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은 동방과 연관이 1도 없기 때문에 이 게시판엔 올리지 않고 링크만 달아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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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다음 날, 렌코와 같이 열차에 탔다. 렌코의 어머니는 결국 그 날에도 연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으니 우리끼리라도 성묘를 가자고 한 참이었다.
하 루에 몇 대밖에 없는 도쿄의 적은 수의 열차로 다마 공동묘지로 향한다. 그 날의 하늘은 우중충하게 흐린 날씨에 웅성거리는 공기에 나는 심상치 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그런 것만을 생각하며. 그리고…….
「꺄아아아앗!?」
「메리!!」
열차는 크게 흔들려 땅이 크게 회전했다. 내 몸은 좌석에서 날라가 방금 전까지는 천장이었던 벽으로 기세 좋게 등을 박았다. 격통이 몸을 맴돌아 순간 숨이 멎었다.
수 많은 외침이 겹쳐 메아리가 울리고 격렬한 충격음이 열차 안을 울려퍼졌다. 차 안의 전기가 한 번에 꺼지고 유리가 깨지고 철은 찌부러져 구부러지고 문이 빠져서 차 안으로 떨어져 누군가가 깔려버렸다. 모든게 90도 회전 된 세계. 단 90도 회전 한 것만으로 안에 있는 사람들은 크게 격하게 뒤얽혀졌다.
내 몸은 벽에 부딪힌 후에 그대로 천장과 선반 사이에 떨어졌다. 또 몸을 부딪혀서 숨이 새어나왔다. 아프다. 2번이나 등을 부딪혔다. 그래도 다행히 뼈가 부러진 것 같지는 않다.
나는 눈을 떴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로 날고 몸을 강하게 부딪히고 소리지르거나 숨이 끊기는 모습이 보였다. 한 순간 이 광경이 엄청 느린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스탑 모션도 된다구요.」
이상한 감각. 옆으로 쓰러진 열차는 격하게 흔들려서 역시 천장과 선반 사이에서 몸을 계속 부딪혀 아프다. 지금 내 바로 위에 모르는 남자가 심하게 머리를 천장에 부딪혀 머리가 안 좋은 각도로 구부러졌다. 그 사람이 부딪힌 천장은 옆으로 쓰러져서 벽이 되버린 천장이다. 벽이었던 천장이 아니다. 냉정하게 설명하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그 사람은 힘없이 털썩 선반을 덮어 씌우는 것 마냥 떨어졌다.
나는 혼란스러운 열차 안에서 렌코의 찾아다녔다. 고등학생인 것 같은 야구 유니폼을 입은 여러 명의 집단이 손에 지니고 있던 짐을 이리저리 휘날리며 공중에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볼품 없는 자세로 하늘에 원을 그리며 유리가 깨진 창문으로 떨어지는가 싶었더니 그대로 열차와 땅 사이로 끌려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그대로 머리가 으깨지고 갈라져서 피를 휘날렸다. 나는 구역질이 났다. 그런 식으로 피를 휘날리면서 열차와 땅 사이에서 끌려지고 있는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다.
아이, 어른, 남자, 여자 상관없이 몇 명이나 죽고 있다. 하지만 첫 충격만이 이 사람들의 생사를 구분 지었다. 한 번 쓰러진 이 열차는 그저 이 기세에 맡겨지고 있는 것 뿐이고 곧 이 기세도 멈출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저 이 흔들림을 견디고 있으면 될 뿐이다.
아무래도 렌코는 무사한 것 같았다. 하지만 방금 전의 고등학생 집단이 들고 있던 얆고 기다란 짐에 맞아서 기절한 것 같다. 아마 저 짐은 배트일테고 날아온 배트에 직격해버린 것이겠지.
「멍청이.」
이런 것도 렌코가 기절 해있으니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도도 하고 있다. 렌코가 살아있는 것에 신에게 감사했다.
