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1
신전시합 - Shrine Battle
첫번째 날 14:00, 하쿠레이 신사
사쿠야 「있니.」
??? 「어머, 혼자 오다니 희한하네. 무슨 일이야?」
사쿠야 「그러니까. 잠깐 신에게 기도나 해 볼까 해서.」
??? 「그, 그래? 그렇구나. 혹시 올해가 액년(厄年 : 33살)이라도 되는 거야?」
사쿠야 「아니야. 날 몇살이라고 생각하는지 참.」
낙원의 멋진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 등장
레이무 「액을 쫓는 정도잖아? 필요해 그런 건 정말루.
덧붙여서 새전함(賽錢箱 : 신사에서 축원을 할 때 돈을 넣는 상자)은 거기 있어 거기.」
사쿠야 「저기 얘기를 좀 돌릴께. 모레 있을 연회에 관해 좀 조사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러는데.」
레이무 「응, 1엔 짜리라도 좋으니까. 근데 엥? 꽃놀이가 뭐 어떻게 됐다구?」
사쿠야 「뭔가 역시 이상하지. 요즘의 이 분위기.
너도 알고 있지 않아? 이렇게나 요기(妖氣)가 가득 차 있으니.」
레이무 「너희들이 매일밤 모이기 때문에, 요기가 남아있는 거잖아.」
사쿠야 「매일이라니. 사흘에 한번이잖니.
거기다 모일 때가 가까워지면 점점 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레이무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새전함은 바로 거기 있어.」
사쿠야 「수상하구나. 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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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 「하긴, 무녀가 낼 만한 요기는 아닌가아.」
레이무 「아우 증말... 뭐하는 거야∼.」
사쿠야 「일단, 모이기로 한 날 전까지는 이 요기를 어떻게 해 두기로 할께.」
레이무 「맘대루 해. 난 연회 준비랑 정리 때문에 바쁘니까.
그리구, 근사한 새전함은 바로 거기 눈 앞에 있어.」
사쿠야 「안됐지만, 난 신을 안 믿어서 말이야.」
STAGE 2
인형을 잘못 보다 - Dark Side
첫번째 날 21:00, 마법의 숲 앨리스네 집
사쿠야 「그러고 보면, 이 숲에는 그다지 들어온 적이 없었지.
분명 걔는... 이 근방의 지저분하고 음침한 곳에 산다고 들은 것 같은데...」
??? 「어머? 희한한 얼굴이네.」
사쿠야 「남의 얼굴을 보고 희한하다니. 실례야.」
7색의 인형사
앨리스 매거트로이드 등장
앨리스 「무슨 일이야?」
사쿠야 「역시, 밤에 온게 잘못이었나.」
앨리스 「'지독한 바보'가 아닌 이상, 밤에 이 숲으로 들어오진 않는다구.」
사쿠야 「목적지는 검은 옷 입고 다니는 애네 집이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여기로 와 버렸어.」
앨리스 「......지독한 바보구나.」
사쿠야 「뭐어 상관 없지. 아직 하루 남았으니.
돌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지 않겠어?」
앨리스 「기분 나쁘게 사람을 잘못 봐 놓고는, 멀쩡히 돌아갈 생각은 아니지 설마?」
사쿠야 「그럴 셈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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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가 볼께.」
앨리스 「돌아가는 길 모르지? 내가 바래다 주면 되잖아?」
사쿠야 「어머.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친절하네.」
앨리스 「지독한 바보쯤 되면, 이 마법의 숲에서부터 날아서 돌아간다던가 할 것 같아서 그래.」
사쿠야 「아항.」
STAGE 3
키리사메 마법가게 - Magic Shop
둘째 날 13:00, 마법의 숲 마리사네 집
사쿠야 「오늘은 틀림없네.
아무리 숲 속이 원래부터 어둡다고는 해도, 낮에 오는게 더 낫긴 낫구나.」
??? 「엉? 희한한 얼굴이군.」
사쿠야 「어제도 희한한 얼굴이었어.」
평범한 마법사
키리사메 마리사 등장
마리사 「그래서, 그 희한한 얼굴을 한 녀석이 뭔 일이야. 내게 의뢰할 일이라도 있냐?」
사쿠야 「오래 전에 의절당했다면서?」
마리사 「아앙? 일 자체는, 아직 폐업한 기억은 없다만.」
사쿠야 「그래 봤자, 이런 곳에는 손님이건 누구건 오질 않을 텐데.
