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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404(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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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똥손인지라 소설이라도 끄적여봅니다. BGM은 필수가 아닙니다. 아무쪼록 잘 즐겨주시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그녀들을 처음 만난건 6살때였다.

난 판자촌(후에 알게된거지만 불법이 판치는 마을이었다)에 살았는데,

우리집은 다른집과 같이 평범했다.

아이를 팔고, 돈을 받는것.

그때 아이들은 그것이 당연한줄 알았다.

가끔씩 아버지가 약에 취해 폭력을 휘두를때 어머니는 집에서 나가셨고, 난 방치됬다.

어떤날은 아버지가 던진 철제 도마에 어머니가 맞았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어디론가 끌고 갔고, 어머니는 2일후에 집앞에서 발견됬다. 가죽만 있는채로.

이런 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대항하여 싸우다가 돌아가셨고, 난 홀로 남아 울고있었다. 잠잠해졌을 무렵, 난 밖으로 나와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흔적만 남아있었다. 울 힘도 남아있지 않아 집에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때, 바깥에서 사람이 내는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근원을 찾아 문 밖으로 나가니 4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독일어였다)를 주고 받으며 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한명은 나를 발견하곤,

"Der kleine Junge hier lebt noch!(여기 어린아이가 아직 살아있어!)

Woher kommst du?(어디나라 사람이니?)"

"9, dieses Kind versteht kein Deutsch.(9, 얘는 독일어 못알아듣잖아.)

Gib ihm einen Übersetzer.(얘한테 번역기 줘봐.)"

9라고 하는 여성은 나에게 이어폰같은 장치를 씌어주었다.

그것을 귀에쓰자, 안내음과 함께 내 모국어가 출력됬다.

"얘야. 너 어디사니?"

난 낯을 가려 말을하지 못했다.

"얘 말을 못하는것 같은데? 우리가 너무 소란스러웠나..."

"어쩔수 없지. 그냥 갈 수 밖에."

9라고 하는 여성과 닮은 사람이 말했다.

그녀들은 내 눈앞에서 멀어져갔다.

살고싶다. 살고싶다는 생각에 양갈래머리를 한 사람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곤 기력을 다했는지 쓰러졌다.

"어... 언니, 이럴땐 어떻게해야하지?"

"미리 말해두지만, 우린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어."

"그렇다고 이 아이를 두고 가자고? 45, 고용주님께 연락할수 있지 않아?"

"거절당하면 이 아이는 여기에 두고 가야해.

여기는 알파. 오버로드 응답 바람. 고용주님. 특별한 상황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8살때쯤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녀들은 인형이고,

이 팀의 이름은 404 NOT FOUND였다.

주로 고된 임무를 전담하니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인해야했다. 그래서 UMP45와 UMP9는 해킹을, HK416과 G11은 사격술을 가르쳐 줬다. 그 외의 부족한것은 군의 전투보고서를 참고하거나 실습을 통해 배워나가면서 그녀들과 비슷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노력했다. 그녀들은 관심이 생겼는지 나를 데리고 여러 작전에 나갔다. 비록 후방에 있는 날이 많았지만, 지원만큼은 제대로 해 나갔다. 20번쯤 작전에 투입됬을까. 그녀들은 나를 정식으로 팀에 껴주기로 결정했다.

"꼬맹이 많이컸네! 정식으로 팀원이 된걸 축하해!"

"전 이제 꼬맹이 아니에요, 9.... 이제 21살인걸요. 그리고 키도 416씨보다 큰데..."

멀리서 장비점검하던 416이 외쳤다.

"내가 아직 더 크거든!"

"어우, 저 목소리는 어째 적응이 안되지."

"나도 그래..."

"11, 너 내 욕했지?"

HK416이 G11을 발로 툭 찼다.

"아야야... 아퍼 416..."

얼마 후, 나갔던 UMP45가 돌아왔다.

"군에서 보수 쎈 임무 들어왔다. 오늘 밤 11시에 군에서 우릴 데리고 헬리포트에 가서 전용기를 타고 목적지로 간대."

"이번엔 꽤 멀리가나보네요, 45?"

"그렇지. 이번이 첫 정식 임무인가? 무서우면 빠져도 돼 꼬맹이."

"전 임무 기억 안나세요? 제가 앞장서서 갔잖아요. 믿어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전 이제 꼬맹이 아니라구요."

"416보다 키 커도 꼬맹이는 꼬맹이라고."

"아니 내가 아직ㅡ"

"416, 내가 봐도 저놈이 더 커...."

"그렇죠?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네."

"내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된거지..."

"킥"

HK416이 응징했다.

"으으...나한테만 그래..."

"이상하게 널 보면 화가나서 그래."

"5시간정도 남았으니, 이 시간안에 필요한거 모두 해놔."

"옙 누님!"

1시간 뒤,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남아 뭘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UMP9이 내게 말을 건네왔다.

"꼬맹이. 나랑 시내갔다올래?"

"그거 좋죠. 밥 사주시는겁니까?"

"보수도 들어올테니까... 15달러 안쪽으로는 허락해줄께."

"오우. 쎈데요? 그럼 5분뒤에 숙소 앞에서 만나요."

"늦지 마라ㅡ!"

5분 뒤.

"남는옷이 추리닝밖에 없네요."

"뭐 어때. 빨리 갔다 오자!"

UMP9은 갈색 니트에 블랙 진을 입고 있었다.

갑자기 후회가 몰려왔다.

'나도 잘 챙겨입을껄.'

"뭐해? 설마 안가는건 아니지?"

"지금 갑니다요."

UMP9와 시내를 돌아다니는건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 오락실, 영화관, 음식점... 요란했지만 후회하지 않을만큼 재밌었다.

"이제 좀 배고파지기 시작하는데요?"

"우리 너무 뛰어다녔나? 주변에 먹을것이... 있다!"

그녀는 초밥 무한리필집을 가리켰다.

"엑? 저기 비싼데 괜찮으시겠어요?"

"한번 쓰는거 확써야지. 나 배고파죽겠으니까 빨리 가자."

그녀의 손에 끌려 들어갔다.

"어서오십쇼ㅡ"

"오랜만이야, XM8. 두자리 남아?"

"9! 요즘 왜이리 안보였어?"

"일이 많이 쌓여있어서... 하하."

"으응. 아무튼 반가워! 앞으로 쭉 가면 두자리 있을꺼야. 근데 너 옆엔 누구야?"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얘는 내가 아끼는 애. 듬직하지?"

"키가 커서 그런지 그래보이네. 너도 반가워!"

"넵 XM8씨."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아 초밥을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연어를 얼마만에 먹어보는지... 입에서 살살 녹네."

"확실히 주인장이 XM8씨니까 더 맛있는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분은 어떻게 알게 됬어요?"

"같은 곳에서 만들어졌지. 참 신기한 친구야. 예전엔 많이 음침했는데, 수산업에서 한번 성공하니 확 떠오르던데?"

"오호... 그 이유를 알것 같군요."

UMP9는 순식간에 접시위의 음식을 먹어치웠다.

"어우 그러다 체해요."

"난 인형이니 괜찮어.(엄지 척)"

이어 그녀는 새로운 접시 위에 음식을 산더미로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이거 다 먹을 수 있어요?"

"당연하지. 일단 쾌속 소화버튼 누르고..."

"그거 이럴때 쓰라고 한거 아닐텐데..."

"뭐 어때. 이런건 쓰라고 있는거야."

UMP9은 1시간동안 쉬지않고 먹었다.

"잘먹었습니다~"

"XM8씨 돈 거덜나는거 아니에요?"

