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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비동방] 영재고 3차 결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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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영재고 3차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래는 오늘 오후 5시에 나온다고 했는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사람들은 좀 일찍 글 올리는 것을 좋아하기에 한 서너시에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예상을 깨고 오후 1시 즈음에 올려버렸습니다.

 

영재고 결과를 살펴 보기 전에, 영재고에 붙은 경우와 안 붙은 경우에 일어날 일들을 살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일주일 전에 제 우려와는 달리, 영재고에 붙어서 대치동까지 먼 길을 가야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제 집인 수원에서 대치까지는 적어도 한시간 반이 걸린대요. 그러나 다행히도 대전영재고에 붙은 제 친구와 부모님이 수지 쪽에 있는 학원으로 간다 하셨기 때문에 저 또한 영재고 붙으면 수지로 가면 됩니다. 또, 영재고 붙으면 디립다 빡센 과학을 해야 하고, 올림피아드 과학과는 비교도 안 되게 빡센 대학물리학과 일반화학을 공부해야 한다 하더라고요. 또, 확률과 통계, 벡터까지 수학과 과학을 삽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영재고에 떨어지면 아직 제겐 경기북과학고라는 비장의 카드를 쓸 수 있지만, 내신 성적이 영 아닌 저로써는 마냥 좋은 수는 아닙니다. 과학고 가는 내신 성적이 통상적으로 190 후반대에 놀고, 저는 이제 180 후반에 들어왔으니 말 다했죠. 또 수학 B가 있다는 것이 제 발목을 잡고요. 따라서 저는 경기북과학고 준비할 시간에 일반고 가서 양학할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 일반고 준비하는 친구들 중 좀 빡세다고 평가되는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저는 전략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데, 제 또래에서 가장 선택이 잘 되지 않는 과목인 물리를 선택할 수 있고, 또 화학에서는 양학을 할 수 있습니다. 생물과 지구과학에서도 고 2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결과를 확인할 차례입니다. 최근 쓴 글인 단기 실업이라는 제목을 가진 글을 통해 이미 눈치 채신 분은 있으시겠습니다만...

 

망했어요 개정판.png
세종영재고 너마저!

 

네. 떨어졌습니다.

 

진짜 이번 영재고 붙으면 3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얼마 안 되는 사례로 기록되고 저희 집의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좀 아쉽긴 했습니다.

 

이제 원인 분석 차례입니다. 즉, 왜 떨어졌느냐,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몰론, 사나에 및 입학부장의 장난일 수 있지만, 좀 더 그럴싸하고 정확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중요한 이유로 거론되는 것이 이번 3차에서 면접 시간이 엄청 길고, 엄청 뾰족한 질문을 던져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앞서 올린 글들을 보시자면 (http://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545/read/2549542 와 http://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545/read/2550305) 제 내신과 자소서에 큰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영재고 면접 볼때도 성적 안 좋다는 것에 대한 답변을 ARS 수준으로 반복했어야 하니까요. 저는 이를 '잃어버린 1년'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면접에서 잃어버린 1년에 대한 규명이 부족했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보입니다. 또, 자소서와 제 면접 내용에 대한 괴리가 컸다는 것도 시험 감독관 입장에서는 영 아닌 것 처럼 보일 수 있고요.

 

남은 원인은 또, 학생들이 다 시험을 잘 봤다는 것일 수 있고 1교시에 보았던 과학 시험에서 중대한 실수를 했다는 것일 수 있고요. 명확한 사유는 오직 입학부장만이 알겠지요.

 

그래서, 소감은 어떻냐고요?

 

저는 기분이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백괴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솔직히 9.4:1의 2차 시험 경쟁률을 뚫고 3차는 그냥 비정상적인 사람 거르는 작업이라 업계에서 분석해서 3차 들어갈 때 학원 홍보 책자도 나눠 줬고, 3차 결과 발표가 나올 동안 저희도 밑조사를 많이 했습니다. 대치 말고 수지에 학원 가도 된다는 것을 안 것도 밑조사였고, 영재고 내부에서도 내신 싸움이 엄청나다는 것도 밑조사의 일환이였죠. 저는 영재고에 가더라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고, 또 영재고에 간 학원 형을 보고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렇게 며칠 앓다 그냥 마음을 비우자는 결론을 낸 것이 다행이죠.

 

이제 마음을 비우고 결과를 보니 객관적으로 느낌이 오더라고요. 이제 떨어진 영재고인데 그냥 떨어진 거지 뭐가 더 있겠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연락을 하라는 부모님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니 부모님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알겠다는 말 한 마디만 하고 끝났습니다. 대신, 학원 선생님들은 별 말 없으시더라고요. 또,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할 겸 제 가족의 분위기를 들어 봤는데, 저희 가족은 슬퍼하지도 않더라고요. 또 당사자인 저도 슬퍼하지 않고 멀쩡히 수업을 듣고 있어서 친구들은 굉장히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더라고요.

 

들어보니 영재고 떨어진 가족은 대부분 상 난 집 분위기였대요. 영재고 준비는 1년에서 1년 반 준비하고, 또 돈을 저축해서 그랜저나 승용차 한 대 뽑을 수 있는 돈이 영재고 준비에 새어 나가기 때문에 영재고 떨어진 가족은 상 난 집 분위기가 되고, 학생은 정신 차리는데 엄청 오래 걸린대요. 근데 저는 결과 발표 직전에 마음을 비운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딱히 여파가 크진 않은 것 같습니다.

 

딱 하나 달라진 점은, 제가 영재고를 준비할 때의 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671일동안 영재고 준비생으로 살았던 것이고, 그 기간동안 시련과 행복이 많았지요. 동게 또한 그 때 발견하고, 들어온 겁니다. 동방프로젝트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동게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글을 올렸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그때 쓴 글을 보고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확인하면서 저는 여러분이 제 영재고 합격을 얼마나 기원했는지에 대한 댓글을 다시 보았고, 또 영재고 준비할 때에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비록 영재고에 떨어졌지만, 이렇게 마지막 날까지 응원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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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방귀형수나 좀 해 봐야죠! 내일 물리 올림피아드가 끝나면 오랫만의 휴식 시간이 곧 올 겁니다. 

 

 

 

 



댓글 | 3
1


BEST
아.. 고생하셨습니다 ㅠㅠ 불합격 된건 아쉽지만 그동안 공부하신것과 준비한것들이 앞으로의 경험이 되어 힘이 될수있을꺼에요
19.08.10 10:56
BEST
아.. 고생하셨습니다 ㅠㅠ 불합격 된건 아쉽지만 그동안 공부하신것과 준비한것들이 앞으로의 경험이 되어 힘이 될수있을꺼에요
19.08.10 10:56
(1262443)

221.156.***.***

고등학교 입학때 저도 외고 준비하다 흐지부지 된적이 있어서 남일 같지 않네요. 위로추 드립니다.
19.08.11 02:53
(4941856)

211.176.***.***

고생하셨어요~
19.08.11 08:5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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