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풍신류 캐릭들을 열심히 했던 적이 있었죠. 무려 태그1 시절 ... ㅋㅋㅋ
그 이후로 가정용을 패드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아진데다, 왠지 '강캐는 하기 싫어!'라는 비뚤어진 맘에 풍신류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쩌다 철권7 와서 다시 풍신류를 플레이하게 됐네요.
계기는 넷에서 만난 노멀진에게 손도 발도 못 쓰고 당한 뒤 ...
노멀진의 그 흐드러지는 간지에 반해버렸던 거죠!!
그렇게 시작한 노멀진. 옛날 감을 살려 초풍도 써보고 콤보도 익히고 어찌어찌 적응하나 했지만 ...
중간에 벽에 막힌 듯 도저히 승단이 안되고 제자리걸음 하는 시기가 오더군요.
특히 겐부~백호 언저리가 힘들었습니다. 한 번 게임이 꼬이기 시작하면 4~5단씩 줄강단 당했다가 힘들게 회복하는 패턴의 연속 ..
대전 수가 500판이 넘어가면서 뼈저리게 깨닫게 됐습니다.
노멀진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갖춘 만능 캐릭터인 한 편,
그 다양한 기술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상황에 맞춰 다채롭게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캐릭터란 걸요.
초오찌, 뻥발, 하이킥 등 고성능 기술들을 축으로 하단기를 섞어주며 가드를 열어야 하는데,
카운터 캐릭 특성상 움직임이 패턴화되기 쉽고, 잠시라도 생각 없이 게임하면 다음 수를 상대방에게 읽히기 쉽다는 점이 맹점.
그동안 제가 주력으로 다뤄왔던 잭7이나 머덕 같은 캐릭터는 대체로 강력한 패턴 싸움을 주무기로 했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한번에 역전을 펼칠 시나리오 몇 쯤은 늘 쟁여두고 플레이 했습니다.
게임 양상은 보통 '상대방이 몰아치거나, 내가 몰아치거나'로 흘러가곤 했습니다. 복잡한 수 읽기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았죠.
그랬던 제가 드디어 '운영형' 캐릭터의 참맛을 본 것이죠. 노멀진을 통해 ...
톡 톡 안전한 기술들을 내밀어가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아 그걸 내미는구나 ... 그럼 더 빠른 기술로 카운터를 내 볼까? 가드 시키고 불리 프레임에 횡을 치며 노려볼까?' 등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생각하며 플레이하게 되니,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군요.
물론 이전에도 어느 정도는 수 읽기 싸움을 해 왔었죠.
하지만 이 철권이란 게임을 너무 오래간 플레이하다 보니 (어느덧 20년이 넘은;;)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 몇 판에서 상대의 패턴에 말려서 패배를 이어가다가, 치열한 수싸움 끝에 상대의 버릇과 약점을 파악하고 그걸 공략해 천천히 압도해 갈 때의 달성감이란 ... !
마치 이 철권이란 게임을 새로 배우고 익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과거보다 게임을 한층 깊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달까요.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한 판 한 판 전적을 쌓아가다 보니
무려 노멀진이 철권7 전 캐릭터 중 가장 많이 플레이한 캐릭터가 돼버렸네요 ...
그렇게 애정으로 한 땀 한 땀 길러온 제 노멀진이 오늘 드디어 의자에 앉았습니다!
시즌 2에서 계급에 대한 달성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노멀진의 승단은 기분이 각별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거운 철권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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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게임하시다 보면 조만간 승단의 기쁨을 누리실겁니다~! | 19.01.18 2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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