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와ー아、마키쨩이다ー!』
음악실에 유령이 눌러앉아 있게 된지 일주일。올때마다、시끄럽게 환영하는 소리가 마키에게 들려온다。
마키는、그런거 따윈 무시하고、얼른 피아노로 향한다。호노카도、그런 마키를、처음엔 무시하지 않았、달까 말은 걸어봤지만、결국은 실패해서 자기 하고 싶은 말만을 하는거 처럼 됐다。
그치만 그 유령은、마키에게는 귀찮은 녀석이라고 생각되는 한편、뭔가 조금 특별한걸 느끼게 해주는 것은 확실했다。
『저기、마키쨩』
걱정이 된 호노카는、마키가 연주하던 피아노 위에 올라타 마키에게 말을걸었다。호노카는 이 곳이 마음에 든것 같지만、마키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잠깐、거기 올라타지 말라고 전에도 말했잖아。정말。너 때문에 악보가 안보이잖아」
짜증이 난 표정을 짓자、호노카는 아하하 하고 조금 미안하다는 듯이 웃으며 마키의 옆에 들러붙었다。아이고 하고 성가시게 콧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리는、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정말이지。그래서?왜 그러는데?」
『아아、으응。그게 있지、마키쨩은 언제나 혼자서 여기에 오니까、친구、없는건가해서……』
그 말을 듣자、마키의 손이 건반을 세차게 내려찍었다、그와 동시에 연주는 중단됐다。
「…………」
연주를 멈춘 마키의 얼굴은 어둡고、무거웠다。그걸 알리 없는、호노카는 자신도 모르게 건드리지 말아야할걸 건드렸다는걸、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라?마키쨔ー앙、어ー이』
눈치 없이、호노카는 마키의 주변을 빙글빙글 돈다、그러자 짜증이 난 마키는、입을 삐쭉 내밀었다。
「……딱히、상관없잖아?내가 혼자서 여기에 오는건。다들 할 일이 있으니까、나 같은거에 관심이 없는거 뿐이야」
그녀는 할 수 있긴 하지만、이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알아봤자 어차피 이해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있어서、그래서 구구절절 이야기 하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 같은거 제대로 알아볼려고 하지도 않을테니까、라고 자신을 비하하고、주위 사람을 깔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그제서야 무언가 사정이 있다는걸 일단은 깨달았다。
하지만、호노카는 그렇게 쓸쓸해하는 마키를 내버려두려고 하지 않았다。
『나 있지、마키쨩하고 만나게 된걸、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마키쨩과 만나지 못했다면、쭉 혼자서 여기에 있게될거라 생각했거든』
「……그래서、뭔데」
『마키쨩은、내 첫번째 친구니까! 마키쨩도、친구를 많이 만들어줬음 좋겠어!』
마키는 당황했다。유령에게 친구라고 불리고、자기한테 친구를 만들라는 말 따위나 하고。정말로 이상한 유령에게、자신의 페이스가 흩트려뜨려지고 있단걸 느끼자、항상 빙글빙글 돌리던 머리를 이번만은 세게 긁고 있었다。
「……뭐야、그게。의미를 모르겠네」
아직 마키의 마음은 완전히 얼어붙은 채였다、차갑게 얼어버린。그 얼어 붙은것이 녹은 것도、부서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조금이지만 흔들렸다。마음 속 깊은 곳에서、외로움에 신음하고 있다。그걸 느끼자、흔들렸다。
아직 그녀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기란 어려웠다。그걸 열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는데도、그녀는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대체、왜 유령하고 친구 같은걸 해야되는건지」
마키는、은근슬쩍 호노카를 부인했다。
『으응。마키쨩이 난 친구 같은게 아니라고、그렇게 생각하는건、알겠어。그치만、마키쨩이 굉장히 상냥한 사람이란건 알고 있어。왜냐면、그렇지 않다면、마키 넌 나 같은건 신경 끄고、여기 오지 않았을테니까』
