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머그컵에는 탁한 색의 아메리카노가 일렁이고 있었다.
치히로는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곤, 조심스레 머그컵을 들어 입에 댔다.
쌉쌀한 아메리카노의 진한 맛과 함께 카페인이 몸에 들어오면서 강제로 에너지를 일깨웠다.
하여튼 우리 회사도 참 블랙이라니까.
만약 그녀가 아이돌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정이리라.
조용히 커피를 음미하던 치히로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침은 8, 분침은 47, 초침은 막 11초를 지나고 있었다.
회사 내규로 결정된 출근 시간은 오전 8시 30분까지만 막대한 업무로 인해서 사무원인 그녀를 비롯해 대부분의 프로듀서들의 출근 시간은 사실상 7시였다.
7시에 출근해서 30분 간 일일 회의를 하고, 이후 30분은 사무소 아침 청소 및 업무 준비.
그 다음부터는 담당한 업무를 시작하며 프로듀서들은 외부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서 이 시간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티 타임 시간이었다.
물론 과도한 업무로 인해 지친 자신을 위한 그녀만의 룰이었지만 신데렐라들이 아무리 일찍 사무소에 오더라도 대부분 9시를 넘겼으므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은밀한 시간이기도 했다.
치히로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머그컵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보니까 어제 애주가로 소문난 [타카가키 카에데]가 안주로 좋은 간식들을 사무소에 가져 왔었다.
곧장 담당 프로듀서에게 뺏기긴 했지만 집으로 가져간 건 아니었으니 사무소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터.
“으음 …, 쿠키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겸사 겸사 사온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술과 어울리는 쿠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사온 간식에는 분명히 쿠키 류의 과자가 존재했었다.
사무소엔 특별히 숨길 곳이 없으니까 탕비실에 있으려나?
치히로는 골똘히 커피와 함께 할 쿠키가 있을 장소를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당연하지만 그 이유는 아주 잠깐 동안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에 그 쿠키를 더할 요량이었다.
탁탁탁.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생각은 오래 가지 못 했다.
그녀가 몸을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무소 밖에서 누군가가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치히로는 혹시 프로듀서 중 한 분이 중요한 서류를 두고 간 것인지 떠올리며 문 앞에 다가섰고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하, 하아. 하아.”
“후지키 군? 이런 시간에 무슨 일로 ….”
“센카와 씨. 잠깐 제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뭔가 두고 간 거라도 있나요?”
“설명은 나중에!”
막 사무소까지 뛰어온 유사쿠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고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잠깐 동안 숨을 고르고 컴퓨터 전원을 킨 다음, 곧장 듀얼 디스크와 연결시키곤 걸리적거리는 자켓을 벗었다.
“후지키 군?”
“아이. 보안 프로그램은?”
[방금 완성했다고! 이제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설치하면 돼.]
“당장 시작해. 나는 그걸 확인하겠어.”
아르바이트라고는 하지만 워낙 하드한 일정을 자랑하는 346 프로덕션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들의 부탁 아닌 부탁을 받은 유사쿠도 대강적인 데이터를 본의 아니게 알 수 있었다.
아니, 그 이전에 뛰어난 해킹 실력으로 회사 내의 보안 처리가 된 정보까지 알 수 있었으니 처음부터 당연한 일이었지만.
빠르게 프로덕션의 데이터를 찾아보던 유사쿠는 무언가 바뀐 점을 깨달았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소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
하지만 유사쿠는 그것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마우스 버튼을 눌렀다.
[A조 스케줄 변경 알림]
데뷔 예정이 된 자이젠 토키코의 청원으로 데뷔 무대를 변경하기로 함.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 참조.
예상 외의 상황에 알고 있는 이름이 튀어나오자 유사쿠는 놀람을 감추지 못 하고, 다른 데이터들을 스캔했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오늘이 데뷔 날짜로 잡혀 있었다.
같은 346 프로덕션의 신데렐라들의 공연 사이에 끼어서 첫 무대를 시작하는 평범한 데뷔 무대.
그렇지만 이 메세지로 인해 그 평범한 데뷔 무대가 바뀌게 되었다.
유사쿠는 변경된 데뷔 무대를 보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표정을 하는 치히로에게 물었다.
“센카와 씨. [데뷔 무대가 링크 브레인즈로 변경 됐다는 건 무슨 일이죠?]”
