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하나름_리에는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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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묘한 매력을 풍기는 여자였다.
이름은 채리에-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사랑스러웠다.
그래서인지 22살, 그녀는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
신부 측 하객은 연령대가 다양했지만 대부분이 남자인 것으로 보아 그녀는 대단히 매력적이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또 결혼을 축하해야할 하객들의 한숨과 탄식이 곳곳에서 새어나왔다고 하니 그녀의 결혼은 그들에게 여간 허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그녀가 임신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엔 다소 의아한 구석이 있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최근 헛구역질이 잦아지면서 몸이 편치 않았던 리에는 병원을 찾았고 내과 진료의에게 자신의 증상을 얘기하자 의사는 그런 그녀를 보고 난처해했다.
그리고 나선 산부인과 진료를 권했는데 그 모습이 여간 당황스러운 게 아니었다.
“...사, 산부인....과요?”
리에는 헛웃음이 나오려 하는 걸 간신히 참으며 혓바닥을 내민 채 난색을 표했다.
마음속으론 내과진료의의 엉터리 소견을 비웃어 주고 싶었지만 일단 발걸음을 바로 아래층인 산부인과로 옮겼다.
리에를 반갑게 맞이한 산부인과 진료의는 진료도중 갑자기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네모난 안경을 곧추세우며 다시금 흘겨본 후에야 힘겹게 입을 뗄 수 있었다.
“이틀 전에....분명 임신이라고 진단해드렸는데... 정말...기억 안 나세요?”
“...네? 말도 안 돼... 설마요~”
임신이라는 의사의 거듭된 소견에도 리에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장난을 받아주듯
생글 거리는 미소로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아하하, 웃겨. 눈물 나요. 정말~”
웃고 있었지만 상당히 이질감이 있는 미소였다.
며칠 전에도 분명 그녀는 이렇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으니까.
그렇게 다음날에도 또 이후에 몇 번, 똑같은 이유로 병원을 찾은 리에.
그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임신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매번 처음 듣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그 기이한 풍경은 리에의 입덧이 멈추기 전까지 반복되었다.
“......”
[임신 거부증]
산모가 임신사실을 자각해내지 못하는 정신 병리학적 병명이다.
리에는 아무래도 임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진료의의 산모로서 육체적 변화가 부진했었다는 추가 소견도 덧붙인다.
리에는 만삭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점이 그녀가 임신 거부증을 앓고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2_하나름_외로운 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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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쏟아지던 밤...
인적이 드문 새벽대여서 그런지 길바닥에 눈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길가에 세워진 차 지붕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에 늘어서있는 차중에 길가의 풍경에 어울리지 않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차 한 대가 눈에 띄었다.
마치 이렇게 비싼 차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차 뒤쪽으로 온기가 새어나오는 것으로 보아 시동이 걸려 있던 이유 때문이리라.
차안엔 두 사람이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으니 그 훈기는 더했을 것이다.
조수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리에였고 그녀의 몸을 덮고 있었던 건 병원에서 만난 내과 의사였다.
리에의 집 앞까지 에스코트하고 또 한 번 불이 붙은 것 같았다.
깊은 밤, 짙게 썬팅된 앞 유리, 세차게 흩날리는 눈발은 두 사람의 애정행각이 더욱 깊어 질 수 있는 환경을 자연스럽게 조성했다.
결혼도, 임신도, 이런 리에의 은밀한 사생활을 막지 못했다.
리에는 결혼한 후에도 외로움을 느꼈으니까.
아니 더 많이 느꼈다.
사랑받기위해 습관이 되어버린 미소와 행동도 쓸 곳이 없어져버렸다.
리에의 결혼식장을 가득채운 남성 하객들은 그런 외로움을 감싸 안아준 그녀의 껍데기들이었다.
이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결혼을 선택했지만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여전히 외로웠다.
심지어 배가 나오고 헛구역질을 하다 거울을 바라보니 결혼 전의 사랑스럽던 자신의 모습이 망가져가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사랑받고픈 그녀의 열망이 임신거부증을 야기한건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만...”
