신나강은 더욱 소리쳤다.
"역겨운 년. 이런다고 진 게 아니야. 이제 시작이라고!"
" 그럼해볼까요?"
둘은 그렇게 대답하며 품 속에 단검을 꺼냈고,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었다. 모신나강이 먼저 움직이며 KAR98에게 칼을 휘두르려고 했을 때, 강한 어조의 목소리가 둘의싸움을 끊었다.
"둘다 그만하지 못해!"
막스는 STG를 데리고 나왔고 STG는 이 상황을 침묵 속에서 주시하고 있었다.
"모신나강. KAR98. 내가 서로 경고했지? 서로 죽이지 말라고."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예의를 모르는 전술인형이 이런 식으로대하니 저도 이렇게 할 수밖에요."
"시끄러. 너만 아니었으면, 이런 상황도 안 터졌어."
"둘은일단 실적에서 제외시키겠어. 약속을 어긴대가니까."
막스의 불호령에서야 둘은 그럴수록 더욱더 서로를노려보았다. STG는 셋 한 가운데 사이로 서서 진정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STG의 모습에 막스와 둘은 그녀로부터 미묘한 감정이퍼짐을 느꼈다.
"지휘관님. 제가보기에는 두 선배들도 잘한 것 같으니 일단 진정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너희들운 좋은 줄 알아.”
막스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대답했고 STG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냈다. 모신나강은 칫. 소리를 내며 등을 돌렸다.
/
"네? 저 년이랑 같이 숙소에서 지내라고요?"
"........이해할수 없군요. 지휘관님. 아무리 명령이라고 해도 저도 제 나름대로의사생활이 있다고요."
"명령이야. 이건. 그 모의작전에서 STG에게추한 꼴을 보여준 대가라고 보면 돼."
막스는 그렇게 대답하는 와중으로 STG를 통해 문서를 전달받으며 말했다. 둘은 지휘관에게 항의했다.
"제세력이 완전이 밀린 것 때문인가요? 그것 때문에 저를 이렇게 하는 건가요?"
"지휘관님. 전 이미 한심한 전술인형을 찍어누름으로서 제가 얼마나 우수한지 보여주었어요.그런데도 뭐가 부족하신 건가요? 아직도 제 우수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라면 정말 착각하고계신 거에요."
모신나강은 곧바로 멱살을 잡을 기세로 KAR98에게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막스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신나강의 행동을 저지했다. 모신나강은 더 크게 반항했다.
"다른거 다 참을 수 있어. 지휘관이 얼마나 나에 대해서 몰라? 난여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소대에서도 인정받은 하얀 사신이야. 지휘관 도대체 무슨 생각 인거...."
"마음에안들면 나가도 돼. 내가 서류를 조사해봤는데, 다른 소대에서조차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보고서에 적혀있었어. 그런 인형을 어느 소대가 받아줄지는 모르겠는데?"
막스의 대답에 모신나강은 그 대답에서부터 화가치멀어올라 박차고 나가려고 했지만 막스는 모신나강에게 호령하며 나가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다.
"모신나강. 해체당하기 직전까지 간 널 소대에 받아줬을 때, 뭐라고 얘기했지?"
"지휘관의명령에 복종하고 소대원들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시말해."
"........."
"모신나강. 안 들려. 크게 얘기해."
막스의 두 번째 대답에서야 모신나강은 방안에 울릴정도로크게 얘기했다.
"지휘관의명령에 복종한다! 소대원과의 불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모신나강은 그렇게 얘기했지만 막스는 그녀를 신뢰하지않았다. KAR98은 한심한 시선으로 모신나강을 바라보는 걸 느끼고 그녀를 주시했다.
"KAR98.너도 내가 뭐라고 했지?"
"적을얕보지 않는다. 어느 상황이든 진지하게 임하고 소대원들과의 유대감을 가지라고 대답했습니다."
"미안하지만 KAR98 아직 넌 그 유대감이라는 걸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그리고너의 전략은 자신이 보기에는 완벽한 것 같지만 여전히 허점투성이고."
그의 대답에KAR98은 군모를 벗으며 말도 안된다는 시선으로 막스를 바라보았다.
"그게무슨 소리인가요? 아직도 절 인정하지 않으시겠다는 건가요?"
"그게문제지. 네가 항상 얘기하는 그 목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건 그거야."
'자만.'
지금도 그렇게 얘기하잖아? 솔직히 이번 작전에서 네가 한 행동들을 보면 정말 걱정이 돼. 모신나강도그렇지만 넌 내 부관뿐만 아니라 내가 부재중일 때 지휘를 해야 할텐데, 정말로 너에게 그 자리를 주어야할지 걱정이야."
