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용은 미래를 꿈꾼다6화
‘분명 내방 호실은 510호, 5층 이랬지?’
나는 하나하나 호실을 세가며 방을 찾았다.
“508호, 509호, 510호, 여기네.”
문을 열려는 찰나 방 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는 목소리였지만 여기 있을 리가 없는 인물이었다.
“서방님이 늦는군…”
나는 현실을 부정하며 문을 열었다. 역시나 방안에는 내가 오늘 부담임으로 추천한 보랏머리의 섹시한 미녀, 양수연이 잠옷 차림으로 내 방에 들어와 있었다. 근데 서방님이라니 무슨 소리지?
“당신이 왜 여기 있지?”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은 아내의 도리입니다. 서방님.”
“누가 서방님이야? 혹시 이 방에 당신 남편있어?”
“아! 제가 경황이 없어서 그만, 죄송합니다. 이공, 부디 저의 서방님이 되어주십시오.”
“뭐?”
서방님이라니? 대체 뭔 소리야? 지금 이 처자는 나한테 프러포즈 한 거야? 나랑 나이차이가 150년은 더 되는데?
“당신 혹시 나랑 나이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네. 하지만 사랑에 나이는 의미가 없고 다행히도 서방님의 육체는 젊었을 때 그대로니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저와 혼인해 주십시오. 말하시는 것은 다 따르는 아내가 될 테니!”
그녀가 진심을 담은 눈빛으로 나에게 부탁했다. 위험하다, 그녀의 풍만한 신체도 원래 위험한데 그녀의 얼굴은 눈에 간절함이 담겨있으면서 너무나도 귀엽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그냥 흥미나 보답 목적으로 온 거라면 같이 잤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진심으로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 그런 사람을 단지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최대한 달랬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의 마음에 응할 수 없어.”
“저로는 안 되는 겁니까? 어째서죠! 만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아, 진짜 흔들리려하네. 참기 힘들 정도로.
“아니 일단 들어봐. 너랑 나는 교사야. 그리고 나는 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왔어. 그러니까 적어도 학교 안에서는 너와 그런 짓을 할 수 없고 무엇보다 내가 너에게 어떠한 호감도 느낄 수 없어. 너랑 나는 오늘 처음 만났잖아. 그러니 나는 너의 마음을 받을 수 없어.”
이게 내 솔직한 진심이다. 그런데 말을 잘못 선택했나보다.
“그러면 만약 제가 시간을 들여서 서방님의 마음을 얻으면 혼인 해주신다는 말인가요?! 학교가 아닌 곳이면 저와 함께 있어 주실 수 있고요?.”
솔직히 이 정도까지 진심일 줄은 몰랐다. 어쩌면 나도 방금 것으로 호감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 날의 진실을 파악할 때까지는 안 된다.
“그래, 알아줬으면 오늘은 이만 가주지 않을래? 나도 오늘은 피곤해서.”
“네! 서방님!”
그리고 그녀는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녀는 창문으로 나갈려다 갑자기 돌아와서 이쪽으로 왔고 나를 안았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서방님!”
이렇게 한밤중의 소란은 막을 내렸고, 나는 샤워를 하고 바로 잤다.
한밤 중 어느 폐건물에서 들릴리 없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외국어였지만 대략 내용은 이랬다
“녀석이 있는 곳을 알아냈는가?”
“네, 이 옆에 있는 지역의 성균고등학교라는 곳입니다.”
“학교인가, 가능하면 조용히 그를 죽이고 싶었는데 힘들겠군.”
그리고 심야의 살벌한 대화는 목격자 없이 계속되었다.
빠빠빠라라~
아니 슈발 왜 알람이 나팔연주냐고, 여기가 군대야?! 엉? 이거 설치한 놈 아마 백퍼센트 황현이다. 이 놈 옛날부터 자기가 군대가는 거 마음에 안 들어했고 무엇보다 지 다음세대들이 군대의무가 풀린 것에 짜증냈으니까.
세수를 하고 밖에 나와 보니 척춘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스승님!”
“그래, 오늘은 너에게 몇 가지 숙제를 줄게”
“예!”
사실 어제 자기 전 이 녀석을 단련시킬 방법을 생각했다. 그 결과 몇 가지를 떠올렸는데…
“일단 너는 나랑 싸울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강림을 쓰지 마. 그리고 내가 오늘 몇 가지 동작을 보여 줄 테니까 그걸 매일 연습해.”
“네!”
“그리고 너 당구랑 포켓볼 칠 줄 아냐?”
“네?”
녀석이 반문했다.
“일단은 할 줄만 압니다만…”
“그래? 그럼 내가 이걸 줄 테니까 방에서 연습해. 당구랑 포켓볼은 수읽기와 찌르기의 정밀성과 힘의 조절 등에 도움이 되거든. 니가 700정도 되면 아마 힘을 썼을 때 자아가 남아있다면 제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런 깊은 뜻이! 예!”
