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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 그래서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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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이젠 살짝 지쳤다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훑듯이 쓸어내리며

문득, 정말로 아무 의미 없다는 듯이 동생이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글쎄, 정말로 맥락도 뭣도 없는 얘기지만 말이야 누나. 갑자기 생각난 얘기가 있어."

 

"누나야 바깥소식에 통 관심이 없으니 몰랐겠지만옛날에 우리 동네에 한 남매가 살았는데 둘이 사이가 꽤 좋았어. 오빠는 서강대에 다니고 동생은 그럭저럭 공부 좀 하고. 가끔 오빠가 동생 공부도 봐주고 같이 놀러도 다니고. 그랬다나봐. 정말로 얌전하고 착한 남매여서. 대체 애들을 뭘 먹이고 키워야 저렇게 사이가 좋은 걸까. 주위 부모들이 늘 신기해하던, 그런 사이좋은 오누이였어."

 

"그런데 내가 고2땐가? 그 둘이 갑자기 사라진 거야. 우리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한 장만 달랑 남기고. 정말로 감쪽같이 사라졌어. 밤이 깊어져서야 편지를 발견한 부모가 이리저리 알아봤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지. 원래 쓰던 번호는 해지해버렸는지 없는 번호라고 뜨고. 대학에선 휴학계를 냈다고 하고. 친구들도 죄다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하니 미칠 노릇이었겠지. 나도 그 친구 중에 하나여서 걔네 부모님이 찾아왔었는데. 정말 얼굴이 말이 아니더라.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도 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어. 갑자기 사랑하는 자식들이 둘 다 사라져 버렸으니. 그 속이 오죽했겠어. 경찰에 신고를 해도 이게 편지 때문에 실종이 아니라 단순 가출로 처리가 되서 그렇게 열심히 조사하지도 않고. 날로 초췌해지는 부모를 보며 이웃들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릴 뿐이었지."

 

"대체 그 착한 애들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

 

"결국 흥신소에 의뢰를 해서 1년 반만 인가에 남매를 찾았어.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는 곳도 아니었어. 딱 집에서 1시간 떨어진 교외의 유원지에서. 같이 유모차를 돌돌 끌던 남매를 마주한 거야. 서로 심장이 덜컥했겠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남매가 배꼽이 맞아서 사랑의 도피를 떠난 거였어. 둘 다 성정이 여려서 차마 지울 생각은 못했나봐. 애가 들어선걸 알고, 어떻게 해야 하나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그렇게 도망친 거겠지. 오빠는 공장엘 다니고 동생은 애 키우고 그렇게 둘이 살림 차려서 부부 놀이도하고, 오순도순 잘 살고 있었다더라고. 부모야 돌아버릴 노릇이었겠지. 한 번도 속 썩인 적 없던 자식새끼들이 갑자기 이런 대형 사고를 쳐버렸으니. 그래도 어떻게 부모가 잘 설득을 했는지 자식이 부모를 잘 설득한 건지. 오빠는 다시 대학을 다니고 동생도 검정고시를 쳐서 오빠랑 같은 대학에 합격하고……. 자식 닮아서 성정이 여린 부모는 손주 재롱에 피식피식 하면서도 이걸 어쩌나. 한숨을 푹푹 쉬고……."

 

흐음, 하고 손가락으로 빨대를 빙글빙글 돌리며 장난을 치던 누나가 턱을 괸 채

조금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결론이 뭐냐 묻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래서는 뭐 그래서야."

 

동생은 피식 웃으며 다시 커피 잔을 들었다.

이 다음은, 당연히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듯이.

 

"그냥, 그렇게 곤란한 듯 불행한 듯. 행복하게 잘 살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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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유게에서 봤던 글을 바탕으로. 기억을 헤집어가며 쓴 글입니다.

 

대화 연습하고 싶어서 써봤는데 꽤 마음에 들어서.... 

 

아니 걍 댓글 받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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