막스의 냉혹한 평가에 KAR98은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이었다. 두 인형은 그런 막스의행동에 의아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칼날을 더욱 세웠다.
"만약에이 명령을 듣지 않을 거면 소대에서 떠나도 돼. 더 좋은 인형들이 있는데 너희들의 그 상태로 끝까지하는 태도를 볼 바에는 말이야."
그 칼날을 누그러뜨리는 대답에서야 두 인형은 할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그러니......."
"알겠어요. 지휘관님의 명령이니 할 수 없죠."
두 인형은 막스의 대답에서야 할 수 없다는 시선이었다. 막스는 그 이후로 STG에게 손짓했고 그녀들 앞에 세우며 얘기했다.
"너희들이꽤나 자기 앞가림도 못할 것 같으니까 너희들 외에 많은 인형들의 불화를 해결해주었던 STG와 함께하게될 거야. STG를 잘 대해. 만약에 너희 사이에 또 다른얘깃거리가 나오면 두 번은 없으니까 명심해."
막스는 그렇게 대답하며 STG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도 된다고 손짓했다. 셋은 그렇게 막스가마련한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세명의 인형은 그렇게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STG는 조용히 둘의 행동을 주시했다. 둘은 곧바로 더 이상 서로가닿지 않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물건을 펼쳐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리에 일어나자마 모신나강은 자리에일어나 KAR98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물건을 건드리지마. 건드리면 가만 안 둘 테니까."
"당신이야말로 쓸 때없는 행동을 해서 저만 피해보게 하지 마세요. 이렇게 절 모욕하는 짓거리는 더 이상 견디기힘드니까요."
둘은 다시 서로를 노려보며 서있었지만 STG는 바로 앞에서 자리를 풀며 자리에 앉았다. 둘은 갑작스러운 STG의 행동에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전여기 할 게요. 괜찮죠? 선배?"
"맘대로해."
"좋아요. STG가 원한다면. 다만 모신나강이랑 어울리지 마세요."
"진짜....."
"KAR98선배. 지휘관님이 뭐라고 하셨죠?"
STG의대답에서야 KAR98은 흥! 소리를 내며 뒤를 돌았다. STG는 한숨을 내쉬며 고민에 빠졌다. 둘은 여전히 서로의 일만을할 뿐이었다.
/
STG는개인 실에서 모신나강을 불렀다. 갑작스러운 STG의 초대에모신나강은 짜증섞인 시선으로 STG를 바라보았다.
"도대체뭐하는 거야. 날 이런 곳에 초대하고."
"개인면담이라고하면 될까요?"
".......왜내가 이런 걸 해야 되는 건데."
"그냥속풀이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선배."
STG는웃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모신나강이 자리에 앉았을 때,STG는 모신나강이 좋아하는 보드카를 꺼내주었다. 모신나강은 그녀의 대접에 선뜻 받으면서도잔뜩 의심하는 시선이었다.
"왜이렇게 하는 거야. 어차피 전형적인 절차잖아? 너에게는."
"저도처음에는 그렇게 했죠. 지금은 제 일이되었지만요."
"자. 그럼 얘기할래요? 그때 일이요."
"무슨일?"
"뭐오늘 했던거라던가 혹은 아니면 정말 짜증났던 일이라던가 그런 거요."
STG의대답에 모신나강은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STG는 그 행동을 주시했다.
"뭐...... 평범했지. 적어도 그년이 짜증스럽게 대하는 것만 빼면 말이야."
"KAR98선배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런년에게 선배라고 말하지 마. 기분 나쁘니까."
모신나강은 그렇게 대답했다. STG는 그때 모의작전에서 봤던 기억을 더듬으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모신나강은실험용 쥐처럼 찍히는 기분이 들자 더더욱 짜증을 느꼈다.
"좀더 자세히 얘기할 수 있나요?"
".......도대체왜 내가 너에게 그런 얘기를 해야 되는 거야? 정작 넌 날 알지 못하면서. 말하지만 넌 날 모르고. 이렇게 시간만 낭비하는 걸 해봤자 서로서로피곤한거 알고 있어? STG. 쓸 때 없는 짓거리는 그만해. 네가뭘 하든 상관없으니까."
"말했듯전 두 분의 작전능률을 올리기 위해서 막스 지휘관께서 특별히 파견된 인형이에요. 만약 이런 식으로 거부한다면, 저도 그 분께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요. 단순한 인형이라고얘기하기에는 모신나강 선배도 저에 대해 모르시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네가뭔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야!"