「트、틀려! 내가 하고 싶은걸 하고 있었는데、네가 있었던거 뿐이라구!」
또、흔들린다。꽈악꽈악、소리를 내며 마음 속에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속마음이 파헤쳐지는 느낌이었다。
『그럴、려나?그치만、마키쨩은 나와 이야기 해주었잖아。마키쨩이니까 할 수 있는거야。마키 너라면 제대로 할 수 있다구!어러울지도 모르겠지만、그치만、한걸음、나아가보자。마키쨩、좋은 사람이니까』
「그만해……아무것도、알지도 못하면서……」
가슴의 고동이 울려퍼지면서、목소리가 떨린다。안에서 진심이 쏟아져 나올거 같았다。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다 털어놓고、논파하고、이제 더 이상 자신한테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싶은 마음。
그것과는 다른、또 다른、나를 알아줬으면 하는、고독을 지워줬으면하는 마음。
2가지의 마음이 맞물리고、뒤섞여서、마키를 더욱 더 혼란스럽게 했다。머릿 속이 정리 되지 않은 채로、마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하앗……혼자서도、괜찮아……!그런데、읏……! 이제와서 어떻게 한다해도 소용없잖아!? 유령 같은게 날 알아준다해서、뭘 할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미안해。마키쨩을、상처입혀버렸구나』
풀이 죽은 호노카를 보고、마키는 조금 지나친거 같았단 후회가 조그맣게 생겨났다、신경질적으로 내뱉었던 말을 거두고、정말로 미안하단 듯이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난、갖고 싶어……。진정한 친구。농담 하거나、서로 도와주거나、가끔은 싸우기도 할 수 있는、그런 친구를、갖고 싶다구……!」
대신에 튀어나온것은、또 하나의 본심。그녀가 외로움에 대해 내뱉은、진심어린 말이었다。
『……파이토다요。마키쨩』
귓가에、부드럽게 속삭여주던 호노카의 그 손은、분명 만질 수 없을텐데도 위에 살짝 얹어졌다、마키는 자신의 손을 지그시 본다。
이 손을 실제로 만질 수 있다면、어떤 느낌일까하는、그런 생각이 들었다、마키는 천천히 일어났다。피아노를 칠 기운도 전혀 없고、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힘이 들었다。
일어난 뒤에、느릿느릿 가방 끈을 어께에 메고、문 앞까지 고개를 푹 숙이면서 걷다가、멈춰섰다。
「……오늘은、이만 돌아갈께。……내일、또、봐」
뒷모습인 채로 호노카에게 말하는 마키。그 목소리는 자신감 없이 아직도 떨고 있었지만、말 끝에는、호노카와의 유대를 느끼게 해주는게 분명 있었다。
『……으응、기다릴께』
호노카도、그런 그녀를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고 배웅할 뿐이었다。
덜컥、하고 문이 닫히고、마키는 모습을 감췄다、음악실 유령은 혼자서 쓸쓸하게、웅크렸다。
『……외로워。또、기나긴 밤을……』
그날 밤、마키는 샤워를 하며、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 음악실에서의 일을、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그 유령이 말한대로、자신의 몸이 움직여줄까하는。입학 할때부터、쭉 누군가와 될 수 있는한 말하지 않으려고 해왔던 자신이、이제와서 단단히 관계가 맺어진 친구들 사이에 끼어들 수 있을까 하고。
그런걸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진짜로 웃기다고 마키는 조금이지만 생각했다。
그치만、이걸로 다행이다라고、그녀는 생각하고 있다。
어느 곳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를 이상한 자신감에 생겨서、할 수 있을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 근원에는、호노카가 한 말이 있었다。
「……첫 친구、인가」
샤워기 꼭지를 잠그고、천장을 바라본다。내일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며、그녀의 입 주위가、살짝 풀어졌다。
