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마스x유희왕 브레인즈의 팬픽입니다.
"디코드-- 엔드!"
주군의 명령에 따라 푸른 갑주의 기사가 움직인다.
데이터의 바람을 밟아 도약하여 파괴와 침략을 일삼는 흑철의 용을 향해 검을 치켜든다.
푸른 갑주의 기사는 마치 전설의 용과 맞서 싸우는 용사처럼 힘을 끌어모아 위에서 아래로, 커다란 대검을 휘둘렀다.
채캉, 날카로운 금속음 소리와 함께 흑철의 용의 모습이 갈라지고, 폭발음과 함께 후폭풍이 사악한 기사를 향해 쏟아졌다.
그렇게 거짓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이자 또 하나의 세계에서 영웅의 이름이 울려 퍼지게 되었다.
플레이메이커의 이름이 ….
***
후지키 유사쿠는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친 채, 카페 '나기'를 향해 걸어갔다.
보통 그의 또래의 학생들이라면 부활동을 할 시간이지만, 그는 그런 것과는 관계 없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물론, 그가 어떠한 취미도 없이 집으로 향하는 귀가부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유일하게 바라는 목표가, 학교에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버릴 수 있다.
'그것'을 이룰 수 없다면 자신의 인생은 그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유사쿠였기 때문에, 부활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그런 삶을 택한 것이지만.
그리고 유사쿠가 카페 '나기'의 앞에 도착하자, 시야에 세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일부러 모습을 감추는 것처럼 모자와 안경을 쓴 소녀들은 핫도그를 먹으면서 주변을 힐끔, 힐끔 쳐다보았고, 왠일인지 유사쿠의 파트너이자 카페 '나기'의 주인인 쿠사나기 쇼이치가 푸드 트럭 밖에 나와 있었다.
손님인가, 중얼거린 유사쿠가 쿠사나기에게 다가서자, 그가 웃으며 반겨주었다.
"쿠사나기 형.'
"아아, 유사쿠. 이제 왔구나."
"의외로 손님이 있네."
"그렇게 말하니까 내 핫도그가 인기 없는 것 같잖아! 유사쿠."
"실제로 그렇잖아? 난 좋아하지만."
입술조차 변함 없는 담담한 농담이었지만, 유사쿠와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낸 쿠사나기는 그가 건넨 농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그의 말이 어느 정도 진실이기도 했으니까.
쿠사나기는 어깨를 으쓱 하고, 미리 만들어둔 핫도그를 그에게 건넸다.
매번 장소를 이동하는 푸드 트럭인지라, 매상이 그렇게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맛있는 간식이자 식사.
유사쿠는 바로 껍질을 까 한 입 크게 베어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쿠사나기가 입을 열었다.
"아, 그렇지. 오늘은 네게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
"소개? 혹시 …!"
"아니아니, 네가 생각하는 그쪽은 아니니까."
"… 그런가."
아쉬운 듯, 중얼거리곤 다시 한번 한 입 베어문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일그러진 태도에 쿠사나기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괜찮다.
그 일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고, 상처를 견딜 수 있는 어른이니까.
하지만 유사쿠는 그 끔찍한 사건의 당사자이며, 당시에 매우 어린 아이였고, 지금도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이었다.
그 때문에, 일그러지고 말았다.
어쩌면 자신이 그 일그러짐을 부추켰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쿠사나기는 절로 지어지는 씁쓸한 미소를 감추며 유사쿠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어깨 동무를 한다던가, 평소와 다른 쿠사나기의 행동에 유사쿠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쿠사나기 형?"
"자, 유사쿠. 혹시 저 아가씨들이 누군지 알아?"
쿠사나기가 가리킨 방향에 있는 사람은 방금 전에도 보았던 수상한(?) 소녀들이었다.
두 남자의 시선이 그녀들을 가리키자 그것을 눈치챈 듯, 어색하게 웃으며 안경을 내리거나, 모자를 들어보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유사쿠가 고개를 저었다.
"누군데?"
그 냉정한 목소리에 소녀들에게서 작은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쿠사나기가 황당한 어조로 물었다.
"정말로 몰라? 요새 유명한 아가씨들이라고?"
"혹시 링크 브레인즈와 관련 있는 사람들?"
"아니아니, 카리스마 듀얼리스트는 아니지만, 너. 고교생이면서 정말 모르는 거야? 그것도 여자에 관심이 한창 많을 소년이?"
"그런 것에 관심 없어."
졸지에 '그런 것'이 되어버린 소녀들에게서 다시 한번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신음 소리 뿐만이 아니라, 분개하는 듯한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이어 화를 참지 못 하고 소녀들이 일어서려 할 때, 푸드 트럭의 뒤에서 정장을 갖춰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사내의 얼굴은 좋게 말해도 온화한 인상이 아닌, 험악한 인상에다가 굳은 표정인지라, 보는 사람이 겁을 집어먹기 충분했다.
