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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45
Double drag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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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턴이니라. 드로."
폭시가 카드를 뽑았다. 가느다란 손끝에 녹빛 카드가 한 장 걸렸다.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사용. 나인 테일의 효과를 발동하노라."
구미호가 밟은 자리 아래에 새까맣게 깔려있는 핏덩이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검댕이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의지를 가지고, 한 점을 기준으로 모여들었다.더 비스트의 시체나 다름없는 그것들이 모여들자, 핏물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좀 더 명확한 형상을 갖췄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존재, 더 비스트의 머리였다. 하지만 머리만 온전하게 돌아왔을 뿐, 몸뚱아리는 와해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다.
"묘지에서 [진룡황 V.F.D.]( Rank 9 / ATK 3000 )를 특수 소환하마."
"그녀석을 되살렸다고 해도 허울 뿐이다. 오버레이 유닛이 없는 더 비스트는 시체나 다름 없다."
"그거야 그렇지. 허나 이걸 쓴다면 어떻게 될까."
여인이 싱긋 웃으며 카드 한 장을 꺼내들었다. 기묘한 문양이 그려진 초록색 카드였다.
"[RUM-팬텀 나이츠 라운치] 발동. 랭크 9 더 비스트로 오버레이."
괴물이 사방에 흩뿌린 검정이 다시금 그에게 되돌아 왔다. 새까만 비가 죽죽 내리며, 더 비스트의 몸이 수복되어 갔다. 그가 마침내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검정색 핏덩이는 그의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몸에 새로운 어둠을 덧씌워 가며, 몸집을 부풀리게 했다. 더 비스트의 몸은 끊임없이 검정을 받아들이는 비대한 욕망 그 자체였다.
"엑시즈 소환. [RR-얼티미트 팔콘]( Rank 10 / ATK 3500 )"
새까만 검정색 괴물 위로 금빛이 떠올랐다. 머리만 남아있던 짐승은 무수히 많은 금장식으로 치장되었고, 커다란 날개를 펼친 매가 되어 날아올랐다.
폭시는 자신이 소환한 커다란 매를 보고, 영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괜히 제시아의 카드를 가져왔나. 라베노스 타란튤라를 가져왔다면 끝났을텐데.'
뭐라고 불평하더라도 덱에 넣을 카드를 결정한 것은 폭시 본인. 그녀는 그걸 절실히 느끼며, 새까만 카드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랭크업이니라."
"다시 한 번 랭크업? 패도 한 장 남지 않았는데 그걸 어떻게 한단 거지?"
"못 할 거라 생각하느냐?"
매가 날개를 활짝 펼치며 대지로 천천히 내려왔다. 그의 두 날개가 둥그런 고리처럼 끝과 끝을 맞대었다.
"랭크 10 얼티미트 팔콘으로 오버레이."
작은 불씨가 확 피어올라, 새까만 매의 몸이 활활 타올랐다. 새빨갛게 불길이 치솟은 자리에서 검정색이 모두 지워졌다. 불타고 남은 것은 오직 새하얀 순백. 잿더미는 모두 땅에 떨어지고, 찬란한 금빛과 순수한 하얀색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엑시즈 소환. [No.77 더 세븐 신즈]( Rank 12 / ATK 4000 )"
새하얀 괴물이 하늘에 발을 놓았다. 끈끈한 거미줄이 그의 발을 받쳤다. 괴물의 몸은 더 비스트만큼이나 거대했고, 그의 다리들은 하나 하나가 스쿨의 건물보다 거대했다. 이제는 밖에 있는 누구라도 이 괴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윽!"
그러나 괴물의 거대한 모습 외에도, 강렬한 힘이 양을 덮쳤다. 머리 위에 바다가 펼쳐진 듯 하다. 기분 나쁜 끈적함이 온 몸에 흘렀고, 숨이 들이 막혔다.
"세븐 신즈의 효과. 특수 소환된 상대 몬스터를 모두 제외하고, 오버레이 유닛으로 삼을 수 있다."
헤이칸을 싱크로 소재로 한 루어시는 전투로 파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으로 없애면 된다. 거미의 새하얀 다리 8개가 모두 양과 루어시를 찌르려는 듯 했다.
"뭐. 제 자신의 효과로 소환한 턴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말이다."
여인은 거미의 다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 턴, 승부가 날 것이라고 예고했음이나 다름없다.
"차례를 마치마."
루어시는 폭시가 소환한 두 몬스터를 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꼬리가 여덟 그리고 아홉. 처음부터 꼬리가 아홉이나 있던 건 아닌가 보네요."