"괜찮아 괜찮아. UMP9가 잔반처리 해주잖아."

"난 이 가게의 청소부라고."

"아무튼 잘먹었어요 XM8. 나중에 놀러올께요."

"나중에 음식 남으면 부를께. 잘 가."

"또 봐 XM8!"

배부르게 저녁을 먹은 후, 소화도 할 겸 운하를 통해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멀리서 보는 도시의 야경은 장관이었다.

"낮이랑은 다르네요."

"밤에 보는건 처음인걸. 이제 여기 많이 와야겠어."

"..."

"..."

나와 UMP9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어... 9. 이번 작전이 끝나면 여기에 다시와요. 저도 급여를 받을테니 이번엔 제가 재밌는곳 소개시켜드릴께요."

"지금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거야? 멋진걸~"

"에..에이 그런건 아니고ㅡ"

당황스러워서 얼굴이 화끈해졌다 .

"뭐가 아니야. 너의 빨개진 얼굴은 어떡할건데?"

UMP9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늘은 왜인지 그녀가 예뻐보였다.

"11.. 11시까지 20분남았으니까 빨리 가요!"

나는 황급히 말을 돌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야 꼬맹이~ 농담한번 쳤다고 그러기냐!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 임마."

UMP9는 달려와 내 뒷통수를 쳤다.

"악!"

충격이 머리에 울려퍼지고 난 머리를 싸매고 고꾸라졌다.

"아이고... 9! 난 인간이라구요. 제 두개골은 철로 되어있지 않아요...."

UMP9도 땅에 쓰러졌다.

"킥킥. 미안하다"

덕분에 어색한 기류는 깨졌다.

"자. 내 손 잡아. 이제 빨리 가보자고. 늦겠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녀왔습니다~"

"곧있으면 나가니까, 잘 챙겨."

"야 11. 일어나! 곧 나간다고."

"나 업어주라... 일어나기 귀찮아..."

"몰라. 안일어나면 너 버리고 갈꺼야."

"45누님, 더 챙겨야할 장비 있나요?"

"음... 혹시모르니까 USP Tactical 5정에 소음기 5개 챙겨둬. .22탄 부품이다."

"옙."

2분뒤.

"연락왔다. 가자."

"11씨. 우리 진짜 가야해요."

"꼬맹이. 11꺼 장비좀 챙겨줘. 어휴... 내가 못산다 진짜."

"꼬맹아ㅡ 빨리나와ㅡ"

"11씨 장비 챙기고 나갑니다ㅡ!"

숙소를 나서 차가운 바람을 맞았다.

첫 정식임무라니. 기대 반 걱정 반으로 APC에 올라탔다.

"한숨 자둬. 헬리포트까지 1시간 걸릴꺼야."

"오랜만에 쪽잠을 자겠구만."

출발 후 30분정도 됬을까. 흔들리는 차에서 뒷통수를 박아 강제적으로 일어났다.

"아이코... 아까 9씨한테 맞는곳 또맞았네..."

고통이 사그라들고, 허벅지와 어깨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전등을 비춰보니 HK416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자고있었고, G11은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로 자고 있었다.

"11은 언제봐도 신기하다니깐."

건너편의 UMP45가 말했다.

"45누님은 안주무세요?"

"리더가 마음놓고 있으면 안돼지. 작전에 차질이 없도록 조사중이야."

"언제나 철두철미하시네요. 저도 도울게 없을까요?"

"9이 덮을 담요좀 가져다 줄래? 추워할라."

"여기요. 45누님도 덮으셔요."

"고마워 꼬맹이. 나 물어볼거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네. 뭔데요?"

"너 9 좋아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해 한동한 말이 안나왔다.

"아까전에도 그렇고. 둘이있는 시간이 많은데?"

"9씨가 같이 나가자고 해서 그런거에요."

"그래서, 호감이 없다?"

"그건 더더욱 아니에요. 그냥ㅡ"

"쉿... 알겠어. 너의 마음은 잘 알았어♬"

반론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UMP45의 말.

"만약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면, 내가 너한테 좀 미안한짓을 했을거야."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 그럴리가요! 생명의 은인에게 등을 돌린다는건 있을 수 없죠."

"장난이야 장난~ 너가 그렇다면야. 빨리 자둬. 작전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니까."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예..."

자세를 바로잡은 후 방금 일을 잊어버리려 노력하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꼬맹이."

"일어나봐ㅡ"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ㅡ

찰싹!

익숙한 목소리와 능숙한 손놀림이 귓가에 박혔다.

"아이고 저 턱나가요."

"11, 잠좀 그만 옮기라 했지."

"416씨도 내 어깨에 기대고 잤으면서..."

"잠시 생각한거거든?"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아 예예~ 근데 45누님이랑 9씨는 어디갔어요?"

"브리핑 들으러갔어. 곧 올꺼다. 11! 좀 일어나라고!"

"나 일어났어..."

"내가 다시 봤을 때 눈 감고있기만 해봐."

잡담을 나누는 사이, UMP45와 9이 브리핑을 듣고 왔다.

"안색이 안좋아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요?"

"젠장. 보수가 클때 알아봐야했어."

"무슨임무길래 그래?"

"온갖 위험이 섞여있는 곳에 가."

"그래서 최종 목적지는 어디죠?"

"우린 프리피야트로 간다. 인권보호단체가 체르노빌에 고폭탄을 설치한다는 첩보야. 우린 명목만 빛나는 녀석들을 처리하러간다. 30분동안 그곳에서 쓸 장비 더 챙겨. 근처 헬리포트에서 집결한다. 해산."

"그 뿅뿅들이 또? 개X끼들... 이번엔 도륙을 내줘야지."

인권보호단체는 인권을 명목으로 내세우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테러단체다. 이미 사람들도 이 단체에 등을 돌렸건만, 도통 이해가 안되는짓들을 한다.

"이번엔 얼마를 요구할까요? 천만달러?"

"대신 천만달러어치 총알을 박아넣어주지. 아가리에 최루탄을 넣어주겠어."

오랜만에 HK416의 찰진 욕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저기 사격장에서 몸좀 풀고 와야겠어. 너도 같이 갈래?"

"그거 좋죠. 내기 한판?"

"나한테 신청하는거야? 너 후회안해?"

"저를 무시하는겁니까? 빨리 하러가요."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사격장은 여러 인형들로 차있었다.

"1사로, 2사로 비었습니다. 두 분 들어오세요."

관리자의 말이 들리고 결투를 하러 들어갔다.

"단발 말고 연사로 하는거 알고있죠?"

"뭘 하든 내가 이겨. 나 먼저 한다."

그녀는 순식간에 30발을 50m 표적에 갈겼다.

표적의 9점과 8점부분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다.

"큭큭. 하찮은놈."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알죠?"

나는 AR15의 조정간을 연사로 바꾼후 심호흡 하고 갈겼다.

표적은 HK416과 비슷하게 나왔다.

"어디... 점수가..."

나는 HK416을 2점차이로 이겼다.

"킥킥. 제가 하찮다니, 무슨말이죠?"

HK416은 친근한 얼굴로 중지손가락을 보여줬다.

"어휴... 난 병기고 간다."

"어어, 도망가지 마요ㅡ"


군의 병기고라 그런지 없는 총이 없었다. 이번엔 잠입 작전이라 정숙성이 좋은 총기를 써야하는데 MP7A1이 딱이었다. 소음기에 서브소닉탄을 쓰면 자고있는 사람도 안일어난다고 하더라. 

