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 출처= http://jeonsango.tistory.com/103
보통 구(球)형 물체는 명암이 이렇게 생기지요. 미술학원에서 처음 그림 시작하면 배우게 되는거라 많은
분들이 익숙하실 겁니다.
일단 사람의 안구도 이름처럼 구형으로 되어있고, 대개 풍경이 없는 캐릭터 단독 일러스트(주로 캐릭터 소개용)
는 광원이 오직 한 방향에서만 오도록 그리는게 보통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요즘 그림을 그릴 때에는 몸 전체의
명암 방향과 눈동자에 생기는 하이라이트의 방향을 통일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에 그린 그림들을 지금 와서 보면 뭔가 엉성하다 싶은 느낌이 드는데, 아직도 그 그림들이 왜 엉성하게 느껴
지는지 모든 이유를 알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많은 이유중에 [눈동자 하이라이트 방향과 몸 전체의 명암이 따로
놀아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했습니다.
(인체, 색감 등의 다른 문제점들은 이 게시물에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수년 전에 그렸던 그림을 바탕으로 뜯어고쳐서 원작 그림체에 맞게 (올해에)수정한 카난입니다.
그런데 예전 그림을 재활용하느라 빛의 방향상 어두워져야 할 곳에 눈동자의 하이라이트가 들어가버린
것까지 그대로 해버렸죠. -_-;;; 그래서 다음 작품부터는 조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눈동자 하이라이트 방향에 따라 그림의 인상이 달라지잖습니까?
사실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도 '여기에 하이라이트가 생겨야 얼굴이 이뻐보인다!'싶은 위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딜레마가 생겨버립니다. ㅠ_ㅠ;;
둘중에 왼쪽처럼 눈동자에 하이라이트(흰색)를 찍어주는게 제가 원했던 캐릭터의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눈동자 명암에 맞춰 전신의 명암을 [↙]방향으로 넣어주려니 전체적인 느낌도 별로고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서 빼도박도 못하겠다 싶더라구요. 그렇다고 전체적인 명암은 그대로 냅두고 눈동자만
위 이미지의 왼쪽처럼 하려니까 고증오류 아닌가 싶어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결국 오른쪽처럼
마무리했습니다.
캐릭터의 눈빛, 시선처리는 다소 감점이 되었다고 스스로 느끼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들로부터 [어째서
눈동자에 맺히는 빛이랑 몸 전체 명암이 반대 방향이죠?]라고 태클걸릴 일을 피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 아닌가......하고 어떻게든 레드썬!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쪽도 비슷한 이유로............
아무리 생각해도 눈동자 하이라이트는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에 생기는게 좀더 자연스러운 인상이 된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빛이 한 방향에서 오게 설정해둔 이상 눈동자 하이라이트와 몸 전체의 명암의 방향을
통일해주는게 '더 말이 된다고' 생각해서 왼쪽처럼 그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오른쪽처럼 해놨습니다.
그런데 이게 작업을 계속 하면 할수록 회의감이 느껴지는게 아닙니까??
△이쪽이 제가 얼마전에 완성한 왁푸의 아말리아 그림이고,
△이쪽은 제가 아말리아양을 그릴 때 참고로 삼았던 원작 애니&설정화의 모습입니다.
애니는 한 사람이 만드는게 아니라 여러명의 애니메이터가 손을 대겠지만, 아무래도 다들 일선에서 뛰는
프로들이다보니 적어도 저보다는 그림 실력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빛이 오는 방향과
반대방향에 눈동자 하이라이트를 찍어두었다??? 그렇다면 이건 적어도 [실수]로 그렇게 한건 아니라는
얘기겠죠?
원본 캐릭터가 이렇게 그려졌지만 그래도 저는 고증 오류로 태클걸릴게 두려워-요즘 그리는 일러스트 시리즈가
원작에 충실하게 그리는걸 컨셉으로 잡은 것도 있지만, 한편 최대한 단점을 지적받지 않도록 몸을 사리며
그리고 있습니다. 남한테 욕 먹는걸 극도로 싫어하고 그걸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성격이라서......;;;- 어거지로
눈동자의 빛과 몸 전체의 빛 방향을 통일시켜버렸습니다. 그래서 캐릭터가 화면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강하게
노려보는 그림 치고는 눈빛이 약간 먼 산을 바라보는 듯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미국웹툰 'Sleepless Domain'의 한 장면.
