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실에 앉아 후우, 하고 짧은 한숨을 내쉬던 붉은 단발의 여성은 기지개를 폈다.
그녀의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듀얼 아카데미아]의 듀얼 실기 부분을 담당하는 교수였기 때문에 그녀의 어깨에는 언제나 묵직한 피로가 앉아 있었다.
그래도 이것으로 1학기는 종료, 방금 노트북에 성적 데이터를 전부 입력했으니 당분간 정정을 요구하는 학생들만 상대해주면 된다.
“끄으으. 슬슬 시간도 늦었고, 가서 잠이나 잘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는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며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조만간 방학이라고 해도 내일 당장 할 일들이 넘쳐났기에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피로를 떼어놓을 휴식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던 때, 문득 그녀의 듀얼 디스크가 울렸다.
“하아아, 조금 쉬려고 했더니. 이 시간에 누구야?”
띠링.
가볍게 듀얼 디스크를 터치하자 전화를 건 상대의 모습이 액정에 나타났다.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현재 일본, 아니 세계에서도 유명한 경찰 중 한명이었다.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무슨 일이야?”
“… 굉장히 피곤해보여서 미안하네.”
“피곤한 것 맞으니까 짧게 용건만 말해줄래?”
“그래,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쥬다이에게 나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해줄래?”
“뭐? 그 녀석 이야기를 왜 나한테 해?”
그의 부탁에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말한 쥬다이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 언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신출귀몰한 남자였다.
하물며 그녀와 쥬다이가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이 2년 전이다.
당연히 그 남자의 소재를 그녀가 알 리 없었고, 뚱딴지같은 질문에 반문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자 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 하지만 나한테는 듀얼 아카데미아에 간다고 했는데?”
“전혀 못 봤어. 아예 여기엔 오지도 않았고.”
“연락할 수 있는 곳은 다 연락해봤는데 …, 이걸 어쩐다. 알았어, 그러면 내가 알아서 찾아볼게. 그럼 끊어.”
“자, 잠 ….”
뚜욱- 뚝.
그녀의 외침이 무심하게 그와의 통화는 깔끔하게 끝났다.
잠시 허망한 눈으로 까맣게 변한 듀얼 디스크를 바라보던 그녀는 고개를 젓고서 바로 다른 사람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그 남자와 몇 년이나 알고 지낸 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보통 몇 년 이상 알고 지내는 친구라면 연락 라인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게 보통이니까.
연결음 소리가 얼마 지나지 않자 끊기자 그 사람의 얼굴이 액정에 나타났다.
“어라, 메카루 교수님. 이 시간에 무슨 일?”
“텐죠인 교수님. 혹시 쥬다이가 어디에 있는지 들은 게 있을까요?”
“쥬다이? 뜬금 없이 쥬다이는 왜?”
“방금 킨조에게 연락이 왔거든요. 어째서인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해도 …, 나한테 따로 연락 온 게 없는데.”
미간을 찌뿌리며 고개를 젓는 텐죠인 아스카에 메카루는 어쩔 수 없나, 하고 작게 중얼거렸지만 곧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며 중얼거렸다.
“아, 그러고보니.”
“뭔가 알고 있는 게 계신가요?”
“내 동기들의 라인에 후배가 쥬다이와 만난 사진을 올렸었는데, 삼일 전쯤인가.”
“그 사람이 누구죠?”
“켄잔, 이라는 애인데 필요하면 사진하고 연락처를 안내해줄게.”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내일부터 수업 말인데요. 텐죠인 선생님이 전부 자습으로 돌려주시겠어요?”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리고 메카루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그 녀석이 또 무슨 사고칠 것 같아서요. 가보려고요.”
그 말에 아스카는 이해한다는 듯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러니까 나는 아무런 잘못하지 않았지 자우르스!”
불끈불끈한 근육이 돋보이는 가죽 자켓을 입은 청년이 소리치며 반항하자 그를 만류하려던 경찰들이 난감하다는 얼굴로 멈춰섰다.
그들 역시 상부의 명령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온화하게 잠깐 시간을 요구했을 뿐인데 이렇게 격렬한 반응일 줄이야.
