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접근시키지마! 주포 조준!”
올가가 단원들 전원을 향해 외쳤다.
MS가 3기, 상대방의 전력은 이쪽을 훨씬 능가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
여기서 포기하면 여태까지의 노력과 행동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하핫, 바로 정리해버리자고 매슈!”
“오우——!!”
3기의 브루어즈 측 MS는 밀집편대를 이루어 이사리비에 접근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3기는 순식간에 분산하더니 라이플을 쏘아대며 이사리비를 향해 접근했다.
“——크으윽!!”
3기의 MS의 총격이 이사리비에 명중하고, 함체가 마구 흔들린다.
“물러서지마! 아키히로가 올 때까지 버텨! 일제사격——!!”
올가의 외침과 함께 이사리비의 모든 주포가 불을 뿜었다.
이사리비는 필사적으로 포격을 가했다.
그러나,
“헤에~ 열심히 공격하고 있군.”
“그렇다고 해도 이쪽에는 전혀 닿지 않지롱~~”
이사리비의 포격은 전혀 닿지 않았다.
브루어즈 소속의 MS 파일럿은 전부 아뢰야식 사용자이다.
나노머신으로 인해 향상된 공간인식능력과 함께 외부 기기의 정보를 직접 뇌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전투용 인터페이스.
향상된 그 공간인식능력은 이사리비의 함포가 어디를 노리는지 선명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뇌에서 정보를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일반 MS와는 비교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포탄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헤헤, 그럼 슬슬—— 뭐지?”
그때, 그란이 무언가를 느꼈다.
마치 짐승 같은 무언가가 바로 뒤에 있는 듯한 기분을.
그란은 뒤를 돌아보았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이쪽을 향해 접근 중인 백색의 MS였다.
“그만해——!!”
미카즈키가 공격하자 그란의 맨 로디는 서둘러 뒤로 물러서려 했다.
하지만 미카즈키의 반응이 훨씬 빨랐다.
페달을 연달아 밟아 발바토스의 무릎 부분이 맨 로디를 걷어찼다.
“크악!”
맨 로디에 덮친 충격이 번개처럼 전신에 퍼지고, 그란은 절규했다.
“그란, 괜찮나?”
관성의 힘으로 떠다니는 그란의 맨 로디를 매슈의 맨 로디가 끌어안았다.
“뭐지, 저 녀석?”
매슈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란이 정신을 차렸다.
“얕보다니!”
상당히 열 받았는지 라이플을 발바토스를 향해 조준한다.
그때, 마사히로의 통신이 울렸다.
“멈춰, 그란!”
“뭐야, 마사히로!”
마사히로가 그들을 멈추자 그란은 짜증나는 듯이 쏘아붙였다.
그러나 마사히로는 신경쓰지도 않고 통신을 전했다.
“내가 할거야.”
그 말에 그란의 짜증이 더욱 증폭됬다.
“야, 그게 무슨……”
“——저 녀석도 우리들과 같은 아뢰야식 사용자야.”
“뭐……?!”
그 말을 듣고, 그란은 눈을 크게 떴다.
아뢰야식 사용자는 한정되어 있었다.
나노머신의 체내 정착 문제로 수술이 가능한 대상은 성장기인 아이, 10대 중반 정도까지가 한계다.
다시말해 탑승자는 어른이 아닌, 자신들과 같은 소년병…….
“게다가 저 MS, 건담 프레임이야. 그렇다면 너희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인체에 증설된 외부감각기인 아뢰야식.
본래 MS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로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액제전 당시 개발된 모든 MS에는 전부 이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제되어 있다.
그러나 그 성능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은, 액재전 말기에 개발되어 전쟁을 종결시킨 MS——건담 프레임뿐이었다.
“그란, 매슈! 너희들은 패트로와 비토와 합류해서 함선을 공격해. 이녀석은 내가 상대하겠어.”
“저기, 잠깐만, 마사히로?! 이런 굴욕을 받고 그냥 넘어가라고?!”
“장난하자는 거야?! 저녀석은 내가 쳐죽이고 싶다고!”
자신들이 받은 치욕을 되돌려주기 위해 끈덕지게 매달리는 동료들.
그러나 마사히로는 한마디로 반론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
“닥쳐! 방해된다고.”
숨겨진 격정의 일부를 보이면서, 마사히로는 폭군처럼 위압을 띠었다.
그렇게 말하자, 아무도 그에게 말대답 하지 못했다.
고개를 숙이고, 속으로 분함을 삭히며 동료들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마사히로는, 구시온을 조작하여 등에 장착된 배틀 해머를 빼들더니, 발바토스를 향해 쳐들어간다.
이에 미카즈키 또한 세성에서 받은 새 무기——MS용 근접 특화 도검, 타치(太刀)를 발검한다.
도검과 배틀 해머가 부딪치고, 격렬하게 불꽃을 튀겼다.
“큭!”
“하핫, 재법이잖아! 과연 건담 프레임을 조작할 정도는 되는군.”
자신의 공격에 반응한 발바토스를 보고, 마사히로는 유쾌하다는 듯이 웃음을 띠고 공격해왔다.
“……!?”
말을 잃는 그란과 매슈를 두고, 격렬한 싸움이 일어났다.
미친듯이 춤추는 것처럼 도검과 해머가 부딪치고 허공을 몇 번씩이나 가른다.
두 기체의 모습은 희미하게 보이고, 몇번씩이나 위치가 바뀌고 있다.
민첩성을 이용해 무시무시한 쇳덩어리를 피하면 구시온의 권격이 발바토스의 몸체를 때렸다.
이에 미카스키는 거칠게 조종간을 쥐며 매뉴플레이터를 조작, 타치를 휘둘렀다.
그러나 튕겨져 나갔다.
스피드와 민첩성은 발바토스 쪽이 더 뛰어났지만 상대의 장갑은 매우 두꺼웠다.
게다가 자신의 반응속도에 뒤떨어지지 않는 반응속도와 그 맹렬한 공격은, 미카즈키가 지금까지 직면했던 적이 없었던 강한 것이었다.
——강하다!
눈앞에 있는 적에 대해 미카즈키는 그렇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