"그래. 십 년에 한 번씩, 꼬리가 새롭게 자라나지. 햇수가 조금만 더 지났더라면 꼬리가 10개가 되었을 텐데."
- 100년을 산 여우. 당신은 초월체 사이에서도 특히나 이질적인 존재로군요.
"아직 100년이나 살지는 않았지."
- 그게 그거인 나이일텐데요.
"좋을대로 받아들이거라. 이 영혼의 압력에 익숙한 너와 달리 네 주인은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니까."
그 순간, 청년의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 양 ( LP : 1500 ) ---
몬스터 : □(#)[루어시]
마법 / 함정 :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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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시 크리스타 ---
몬스터 : □(#)[나인 테일즈] + □[No.77 더 세븐 신즈]
마법 / 함정 :
패
--- --- ---
"내 턴이다."
점점 더 숨을 쉬기 힘들어졌다. 눈 앞에 있는 거대한 존재, 새하얀 꼬리를 가진 괴물들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중압감이 되어 양을 짓눌렀다. 마치 물 속에 빠진 것 같았다. 머리 위로는 바다가, 발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만이 있는 듯 했다.
"드로."
그저 카드를 당겼을 뿐인데,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그의 손에 들어온 카드는 [광룡성-리훈]. 이 상황에 있어서 나쁘지 않은 카드다.
'쇼후쿠를 소환한다면 저 몬스터들을 치워낼 수 있다. 하지만 데미지가 얕아.'
그리고 양은 스스로 링커를 포기하고 평범한 듀얼을 택하는 것이나 다름 없게 된다.
'중요한 건 승리가 아냐. 저년의 목을 따는 일이다.'
지금 그가 폭시와 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듀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목을 노리고 있는 진검승부. 진검의 날이 상했다고 죽도를 들고 진검을 상대할 수는 없다.
"튜너 몬스터 [광룡성-리훈]( LV 1 / ATK 0 ) 소환."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머리는 용의 모습을 한 금붕어가 물 속에서 헤엄치듯 허공을 맴돌았다.
"하아. 하."
머리가 어지럽다. 결국 숨 소리가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어깨를 누르고 머리를 짓밟는 것 같은 강렬한 압력이 그를 한계로 내몰았다. 양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루어시는 그의 몸을 받쳐줬다.
- 숨을 쉬기 어렵나요.
양은 그 질문에 대한 긍정으로 짙은 숨소리를 냈다. 루어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공기중에 녹아든 영혼의 농도가 처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아졌어요. 지금 어지러운 것도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무거운 힘이 당신에게 스며들기 때문이겠죠.
양은 퀭한 눈빛으로 소녀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 그렇다면 지금이 적기에요.
양은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루어시의 말을 제대로 알아 듣지 못 했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이 오물거리며 그에게 전하려는 것은 전해졌다.
"레벨7 루어시에게 레벨1 리훈을 튜닝."
루어시가 칼을 빼어들었다. 금빛 용이 그녀의 칼끝을 향해 헤엄쳐 다가갔다. 소녀의 칼에 꿰인 용의 몸에서 금빛이 빠져나왔다. 물에 녹아들기 위해 확산하는 찬란한 금색. 그 빛은 소녀를 가리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압력을 떨쳐냈다.
"나의 반려. 나의 피를 마셔 목을 축이거라."
그가 흘린 핏줄기가 방울방울 흩어지며 붉은 꽃 한 송이가 맺혔다. 소녀는 한 줌 선혈을 들이켰다. 양의 피를 마신 소녀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자그맣던 소녀의 몸은 급격하게 성장했고, 병약하던 몸에 힘이 돌아왔다.
"나의 어금니. (#)[루어시-양지엔]( LV 8 / ATK 3000 )"
소녀는 성장을 끝마치고 어엿한 성인의 몸이 되었다. 아이일 때는 옆을 완전히 내놓고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던 몸매가 지금은 무척이나 고혹적으로 변했다. 특히나 여인은 아이일 때는 아무것도 없던 가슴을 이제는 왼팔로 받쳐 충분히 나온 것을 폭시에게 강조했다.
"무슨 짓이지?"
- 이 몸으로 돌아온게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요. 이 무게감에 말이죠.
폭시가 떡밥을 물자, 루어시는 자기 흉부를 과시했다.
"천박한 젖탱이를 들이밀고 자기 몸인데 익숙치 않다니, 참 우스운 일이구나. 이래서 요즘 애들은."