나는 매우 냉정한 상태로 있었다. 이럴 수 있는 것도 아마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이윽고 열차는 기세를 잃어 정지했다. 갑자기 조용해진 열차 안에 살아남은 사람은 별로 없다. 거의 대부분이 죽어버렸다.
나는 목이 이상한 각도로 꺾여버려 죽어버려 선반을 덮어버린 남성을 발로 차냈다. 그리고 아픈 몸을 천천히 일으켜 주위를 둘러봤다. 유리란 유리는 전부 깨져 발 밑의 창문은 흙이 대량으로 들어와있다. 머리 위의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막혀있던 공기를 비춰주고 있다. 나는 발 밑을 조심해가며 렌코에게 다가갔다.
여기저기에서 울음 소리와 외침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에는 다친 사람을 도와줄려고 현명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눈 앞에 쓰러져있는 공주 님을 구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나는 렌코를 흔들면서 몇 번이나 이름을 불렀다. 일어날 기미가 안 보여 뺨을 때려보기도 했다.
「으……응?」
「아, 키스하지 않아도 공주 님은 일어나는구나.」
렌코가 눈을 떴다. 멍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상황 인 것같다. 몸을 일으켜 세우니 머리에 고통이 돈 것인지 아픈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 아파…… 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대체……. 아니 뭐야! 뭐야 이건!?」
「보이는 것 같이, 탈선한 열차야.」
「타, 탈선……? 왜 탈선한건데?」
「글쎄, 모르겠는걸. 근데 명계 탐방도 못하고 열차는 탈선하고 불행의 연속이네. 우리들.」
렌코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지금 상황을 이해 못한 것이겠지. 뭐 무리도 아니다.
「너…… 정말로 메리…… 맞지?」
「……아무리 혼란해져있어도 그건 좀 아닌데. 나는 나야. 다른 누구도 아닌 비봉구락부의 멤버 중 한 명, 마에리베리 한.」
「………………그런가. 그렇겠지. 아하하 나도 참 정말로 혼란스러웠나봐. 뭔가 메리가 이상할 정도로 어른스러워진 것처럼 엄청 냉정침착 했어서 그래.」
아하하하, 웃는 렌코. 그런 걸 말하면 우리들의 존재 자체가 이 장소에선 이단 그 자체다. 탈선한 열차 안에 있어도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평소와 다름 없는 비봉구락부가 있다. 끝없이 이단인 존재다.
「일단 여기를 나가자. 이런 상태라면 밖의 상태조차 볼 수 없어. 지금의 우리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상자 속의 고양이야.」
「괜찮아. 우리들은 확실히 살아 있으니까.」
「……그렇네. 그렇지.」
렌코는 일어서니 아직 머리가 아픈지 비틀거리고 있는 걸 내가 지탱해줬다. 쓴웃음을 짓는 렌코는 발 밑에 떨어져있는 기다란 막대기의 짐을 집어서는 그걸 지팡이처럼 써서 걷기 시작했다. 말만 해주면 지탱해서 같이 걸었을텐데……. 나와 렌코는 울적한 사람과 기절해있는 사람,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의 옆을 지나가 부셔진 차량의 연결부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어디야 여긴……숲?」
역시 그런가. 밖의 빛은 눈부셔서 나는 손으로 그늘을 만들었다. 여기는 본 적없는 숲 속이었다. 도쿄의 거리와는 동떨어진 나무로 둘러 쌓여있는 세계.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도 이 광경에 당황하고 있다. 무리도 아니다. 열차째로 다른 세계로 날아가버리면 누구라도 당황할 것이다.
「메리…… 뭐야 이게 대체…….」
「글쎄, 잘 모르겠지만…… 다른 세계가 아닐까? ……아니면 사후 세계라던가?」
「우리들, 살아있는 거 맞지……?」
「아마…….」
나와 렌코는 한동안 멍하니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나무들이 웅성거렸다. 내 뇌리에 스쳐지나간 것은 어두운 숲과 그 괴물. 엄청난 썩은내를 풍기던 은은하게 빛나면서도 텅 빈 무서운 눈을 가지고 있던 그 괴물.