모신나강은 일어나며 STG의 멱살을 쥐었다.
"어차피너도 날 짐짝 취급하면서 버릴 거 아니야. 그럴거면서 도대체 뭘 안다고 네가 현자처럼 지껄이는 건데?"
‘선배는무엇을 두려워하세요?’
그 대답에 모신나강은 압박했던 손에서 힘이 빠지는걸 느꼈다. STG는 그럴수록 더욱더 침착한 모습이었고 도망치거나 하지 않았다. 약해보이고 여려보이는 것 같은데.... 정작 모신나강 자기 자신이더욱 더 그녀에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뭐가두려워서 유대를 가지고 싶어하는 인형들까지 거리를 두면서 혼자 하시는 건데요? 그때 작전에서도 소대원들이랑같이 움직였다면, KAR98 선배의 공세를 막을 수 있었어요. 근데, 왜 그녀들에게 말하지 않고 홀로 움직이셨던거에요?"
모신나강은 침묵 속에서, 손을 놓은 채로 자리에 앉았다. STG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녀를바라보았다.
"차라리나에게 다가가지 않는 게 더 나아. 그냥 날 내버려둬."
모신나강은 그 이야기 이후로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STG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혼자 생각할 수 있게 보내주었다.
KAR98은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STG는 그 사이사이로 막스가 보내주었던 기록을 확인했다.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모신나강과는 다르게 KAR98은 침착하고 여유로운모습이었다.
"그냥얘기를 하면 되는 건가요? STG?"
"네. 뭐 답답한 일이라던가 좋았던 일이라던가 아무거사요."
KAR98은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뭔가 재미있는게 생각난 듯 STG를 보며 말했다.
"전지휘관이 저의 작전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작전은 완벽했고 소대원들도잘 따라줬으니까요. STG 당신도 마찬가지죠?”
"음..... 제가 워낙 지휘부분에서는 처음이라서 잘 모르지만....."
STG는막상 그녀의 질문에 대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는 확실히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이었다.
"선배는모신나강 선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당신이 집적 그녀와 얘기를 해봤다면 이미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소대에서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픈문제인형이라고 듣긴 했어요. 소대에서 서로를 믿고 움직여야 하는데 단독으로 움직여서 작전이 실패하는경우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영웅도 아니고 말이죠 한때 저도 그녀와 작전을 수행하려고 했지만, 그녀가 단독으로 행동한 탓에 여러 가지로 힘들었었죠. 더군다나 제가적국의 무기었으니, 그 증오가 더 심했었고요."
"KAR98 선배가 모신나강 선배을 대하면서 자신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나요?"
"그런건 없어요. 말했듯 전 막스의 지휘관의 부관자리를 확정된 인형인 이상 모신나강 같은 문제 있는 인형들은관심이 없죠. 오로지 막스 지휘관을 위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STG는그 사이로 작전을 끝내고 작전을 위해 수고했던 소대원들에게 어떤 대답도 없이 지나쳤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했다. 흙투성이에 페인트 총에 묻은 투성이었던 그녀들에게 어떤 대답도 없이 냉혹하게 지나쳤던 모습.
"선배의작전에 대해서 선배가 속했던 소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어보신적 있으니까요?"
"당연히만족하지 않을까요? 결국은 성과가 중요하니까요. 전 그녀들이제가 만든 작전에 대해서 감사하게 여길거예요. 직접 물어보셔도 상관없어요.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얘기를 안할 뿐이니까요."
[막스지휘관께서는 작전이 끝나면 저희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하셨어요. 심지어는 저희가 성과 최하든 실패하든상관없이 대해주셨어요. 하지만 KAR98이 지휘를 하면 저희는솔직히 하기 싫어요.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작전만 준비하니까요. 소대원들에게는그렇게 하라고 얘기하지만 저희들이 엄청 긴장하고 적들에게 당하거나 했을 때는 이렇다 할 얘기는 전혀 안해주시고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하시고요. 오히려 다른 인형들이 작전을 지휘할 때보다 더 힘들고 하기 싫어져요.]
그녀의 말은 자신을 위해 임무를 진행했던 소대원들이아닌 자신을 위한 것일 뿐이었었다. 그에게 보이기 위해서 STG는자신을 낮게 보는 그녀의 시선을 느꼈다.
모든 자료를 확인한 막스는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STG는 자리에 앉은 채로 막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확실히...... 둘은 너무 다르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어. 오히려 잘됐어. 덕분에 확실해진 것 같고."
막스는 묘안이 떠오른 듯 STG를 바라보았다. STG는 궁금한 시선으로 막스를 바라보았다.
