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한 가운데에서 수많은 마법사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마녀의 밤이라고는 했지만 형식상인 의미일뿐 마법을 사용하는 모든이들이 모여 하나되어 즐기는 그런 형식의 축제인듯했다. 나와 레이무는 구석진 자리에서 각자 음식과 음료를 가득 받아 축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상외로 대단한 축제네 앨리스"
"그렇지? 사실 마법사들의 친목회라는 명목만 없었다면 나도 망설이지는 않았을거야"
앨리스의 요지는 바로 이것이였다. 레이무를 만나기전 누구와도 교류를 하지 않고 냉정하게 요괴들을 도륙하던 마법사였다. 친목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도 멀었을것이다.
"어째서 서로서로 모여서 교류를 하는건지 모르겠어...이해할수가 없다고! 지식이라는건 자기 자신만이 소유하면 그만인거야"
"그래서 우리들중 인형술의 달인이 없는거지"
어느샌가 파츄리가 다가와 앨리스의 옆에 앉았다. 앨리스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의자에서 5센티미터쯤 뛰어올랐다. 파츄리는 그런 앨리스의 모습을 싱글생글 웃으며 지켜보았다.
"언제 나타난거야! 그런 복장으로 갑자기 나타나지 말라고! 귀신인줄 알았네..."
"귀신이건 뭐건 괜찮아. 네가 지식을 공유해주지 않은 덕분에 여기서 난다긴다하는 인형사들도 네 앞에서는 그냥 잡쓰레기가 되버린다고"
"지식을 공유할 생각은 전혀 없어. 애당초 너희 족속들은 내 방식에 대해서 불만을 많이 가지잖아?"
"가질만도 해. 원래 마법사들이란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하잖아? 그도 그럴게 종이와 깃털펜을 써도 모자랄 판에 절그럭거리는 기계들이라니..."
파츄리가 질색을 하며 말했다.
"마법사들은 기계를 안좋아하나?"
"왜 우리 마법사들이 인간들과 교류를 끊고 이렇게 따로 모여서 축제를 열겠어?"
파츄리는 내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난 그게 마음에 안든다는거야. 마법사들도 어느정도 이 시대에 동화될 필요는 있어. 언제까지 서적에만 의존해서 정보를 습득하려는지..."
언제나 싱글생글하던 파츄리의 얼굴이 일순 굳어졌다. 앨리스의 발언은 분명히 여기있는 모든 마법사들을 의식해서 한 말이였다. 잠시동안 불안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파츄리는 다시 표정을 바꿔 싱글생글 웃는 표정을 지었다.
"뭐. 네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야. 하지만 굳이 새 시대에 발맞춰 갈 필요 없이 마법사들이라는 종족은 마법사만의 길을 가면 된다고 생각해. 우리는 열등한 인간들과는 다르다고. 그걸 너도 알았으면 해. 앨리스"
"흥. 마음대로 생각해"
파츄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평소와 같이 비틀대며 어디론가 떠나갔다. 앨리스는 그런 파츄리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파츄리가 인파에 섞여 사라지자 한숨을 내쉬고는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정말이지...고리타분한 친구들이라니깐..."
"그런거같네..."
레이무가 앨리스의 의견에 동조했다.
"애당초 내 기술력같은건 절반이 기계의 도움을 받는거니까 내가 정말 맘먹고 내 기술을 공유한다 해도...녀석들은 맘에 안들어할걸?"
앨리스가 실소를 띄며 말했다. 그러고는 손에 들린 브랜디를 한잔 마셨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차가 아닌 술을 마시는 앨리스였다. 앨리스는 절반쯤 남은 브랜디잔을 빙빙 돌리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간 됬다. 지식 공유회가 열릴거야. 파츄리의 부탁도 있고 하니...어서 가도록 하자"
앨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흘끔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너희들 덕분에 원하지도 않는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게 해줄거야"
앨리스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말 하나하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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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가 말한 지식 공유회는 말 그대로 여태껏 마법사들이 연구한 지식을 다른 마법사들과 공유하는 일종의 발표회같은 느낌이였다. 여러 마법사들의 발표를 보고 있자니 세상한 다양한 종류의 마법도 있겠다 싶었다.