자신도 모르게 사내를 바라보며 긴장한 유사쿠를 뒤로 한 채, 쿠사나기가 말했다.
"일은 다 끝난 거야? 타케우치."
"예. 그렇습니다."
아는 사이?
눈동자로 묻자 쿠사나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개할 요량으로 타케우치라 불린 사내를 가리켰다.
타케우치의 손이 정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쪽은 346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인 타케우치."
"잘 부탁합니다."
"앗, 네."
타케우치가 명함을 내밀자, 예상치 못 했다는 듯 유사쿠는 살짝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새하얀 명함에는 깔끔하게 그의 내용이 간결하게 적혀 있었다.
346 프로덕션 아이돌 부분 담당 프로듀서.
타케우치 -
쿠사나기 형이 이런 사람도 알고 있었던 걸까?
유사쿠의 머릿 속에 그런 의문이 생길 때, 테이블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던 소녀들이 밝게 소리치며 타케우치에게로 다가왔다.
프로듀서!
"아, 세 분 모두 특별히 이상은 없으셨습니까?"
"네! 핫도그도 맛있었고요!"
"뭐, 불쾌한 말은 들었지만 말이지."
"잠깐잠깐, 시부린!. 조금 진정해."
안경과 모자로 얼굴을 감추고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도 한 소녀의 얼굴은 불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황하여 다른 두 소녀가 그녀를 말렸지만, 표정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타케우치 역시 무슨 말을 할 지 고민할 때, 분위기를 진정시킬 요량으로 쿠사나기가 끼어들어 입을 열었다.
"자! 자! 유사쿠, 정말로 이 아가씨들이 누군지 몰라? 그 유명한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인 뉴 제네레이션라고!"
"아,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잘 부탁합니다!"
"… 시부야 린이야."
"아, 나는 리더인 혼다 미오!"
아이돌이라는 말에 유사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가리고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얼굴이나 화사한 분위기를 감출 순 없었으니까.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아이돌이라면 이해가 가는 행동들이었고.
유사쿠는 타케우치 쪽을 한번, 그리고 뉴 제네레이션 소녀들을 한번 바라보곤 나지막히 자신의 소개를 시작했다.
"후지키 유사쿠입니다."
"하하하, 이 녀석이 조금 애교가 없으니까 이해해줘. 타케우치."
"아뇨. 그거라면 저도 할 말이 없으니."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타케우치가 말하자, 호쾌하게 그의 등을 치며 쿠사나기가 웃어보였다.
그 웃음 소리에 분위기가 아주 조금이지만 누그러지는 게 느껴졌다.
그것을 느낀 유사쿠가 말했다.
"그래서, 쿠사나기 형. 그냥 아는 사람이라 소개시켜준 거야?"
"아아, 뭐, 그것도 있고 말이야."
지금부터가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태연스러운 표정이지만 몰래 침을 꼴깍 삼킨 쿠사나기가 말을 이어갔다.
"유사쿠. 너, 아르바이트 해볼 생각 없어?"
쿠사나기의 제안은 다소 뜬금 없는 내용이었다.
유사쿠는 미간을 찡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아이돌 그룹과 그 프로듀서를 소개시켜준 이유가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본능적으로 느낀 꺼리직함에 다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소리야?"
"아,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네 사람이 속해 있는 346 프로덕션에서 아르바이트 해볼 생각 없냐고 물은 거야."
"관심 없어."
"잠깐, 잠깐! 조금 들어봐! 반짝반짝하기 그지 없는 아이돌들과 함께 일하는 거라고? 그, 사무 보조라던가, 타케우치를 보조한다던가."
"후우우 …."
당황하는 쿠사나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한숨을 내뱉은 유사쿠는 오른 손을 들어보였다.
그의 검지 손가락이 펼쳐졌다.
"내가 그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 데 세가지가 있어. 첫째, 나는 그런 것에 아무런 관심도 없어."
"그, 그렇지만 말이야 …."
"둘째, 그럴 시간도 내겐 없어. 그 녀석들을 찾는 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해."
"잠깐, 내 이야기를 들어봐. 유사쿠!"
"셋째, 그런 것은 내게 방해만 될 뿐이야. 그러니까 나는 …."
"유사쿠 …!!"
자신의 양 어깨를 잡으며 쿠사나기가 소리치자, 유사쿠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쿠사나기가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파트너이자, 동등한 존재로 여겨 주었을 정도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였으니까.
쿠사나기는 유사쿠의 놀란 얼굴에 가볍게 숨을 내쉬곤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유사쿠. 나는 진 이외에도 너도 내 동생이라 여기고 있어."