무엇보다, 길을 잃게 되어 버리잖니.」
마리사 「하지만 넌 여기까지 헤메지 않고 왔잖냐.
너만 특별히 잘났다는 거야 뭐야?」
사쿠야 「나야 특별하니까. 길을 잃을 리가 없잖아.」
마리사 「암튼 그래서? 희한한 얼굴에다 길도 안 헤메는 분이 뭔 일이셔?」
사쿠야 「그래그래, 내일 모여서 벌일 연회에 관한 일인데...」
마리사 「그래, 죽지는 않겠지.」
사쿠야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혹시.」
마리사 「아아. 어떨까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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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 「자, 농담은 이쯤에서.」
마리사 「내일 있을 꽃놀이가 어쨌다니, 뭔 일 있는거냐?」
사쿠야 「상담을 하러 왔는데, 네가 헛소리를 하니까 얘기가 도중에 끊긴 거잖아!
애초부터 마리사 너와 상의하려 한 게 잘못이었어.」
마리사 「너무하는데... 사람이 누구나 다 상담하는데 알맞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상의라면 딴데 가서 알아봐.」
사쿠야 「그 부분에 대해 화를 내니.
뭐 일단, 마리사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 만은 알아낸 셈이네.」
STAGE 4
하늘에 오르는 영혼 - Next World
둘째 날 21:00, 큰 나무가 서 있는 묘지
사쿠야 「이젠 수상한 사람이라면 얘네들 정도이지.
벚꽃 구경을 한답시고 봄을 모아들일 정도이니, 또 뭔가를 꾸몄다 해도 이상할 게 없어.」
??? 「또 산 채로 저승에 오다니... 그렇게도 죽고 싶어?」
사쿠야 「죽은 사람이 이승에 오는 건 괜찮으면서.
인간은 죽기 전에는 명계에 오면 안되는 거니?」
반만 환상인 정원사
콘파쿠 요우무 등장
요우무 「상위호환(上位互換) 관계란 게 있는 거지. 인간과 유령 사이에는.」
사쿠야 「하지만 말이야. 설사 상위에 위치한다 해도,
위험한 일을 꾸미는 건 어느 쪽에게도 허용되지 않아.
유령이라 해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면......」
요우무 「인간에게 죽는다구? 하지만 유령인걸? 유령들은 언제나 자유인 몸이야.」
사쿠야 「흥. 빨리 성불(成佛)이나 해 버리면 좋을 걸 가지고.」
요우무 「성불은 금지되어 있어. 이젠 죽어서 부처님이 된 영혼도 너무 많거든.」
사쿠야 「유령만큼 귀찮은 생물도 또 없을거야.
아니 생물이 아니네. 그냥 물건인가?」
요우무 「유령만큼 멋진 사자(死者)도 없는데 말이야. 당신은 그걸 몰라.」
사쿠야 「어설프게 죽으니까 성불을 못하는 거겠지.
인간이란...... 교활해.
망설임을 가진 채 죽으면, 성불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사는 건 아니구나.」
요우무 「수다는 그쯤 해 두고. 당신도 이 누관검의 녹이 되고 싶은 거야?」
사쿠야 「당신도, 라니. 마치 바보 칼잡이 같은 말투네.」
요우무 「뭐어 그러니까...
유령은 베어도, 녹이 되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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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야 「어머, 범인은 너희'들'아니니?」
요우무 「요기(妖氣) 말이야? 틀려.
정말, 용건을 말한 다음에 싸워 달라구∼.」
사쿠야 「용건을 설명해 봤자 거짓말을 하는 법이거든.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녀석은.
요우무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사쿠야 「자, 이 다음이 진짜네.」
STAGE 5
가장 평화로운 축시 3각
둘째날 26:30, 백옥루
??? 「무슨 소란일까? 이런 시간에. 이젠 졸리운데.」
사쿠야 「유령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안되지.」
??? 「유령이 아니구 망령이야.