다음날、마키는 갑자기 좌절 할 뻔했다。체육 시간 조편성에서 셋이서 한 팀이 된것이다。
옆에 있는건、호시조라 린과 코이즈미 하나요。둘은 소꿉친구로、팀으로서는 소꿉친구+더해서 생판 남들이라는、쉽게 끼어 들어갈 수 없는 모양새였다。
「카요찡、오늘 종목은 높이뛰기니까、린이 시범을 보여줄께냐」
「으、으응。그치만 내가 할 수 있으려나……」
한명은 활달한 운동계 여자、또 한쪽은 내성적인 문화계 여자라는 정반대식으로 맺어져 있다、그 사이에 마키가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었다。
마키는 성적은 상위권이지만、운동은 조금 서툴렀다、하나요보다도 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였다。
그래서、하나요와는 합이 잘 맞아서 가까워지는게 쉽지만、문제는 린이었다。
린은 활달한 성격、기본적으로 새침한 성격인 마키와는 궁합이 안맞을 타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그럼 갔다올께냐。봐봐、카요찡!」
그때마침、기회가 왔다。린이 가장 먼저 높이뛰기 뜀틀로 뛰어간것이다、하나요에게 접근하기엔 더는 없을 기회였다。
하지만、그녀는 긴장하고 있다。자기 소개 같은건 이미 한지 오랜데도、이럴땐 왠지 모르게 긴장이 돼서、그 자리에서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
조금이지만 떨리는 마음을 어떻게해서든 억누르고、마키는 말을 꺼냈다。
「저、저기、코、코이즈미씨」
「호에?」
「당신과 린씨 사이、좋아보이는데。언제부터……였어?」
「아、에헤헤。유치원 때부터……우우웅、훨씬 전부터、일려나。집도 가깝고、계속 함께였어」
하나요는、생각했던거보다 말이 많은 아이였다。그리고、꽤나 린과의 관계가 깊었다、동시에 마키는 충격 받았다。
두사람 사이에 끼어들려는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여간 쉽게 친해지진 못할거 같다고、마키는 생각했다。
「그거보다、니시키노씨와 얘기 나눈거、처음이네。니시키노씨、목소리 예쁘고、노래도 피아노도 잘하지?항상……방과후에 음악실에서 노래하잖아、복도에서 듣고 있어」
「……고마워」
이런 곳에서도 자신을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는걸 생각하니、조금 기쁜 마음이 든 마키는、쑥쓰러움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넌지시 말했다。
「그、그거보다、듣고 싶은게……있는데、괜찮을까?」
하나요는 갑자기 뭔가 의미심장하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듯한 눈을 하고는 마키에게 스윽하고 다가온다。너무 갑작스러운 탓에 마키는 뒤로 물러섰다。
「에、에에? 어、어째서……?」
높이뛰기 뜀틀 주변에서、환호성이 쏟아져나왔다。린이 어떻게 해서 성공하게 됐단걸、마키는 곁눈질로、파악했다。
「저、저기……」
「카요찌ー잉!린 끝났으니까 빨리 가자냐ー!」
그 자리에서、기다리다 지친듯한 린이 하나요를 불렀다。둘이서 린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하나요는 정말로 미안하단 듯이 마키에게 인사하고、「미안、또 봐」라고
말하고선 달려나갔다、린은 그 광경을 의아스럽게 쳐다보았다。
「저기 카요찡、니시키노씨하고 무슨 이야기를 한거야?」
「에헤헤、니시키노씨하고 사이가 좋아질거 같달까」
「에에에?카요찡 잊은거야? 음악실 소문、니시키노씨일지도 모른다고?」
「그치만、어쩌면、아닐지도 모르고、뭔가 알고 있을수도 있잖아?아、그래。점심、니시키노씨하고 같이 먹지 않을래? 분명 재밌을거 같아」
「으~응、카요찡이 그렇게 말한다면……。아、카요찡 자자 빨리 뛰자! 니시키노씨 기다리게 하면 무섭다구」
「아、으응!……응?……저기 린쨩」
「냐?」
「어라……뛸 수 있을려나?」
하나요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앞에 있는 장대의 높이는、그녀들의 키를 훌쩍 뛰어넘은 높이였다。
「괜ー찮다냐앗!카요찡이라면 절대로 해낼거라구! 자자 얼른 가자냐ー」
「아、아아앗! 누、누가 좀 도와줘ー!」
몇초뒤、하나요는 막대기에 머리를 부딪쳐 이마가 새빨개졌다。