"쿠사나기 형 …."
"그러니까 말이야, 그것에만 너무 몰두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
"그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그저, 너는 아직 어려.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그러니까 벌써부터 모든 걸 포기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야. 응? 유사쿠."
"그래도 …."
갑작스런 분위기 변화에 당황한 것은 유사쿠 뿐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타케우치 프로듀서도, 뉴 제네레이션의 세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유사쿠가 말 끝을 흐리자, 쿠사나기는 희미한 미소를 지우고, 밝게 웃어보였다.
"자, 자아. 네 자리는 남겨둘 테니까 언제든지 돌아와도 좋아. 해보고 맞지 않으면 그 날, 당장 돌아와도 좋아. 그렇지만 아직 네겐 부족한 게 많아. 나는 그걸 채울 수 없지 않다고 생각해. 그래서 타케우치에게 부탁한 거야. 네가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무언가를 전해주고, 네 목적 이외에도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길 바라는 거야. 아이돌들은 꿈을 향해 달리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고."
"쿠사나기 형 …."
"그러니까, 한번만 내 고집에 따라줘. 유사쿠."
쿠사나기의 간절하기까지 한 부탁에 유사쿠는 선뜻 거절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 사건'을 통해 쿠사나기는 친동생을 잃어버렸었고, 그 친동생의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가 자신을 아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대로 나아간다면, 어쩌면 자신이 그 이상으로 일그러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한 동안 답하지 못 하던 유사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타케우치 씨를 따라가면 되는 거지?"
"어, 어어! 그래! 물론 '그런 일'이 생기거나,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여기에 와도 좋고."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쿠사나기의 표정을 바라보자, 유사쿠는 저도 모르게 작게 웃고 말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타케우치 프로듀서를 바라보았을 때, 그의 옆에 서있었던 차가운 표정의 소녀가 말했다.
"나는 반대야. 프로듀서."
"시부야 씨 …?"
"………."
아아, 시부야 린이라고 했던가.
유사쿠는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 자리에 있는 사내들로서는 알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자, 잠깐만 린 ∼!"
"그래! 시부린. 막 훈훈한 분위기였는데 …."
"저 녀석은 프로듀서를 그런 것이라고 불렀어. 내가 화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시부야 씨 …."
짧게 화를 삭힌 그녀는 눈쌀을 찌뿌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 우리는 아직 신인이니까 몰라도 괜찮아. 관심 없다고 해도 상관 없어. 하지만 프로듀서를 욕하는 건 용서 못 해."
"시부야 씨 …, 저는 괜찮습니다."
"내가 괜찮지 않은 거야. 프로듀서. 우즈키, 미오. 너희는 괜찮아?"
시부야 린의 물음에 시마무라 우즈키도, 혼다 미오도 선뜻 답하지 못 했다.
그녀들 역시 유사쿠의 발언이 불편하긴 마찬가지였으니까.
두 사람이 답하지 못 하자, 린은 더욱 눈쌀을 찌뿌리며 유사쿠를 노려보았다.
그 작은 입술에서 차가운 으름장이 흘러나왔다.
"당신 사정이 어떤 지 모르지만, 먼저 프로듀서에게 사과해. 그러지 않으면 난, 아니. 우리는 반대니까.'
유사쿠는 잠시 세 소녀들의 얼굴을, 타케우치 프로듀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황, 분노, 혼란, 가지각기의 감정들이 흐트러져 있었다.
쿠사나기와 타케우치 프로듀서는 잔뜩 당황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오랜 시간 동안 쿠사나기가 알고 지낸 후지키 유사쿠라는 소년은, 쉽게 사과하지 않는 사내였고,
타케우치 프로듀서가 바라본 시부야 린의 고집은, 꺽기 어려운 여자였으니까.
두 사람의 감출 수 없는 당황스러운 감정이 움직일 때, 유사쿠가 입을 열었다.
"미안, 그리고 타케우치 씨. 미안합니다."
"어 …? 유사쿠?"
"아, 아뇨. 저는 괜찮습니다.
짧지만 또렷하게, 사과의 말을 뱉은 유사쿠는 시부야 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미간을 찌뿌리곤 있었지만, 무언가 항변하진 않았다.
유사쿠도 무어라 덧붙이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잠시 동안의 어색한 침묵, 그것을 깬 것은 같은 뉴 제네레이션의 멤버인 시마무라 우즈키였다.
"아! 그렇지! 그러면 잘 부탁합니다! 후지키 씨! 다시 한번 소개하자면 시마무라 우즈키입니다!"
"아, 으응! 그렇네! 앞으로 잘 부탁해!"
조용히 그를 노려보는 린의 시선을 피해, 타케우치 프로듀서도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후지키 씨."
"… 아뇨. 저야말로."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만남이 시작되었다.
