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큿! 물러서서 마스터를 지켜라! 저 검은 위험하다!"
"아르토리아!!"
마슈를 뒤로 물려 <방패>로 마스터를 지키게 하고 자신은 앞에 남은 아르토리아를 향해 리츠카는 오른손<영주>을 내뻗는다.
─영주를 통해 명한다──!
─그 명, 받았다. 마스터!
검게 물들었으나, 그 본질 만큼은 변하지 않은 별이 낳은 환상<성검>이 강렬한 빛<패기>을 발하며 번쩍인다.
방출되는 마력은 폭발적으로, 폭력적으로 거칠게 내뿜어지며 성검을 감싼 거대한 빛의 칼날이 된다.
"비왕철퇴─극광은 반전한다─"
"그 원한을 해방해라!"
"─빛을 삼켜라!!"
"붉은 눈의 흑룡검<레드 아이즈 블랙 드래곤 소드>!!"
"약속받은 승리의 검<엑스칼리버─모르건>!!"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그 이형의 보구의 진명을 개방한 순간─거무튀튀한 원한은 거대한 칼날이 되어 대지를 휩쓴다.
프랑스의 대지 전체를 휘둘러 베어내는 듯한 거대한 횡베기가 지나간 자리는 역병이 지나간 자리처럼 시꺼멓게 죽은 황야로 뒤바뀐다.
그 거대한 칼날<원한>에 맞서 나타난 것은, 레이저 포와 같은 참격<성광 聖光>.
본래라면 좀 더 어두침침했을 그 빛은, 마스터<후지마루 리츠카>의 영주에 의해 다시 한번 반전되어 찬란한 빛을 머금은 참격<포砲>가 되어 쏘아진다.
─모든 것을 황폐화 시키며 끔찍한 절규를 외치는 원한과 어둠에서 반전된, 검게 물든 별빛의 섬광이 격돌한다.
푸른 초원은 황폐화되어가며 비명을 지르며, 하늘조차 불살라지며 새까맣게 죽어간다.
─여파가 잦아들었을 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충돌과 동시에 참격과 참격은 커다란 굉음과 폭발을 일으키며 유례 없는 거대한 후폭풍이 되어 프랑스 전역을 휩쓸었다.
짓밟히다 못해 죽어버린 대지는 푸르름을 잃고 제대로된 발을 딛을 곳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무너진 흔적을 남겼다.
그 땅에 살아남은 생명 따위가 있을리 없었다.
이 땅의 모든 것을 증오하는 폭거가 일으킨 참상은 땅이나 바위같은 무기물부터, 곤충이나 새와 같은 작은 생명마저도 간단하게 도려내서 날려버렸다.
[저 보구...아서왕의 약속된 승리의 검<엑스칼리버>에 밀리지 않는거야?!]
"닥터!"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어, 리츠카 쨩. 나도 본대로 말하자면─불가능해.]
그 땅 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명<리츠카 일행>은 그런 엄청난 위력을 내보이고도 지친기색 없이 태연히 서있는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검에서 피어오르는, 눈에 보일 정도로 흘러넘치는 증오와 원한을 보고 전율한다.
[서번트가 자신의 영기를 이상한 거<듀얼 몬스터즈>랑 뒤섞는 일 같은건 있을 수 없어!]
"본인을 변화시키는 보구라면 몰라도, 이건...!"
"하나 밖에 없네."
[하나 밖에 없어.]
"성배!"
[성배야!]
로망과 리츠카의 말이 겹친다.
의문이 의혹이 되고, 지금에 이르러서 확신하게 되었다.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성배를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면 저도 알 수 있어요. 저 검은 저<용의 마녀>는...서번트로서 영기가 파탄나있어요...!"
"정령의 힘을 이용해서 강제로 비튼건가...!"
깊게 숨을 들이내쉬며 호흡을 정도하여 자세를 바로잡은 아르토리아가 아직 빛이 꺼지지 않은 검은 성검<엑스칼리버>를 고쳐잡고,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비틀링 영기의 원인을 간파한다.
<붉은 눈의 흑룡>이라는 규격 외의 정령과 환상종인 용과 그 아종인 와이번의 원한이라는 비상식적인 것들을 융합한 이형의 보구<붉은 눈의 흑룡검>.
그런것을 아무리 성배의 힘을 빌렸다지만 쉽게 만들 수 있을리 없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용의 마녀>라는 뒤틀린 특성일 것이며, 서번트로서의 영기를 파탄 낸 것도 그 <용의 마녀>의 특성일 것이다.