- 스윽.
리에가 아래로 향하는 남자의 손바닥에 손등을 걸었다.
풀어진 셔츠를 코트로 감싼 후 몸을 일으켜 차 문을 열었다.
- 벌컥.
“오늘은... 그냥 갈게.”
“뭐? 여기서 그만두자고?”
“몰라 아까부터 배가 살살 아프네.”
리에와 남자의 말투를 보건데 사이는 이미 깊어져 있는 걸로 보였다.
뭐, 리에 입장에선 외로움을 감싸줄 그 간의 남자들과 다를 바 없었겠지만...
“눈길 위험한데 그래도 쫌만 더 같이 있지?”
“됐네요~ 아마 그 안이 제일 위험 할걸?”
리에는 남자가 처음 반했던 그날처럼 혀를 내밀어 그의 사심 가득한 제안을 거절했다.
여전히 생글거리는 미소였지만 입김이 날리는 이 날씨에도 리에의 볼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암튼 갈게~”
심지어 몸을 돌려 집으로 향하는 리에의 목소리에서는 조급함마저 스며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모퉁이를 돌아서자 발걸음이 점 점 느려졌다.
쌓인 눈이 발목을 잡고 놔주지 않는 것처럼 발이 무거워 보였다.
“으으...진짜 아프네...”
배를 움켜쥐었다.
이제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 걷는 것처럼 절뚝거렸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식은땀의 수가 늘어났다.
“아프다고...진짜 아파....”
그녀는 벽을 짚어 몸을 지탱하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집으로 발을 옮겼다.
“하아...진통제가 집에 있었던가...”
“...??”
일찍 출근하던 김씨는 새벽 첫차를 타기 위해 문밖을 나섰다가 이웃집 새댁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게 살아있는 리에를 본 마지막 증언이었다.
힘겹게 발길을 옮겼던 그녀의 족적은 그녀의 주소지 10m를 남겨둔 어두운 골목에서 멈춰 섰다.
- 푸욱!
“어...어?”
그녀의 작은 몸 안으로 서늘한 칼날이 들어왔다.
“차...차가워...”
몸속으로 들어온 이물감이 너무나 차갑고 불쾌해 칼자루 쪽으로 손을 가져갔더니
온기가 느껴졌다.
칼자루를 먼저 쥐고 있는 손.
아마도 내 몸 속에 칼을 찔러 넣은 장본인의 손이 틀림없다.
리에의 시선은 그 손을 따라 올라갔다.
후드를 깊게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리에는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칼을 쥔 손 네 번째 손가락의 반지를 봤으니 단지 확인 차원이었다.
그는 자신의 남편이었다.
“여...여보...”
- 푸욱!
그는 대답 대신 또 한 번 리에의 몸속에 칼을 찔러 넣었다.
오랫동안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는지 방금 전 격렬한 움직임에 눌러 쓴 후드위에 눈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분노를 가득 머금은 듯 한 고함이 그의 입속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이년이...이 썅년이 지금 어,어디서 무,뭘하고 이제 들어오는거야~!!!”
“아냐...여보...그, 그런게 아니게 아니...”
- 푹! 푸욱!
“@#$%@#*&&%*~~!!!”
“$%@#^%$*!!!”
- 푹! 찌익- 푹푹!
“#$#&%!!!!”
- 푹푹 푸욱 푹!
그날 이 남자의 고함을 듣고 잠이 깬 이웃도 있었다.
워낙 깊은 밤이었고 그 절규는 짧았기 때문에 의례 술주정뱅이의 주사이겠거니 하고 내다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 푹~푸슉 푸슉!
리에의 외도를 몇 번이나 목격했다고 진술했던 그는 한눈에도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남자들 속에서 그녀를 쟁취해 결혼까지 이끈 과정부터가 순탄하지는 않았을 테니 불안감은 사건 이후에도 가시지 않는 것 같았다.