“아, 그게 어차피 링크 브레인즈로도 진출할 생각이기도 했고, 토키코 양이 간청(?)했다고 담당 프로듀서 분이 말해서요. 거기다 자이젠 사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그렇습니까 ….”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한 일이긴 하지만 걱정할 건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유사쿠는 알 수 없는 불길함에 데뷔 무대 변경의 메세지가 담긴 파일을 닫지 못 했고, 때 마침 자신의 역활을 마친 이그니스가 말했다.
[저기 ….]
“뭐야?”
[보안 프로그램 설치 완료야. 그런데 유사쿠. 괜찮은 거야? 아까부터 맥박도 그렇고, 얼굴도 안색이 안 좋은데. 아니, 아까보다 더. 아! 설마 …!]
유사쿠는 턱 밑으로 내려온 땀방울을 닦고서 오른 손가락들을 까드득 움직였다.
그제야 불길함의 원인을 알아챌 수 있었다.
링크 브레인즈에 이변이 생겼다.
그래서 뱃쇼 에마에게서 흥미로운 일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그 이변을 자각하게 되어 불길함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그가 가진 Playmaker라는 또 다른 모습 이외의 특별한 능력.
이그니스는 그것을 [링크 센스]라 부르는 그 힘이, 네트워크 세계의 이상을 감지하는 신비로운 힘이 발휘된 것이었다.
“아이. 링크 브레인즈의 메인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겠어?”
[가능이야 하겠지만 쿠사나기 형씨의 트럭으로 가서 준비해도 하루는 걸릴 텐데?]
“정석대로 할 생각 없어. 한 순간만 돌파하면 돼.”
[으음 …. 그런데 뭘 하려고?]
“너도 어느 정도 눈치 챘겠지만 링크 브레인즈에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건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놔야 해.”
그것은 플레이메이커가 되어서 하노이의 기사와 싸우는 것과는 다른 일이었다.
적과 맞서 싸우는 것, 그리고 적에게서 사람들을 지키는 것 중 후자의 일을 유사쿠가 택한 것이다.
그리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치히로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평화로운 그녀의 짧은 휴식 시간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저기 ….”
“센카와 씨. 이 링크 브레인즈의 일을 취소하게 해주세요.”
“네? 하지만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
“그렇지만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겠죠? 부탁합니다. 회사의 아이돌들의 안전이 걸린 일입니다.”
치히로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에 그에게 말했던 말을 이제 주워 담아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알았어요. 대신에 나중에라도 어떻게 된 건지 말해줘야 해요?”
“네! 아이, 쿠사나기 형에게 메세지를 보내놔.”
[OK!]
링크 브레인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유사쿠는 찬란한 햇살을 한번 노려보고, 밖으로 나섰다.
***
일반적으로 아이돌이라고 하더라도 학업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신데렐라들은 공부와 시험에 관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니나는 아직 초등학생.
학교 수업 역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오전에만 시행되고, 이제 막 인기가 올라가는 중이다 보니까 그 오전 수업마저도 못하지 않는 일은 적었다.
물론, 가끔씩 빠지는 것만으로도 숙제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무실 내의 어른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었다.
그렇게 오후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질 때쯤, 니나는 힘찬 걸음으로 학교 정문에 도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어린 소녀의 앞에 차 한 대가 섰다.
“니나! 얼른 타!”
“사나에 언니! 개좋은 아침인 검다!”
“벌써 점심이라고. 어서 타.”
346 프로덕션의 차를 몰고 온 것은 전직 교통과 여경 출신이었던 [카타기리 사나에]였다.
지난 번에도 능숙하게 차를 몰았던 그녀는 그 이후로도 종종 차를 몰며 스케줄이 비슷한 신데렐라들과 함께 이동하곤 했다.
차 문을 열자 안에서는 니나와도 사이가 좋은 [미후네 미유]가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점심이야. 니나.”
“앗! 미유 언니도 안녕하세요~ 인 거에요! 어레? 그런데 손에 든 책은 뭡니까?”
“아 …, 그냥 요리책이야. 바리에이션을 늘려볼까 하고.”
“그런 거군요! 니나도 얼른 어른이 되서 요리하고 싶은 검다! 어제 먹었던 오므라이스처럼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거에요!”
“아하하, 어제 저녁 식사는 오므라이스였구나.”