[도망쳐! 마슈! 리츠카 쨩! 지금의 전력으로 성배를 가진 저런 서번트를 이긴다는건 말도 안돼!]
"그렇게해서 도망쳐서 이길 수 있다면 진작에 했어요, 로망."
상황은 파악했다.
전력도 파악했다.
눈 앞에서 이걸로 끝이냐는 듯, 어두침침한 웃음을 흘리는 잔 다르크의 오른손이 올라간다.
또 다시 저 이형의 보구<붉은 눈의 흑룡검>이 온다.
"─던져요! 마르타 씨!!"
"사랑을 모르는 가여운 용이여<타라스크>!!"
이미 이야기는 끝나있었다.
준비가 끝나있던 마르타의 투포환<보구>이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붉은 눈의 흑룡검을 든 순간에 맞춰서 발사되었다.
거대한 머리,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난 등딱지와 다리 세 쌍.
전갈과 같은 독을 품은 가시가 돋아난 긴 꼬리를 가진 마르타의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괴수<용> 타라스크.
마르타의 힘<물리>으로 쏘아진 그 거대한 거북이와 같은 몸체는 태양과도 같은 끓어오르는 열을 품고 작열하고 스스로의 몸을 회전시키며 투포환이 되었다.
"─?! 큭?!"
자신의 보구에 대항할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빈틈을 찌른 작열탄이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이형의 보구를 가로막아 빈틈을 만든 순간.
영주로 보구에 쓸 마력을 대신했던 아르토리아가 자신의 마력을 로켓처럼 방출시키며,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이 년...?!"
"검을 다루는게 어설프군!"
이형의 보구를 쓸 간격을 절대 주지 않겠다는 듯 몰아붙이는 아르토리아의 참격은 그 클래스<세이버>의 위용에 상응하는 것이었다.
단 한 순간이라도 성배의 힘을 빌린 그 보구를 쓰게 놔두지 않겠다는 듯이 압박해나가는 아르토리아의 매서운 공격 일변도에, 잔 다르크<용의 마녀>는 그녀를 떨쳐내기 위해 붉은 눈의 흑룡검을 내지르며 동시에 자신을 불사른 불을 저주로서 내보낸다.
"방패가 되라! 드래곤<타라스크>!"
그러나 그 저주는 맞지 않았다.
작열하며 회전하여 1차 타격을 한 직후, 일직선으로 날아가다 부메랑처럼 다시 회전하며 날아든 타라스크가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뒤퉁수를 치며, 동시에 아르토리아에게로 쏘아진 저주<불꽃>을 그 딱딱한 등껍질로 막아낸 것이다.
"이것들이...!"
공세로 이어나가려던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시도가 막히고, 다시금 검의 폭풍이 몰아친다.
인정사정없이 마력을 분출하여 본인이 가진 리치<거리>를 매꾼 아르토리아의 난폭한 검술은 본인의 기량과 반전된 성격이 결합되어 무자비하고 거침없지만 명확하게 급소를 찌르는 검술로 잔 다르크<용의 마녀>를 끝없이 몰아붙인다.
"찰거머리 같은 영국년!"
"시골 촌년과 같은 저속함이군."
반격을 위해 검을 휘두르는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오른손을 엑스칼리버의 폼멜로 가격해서 흐름을 끊고 몸통박치기를 하며 품으로 파고들어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몸을 튕겨내어 검을 휘두를 간격을 잡는다.
보구의 위력은 강력하지만, 검 자체를 다루는 능력은 기껏해야 아마추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이라는 말이 이렇게도 어울릴까.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실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저 이형의 보구의 위력을, 검의 명수<세이버>의 앞에서 너무 일찍 보였다는 것 뿐이리라.
"아니 시골 촌년이 맞던가. 오를레앙의 처녀따위로 불려서 기뻐했으니 말이야."
"─죽어!!"
아르토리아의 조롱에 분노한 그녀<용의 마녀>의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붉은 눈의 흑룡>의 머리가 검게 불타오르는 화염탄을 쏜다.
사실상 영 거리에서 쏘아진 화염탄을 성검으로 갈라내친 아르토리아는 혀를 차며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벌렸다.
붉은 눈의 흑룡의 머리를 소환한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그 이명에 맞게 용의 화염으로 공격의 방향성을 바꿨기 때문이었다.
"타라스크!"