"MP7A1 1정에 소음기요. 탄은 서브소닉탄으로 부탁드립니다."

곧내 병기고의 사람은 위장용 MP7A1, 소음기와 4.6mm 서브소닉탄을 들고 왔다.

"잘쓰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이제 남은건 임무다.

헬리포트엔 그녀들이 이미 와있었다.

"빨리와 꼬맹이. 이젠 진짜 가야한다고."

"가고있어요 9!"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헬리포트에서 수송기에 탑승하고 40분 후, 

"1분후 도착."

조종사의 말이 들렸다.

"장비 잘 챙겨두라고. 두고내리면 안된다?"

"전 그런 실수 안해요 416."

"일어나 G11~"

UMP9가 G11의 볼을 잡아당겼다.

"아애으이아 으아애..."

"지금 몇시죠 45?"

"1시 50분. 5시간동안 고생좀 할거야 꼬맹이."

잠시후, 램프 도어가 열리고 앞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오랜만이야, 45."

"지휘관이 여기서 왜나와?"

"군부에서 지원요청을 했지. 방사능과 붕괴액이 적당한 비율로 섞인곳이라 여러 멋있는상황이 나올 수 있대나 뭐래나."

"전에 그리폰과 관련된 일은 안한다고 했을텐데."

"낸들 알고왔나. 그래서 다시 돌아갈꺼야?"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른사람이면 돌아갔어."

"그거 감사하군. 근데 난 안반가워?"

"사적으론 매우 반가운걸. 다음엔 공적인자리에서 만나지 말자고. 우리 아직 할 얘기가 남아있잖아?"

"그래그래. 나중에 맥주 한번 들이키자고. 근데 팀원들은 어디갔어?"

"아저씨ㅡ 오랜만이에요!"

저 아저씨는 404소대가 그리폰과 같이 일할적,  그녀들이 작전에 나갔을때 나를 잘 돌봐주신 부모님같은 분이다. 그리폰과의 관계를 끊은지 5년. 

안본지 5년이나 됬지만 쌩쌩해보인다.

"어 뭐야. 너도 정식으로 하는거냐?"

"당연하죠. 이제 21살인데요."

"이야 많이컸네. 내가 널 업어다녔는데, 기억나?"

"전 그런 기억 없는데요?"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거린다 야."

"안녕하세요 지휘관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안녕 흥국. 오랜만이야."

"전 흥국이가 아니라고요!"

"낄낄... 별명이 너무 찰진걸 어떡해."

"웃지 마요!"

"안녕 지휘관... 내 배게 본 적 있어? 지휘실에 두고 온 것 같은데."

"그거 내가 쓰고있어. 덕분에 쾌면하고있다."

"그렇구나. 쓰고싶으면 계속 써도 돼 히히."

"나중에 좋은걸로 하나 사줄께. 맞다, 너 작전중에 자지 말라고 럼맛 아이스크림 가져왔다."

"역시 지휘관! 내 취향을 잘알아."

"거기 지휘관이야? 지휘관 맞지!"

수송기에 있던 UMP9가 아저씨에게 달려와 안겼다.

"이냄새 오랜만이야!"

"넌 아직도 쾌활하네. 근데 나 팔이 아파..."

"미안미안. 너무 오랜만에 봐서."

"이제 잡담은 그만하고. 우린 뭐하면 돼?"

"우리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안으로 들어가서 테러범들을 제압할꺼야. 군은 체르노빌 주위에서 경계하면서 ELID를 사살, 발전소 브리칭에 성공하면 폭발물 해체대원을 투입하고 후퇴를 도와준대."

"끝이 인상깊겠는걸, 지휘관."

"나만 인상깊을줄 알어? 너네도 인상깊은작전일꺼야. 내가 특별손님을 데려왔거든. 작전 시작할때 모습을 보일꺼야."

"그래서 작전 시작은 언제죠?"

"지금."

아저씨는 무전기를 들고 누군가를 불렀다.

그리고 멀리 도로의 지평선에서 짐을 들고 누군가 오고있었다.

"나왔어~ 오랜만이야 너네!"

"아키텍트? 쟤는 왜 또 여기있는거야?"

"페르시카가 철혈관련 데이터를 삭제시켰어. 이젠 전술인형으로 살껄?"

"이번엔 뭔가 터트릴수 있는거지?"

"당연. 너네는 아키텍트가 가져온 방사능 차폐복 입어. 2시 다 되간다. 4시간 안에 모든걸 해결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저씨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세팀으로 나눈다. 45하고 9는 보초가 처리되면 앞장서서 입구앞에 대기해. 11하고 흥국이는 돌아서 뒷쪽 출입구로 가. 넌 내 부관하고 만나서 같이 건물에 올라가 보초들을 저격해. 보이는 보초가 모두 처리되면 두 팀중 한쪽으로 지원해줘.  방사능 차폐복에 가이거 계수기 확인하고, 붕괴액은 피해서 가고. 브리핑 끝. 굿나잇 굿럭."

"굿나잇 굿럭."

아저씨가 브리핑해준대로 아저씨의 부관과 합류하기 위해 지정 건물 앞에 서있었다. 2분뒤, 부관에게서 무전이왔다.

"미안미안. 너 앞에있는 건물 옥상에 왔어."

Super SASS였다. SASS는 내가 아저씨를 처음 만난 날에도 부관이었다. 오랫동안 아저씨 곁을 지켜서그런지 아저씨 말투도 조금 배여있었다.

"지금 갑니다."

확실히 앞건물은 더 높아 시야가 넓었다.

"오랜만이에요 SASS."

"옹야. 빨리끝내고 얘기나 나누자."

그녀옆에 누워 UMP45와 9가 있는곳을 망원경으로 살펴본 후, SASS에게 알렸다.

"입구 바깥쪽 보초는 없고 안쪽에 셋."

"확인."

곧이어 둔탁한 소리가 귀를 때리고 보초 한명이 쓰러졌다.

UMP45와 9가 나머지 보초를 처리하는걸 확인한 후 뒷쪽출입구로 시선을 옮겼다.

"문 양옆에 둘, 철조망 앞 셋"

"확인. 한명 쓰러트리면 진입해."

"그러지."

툭. 툭. 보초 둘이 쓰러지자 G11과 HK416이 나머지 보초들을 쓰러트렸다.

그리고 UMP9로부터 무전이 왔다.

"이 보초들, 인권보호단체 애들이 아닌것 같은데?"

"무슨소리죠?"

"군에서 쓰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어. 밀매상에서도 구할 수 없는 물건일텐데?"

"9, 나머진 작전끝나고 이야기할까?"

"알았어 언니. 찜찜해서 그랬어."

"흠... 그렇긴하네. 혹시모르니 지휘관에게 정보 보내놔."

"416, 그쪽은 어때요?"

"여기도 마찬가지. 군에서 쓰는 무기를 장착했는데."

"SASS, 알고있는거 있어요?"

"나도 모르겠다. 명령만 받고 온거라."

불안한 예감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전 어딜 지원할까요?"

"416쪽을 도와주는게 어때?"

"그래 너 와라. 마침 후방 경계해야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사실 후방경계하기 귀찮죠?"

"어."

"솔직해서 좋네요."

투덜대며 SASS에게 인사를 하고 장비를 챙겨 빠르게 합류했다.

방사능 차폐복의 무게때문에 도착했을때 입에 거품을 물 뻔 했다.

"헉..헉.. 아이고..."

"젊은놈이 체력이 이렇게 없어야 원."

"전 사람이라고요. 인형이랑 다르단말입니다..."