- 나이를 아흔이나 먹은 당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도 살아온 햇수는 제법 된답니다.
"그아무리 많아도 반백년이겠지."
- 삐졌나요?
폭시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루어시를 노려보았다. 루어시는 폭시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 양. 이제 좀 괜찮나요?
"그래. 이제 어지러운 건 사라졌다."
양은 어지럼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확실히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던 방금 전과 비교하면 그의 상태는 한 결 나아졌다. 그러나 그의 이마와 뺨은 여전히 땀으로 젖어있다. 몸 상태가 위태로운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 서두르죠.
"그래. 일격으로 끝낸다."
루어시가 다시금 칼을 빼어들었다.
"배틀이다. 나인 테일즈를 공격."
루어시는 구미호가 아닌 거대한 거미를 향해 칼을 겨누었다. 폭시는 루어시의 그러한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으나, 이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여인의 칼끝에서 빛이 반짝이자 새하얀 거미가 움츠러들었고 분해되었다. 분해된 거미는 새하얀 빛의 형태로 하여 여인의 왼손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기다란 칼의 형태로 새로운 형상을 얻었다.
"공격 선언시에 효과 발동. 공격 대상이 아닌 몬스터 하나를 고르고 장착한다."
"호오. 세븐 신즈를 치우겠다는 거냐. 그렇다고 해도 공격력은 똑같이 3000. 자폭밖에 안 되니라."
"과연 그럴까."
"음?"
"(#)[루어시-양지엔]( LV 8 / ATK 3000 → 7000 )의 공격력은 이 효과로 장착한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상승한다."
"공격력 7000!"
루어시는 오른손에 쥔 칼로 허공을 그었다. 검이 지나간 궤적이 일자로 새겨졌다. 그리고 그 위로 왼손에 쥔 새하얀 칼을 휘둘러 십자로 겹쳐진 검격이 새하얀 구미호에게 날아갔다.
- 양섬.
구미호는 꼬리 아홉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앞발을 들어올렸다. 여우의 발톱에 새까만 불꽃이 피어올랐다. 새하얀 참격과 여우의 불꽃이 부딪히며 맹렬하게 타올랐다. 서로 상반되는 색은 귀가 찢어질 정도로 격음을 내며 서로를 불태웠다. 한 치의 밀림도 없이 불꽃이 서로를 밀어낼 때, 여인은 입을 쭈욱 찢어 웃었다.
"나인 테일의 효과. 나에게 오는 전투 데미지는 상대에게도 간다."
"뭐라고?"
"순순히 너의 손에 붙잡히지 않겠다. 아이야. ( LP : 4000 → 0 ) "
"큭. 기다려라! ( LP : 1500 → 0 ) "
균형을 이루던 두 불꽃이 팍 터져 올랐다. 격양되는 불꽃은 서로를 공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양과 폭시를 불태우려 지상에 떨어져 내렸다. 양은 폭시를 붙잡기 위해 앞으로 내달리려 했으나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퍽 쓰러질 뻔 했다. 루어시는 땅바닥에 떨어질 뻔한 양의 몸을 붙들었다.
-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버렸잖아요. 이 이상은 쫒아갈 수 없어요.
"나는 저녀석을 반드시……."
눈앞이 깜깜하다. 루어시에게 안긴 채로, 양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나인 테일즈
Rank 10 / 어둠 속성 / 환룡족 / 엑시즈 / 효과 / ATK 3000 / DEF 3000
LV 10 몬스터 X3
① : 1턴에 1번,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를 1개 제거하고 자신 묘지의 몬스터 한 장을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다.
② : 이 카드의 전투에 의해서 자신에게 발생한 전투 데미지는 상대 플레이어도 받는다.
③ : ???
루어시-양지엔 ( ※ 양검 )
LV 8 / 바람 속성 / 환룡족 / 싱크로 / 효과 / ATK 3000 / DEF 2500
튜너 1장 + 루어시
① : 1턴에 1번, 이 카드가 전투를 실행하는 공격 선언시에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와 전투를 실행하는 몬스터 이외의 상대 필드의 앞면 표시 몬스터 1장을 골라 장착 카드로 취급하여 이 카드에 장착한다.
②: 이 카드의 공격력은, 이 카드의 효과로 장착한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만큼 올린다.
③ : ???
링크드, 원, 에필로그, 원즈 다 합쳐서 150화가 되는데 서로 동시에 라이프가 0이 되서 무승부가 나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용.
양지엔은 양검( two sword )의 쭝궈 발음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