그리고 점심시간。마키는 혼자서 도시락을 먹을 생각이었지만、자기 자리에 온 린과、그 뒤에 철썩하고 붙어있는 하나요와 같이 먹게 되었다。
「니시키노씨、같이 점심 먹지 않을래?……라니、카요찡이 말하긴 했지만……」
「에?딱히 상관없지만……。잠깐 기다려 봐、어째서 코이즈미씨가 직접 얘기하지 않는거야?」
「그게……그건……」
「……훌쩍」
원래라면 제안해왔던 하나요 본인이 해야 될 말이지만、아까 오전에 있었던 사고로 인해 그녀는 꽤나 자신감을 잃었다、거기다 이마엔 반창고를 붙인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내성적인 그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 하질 않았다、그렇게 돼서 린에게 부탁、린도 린대로、소꿉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뭐 됐어。자리도 없으니……옥상에라도 갈까」
도시락을 들고、린과 하나요한테 제안했다。린도 하나요도 그걸로 괜찮다고 해서、셋이서 교실을 나와、옥상으로 향했고、다른 학생들은、다들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옥상에서、셋이서 원을 그리며 앉으며、별일 없이 점심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 해도、꽤나 크게 다쳤나 보네、저거」
지금 떠오른 것을 그대로 말하기엔、하나요는 울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린은 정말 미안하다는 듯이 풀이 죽어있었다。
마키는 하나요가 뛰는 것을 잘 보았다。그 때 뜀뛰기를 잘못해서 막대기에 머리부터 부딪치고、매트에 다이빙했다、모두가 하나요쪽으로 다가갔다。
마키도 예외는 아니였다。
「……으으으、웃지 마」
「안 웃었어。왜냐면 나 뛰어오르기 못하는걸。……오히려 그런건、뛰어오르는 쪽이 대단한거야」
마키는 하나요를 달래고、린은 칭찬하고 있다。어제 읽었던 책에 나오는 말하기 기술을 빨리 써보았다。
「으、으응。그렇지。그치만、린쨩은 대단하구나。그런것도 뛰어오를 수 있고」
마키와 하나요의 말로인해、미안해 하고 있던 린은 활기를 되찾았다。
「에헤헤。니시키노씨、무서운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는데、좋은 사람이었네」
싱글벙글하게 웃는 얼굴을 하면서、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아도 마키에게 보여주고 있던 경계심을 풀었다。
「따、딱히……보통이잖아。저기、만약 괜찮다면、조금 그렇지만……。또 이렇게、점심、같이……먹어주지 않을래?」
용기를 최대한으로 내서 나온 말에、두사람을 얼굴을 마주본다。그렇지만 두사람이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거만으로도、이미 마음은 결정된거 같아 보였다。
「으응、좋아。잘부탁해、니시키노씨」
「니시키노씨의 도시락 맛있을거 같아、먹어보고 싶다냐ー」
「아、앞으로……이렇게 부르면、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이름으로 불러줘。나도、이름으로 부를테니까……。하나요、린」
「……으응、마키쨩!」
「……헤헤!마키쨩의 새우튀김 가져갈께냐ー!」
「아、잠깐!맘대로 가져가지 말라구!」
그 순간、마키는 굉장히 안심했다、얼어 붙은 마음이、따뜻함으로 녹아가고 있단걸 실감했다。그녀들은 아직 자신을 친구라고는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눠준 사람이、둘이나 생긴걸 느끼자、그것만으로、만족감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그 유령에게도 감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그래 마키쨩。음악실 괴담이란거……알고 있어?」
하나요가 새우튀김 쟁탈전을 하고 있는 둘 사이에 끼어들어、마키를 멈춰세운다。그때 린은 빈틈을 발견하고 덥석 새우튀김을 먹었다。
「에?뭔데、그게」
「있잖아、학교 선배가 이야기 해준걸 들은거 뿐이긴 하지만……나온대。유령이」
마키는 그것인가、하고 바로 눈치챘다。어떻게 자기 외에도 아는 사람이 있는거 같아、자기만 이상한게 아니란 것에 안심했다。
「음악을 들려주지않으면 저주로 죽여버린다고……샤ー앗!」