"됬고, 브리칭 준비해. 저쪽은 이미 들어갔댄다."

HK416이 문을 살짝 열자 G11이 가스탄을 던젔다.

충분히 퍼질때까지 기다린 후, 천천히 문을 열어 들어갔다.

"이상 무. 전방에 문 2개, 좌우에 문 한개씩."

"지휘관, 어디로 가면 되죠?"

"입구 들어가면 보이는 문 2개중에 오른쪽으로 들어가. 그러면 탈의실이 나오는데, 탈의실을 지나서 왼쪽 문으로 들어가. 거긴 막다른 곳이긴 한데 c4를 써서 부수면 UMP45가 지나가는 통로와 연결돼."

"알겠습니다. 추가정보있으면 바로 알려주세요."

HK416이 나를 지목하고는 문 옆으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

G11이 슬레지해머를 들고 브리칭 준비를 하고 있었다.

HK416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너 뭐하냐?"

"빨리끝내고 밥먹으려고. 배고파졌어."

"우리 잠입임무 아니었어요?"

"맞아. 근데 너무 시간끈단말이야..."

"멍청아 잠입임무라고. 큰 소음을 내면 안된다는거 잊었어?"

G11은 대답하는 대신 행동으로 옮겼다.

"히히. 오랜만에 잡으니까 신나는데? 꼬맹아 비켜!"

그녀가 나를 향해 해머를 들고 오는 모습에 놀라 황급히 피했다.

운이 좋게도, 내가 있던 콘크리트 벽 건너편의 적이 머리에 슬레지해머에 가격당해 쓰러졌다. 그리고 난 그 사이로 들어가 보초들을 쓰러트렸다.

그리고 뒤에서 그녀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후려친 자리에 이 친구가 있었네? 내용물이 흘러넘쳤구나..."

"내 인생에서 꺼져주면 안돼?"

G11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도 따라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HK416은 머리를 쥐어쌌다.

"마인드맵이 탈지경이야. 대체 이놈들은 뭐가 잘못된거지?"

"뭐 어때요. 살다보면 이런일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일이 수십번이 아니잖아 바보야."

"아하"

더 나오는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UMP9에게 연락했다.

"거긴 좋아요?"

"어. 근데 방금 큰 소리가 들렸는데, 너네도 들었어?"

"물론이죠. 여기서 낸겁니다."

"알았어. 우리도 그 정신을 이어받지."

몇초후, 굉음이 들렸다.

"자 이제 가봅시다."

"꼬맹이 넌 나랑 통하는게 있는것 같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자."

"바보가 둘이 되는 상상을 하니 끔찍하군. 널 여기로 오게하는게 아니었어."

"섬광탄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문은 약해보이니까 416이 발로 문을 까면 너가  넣어."

"문에 화풀이좀 해야겠어. 다 비켜. 너네를 발로 까도 난 책임 안진다."

HK416이 문에서 수 걸음 떨어진 후 문으로 달려가 발로 차 경첩을 부쉈다.

"이거나 먹어라."

섬광탄이 터진 후 방 안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없음."

모든것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방사능 수치도 정상이었고, 붕괴액도 없었다.

"이번임무 보수에비해 너무 쉬운 것 같은데요?"

"그러네. 적들도 약하고 위험한것도 없고."

역시나 마지막 방에도 쉽게 들어갔다.

나는 C4를 붙이고 벽에서 물러났다.

쾅 소리와 함께 먼지에 뒤덮혔고, 벽에는 큰 구멍이 뚫려있었다.

"걸작이야."

UMP9가 건너편에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거 힘들었어요?"

"엄청 쉬웠지. 날 뭘로보고."

긴장을 잠시 푼 사이 아저씨에게 무전이 왔다.

"여기는 9. 꼬마와 합류했어."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 망할곳에서 빠져 나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들은 모두 아저씨의 말을 따라 후퇴하기 시작했다. 무거운 방사능 차폐복을 입고 뛰니 숨이 턱밑까지 찼다. 하지만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고 계속 뛰었다. 현장에서 300m정도 떨어지고 나서야 멈추었다. UMP45는 아저씨에게 연락을 시도 했다.

"UMP45다. 응답바람."

...

"UMP45다. 응답바란다."

무전기 너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슨일이지? 안받을 사람이 아닌데..."

"꼬마? 꼬마 맞지? 너네도 지휘관님께 후퇴명령 받은거야?"

"네. 다급한 목소리였어요.. 무슨일인거야..."

"일단 그쪽으로 합류할게."

그때 갑자기 무전기 너머로 총성 몇발이 들렸다.

"젠장, 습격인가? 9, 지휘소까지 얼마나 걸리지?"

"뛰어서 2분이야. 빨리 가봐야 해!"

불길한 예감이 우리를 덮쳤다. 아저씨가 괜찮았으면 좋겠건만.

전력을 다해 아저씨가 있는 지휘소에 도착했다.

HK416이 문 옆에 서서 손으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3, 2, 1

"진입해!"

문을 발로 열어젖히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위험요소는 없었지만 아저씨는 권총을 든 채로 벽에 기대있었다. 그가 앉아있는 곳은 새빨간 피로 웅덩이를 만들었다.

"SASS, 응급처치팩! 꼬마! 빨리 의무관불러!"

의무관이 올때까지 응급처치만 해야했다. 시간은 느리게 갔다.

"아저씨? 아저씨! 정신차려봐요! 누가 그랬어요! 아직 죽으면 안된다고요!"

난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그에게 큰 소리로 말을 걸어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3분뒤 의무관이 와서 긴급 후송해갔다.

아저씨의 상태는 안좋았다. 복부에 총상이 2개, 정강이에 1개 있었다. 게다가 최초 발견했을때 출혈이 심해 쇼크를 먹었던 상태였다.

하루종일 수술을 했다. 총알은 다 뺐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그는 3일동안 힘겹게 버티다 세상을 등졌다. 

장례식엔 그리폰 인형들과 아저씨의 지인들로 가득했다. 모두 그를 위해 울어주었다. 그들과 같이 울고 싶었지만 상황은 반겨주지 못했다.

"너넨 무슨 면목으로 여길 온거야! 썩 안꺼져?"

어느 한 인형이 외쳤다.

"저것들이 우리 지휘관님을 죽게한 장본인들이래. 군과 협동작전을 하던 도중 쟤네들이 보수에 멀어 임무를 방해했대. 그래서 지휘관님이 죽은거고."

또 반대편에 있던 인형이 말했다. 

이 말이 끝나고 주변이 웅성거렸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그녀들과 나는 그들의 눈앞에서 사라지려고 했다. 누군가 돌을 던졌고, 대부분의 인형들이 분위기에 휩싸여 다같이 돌을 던졌다. 빠져나가는 도중 UMP45에게 돌이 날아와 

머리를 맞췄다. 그녀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45, 괜찮아요? 저 개새X들이 진짜. 지들은 아무것도 못한 버러지들이..."

순간 욱해 그들에게 욕지거리를 하려고 했지만 UMP45는 내 어깨를 잡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괜찮아. 문제 만들거 없어."

너무 억울했다. 아버지 같은 아저씨를 잃었다. 하지만 그를 위해 울어줄 시간도 없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휘관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하지만 한 소대의 리더였기에, 슬픔을 숨겨야했다.

우선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봐야한다.

-보안채널 진입. 

-...

-채널 안정화 및 최적화 성공.

-상대방의 응답 대기중...

몇 초 뒤, SASS가 신호를 받고 응답했다.

"신원을 밝혀라."

"UMP45다."

