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얘기하기에 앞서, 약간 불쾌한 얘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해성사인 만큼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저의 흑역사라 할 만한 것을 털어놓고 싶어 쓰는 글입니다. 누군가에겐 한번 털어놓고 싶었던 얘기인데 역시 여기 말고는 이런 얘기 할 만한 장소가 없는 것 같네요.
저는 패션P입니다만, 처음 신데마스를 접했을 땐 딱히 타입같은걸 상관하지 않고 지냈었습니다. 처음엔 그런 걸 생각할 정도로 많이 알지 못했기에 그랬고, 그 이후론 다른 타입이라 해도 매력적인 아이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죠.
헌데 시간이 지날 수록 다른 타입, 특히 쿨 타입 아이돌들이 껄끄럽게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엔 그냥 열폭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땐 아직 그렇다고 정말 화내면서 싫어한건 아니고 그냥 분하다라거나 ㅂㄷㅂㄷ이라거나 그런 정도의 감정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지인...의 지인을 만나게 됐는데, 이 사람이 정말 극단적인 쿨나치였습니다. 쿨을 지나치게 좋아하는게 문제가 아니고 쿨을 좋아하는 한 편 다른 타입을, 특히 패션 타입을 까내리곤 했거든요. 대놓고 신데마스에 쇼코는 없다 슈코뿐이다. 패션 타입은 이름으로 외울 필요도 없다, 굳이 외운다면 미카만 외우면 된다. 그런 식의 폭언을 마구 뱉어대니 계속 반감만 쌓이고 그 사람이 제 아이돌들을 싫어하듯 저도 그 사람의 아이돌들이 좋게 보이지가 않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결정타라 할 만한게 루나틱 쇼 이벤트였습니다. 비록 제게는 다른 타입이 약간 껄끄럽다 해도 타입같은건 프로듀서들이나 신경쓰는 거지 애초에 아이돌들은, 특히 제 담당돌인 쇼코는 타입 상관없이 고르게 친한 아이돌이었으니 그때까진 저도 타입 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유닛들을 생각하며 타입 간 다툴 이유가 없다고 계속 되뇌이며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루나틱 쇼가... 일단 노래가 너무 달라져버렸고 쇼쿄는 커뮤에서 각성 모드가 많이 나오질 못했죠. 거기다가 당시 국내에서 나오던 이야기들도 사치코 때문에 이벤트가 망했다는 식으로 오간 것도 있어서 다른 타입이 패션타입에겐 심하게 말하면 마치 장애물인 것 처럼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생각하는건 그냥 제 억지일 뿐인데도 그런 생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어쩌면 하기 싫었을 정도로 그냥 다른 타입이 못마땅하게 여겨졌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론 다른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문제가 있는건 다른 타입 까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P들이지 그 아이돌들이 아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나도 그 문제인 P가 될 뿐이다, 공식에서 타입별로 경쟁붙이는 컨텐츠를 만든 것도 아닌데 굳이 타입 다르다고 싸울 이유가 뭐냐, 솔직히 다른 타입에도 좋아하는 아이돌들 많지 않냐 등등...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쉽게 바뀌진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대놓고 다른 타입이 싫다고 하고 다니진 않고, 정말 쪼잔하게 혼자서 다른 타입을 차별했습니다. 정말로 쪼잔하게요. 다른 타입 보기 싫다고 가차는 타입 셀렉트 때에만 돌렸고 데레스테를 하면서 쿨곡이든 큐트곡이든 다 패션으로 돌린다거나, 그루브도 꼭 패션만 뛴다거나, 협력 라이브도 다른 타입 쓰알도 있으면서 모든 칸을 다 패션으로 채웠고 게스트를 타입별로 정할 수 있게 된 다음에도 전부 패션타입으로만 하고 다녔습니다. 쪼잔했달까... 지금 와서 보면 정말 속좁았네요.
그러다가... 정말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만약에라도, 정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라도 데레스테에서 인디비쥬얼즈가 신곡을 받으면서 이벤트가 나오고 미레이가 특채로 성우가 붙는다면 더 이상 이런 의미없는 차별은 그만두겠다고요. 그리고 그 다음은... 다들 아시는 대로지요.
정말 농담하듯이 던진 말이었는데, 꼭 내가 복권에 당첨되면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야지 하는 것 처럼 정말로 이루어지리라곤 생각도 않고 한 말이었는데 정말로 이뤄져버렸습니다. 약간 오글거리게 말하자면 제가 이상한 길로 가고 있으니 미레이가 와서 잡아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얼마나 무의미한 짓을 반복하고 있었는지 이렇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동료인데, 정말로 싸울 이유가 없었는데, 다른 타입P들은, 또 다른 패션P들은 싸우고 싶지도 않을 텐데 저 혼자 열폭하고 짜증내고 차별하고 하며 제가 까던 행동들을 죄다 하고 있었단 것들이 말이죠.
글을 쓸 때마다 마무리를 못 맺는 느낌이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긴 이야기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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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너무 막말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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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큐쿨패 막론하고 거의 전부 다 좋아하는 입장에서 다른 애들을 욕하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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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P
독은 독으로 제압한다! | 17.03.25 1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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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큐쿨패 막론하고 거의 전부 다 좋아하는 입장에서 다른 애들을 욕하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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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너무 막말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