- 푸욱! 푸욱! 푹! 푹푹!! 푸욱 푹푹푹 !!!푸우욱... 푹푹푹푹푹!!!...
34차례_
한때 미래를 약속했던 남자가 그녀에게 남긴 상흔의 수다.
- 땡그랑~
그제서야 꽉 쥔 손에 힘이 풀렸는지 바닥에 칼을 떨구고 숨을 헐떡인다.
작은 몸을 감싼 분홍빛 코트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녀는 더 이상 고개를 들어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이제 정말 리에는 외로워보였다.
그렇게 묘한 매력을 풍기던 리에는 그 매력으로 인해 짧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눈이 잠시 그쳤다.
하지만 비극은 그럼에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3_하나름_욕망이 남기고 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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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는 간신히 헐떡이는 숨마저 멈춰버린 상태.
눈마저 그친 상태라 피로 범벅이 된 골목 안 풍경은 적막이 감돌았다.
“후우- 후우-”
그녀의 목숨을 앗아간 남자만이 마치 주변의 모든 운동 에너지를 흡수하듯 숨을 거칠게 내쉬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움직임이 없는 그녀를 보자 치밀었던 감정이 어느새 식어 버렸다.
뭔가 미련이 남는 듯 그 자리에 서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때-
그때였다.
- 꿈틀.
“....!?”
리에의 미세한 호흡마저 멈춘 상태에서 다리 사이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경련이라 보기엔 부드러운 움직임이여서 그런지 소름 끼치는 장면이었다.
남편은 너무 놀라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표정이 굳었다가 곧바로 다시 일그러졌다.
“응애 응애~”
리에는 죽기 직전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아마도 사망 전 내연남의 차 밖으로 나올 때 배가 아프다는 말은 핑계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차에서 내린 후 삼거리 모퉁이의 CCTV에 찍힌 그녀의 불편해보였던 걸음걸이도 산통이 이유였다면 설명이 된다.
스윽.
리에의 목숨을 앗아간 그 남자,
아니 그 이전에 그녀의 남편이었던 그 남자는 갓 태어난 아이를 안아들었다.
아내가 낳은 아이 .
법적으로 그의 아이이기도 했다.
가로등을 등진 채, 후드를 눌러써 표정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새하얀 치아가 드러났다.
- 빠득...
결코 미소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마찰음이 치아사이에서 들렸다.
“ 불쌍한 우리 아기....”
여느 아빠들이 아이를 안듯 아이를 포옹하며 잠시 얼굴을 묻더니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이제는 앙다문 치아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 끅 끄윽 끅끅~
“...너는... ”
“...너는 과연 누구의 아이일까... 내 얘가 맞기는 한 걸까...”
“아니지, 아냐...도저히 내 얘라는 생각은 안 들거든...끅끅”
“...우...웅 어~”
“...??”
실성한 듯 웃으며 혼잣말을 했던 남자는 자신의 말에 반응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의 목소리에 놀랐다.
그러면서 작게 꼼지락 거렸다.
“......”
새 생명의 움직임이 얼마나 사랑스럽겠는가.
하지만 그의 표정에선 방금 전 실성한 듯 새어 나오는 웃음기마저 사라져버렸다.
아니 입 꼬리를 아래쪽으로 더욱 굳게 다물었다.
아이의 몸짓에 리에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떠올라 버린 것이다.
그로인해 생긴 안 좋은 기억까지도...
“그래...가자...”
그는 한손으론 아이를 안은 채 다른 한손으론 바닥에 떨어뜨린 칼을 다시 줍고 말을 잇는다.
“너도 엄마 곁으로 어서 가야지...”
그렇게 안타까운 모녀의 죽음은 마무리 됐고 그 남자는 사건 발생 5시간 만에 부근 편의점 앞에서 검거됐다.
눈이 비로 바뀐 사건 당일 날 아침,
리에의 시신 주위에 수사 중이라고 써진 노란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주민들의 모여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테이프 안쪽을 들여다보고 탄식을 쏟아내고 있었다.
사건 현장은 분주했다.
