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날아갔는지는 몰라도 이 자리에 더 있어서 좋을 게 없었다.
감독관은 가온을 두고 그대로 도망치려했다.
“…….”
도망가려 하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떼어지지가 않는다.
감독관은 가온을 두고 갈 때 희미하게나마 들었다.
가온의 숨소리를.
빠득.
감독관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야, 어차피 곧 죽을 꼬마야, 그냥 두고 가자.’
움직임도 둔한 자신이 죽어가는 꼬마를 들쳐 업고 도망갈 순 없다.
큰맘 먹고 다시 발걸음을 떼어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몸은 요지부동이었다.
어째서? 감독관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평생을 겁쟁이처럼 혹은 비겁자처럼 살아온 게 자신이었다.
하룬가에 들어와서 높은 이들에게 아부하고 자기보다 낮은 이들은 부려먹으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런 자신에게 죽어가는 꼬마를 두고 가는 것은 남들에게 비난 받을 일이라 할지라도 감독관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이 세상은 강자가 법이고 약자는 죄다.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은 강자고 죽은 듯이 누워있는 꼬마는 약자다.
강자인 자신은 약자를 두고 갈 권리가 있다라고 감독관은 자기 합리화까지 했다.
“제길, 제길.”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발걸음이 떼어지지가 않는다.
감독관은 생각을 바꾸었다.
‘저 꼬마도 나랑 다를 바 없어, 내가 약자였고 저 꼬마가 강자였다면 날 버리고 갔을 거야.’
상황을 바꾸어보았다.
저기 죽은 듯이 누워있는 꼬마가 자신이고 멀쩡히 서 있는 게 꼬마라면?
꼬마는 분명히 자신을 버리고 갔겠지, 그래 그러겠지, 그러니 자신도 여기서 도망가도 이상할 게 없다, 이상할 게 없어야 했다.
“제길.”
아니, 상황이 반대였다면 꼬마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늑대에게 쫓겨 자신의 목숨이 위험했을 때 나타나 구해주었던 게 저 꼬마였다.
그렇게 못 되게 굴었던 자신을 용서하지는 않아도 목숨을 구해주었던 꼬마.
여기서 도망가면 자신은 저 꼬마보다 못한 인간이 되는 셈이었다.
“…….”
멈춰선 감독관은 조용히 가온에게 다가갔다.
온갖 잡다한 피 냄새를 풀풀 풍기는 가온은 미약하지만, 분명히 숨을 쉬고 있었다.
피 범벅인 가온의 목, 목을 감고 있던 목도리가 사라진 가온의 깨끗하고 하얀 목에는 노예의 각인이 새겨져 있었다.
평소의 감독이었다면 가온의 노예 각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겠지만, 감독관은 태연했다.
“지금 상황에서 노예고 사람이고 무슨 상관이야, 다 같은 생명인데 말이야.”
감독관은 깊게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그래, 딱 이번만 도와주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목숨을 구해준 꼬마를 두고 갈 순 없으니.”
그렇게 말하며 감독관은 눈을 감은 가온을 들쳐 업고선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말튼 영지의 북쪽에 위치한 거대한 산림 지대 랠리 숲, 그 숲으로 가는 길에는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잔뜩 쌓여있는 평원 사이에 놓인 마을들, 주민들은 그 안에서 한 해 농작물을 가꾸느라 지친 심신을 휴식하고 있었다.
“어이, 윌! 어딜 가는 거야?”
“그레이엄? 성 안에 들려서 약 좀 사려고.”
“약? 또 자네 집 꼬맹이가 아픈 건가?”
“그래, 어제부터 열이 펄펄 나서 급하게 가는 길이야, 약값이 또 올라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네.”
도성의 약은 품질은 좋지만, 비싼 게 문제였다.
한 첩 제조하는 데만 웬만한 가축 한 마리의 가격이었다.
약 자체가 비싼 건 아니었다.
세금을 내는 도성의 주민들에겐 값싼 가격으로 팔리지만, 세금을 내지 못하는 도성 바깥 외성의 주민들에게는 기존 약 가격에 덤터기를 씌워 팔았다.
윌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괴로움을 표출했다.
“제길, 세금 따위야 얼마든지 낼 수 있다만, 그 망할 놈의 하룬 가 때문에.”
