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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just se'x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더글라스 케네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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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의 ♡♡로 당신의 반평생 이룬 모든 걸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남편은 성공한 의사, 본인은 존경받는 교사, 분가한 자식들은 안정적인 변호사와 무츄얼펀드 회사에서 고연봉을 받는 매니저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던 주인공은 30년 전 단 한 번의 외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모든 걸 잃게 되는 소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더글라스 케네디 특유의 심리묘사를 통해 독자들을 읽는 내내 쉴 틈 없이 압박하면서 결말부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리빙 더 월드',와 '파이브 데이즈'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나는 이번 작품인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가장 많은 심리적 압박감과 생생한 묘사 그리고 고뇌가 느껴졌었다.  

  좋은 소설은 몇 번을 읽어도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읽는 연령대에 따라서 작품을 보는 시각과 해석이 달라진다. 나도 20대 초반에 읽고 중반이 된 지금 다시 읽었을 때의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외도에 분노하였으며 과하긴 하지만 정의라는 가치에 따라서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가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에 대한 동정심과  여자 그리고 엄마와 부인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올바른 것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내 시각이 왜 불륜과 그에 대한 심판에서 여성의 성 역할 고정관념 문제로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그동안 사랑에 대한 정의관이 다소 이기적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불륜을 옹호하는 입장은 아닌데 나도 참 신기하다. 
 
  이 소설은 총 2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는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가장 격변했던 시기를 다룬다. 기성세대의 관습과 통념에 저항하면서 히피 문화와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급진주의자가 활동했던 때이며 대학생들은 너나 할 거 없이 히피즘에 심취했으며 공원에 누워서 뿅뿅를 피는 것이 자연스럽던 시기였다. (여담으로 스티브 잡스도 당시 히피 문화에 심취했다고 한다.) 주인공인 한나는 반전운동의 대표 인사인 아버지와 리버럴한 유명 예술가 어머니의 사이에서 자라는 동안 자존감이 떨어지고 은연중 부모와 배치되는 안정적인 평범한 가정을 꿈꾼다. 대학을 입학하고 다양한 연애와 사회활동을 하기를 원했던 바램과 달리 의대생인 댄을 만나 쌍방 외도를 하는 부모와는 다르게 오직 한 사람에게 집중을 하는 모습이었다. 한나의 엄마는 파리 교환학생의 기회를 포기한 것을 보면서 너의 꿈이 "전업주부"였냐고 비웃었지만 잘난 부모처럼 될 수 없다는 열등감에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후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댄의 아내로 사는 한나는 무료한 삶과 힘든 육아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남편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시아버지의 임종 때문에 남편이 자리를 비웠을 때 아버지의 부탁으로 젊은 남성을 한 명 집에 머무르게 해줬고 그 사이에 외도를 하게 된다. 그러다 남자가 FBI에 쫓기던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속았다는 분노와 외도를 했다는 자기혐오에 빠졌고 그 뒤 충실한 아내, 엄마 역할을 수행했다. 2부는 30년이 지난 2003년이 시점이다. 서론에 말했다 싶이 이제는 외과의사로 성공한 댄과 변호사 아들, 펀드매니저 딸 그리고 본인은 고등학교 교사로 안정된 삶을 살게 된다. 겉으로 보이기엔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다가 딸의 실종과 함께 과거에 있었던 외도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가족과 직장 그리고 세상 전부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평온했던 일상이 일그러진다.

  작가는 대학교 재학 시절 대부분의 여학생이 페미니스트였지만 그중 대다수가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독립적인 삶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반증이라 보인다. 사실 한나는 히피 문화를 즐긴 적은 있지만 진보주의자 혹은 페미니스트가 되지는 못하고 전통적인 가정의 보통의 어머니이자 아내가 되기를 원했다. 자유분방하고 진보적인 어머니를 보면서 안정된 삶을 살기를 원했고 자연스럽게 외도를 즐기던 부모와는 다르게 충실한 가정생활을 보낸다. 단짝 친구인 마지조차 한나의 이른 결혼에 실망하였었기에 20대의 그녀는 페미니스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엄마가 '전업주부'라고 비꼬았을 때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는 반항심리와 씁쓸함을 느끼긴 했지만 부정을 하지는 못했다. 아마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를 하는 일은 그녀의 마지막 저항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가 공개되고 황색 저널리즘에 비난을 받을 때 거기에 편승한 남편과 아들 그리고 며느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거다.