경찰들이 당황하자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가죽 자켓의 청년은 경찰들 사이로 파고 들어 도주를 시도했다.
탄탄한 근육과 큰 덩치에 밀려 경찰들은 제대로 쫒지도 못 하며 물러서야 했고, 청년은 히죽 미소를 지었다.
“잠깐. 티라노 켄잔이지? 멈춰서지 않겠어?”
그 다음 순간에 그의 앞을 막아서는 두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던 그 미소가 오래 갔을 테지만.
티라노는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두 사람을 노려보며 귀가 아플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 자우르스! 그런데 왜 나를 붙잡으려 하는 거돈!?”
그의 외침에 답한 것은 푸른 머리칼의 청년의 옆에 있던 메카루였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 진정해주겠어? 조금 과격했던 것은 당신이 유일한 단서니까 어쩔 수 없었어. 이해해주길 바래.”
“이야기? 유일한 단서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자우르스?”
”유우키 쥬다이가 사라졌어. 그것에 관해서 당신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쥬다이 형님? 아, 아아!“
켄잔은 무언가 깨달은 듯 소리를 내었고, 그 목소리를 놓치지 않은 메카루의 눈동자가 빛났다.
여기서 생각할 틈도 없이 몰아붙여야 원하는 대답을 알아낼 수 있다.
그것을 알고 있는 메카루는 켄잔이 무어라 답할 틈도 없이 말을 이어갔다.
“뭐라도 좋으니까 알고 있으면 알려주면 좋겠어. 우리와 쥬다이는 친구니까, 걱정되거든.”
“쥬다이 형님과 친구? 하, 하지만 형님과 약속했지 자우르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기로!”
“흐응, 그래?”
그녀의 옆에 있던 파란 머리칼의 청년이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너도 참 당연한 걸 묻네, 킨조. 답은 간단하잖아?”
“역시 그거겠지?”
킨조는 빙그레 웃으며 한걸음 물러섰다.
듀얼리스트와 듀얼리스트가 만났다.
서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얻어내는 것에 대한 해답은 아주 간단했다.
뜨거운 영혼을 걸고서 결투를 통해 빼앗는다.
그녀가 듀얼 디스크를 장착하자 켄잔은 움찔하며 한 걸음 뒤로 물렀다.
“뭐, 뭐하자는 거돈?”
“내가 이기면 쥬다이가 어디 있는지 말해줘. 대신, 내가 지면 1000만엔을 통장에 넣어줄게.”
“처, 천 만엔?! 그런 돈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 자우르스?!”
“가끔 출장 교육을 가기도 하거든. 듀얼 아카데미아의 실기 담당 교수이자 전 [초고교급 교수]로서 말이야!”
촤악-! 하고서 리얼 솔리드 비전에 의해 듀얼 디스크가 전개된다.
켄잔은 그것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아카데미아에서부터 줄곧 써왔던 구형 듀얼 디스크를 전개시켰다.
기계음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결투의 시작을 알렸다.
듀얼의 시간이다.
“약속은 꼭 지키는 거돈!”
“두 말하면 잔소리!”
““듀얼”“
메카루 레이 [LP : 8000] VS [LP : 8000] 티라노 켄잔
듀얼 디스크의 액정에 First Turn 이라는 글자가 뜨며 메카루의 선공을 알렸다.
빠르게 자신의 패를 살핀 메카루는 한 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나는 [땅의 제왕가신 랜드로브]를 일반 소환!”
“제왕 가신!?”
“이어서 [인스턴트 퓨전]을 발동! 라이프 포인트 1000 점을 지불해 엑스트라 덱에서 레벨 5 이하의 융합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다! 내가 소환할 건, 레벨 4의 [마브러스]!”
“레벨 4의 몬스터가 2체 …! 설마 …!”
처음 랜드로브를 보고서 듀얼 아카데미아의 재학 시절에 수학 여행 당시 보았던 어떤 듀얼리스트를 떠올리던 켄잔은 이어서 나타난 마브러스에 놀란 눈으로 메카루를 바라보았다.