매달 세금을 내면 도성 내에서 생활 할 수 있고 세금 자체도 비싼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들이 도성 안에서 살지 못하는 이유, 말튼 영지 내에서 온갖 악행을 벌이는 하룬 가 때문이었다.
말튼 영주에게 돌아가는 세금과는 별개로 하룬가는 도성 내 주민들에게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다.
그 금액만 세금의 서너 배, 이걸 내지 못하면 하룬가의 일당에게 보복을 당하니 보호비를 내지 못하는 이들은 도성 밖에서 살아야 했다.
말튼 성의 영주가 이를 막으려 여러 번 노력했지만, 상대는 십대 가문 중 하나인 하룬가, 말튼 성의 영주는 이 악행을 막지 못하고 방치 할 수밖에 없었다.
윌은 또 한 번 한숨을 내쉬며 지금의 처지에 절망했다.
“하아.”
“…….”
한숨을 쉬는 윌에게 그레이엄은 피식 웃으며 뭔가를 건네주었다.
돈주머니였다.
윌은 깜짝 놀라며 한사코 거부했다.
“됐네, 자네에게 빚진 게 한두 푼도 아니고, 수확한 농작물 중 좋은 걸로 추려서 교환해달라고 하면 될 거야.”
“됐어 이 사람아, 네가 아픈 것도 아니고 아들이 아픈 거라며? 받아, 나중에 자식이 무사하게 크면 그때 갚으라고.”
“……고맙네 정말로.”
“고맙긴 무슨, 20년 지기 우정에 이까짓 돈이 대수냐?”
그레이엄은 호탕하게 웃으며 윌에게 돈 주머니를 손에 꼭 쥐어주었다.
윌은 슬며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돈 주머니를 흔쾌히 받았다.
“그래, 진짜 고맙다, 진짜로.”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땅과 집뿐, 도성에서 거주하지 못하는 배척되는 사람들.
부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한 삶을 보내는 이들이었다.
터벅 터벅.
고요하고 한적한 마을에 누군가 찾아왔다.
중무장을 한 거한의 기사였다.
갑옷 중앙에 새겨진 문장은 장미 줄기가 철을 감싼 처음 보는 형태의 문장이었다.
기사는 마을의 입구에 도착하고는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
“…….”
기사의 얼굴은 투구로 가려져 무슨 표정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말없이 둘러보던 기사를 발견한 그레이엄이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하하핫! 이런 촌구석 마을에 기사님이 오실 줄이야,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여기가 어디냐.”
“여기 말입니까? 말튼 성 북쪽에 위치한 리엔 마을입니다.”
“여기서 랠리 숲까지는 얼마나 걸리냐?”
기사의 싸늘하고 강압적인 말투에도 그레이엄은 애써 밝게 웃으며 말했다.
“랠리 숲 말입니까? 저기 보이는 언덕 넘어서 하루만 더 걸어가시면 나올 겁니다.”
“그렇군, 고맙다.”
짤랑.
싸늘한 태도와는 달리 기사는 그레이엄에게 돈 주머니가 담긴 자루를 던져주었다.
그레이엄이 윌에게 건네주었던 돈 주머니보다 몇 배는 큰 크기였다.
그레이엄은 깜짝 놀라며 황급히 감사 인사를 했다.
“아, 아앗! 가, 감사합니다, 나으리!”
그레이엄은 냅다 무릎을 꿇으며 절까지 했다.
자루에 담긴 돈은 언뜻 느껴지는 무게만 해도 엄청난 액수의 돈이었다.
사람이 착하게 살면 언젠간 복을 받는다더니.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는 그레이엄을 내려다보던 거한의 기사는 차갑게 말했다.
“고마워 할 필요 없다, 노잣돈이라고 생각하면 되니 말이야.”
“가, 감사, 네? 노잣돈이라니요, 전 어디 먼 길을 가는 것도 아닌데.”
알 수 없는 기사의 말에 그레이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거한의 기사의 등 뒤에서 한 여성이 튀어나왔다.
중무장을 한 거한의 기사와는 다르게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성이었다.
그레이엄은 자기도 모르게 여성에게 넋을 잃었다.
