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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76
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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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둘의 세상을 뒤덮었다. 뜨겁게 타오르는 쪽빛에 코트의 얼굴이 이지러진다. 그의 라이프는 0으로 빠르게 떨어져 듀얼은 끝을 맞이했다. 실체화된 카드는 모두 불빛에 타올라 소멸하고,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도 불빛과 함께 사라졌다.
불빛이 사그라들자 필드를 채우던 어둠도 함께 사라졌다. 뜨거운 바람이 급격하게 식어버리며 사방으로 퍼졌다. 코트가 이 세상에 불러낸 싱크로 차원의 건물 같은 것들도 쩍쩍 갈라지는 등 신음을 토해냈다.
시끄러운 소음이 전부 사라지고 얼마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듀얼이 일어났던 것이 모두 거짓말 같다. 하늘은 이제 막 새벽을 맞이한 것처럼 흐릿한 바닷빛이다. 차가운 공기가 흐르며 바람 소리가 시계침처럼 일정하게 울렸다.
고요함. 승부의 열기가 사그라든 다음, 서늘한 공기를 들이마시고서야 가온은 실감했다. 듀얼은 드디어 끝이 났다. 자신이 코트에게 이겼다. 그것을 깨닫자 가온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왼발로 땅바닥을 짚자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냈다. 정적 속에 그 소리가 홀로 메아리치자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겼어."
그 말을 하고 나자 가온의 몸에서 힘이 완전히 빠져버려 털썩 주저앉았다. 여태까지 쌓인 긴장감이 한꺼번에 풀렸다. 가온은 턱을 높게 쳐들고 그의 폐에 한가득 숨을 불어넣었다. 그의 몸에 남아있던 고통마저 숨을 내쉬며 저 멀리 날아갔다.
승리를 만끽하며 안도하던 바로 그때였다. 모르포의 불빛에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새까만 어둠이 꿈틀거렸다. 폐건물의 부숴진 틈새에서부터 그것들이 튀어나왔다. 가온은 그것을 보고 혀를 차며 카드를 들었다. 초중무사소울들의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가온의 옆에 펼쳐졌다.
"모르포를 불러낼 것도 없겠어."
카드를 실체화하려고 하자 어둠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새까만 거품이 터지며 굵은 발 하나를 가온에게 쏘아보낸다. 순식간에 날아든 검은빛에 가온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 하고 붙잡혔다.
"윽!"
찰나의 순간이었다. 가온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제대로 판단조차 하지 못 했다. 카드를 들고있던 손을 구속당하자, 새파란 불빛이 점멸되어 가온을 붙든 어둠을 잘라냈다. 그녀가 곧바로 가온을 구해냈다.
- 내가 물러나자마자 얼마나 됐다고 바로 위기에 빠지냐.
"그래 미안해."
- 정신 단단히 붙들고 있으라고.
검은빛의 물체에 붙잡혔던 손을 털털 털어냈다. 뼈가 우득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불쾌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부글부글 끓는 어둠은 어느새 몇 배로 몸집을 불렸다. 겹겹이 쌓인 비늘과 단단한 턱. 소름끼치는 붉은빛 눈동자 여섯 개. 어느새 어둠의 모습은 가온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괴물의 모습으로 변했다.
"더 비스트……."
괴물의 척추를 따라서 등이 갈라졌다. 검푸른 빛이 도는 보라색 피가 분수치듯 쏫아져 나와 악취가 풍긴다. 살이 찢겨진 자리에서 괴물의 뼈가 돌출되더니 살점과 깃털이 자라나 세 쌍의 날개가 되었다.
"저녀석이 어째서 여기에 나타난거지?"
- 깊게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어. 박살내버림 되지.
모르포가 오른팔을 크게 휘드르며 괴물과 싸울 준비를 했다. 새까만 괴물이 주먹을 내지르자, 모르포도 바로 반응한다. 소녀의 작은 주먹이 괴물의 주먹과 부딪혀 균형을 맞췄다. 누구 하나 뒤로 밀리지 않는 팽팽한 상황. 괴물이 크게 숨을 들이키더니 온몸에 힘줄을 돋아내어 모르포를 찍어눌렀다. 모르포의 푸른빛 날개가 치직거리며 사라지고 땅이 움푹 패였다.