"좀 고생할 거야.괜찮겠어?"
"고생....한다고요?"
STG의 질문 속에서 막스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다만 STG에게 귓가에 속삭였다.
"네? 지휘관님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 둘을 좀 더 가까이 더욱 더 가게 하기위해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니까.'
/
사격훈련장.
많은 소대원들이 하나 둘 표적을 쏘는 와중으로 STG와 모신나강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STG는 긴장한시선이었지만 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하지 말라는 시선을 보냈다. 모신나강은 잠시 STG의 모습을 보다가 사격이 시작되었고 둘은 자리에 섰다. 그리고모신나강 소총을 들었을 때, 그녀는 잠시 당황한 한 듯 STG를바라보았다.
"잠깐왜 내 무기를 드는 거야?"
"저도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모신나강 선배보다는 못하지만요."
모신나강은 어이없는 시선으로 STG의 사격에 신경쓰지 않는 척했지만 미묘하게 자신의 무기를 들고 조준하고 있는 STG의 모습이 신경이 쓰였다. 사격이 시작되자마자 STG는 부드럽게 호흡을 멈추다가 바로 사격했고 정확하게 표적에 명중했다.
모신나강은 뒤늦게 그녀를 따라잡았지만 점점 자신의조준과 표적의 명중은 STG보다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STG는자신보다 더 높은 점수를 따기 시작했고 모신나강은 더욱 이를 악물며 표적을 노려 쐈지만 그녀의 총알은 표적의 근처조차 가지 못했다.
STG가 마지막 표적까지 제압하자 KAR98과 다른 소대원들도 신기한 듯 중얼거렸다.모신나강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자신의 소총을 내려놓고 가지런히 내려놓는 STG를 한참동안바라보았다.
"대단한데, 모신나강이 하지 못했던 걸 할 줄은 몰랐어."
"네? 아니에요...... 저도 아직 적응이 안되서....."
사격훈련이 끝나고 STG는 숙소로 돌아가는 동안 모신나강은 고개를 돌리며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
"........왜? 내가 이겼다고 자랑하겠다는거야 뭐야? 그래. 네가 나보다 뛰어나. 됐어?"
"후훗. 정말 한심하군요. 그러니 당신이 유대감이라는 것조차 가지지 못하는거죠?"
KAR98은 STG의 군복을 대신 벗어주며, 말하자 모신나강은 더욱 화가 치밀어그녀에게 다가갔지만 STG는 곧바로 KAR98에게 가는 것을막았다.
"더러운년들......."
모신나강은 그렇게 말하고 이내 등을 돌려 자리에앉았다. STG는 KAR98에게 고개를 저었고 KAR98은 알았다는 시선으로 자리에 앉았다. 모신나강은 그녀가 다음에는명령조로 자신에게 대답할 것을 느끼고 할 수 없이 자리에 일어났다.
"선배말했듯 전 선배를 누르거나 하는 게 아니에요. 만약 그렇게 보였다면,제가 사과할게요. 말했듯 전 모신나강 선배를 모욕하거나 하려는 건 아니에요."
"거짓말."
모신나강은 이내 대답했지만 STG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모신나강은 침묵 속에서 자신을보는 STG를 보고 몇 번이고 눈을 감고 떴다.
"또이런 곳이구나. 적어도 이곳은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했어. 역시아니었네....."
"선배. 말씀하셔도 돼요. 여기는 아무도 없어요."
"네가있잖아. 네가 마음만 먹으면 날 매장시킬 수도 있고."
"왜제가 매장을 시킨다고 생각하세요?"
".......이곳은쭉 그래왔으니까. 항상 그랬지."
모신나강의 대답 사이로 STG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슬픈 감정이 느껴졌다.
"잠깐일어나고 싶어. 부탁....할게."
"네. 일어나셔도 돼요."
STG는잠시 서류를 덮었다. 그 틈으로 모신나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고개를 숙여 있었다.
STG는숙소에 누웠지만 모신나강이 자고 있는지 걱정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모신나강은 답답한 듯 자리에 일어났고 STG는 고개를 돌려 자는 척하다가 몰래 밖으로 나갔다. 모신나강이나간 문틈으로 STG는 문이 닫히기 전에 따라나섰고 그녀는 모신나강이 눈치채지 못하게 거리를 두고 미행했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한참을 따라다서던 STG는 멀리서 모신나강의 행동을 주시했다. 새까맣게 어두운 밤 사이로 모신나강은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내고 만지작 거렸다.몇 분정도 지났을까 모신나강이 다른 인형이 순찰하는 발소리를 듣고 리볼버를 숨긴 채로 숙소로 이동하자 STG는 모신나강이 눈치채기 전에 숙소로 돌아갔다.