싱크로 소환과 엑시즈 소환, 그리고 펜듈럼 소환이 룰 개정과 함께 나타났지만 아직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 듀얼리스트들의 수는 적었다.
캐나다에서 몇 번 맞붙었던 강력한 엑시즈 몬스터의 효과를 알고 있는 켄잔이었기에 더욱.
“나는 레벨 4의 랜드로브와 마브러스로 오버레이! 두 체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두 몬스터가 육체를 버리고 영혼이 된다.
금빛 영혼은 지면 아래에 펼쳐진 우주 안으로 들어가 빅뱅을 일으킨다.
아름다운 꽃잎을 휘날리며 위험한 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엑시즈 소환! 친구에게 받은 고고한 꽃! 랭크 4, [플레시아의 충혹마]!”
“하필이면 그 몬스터인 거돈 …?!”
“그리고 카드 세 장을 엎어두고 턴 엔드. 자, 당신의 턴이네.”
플레시아의 충혹마의 효과는 엑시즈 소재 하나를 제거해서 함정 속으로 카드 군의 효과를 얻는 것.
따라서 상급 몬스터를 단숨에 전개하는 켄잔의 공룡 덱으로서는 전개가 막힐 가능성이 농후했다.
강력한 견제 능력, 돌파하기 쉽지 않은 높은 수비력, 거기에 리버스 카드 세 장까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실력이다.
켄잔은 그렇게 생각하며 덱 위로 손을 올렸다.
“나의 턴, 드로우! 좋았어! 필드 마법 [로스트 월드]를 발동!”
“이 필드 마법은 …?”
그의 구형 듀얼 디스크에 필드 카드가 들어서자 도시의 한복판은 야생의 공룡이 살았던, 잃어버린 세계로 변모한다.
이것으로 공룡들이 용맹한 투지를 내뿜을 무대는 갖춰졌다.
“이어서 마법 카드, [화석 조사]! 덱에서 레벨 6 이하의 공룡족 몬스터를 패에 추가하는 자우르스. 내가 추가할 건 [환창의 미세라사우르스]!”
“범위도 넓은 서치 카드네.”
“아직 끝나지 않았다돈! [베이비 케라사우르스]를 일반 소환! 이 순간, 로스트 월드의 효과로 당신의 필드에 [쥐라에그 토큰]을 특수 소환하는 자우르스!”
메카루의 필드 위로 떠오르는 공룡의 알.
공격력도 0, 수비력도 0의 효과도 없는 일반 몬스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것은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상대 필드에 몬스터를 늘려주다니.
평범한 전략이라고 볼 수 없었기에 메카루는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았고, 이어 다음 수로 필드가 폭발했다.
“그리고 마법 카드, [블랙홀]을 발동하지 자우르스! 이 효과로 필드 위의 모든 몬스터가 파괴되지만 로스트 월드의 또 다른 효과로 쥐라에그 토큰 대신에 덱의 쁘띠라노돈을 파괴한다돈!”
“덱의 몬스터를 파괴하는 효과?!”
메카루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모래 먼지에 양 팔로 얼굴을 가리다, 어느 정도 가라앉자 필드를 바라보았다.
필드에 남은 것은 쥐라에그 토큰과 새로히 나타난 공룡족 몬스터 두 체.
그녀의 얼굴이 찌뿌려졌다.
“파괴된 베이비 케라사우르스와 쁘띠라노돈의 효과이돈! 각각 덱에서 레벨 4 이하의, 레벨 4 이상의 공룡족 몬스터릍 특수 소환하지 자우르스.”
“과연, 재밌는 전략이네."
“따라서 [영혼을 먹는 오비랍토르]와 [자이언트 렉스]를 특수 소환! 그리고 오비랍토르의 효과로 덱에서 [궁국의 전도 티라노]를 패에 추가한다돈!”
“상급 몬스터의 서치 ….”
파괴하는 것을 필드의 몬스터를 늘리고, 거기에 상급 몬스터까지 서치했다.