소녀가 있던 자리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공허하리만치 고요하다. 모르포가 흔적도 남지않고 사라지자 가온이 목청껏 소리쳤다.
"모르포!"
모르포를 압도한 괴물은 곧바로 팔을 내밀어 가온을 포박했다. 한 손으로 쥐는 것 만으로도 가온을 구속하기에 충분했다. 가온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초중무사소울의 형상들이 흐릿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괴물의 주먹은 가온의 몸을 죄여오며, 특히나 듀얼디스크를 찬 왼팔을 더욱 강하게 짓눌러 감각을 끊어놓다시피 했다.
"코트냐. 듀얼에 졌는데 어디서 이런 힘이……."
"나를 코트라 생각하느냐."
여섯개의 붉은 눈동자가 가온을 노려보는데,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발원지는 커다란 입이 아니었다. 괴물의 이마에서 소리가 들렸다. 괴물의 이마에는 비늘이 아니라 보랏빛 보석이 하나 박혀있다. 바로 거기서, 등이 갈라졌던 것처럼 수직으로 갈라지더니, 탁한 색깔의 피를 뿜어냈다. 피가 넘쳐흐르는 곳에서 창백한 피부의 여성이 삐져나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의 여성, 그녀의 상반신이 괴물의 이마에서 돋아나 가온을 바라보았다.
원래는 괴물의 피처럼 새까만 검정색이었지만 눈처럼 새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카락. 여우처럼 간사한 표정. 특유의 웃음 소리. 가온은 그 얼굴을 보자마자 그 정체를 알아차렸다.
"너는 폭시 크리스타!"
"후후."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거냐. 설마 양이 져서……"
양은 폭시를 처리하겠다며 코트에게 가는 도중에 멈춰섰다. 그녀가 이 자리에 있다는 건 양이 패배했다는 것일 거다.
'아냐. 그렇다고 하기에도 이상해.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
닥터와 듀얼 할 때도, 코트와 듀얼 할 때도 폭시의 존재는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더 비스트가 눈 앞에 나타났을 때에도 폭시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내가 원했던대로 네가 코트를 쓰러트렸구나."
가온의 말에 대해 폭시가 내놓은 말은 상당히 쌩뚱맞은 것이었다.
"내가 코트를 쓰러트리는 걸, 네가 그걸 원했다고? 무슨 뜻이냐."
"왕관을 가진 존재는 양립할 수 없지.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했다. 나는 그중에서 코트가 사라지길 바랐던 거지."
"코트는 네 보스였을텐데."
"후후. 그도 그렇게 생각했을거야."
가온은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가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자기 이마 위로 손을 올려 머리를 넘겼다. 그녀의 새하얀 백발아래에 감춰진 다섯개의 눈동자가 그녀의 머리 위로 올라간다. 가온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탄성을 내질렀다.
"왕관!"
"네가 제일 처음 말한 질문에 답을 해주마. 지금 내 힘의 원천은 바로 이 왕관이니라."
"너한테 왕관이 있을 리 없어. 코트 그녀석의 것을 뺏은거지."
"뺏았다고 하니 조금 과격하게 들리는구나. 돌려받았다고 해야겠지."
"돌려받았다?"
"가온. 내가 어찌 왕관에 대해 알고있는지. 어째서 다른 이들보다 더 자세히 알고있는지 궁금하지 않느냐."
폭시가 가온의 왕관 가까이로 손을 가져다댔다. 가온이 표정을 찌푸리자, 폭시는 코웃음을 치더니 다시 손을 되감았다.
"너희 두 남자에게 왕관을 준 것이 나이기 때문이니라."
"뭐……."
"당황할 것도 없지. 코트 또한 내가 왕관을 주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죽었으니 말이다."
"네 말은 이상해. 왕관을 둘이나 가지고 있었다면 뭣하러 그녀석한테 왕관을 주고 부하가 된거냐."
"이유는 아주 간단하지."
폭시가 싱긋 웃었다.
"그저 여흥이다."
"여흥이라고."
폭시의 담백한 대답에 가온의 힘줄이 돋았다. 목구멍까지 핏줄이 돋아 얼굴이 새빨갛게 되는 것 같았다.
