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에노시마의 차례가 끝나고, 내게로 차례가 되돌아왔다.
"나의 턴! 드로!! (내 패/0->1) [파이어월 드래곤]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필드에 존재할 경우, 1번만 필드 또는 묘지의 몬스터 하나를 패로 되돌릴 수 있어! [드래곤을 탄 와이반]을 엑스트라 덱으로 회수!"
묘지에 잠들어있던 드래곤을 탄 와이반이 엑스트라 덱으로 귀환하였고, 나는 곧바로 배틀 페이즈에 돌입하였다.
"배틀이다! [붉은 눈의 암흑 메탈 드래곤]으로,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을 공격!!"
이것은 어디까지나 페이크이자 도박, 이것에 그녀가 낚일 지 안 낚일 지는, 하늘에 맡겨야 된다. 제발 낚여라, 제발 낚여...!! 다행히 그녀는 세트해 둔 함정을 발동시켜주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건데 말이야... 함정카드 발동! [성스러운 방어막 거울의 힘]!! 상대 몬스터의 공격 선언시, 상대 필드에 존재하는 공격표시 몬스터를 전부 파괴!! 끝없는 절망의 늪에 가라앉아라아아아아아!!"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방어막이 펼쳐지며, 파이어월 드래곤이 내뿜은 브레스를 튕겨내 파이어월 드래곤과 암흑 메탈 드래곤, 붉은 눈의 흑염룡을 분쇄시켜버렸다.
결국에는 텅텅 비어버린 내 필드.
"아, 아아아아아아앗!! 이대로라면 하지메쨩이....!!"
"뭣, [미러 포스]가... 발동에 성공했다고...!?"
비어버린 필드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이부키와 성방이 발동에 성공한 것을 보고 경악한 다나카.
하지만 아직 나의 패는 남아있다.
"마법카드 [역경의 패] 발동! 상대 필드에 특수 소환된 몬스터가 존재하고, 자신 필드에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카드를 2장 드로!!"
"공격력 변동 카드가 아니었다고...!?"
"아아, 정말... 진짜로 낚일 줄은 몰랐다고? 준코쨩."
에노시마를 이름으로 부르면서, 놀란 표정을 지은 그녀에게 그리 말해준 뒤에 덱 위의 카드 둘을 가볍게 뽑아냈다.
(내 패/1->2)
"카드를 1장 세트하고, 턴 엔드!!"
마지막으로 패의 카드 하나를 마함존에 세트시키고, 차례를 마쳤다. 그러자 에노시마에게로 되돌아간 차례.
(내 패/2->1)
"그럼 나의 턴! 드로!! (에노시마의 패/1->2) 배틀!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으로 다이렉트 어택! 인피니티 카오스 블래스트!!"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이 다시 한 번 브레스를 내뿜었고, 그걸 맞으면 내 LP가 0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렇기에 세트되어 있던 함정카드 하나가 고개를 들어 그 효과를 발동시킨다.
"함정카드 발동! [하프 언 브레이크]!! 필드의 몬스터를 1체 선택하여 이번 턴, 전투 내성을 부여하고, 그 몬스터에 의해 자신이 받는 전투 데미지를 절반으로 한다!"
"하아? 지금 네 필드에는 몬스터가 하나도 없..."
"이 카드의 대상은 자신 몬스터 뿐만이 아니야!! 상대 몬스터도 대상으로 할 수 있다고!! 내가 선택할 몬스터는, 당연히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 끄으으으으으윽!!!"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의 주위에 방어막이 펼쳐졌고, 그것 때문에 키메라 드래곤의 힘이 약간이나마 줄어들었다.
허나 LP가 줄어드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야가미 하지메/LP3000->1500]
"아직 내 배틀 페이즈는 끝나지 않았어! [링크 스파이더]로 다이렉트 어택!!"
"끄아으으으윽!!"
[야가미 하지메/LP1500->500]
링크 스파이더의 몸통박치기는 생각보다 강력했고, LP가 100대로 줄어들자,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져왔다. 시야가 흐려졌다가 선명해지는 걸 반복하며 정신을 놓아버리라고 유혹해온다.
"하지메쨩!!"
"우오오오오옷! 완전부활!! 퍼펙트 하지메 님이시다!!"
하지만 뒤에서 들려온 이부키의 외침에 정신을 다시 붙잡을 수 있었다.
[*당신은 의지로 가득 차올랐다!!]
"하지만 네 LP는 고작해야 500! 패는 하나 뿐, 필드의 카드도 제로! 너에게는 승산이 없어!!"
"아직 덱(희망)이 남아있으니까, 포기하지 않아!"
"흥, 그럼 난 이대로 턴 엔드야!!"
에노시마의 외침에 나는 그리 소리쳤고, 그런 내 대답에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자신의 차례를 마쳤다.
이제, 나의 턴... 이번 턴에 끝을 내야 한다.
"나의 턴! 드로!!"
그리 외치며 덱 위의 카드를 뽑아든 나는,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능성이 와줬어...!!