과연 듀얼 아카데미아 출신이라고 할 만한 실력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직 자신의 끝낼 생각이 없다는 듯, 켄잔은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러면 또 다른 필드 마법 [쥐라기 월드]를 발동한다돈! 필드의 공룡족 몬스터의 공격력과 수비력은 300 포인트씩 상승!”
다시 한번 필드가 변모한다.
잃어버린 세계로부터 좀 더 고대의 세계로.
“아직! 아직이지 자우르스! 오비랍토르의 효과를 발동! 자이언트 렉스를 파괴하고 묘지의 쁘띠라노돈을 특수 소환한다돈! 그리고 묘지의 자이언트 렉스와 베이비 케라사우르스를 제외! 궁극의 전도 티라노를 특수 소환!”
크와아아아앙 -!
보랏빛 구슬을 몸에 단 거대한 공룡은 음험한 빛을 뿜어내며 포효한다.
그 공격력은 무려 3500에 쥐라기 월드의 효과로 3800이 되었다.
전설의 하얀 용조차도 가볍게 쓰러뜨릴 수치인데, 이런 대형 몬스터에 저렇게 간단한 소환 조건이라니.
메카루는 가볍게 혀를 차며 자신의 리버스 카드들을 힐끗 바라보았다.
“게임에서 제외된 자이언트 렉스를 자신의 효과로 특수 소환하고 공격력을 200 포인트 UP! 그리고 쁘띠라노돈을 릴리스해 [몬스터 게이트] 발동한다돈! 이 효과는 ….”
“덱 위에서 통상 소환이 가능한 몬스터가 나올 때까지 카드를 넘기고, 그 몬스터가 나오면 특수 소환하는 효과지? 알고 있어.”
“그 말대로! 덱을 넘기는 자우르스!”
첫 번째 카드는 마법 카드, [궁극 진화약].
두 번째 카드 역시 마법 카드, [테일 스윙].
세 번째 카드는 … 몬스터 카드, [초전자 티라노].
“따라서 초전자 티라노를 특수 소환!”
빛무리가 번쩍이며 금속으로 온 몸을 감싼 전기와 열의 공룡이 모습을 드러낸다.
궁극의 전도 티라노보다는 부족하지만 그 공격력 역시 3000을 가볍게 넘는 3300에 다시 한번 쥐라기 월드의 효과로 3600이 되었다.
켄잔의 필드 위의 모든 몬스터의 공격력을 합하면 무려 12000, 이것으로 그가 노리는 것은 메카루도 알 수 있었다.
“원턴 킬인가 …”.
“배틀 페이즈로 넘어가겠다돈! 오비랍토르로 쥐라에그 토큰을 공격!”
아무 힘도 없는 알이 견뎌낼 리 없었다.
그저 푸른 불길로 타오르는 사냥꾼의 발톱에 무너질 뿐.
이어서 남은 공룡들의 포악한 발구름이 메카루를 향해 쏟아졌다.
“궁극의 전도 티라노로 직접 공격 자우르스!”
“속공 마법! [크리보를 부르는 피리]!”
“크리보를 부르는 피리다돈!?”
“덱에서 [날개 크리보]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하겠어.”
크리크리!
앙증 맞은 웃음 소리를 드러내며 그녀의 필드로 하얀 날개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켄잔은 잠시 얼빠진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분명히 그의 형님의 친숙한 카드이자 익숙한 몬스터지만 상대할 방법은 충분히 있었다.
“궁극의 전도 티라노는 수비 몬스터와 전투할 때, 그 몬스터를 데미지 스탭 개시시에 묘지로 보내고 1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는 자우르스! 따라서 날개 크리보의 효과는 적용되지 않는다돈!”
“유감이지만 함정 발동! [데미지 폴러라이저]! 이 카드의 효과 데미지는 0이 되고, 날개 크리보는 전투로 파괴 돼! 따라서 이번 턴의 전투 데미지는 0이 되고 1장씩 드로우!”
크리!
하얀 날개의 정령이 용감무쌍하게 보랏빛 공룡을 향해 달려든다.
당연히 그 압도적인 파워 차이에 금새 빛무리로 변하며 사라지지만 그 하얀 깃털 하나가 떨어지자 메카루의 필드로 반투명한 방어벽이 생성되었다.