한눈에 보고 반할만한 구릿빛 피부의 미인이었다.
여성은 앞에 있는 거한의 기사의 등을 툭툭 치며 다정하게 말했다.
“주우우운! 여기서 뭐하는 거야?”
“……내 이름은 준이다, 제대로 말해.”
“에잉, 딱딱하게 굴지 말고, 어라, 이놈은 뭐야?”
준이라 불린 거한의 기사에겐 다정다감하게 대하던 여성이었지만, 그레이엄과 눈을 마주치자 그녀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마치 혐오스러운 벌레를 본 듯한 표정이었다.
여성의 혐오 가득한 시선을 느낀 그레이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못했다.
가난한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고귀해 보이는 기사와 아름다운 여성, 누군지는 몰라도 평민인 자신보다는 아득히 높은 신분의 인물일 것이다.
그 와중에 여성은 준의 튼튼한 갑옷을 손가락 끝으로 두드리며 교태를 부렸다.
“준? 저 놈은 왜 처리하지 않는 거야?”
“……기다려라.”
“에이, 또 쓸데없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할 생각이야?”
“조용.”
준은 시끄럽게 떠드는 여성의 입을 다물게 하고 엎드린 그레이엄에게 말했다.
“고개를 들어라.”
“아, 아닙니다, 가, 감히 하찮은 평민인 제가 어찌 기사님 같은 분과 눈을 마주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고개를 들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다, 어서 들어.”
강압적인 준의 말에 그레이엄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든 그레이엄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건 거한의 기사와 표정을 찡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구릿빛 피부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레이엄에게 톡 쏘듯이 말했다.
“나 말고 주위를 둘러보는 게 좋을 걸?”
“네?”
여성의 말에 자연스럽게 돌아가던 그레이엄의 시선은 우뚝 멈췄다.
화르르륵!
거대한 화마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타오르고 있었다.
눈이 내리는 겨울 하늘 아래 타오르는 불은 마을 전체을 뒤덮은 채 끝없이 타오르는 중이었다.
그레이엄은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마, 맙소사! 무, 무슨 불이! 이, 이봐! 불이야, 불!”
그레이엄이 목청껏 외쳐보지만, 대답하는 마을 주민들은 없었다.
이만한 불이 났으면 사람들이 다 뛰쳐나오거나 하다못해 살려 달라 말이라도 나와야 했다.
그러나 그레이엄에게 돌아오는 건 고요한 침묵뿐이었다.
마을 전체를 뒤덮은 침묵 속에서 그레이엄은 기다리다 못해 자신이 살던 집으로 뛰어가려 했다.
“어머, 안 되지, 어딜 가려고.”
휘익!
“크아아악!”
뛰어가려던 그레이엄의 발목을 날카롭고 뜨거운 뭔가가 뚫고 지나갔다.
그레이엄은 눈 바닥에 얼굴을 박은 채 괴로워했다.
고통에 겨워 신음 소리를 울부짖는 그레이엄을 보며 여성이 무심하게 말했다.
“아 시끄럽네, 그냥 목을 뚫어버릴까?”
“그만.”
“쳇, 이러기야 준?”
그레이엄은 뒤통수에 들려오는 대화를 들으며 머릿속이 복잡했다.
대체 저들은 누구고 마을은 왜 불타는가, 그리고 왜 마을 주민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건가.
의구심은 추측으로 변질되었고 그 추측은 곧이어 확신이 더해져 의심으로 변했다.
그레이엄은 이를 악문 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그레이엄의 눈에는 기다란 불꽃 채찍을 든 구릿빛 여성이 싸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여성은 그레이엄의 눈빛을 보고 킥킥거렸다.
“킥, 이제야 눈치 챈 거야? 이제서 다른 사람들을 찾으려 해봤자 소용없어 전부 내가 죽였거든.”
“당신들은……누굽니까.”
“죽기 전 할 말은 그게 다지?”
구릿빛 여성은 대답할 생각도 없는 지 바로 불꽃 채찍을 휘두르려 했다.
불꽃 채찍이 휘둘러지려는 찰나 또 다시 거한의 기사 준이 그녀를 막았다.
“기다리라 했지, 적어도 죽는 이유는 알려줘야 한다.”