  바로 직전에 읽었던 이 페미니스트의 회고록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소설을 읽는 내내 한나라는 여성에 대한 안쓰러움과 동시에 고정된 성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예전에 봤던 드라마에서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단어가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라고 말을 했다. 개인의 개성을 말살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강요하는 것은 엄청난 폭력이라는 뜻이었는데 나는 이것에 공감을 하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개인의 삶과 성취도 중요한 만큼 책임감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남편, 아빠가 되었을 때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개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 분명히 필요하고 요구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나마 나는 남자라서 여자들이 겪는 어려움보다는 적을 것이다. 결혼을 한 뒤 자연스럽게 출산을 요구받고 성공적인 지위보다는 엄마의 역할을 강요하는 사회가 올바른지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적 성공과 가정에서 주어진 역할에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이 겪는 책임과 편견에 대해 말을 하는 거지 독신 주의자들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시선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결혼을 강요하면서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그건 잘못된 거다.  

  성 역할 고착화와 함께 불륜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다. 물론 외도는 옳지 못한 행동이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딸이 실종된 어머니에게 매스컴이 나서서 비난을 하는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남편과 자식들은 한나의 행동에 실망을 하고 등을 돌릴 수 있겠지만 그걸 타인들이 비난하기가 정당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인들이 불륜 소식이 들리면 비난을 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힌다. 또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는 소식을 들으면 자기 일처럼 같이 분노해주기도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기를 원한다. 당연히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행위임에는 분명하다. 뒤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 또한 감수해야 한다. 나 또한 당해본(?) 입장에서 말하면 기분이 참 엿 같았기 때문에 그들의 분노가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한나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과거의 외도이기에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고 단지 개인의 문제를 사회가 나서서 공개 처벌하는 행동이 정의롭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미국 하면 엄청 개방적일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할리우드를 보면 동성 이성 가릴 거 없는 자유연애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엄청 보수적인 나라이다. 다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정조 즉 처녀성에 대한 가치 부여를 덜하기에 개방됐다고 착각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겉으로는 보수적이면서도 금요일 토요일 대학가와 클럽가가 불타는 걸 보면 우리나라도 엄청 개방적인 나라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원나잇 스탠드, 섹파등과 같은 관계들이 요즘 20대들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문화지 않은가? 거듭 말하지만 나는 불륜을 옹호하지 않는다. 단지 자유 ♡♡를 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입장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다.

  소설에서는 사회통념에 굴복한 한나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자유로운 예술가인 엄마와 딸을 보여준다. 딸은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망의 바벨탑을 쌓으려다가 결국 허무와 공허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쇼핑중독과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달콤한 말에 속아서 자신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을 하고 가정을 파괴한 뒤 실종이 된다. 애초에 유부남도 외도를 즐겼기에 가정을 파괴시켰다는 말이 웃기긴 하지만  아무튼 딸은 스스로 무너진 뒤에 사라지는데 한나는 그런 딸을 걱정하고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못하는 사랑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본인은 가족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여줬지만 사회의 비난에 자신의 등을 돌린 남편과 아들을 보면서 과연 한나는 미안함과 배신감 사이에서 무엇을 생각했을지 떠올리면 너무 슬펐다.

  부모의 쌍방향 외도, 원나잇 스탠드였던 자신의 외도, 그리고 불안한 사랑을 꿈꾸던 딸의 외도(?)와 함께 딸의 역할, 아내의 역할, 엄마의 역할에 있어서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이 소설의 재미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남들에게 평가를 받는 삶을 살다가 위기를 극복한 뒤 파리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은 30년 전 선택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결말 부였다. 다양한 해석이 있겠지만 나는 파리에 도착한 한나가 결혼을 후회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인생에서 갈림길이었던 곳을 다시 선택하면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을 거라는 결심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2살에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을 읽으면서 정의와 신뢰에 대해서 생각을 했고 25살인 지금은 선택과 책임의 중요성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떤 것을 느낄까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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