에그머니, 그런데 축시 3각이잖니 지금. 뭐 무서운 거라도 나오면 어쩌라구우∼.」
사쿠야 「망령이 무슨 엉뚱한 소릴!」
천의무봉의 망령
사이교우지 유유코 등장
유유코 「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걸∼. 귀신이라도 나오거나 할 땐.」
사쿠야 「이번에는... 한번 용건을 먼저 말해보기로 할까.」
유유코 「?」
사쿠야 「내일, 신사에서 또 모여 놀기로 했었지. 당신도 오기로 되어 있었구.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낌새가 이상하단 말이야.
모이는 횟수가 너무 많은 것도 그렇고, 아무도 그런 점에 신경 안 쓰는 것도 그렇고.
한술 더 떠서, 퍼져있는 요기가 점점 더 강해져 가고 있잖아.」
유유코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
사쿠야 「당신이 꾸몄지?」
유유코 「아아니.」
사쿠야 「소용도 없을 걸 괜히 물어봤네.」
유유코 「그런 걸 묻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구. 거기다...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자가 거짓말을 안 할 이유는 없지 않아?」
사쿠야 「역시 당신이었구나. 차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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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코 「난 거짓말 같은 건 한 적 없어∼∼.」
사쿠야 「정말 아닌 모양이네.
아∼아. 시간만 낭비했잖아. 뭐 시간이야 무한하게 있지만.」
유유코 「아∼아, 라고 말할 입장이야? 아무튼, 난 이제 잘래∼...」
사쿠야 「이상하네. 이제 의심가는 악당이라면...」
유유코 「잘 자요∼.」
사쿠야 「남은 건, 걔, 정도일까.」
Border Line
일일결계(一日結界) - Daylight and Moonlight
모이기로 한 날 17:00, 하쿠레이 신사
사쿠야 「곤란하게 됐는데...」
레이무 「뭐가?」
사쿠야 「유카리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몰라서...」
레이무 「글쎄, 역시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 「부름을 받으면 날아 나간다네-.」
집합하기로 한 날 17:00, 신사의 경계
사쿠야 「내 나이프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지.」
??? 「어머머. 떨어지면 어쩌나아∼.」
사쿠야 「마침 아주 잘 와줬네. 엿듣고 있었던 것만 같아.」
??? 「물론 엿듣고 있었지.」
환상의 경계
야쿠모 유카리 등장
유카리 「아무튼, 슬슬 시작할 때 아닌가? 꿈의 대연회를.」
사쿠야 「이번의 이변 말인데. 멋지게도 당신이 주모자로 결정되었어. 바로 방금 전에.
나쁜 일을 꾸미고 있잖아 당신? 1년 365일 내내.」
유카리 「너무하네. 나도 제대로 술을 들고 왔다는 거 아니?
빈손으로 꽃놀이에 참가하려는 생각은 해 본적도 없는데.」
사쿠야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법.」
유카리 「자 봐. 환상의 대음양 술.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세상에 너무 환상적이다 보니 술병이 혼자 공중으로 뜬단다.」
사쿠야 「마실것에 대한 이야기 같은 건 아무도 물어 본 적 없다구!」
유카리 「아∼.
그럼, 당신이 말하는 이변이라는 건 뭘까나.」
사쿠야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사람에게 묻는 건 그만 두겠어.
어차피 거짓말을 할 게 뻔하니까. 이 거짓말쟁이!」
유카리 「거짓말 아닌데∼. 자자, 정말로 뜨잖아? 환상의 대음양 술.」
사쿠야 「거기다. 당신은 초대받지도 않았는데 이 자리에 왔어.」
유카리 「어머나. 그걸 이변이라구? 내가 움직이는 이변인가.」
사쿠야 「자아, 나쁜 일과 거짓말은 그만 두도록.」
유카리 「...(언제의 나쁜 일과 무슨 거짓말을 얘기하는 건지. 그건가?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네...)」
.
.
.
사쿠야 「자. 이번엔 거짓말 못 하겠지.
당신 이런 요기(妖氣)로 환상향을 감싸서는... 대체 무슨 꿍꿍이였어?」
유카리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아니야∼.
그런 이상한 일은 꾸미지 않았어.」
사쿠야 「이것 봐,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점점 요기가 강해지고 있어...」
유카리 「기(氣)? 아아 이거 말이구나. 눈치 못 채고 있었니?」
사쿠야 「눈치 채고 있기에 이렇게 추궁하고 있는 건데.」
유카리 「그게 아니구...