“그럼 내가 지금부터 보여주는 것을 따라해, 일단…”
그렇게 한 10개 정도의 동작을 가르쳐준 후 나는 녀석과 해어졌다. 아마 지금대로 라면 저놈은 반 년 안에 힘을 제어할 수 있을 테고 잘하면 3년 안에 넘버즈가 될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수업은 3일 후 부터니까 오늘은 학교 주변을 걸어 다녀야겠군.
“선생님~”
뒤에서 누가 나를 불렀다. 띨띨이였다.
“왜? 뭔 일 있어?”
“네 그게 학생 2명이 말다툼하고 있는데 그게 어제 제가 말리려던 2명이거든요. 같이 좀 가주실 수 있나요?”
“아~ 그 창잡이와 마법사? 그러지 뭐”
그녀를 따라가니 어제 그놈들이 있었다. 어제 승패를 못 나눈 것 때문에 쌈판이 난 것 같다.
“야, 니들 뭐하냐?”
“뭐야 당신? 분명 어제 새로웠다는 담임인가?”
마법사 놈은 수염을 깍아서 그런지 나를 못알아봤다. 근데 말이 꼽다?
“그래, 근데 니들 지금 뭐하냐? 한 놈은 창들고 한 놈은 지팡이들고 일단 이곳은 전투 금지일텐데?”
“나한테 명령하지마! 너 따위가 감히! 내가 누군지 알아?”
놈이 고함을 지르며 말했다.
“누군데?”
“나는 5자리 랭커 국회의원 김대현의 아들 김새호라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너 우리 아버지에게 찍히고 싶냐! 당장 예의를 갖춰!”
“찍으라해”
“뭐?”
“아 찍으라고”
“이게…”
“일단 말하지만 니 빽이 5자리면 내 빽은 넘버즈인 이 학교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
“알겠으면 닥치고 좀 가지? 분량 적어지거든.”
두고봐! 라며 한 번 쯤 듣고 싶었던 소리를 내며 마법사는 도망쳤고 창잡이도 괜히 상황이 어색해져서 돌아갔다.
“선생님…”
“왜?”
“꼭 유치하게 이사장님을 거론해야 했나요? 그냥 선생님이 어제처럼 제압하셨으면 될 텐데.”
“그건 내가 선생이기 때문이야. 선생이 이런 걸로 학생들을 때리는 건 좀 아니잖아? 그리고 두 번째는 저 놈이 교감의 파벌일거야. 그래서 내가 함부로 행동 할 경우 교감이 꼬투리를 잡을 수도 있거든.”
“아!”
유라는 젊은 청년처럼 생긴 것과 달리 200살을 넘은 그것도 세계대전을 2차례나 겪은 백전노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그 짧은 사이의 행도에는 그가 자신의 입장과 상대의 행동에 대한 계산과 경험, 그리고 자신감이 있었다.
“그건 그렇고 너는 뭐하러 나왔냐?“
“네?”
“아니 오늘은 자유 시간이잖아? 심심해서 혹시 재미있는 일 없나 해서.”
“아~, 저도 딱히 할 게 없어서 주변 좀 돌아보다가 필요한 것 좀 사러 나갈려고요.”
“흠~ 그거 좋네, 그럼 나도 학생들 가르칠 자료나 미리 한 번 봐야겠다. 혹시 양쌤 보면 내 방으로 와달라고 해줘.”
“네.”
그녀는 그를 믿지만 딱 하나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이 세계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 친숙하고 그 사람의 종합적인 힘 자체를 나타내주는 숫자, `랭킹′이었다. 5자리 수준의 척춘곤을 압도하고 심지어 그가 현세 강림을 했음에도 구룡을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학교 최강이라 알려진 신황현의 실질적인 스승이라면 그는 얼마나 강하고 대체 몇 위일까? 적어도4자리 중 상위권은 되고 3자리, 넘버즈 조차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넘버즈 중 대한민국 출신은 2명인데 이사장과 이 학교 출신 여성이다. 그리고 4자리 안에서도 이구룡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정체를 숨긴 랭커겠지.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몇 위이신가요?”
“내 랭킹?”
“네”
“궁금해?”
“네”
“그럼 니가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해서 7자리가 되면 알려줄게.”
“약속이죠?”
“그래, 약속이야. 뭐 손가락이라도 걸어주리?”
“아니요, 충분해요. 그럼 이만”
“뭐야, 싱겁게시리.”
구룡은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고 중얼거렸다.
나는 교무실에서 내 자리를 들른 후 역사교과서랑 자료를 받아 방으로 왔다. 교과서 자체는 종이책이었지만 자료들은 전부 전자식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방에 들어오고 나서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구룡과 해어지고15분 정도 양수연을 발견한 한유라가 그녀에게 구룡이 찾고있다는 말을 들은 후 내심 들뜬 마음으로 그의 방에 갔다. 목적은 수업 준비를 돕는 것이었지만 그와 함께하여 그의 호감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연 순간,
“이딴 걸 교과서라 줘?!!!!”
그의 노성이 방, 아니 복도 전체에 울렸다. 그녀는 순간 지릴 뻔 했지만 6자리의 힘으로 어떻게든 버텼다. 구룡은 그런 그녀를 보더니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물었다.