"45였구나. 보안채널로 통신을 시도하다니, 무슨일이야?"

"지휘관이 있던 지휘부의 보안 카메라를 얻을 수 있나?"

"나도 정보원을 보냈어. 내일이면 도착할거야. 몸 추스리고 있어. 오는대로 연락할게."

"알겠어."

-통신종료. 보안채널에서 벗어납니다.

-...

-채널 암호화 성공.

깊은 한숨을 내쉬고 생각을 정리할겸 쉬기 위해 근처 등받이 의자에 앉았다.

바보같은 지휘관. 평소에 방탄복좀 입고 다니라니까.

평생 건강하게 산다고 했으면서, 벌써 죽음이란게 궁금해졌나. 왜 더 버티지 못한거야. 당신의 소중한것들을 그렇게 쉽게 놓아버리고 혼자 간거야? 오랜만에 만나서 작전 끝나고 맥주한잔 마시자면서. 같이 한잔 하면서 못한 이야기 계속 해보자고 약속했는데.

약속했는데...

이번엔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차가운 물이 볼을타고 흘러내렸다.

억눌린 감정들이 결국 터져나왔다.

내겐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25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누군가 이런 모습을 볼까 한쪽 팔로 두 눈을 감쌌다.

그렇게 점점 늪에 빠져 들어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가 날 쏘지 않겠다면, 내가 널 쏘겠어. 여기서 죽고싶은거야?"

"하..하지만..."

"두말하지 않아. 시간이 없어."

이번엔 총구를 잡고 머리에 갖다 댔다.

"빨리 방아쇠를 당겨! 곧 격납고의 문이 폐쇄된다고."

"아..으..."

"쏴!!"

"아아아아!!"

한번의 총성과 그녀는 맥없이 쓰러졌다.

슬퍼하기엔 시간이 없었다.

그녀의 동체를 끌고 최대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제발... 조금만 더!"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난 그녀를 문 근처 구석에 숨겨두고 홀로 빠져나왔다.

아슬아슬하게 격납고 문을 통과한 후, 거칠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 때, 바깥에서 여러명의 발소리와 명령하는 어조의 말투가 들렸다.

"동체를 확인해라. 하나도 빠짐없이 정지 되어있어야 한다."

"격납고 안에서는 방출 신호가 잡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CCTV에서는 두 인형이 없습니다."

엿듣고 있었던 나는 안도했다.

"뭐? 확인해보라고 해."

"인식코드 UMP40, UMP45. 더 수색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발견 시 사살해라. 최대한 빨리 찾도록. 외부로 정보가 새지 말아야 한다."

"넵."

출구는 전방 80m거리에 있었지만, 트인 공간이었기에 위험했다. 하지만 다른 출구는 이곳에서 더 멀어 거기까지 숨어서 가기엔 무리였다.

'살아야해. 살아남아 반드시 되갚아주겠어. 반드시!'

점점 그들이 다가왔다. 나는 급히 방출되는 신호들을 모두 차단하고 격납고 문 쪽 작은 공간에 숨어 그들이 모두 들어가길 기다렸다.

격납고 문이 다시 열리고 그들이 들어갔다.

"보이는 곳 모두 수색해!"

요란한 발소리가 벽에 튕겨 울려퍼졌다. 

이때다. 발소리가 들리지않을때 밖을 향해 뛰쳐나갔다.

"인형 한 기 도주중! 발포 해!"

등 뒤에서 묵직한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날아들었다.

다행이 한발도 맞지 않고 출구를 통과했다.

그대로 앞을보고 뛰었다.

눈물이 눈앞을 가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계속 달렸다.

7분정도 달렸을까. 결국 다리가 풀려 더이상 뛰지 못하고 그대로 축 처지며 쓰러졌다. 주변엔 부서진 건물과 작은 돌담뿐이었다. 가장 가까운 부서진 건물 잔해에 기어서 몸 전체를 다 엄폐한것을 확인한 다음에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2시간 전만해도 정말 잘 흘러갔건만 서로를 겨냥하고, 아군이 쓰러져 가는 광경을 눈 앞에서 봤다.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를 내 손으로 죽였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나를 위해 느려지지 않았다. 

모든일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 나약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난 자괴감에 잡혔다. 그저 몸을 웅크리고 울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기력을 느끼며 그저 가만히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기, 너 괜찮아?"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오..오지마!"

땅에 떨어져있는 총을 잡고 그 사람을 겨눴다.

총을 잡은 팔이 후들후들 떨렸다.

"정말로 괜찮겠어?"

"신경끄고 갈 길 가. 날 내버려 둬."

"그렇다면야..."

그는 손을 들고 뒤로 조금씩 걸어갔다.

그리고 총의 무게를 버티던 팔이 결국 처져 힘없이 떨어졌다.

"역시나. 이봐, 괜찮은척 하지 말라고. 무슨사정이 있길래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난 네 적이 아니라고."

그렇게 그 남자는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인형 1명과 들것을 들고 다시 왔다. 그리고 나를 들어 들것에 옮겼다. 저항해보려 했지만 더이상 남은 힘이 없었다.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거지?"

"고치러간다 임마. 잘들어줘 M14."

"네 지휘관님! 당신은 운이 좋은거에요!"

"어디 지휘관인거야?"

"그리폰 소속 지휘관이죠."

M14는 자랑스레 말했다.

둘은 서로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다.

전의 지휘관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 사람은 인형을 소모품이 아닌, 사람처럼 대해주고, 처음 보는 인형에게 도움을 주었다. 

조금씩 신뢰가 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어느 한 건물의 수복실에서 수복을 받고, 그를 찾아갔다.

"저기... 초면에 미안했어."

"뭘. 사정이 있었겠지. 근데 어찌된일이야?"

"뭐가?"

"대다수 인형들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는데. 넌 달라서 말이지."

"그건ㅡ"

잠시 말이 막혔다. 이사람에게 내가 겪었던 일을 설명해도 되는것인가?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가 말했다.

"굳이 말할필요까지야. 중요한건 너가 잘 살아있는거야. 누군가 도움을 줄 땐 거절하지 말라고."

"...그래."

"이제 어디로 가는거야?"

그 곳에서 정신없이 도망쳐온지라 갈만한 곳도 없었다.

"몰라. 하지만 떠나야지."

그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내 부대에 들어올 생각은 없어? 마침 인력도 부족했거든."

확실히 이곳에 있으면 존재를 숨기며 살 수 있었다.

"좋아."

"이제까지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이름이 뭐야?"

"UMP45. 45라 불러."

"안녕 45. 잘부탁하지."

"동감이야. 지휘관."

서로 악수를 했다. 그의 따스한 체온이 내 손을 타고 올라왔다.

...익숙한 느낌이다.

지휘관은 웃으며 말했다.

"이젠 돌아갈 시간이야. 잘 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총상 3개... 확실히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을터인데...'

아저씨는 근거리 전투훈련을 군인만큼 받았다.

그리고 작전 당시 아저씨는 권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권총의 탄창은 꽉 차있었고, 자주 애용하는 

.45 탄피는 없었다. 이는 그가 저항하지 못했다는걸 보여준다.

전술인형의 오발사격인가? 그럴리 없다. 상황발생이 아닌이상 개인화기에 반드시 안전장치를 걸어두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군의 짓인가...? 하지만 왜?

파헤치려 할 수록 더 많은 오류가 나왔다.

UMP45는 하루가 지나도 방 안에서 안 나왔다.

걱정스런 마음에 UMP9에게 말했다.

"저기, 9.. 45씨 괜찮을까요..?"

