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덴 ‘상품’의 준비는이상없겠죠?”
“예 어머니… 어머니께서 골라주신‘상품’은 잘 조치해 두었습니다.”
“역시 우리 샤덴 총명하기도 하지요 그들의 땀과 노력이 있기에 우리들이 이렇게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수 있는거에요 알아들었나요 샤덴?”
그렇게 말을 샤덴의 어미니는 초승달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곤 샤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마치 빨리 이야기 해보라는 듯 샤덴의 입 주변을 사정없이 훑고 지나가고 있었으나 샤덴의 마음은 그무언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문 샤덴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는듯아무말 없이 힘없게 뒤돌아 섰고 이내 샤덴이 저택의 문을 나서려고 하던 때에 저택의 문 근처에 대기중이던 메이드 한명이 샤덴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렇게 그 여인은 샤덴의 모습이 사라지기 까지 한참을 바라보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뒤에 한참을 고급스러운 의자에앉아있던 한 남성에게 다가갔다.
“어머 총독님 저희 아들이 아직 철이 덜 들어서 버릇 없이 행동한 것 같아요 부디 저희 아들의 무례를 용서해주시겠어요?”
말을 마친 뒤 우아하게 치맛자락을 들추며 인사하는 여성 그 여성을 무심히 바라보던 총독이라는 남자는 괜찮다는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하하하! 괜찮다네 세르핀 뭐 저녀석 저러는건 내 하루이틀 보는게아니지 않는가 그보다 올해도 최고의 ‘상품’으로 준비했겠지?
“제 안목이 틀렸던 적이 있나요 쿠드조프 총독님? 올해도 총독님 생신에걸맞는 최고의 상품으로 준비해 뒀답니다. 3일 뒤 면 최고의 생신을 맞이하실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그렇게 세르핀으로 부터 자신감 넘치는 대답을 들은 쿠드조프 총독은 입가에 탐욕스런 미소가 번지는걸 참을 수가없었다. 한껏 격양이 된 쿠드조프는 기대감이 넘친다는 듯 손을 비비며 세르핀에게 이야기 했다.
“세르핀 올해도 날 만족시킨다면 베스테서의 귀 가문의 안전과 평화는 확실하게 책임져 주겠네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쉐이커인 당신 가문이라면 무슨 말 인지는 잘 알고 있겠지?”
“예 총독님 명심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문 모두가 총독님의 보살핌을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부디 올해도 편안히 즐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암! 지금에서는 오히려 내가 부탁해야겠지 3일뒤 잘 부탁하네! 하하하하!”
신이 난 듯 의자의 팔걸이를 내리치던 쿠드조프와 그를 아니 내심 고급의자가 상하지 않을까 의자의 팔걸이를 걱정스럽게쳐다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세르핀을 마치 창살이 덮치듯 그림자가 씌워지고 있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시미터의 손잡이 여관에선 마무리 작업이 한참이었다.
“저기 쥬니양? 프로이데양? 잠시시간 괜찮을까?”
“아! 세르핀씨 잠시만요 이쪽 테이블만 정리하고 바로 갈게요!”
세르핀의 부름을 받은 프로이데는 서둘러 남은 테이블들을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한번에 많은 양을 치우기엔 프로이데의 왼손만으로는 버거운 상태였기에 버벅이던 그때 옆 테이블을 정리하던 쥬니는 프로이데의 어려움을 눈치 채고는본인 양손 가득 있는 접시도 잊은 채 프로이데를 도우기 위해 다가왔다
“프로이데 언니 접시들은 제가 할 테니까 이 앞에 커트러리 들을 부탁드릴게요~”
“아! 미안 쥬니 그럼 부탁 좀 할게!”
그렇게 식기류를 정리중인 쥬니를 뒤로한 프로이데는 커트러리들을 담은 바구니를 가지고 서둘러 식기 세척장으로 향했고얼마 후 쥬니도 양손 한가득 식기들을 들고 쫒아 들어갔다.
세척장에서부터 식기들이 절그럭 거리는 소리, 커틀러리 들이 부딛히며내는 쇳소리가 얼마나 이어졌을까 꽤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프로이데와 쥬니가 이마를 닦으며 나오며 말했다.
“휴~ 고생했어 쥬니 그럼 세르핀씨에게 가보도록 할까?”
“네 프로이데 언니, 언니도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무슨 일 있으신 걸까요? 혹시 저희가 무슨 실수라도..”
“나도 잘 모르겠어.. 보통 폐점 종례시간에 전달사항을 전달하시는게보통인데.. 진짜 무슨 실수라도 한걸까?”
“후우.. 언니 괜히 떨리네요”
“아냐 아마 별일 아닐꺼야 일단 가보자”
이윽고 세르핀의 집무실에 다다른 프로이데는 긴장된 손으로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그러자 안에선 ‘들어와요’ 하는편안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를 들은 프로이데의 긴장도 어느정도 풀어지게 되었다.
“실례하겠습니다.”
하며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간 프로이데와 쥬니는 반갑게 웃는 세르핀의 미소를 보며 일말의 긴장감도 해소 할 수있었다. 이윽고 세르핀은 프로이데와 쥬니에게 앞에 의자에 앉기를 권했고 둘이 어색하게 스커트의 매무새를정리하고 앉자 세르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프로이데양과 쥬니양을 따로 부른건 다름이 아니고, 아 혹시 내일베스테 총독님의 생신 파티가 있는 건 알고 있나요?”
“네 매년 하고있는 행사니까요 크게 진행하고 있기도 하구요 쥬니도 알고있지?”