/
막스는 KAR98과 STG를 불러 작전 시뮬레이터로 향했다.
"지휘관님. 왜 저랑 STG를 따로 부르시는 건지요?"
"STG가 얼마나 전략적인 능력있는지 확인해보려고."
"솔직히 STG는 이런 작전과 관련해서는 처음일텐데 괜찮으세요?"
"해봐야 아는 거지. STG는 그동안 많은 소대에서 일한 경력도 있으니까."
KAR98은 그 대답을 끝으로 STG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긴장한 눈치였지만 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시선을 보냈다.
작전실로 향하고 막스는 KAR98과 STG를 자리에 앉히고 방 안의 불을 키고 작전 시뮬레이션을 실행 시켰다. 시스템이 활성화되자 홀로그램 상으로 지형과 붉은색 세력과 검은색 세력이 활성화되었고 각 지휘부와 소대들이 하나 둘 표시가 되었다.
"항상 얘기하지만 이게 어떤 상황이든, 하나하나에 신중하도록 해. 이게 무엇이든 너희들을 믿고 움직이는 소대의 목숨이라고 판단하면서 말이야."
"STG. 저도 진지하게 상대할 겁니다.걱정 마세요."
KAR98은 그렇게 말하며, 시뮬레이터 상에서 소대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STG는 당황하면서도 차분하게 전체 지형과 적 소대 움직임을 확인했다. KAR98의 소대 병력은 중앙을 장악하기 위해 전진 중이었고 STG의 소대는 KAR98의 소대 병력을 이기기에는 수가 부족했다.
STG는 자신의 소대 병력을 중앙이 아닌 북쪽과 남쪽에 배치했다. KAR98은 STG의 부대의 움직임을 따라서 병력에 보냈다.병력이 도착하려는 찰나 STG는 곧바로 병력을 뺐다. KAR98은 이해할 수 없는 시선으로 STG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이 방법을 통해서 그녀의 소대의 병력이 와해되도록 유도했다.
KAR98 소대가 물자가 바닥나고 지휘부에 소대와 물자를 요청하는 틈으로 STG는 미리 진지에 대기시키고 있던 다른 소대를 합류시켰고 곧바로 북쪽 진지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KAR98은북쪽이 아닌 중앙으로 있던 진지의 소대를 파견해 장악하는 틈으로 STG의 부대들이 북쪽을 빠르게 장악하며 사령부 코앞까지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KAR98은 뒤늦게 중앙 진지를 점령했던 소대를 진입시키고 서둘러 사령부를 방어하려고 했지만 이미 STG의 소대는 그녀의 사령부를 공격했고 STG의 소대는 지휘부를 점령했다.
STG가 침착하게 KAR98을 제압하자 막스는 미소를 지었다. KAR98은 지금 전략을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STG를 바라보았다.
"처음치고는 대단하군요. 놀라울 정도였어요."
"내가 볼 때는 아니었는데, 너도 분명 병력 움직임을 확실히 주시했는데 아무것도 안했잖아. 소대와 병력 운용 그리고 부대 하나하나를 캐어해주는 능력은 STG가 너보다 한수위였어.넌 부대의 상태와 병력운용은 전혀 신경안쓰고 무조건 진지를 확보하려고 했을 때부터 넌 이미 지고 들어갔어,"
"어차피 한낮 시뮬레이션이었잖아요. 한번 이겼을 뿐이었다고요."
"내가 뭐라고 했지? KAR98?"
"진지하게 상대하라고....."
"넌 네 스스로 꺼낸 말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막스는 그렇게 말하며, 버튼을 작동시켰다. 그사이로 KAR98의 소대원들의 지친 기색의 숨소리가 가득히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KAR98.... 우린 싸우지도 못했어요...."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진지를 확보했는데 왜 진거죠?"
그녀들의 대답에서야 KAR98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막스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어떤 반응도 감정도 그녀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냉혹한 시선과자신을 짓밟는 압박감이 그녀의 어깨를 서서히 짓누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그런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거죠?"
"소대원들도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이렇게 그녀를 이긴 인형은 STG 당신이 처음이라고요."
"아..... 아니에요.... 전 그냥..... 제 생각대로 한 것 뿐이에요.그리고 같이 해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더 빠르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KAR98은 그 대답에서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막스는 침묵 속에서 KAR98의 행동을 주시했다.