끼어들 기회를 보며 리츠카의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르타의 기도가 착탄하고, 폭발한다.
그녀의 기도가 발한 빛과 화염이 다시금 잔 다르크<용의 마녀>를 방해하고, 아르토리아가 물러선 그 빈틈을 타라스크가 막아서며 마르타와의 연계로, 바톤 터치를 하듯 아르토리아에게서 이어받는다.
─쉴 틈없이 몰아치는 이 연계는 리츠카의 전술안이었다.
절대로 잔 다르크<용의 마녀>에게 보구를 쓸 틈을 주어서는 안된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낼 때까지, 적어도 시간을 벌어야한다.
"하지만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에요."
<성배>를 가지고 있다면, 그 <성배>의 백업을 받고 있다면, 이쪽도 칼데아의 백업을 받고 있다고 하나, 유지력에서 밀리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을 조금 지우고, 나름 진지한 표정을 지은 마리가 자신의 품 속에서 한 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도! 이 아이들로 지원할게!"
빛을 발기 시작한 그 카드에서 일곱빛깔로 번쩍이는 빛줄기가 실체화되어, 전장을 꿰뚫고 황폐화된 대지를 다시 한번 불태우며 날아드는 화염탄에 직격한다.
그리고 그 화염탄은 파앙─하는 굉음을 내며, 갑작스럽게 나타난 거대한 대검에 의해 반으로 잘려나가며 소멸했다.
일곱빛깔의 보석이 박혀있는 대검을 쥔, 다이아몬드와 같이 빛나는 풀 플레이트의 검사.
마리의 손에 의해 소환된 듀얼 몬스터즈의 정령,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가 그 용맹함을 뽐내며 잔 다르크<용의 마녀>를 향해 빛나는 대검을 휘둘렀다.
"이것들이!"
붉은 눈의 흑룡의 머리에서 발사되는 저주의 화염으로 다이아와 타라스크를 견제한 잔 다르크<용의 마녀>는 다시 달려들 준비를 갖춘 아르토리아의 견제를 위해 완전히 충전하지 못한 붉은 눈의 흑룡검을 휘두른다.
휘둘려서 해방된 원한과 증오를 담은 검기가 다시금 대지를 불태우고, 공기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마슈!"
마스터<후지마루 리츠카>를 지키는 방패 치켜올려진다.
순차적으로 발동된 두 서번트의 보구가 완전히 충전되지 않은 붉은 용의 흑룡검의 검기를 막아낸다.
"으윽...!"
완충되지 않아도 이 정도의 위력.
<로드 칼데아스>가 마슈라는 반쪽 서번트의 보구라고 해도, 그 보구는 후유키 시에서 그 약속된 승리의 검<엑스칼리버 모르건>을 막아낸던 방어 보구다.
그 보구로 막아냈음에도 <간신히>라는 것에서 저 이형의 보구가 얼마나 규격외인지 알 수 있었다.
[이대로는 계속 막아내다가 죽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할 시간이 있으면, 1%라도 좋으니까...승산이 있을 만한거 아무거나 말해줘, 로망!"
결국 리츠카의 입에서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그렇지않아도 얼마 안되는 승률<생존율>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내고 있을 때, 저런 소리를 한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그런 짜증어린 질타에 통신 너머에서 로망의 끙끙거리는 소리라 들려온다.
[알려달라고 해도 지금 상황은 완전히 규격외야! 성배전쟁 중에서 저 정도로 변이를 한 케이스는 없어?! 어디까지나 <전승>을 따른 변이만 있었을 뿐이야!]
"전승...?"
그 말에 리츠카의 머리 속에서 빛이 번쩍였다.
시작점조차 보이지 않던 미로에서 시작점을 알리는 빛이 들어온 것이다.
"...로망. 하나 확인하고 싶은게 있는데──"
[──생전이 아닌, 서번트에서 남긴 전례가 후에도 이어지는 경우? 그거라면 바로 눈 앞에 존재하는 세이버겠지. 얼터화는 보통 생전의 이유로 나올 수 있는 영령의 모습이 아니야. 거기다 그녀의 모습과 기억은 우리가 후유키 시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잖아.]
"...이어진다...?"
전승, 서번트로서의 활동, 영령에게 영향, 얼터<반전>.
"이어진다...?"
잔 다르크, 용의 마녀, 듀얼 몬스터즈, 융합.
"...이을 수 있다!"
유레카<깨달았다>!
[뭘?!]
"전례는 저쪽이 만들었어. 그러면 우리도 가능할거야!"