자 여기 보렴. 이 세상에서 가장 미세한 백귀야행을.」
Immaterial and Missing Power
모이는 꿈, 마음 - Pandemoniac Land
꽃놀이 하기로 한 날 19:00, 환상향
??? 「아우∼ 왜 그래, 유카리∼.
이제 금방 연회 시작될 참인데, 날 다 끄집어 내구.」
사쿠야 「에!? 누구? 어디에서 나타났니?」
모이는 꿈, 환상, 그리고 백귀야행
이부키 스이카 등장
스이카 「어라라. 나라면 처음부터, 아니 오∼래 전부터 여기 있었잖아, 악마네 집 메이드 씨.」
사쿠야 「그 정도로 짙게 들어차 있던 요기가 사라졌어... 네가 흑막이구나.」
스이카 「저기 말이야∼, 흑막이라는 표현은 좀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요기가 아니라...」
사쿠야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녀석은 거짓말을 하는 법이지)」
스이카 「그 안개는 나였어.」
사쿠야 「흐음.」
스이카 「몸을 안개처럼 흩어서는 환상향 전체를 둘러 싸서, 그걸로 모두를 모이게 만들었던 거야.」
사쿠야 「그러신가요.」
스이카 「모여서 노는거 즐겁더라. 마치 백귀야행과 같았거든.
그러니까, 내 힘으로 더욱 더욱 사람들도 요괴들도 유령들도 모아서,
성대한 연회를 벌여 보려고...」
사쿠야 「그거 대단하네.」
스이카 「내 이야기 듣고 있어?」
사쿠야 「그러고 보니 슬슬 꽃구경이 시작될 시간이네. 다들 모이겠는걸.」
스이카 「오늘 밤도 백귀야행.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해진 도깨비들이 환상향 전체를 감쌀 거야.」
사쿠야 「어디보자, 그럼 슬슬. 흑막을 혼내 줘 볼까.
도대체가 말이지 너, 도깨비라니 무슨.
거짓말을 하는 데에도 정도란게 있는 법이야. 그런 애들이나 하는 거짓말로는 좀.」
스이카 「하지만 말이야... 당신 내 모습조차 파악하질 못하지 않았어?
거짓말이었는지 어떤지는...
내 '모으는 힘' 을 구경하고는, 그리고 화려하게 사망한 다음에 다시 말해 보시지!」
Ending
악마가 사는 붉은 저택. 홍마관.
여름의 햇살은, 그 강도가 가장 강하긴 하지만 바로 머리 위에서 내려 쬐기에,
이 집의 주인에게는 오히려 이로웠다.
왜냐 하면, 지붕이나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꽃놀이 때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던 연회 소동도, 점점 횟수가 줄어들어 갔다.
모임도 이 정도 수가 딱 좋구나, 라고 모두는 생각했다.
사쿠야 「그 애, 도깨비라고 했었지. 도깨비는......
도깨비 나라로 모두 이주해서, 환상향에는 거의 오지 않을 거라 들었는데...
신기하네. 여기 도서관에는 도깨비에 대해 쓰인 책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뭐어, 거의 뭐에 대해 쓰여져 있는지 알기도 힘든 게 많지만.」
파츄리 「희한하네. 공부?」
사쿠야 「네. 조금......」
파츄리 「그 부근의 책, 만지는 것 만으로도 위험하니까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거야.」
사쿠야 「아 맞다. 파츄리 님.」
파츄리 「응?」
사쿠야 「도깨비에 관해서 무언가 알고 계시는 것 없으신가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까요.」
파츄리 「몰라.」
사쿠야 「그, 그러시군요.」
파츄리 「그러고 보니, 전에 있었던 연회 소동. ......그건 도깨비 한 명이 꾸민 일이었어.」
사쿠야 「앗, 알고 계셨었나요?」
파츄리 「몰라. 사쿠야, 오늘은 홍차 말고 커피로 좀 해줘. 잘 볶은 커피콩으로 말이야.」
홍마관의 티 타임은, 거의 홍차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단 한명 주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이클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오늘 왠지 모르게 안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