"........당신들 때문이에요. 조금이라도 빠르게 움직였으면 벌써 적의 부대가 들어오는 걸 저지했을 텐데, 그곳에서 도대체 뭘 한 건가요"
"KAR98.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고요. 그런데 수고했다는 말은 커녕 어떻게 저희를 더 윽박지리는 거죠?"
"저희도 정말 힘들게 뛰었다고요. 정말 너무해요."
소대원들은 그 틈으로 한 소대원이 폭발한 듯 자리를 비켰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
"솔직히 그동안 얘기안했는데, 이제는 못 참겠어. KAR98. 정말 넌 너 자신만 생각해. 너희 명령에 따르는 우리 소대원들도 정말 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넌 우리가 무엇을 하든 말든 상관없이 신경도 안 썼잖아! 막스 지휘관께서 널 부관으로 생각안하신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차라리 STG가 부관이 되는게 낫지."
"네!? 저기 ......"
STG는 당황하던 찰나 KAR98은 두 주먹을 쥔 채로 고개를 돌리고 밖으로 나갔다. STG는 말릴 틈도 없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뭐라고 얘기조차 할 수 없었다. 수신화면에 있는 모든 소대원들은 모두 자신을 바라보았다.
"적이긴 했지만 솔직히 네가 첫 지휘라고 해도 STG 네가 정말 부러웠어. 그 모의작전 이후로 우리의 상태를 체크하려고 집적 찾아다니면서 물어보았잖아. 그게 지휘관의 요청이었다고 해도 그걸 넘어서 우리에게 이것저것 상태나 심리적인 상담을 해준 걸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어. KAR98은 그걸 전혀 안해주었어. 오로지 자기만 생각했지. 그런 인형은 지휘관이 되었으면 우린 진짜 전멸했을 거야."
"......전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형이 아니에요."
STG는 그렇게 말하는 틈으로 막스가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주인공의 연극을 하게 될 거라는 것. STG는그 무게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
"내가 말했지? 둘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막스의 대답에서부터 KAR98과 모신나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막스는 둘 사이에 서있는듯 STG를 바라보았다.
"STG는 첫 지원자라고 하지만 너희들보다 더 뛰어나고 출중한 실력을 보여주었어. 전투뿐만 아니라 지휘면에서도."
"말도 안 돼. 이런 풋내기에게 부관을 맡기게 하겠다고!?"
"......한번 뿐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죠? 고작 한번뿐이었다고요! 근데 제가 그동안 한 모든 것을 무시하고 STG에게 부관을 맡기겠다고요?"
"말했듯 전장에서는 두 번이든 세 번이라는 건 없어. 적을 제압하지 못하거나 혹은 지휘에서 단 한번의 실수로 지휘를 못할경우 그 책임자는 바로 지휘관이야. 너희 둘은 무게를 모르지만 오로지 STG만이 소대원들의 목숨과 전체의 무게를 함부로 여기거나 하지 않았어. 내가 그녀를 부관으로 뽑은 건 그것 뿐이야."
막스의 대답에 둘은 서로가 밑바닥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너희둘은 이제 소대중에서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할 거야. 또한 부관은 STG가 지휘할테니까 너희둘은 STG에게 배우도록 해.또한 소대원들이나 STG에게 너희 둘로부터 문제나 트러블이 발생했다고 하면 즉시 해체해버릴테니, 쓸 때 없는 짓은 하지 마."
막스의 대답에서 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고개를 숙인 채로 하나 둘 돌아섰다. 둘이 나가고 난 후 STG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둘의 뒷 모습을 쳐다보았다. 막스는 STG의 시선을 느끼고 웃으며 대답했다.
"연극은 어때?"
"알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그 말은 내가 해야 지. 난 네가 연극에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막스는 STG에게 대단하다는 듯 시선을 보냈다. STG는 그런 막스의 미소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부 지휘관님께서 가르쳐주신 것 뿐이에요."
"난 그냥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 뿐이야. 그 가이드라인을 넘어서 네 능력을 발휘해서 지휘한 건 모신나강도 KAR98도 아닌 바로 너였고."
막스의 대답에 STG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 자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지 몰랐다. 그는 자리에 일어나 STG의 어깨에 손을 대었다.
"말했듯 연극은 이제 시작이야. 더 견뎌 줘."
"지휘관님은 정말 무서운 분 같아요."
STG는 그렇게 말하는 와중으로 걱정이 들었다. 그가 만든 연극은 상상이상으로 잔혹하고 끔찍했으니까. 숙소로 돌아가는 와중으로 소대원들은 반가운 듯 손을 흔들어주었고 STG는 웃으며, 그녀들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다음 모의작전에도 저희들을 지휘해주실거죠?"