치유마법부터 불과 얼음마법의 조화...골렘을 응용하여 인간의 형상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메이드라던지...별별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그중 가장 특이한 마법사는 바로 지금 단상위에 나와있는 사람. 히지리 뱌쿠렌이였다.
"...결론을 말하자면...지금의 마법사들은 너무나도 허약합니다. 사용되는 마력의 일부분을 전환하면 마법사들도 육탄전이 가능하다. 이 뜻입니다...감사합니다."
그녀는 일본에서도 나름 알아주는 종교인이다. TV에서 많이 본 사람을 이런데서 보게되다니 무언가 기분이 이상했다. 히지리는 생긋 웃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자기 나름대로 발표를 무사히 끝낸거같아 뿌듯한 모습이였다. 마법사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지만...
'굳이 마법사가 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나?'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젊은 사람이라 아직 잘 모르나보는군...'
옆에 앉은 마법사들끼리 대화하는것이 들렸다.
"말했지? 고리타분한 녀석들이라고. 녀석들은 마법사라는 존재가 늘상 유지해오던 지식만 공유하길 원하잖아. 난 저 뱌쿠렌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샌가 앨리스의 차례가 된것이다. 앨리스는 긴장한 표정 하나 없이 여유롭게 단상위로 나왔다. 그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오늘 발푸르기스의 밤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저는 앨리스 마가트로이드...다른 마법사들은 아마 칠색의 인형사라고 다들 알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제 유명세가 워낙에 대단해서야 말이죠"
앨리스의 실없는 농담에 작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끊임 없는 연구결과로 알아낸 바. 호문쿨루스가 작동할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는 것입니다."
나는 호문쿨루스라는 말에 움찔했다. 분명히 호문쿨루스는 나를 두고 한 말이렸다...자리 여기저기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작기만 했던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이윽고 질문을 하기 위해 하나 둘 손을 드는 마법사들도 나왔다.
"네. 그쪽에 손을 드신 신사분."
"몇년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호문쿨루스의 작동 방법의 연구라고 들었습니다. 듣자하니 앨리스양은 이 축제에 참석 하기 전에도 마법사들과 교류가 극히 적은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째서 갑작스럽게 그런 중대한 내용을 발표하시려 하는것입니까?"
앨리스가 눈을 감았다. 그러고 잠시후 두 눈을 천천히 떳다. 앨리스는 주변의 마법사들을 죽 둘러본 후. 말을 이었다.
"예. 제가 마법사들과 교류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두가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당시 저는 어리고 미숙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꺼려왔습니다. 혼자서라도 해쳐나갈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죠. 두번째로. 여러분들중 '헌터즈'라는 길드를 아실겁니다."
"헌터즈라면...괴물들을 사냥하는 사냥꾼의 모임 아닙니까?"
"맞습니다. 저는 그 일원으로 소속되어 괴물들을 사냥하다 어떠한 계기로 헌터즈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까전에 말씀드렸던 헌터즈에 속해 일을 하다보니 마법사들과는 자연적으로 교류를 할 수 없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 두가지 이유덕분에 제가 몇년간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거였죠. 지금은 보다싶이 연구에 매진하며 인연을 쌓고 있죠. 정말 좋은 친구들이랍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은..."
앨리스는 마리사와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와서 이런 중대한 발표를 하는 이유 또한, 제 방식이 여러분들의 방식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여러분들의 방식에 맞는 내용을 선택하여 내게 된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제 방식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시고, 존중해주신다면...마법계에서 놀라 자빠질만한 지식이 저에겐 너무나도 많습니다. 단례로 제 명성에 비례하여 알려지지 않은 인형술의 기술과 지식이 턱없이 모자라지 않습니까?"
마법사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조금씩 들렸다.
"그럼 긴 말은 하지 않고 지금 즉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제작해낸 호문쿨루스를...자. 마리사양. 단상으로 나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갑작스런 앨리스의 호출에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호문쿨루스라는 말이 나오면서 조금은 예상하고 있던 상황이지만, 계획에는 전혀 없던 나의 등장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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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심각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전혀 심각하지 않을거예요!
절 믿어요!
진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