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하쿠레이 신사, 환상향의 경계이다.
벚꽃의 상태도 점점 만개에서 철겹게 변화하고 있었다.
연일에 가까울 정도의 꽃놀이도 점점 신선미가 옅어져 일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그것이 일상에 가까울수록, 또한 생활에 쓸데없을수록 그것이 운치라는 것을 깨우쳤다.
레이무「벚꽃은 좋은데 말야」
유유코「그런데?」
레이무「최근에 망령이 늘었어」
마리사「이젠 꽃놀이도 유령놀이도 질렸어」
유유코「다들 오랜만에 온 현계(현세)라 들떠있는거야. 쉽게 할 수 없는 관광이야」
마리사「잘됐네, 이 신사에도 참배객이 많이 와서.」
레이무「하지만 아무도 새전을 넣고 가진 않아」
유유코「유령은 누구도 신의 힘같은건 믿지 않는다니까. 신사같은 걸 맴도는건 학생 유령의 수학여행 같은거지」
레이무「역시 퇴치해버릴까」
사람이 그다지 찾아오지 않는 신사는 어느새 유령들의 관광명소가 되어있었다.
그 때 어울리지 않는 차림새를 한 한 명의 인간이 신사를 방문했다.
사쿠야「이런 곳에 있었네. 망령공주」
유유코「나? 메이드 따위가 여기까지 무슨 일로?」
마리사「이런 유령천지인 신사에 인간이라니, 어울리지 않네」
레이무「이런 곳이라니 무례하네!」
사쿠야「당신이 묘한 곳에서 태평하게 꽃놀이하고 있는 사이에 거리는 명계에서 흘러나온 유령으로 가득 찼어.
뭘 착각했는지 집 가까이까지 와 있어서 당신에게 따지려고 찾은거야」
유유코「나도 단순히 묘한 곳에서 어물쩡 넘기려 한게 아니야. 이미 명부결계의 수리는 맡겨놨어.」
마리사「그럼 왜 묘한 곳에서 태평하게 있는거야? 돌아갈 수 없게 되는거 아냐?」
레이무「묘한 곳이라니 뭐야 그게」
그리고 또 한 명, 망령공주를 찾아온 자가 있었다.
아니, 한 명이 아니라, 1/2명일지도 모르지만,
요우무「유유코님! 또 이런 묘한 곳에 계시다니... 그것보다 큰일입니다」
레이무「당신, 방금 우리들 대화를 듣고 있었던 모양이네」
요우무「?? 어쨌든, 그 분에게 결계 수리를 맡겼는데, 아직 자고 있는 모양입니다」
유유코「그 녀석은 겨울엔 자니까. 하지만 이미 훨씬 전에 봄이 된 것 같은데」
요우무「지상은 아직 봄이 된지 얼마 안됐어요」
마리사「너희들 때문에 말이지」
유유코「곧 일어나서 올거야. 매년 그러잖아」
요우무「늦는 만큼 좋겠지만요」
인간 3명「별로 좋지 않아」
요우무「단, 대신에 이상한 녀석이 명계에 와있어요. 그분의, 뭐였더라? 부하? 사역마? 그런 녀석이 제멋대로 날뛰고 있어요」
유유코「그런건 그 칼로 싹둑 베면 되지 않아?」
요우무「설마요, 터무니 없는 소리죠. 유유코님의 친구분의 사자라는 녀석을 어떻게 베겠습니까?」
레이무「그럼 내가 혼내줄까?」
사쿠야「그럼 내가 싹둑 하고」
마리사「싹둑 하고」
유유코「그럼 맡겨둘게」
요우무「괜찮으시겠어요? 친구분의 사자인데요?」
유유코「친구의 사자는 친구가 아니야」
레이무「모두가 명계에 가준다면, 나는 안가도 되겠네」
사쿠야「무슨 소리야. 난 바쁘다고」
마리사「난 상관없지만, 너희 대신에 가줄 생각은 없어. 여기선 일단 가위바위보로 정하는게 어때?」
레이무「식상한 생각이네」
사쿠야「식상한 생각이야」
마리사「가위바위보로, 늦게 내지 않은 녀석이 가는거다」
레이무「그거 좋네」
사쿠야「좋아」
세 사람「가위~ 바위~...」
세 사람은 엷어진 명계와의 경계를 오가면서 어째선지 명계의 질서를 지키는 처지가 되어 있었다.
세 사람이 나간 사이에도 망령공주는 이곳 묘한 신사에 있거나 있지 않거나 하며 좋을대로 생활하고 있던 것이다.
유유코「그리고, 요우무. 사역마가 아니라 식신이야. 비슷한 거지만」
요우무「유유코님은 왜 내버려 두시는 건가요?」
유유코「어머, 정원 청소는 누구한테 맡겨 뒀는데?」
요우무「묭」
망령 일행은 이 인간들에게 진정한 재앙과 요괴는 식신같은게 아니란 것을 말하지 않고 있었다. 일종의 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