“양쌤, 죄송하지만 이사장 좀 데려올 수 있나요? 그 새끼 지금 아마 자고 있을거에요.”
말은 정중했지만 살의까지 느껴졌다. 그녀는 알겠다고 하고 1층으로 피난했다. 그리고 왠지 박력이 넘쳐 멋지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다시 한 번 그에게 빠졌다.
그에게서 빠져나와서 3분 정도 후 이사장을 그녀는 데려온 그녀는 넘버즈인 이사장이 드롭킥을 맞아 날아가는 귀중한 관경을 목격했다.
“야”
“왜?”
“이거 뭐냐?”
“하하 뭘까?”
“이 나라가 몇 년 전에 역사자료가 대거 없어진 건 이해하는데…”
“는데?”
“이건 성의가 없는 수준 아니냐? 아니 미친 무슨 고등학교 교과서부터 초등학교 교과서랑 책이 똑같아!”
“아니 그게 교과서 자체는 수준 높은 건 있는데…”
“있는데?”
“그걸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나랑 교감 둘이 거든.”
“근데 왜?”
“내가 하면 학생들이 겁먹고, 교감은 수업을 안 하려고 해서. 하하”
“하아~ 이런 미친. 상황자체는 알겠어. 젠장, 오늘 밤은 놀기 글렀네. 야, 노트 좀 준비해줘. 당연히 내 돈은 안 써.”
“얼마나 많이?”
“전교생 수+50개”
“뭐? 그럼 너 지금500개를 준비해 달라고?”
“응. 교과서가 적당히 개 같아야지.”
“아, 알았어,”
“양 쌤, 죄송해요. 아무래도 자료가 개판이라 수업준비는 힘들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바로 서점에 가야하거든요.”
“네, 네? 괘, 괜찮아요. 그것 보다 도와드릴 건?”
“아직은 없어요. 혹시 내일 필요한 게 있으면 부타드릴게요.”
“네! 꼭 불러주세요!”
그녀가 가니 황현이 나에게 물었다.
“양선생 너한테 반했냐?”
“그런 것 같지?”
“응”
“뭐…, 그건 넘어가고 일단 서점가기전에 방 좀 꾸미게 너도 좀 도와.”
“나도?”
“응, 너도”
한30분 정도 짐을 풀고 나는 서점에 갔다. 근데 역시 역사책은 별로 없었다. 뒤지고 뒤져서 한5권 쯤 사고, 근처 맥○날드에 가서 빅○을 시켜서 가볍게 먹고 있는데 주변이 시끄럽다.
“뭐여, 무슨 아이돌이라도 왔어?”
그곳에는 학생들15명 정도가 왔다. 근데 그 중 가운데 2놈, 이 녀석들은 이름은 까먹었지만 아마 띨띨이를 제외한 나머지 톱3였다. 근데 이것들은 왜 우루루 몰려오고 지랄이야? 그때 그 중하나가 나를 발견했다.
“수아 아가씨, 저기 보세요 이번에 새로온 역사 선생님이십니다.”
“지혁아, 저거 이번에 온 역사아니냐?”
아무래도 여자 쪽은 시녀가, 남자 쪽은 친구 아니면 따까리인 놈이 각각 놈들에게 말했다.
“그렇네요.”
“진짜군.”
그냥 가만히 있었다. 괜히 아는 척하다 지갑 털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근데 이 놈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신지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래. 니들은 분명 띨띨이…, 가 아니라 한유라와 함께 신입생 대표였지?”
“기억해주시니 감사하군요.”
“네”
“그래서, 혹시 나에게 볼일있니?”
“볼 일 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도입니다.”
“뭔데?”
“선생님은 이사장님과 어떠한 관계이시죠?”
“학생들 사이에는 선생님들이 이사장님의 추천으로 편입된 낙하산이라는 소문이 있어서요.”
“진짜? 세상 무섭네, 일단 그 녀석, 아니 이사장이 나를 추천한건 맞지만 낙하산은 아니야. 니들한테만 말하는 거지만 이미 나는 이사장한테 어제 환영회하기 2시간 전에 부탁받았거든.”
“네?”
“겨우 2시간전에?”
“그래, 갑자기 불러다 놓고 척춘곤과 다이다이 까게 하더니 나보고 선생이 되어달랜다. 그 과정에서 척춘곤도 제자로 받게 되고.”
“?!”
“그런데 이사장님은 왜 하필 선생님을 추천하셨죠? 다른 분도 많았을 텐데. 교감도 반대했을테고.”
“내가 그놈이 아는 놈들 중 가장 뛰어나니까. 내가 걔 스승이야.”
““네?””
녀석들이 동시에 물었다.
“내가 생긴 것보다 나이가 훠얼씬 많아.”
“그렇다면…”
“역시 이쪽이”
놈들이 서로 수군거리다 결심을 한 듯 나에게 말을 했다.
“선생님, 부탁이있습니다.”
“뭔데?”
“저희를 당신의 파벌에 넣어 주십시오.”
후기: 중간고사가 개판입니다. 그리고 첫 추천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