"이런일은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확실히 그녀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때 UMP45의 방 안에서 비퍼음이 들려왔다.

곧 사라지려니 생각했지만 몇분동안 귀를 찌르는 고음이 들려왔다.

"얘 뭔가 잘못된거 아냐? 이전이라면 이미 받고도 남았다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부글부글 끓었다. 

G11도 불안했는지 UMP45를 불렀다.

"45? 45?"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런 망할!"

HK416은 급히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UMP45는 의자에 앉아 한쪽팔로 눈을 가리고 천장을 보고 있었다.

"야! 너 괜찮은거야? 대답해!"

"괜찮은것 같아. 잔여 에너지를 제외하면."

UMP45의 상태를 보던 G11이 말했다.

"꼬맹이! 급속충전 어댑터 가져와!"

근처에 있는 급속충전 어댑터를 연결하고 10분 뒤, 그녀가 깨어났다.

"어... 다들 여기서 뭐하는거야?"

"너 이자식... 걱정하게 하지 말라고..."

HK416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어머, 날 걱정해주는거야? 이거 참 놀랍네. 날 소중하게 여겨주는거야?♬"

"다...닥쳐!"

"어..언니.. 다행이야..."

UMP9은 45에게 달려가 안겼다.

"난 언니까지 어떻게 되는줄 알았단말이야..."

"미안. 이번엔 내 컨디션을 잘 조절하지 못했어."

다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때 보안채널에서 SASS에게서 연락이 왔다.

"45. 찾았는데... 좀 놀랄 수 있어."

곧이어 영상이 재생됬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찍힌 시점은 아마 우리가 발전소에서 빠져나올때인것 같다.

아저씨는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탁자 위에 있는 USP를 집어 권총집에 넣고 자켓을 입어 그것을 가렸다.

그리고 몇 분 뒤, 무장한 사람 둘, 군용 인형과 나이들어 보이는 한 남성이 들어왔다. 

이 남성과 아저씨는 서로 말을 주고 받는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잘 안풀렸는지 대화가 길어졌고,  아저씨가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그 나이든 남성은 옆에 있는 사람 둘에게 말하고 군용 인형들과 나갔다. 그러자 아저씨는 권총을 빼들고 그 사람을 쏘려고 하는듯 했지만 곧이어 저지당하고 총에 맞아 쓰러졌다. 그리고 한 사람이 카메라를 부수며 영상이 끝났다.

"...군의 짓이군. 하지만... 왜?"

나지막히 UMP45가 말했다.

"나이든 남자는 이번에 의원에 출마하는 베로프 중령이야. 아마 무슨 일을 일으키고 자신의 명성을 올려 유리하게 만드려는 속셈일거야."

그리고 SASS는 덧붙여 말했다.

"...지휘관을 건들다니, 반드시 죽여버리겠어. 너는 어떡할거야?"

UMP45는 잠시 말이 없었다.

404소대의 규칙중 하나가 사적으로 움직이지 않는것이다. 그러기에 선택하기 어려웠을것이다.

"미안해. 너도 우리 규칙 알잖아."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당했는데도? 이럴때도 그런 규칙을 지켜야 하는거야?"

"..."

"좋아. 알겠어. 조금 실망이네. 이제 난 할말없어. 너는?"

"혼자라도 가겠다는거야?"

"난 그래야겠어. 할 말 다했으면 끊어."

통신이 끊어졌다. SASS는 확실히 우리에게 화난것 같았다. UMP45는 눈을 감고 한숨을 폭 쉬었다.

"골치아파 죽겠네."

"규칙을 한번이라도 어기면 안되는거야?"

HK416이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규칙을 어기지 않아서 그런거야. 이번일과 비슷한 것도 잘 넘겼는데, 

이제 와서 그러면 어떡해?"

"전에는 우리와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잖아. 넌 화나지도 않아?"

"그래서, 한번 규칙을 어겨도 좋다는거야? 그로 인해 돌아오는 위험은 어떡할건데? 우리가 사적으로 움직인다면 안젤리아와 같은 조력자가 없어서 우리의 특징인 익명성을 잃게되고,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존재가 드러나게 될거야. 우리가 불법 인형인걸 까먹은거야?"

"그래... 니말이 맞다. 이 냉혈한아."

HK416은 욕설과 함께 방을 나섰다.

"미안한데, 지금은 나혼자 있고싶어."

"알았어 언니. 푹 쉬고 있어."

UMP9이 이어 방을 나갔고, 나도 그녀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쟤는 감정모듈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이럴거면 달아놓지 않는게 더 좋았을텐데."

"억울하긴 해도 45씨의 말이 맞아요 416."

"나도 알아. 하지만 화나는걸 어떡해."

"그건 저도 그래요. 이거랑 관련된 임무가 떨어졌으면 좋겠건만..."

"일단 좀 쉬고 봐야겠어. 난 이제 들어간다."

"몸관리 잘하세요. 9씨는 안 쉬세요?"

"난 G11하고 할 게 있어. 먼저 들어가 봐."

"네.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그래."

그녀와 인사하고 개인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전날과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쌓인 피로로 곧내 꿈도 없는 잠에 빠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일 이후로도 우린 우리의 일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마음속 한 구석에 응어리진듯이 답답했다.

베로프라는 작자는 아직 잘 쏘다니고 있었다.

의원자리에 앉으려는게 눈에 훤히 보였다. 

뉴스에서는 군 부대에 찾아가 군인들을 위로해주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장면이 나왔다.  그의 라이벌도 만만치않았다. 둘의 지지율은 거의 비슷했다. 아마 저번일이 성공했다면 그는 이미 라이벌을 밟고 올라가 유력한 의원 후보가 되었을건만, 아저씨의 판단에 의해 그 계획은 수포가 되었을지도. 아저씨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그놈이 분명 손을 써놨을것이다. 물론 우리가 확보한 영상을 퍼트리면 되겠지만, 영상 하나로는 이 자를 무너트리기 어려울 것이다.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지만 임무는 계속해서 들어왔고, 자투리 시간을 써서 증거를 확보하기엔 너무 짧다.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게 없네.'

속으로 불평하며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리벨리온 소대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메뉴가 맛있을까요?"

"어. 왔냐. 이번에 새로운 메뉴 나왔으니까 그거 먹어봐."

AK12가 말한 새로운 메뉴를 봤다. 

"한식에 잡채 말고 면 요리가 또 있었나요?"

"몰라. 근데 맛있어보이지 않아?"

"한번 먹어봐야 알겠죠."

"너 먹고싶은거 추천하지 말라니깐..."

옆에있던 AR15가 AK12를 째려보며 말했다.

"난 그저 선의로 추천했을뿐인걸~"

AK12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계략임을 알고 있었지만 궁금한 나머지 나는 신 메뉴를 시켰다.

"새빨간 면에... 김이랑 참깨? 이런건 처음보는데요?"

한 젓가락 들어올려 먹었다.

"어때? 맛있어?"

너무 매워서 혀가 불타죽는줄 알았다. 하지만 나만 당할 수 없어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말했다.

"음. 맛있는데요?"

"그럼 나 한입만 먹자."

내 허락도 없이 그녀는 크게 한 젓가락 들고 먹었다.

"어우 저 뿅뿅. 넌 이게 맛있냐?"

AK12의 얼굴이 구겨지는걸 보고 옆에있던 AR15와 M4A1이 피식하며 웃었다.

나는 대놓고 그녀앞에서 낄낄거렸다.

"쿨럭..쿨럭... 넌 이게 재밌냐... 나 물좀 가져다 줘."