"네가 그딴 짓을 벌이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아. 그래. 덕분에 많이 재밌었지."
폭시가 가온의 말을 끊었다.
"코트는 왕관을 얻고 오랜 시간동안 나를 즐겁게 해주었지. 내가 세상에 태어났을 적에는 이미 숱한 전쟁으로 인구가 궤멸하는 바람에 이렇게 많이 죽일 기회가 없었으니까."
엑시즈 차원. 더 나아가 싱크로 차원과 이 세계까지. 각각의 세계는 커다란 전쟁을 겪고, 사람들은 아주 조금만 살아남았다. 전쟁을 이어가려고 하자니 더이상 인류가 남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불만족스러운 종전을 선언했고, 재앙이 잉태되었다.
"코트는 내가 원하는 대로 얼마 안남은 인류마저 모두 끝내버렸지. 아주 만족스러워."
나체의 여성은 손을 모아 맥빠지는 박수를 몇 번 쳤다.
"그 남자의 과거란 무척이나 기구하지. 너는 알고있느냐? 내가 그에게 왕관을 줄 때 그가 무엇을 겪었는지."
폭시가 즐거운 추억을 말하듯 말을 이어간다.
"그 남자는 원래 아무런 능력도 없고, 심지어 그가 살던 사회에서도 하류에 속하던 남자였지. 그러다가 분에 겨운 행복을 얻었고 말이야."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는다.
"그 남자의 아내와 딸을 잡아먹었어. 그 남자에게 왕관을 주는 대가로 말이야."
"뭐……."
"물론 내가 잡아먹은 건 아니야. 그가 잡아먹도록 했으니까. 정확히는 그 남자가 잡아먹은 게 되겠구나."
수십년만에 느껴보는 감회에 폭시는 즐거움을 주체하지 못 했다.
"그리고는 미쳐버렸지. 하기야 미치지 않는다면야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이지도 않았겠지만."
자조적인 투로 말한다.
"그래도 전부 죽여버리면 그건 또 문제거든. 자연상태로 회귀하려거든 모든 건 팽창하기 마련이야. 재미를 위해 억지로 축소를 감행하긴 했지만, 더이상 팽창 불가능한 영역까지 축소시키면 나중에 즐길거리가 사라지니까."
빙둘러 말하는 폭시. 가온은 그녀가 말하려는 바를 어렴풋이 눈치챘다.
"그렇다면 나한테 왕관이 있는건……."
"너로하여금, 원래는 트리로 하여금 코트를 멈추려 했지."
"내 즐거움을 위해서말이다." 폭시는 그렇게 덧붙였다.
"비록 수행자가 트리는 아니였지만, 트리의 분신격인 가온. 네가 그 일을 해낸것이야. 감사하지."
코트를 칭찬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폭시는 팔에 힘을 빼고 대충 박수를 쳤다. 가온이 그녀의 목을 졸라 부숴트리려 온몸에 힘을 넣었으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카드를 실체화시킬 수도 없었다.
폭시의 반신이 몸담고 있는 괴물. 눈이 여섯 개 달린 새까만 짐승의 하반신에 꼬리가 아홉 개 자라났다. 꼬리는 몸통과 달리 무척 하얗고 번들번들하게 윤기가 돌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계속 내버려두면 위험하지. 코트와 싸우는 도중에 너의 링커가 두 번이나 파괴되어 무척 다행이야. 지금이라면 어렵지 않게 해치울 수 있겠구나."
새까만 짐승이 입을 벌리고 으르렁거렸다. 가온을 먹어치우기 위해 주먹을 당겨 입가로 가져간다.
'실체화되지 않아.'
모르포도 다른 어떤 몬스터도 실체화되지 않는다. 괴물의 주먹이 가온을 쥔 탓에 온몸의 신경도 점점 마비되어 간다. 여태까지 열을 올리고 폭시에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른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허망하다. 이렇게 끝나버리는 것일까.
가온의 시야에는 오직 새까만 입천장만이 들어왔다. 사람의 다리보다 굵은 수백개의 이빨이 가온의 몸통을 분쇄시키려 닫혔다. 새빨간 머플러 조각이 팔랑팔랑 흩날렸다.