[아니 그러니까, 뭐를?!]
"저쪽이 전례를 만들었으니까──이쪽도 똑같이 할 수 있어!"
미리 전개시켜두었던 듀얼디스크에 카이바 세토가 남긴 데이터<홀로그램 카드>를 세트. 그리고 그 위에─
"한번 더 힘을 빌려줘."
─카이바가 남겨주었던, 실제 카드가 겹쳐진다.
마치 영혼<데이타>과 육체<카드>가 하나로 되는 것 처럼, 듀얼 디스크에서 동기화가 시작된다.
실체와 홀로그램, 두개의 정보가 겹쳐지며 하나가 된 것이, 머리에 쓴 헤드기어를 통해 전개된 홀로그램 화면을 통해 확인한 리츠카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덱에서 카드를 뽑아들었다.
"잔느!"
*****
아르토리아,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 타라스크를 전위로 하여, 마르타의 지원 공격이 가해지는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공략은 서서히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단기 결전을 상정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마력의 차이가 나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붉은 눈의 흑룡검을 무작정 사용하기보다, 붉은 눈의 흑룡을 부분소환하여 환상종으로서의 위용을 보이며 공격하기 시작하자, 수적으로는 압서도 좀 처럼 우세를 잡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깨작깨작해서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군. ...동시에 간다. 할 수 있겠지?"
아르토리아의 말에 온 몸이 상처투성이는 타라스크와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잔 다르크<용의 마녀>가 완충되지 않은 붉은 눈의 흑룡검을 휘둘렀을 때를 신호로 삼아 동시에 달려들었다.
대기를 찢어발기는 원한과 증오가 넘쳐흐르는 검기를 타라스크가 앞장서서 막아내고, 그를 방패로 하여 아르토리아가 마력방출을,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가 찬란한 보석의 빛을 내뿜으며 번개같이 달려든다.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빈틈을 매꾸듯이 붉은 눈의 흑룡의 머리가 두 사람을 향해 흑염탄을 발사.
그것을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가 자신의 힘─다른 젬나이트들의 힘을 빌린 힘을 휘감은 대검으로 단숨에 베어넘기며 더욱 가속한다.
─그 기세를 실어 일섬.
뒤를 이어 아르토리아는 발 아래로 분출하던 마력을 자신의 검은 성검에 실어 단숨에 베어낸다.
─뒤를 이어 추가타.
마지막으로─붉은 눈의 흑룡검의 일섬을 막아낸 타라스크가 그 몸을 다시금 작열하는 탄환으로 바꾸어 돌진.
─이걸로 마지막.
동시에 3번의 연속 공격이 잔 다르크<용의 마녀>에게 작렬했다.
"믓?!"
그러나 그 어느것도 유효타로 들어가지 못했다.
"누가 머리만 내보낼 수 있다고 했던가요?"
쿡쿡거리며 명백한 비웃음을 전해오는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머리 위에는 붉은 눈의 흑룡이 으르렁거리며 입으로 잡아챈 타라스크를 내동댕이치고─양 손으로 잡아 쥔 젬나이트마스터 다이아의 대검과 아르토리아의 검은 성검을 그대로 휘둘러 내리쳐 두 사람을 황폐해진 대지로 내던졌다.
머리만 나와있었던 붉은 눈의 흑룡은 어느새 몸의 절반을 꺼내놓은채 그 위용을 발휘하고 있었다.
"사라져라!"
자세가 무너진 이들이 다시금 자세를 잡아 공격할 태세를 잡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거면 충분했다.
지금의 싸움으로 자신의 힘에 익숙해진 잔 다르크<용의 마녀>에게는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붉은 눈의 흑룡검<레드 아이즈 블랙 드래곤 소드>!!
한껏 빨아들인 환상종의 죽음과 원한과 증오, 그 모든 것을 해방한 일격이, 대지를 일격에 황폐화 시킨 그 흉악한 참격이 발해진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있는 힘을 다해 막는 수 밖에 없다.
다시금 보구를 방패삼아 버텨내려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 그 때.
[BGM START]
─그것은 거대한 신의 천벌과도 같았다.
천둥과 우뢰와 같이 하늘에서 쏘아진 창백한 백은의 빛이 살아있는 것에 대한 원한과 저주를 담은 그 일격을 걷어냈다.
"뭣?!"