AN94는 재빨리 큰 컵에 물을 떠다줬다.

"스위치 돌아갈뻔했네. 한국사람들은 이런걸 어떻게 먹는거야? 이해가 안돼."

"한국음식이 좀 맵잖아요."

난 남은 면을 다 먹고 한동안 고통에 시달렸다.

확실히 매운 음식을 먹으니 막힌 속이 다 풀리는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는 AK12가 추천하는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한테 연락이 왔다.

"꼬마. 지금 당장 지휘소로 와. 중대임무가 생겼다."

"넵. 빠르게 가겠습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어. 꼬죠."

AK12의 장난스런 모습을 뒤로 하고 급하게 지휘소로 뛰어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 왔습니다. 무슨일이에요?"

"SASS가 군 관할지역에서 실종됬어. 전 그리폰 인형이 말해주더군."

"이런, 혹시 저번에 말했던 복수인가요?"

"확실하진 않아. 그건 본인에게 물어봐야지. 우리는 SASS를 찾고 구출하는게 목표야. 모두 5분내로 출발할 수 있도록 해."

"넵."

20분 뒤, SASS의 마지막 신호가 잡혔던 지역의 상공에 도착했다.

"3, 2, 1, 하강."

조종사의 말과 함께 차례대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바로 낙하산을 펴 조용히 착륙했다.

"모두 이상없지? 확인 신호 보내봐."

"HK416 클리어."

"UMP9 클리어."

"G11 클리어."

난 프로토콜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전기 신호를 보냈다.

"좋아. 여긴 군 관할지역이니 조심히 수색하도록 해. 목표 발견하면 모두에게 연락 돌려."

수색이 시작되었다. 내 앞 200m앞은 군 기지였다. 튀는 행동을 하면 바로 발각되기 쉬운 거리다. 다행인것은, 오늘은 무월광이라 발각될 확률이 낮았다. 주변은 온통 어둠이 깔려있어 야간투시경을 써야만 했다.

야간투시경으로 주변을 바라보자 작은 밀림같이 풀이 무성하게 나있었다. 

'이번 수색은 꽤나 어려운데.'

30분이 지나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모두 포복해. 경비가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UMP45로부터 연락이 왔다.

풀때문에 찾기도 힘든데 포복까지 하라니.

1시간, 1시간 30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허탕치고 돌아가나 싶었지만 UMP9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모두 내가 보내준 좌표로 와. 그녀의 부품을 발견했어."

UMP9이 보내준 좌표로 이동해보니 SASS의 것으로 보이는 신체 부분이 있었다.

"혈액 자국이 이쪽으로 이어지는군. 갔다올게."

HK416이 자국이 있는 곳으로 갔다.

"11. 416 엄호해줘."

"알았어."

그녀의 뒤를 따라 G11이 갔다.

"9? 사주경계좀 해주겠어?"

"알겠어 언니."

UMP45는 이 신체조각을 분석기에 넣었다.

분석기는 20초 뒤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정확하군. SASS의 손가락이야.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군에서 침입자인줄 알고 발포한게 아닐까요?"

"아니야. 절단면이 깨끗해. 누군가 날붙이로 공격한거야."

난 혹시나 해서 주변 수풀을 뒤져보았다. 

어느 정도 앞으로 가자 정체모를 한 남성이 머리가 뭉개진 채 쓰러져 있었다. 그 옆엔 M9가 놓여져 있었다. 맥을 짚어봤지만 이미 죽어있었다.

"여기 어떤 사람의 시체가 있는데요. 머리를 타격받은것 같아요. 옆엔 칼이 있구요."

"아마 SASS를 공격한 사람일거야. 416이 신호를 보냈으니 거기로 가자."

HK416이 SASS를 찾은 곳은 시체가 있는 곳으로부터 약 500걸음 떨어진 곳이었다.

"혹시 비상용 전류저장장치 없어? 얘 에너지가 부족해서 전원이 꺼졌거든."

"여기요 416."

HK416은 능숙한 솜씨로 SASS에게 에너지를 공급했다. 곧 SASS가 깨어났다.

"어... 이게 어떻게 된거야..."

"너가 실종되서 그리폰의 한 인형이 널 찾아달라고 부탁했어. 그래서 온거야."

"아...! 이러고 있을 시간이..."

SASS는 일어나려고 했으나 다시 쓰러졌다.

"지금 너 상태로는 못해. 헬기 불렀으니까 타고 돌아가."

"안돼. 아직 안돼! 난 성공하지 못했단말이야! 45. 내 앞에서 비켜!"

UMP45는 잠시 고민하는듯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뜻밖의 말을 했다.

"SASS. 난 더이상 가까운 사람을 잃기 싫거든. 우리 거래할까? 내가 너의 복수를 해줄게. 넌 수복받는대로 다시 여기로 와서 우리와 합류하는거야."

"..."

SASS는 말이 없었다.

UMP45는 그녀의 팔을 토닥이며 말했다.

"수락으로 알지. HK416. 장비 챙겨."

"철수하는거야?"

"아니. 전진하는거다."

"뭐? 뭐하러?"

"복수. 너도 원했던거 아니야?"

"허참. 이런때를 기다렸지."

"목표는 뭐죠?"

"베로프 중령. 오랜만에 더러운 짓좀 해야겠구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AK12, 지금 이곳으로 와. 할일생겼어."

"애들 데리고 오라는거야?"

"AN94만."

"....2분뒤 도착. 공수요정 타긴 좀 그런데."

"직접적으로 전투는 안할거니까 괜찮아."

무전을 듣고 있던 HK416이 질문을 던졌다.

"애네들 불러서 뭐하게?"

"군용 인형들을 해킹시켜야지."

"그거라면 너도 가능하지 않아?"

"...너도 이유는 잘 알잖아?"

"...그래. SASS, 넌 누구를 상대하다 그런거야?"

"내가 거의 도착했을때, 순찰을 돌고있던 인간보초와 군용 인형과 마주했어. 난 외부로 방출되는 모든 신호를 차단해서 군용 인형에게는 안들켰지만, 인간 보초는 내쪽으로 걸어왔어. 그녀석을 쏘려고 했지만 거리가 가까워 제지당하고 육탄전을 벌이게 됬지. 하지만 난 근접전투 모듈이 설치가 안돼있잖아. 그래서 이지경까지 간거야."

"그거 참 유감이군. 더 아는거 있어?"

"인간보다 군용 인형이 더 많아."

"좋은 소식이네. 후송 헬기가 올 때까지 쉬어."

"...그래."

2분 뒤, AK12와 AN94가 현장에 도착했다.

"나 왔어 45. 뭐하면 돼?"

"내가 신호를 보내면 군 인형들을 해킹하면 돼. 네가 기기에 침입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말고."

"거 참 귀찮겠구만."

"AN94는 전원공급장치하고 외부로 이어지는 정보망을 찾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내부로 침입한다. 416하고 11, 꼬마는 서쪽 벽 넘어서 들어가. 나하고 9은 뒤쪽 문을통해서 들어갈게. SASS는 여기서 후송 헬기가 보이면 구조 신호 보내. 브리핑 끝. 모두 움직여."

브리핑 내용대로 나와 G11, HK416은 조심히 서쪽 벽으로 움직였다. 가는길에 보초를 몇명 봤지만 알아채지는 못했다. 서쪽벽에 다다르자 HK416은 동쪽 벽 가까이 다가가 돌멩이를 던졌다.

벽 건너에서 발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대기하다 무소음 폭약을 설치하고 터트려 진입했다. 그리고 G11과 나는 앞쪽 건물에 숨어 보초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꼬마. 사주경계."