위에 언급한 아말리아 공주님의 사례 이외에도 간혹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이렇게 전체적인 빛의 방향과
눈동자 흰 점 방향이 반대로 된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이 문제로 고민을 하던 저를 완전 멘붕시킨 작품이 있었으니........
식극의 소마 애니메이션판!!!!
원작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그리겠다고 정해놓은 이상 얼굴 인상은 그대로 가져오긴 해야겠는데..........
애니메이션의 니쿠미 얼굴을 그리기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참 경악스러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눈동자의 빛 방향이 어쩌구 하기 전에, 코부분의 명암이 항상 같은 자리에 생긴다는 것입니다!!!
머리카락은 대부분의 경우 좀 애매하게 처리를 해놔서 빛의 방행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말이 되게
해놨는데(어쩌면 이게 함정(?)일지도....;;) 니쿠미가 [←]이쪽으로 고개를 향하고 있고 빛이 [↘]이렇게
내리쬐고 있다면 콧대쪽의 어둠이 정면(=시청자쪽)으로 향할 때도 있을텐데, 정말 귀신같이 콧대의 어둠이
바깥쪽만을 향하고 있더군요. 이게 제가 고민하고있던 눈의 하이라이트와 맞물려서 저에게 혼란을 가져왔
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이 전적으로 옳다는 전제를 깔고 보면, 니쿠미의 얼굴은 이 둘 중에 하나처럼 되어야'만' 합니다.
콧대를 기준으로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갈린다면 눈동자 하이라이트는 반드시 밝은 쪽에 있어야 한다는 거죠.
허나 식극의 소마 애니, 그리고 니쿠미 스샷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되는대로 막 그려버린 겁니다. ㅠ_ㅠ;;;;
평소 하던대로, 임의로 빛의 방향에 일관성을 줄 수도 있었는데 제가 니쿠미만큼은 왜 이렇게 해버렸는지
저 자신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글이 좀 길어졌는데, 제 궁금증을 정리하자면
1. 빛이 한 방향에서 온다고 가정했을 때, 눈동자의 하이라이트(흰 점)방향과 전체적인 명암이 반대로 놀아도
그게 아예 말이 안되는 현상은 아닌 것인가? 그게 가능할 경우 어떤 원리로 그렇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2. 본문에 언급한 프로 작가들의 사례처럼, 눈동자 하이라이트 방향과 전체 명암의 방향이 반대로 되어있어도
그것때문에 태클 걸릴까봐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는 것인가?(즉, 괜한 걱정이냐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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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과장이나 생략을 염두해두셔야되여. 반실사나 실사가 아닌이상에야 데포르메가 들어간 그림이라면 눈은 그 캐릭터의 지문같은 거니까요. 사람의 손가락을 과장해서 4개 6개로 그릴순 없겠지만 관절부위의 묘사를 조금 매끄럽게 생략해서 매끈한 손을 그릴수있는거처럼 어느정도 중간을 찾으셔야뎀.
(IP보기클릭)218.158.***.***
단점을 지적받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많은 부분이 있을 텐데, 앞으로의 그림 그리기에서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지적을 통해 단련하기보다는 스스로 프로와 비교해보며 단련하는 쪽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적에 민감한 자신을 돌아 보면 너무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 같지 않나요?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면 더 많이, 즐겁게, 자기 주관대로 그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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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을 지적받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많은 부분이 있을 텐데, 앞으로의 그림 그리기에서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지적을 통해 단련하기보다는 스스로 프로와 비교해보며 단련하는 쪽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적에 민감한 자신을 돌아 보면 너무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 같지 않나요?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면 더 많이, 즐겁게, 자기 주관대로 그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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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과장이나 생략을 염두해두셔야되여. 반실사나 실사가 아닌이상에야 데포르메가 들어간 그림이라면 눈은 그 캐릭터의 지문같은 거니까요. 사람의 손가락을 과장해서 4개 6개로 그릴순 없겠지만 관절부위의 묘사를 조금 매끄럽게 생략해서 매끈한 손을 그릴수있는거처럼 어느정도 중간을 찾으셔야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