켄잔은 큿, 하고 입술을 깨물고는 원턴킬의 실패 뿐 아니라 데미지를 입히지 못 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 했다.
“그렇다면 나는 메인 페이즈 2로 이행한다돈! 레벨 4의 자이언트 렉스와 오비랍토르로 오버레이! 엑시즈 소환! 랭크 4, [에볼카이저 라기어]! 이대로 턴 엔드 자우르스.”
그의 필드 위에 있던 두 공룡들이 그녀 때와 마찬가지로 붉은 영혼이 되어 우주로 들어가 빅뱅과 함께 새로운 육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청록빛 빛을 내뿜으며 붉은 영혼을 휘감고 있는 그 존재는 제왕.
메카루는 껄끄러움을 보며 힐끗, 패를 바라보았다.
이거라면 어떻게든 되려나?
“그럼 나의 턴, 드로우! 좋은 카드가 뽑혔는 걸. [욕망과 탐욕의 항아리] 발동! 덱 위에서 10장을 제외하고 두 장을 드로우!”
“그건 안되지 자우르스! 에볼카이저 라기어의 효과 발동! 엑시즈 소재 2개를 제거하고 마법/함정 카드의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돈!”
최상급 카운터 함정인 신의 심판과 같은 효과.
평범한 듀얼리스트라면 여기서 신음 소리를 내며 수비 태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메카루는 라기어의 유일한 맹점을 노리며 반격에 나섰다.
“체인! 패의 [싸이프레임 기어 감마]의 효과 발동! 내 필드 위에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고, 상대 몬스터가 효과를 발동했을 때에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와 덱에서 [사이프레임 드라이버]를 특수 소환하는 것으로 그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
“그런 바보같은 자우르스!?”
메카루의 패는 데미지 폴러라이저의 효과와 통상 드로우로 얻어낸 2장이었다.
그런데 그 두 장의 드로우르 어드밴티지를 늘릴 드로우 카드와 카운터에 대비한 카운터 카드를 뽑아내다니.
마치 운명을 개척하는 듯한 효과에 켄잔은 그녀에게서 쥬다이의 모습을 엿보았다.
그리고 -
“이것으로 감마와 드라이버를 특수 소환하고, 욕망과 탐욕의 항아리의 효과로 덱에서 두 장을 제외하고 드로우! 그리고 이걸로 레벨 합계 8 -!"
“튜너와 튜너 이외의 몬스터 …! 설마 이번엔 싱크로 소환?! 그렇다면 궁극의 전도 티라노의 효과를 발동! 초전도 티라노를 파괴하고 감마를 뒷면 수비 표시로 변경하는 자우르스!"
“아, 그러고보니 말하지 않았었나.”
메카루는 입꼬리를 올리며 한 장의 카드를 돌려 보여주었다.
“내 덱도 메인 덱이 전문이거든. 나는 감마와 드라이버를 릴리스!”
“어드밴스 소환다돈?!”
“강철 비늘의 사나운 용이여, 현세의 문을 봉한 걸쇠를 파괴하고, 우리의 적에게 멸망을 선사해주어라! 나타나라!”
“그렇다면 환창의 미세라사우르스의 효고를 발동하겠다돈! 이 효과로 궁극의 전도 티라노는 효과를 받지 않…”
“체인! [신의 통고]! 이 카드의 효과로 라이프 포인를 1500 포인트 지불하고 미세라사우르스의 효과를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
신의 통고를 발동할 타이밍이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이제야 발동되는 그 카드를 바라보며 켄잔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원턴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사용하지 않고서, 이 절묘한 순간에 발동하다니.
도무지 상식을 뛰어넘는 그녀의 플레잉에 켄잔은 한 걸음 물러서다, 그녀의 옆에 보이는 날개 크리보의 정령을 바라보곤 깨달았다.
일부러 이 타이밍을 노려 발동한 게 아니다.
그것은 그녀가 미래를 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 타이밍에 신의 통고를 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켄잔의 턴의 공격을 날개 크리보로 막을 수 있다는 믿음.