미유는 상냥하게 웃으며 직접 니나에게 안전 벨트를 채워주고 사나에에게 눈짓했다.
사나에는 가볍게 웃으며 핸들을 붙잡았다.
“역시 미유는 엄마 같은 느낌이 나는 걸.”
“애도 없는데 그런 말은 충격이에요 ….”
“니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검다! 미유 언니 같은 엄마가 생기면 열라 좋을 것 같은 거에요!”
“봐, 니나도 좋아하잖아. 후훗.”
“사나에 씨도 참 …. 니나의 말은 고맙지만.”
“어제 유사쿠 오빠네에서 잤을 때도 아오이 언니랑 잘 수 있어서 개좋았던 검다. 또 가도 된다고 했으니까 자주 쳐들어간다! 짜샤! 에요!”
갑작스런 니나의 말에 미유는 당혹스러운 눈으로 사나에를 쳐다보았다.
사나에는 후방 거울로 그녀의 시선을 확인하곤 어제 있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까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투정 부렸던 니나를 유사쿠가 데려가 재우기로 했다는 말을 치히로에게 들은 것이 떠올랐다.
사나에는 액셀을 천천히 밟아가며 답했다.
“아, 그러고 보니까 후지키의 집에서 잔다고 했었지?”
“아아 …, 그런 거군요. 난 또 ….”
“… 그런데 후지키, 혼자 산다고 하지 않았었나?”
“네 …?”
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질문에 해답을 주었다.
“아오이 언니는 유사쿠 오빠의 반 친구인 거에요! 아오이 언니가 집에 혼자 있다고 해서 유사쿠 오빠가 데려온 검다!”
“저기 …, 니나.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그 아오이라는 애랑 평소에도 같이 지내는 건 아니지?”
“그건 잘 모르겠다! 는 거에요. 그치만 ‘자이젠, 만약 네가 원한다면 당분간 여기서 지내도 좋아.’ 라고 유사쿠 오빠가 말한 검다.”
끄덕끄덕, 유사쿠의 흉내를 내며 니나가 말했을 때, 미유와 사나에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거 설마 여고생의 가출담을 직접 듣게 되버린 건가?
미유는 이번에도 사나에에게 시선을 던지며 어떻게 해야 할 지, 눈빛으로 물었지만 사나에는 당혹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 했다.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을 교화하는 방법을 배우긴 했지만 교통과 업무로도 바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쉽사리 떠올리지 못한 것이었다.
미유가 숨을 가다듬으며 물었다.
“그 …, 니나. 그러니까 …, 후지키 씨랑 …, 자이젠? 씨랑 같이 잔 거지?”
“정확히 말하자면 유사쿠 오빠는 바닥에 이불 펴고 자고, 나랑 아오이 언니랑 같이 침대에서 잔 거에요!”
“그러면 그, 혹시 아오이 씨의 칫솔도 욕실에 있었니?”
“우응, 그건 기억이 안 나는 검다.”
“그, 그렇구나아 ….”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린 사나에는 가늘게 눈을 떴다.
동거인의 유무를 알아채는 방법으로 자주 드라마나 영화에 나왔던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인 니나가 그런 걸 체크했을 리 없으니 두 고등학생들이 원래부터 동거를 했는지 알 방법이 없어졌다.
사나에가 핸들을 꽉 잡으며 물었다.
“전화 …, 하는 게 좋을까?”
“하지만 우리들의 오해…, 일 수도 있구요 ….”
“그건 그렇지. 거기다 프라이버시적인 문제고. 으음 …!!”
사회의 통념상 고등학생 간의 동거는 보호자의 허락이 있어도 해서는 곤란한 일이긴 한데, 또 그런 사실을 우연히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관해서 유사쿠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은 프라이버시의 침해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에 빠진 사나에는 결국 휴대폰을 들었다.
뚜---
[네, 전화 받았습니다.
“아, 치히로 씨. 지금 바빠?”
[네? 조금 그렇긴 한데, 왜요?]
“혹시 후지키 군의 보호자 말이야. 누구였지? 그, 쿠사 ….”
[쿠사나기 씨 말인가요?]
결국 그녀의 선택은 보호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인적인 문제라고 하더라도 전직 경찰이었던 그녀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
“아, 맞아. 그 사람. 혹시 전화 번호 좀 알려줄 수 있어?”
[개인적인 문제라서 조금 그렇긴 한데, 왜요?]