너무나도 손쉽게 사라져버린 자신의 필살의 일격에 당황, 경악의 표정을 띄운 잔 다르크<용의 마녀>는 그 빛이 쏘아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불타오르는 하늘은 이미 먹구름으로 둘러쌓여있었다.
─단 한 곳, 마치 천사가 내려올 듯한 성스러움을 내리쬐이는, 한줄기의 빛을 제외하고는.
그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삼두룡>
잔 다르크<용의 마녀>는 그 삼두룡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그것을 일찍이 칼데아의 마스터를 죽이려했던 잔 다르크<용의 마녀>에게 굴욕을 선사했던 그 하얀 용<푸른 눈의 백룡>의 모습이었다.
머리가 3개가 되고 전체적인 형상이 달라졌다해도 그 근본은 다르지 않았다.
그를 본 붉은 눈의 흑룡이 커칠게 울부짖는다.
자신의 적대적 상대<라이벌>을 본 전형적인 울부짖음이었다.
─그렇다해도 저 모습은 참으로 악마적이기 짝이없다.
드래곤이라는 것은 악마의 상징. 그런 드래곤이 몸이 하나에 머리가 3개다.
이것을 악마라친다면 대악마가 틀림없다.
불길하기 짝이 없는 모습. 그러나 그 머리 위에 올라탄 존재<그녀>가 그 악마적인 모습을 성스럽고 고귀하게 바꿔버렸다.
"뭐야...저건 뭐야?!"
<순백의 삼두룡>의 머리 위에 올라선 그녀는 <순백의 성녀>였다.
몸을 가리던 망토를 벗어던지고, 사슬처럼 엮어내린 긴 금발을 풀어해친, 깨끗한 순백의 옷차림으로 당당히 삼두룡<궁극의 푸른 눈의 백룡>의 머리 위에 선 고귀한 성녀.
─그녀의 이름은 잔 다르크.
─성스러운 용과 성녀가 하나된 그 이름은 <궁극룡기사>
"...힘을 빌려주세요, 백룡이여."
그녀의 진실한 목소리에 호응하듯 천지를 개벽하는 포효를 울리며, 궁극의 푸른 눈의 백룡이 3개의 머리를 들어올린다.
그에 맞춰 그녀는 두 눈을 감고 숭고히 기도를 올리며 깃발이 치켜들었다.
순백의 용과 순백의 성녀. 두 경건한 신체에서 찬란한 빛을 흩뿌려졌다.
─빛이 쏟아진다.
매마른 땅을 적시는 단비처럼 쏟아진 빛은 황폐화된 대지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불타오르는 하늘의 먹구름을 새하얗게 바꿔놓는다.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기도를 올리며 두 눈을 감고 있던 잔느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흑룡을 거느린 잔 다르크<용의 마녀>에게 물었다.
"당신은 정말로 나입니까?"
"...뭐라고?"
그 의혹은 어느 쪽이든 가지고 있었다.
누가 진짜이며, 누가 잔향인가.
─그리고 그 의혹을 잔느가 먼저 꺼내들었다.
"...이 무슨 봐 줄수 없는 폭언일까요? 열폭이라도 하는 겁니까? 올바른 자신이 잔향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하핫! 잘도 그런 억지를 부리네요. 명백하지 않나요? 룰러로서 완벽한 힘을 가진 것이 누구인지. ─그리고 당연한 분노를 가진 것이 누구인지!"
그 분노의 상징<붉은 눈의 흑룡검>을 치켜든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곁으로 다시금 거무튀튀한 음영이 드리운다.
"나는 잔 다르크. 성녀라는 이름 아래 숨겨졌던 어둠의 측면 그 자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구했던 나라에게 배신당해 죽은 내가! 화형의 불꽃 속에서 비웃음과 함께 죽어나간 내가! 그런 당연한 분노를 가진 내가 진짜다!"
증오와 분노로 가득찬 격앙된 목소리로 그 날의 아픔을 떠올리듯, 그리고 그것을 잊었냐는 듯 잔느를 향해 질책한다.
"나에게서 프랑스를 구한다고? 하! 진짜 나라면 그따위 말은 하지 않아! 절대로! 그 화형의 불꽃을 기억한다면 절대로!"
"...확실히 전 처형당했습니다. 화형의 불꽃 속에서 불타서 죽었지요. 비웃음도 있었고, 멸시도 당했고──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의 능욕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복수할 이유는 되지 않아요.
잔 다르크<용의 마녀>와 마찬가지로 같은 것을 떠올리고 있던 잔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반대의 대답이었다.