(내 패/1->2)
"마법카드 [글로리어스 넘버즈] 발동! 묘지의 [No.(넘버즈)] 엑시즈 몬스터, [No.42 스타쉽 갤럭시 토마호크]를 특수 소환하고, 카드를 1장 드로!!"
[No.42 스타쉽 갤럭시 토마호크/랭크7/ATK0]
갤럭시 토마호크가 묘지로부터 되살아나, 다시 한 번 그 거체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아직이다! 아직 내 메인 페이즈는 끝나지 않았어!!
"마법카드 [인피니티 투스] 발동! 상대 필드에 오버레이 유닛을 지닌 엑시즈 몬스터가 존재하므로, 그 오버레이 유닛의 수만큼 덱의 카드를 묘지로 보내고, 카드를 1장 드로우하지! [카오스 키메라 드래곤]의 오버레이 유닛은 셋! 따라서 덱의 [섀도르 비스트], [암흑의 마왕 디아블로스], [혼식신룡 드레인 드래곤]을 묘지로 보내고, 카드를 1장 드로!! 이어서 묘지로 보내진 [섀도르 비스트]의 효과!! 이 카드가 효과로 묘지에 보내졌으므로, 카드를 1장 드로!!"
따라서 내가 드로우할 카드는 총 2장, 먼저 덱 위의 카드 하나를 뽑아든 후에 셔플된 덱 위의 카드 하나를 마져 뽑아내었다.
(내 패/2->3)
"묘지의 [붉은 눈의 흑염룡]과 [파이어월 드래곤], [섀도르 비스트]를 제외하고, 패에서 [혼원룡 레비오니아]를 특수 소환!!"
[혼원룡 레비오니아/레벨8/ATK3000]
묘지에 잠들어있던 빛과 어둠을 집어삼키며 나타난 하나의 드래곤. 하얀빛의 기다란 몸을 지니고 있으며, 두 날개에 청백색의 무늬가 있는 혼원룡 레비오니아가 날카로운 포효를 내지른다.
"[레비오니아]의 효과 발동! 이 카드의 소환을 위해 제외한 몬스터가 빛 속성과 어둠 속성일 경우, 필드의 카드를 2장까지 파괴할 수 있어!! 내가 파괴할 카드는 [데스 키메라 드래곤]과 [링크 스파이더]!!"
레비오니아의 두 날개 사이로 모인 흑색과 백색의 에너지가 데스 키메라 드래곤에게 내뿜어졌고, 그걸 맞은 데스 키메라 드래곤과 링크 스파이더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내 패/3->2)
"마법카드 [물려받은 힘]을 발동! [레비오니아]를 묘지로 보내고, 그 원래 공격력만큼 [갤럭시 토마호크]의 공격력을 엔드 페이즈까지 올리겠어!!"
[No.42 스타쉽 갤럭시 토마호크/ATK0->3000]
레비오니아가 빛이 되어 갤럭시 토마호크에게 빨려들어가, 일시적으로 힘을 높여주었다.
"이어서 장착마법 [엑시즈 유닛]을 [갤럭시 토마호크]에게 장착!! 이 카드를 장착한 엑시즈 몬스터의 공격력은, 그 랭크 하나당 200 업!!"
[No.42 스타쉽 갤럭시 토마호크/ATK3000->4200]
토마호크의 공격력이 4000을 넘어섰고, 그 몸체에서도 새하얀 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 패/2->0)
"배틀이다! [갤럭시 토마호크]로 다이렉트 어택!!"
쿠구구구구... 토마호크 안에 숨겨져있던 각종 중화기들이 빠져나와 에노시마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고, 직후 전탄발사가 시작되었다.
쿠과아아아아아아아!!
"후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에노시마 준코/LP4000->0]
그렇게 그 듀얼은 나의 승리로 끝났고, 나는 곧바로 그녀 곁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어주었다.
"언제까지 쓰러져 있을 거야. 자, 어서 일어나."
"너... 아무렇지도 않아? 그런 짓을 당했는데도?"
"아아, 듀얼을 하면 친구니까 말이야."
"그럼 나도... 바아아아아! 보!! 그런 말에 넘어갈 줄 알았어~~? 그럼 준코쨩은 이만 바이바이~~~~!!"
에노시마는 이어진 내 대답에 뭔가를 말하려다가, 바보라고 소리친 뒤에 그런 말을 남기고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여러가지로 정신 없었네..."
"그, 그러게 말이야..."
"흥, 슬슬 돌아가는 게 좋겠군."
"하지메쨩! 하지메쨩!! 헤어지기 전에 꽈악 안아주세요! 꽈악!!"
키리기리와 후지사키, 다나카의 말이 끝난 후, 이부키의 말에 따라 그녀를 꽉 끌어안아준 뒤에 각자의 기숙사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되돌아가기 전, 키리기리가 내게 충고 아닌 충고를 해왔다.
"하지메, 에노시마 준코와 너무 가까워지진 않는 게 좋을 거야."
"반대로 아무도 곁에 가주질 않아서,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
"뭐...? 너 대체 어디까지..."
키리기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나카와 후지사키를 데리고 기숙사로 되돌아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