“조금 후지키 군과 관련된 이야기라서 말이야. 응?”
[네. 알았어요. 제 자리에서 적어놨으니까 찾으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응. 부탁해!”
통화를 마친 사나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은 보호자인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서 어떻게 할 지에 대한 결정은 그 다음이다.
한참 동안 대화를 듣던 니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아, 무대가 바뀌었거든. 우리가 가는 장소는 말이야.”
사나에는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을 힐끗 보고 답해주었다.
Sol 테크놀러지라는 곳이야.
***
에취.
쿠사나기가 기침을 하자 유사쿠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아아, 괜찮아. 누가 내 욕이라도 하고 있나.”
“밤 샜잖아. 조금이라도 쉬어두는 게 어때?”
“괜찮아. 괜찮아. 그보다 이것 좀 봐. 유사쿠.”
무언가를 찾아낸 쿠사나기가 빠르게 키보드 자판을 두드려 화면에 데이터를 띄우자 유사쿠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Sol 테크놀러지의 메인 네트워크에 아직 접속하지 못 해서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일반적인 프로그램의 데이터라고 보긴 어려웠다.
이그니스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거 바이러스 프로그램 같은데?]
“역시나 ….”
“Sol 테크놀러지의 네트워크 경로에서 찾은 데이터야. 그러니까 …, 누군가가 그 안으로 바이러스를 집어넣었다는 이야기지.”
[하지만 그 곳도 보안 프로그램이 만만치 않을 텐데?]
“방법이야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쿠사나기 형. 백신을 만들 수 있겠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
아무리 쿠사나기가 뛰어난 해커라고는 하지만 백신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해선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석해야 하는데, Sol 테크놀러지의 메인 네트워크에 접속도 못 한 상태이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곰곰히 고민하던 유사쿠는 문득 몇 시간 전의 일을 떠올리곤 소리쳤다.
“쿠사나기 형. 뇌파 바이러스의 데이터는?”
“뭐?”
“만약 하노이에서 보낸 거라면 유사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과연, 바로 체크해볼게!”
쿠사나기가 빠르게 데이터 해석에 들어가고, 유사쿠는 새로운 창을 띄워 링크 브레인즈의 상태를 주시하기로 했다.
Sol 테크놀러지의 메인 네트워크 경로에서 찾아낸 바이러스의 이름은 [디아블로 프로그램].
만약 이 디아블로 프로그램의 주인이 뇌파 바이러스와 똑같이 하노이의 기사단이라면 해석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도 알게 될 것이고.
[으음, 해석해야 할 것도 많고, 이거 시간에 맞을지 모르겠네.]
유사쿠와 이그니스의 불안함을 뒤로 한 채, 시간은 흘러갔다.
***
데이터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는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346 프로덕션의 새로운 시도로 반짝이는 무대의 신데렐라들이 링크 브레인즈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천사 같은 그녀들의 무대와 함께 링크 브레인즈의 유저들의 환호가 극에 달았다.
그리고 몇 번의 무대를 지나 한 여인이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고혹적인 미소를 짓고는 마이크를 쥐었다.
[데뷔 무대 : 자이젠 토키코]
붉은 천사와도 같은 그녀의 뒤로 화려한 색의 문자가 뜨자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그 유명한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신인.
거기다 섹시한 의상과 차가운 분위기의 미인.
지금부터 팬이 되겠다고 소리치는 사람들과 데뷔 무대를 열심히 응원하겠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마이크를 굳게 쥐고서 짧은 말을 내뱉었다.
“닥쳐.”
그 짧은 한마디로 무대가 조용해지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아. 이래야지. 이제부터 그 생선 눈깔 같은 눈으로 내 무대를 잘 봐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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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야말로 진짜 진짜 듀얼 편.
그리고 vs 리볼버 전까지 쭉쭉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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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라! 하노이의 숭고한 힘!! | 18.04.20 23:43 | |
(IP보기클릭)125.183.***.***
(IP보기클릭)221.154.***.***
…………그래서? 머리를 숙일 거야? 숙이지 않을 거야? 우물쭈물대지 말고 어서 해. 정말, ○○는 얼간이구나. 도리어 불쌍해. 공식적인 대화 내용도 이렇고, 원래도 아이돌은 취미로 하는 캐릭터라.. 무리수 좀 넣어봤습니다. | 18.04.21 01: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