"위험했다."
착지함과 동시에 무릎 관절에서 철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하중을 지탱했다. 양과 세라 일행 중에서 가장 먼저 소피아가 도착해 괴물의 이빨에 짓눌릴뻔한 가온을 구해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회장 명령이다. 먼저 감사를 표하도록."
"그래. 고맙다."
가온은 왼팔에 힘을 줬다. 그러나 팔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몬스터를 실체화 시키려고 애를 써봐도 그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소피아는 그걸 눈치채고서 가온을 자기 뒤로 했다.
폭시를 노려보는 소피아. 듀얼 웨펀으로 몬스터를 실체화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저 덩치를 봐선 내가 덤벼봤자 상대가 안 된다."
"그렇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어쩔 수 없지. 지켜보는 수밖에."
"지켜본다니?"
"나 말고도 두 사람 더 있다."
"앗. 두 사람이라면!"
섬광이 터졌다. 귀청에 울리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묵직한 발자국이 괴물의 등에 새겨졌다. 화산이라도 터진 듯이 괴물의 등에서 새까만 연기와 함께 거무죽죽한 핏물이 흘러넘쳤다.
"이게 무슨 짓이지?"
폭시가 등을 반쯤 돌려 뒤를 보자, 아홉 마리의 용이 그녀의 살과 비늘을 물어뜯었다. 그녀가 팔을 크게 휘두르자, 곧바로 괴물도 몸을 움직여 용들을 쫒아낸다. 용의 무리를 치우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익히 알고있는 이들이 서있었다. 양과 세라였다.
"헉. 허어. 따라 잡는다고 얼마나 달린건지."
세라는 제대로 고개도 못 들고 숨을 헐떡인다. 양은 칼 한 자루를 꺼내고, 루어시를 불러냈다.
"분명히 끝장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네년을 다시 보게될 줄이야."
"이거 무척이나 감회롭구나."
"방금 하던 말은 모두 들었다. 네년을 완전히 지옥으로 보내면 끝이다."
"후후. 아직 모르는 모양이구나."
폭시가 손짓하자, 그녀의 몸이 다시금 괴물의 이마에 잠식되었다.
"몸을 숨기는 거냐."
"인간의 형상을 한 나의 나신은 표적밖에 안 되지 않더냐. 그걸 굳이 드러내고 있을 필요야 없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여성의 상체가 괴물의 피부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보석 하나가 형성되었다.
"지금의 나는 왕관을 되찾았다. 너와 싸우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되찾은게야."
보랏빛이 흐르던 이마에 새빨간 핏빛이 감돌았다. 괴물은 고함을 지르며 상체를 일으켜세웠다. 괴물의 날개 아래에 난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었다.
폭시는 코트와 비견될 정도로 강해졌다. 그럼에도 가온은 그 광경을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의 목에 기다란 땀방울이 흘렀다.
"저녀석한테 당하고나서 왼팔이 움직이질 않아. 카드도 실체화되지 않고."
"그건 방금 확인했다."
소피아가 가온의 왼팔을 잡아올렸다. 그의 팔에 고정된 듀얼디스크를 떼어내고, 자신이 차고있던 듀얼 웨펀을 고정시켰다.
"나는 몬스터를 꺼내봤자 도움이 안 된다. 팔 움직이는 걸 도와주지. 일어서라."
자신의 덱을 치우고, 가온의 덱을 듀얼 웨펀에 꽂아넣었다. 가온은 몸을 휘청거리더니 가까스로 일어섰다.
아직 움직이는 오른손으로 카드를 뽑아 판자 위에 강타한다. 몬스터가 출력되지만, 도통 힘이 느껴지질 않았다.
"어째서?"
카드를 다시금 듀얼 웨펀에 내리친다. 얼마 남아있지 않은 힘을 쥐어짜내도 코트와 듀얼할 때처럼 위력이 느껴지질 않았다.
"몬스터가 실체화되지 않아."
가온의 온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 했던 공포가 한꺼번에 그를 덮쳤다. 더욱이, 아직까지 모르포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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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멀.어.지.고.있.어 | 18.01.13 2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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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딱지 들고 듀얼을 해야하는 건가... | 18.01.14 20: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