카드의 정령과 듀얼리스트간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마치 쥬다이처럼.
그 몸은 새까만 칠흑이었고, 몸 곳곳에 박혀 있는 붉은 구슬이 빛을 내며 음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켄잔의 필드에 나와 있는 전도 티라노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마치 자신이 정통파라고 증명하는 것처럼 그 검은 용은 고시대의 존재들에게 포악한 포효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녀가 파멸을 선언했다.
“[파멸룡 간드라 X]! 그 효과를 발동하겠어. 필드 위의 모든 몬스터를 파괴하고 당신에게 가장 공격력이 높은 궁극의 전도 티라노의 공격력분의 데미지를 준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악 -!?”
파멸룡의 몸에 박힌 구슬이 붉은 빛무리를 내뿜고, 그 큰 덩치의 켄잔이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그의 라이프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남은 그의 라이프는 4200, 분명히 절체 절명의 위기였으나 켄잔은 듀얼리스트답게 포기하지 않으며 다음의 플레잉을 생각했다.
‘확실히 위험하지만 다음 턴에 미세라사우르스의 효과로 덱에서 [디노 인피니티]를 불러내면 승산은 있다돈!’
디노 인피니티의 효과는 제외된 공룡족 몬스터의 하나당 공격력을 1000 포인트 올리는 효과.
미세라사우르스의 효과로 묘지의 4장의 공룡족이 제외되면 그 공격력은 무려 5000이다.
분명히 간드라를 파괴하고도 그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충분한 수치이지만.
“간드라 X의 효과로 간드라의 공격력은 3800이 된다. 그리고 이게 파이널이야! 마법 카드, [일기가세] 발동! 간드라의 공격력을 1500 포인트 올린다! 따라서 공격력은 5300 -!”
“그, 그런 …!?”
“간드라 X로 플레이어에게 직접 공격! 파이널 디스트럭션!”
파멸의 용이 다시 한번 빛으로 모든 것을 뒤덮었다.
***
비행기 좌석에 몸을 실은 메카루가 짧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 녀석은 왜 이집트까지 가고 난리야? 불편하게.”
“워낙 신출귀몰한 게 쥬다이 특징이잖아.”
“그런데 단서가 이집트 뿐이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하려나.”
그 말에 킨조가 히죽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듀얼 디스크를 보여주었다.
듀얼 디스크의 액정에는 [오렌지색 머리칼의 청년]이 굳은 얼굴로 서 있는 사진이 떠올라 있었다.
그녀가 물었다.
“이 녀석은?”
“연락해왔어. 이집트에서 기다리겠네.”
“참- 나, 세계적인 테러리스트께서 도와주신다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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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챠님 생일 기념 극장판-----!! 같은 느낌으로 써봤습니다.
어라? 근데 갓챠님이 안 보여?
???? : 그냥 써보고 싶었던 거 아냐?
다☆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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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화와 다다음 화에도 등장 예정이 없으십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 홍철 없는 홍철 팀도 아니고.. 갓챠 없는 갓챠 생일 특집.. | 17.09.01 01:07 | |
(IP보기클릭)27.124.***.***
(IP보기클릭)59.17.***.***
늦은 시간에 로그 오류 제보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로스트 월드 효과는 헷갈렸고, 나머지는 쓴다는 게 빼먹었네요. 얼티미트 커덕터 효과는 사용해봐야 고작 1000 데미지에 몬스터를 릴리스해야 하니까요. GX 이후 3년, 본편 이후 3년이 흐른 설정이라 켄잔이 이것저것 들었다는 걸로 감마에 대해 아는 걸로.. | 17.09.01 02:52 | |
(IP보기클릭)27.124.***.***
그런데 어차피 간드라에 죽을 거면 얼티미트 컨덕터 자신을 터뜨려서 효과 데미지도 200 줄이고 간드라의 능력치도 바보로 만들 수 있는데... 좀 미묘한 것 같습니다. | 17.09.01 02:59 | |
(IP보기클릭)59.17.***.***
수정한 부분 보시면 간드라 소환 전에 8싱 견제해서 감마를 뒤집습니다. | 17.09.01 03:0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