"부탁드릴게요!"
"아니 잠깐만.... 그건 지휘관님께서 맡기시는 거라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소대는 이미 자신에 대한 소문으로 퍼져나갔고 STG는 호흡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숙소에 들어왔을 때, 둘은 침묵 속에서,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면담을 준비해야만 했지만 둘에게 이야기하기에는 분위기는 너무 차가워 보였다.
"저기 선배들.....?"
그녀의 물음에 둘은 서로의 날카로운 시선에 잔뜩 기가 죽어버렸다. STG는 빨리 끝내드릴게요. 라고 말하면서, 한 명씩 한명 씩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모신나강은 침울한 표정 속에서 자리에 앉았고 STG는 침묵 속에서 그녀의 행동을 관찰했다.
갑작스러운 나락. 모신나강은 STG에게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전에 자신에게 반항했던 그때와는 다르게 STG는 이제 상관이었고 그녀에게 이렇다할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정말로 이대로 끝나는 거야? 지휘관이라면 너에게 얘기해줬을 거 아니야."
"그 얘기는 안했어요. 그것만큼은 애기할 수 있어요."
"그래...... 아마 정말로 날 해체할 생각 정도는 하겠지. STG 너애게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얘기는 안했을거고."
'힘들어 이제.....'
모신나강의 대답에 STG는 궁금한 시선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내가 뭐가 문제일까? 가끔은 생각이 들어. 솔직히 누군가를 그렇게 나쁘게 대하고 싶거나 한 건 아닌데, 나도 적어도 그녀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근데 왜 날 이렇게 대하는 거야? 어느 소대든....... 이렇게까지 대하는 걸 보면 이제 지칠 것 같아.정말로 난 안맞는 걸까? 혼자 움직이는게 더 편한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되는 거야."
"그동안 혼자서 행동하셨나요?"
".....그래.... 아."
모신나강은 뒤늦게 그녀가 상관이라는 것을 느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STG는 고개를 저으며, 예의를 갖추지 말라고 했다.
"그게 편했으니까. 난..... 누군가에게 비교당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쭉 그렇게 행동해왔었어. 하지만 소대는 내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STG는 그 와중으로 리볼버를 만지작 거렸던 모신나강의 행동을 기억이 났다.
"차라리 뭔가가 날 해방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근데,이곳이 아닌 인간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면 난 왠지 조국이라고 불렀던 선조들에게도 뭔가 고개를 들 수가 없을 것 같아. 근데 정말로 내가 잘못한 걸까?"
"저도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긴 해요. 제가 정말로 이게 맞는지에 대해서요."
STG는 그렇게 대답한 틈으로 모신나강에게 다가갔다.그때라면 그녀는 공격적인 행동을 드러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래도 넌 그정도 단계라면 충분하잖아. 넌 지휘관의 총애를 받고 있고. 이제와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데?"
"선배도 할 수 있어요."
"내가? 무슨 소리를....... 쭉 소대의 문제아였던 내가 뭘 한다고..... 그냥 언제 이 소대에서 축출당하고 해제를 당하게 될지 기다릴 뿐이지."
모신나강은 그 대답을 끝으로 조용히 품 속에서 자신의 리볼버를 만지작 거렸다. 한발은 장전되어있다. 다만 어느 위치에 총알이 장전되어있는지는 모를 뿐이었다. 모신나강은 그 총알이 자신의 마인드맵을 날려버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만 그게 언제인지 모를 뿐.
"가셔도 돼요. 오늘은 여러 가지 일이 있으셨을테니, 피곤하실테니까요."
"저기."
STG가 자리에 일어서려고 했을 때, 모신나강은 그녀를 멈춰세웠다. STG가 무슨말을 하려고 했는지 바라보던 찰나 모신나강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해 밖으로 나갔다.
/
다음 날 모의작전 개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소대에게 각각 포인트에 명령을 내리는 동안 STG는 자신이 보려고 하면 시선을 회피하는 모신나강을 바라보았다. 모신나강의 옆으로는 KAR98이 묵묵히 소총을 점검하고 있었고, 둘 사이에는 미묘한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STG는 KAR98과의 면담을 신청하려고 했었지만 그녀는 거부한 뒤로는 단 한 번도 이야기를 한적이 없었다.
"그럼 이곳에 소대를 배치하면 되는 건가요?"
"일단 그렇게 하세요. 이번 작전은 실탄을 사용하니까. 훈련용 봇인지 아니면 아군이지 정확하게 식별하셔야 돼요.소대원들도 그걸 꼭 명심하셔야 되고요."
