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문 과목에서 낙제까지는 아닌 (그렇다고 잘 했던 것도 아니지만)
평타는 쳤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코에이 게임들 덕분이었다.
정확히는 DOS_V 무렵부터 출시된 작품들.
대항해시대의 짝이 사회과부도였다면 거기에 더해,
학창시절 내내 내 컴퓨터 책상에는 옥편이 놓여 있었다.
게임은 하고 싶고, 공략은 없고.
별 수 있나, 찾아야지 ㅋㅋ
지금 이게 무슨 말인지, 무슨 명령어인지 한 글자 한 글자 알아갈 때마다 느껴지는 기쁨.
돌이켜 보면 그때가 아마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순수하게, 내가 원해서 공부를 했던 거지 싶다.
요즘의 코에이가 연신 헛발질을 해 대도 모질게 털어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마 그 시절, 그런 나를 있게 한 게임을 만들어 줘서가 아닐까.
그러니 제발, 그런 나의 추억에 찬물 끼얹지 말고 잘 좀 했으면 좋겠다.
하다하다 이젠 자국 게임인 신장의 야망까지 말아먹을 정도라니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