G11은 보초가 보이자 내게 명령을 내리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철 부딪치는 소리와 둔탁한 타격음이 몇차례 들리고, G11은 피묻은 칼을 들고 돌아왔다.

"이 일은 언제나 피곤해... 빨리 하고 집에가서 자자..."

그녀의 모습은 전에 알고 있었던 모습이 아니었다.

"저...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왜?"

"제가 봐왔던 모습하곤 달라서요..."

"아. 넌 모르겠구나. 우린 원래 이런거 했어. 철혈이 붕괴되기 전까진 말이지."

문득 이 사람들의 적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됬든 결말은 끔찍하겠지만.

"이제 나가자. 416이 기다리고 있어."

HK416은 UMP45에게 연락하고 있었다.

"진입성공. 그쪽은?"

"이쪽도. 타겟은 가장 중심에 있는 건물에 있어. 보초는 죽이고 인형은 피해."

"다 들었지? 빨리 끝내자. 어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군 기지는 넓었지만 건물은 얼마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초들이 많이 돌아다녔고, 보초들이 보일때마다 HK416과 G11은 소리없이 그들을 쓰러트렸다. 10분뒤, 중심부 건물 앞에 있는 창고에 다다랐고, UMP45로부터 연락이 왔다.

"도착. 너네는?"

"앞쪽에 있는 창고에 있어. 이제 어떡하면 되지?"

일단 거기에 있어. AN94로부터 신호가 오면 말해줘.

"저희는 진입 안하나요?"

"나혼자 진입한다. 나머지는 불청객이 오는지 확인해줘."

UMP9가 이 계획을 들었는지 UMP45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건 너무 위험해 언니. 자칫해서 계획이 틀어지면ㅡ"

"9. 날 믿어?"

"응..."

"그럼 됐어."

"AN94가 신호 보냈어. 진입준비해."

"...오랜만에 이 기분을 느끼는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UMP45는 문을 걷어 차고 건물로 들어갔다. 

예상한것과 같이 베로프 중령과 몇몇 군용 인형, 군인들과 뉴스에 많이 나왔던 정치인들이 있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UMP45."

그가 그녀의 이름을 말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중령님? 무슨일이죠?"

"별거 아닙니다. 오늘의 회의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모두 돌아가십시오."

"하지만 아직..."

"돌아가시죠."

"네...넵..."

책상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음... 내가 중요한 얘기 할 줄 알았구나. 짐작가는거라도 있어?"

"그 지휘관 말이냐? 그놈 때문에 내 계획이 망쳐졌지. 그놈만 없었으면 이미 난 대선에서 이겼을 거다!"

"어이가 없군. 나는 어떻게 할 셈이지?"

"이해가 잘 안가나? 네년도 나를 위한 발판이 되어야겠다."

"네가 나를 죽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아무리 전투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민수용은 민수용이지. 어디 한번 저항해봐라. 처리해."

"아... 너 지금 뒤에있는 애들 믿고 그 소리 하는거지? 

하지만 유감인걸."

UMP45는 박수를 쳐줬다.

그리고 창문이 깨지며 총알이 군인들에게 박혔다.

군인들은 손도 쓰지 못한채 쓰러졌다.

"뭣...! 나를 엄호해!"

"표시등 볼 줄 몰라? 전원이 꺼져있는걸. 완벽한 타이밍이었어. AK12."

"너 하는게 재밌어서 해준거야 45. "

"이런 젠장."

베로프 중령은 책상 옆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뭔가 잘 안풀리지? 나이스 잡, AN94."

"자동 복구까지 30분 남았습니다. 잘 처리하시길."

"어디... 오붓한 시간을 가져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그 유명한 베로프 중령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분노와 악으로 가득 차있었다.

한대 칠까 생각했지만 그를 제압해 묶고 있는 UMP45가 허락하지 않을것 같아 그만 두었다. 

"우리 소대원들이야. 넌 우리들을 없애려 했지."

"그건ㅡ"

UMP45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쉿... 너가 할 변명은 없어. 널 나락으로 떨어트려줄게. 어디보자... 방산비리에, 횡령, 살인... 이거 끝도 없구만. 대중들에게 알릴만한 가치가 있어."

그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져갔다. 난 이걸 보며 통쾌해 했다.

UMP45는 베로프 중령이 했던 온갖 비리들이 적혀 있는 종이를 보고 있었다. 이따금 흥미로운듯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UMP45는 어느 항목을 보곤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매우 감정적으로 변했다.

"이새X, 넌 용서할 수가 없다."

여지껏 봐왔던 UMP45의 얼굴이 아니었다. 가끔 감정이 드러나긴 했지만 이정도로 심하게 표출되진 않았다.

UMP45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허벅지에 칼을 쑤셔 박았다.

"으아아아악!!!"

"나비사건의 주동자라고?"

다시한번 그의 허벅지를 칼로 찍었다.

"아아아악!!!"

중령의 비명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언니! 안돼!"

"45! 45! 정신차려! 지금뭐하는거야!"

HK416과 UMP9이 UMP45의 팔을 잡고 붙들었다.

UMP45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됐어. 정신차렸으니까 놔."

"이제 이 인간을 어떻게 할거야? 살려보낼건 아니지?"

"AK12. 잠시만 인형 지휘권을 주겠어?"

"그러지. 화끈한 네 모습을 본것에 대한 보답이야."

곧내 군용 인형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인은 군용 인형들의 오작동으로 인한 오발. 나머지는 관련 정보 챙겨서 나가."

나와 나머지 소대원들은 그가 저지른 비리와 관련있는 모든 자료를 챙겼다.

"지옥에서 썩어라. 쓰레기."

군용 인형들의 무기에서 불꽃이 수차례 터졌고, 베로프 중령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뭉개졌다.

"AK12, 포맷시켜. 나머지는 우릴 봤던 모든 사람에게 기억삭제액 주입해."

우리는 기절시킨 정치인들에게 기억삭제액을 동맥에 주입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유유히 빠져나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몸은 어때, SASS?"

"괜찮아. 그나저나, 중령은 어떻게 됬어?"

"이젠 돌아오지 못해."

"아쉽네. 내가 그걸 봤어야하는데."

"사진이라도 찍어올 걸 그랬나."

TV에서는 우리팀이 넘긴 여러 비리자료와 베로프 중령의 죽음이 뉴스에서 나왔다.

"...고마워. 솔직히 좀 놀랐어. 예전의 너였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오랜 시간동안, 난 많이 변했지. 지휘관덕도 있고, 다른 사람덕도 있고. 쉬어. 난 간다."

UMP45는 수복실에서 나가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오랜만이야."

그녀는 한 무덤에 앉아 말을 건넸다.

"당신이 좋아하는 맥주도 사왔어. 요즘에 값이 떨어졌더라고. 좋겠지?"

...

"중령은 그쪽으로 갔을거야. 내가 뭉개버렸거든. 만나면 그냥 한대 쳐 버려."

...

"...죽어서도 만나지 못한다니. 좀 슬픈걸. 이럴땐 인간이 참 부러워. 나도 인간이었으면 이런 미신같은거 믿어도 별 거리낌 없었을텐데."

...

"이제...가볼게. 못한 이야기는 안해도 돼. 뻔하거든."

그녀는 술병의 뚜껑을 따고 무덤 근처에 병을 거꾸로 해 땅에 꽂았다.

"많이 먹어. 가끔씩, 놀러올게."

UMP45는 등을 돌려 천천히 걸어갔다... 차가운 눈물을 흘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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