***
유사쿠가 346 프로덕션에 들어섰을 때, 느낀 생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커다란 회사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개성 존중'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돌들을 풀어놓은 결과, 엉망진창으로 혼란스러운 장소라는 것이었다.
타케우치 프로듀서의 책상 아래에 숨어 있는 아이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술이 생겼다면서 챙겨온 아이돌도 있다.
심각하게 자기 과신을 하는 아이돌, 레슨이나 일도 귀찮다면서 쇼파에 늘어진 아이돌, 험한 말투를 내뱉는 인형 옷을 입은 아이돌까지.
개성을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혼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잠깐 생각에 잠긴 유사쿠에게 우즈키가 조용히 말을 걸었다.
"조금 혼란스럽죠?"
"… 조금, 그렇군요."
"그래도 활기찬 게 저희 사무소의 매력 …, 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며 화사하게 웃는 우즈키를 바라보며 유사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이돌답게 그 미소만으로도 절로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바로 그 순간, 녹색 정장을 입은 땋은 머리의 여성이 손뼉을 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 잠깐 소개할 사람이 있으니까 모두 모여줄래요?"
생긋, 웃으며 모든 아이돌들의 시선을 불러모은 여성의 명찰에는 '센카와 치히로'라고 적혀 있었다.
그녀의 말에 모든 아이돌들이 유사쿠에게 모이자, 타케우치 프로듀서가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센카와 씨의 사무 보조나, 프로듀서들을 보조할 후지키 씨입니다."
"후지키 유사쿠입니다."
소개가 끝나자 함성 소리와 함께 질문 세례가 퍼부어졌다.
기본적으로 타케우치 프로듀서를 비롯해 몇몇 남성들도 지나다니지만 비슷한 또래의 남자 아이는 처음이니까.
모두의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혹시 록에 관심 있어?"
"없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꺄핫!"
"16 살입니다."
"킁킁♪ 와아, 프로듀서랑은 다르지만 재밌는 냄새가 나네?"
"그렇습니까."
"저희 중에서 누가 제일 귀엽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제일 귀여운 저를 택하시겠지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버섯 …, 좋아해 …?"
"그저 그렇습니다."
"호러 영화는… 어때?"
"관심 없습니다."
"어둠에 삼켜져라!"
"…………………."
"열라 쳐좋아하는 동물은 있나요?"
"없습니다."
"후지키 군은, 조금 딱딱하네! 혹시 불량 학생은 아니지? 누나가 체포할 지도 몰라?"
"… 학교는, 나갑니다."
폭풍 같은 질문 세례에 따박따박 답해주던 유사쿠는 정신적 피곤함을 느끼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유사쿠의 속내를 눈치챘는지, 잠깐 시간을 둘 요량으로 치히로가 물었다.
"아, 그러고보니 후지키 군. 부모님에겐 연락했죠? 별로 위험한 일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무얼 하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없습니다."
"네, 없 …, 네?"
"안 계십니다. 부모님."
꽤나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고 생각했지만 유사쿠의 예상과는 다르게 사무소에는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곧 이어 치히로를 책망하는 목소리가 사무소로 울려퍼졌다.
물론 그녀도 모르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지만, 어색한 침묵을 돌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발언자를 책망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런 걸 물으면 어떻게 해요! 치히로 씨!"
"아, 아니. 그런 건 줄 몰랐다구요! 저도! 프로듀서 씨는 왜 말해주지 않은 거에요?"
"아 …,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당황스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치히로가 유사쿠를 바라보았다.
"그, 저, 미안해요. 후지키 군. 그럴 의도가 …."
"괜찮습니다."
"엣, 에, 네?"
"별로,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말하는 유사쿠를 바라보며 타케우치 프로듀서는 깨달았다.
어째서 쿠사나기가 자신에게 그를 맡겼는지를.
몸은 커졌지만 아직은 소년인 그에게 소중한 존재가 없다는 사실이, 괜찮을 리 없으니까.
후지키 유사쿠라는 소년에게 결여된 것들이, 괜찮을 리 없으니까.
※ 캐붕 있을 수 있습니다. 신데마스 캐릭터들을 잘 모르는 편이라.
※ 스토리는 브레인즈 3화부터 시작.
※ 다음 연재는 언제 할 지 저도 모릅니다. 코멘트가 많으면 할 지도(??)
※ 제목이 별로 마음에 안드는군요. 좋은 제목 없을라나..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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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브레인즈 스토리를, 그리고 중간 중간에 신데마스 파트를 넣을 예정입니다. | 17.12.14 1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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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굳이 복습을 하실 필요는 없는데요 ㅋㅋㅋ 일단 유사쿠가 힐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하노이다죽이겠쓰맨이겠지만. | 17.12.15 21: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