“나 참, 이런 벌레 같은 놈들은 그냥 죽이는 게 편해.”
“조용.”
준은 여성을 물러서게 하고 쓰러진 그레이엄의 앞에 섰다.
다리에서 흐르는 피가 눈밭을 붉게 적신 그레이엄은 이미 정신을 잃었는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준은 죽어가는 그레이엄에게 위엄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너와 여기 마을 주민 전원이 죽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기 리앤 마을은 세금을 내지 않고 외성 밖에서 기생하는 해충들이다 국가적으로 해가 되는 네놈들을 박멸해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걸 말이라고.”
죽어가던 그레이엄은 준의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자신들이 죽어도 되는 해충이 아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하는 건 죽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레이엄은 이를 악문 채 고개를 들며 외쳤다.
“우린 사람이다! 너희들과 같은! 엄연한 사람이라고, 크으, 애초에 빌어먹을 하룬가 놈들의 보호비만 아니었어도 세금을 내고 성안에서 살았을 거야! 빌어먹을 하룬가 놈들, 천벌을 받을 거다.”
푸욱!
“끄, 그아아악!”
그레이엄의 다른 멀쩡한 발목에 또 한 번 불꽃 채찍이 꿰뚫고 지나갔다.
이번엔 아예 다리 한 짝이 날아갔다.
미친 듯이 괴로워하는 그레이엄에게 불꽃 채찍을 휘두른 여성이 다가와 경고했다.
“또 하룬가를 욕하면 이번엔 목을 날려버릴 거야.”
“크으, 하룬가의 개였냐? 보호비 안내고 밖에서 산다고 다 죽이다니, 망할 자식들 니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고.”
“아니 우린 너희와 동격의 존재가 아니야, 나와 준은 이방인 네놈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존재야.”
“좀 욕하니 발끈하는 건 나랑 다를 바 없는 데, 이방인은 처음보지만 그닥 대단할 것도 없네.”
죽기 전 발악을 하는 그레이엄을 보던 여성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망할 자식, 아예 토막을 내주겠어.”
화르르륵!
여성이 든 불꽃 채찍이 더욱 강하게 빛을 발했다.
바람보다 빠르게 휘둘러진 채찍은 정확히 그레이엄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왔다.
피할 여력도 없는 그레이엄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완전히 잿더미가 된 리앤 마을, 형체도 남지 않은 시체 더미를 밟으며 여성은 짜증을 냈다.
“아오 짜증나 그 자식, 바로 토막 내서 죽이지 말고 사지를 절단해서 좀 더 고통을 줬어야 했어.”
겉보기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미인이지만, 내뱉은 말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가 짜증을 내는 동안 준은 죽은 그레이엄의 시체 옆에 돈주머니를 놓으며 말했다.
“노잣돈이다, 죽어서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제대로 된 삶을 살도록.”
준의 그런 행동을 옆에서 지켜보던 여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 마디 했다.
“준, 너 지금 그 행동 되게 어이없는 거 알아?”
“뭐가 어이없다는 거지?”
“애초에 이 마을을 휩쓸자고 한 게 너였잖아.”
“……죽어도 되는 해충이지만, 그래도 보내줄 땐 곱게 보내줘야지.”
준의 조롱 섞인 말에 여성은 할 말을 잃었다.
여성 또한 이 마을이 하룬가의 보호비를 내기 싫어 도망친 마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굳이 죽일 가치도 느끼지 못해 지나가려 했지만, 준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인 건 여성 자신이었지만, 동참하지 않았더라도 준 또한 이 마을을 파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주도한 학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노잣돈을 던져주며 저딴 소리를 지껄이다니.
미쳐도 제대로 미친놈이었다.
준의 투구 속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는 짐작이 되었다.
여성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나보다 또라이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준 너도 참 미치긴 했어, 안 그래?”
“잡담은 그만하자, 갈 길이 멀어.”
준은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도열해 있는 군대를 향해 외쳤다.
“랠리 숲의 위치를 알았다! 바로 출발 할 테니 잘 따라오도록!”
“넵!”
언뜻 보아도 천 명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군세, 군사들이 휘두르는 깃발에는 하룬가의 상징인 뱀과 칼이 교차하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이방인 하운드를 잡기 위한 하운드의 추가 토벌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