현장보전을 위한다며 주민 통제에 힘쓰는 경찰관,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청취하는 형사,
본부와 무전을 취하며 수사를 지휘하는 반장,
또 검은색 조끼등판에 과학수사라고 적힌 전문가로 보이는 수사관들이 각자 쭈그려 앉아 증거를 채집하느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검은색 조끼를 입은 수사관중 한명이 증거채집을 하면서 앉은걸음으로 리에의 시신 쪽으로 가까이 갔다.
그리곤 시신 정면 바로 앞에서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지며 소리쳤다.
“바, 바, 바바, 반장님~!!!!!!!”
“??????”
“애기가...아, 아이가 있어요!!!!!!!!!!!????”
“뭐....뭐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임마~~~”
터무니없는 수사관의 외침에
형사 수사관 할 것 없이 일단 리에의 시신 쪽으로 모여들었다 .
근데 정말 아이가 있었다.
그것도 멀쩡히 살아서 움직이는 아이가.
리에를 죽인 남자도 취조 중에 아이를 살려준 이유에 대해 묻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어...? 아이가 살아있다고요? 분명 죽었을 텐데? 그때 이미 칼로 몇 번이나...몇 번이나...”
실제로 아이의 시신은 엉덩이 목 배등 7군데에 걸쳐 칼에 찔린 채 바로 옆 공원 헌옷 수거함
에서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멀쩡히 살아있는 이 아이는 대체 어떻게 설명이 될까?
...그렇다.
리에는 쌍둥이를 임신했던 것이었다.
아마도 사건이 일어나고 먼저 태어난 아이가 살해당하는 순간엔 아직 리에의 뱃속에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배우자로서 리에를 죽인 남자 역시 그녀의 임신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리에의 몸매가 어디 외견상 쌍둥이를 잉태했을 것이라고 상상 할 수 있는 일이었겠는 가?
결국 그녀의 임신 거부증이 한 생명을 구한 셈이 됐다.
안타까운 죽음이었지만 먼저 태어난 아이의 목숨을 댓가로 구원받은 생명이 있었다.
사랑받고픈 욕망은 그렇게 한 생명을 남겼다.
이 참혹한 사건은 흰 눈처럼 새하얀 이 아이에게 슬픈 웅변을 전하는 것 같았다.
‘아이야... 부디 사랑 받으며 살아다오’
‘우리의 몫까지...’
-라고 말이다.
강력 1팀 하나름 경장 수사일지 중에서-
#4_윤현표_욕망에 눈을 뜨면 욕망에 눈이 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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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들어?”
난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며 물었다.
“너무 행복해...너무 행복해서...”
황홀한 눈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연예인처럼 훤칠하고 조각 같은 얼굴은 아니지만 이 미소에 넘어온 여자들이 많았다.
생전의 엄마가 웃고 있는 사진을 보고나서 아 이런 기분 이겠구나 했다.
엄마의 웃는 얼굴도 사랑스러워보였다.
물론 지금 난 알고 있다.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오늘 밤 어때?”
“으응...응응!!!”
그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목걸이가 따라 흔들리는걸 보고 헛웃음이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억눌렀다.
혀를 내민 채 신난다하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사실은 혀를 깨물며 웃음을 참은 것이다.
근데 눈치 없이 귀엽다며 내 품에 안겨 볼을 부비고 난리다.
- 쏴아아아...
“음음~~~룰루”
방금 전 목걸이를 걸어준 여성은 샤워를 하며 흥얼거리고 있다.
호텔 안, 시간은 밤 11시-
고급스러워 보이는 인테리어와 둘이만 있기엔 너무 넓은 실내-
‘숙박비 좀 나오겠네.’
쓸데없는 생각이다.
어차피 계산은 그녀 몫이다.
불화통인 휴대폰이 실내라 그런지 더 요란한 듯 보여 꺼 놓았다.
내 휴대폰에 울며불며 매달리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돈이 많은 것 같다.
선물공세에 데이트 비용 등등, 난 별로 돈을 써본 적이 없다.