STG는 그 대답을 끝으로 작전을 시작했고 KAR98과 모신나강은 같이 공격진영이 있는 곳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대로 작전은 순조로웠다. 소대원들은 연습용 진지와 봇이 있는 곳을 식별하면서 공격했고, 진지를 장악하는 능력이나 움직임에서는 한치의 오차는 없을 것 같았다. 비가 내린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STG는 갑작스러운 빗 속에서 소대원들의 상태를 더욱 주시했다. 작전하는 곳은 산이었고 토사가 자주 무너져서 소대원들이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지역이기도 했다.
"각 소대들에게 얘기하지만 조심하세요. 무리하게 전진하실 필요 없습니다."
"부관님. KAR98이랑 모신나강의 소식이 없습니다."
"네?"
STG가 시선을 돌렸을 때, 소대원은 자신의 카메라 시점을 보여주며, 모신나강과 KAR98이 있어야 하는 곳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작전상이라면 분명히 그 진지를 수비해야 되는데, 훈련용 봇들이 점령을 진행중이었다.
"저희가 막긴 했지만 둘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요."
"일단 거기서 대기하시고 소대원들은 빠르게 지휘부를 점령해주세요. 제가 소대를 이끌고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후 STG는 수색소대를 구축한 후 그녀들이 사라진 지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위치에 도착했을 때 그녀들의 흔적은 없었다. 소대원들은 수색을 개시했지만 좀 처럼 그녀들을 찾았다는 소식이 없었다.
"주변을 수색해보셨나요?"
"아직 못 찾았습니다. 어디로 간건지...."
STG는 3명의 소대원들 데리고 각 포인트 수색지점을 알려준 다음 흩어져서 수색을 지시하고 자신의 돌격소총을 들고 그녀들이 들어갔을 법한 흔적을 수색했다. 숲이 깊어질 수록 비는 거세졌고 눈앞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짙게 깔려져있었다.
"이러다 감기 걸리겠는걸."
STG는 그렇게 말하며 물에 가득히 먹은 군복 속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군모가 무겁게 느껴지자 그녀는 군모를 벗어서 품 속에 넣은 다음 비가 가득히 내리는 숲을 수색했다.
얼마나 걸은 걸까? 싶은 생각도 잠시 멀리서부터 총성이 들려왔다. 여기서부터는 작전 지점이 아닌데....... 주변에 소대가 훈련한다는 기록도 없었다. 잠시후 또다른 총성이 퍼져왔고 STG는 긴장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몇백미터? 라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권총의 소리가 들려왔다.
"각 소대에게 제 위치를 공유해드릴게요. 이곳으로 지원소대를 보내주세요."
STG는 그렇게 대답 한 후 총성이 나는 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몇 분동안 지속되던 총성은 잠잠해졌고 STG는 서서히 포인트에 도착했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두 그림자가 서로 뒤엉키며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만 없었으면 됐어. 너 같은 버러진 년 때문에 같이 죽게되었다고!"
"그래요? 역시나 당신은 죽을때까지 추하기 그지 없군요. 매일 저한테 짓밟히더니 이제는 정신마저 나가버린 건가요?"
"그래..... 어차피 해체당해서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덤벼."
STG는 그 침묵 속에서 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모신나강과 KAR98은 서로 몸에 피를 흘린 채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옥에서 당신 썩어빠진 얼굴을 보는것도 심심치 않겠죠. 제 손에 죽는 걸 영광스럽게 여기셨으면 하군요."
"그 개같은 입 놀리지 말고 죽일 테면 죽여봐."
둘은 서로를 향해 칼을 휘둘기 시작했고 STG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해 밖으로 나왔다. STG가 가까이 달려오는 소리를 못들은 모신나강은 KAR98을 발로 걷어찼고 자신의 바닥에 품 속에 있던 놓여있던 권총을 조준했다.
"죽어버려."
[탕!]
총성이 퍼지자 STG의 위치를 추적하던 소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부관님 무슨 일이세요?]
[부관님?]
소대원들의 대답 속에서도 STG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모신나강의 리볼버 총구에서는 자욱한 연기가 퍼졌고 STG의 오른쪽 가슴에서 관통된 상처 속에서 피를 흘렸다. STG는 입가에 피를 토하며, 힘겨운 숨소리 속에서 모신나강을 바라보며입을 열었다..
"선배.....이제 그만......"
"STG!"
KAR98은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STG를 붙잡았다.모신나강은 자신이 쏜 것이 KAR98이 아닌 STG라는 걸 깨달았을 때, 온몸에서 경련이 퍼지기 시작했다.
"STG...... 정신차려요! S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