「꺄앗!누、누가 좀 도와줘어ー!」
린과 하나요가 서로 장난치며 놀고 있는 동안、마키는 하아、하고 한숨을 내쉰다。그 유령이 그런 짓을 할거 같진 않아 보여서였다。
「카요찡은 겁쟁이다냐ー」
「그、그치마안~」
그리고、그러고보니하고 마키는 생각한다。자신을 제대로 눈여겨봐주고、상냥하다고 해준、할 수 있다고 등을 밀어줬던 그녀에게 뭔가 보답하지 않으면 하고 그녀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후、그런게、있을리 없잖아。미신이야。미신」
「그렇다냐 그렇다냐。미신으로 정해졌다냐。……미신이라고?」
하나요를 안심시키려고 한 마키쨩의 말에 끼어들었지만、가장 중요한 미신이라고 하는것이 딱히 팍하고 생각나지 않은 린은、마키한테 정색하고 물었다。
마키는 혀를 차며 어깨를 으쓱이고、한숨을 쉬면서 덧붙였다。
「……근거없는 소문이라는거야」
「후、후후후。고마워、린쨩、마키쨩。그렇지。그냥 소문이지」
용기를 받아 미소를 짓는 하나요로 인해、마키와 린도 덩달아 웃음 지었다。
방과후、마키는 언제나 그랬듯이、음악실에 얼굴을 내밀었다。조금 다른건、표정과、문을 열때의 흥분。
「……기다렸지?」
『아、마키쨩! 어떻게 된거야?평소보다 행복해보여!』
「네 덕분이야。……친구가、생겼어」
부끄러운 듯이 눈을 피하고、그 뒤 조금 자랑스럽게 입꼬리를 올리고는、마키는 행복한 듯 대답한다。
『정말!? 다행이네!마키쨩、다행이야!』
「정말、목소리 너무 크다구。……그거보다、너、나에게 여러가지 가르쳐줬으니까 보답해주고 싶은데……。있지、너에 대해、들려 주면 안돼?」
『에?호노카를?……우우웅、그거보다도、나 마키쨩의 노래가 듣고 싶어!아、그ー래!마키쨩、작곡이란거 할 수 있지 않아?』
「에에?할 순 있지만……」
『그럼 정해졌네! 마키쨩은 나에게 곡을 만들어 준다! 결ー정!』
자기 마음은 헤아려주지 않고、잘도 빠져나가는듯한 기분이 들어、마키는 납득이 가지 않는 표정이었지만、본인이 그렇게 원한다면、무리해서라도 하기로 결정했다。
「……알았어。그럼、당장 만들러가고 싶으니까……」
뒤돌아 서서 다시 미닫이에 손을 대려하자、호노카는 그걸 막으려고 했다。
『에엣!?가버리는거야!? 한곡 정도 들려줘!』
「후후、그럴리、가。모처럼 여기에 왔고、그러니까。상관없다면 너도 같이 노래 부를래?」
완전히 기분 좋아진 마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마음이 안정 되었다、적어도 어제까지의 어딘가 어두웠던 소녀는、존재하지 않았다。
『괜찮아!?으응!마키쨩과 듀엣이다!』
그런 농담도 가볍게 받아들이고、마키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는것에、호노카 본인은 즐거워한다。
「듀엣은……사양할께」
쓴웃음 섞여 나온 말로、호노카는 조금 실망하긴 했었지만、마키가 피아노 근처로 가면、결국 평소대로의 그녀였다。
『에헤헤、오늘은 무슨 곡을 연주할거야?』
「……네가、처음에 들어줬던 곡이야」
피아노 덮개를 치우고、오늘 그녀는、매우 좋은 기분으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좋아하는걸 하고 있는 시간은、순식간에 지나가는것。깨달았을땐 이미 해도 반쯤 떨어진 모양새였다。
그것을 알아차린 마키는、이제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고선、피아노를 정리했다。
『하ー、재밌었다。노래라는거、재밌구나』
「……그러게。재밌어。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으면、무엇이라도 잊을 수 있으니까、오늘은、진짜 최고의 날이야」
『그럼 작곡도、부탁드립니다! 마키 선생님ー!』
「응。조금만、기다려」
『괜ー찮아!기다리는거엔、익숙하니까!』
「으응。그럼、내일 봐」
그렇게 말하고、평소보다 밝은 모습으로 마키는 음악실에서 나왔다。그걸 떠나보내는 호노카는 역시 평소 그대로의 미소로 배웅했다。
혼자 있는건 전부터 있었던 일이었지만。그 얼굴은、조금、어두웠다。
『……이제、한계인건가』
그렇게 자신의 오른손을 본다、다시 봐도 희미해져가는 몸을 보며、그녀는、쓸쓸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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