그런데 목걸이를 선물했으니 오늘 그녀의 감정은 폭발 했을 것이다.
침대에 몸을 뉘였다.
덩그러니 혼자 있는 것 같아 더 외로워져 버려 몸을 웅크렸다.
“뭐야, 벌써 자는 거 아니죠??”
어느새 샤워를 마친 그녀는 자신의 몸을 자연스레 포개어 왔다.
알몸인데도 내가 걸어준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바보 같아- 여기 숙박비정도면 그런 싸구려 목걸이 몇 개는 살 텐데...’
“현표씨 사랑해요... 그리고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
방금 그 말엔 대답하지 않았다.
속마음이 뻔히 보였으니까.
그녀는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
28살이며 나보다 5살이나 많지만 그녀는 내가 연상인줄 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녀는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그녀는 날 대기업 간부의 후계자쯤으로 알고 있다.
다른 여자가 선물한 외제차를 타고 다니니 멋대로 오해했다.
다른 여자가 선물한 명품 옷을 걸치고 다니니 너무 쉽게 넘어 왔다.
그녀는 마치 나의 반쪽처럼 끈적하게 달라붙어 날 애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진짜로-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오늘이 자신의 마지막 하루라는 것도-]
나는 커다란 선물을 준비했다.
이건 내가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환상을 품게 했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했다.
그리고 목걸이는 그 행복의 증표이니 그녀는 오늘 최고의 기분일 것이다.
“최고의 기분으로 최후를 맞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내방식이 맘에 드는지 문득 궁금해져 그녀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현표씨~?”
“응? 어떨 것 같아? 어떨 것 같은데 ~?”
몸을 일으켜 세워 대답을 채근 했다.
“음...왠지 후회는 없을 것 같은데... 왠지 야한 쪽 얘기 같지만~~”
“그렇지? 후회는 없겠지...그래서 난 오늘 꼭 널 죽여야겠는데...허락해 주겠어?”
“아 몰라 변태~!!!!”
그러면서 날 더욱 뜨겁게 끌어안는다.
뭐래 이 바보가...
뭐 일단은 내버려두자 그녀는 좀 더 행복해질 여지가 있어 보이니까.
내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분명 오늘 내 외로움을 달래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은 또 외로울 텐데....
모레는 또 어떡하나....
“하아...”
문득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날 엄습해 한숨이 나왔다.
“고요야...”
“응 뭐라고?”
“아...아냐, 계속해...”
갑자기 튀어나와 버린 이름을 얼버무렸다.
[한고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게 짧은 여름을 선사한 여자였고,
동급생이었고,
동족이었고,
내 처음 손님이었다.
고요가 머물렀던 그 해 여름은 외롭지 않았다.
고요와 함께 있으면 내일 있을 외로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오늘따라 보고 싶네...’
나는 그녀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틀어쥐며 눈을 감았다.
그때 잠깐 외로움이 물러갔다.
그러자 그날의 여름이 생각났다.
녹음 밑에서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던 그 뜨거운 여름...
“욕망에 눈을 뜨면 욕망에 눈이 머는 거야.”
문득 고요가 한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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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욕의 표현_1화_욕망에 눈을 뜨면 욕망에 눈이 먼 다._E>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727348&contest=104
네이버 챌린지에도 연재 시작했습니다.
글 처음 써보는 글린이지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서
라노벨 느낌으로 가볍게 써보려고 합니다.
피드백받구 글빨리 늘고 싶어요~
[잡담]
리에의 죽음을 글로 쓰기 전에 콘티를 짜봤어요 머릿속에 이런 느낌을 글로 뽑아 내야하는데
잘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결론적으론 아직 글빨 부족을 실감했습니다.
그중에 맘에드는 한컷을 채색해봤는데
핑크핑크한게 맘에 안드네요
남자 주인공인 현표의 성인 얼굴을 그려봤습니다
2화부터 바로 고등학교때로 거슬러 올라가는터라 쓸때는 없지만 필받아서 한번 그려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