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도 막을 생각이야?"
마을에 다다라서야 간신히 테루를 따라 잡을수 있었다. 테루는 아직도 독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는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잡으려고 했다. 나는 베일세라 재빨리 손짓발짓을 해가며 말을 했다.
"아니야! 널 도우러 왔다고. 이누바시리가 그렇게 말했어"
"...언니가?"
테루가 머리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검에 얹어져있던 손은 다시 풀어졌지만, 언제라도 베어버릴듯 몸의 긴장은 풀지 않고있었다. 나는 애써 테루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이누바시리도 잠시후 천랑과 함께 도우러 온다고 했어"
"...그렇구나. 언니도 오는구나"
테루는 그제야 몸의 긴장을 풀고는 터벅터벅 걸어서 마을로 향했다.
"빨리 와"
나는 테루의 말을 따라 서둘러 마을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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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중심부보다 작았지만 아직까지 카라스 텐구들에 의한 피해가 그리 크지는 않았는지 전에 봤던 마을보다는 비교적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부상자도 적었고, 불에 탄 흔적도 없었다. 접경지역이긴 했지만 나름 열심히 카라스 텐구들의 공격을 막아낸듯한 분위기였다.
백랑 텐구들은 사기가 하늘을 찌를듯 높게 치솟아 있었다. 휘염조의 일원의 갑작스런 등장에 안그래도 높은 사기가 더욱 높아졌고, 다음 공격에도 최선을 다해서 방어를 한 다음, 역습을 가하기로 했다.
테츠는 그런 백랑 텐구들을 다독여주고 격려한 뒤 우리에게 다가왔다.
"츠바사? 테루? 여긴 무슨 일이야?"
"이누바시리가 테루만 두고 너 혼자 여기로 보냈다고 말해버린 바람에...
테츠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와 테루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며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추가설명이 필요한 모양이다.
"결국에는 테루가 다짜고짜 달려온 바람에 나도 따라오게 됬지"
테츠의 표정이 굳어졌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고생이였어. 화살 맞은 어깨도 욱신거리고 말이야. 그래도 너 지키겠다고 달려온 동생인데 기특하지 않....나?"
애써 분위기를 풀어보려 웃기지도 않은 농담으로 열심히 노력해봤지만 굳어버린 테츠의 표정은 변하질 않았다. 젠장. 망해버렸다. 이놈의 입방정...
"너 또..."
테츠가 테루를 바라보자 테루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오빠도 슈고키 오빠처럼 떠나갈까봐 무서워서..."
테루의 말 끝이 흐려졌다. 테루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테츠를 올려다 보았다. 테츠는 말없이 테루를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한소리를 늘어놓고 싶은듯한 표정이였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테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이지...너는 예전부터 내 말만 듣곤 했었지. 이젠 이누바시리님의 말도 잘 들으라고 몇번을 말했는데...유일하게 지키지 않는 말이네"
"이번에는 진짜 어쩔수 없었다고!"
"알아알아. 빨리 준비해. 언제 또 카라스 텐구놈이 쳐들어올지 모르니까"
테츠는 테루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고 검집에 꽃힌 검을 어깨에 걸친다음 터벅터벅 걸어갔다. 안그래도 1미터가 훨씬 넘어가는 기다란 노다치를 어깨에 걸치니 기다란 장대같이 보이기도 했다.
"오빠도 봤지. 테츠 오빠는 날 저렇게 믿어주고 아껴줘. 그러니까...보답하지 않으면 안돼..."
"..."
나는 테루를 바라보았다. 한자루의 기다란 검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바라보고는
"가장 소중한 검 두자루가 있잖아. 나한테는...그걸 지키고 아끼듯이 우리 오빠를 지키는게 내 보답이라고 생각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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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스 텐구의 마을에서 한 소녀가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샤메이마루 아야. 그녀는 방금 전에 있던 밀회의 내용을 듣고는 재빨리 히메카이도 가로 날아가는 중이였다. 사실상 마을에서 날아다니는 카라스 텐구라면 공중을 경계하고 있는 카라스 텐구나 심부름을 하는 하급 텐구들뿐이였기에 마을 밖을 나설때를 제외하고는 그닥 날아다닐 일이 없는 카라스 텐구였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엄청난 속도로 히메카이도 가의 뒷뜰에 착륙후 재빨리 하타테의 방으로 향했다. 시녀가 문 앞에서 아야가 들어가려는걸 제지했다.
"아무리 아가씨의 친구분이라고는 해도, 이런짓은 용납못합니다! 어서 나가세요!"
"지금은 그런거 따질때가 아니야! 네가 모시는 아가씨가 죽게 생겼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문 밖의 소란때문인지 방의 주인이 조용히 문을 열고 빼꼼 쳐다보았다. 간만에 보는 하타테의 얼굴이 매우 반가웠지만 지금은 반갑고 안반갑고를 따질때가 아니였다. 아야는 하타테의 손목을 잡고 거칠게 문 밖으로 하타테를 이끌었다.
"어...어어??"
"아이고! 안됩니다! 아가씨는 절대 안정이 필요하단 말이예요!"
"글쎄 그런거 따질때가 아니란 말이야!"
아야는 하타테를 거칠게 자기 품으로 끌어단긴 다음 열려있는 문을 통해 재빨리 날아갔다. 시녀 또한 날아오르려 했지만 정신을 차렸을때 이미 아야는 시야에서 사라진 후였다.
후에 히메카이도 가문의 당주가 한손에 검을 들고 왔을때, 아가씨의 친구되는 사람이 하타테를 어디론가 데려갔다는 시녀의 보고만을 들을수밖에 없었고, 히메카이도 가문의 당주는 터져나오는 분노를 감출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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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속도라면 한 9편만 더 연재해서 40화쯤에 끝내는것도 좋을지도...
어쨋거나 이야기는 후반부에 들어섰습니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보고있자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짬찌때 썼던 글이 상병이 다 되서 끝나게 될줄이야...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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