그 말에 증오와 분노가 임계까지 오른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주변으로 원한이 연료가 된 저주의 불길이 솟구친다.
"다시 한번 말해보시지?"
"...사실은 알고 있었던 거에요. 계시를 받았을 때부터 그렇게 될 것이라고...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저는 깃발을 들었습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싸웠습니다."
─자신은 그저 어리석을 뿐인 시골 계집애다.
"그것 외에는 프랑스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사람들의 희망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네, 그렇기에 성녀라는 이름을 짊어졌습니다. 그 이름을 안고가게되면 파멸할 것이라는 건 알고 있음에도."
"...무슨, 소릴..."
"저는 정말로 어리석고 우둔한 시골 계집애랍니다. 그들을 악마라 생각하지 못했고, 자신을 기계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자신의 죄를 받아들였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될 죄였으니까요."
─그것은, 성녀라는 이름을 받아들였을때 정해진 당연한 결말이었다.
"저의 처형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그딴 생각따윈!"
"그렇기에 묻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가족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에?"
너무나도 얼빠진 물음에 잔 다르크<용의 마녀>는 멍청한 소리를 내며 대답하지 못했다.
"전장의 기억이 아무리 강렬하더라도, 저에겐 단순한 시골 소녀로 있었을때의 기억이 아득히 많습니다. 제 어둠의 측면이라고 해도, 그 평온한 생활을 잊을리가 없습니다. 아니, 잊지 못 하기에──배신이나 증오에 절망하고, 한탄하고, 분개했겠죠."
"나, 는..."
"당신에게 그 기억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이 없는거네요."
"그게...그게 어쨌다는거야! 기억이 있던 없던! 내가 잔 다르크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네. 하지만 이걸로 확실해졌습니다."
의혹은 떨쳐졌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었다.
"전 분노가 아닌 동정을 가지고 <용의 마녀>를 쓰러트립니다. 결착의 때입니다. <용의 마녀>...!"
"닥쳐, 닥쳐! 이제와서...! 그딴 용에 타서! <흉내> 따위를 내서 어쨌다는거냐!"
차오르는 분노, 증오, 원한. 그 모든 것이 성배를 가진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힘을 증폭시킨다.
저주의 불꽃으로 검게 타오르는 잔 다르크<용의 마녀>.
성스러운 빛을 흩뿌리며 신의 뇌격을 내리는 잔 다르크<궁극룡기사>
"사라져버려라!! 붉은 눈의 흑룡검<레드 아이즈 블랙 드래곤 소드>!!"
"우리들의 힘을 이곳에서 하나로! 갤럭시 크러셔(Galaxy Crusher)!!"
두 사람의 잔 다르크의 절망과 희망이 격돌한다.
*****
"얼터네이티브(Alternative)란 말 그대로 다른 측면이다."
그것은 어젯밤.
하나의 확신을 가진 잔느가 아르토리에게 물었다.
"그것은 타락이 아니다. 방침은 다를지언정, 본인이 가진 이상과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네 생각대로 저건 근본마저 뒤틀린 것이다. 어때, 퍼즐이 맞춰졌는가, 성녀."
*****
"뭐... 라고...?"
─무너진다.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 것이,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그, 런. 말도 안돼... 있을 수 없어, 거짓말이야...!"
온갖 저주를, 온갖 죽음을, 온갖 원한을 끌어모았다.
그런데...그런데그런데그런데그런데!! 어때서!!
"어째서, 난─성배를, 가지고 있는데!!"
검정이 하얗게 된다.
어둠을 빛이 삼킨다.
창백한 번격을 두른 빛은 단숨에 거대한 해일이 되어 어둠을 삼키고 원한을, 저주를 찢어발기고.
"성배를 가진 자에게, 패배는 없는데에!!!"
그 빛은 잔 다르크<용의 마녀>의 검디 검은 악의마저 집어삼키며, 황폐해진 프랑스의 대지를 뒤엎었다.
*********************************************************
다음화에서 곧바로, 1장 최종 보스 등장
(IP보기클릭)175.223.***.***
(IP보기클릭)61.101.***.***
패배의 흑룡.. | 18.08.12 22:18 | |
(IP보기클릭)14.34.***.***
(IP보기클릭)61.101.***.***
상대가 하필 백룡 | 18.08.12 22:18 | |
(IP보기클릭)221.154.***.***
(IP보기클릭)223.62.***.***
흑룡은 백룡을 이길수없... | 18.08.13 12: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