“네 언니 저도 알고있어요 베스테에서 총독 생신파티를 모르면 스파이 라고 하잖아요”
잘 알고있다는 듯 대답하는 프로이데와 그에 해맑게 동조하는 쥬니를 본 세르핀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다름이 아니고 올해는 우리 여관에서도 총독님 생신파티의 준비를 돕게 되었어요 그래서 말인데 특별히 프로이데양과쥬니양에게 파티 준비를 부탁하고 싶어서 이렇게 따로 보자고 한거에요”
세르핀의 이야기를 들은 프로이데와 쥬니는 서로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듯 세르핀에게 질문했다.
“어째서 저희 둘인거죠? 저희 여관에는 저희보다 더 능숙하고 베테랑종업원들이 있는걸로 알고있는데요”
“물론 더 오래된 종업원들이나 능숙하게 일을 하는 종업원들도 많아요 그런데 그사람들은 일 에만 베테랑이지 높으신분들의상대를 그렇지 않거든요”
“그건 저희들도…”
부정하는 프로이데의 말을 손짓으로 끊으며 세르핀이 말을 이어갔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프로이데양 당신은 우리 여관의 종업원들과는 다른 기품이 느껴져요 그리고….”
어색하게 말을 끊은 세르핀은 프로이데의 오른팔을 한번 쳐다보고는 프로이데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세르핀씨 말씀하세요”
“아 그럼 실례할게요 프로이데양은 그..장애가 있음에도 위축되는 면도없고 오히려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마력같은게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제가 당신을 선택한 이유기도 하구요 그리고 쥬니양은 온지 몇일 안됐는데도 마치프로이데양과 한몸인 것 처럼 움직이는걸 유심히 지켜봐왔어요 그래서 선택된 거구요”
그렇게 세르핀의 설명이 끝나자 그 이야길 들은 쥬니는 갑자기 의기양양한 포즈와 표정을 지으며 한 껏 어깨를 세우며말했다.
“역시 프로이데 언니에겐 제가 딱 맞는거 같아요 그쵸 언니?”
“어?응! 확실히 쥬니랑몇 일 안되는 기간이었지만 나랑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 인거 같아! 확실히 쥬니가 온뒤에 일도많이 편해진거 같고”
“그래서요 세르핀씨 저랑 언니는 가서 뭘 하면 되는거죠?”
그순간 세르핀의 손에 들려있던 화려한 색감의 부채가 펴졌다.
-촥-
그리곤 우아하게 부채를 입주면에 올리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잖아도 이제 설명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우리 여관은 베스테에서도 전통이 깊은 여관인데 좀처럼 총독님을 모실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내일 저희 여관쪽 사람이 총독님의 곁에서 시중을 들 기회를 얻은거에요 그 자리에 제가 여러분들을 추천한거구요 잘 해주실수있죠?”
이야기를 마친 세르핀은 들고있던 부채를 천천히 정리하며 프로이데를 지긋이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이 부담스러웠던 프로이데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어쩔줄 몰라했으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며 힘차게 대답냈고 이에 호응하듯 옆에있던 쥬니도 큰소리로 ‘맡겨만주세요!’ 라고 의기양양 소리쳤다.
‘저질렀다!.’
대답이야 힘차게 했지만 프로이데는 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 서빙업무를 하는 것 맞지만 높은 사람이라고 해봤자 여관에 간혹 들르는 승천자 정도들이었고 그나마 승천자들도프로이데의 ‘불편함’을 보자 기분 나쁜듯한 내색을 하는게대다수 였다. 때문에 총독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불편해 해서 여관이 피해를 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시작한 것 이었고 이 근심은 예쁘장한 프로이데의 얼굴에도 드러날정도로 그녀에겐 크나큰 문제였었다. 그러나프로이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르핀은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할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은 아주 큰 손님을 모셔야 하니까 여러분들이가능한 가장 아름다운 의상차림으로 여관으로 오도록 하세요 혹시 의상이 없다면 제가 빌려 드릴 수 도 있으니 필요하면 지금 말씀하시구요 어떤가요프로이데양 쥬니양?”
“아 네 사실 몇 일전 우연찮게 드레스를 얻게 되어서요.. 저는 걱정없을 것 같아요”
“앗! 언니 남자친구한테 선물받은거야? 헤에..부럽다.”
“무슨소릴..! 아니거든?!”
“아하하 얼굴 빨개졌네~ 아무튼 부럽다아..”
둘의 대화를 듣던 세르핀은 눈치 챘다는듯 쥬니에게 말했다.
“그럼 쥬니양은 오늘 골라보고 가시겠어요?”
“네! 부탁드릴게요 세르핀씨”
“그럼… 쥬니양은 여관 행사용으로 사용하던 드레스 중에서 골라서 가보도록 하고 프로이데양은 어서 들어가서 쉬도록해요 두 사람 오늘 모두 고생했어요~”
“네 세르핀씨 그럼 프로이데 들어가보겠습니다. 쥬니도 드레스 잘 고르고와”
“응 언니의 미모에 지지않는 드레스를 골라서 꼭 언니를 놀래켜 줄꺼니까 기대하라고!”
쥬니의 천진난만한 말에 프로이데는 살짝 웃어주곤 세르핀의 집무실에서 나왔다.
집무실에서 나온 프로이데는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여관의 잡일들과 마무리하고 있던 다른 종업원들을 도와 여관일을마무리하곤 내일 있을 총독 파티에 대한 걱정반 기대반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여느때와같이 아저씨들의 추파가 들려왔지만 그 농담을 받아 줄만큼 여유가 있는 상태의 프로이데가 아니었다.
‘하아.. 내일 잘할 수 있을까?’
멈추지 않는 긴장감을 최대한 억누르며 프로이데는 현관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집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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