「살아있어……괜찮아…….」
괜찮다. 분명. 우리들은 살아있다. 괜찮을 것이다. 나는 무의식 중에 렌코의 손을 잡고 있었다. 렌코가 내 손을 잡아줘서 그것을 깨달았다. 나와 렌코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리고 서로 아무 말도 없이 숲 속으로 걷기 시작했다.
「괜찮겠지, 우리들.」
「괜찮을 거야. 우리들이잖아.」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우리들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뭐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앞에 무슨 일이 있을지는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걸 확인해야만 한다. 그 것이야말로 비봉구락부의 역할이다. 올리가 없는 구조를 기다리면서 서로를 돌보면서 쇠약해져서 죽는 것을 기다릴 수는 없다.
문득 나는 결심해 잡고 있던 손을 놓아 렌코의 2, 3 발자국 앞으로 나와 렌코를 향해 뒤돌았다. 놀라고 있는 렌코에게 나는 한마디를 전했다.
「어서 와, 환상향에.」
후기
뭐라 해야하나 터무니 없을 정도로 타케모토스러운 책이 또 하나 등장해버렸습니다. 네. 『비봉도쿄행각』을 구매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문장 담당의 호즈노미야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이 첫 장편이었습니다. 장편이라기엔 대부분이 단편을 억지로 엮은 느낌이었지만요. 뭔가 실존하는 장소도 나옵니다만 이젠 없어져버린 장소나 실존하지 않는 장소도 나옵니다.
하지만 뭐 내용이 없어. 팥이 안들어가 있는 팥빵 같은 느낌입니다. 이미 팥빵이 아닌 거죠.
이런 문어가 없는 타코야끼가 늘어선 존재 의의도 없는 작품에 감사하게도 문어를 넣어주신 사에몬 씨, 채사장 씨, 시로시 씨, 유야 씨, 료키 씨, 1호 씨, 신와쿠 씨에게는 뭐랄까 정말 감사감격합니다. 귀엽죠 저 굉장한 그림들. 의미를 모르겠어.
그리고 이렇게 이상한 책을 구매해주신 이상한 분들에게도 (실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래저래 작년 ( 2011년 6월 기준) 3월 즘부터 시작해온 소재를 완성했는데. 이어질려나 이거. 뭔가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 전개로 끝나버렸는데 계속될지는 미정입니다. 이제 이 작가의 머리 속도 잘 아시겠죠.
그리고 번외편. 동방 이외의 2차 창작은 처음이네요. 유미미 귀엽네요. ……최근의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 이거…….
그러므로 뭐, 뭐라 해야하나……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자러갈게요.
2011년 6월 26일 호즈노미야
역자 후기
처음 작업 시작한게 2014년 말, 1화 올린게 2015년 초, 나머지를 끝낸게 2017년…… 죄송합니다.
2011년 작품이라 처음 잡을때도 꽤 예전 거네 생각하면서 했는데 이제는 진짜 옛날 것이 되버렸네요.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거 진짜 힙스터 작품이네요. 동방 중에서도 힙스터인 비봉, 그보다도 더 심한 힙스터인 구작, 한국에선 정말로 힙스터인 타케모토 이즈미 작품.
유미미믹스는 아직 안 해봤는데 번외편 번역하면서 알아보다 줄거리를 다 알아버려서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이걸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치마리가 나온 김에 치마리마 왈츠도 번역 할까 생각은 드는데 각각 1989년, 1993년 작. 다 20년은 훌쩍 넘은 것들인데 과연 지금 와서 알고 있는, 볼 사람이 있을련지. 그 전에 이 책의 번외편도…….
뭐 다 어찌됐건 나중 일이고 저도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2017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