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버리고 말았습니다.] 라며 그녀가 말했다.
지금이라도 녹아버릴 것 같은 뜨거움이 담긴, 녹아들 것 같은 목소리였다,
창문에서 들어오는 새벽의 빛을 뒤로하고, 외투의 안에서 보이는 입술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여자가 천천히 외투를 벗자 안쪽에서 바다처럼 물결치는 금발이 흘러내렸다.
지모신 같은 풍만한 몸의 라인을, 아낌없이 그려내는 얇은 흰색옷, 의복의 사이에서 보이는 살결은 햇빛에 전혀 타지 않았고, 흰색 옷을 통해 비쳐졌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뺨이 장미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은, 태양빛을 받아서가 아닐 것이다.
창부와 같은-성창(聖娼)을 두는 신전도 있지만-분위기
남자라면 시선을 향한 것만으로도 녹아들 것 같은 그녀의 눈동자는, 검은 천으로 덥혀있었다.
손에는 거꾸로 된 검과 천칭을 조합한, 정의와 공정을 상징인 천칭검.
그것에 의지하는 것처럼 몸을 굽힌 그녀는 어딘가 불안한 것처럼, 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폐를 끼쳤나요?]
[아니.]
검의 처녀, 그렇게 불리는 병경제일의 성직자에게, “고블린 슬레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고블린 인가?]
[그렇습니다. 부디 도와......아니]
여자가 요염스러운, 울 먹은듯한 목소리로 소삭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죽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이다.]
딱 잘라 대답했다.
입술이 미소를 지으며 뜨거운 숨결을 내쉬었다. 머리카락이 풍만한 가슴에서 움직이며 물결을 일으켰다.
[장소는 어디지, 규모는]
[몇 개의 정보가 있습니다만]
[들어보지.]
손님이 그녀인데도 불구하고, 검의 처녀는 고블린슬레이어에게 손으로 의자에 앉도록 권했다.
그가 의자를 거칠게 당겨 앉자, 그녀는 마주보는 자리에, 허리를 굽혀 착석했다.
약간 몸을 움직여 그 풍만한 엉덩이의 위치를 바로잡고, 검의 처녀는 천칭검을 끌어당겼다.
[고블린이 출몰하는 장소는 .....저기 지도를 가져와줄래?]
[예예, 준비해 두었습니다.]
대답한 것은 나이든 여신관 이었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던 걸까. 응접실의 한구석, 그림자에 녹아 든 것처럼 그녀는 대기하고 있었다.
소매가긴 옷이 많은 예의복 이면서도, 여신관은 소리없이 움직이며 탁상위에 지도를 펼쳤다.
-전투신관이 틀림이 없었다.
고블린 슬레이어는 감정을 하고, 그리고 곧바로 생각을 그만두었다. 고블린하고 관계없다.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검의 처녀는 [후후]하며 소리 없이 웃었다.
[저의 시중을 담당하는 분이에요. 호위도 겸하고 있습니다. .....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기량은 그렇다치고, 대주교님 혼자서는 아무래도 위험하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정말이지. 토라진 것처럼 말하는 검의 처녀는 그것이 매우 부끄러운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
[그래서, 고블린이 출몰하는 곳은....]
쓱 하며 마치 애무하는 듯이 가는 검지손가락이 지도위를 흘렀다. 양 눈동자는 가려져있음에도 불과하고, 어째서인지 손가락이 정확히 길을 따라갔다.
[....이쪽, 물의 도시에서 이 길을 따라, 수도로 향하는 길목입니다.]
[길목인가...]
[아마도, 아마도, 확실히는 아닙니다만....]
지나갈 수 없다.-라는 검의 처녀의 고백을 다른 자가 듣는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어깨를 떠는 검의 처녀에게 눈길을 준 고블린슬에이어는 [흠]하며 소리를 냈다.
[규모, 둥지, 그 밖의 판명된 특징은?]
[증언을 듣기로는, 20마리정도, 같은 문신을 했고, 둥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검의 처녀는 마치 어린아이가 꿈에서 본 괴물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들어갔다.
[늑대를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고블린슬레이어는 그렇게 말하고, 사색에 잠겼다.
이전에 수해에서 조우한 녀석들과는 벼랑을 두고 위, 아래로 사격전이 되었었다. 그때는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대주교님은 지금, 수도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안되십니다.]
하아. 하며 한숨이 쉬며, 같이 있던 여신관이 말을 보충하는 듯이 입을 열었다. 방금 전의 검의 처녀의 말에 대한 옹호도 있는 것 일 것이다.
설마 변경을 통괄하는 중진이, 고블린 따위에게 겁먹고 있는 것이 곤란한 것인지, 아니면 받들고 있는 여성의 정신을 뒤에서 받쳐주기 위해서 인지.
[그렇기에 의뢰자체는 퇴치가 아닌, 사적인 호위하는 형태입니다.]
[다른 호위는?]
[없습니다. 라기 보다는 갑작스러운 회의이기에 병사를 빌릴 여유가 없습니다.]
어째서 병사를 쓰지 않는가, 어째서 군에게 맡기지 않는가. 이것저것 캐묻는 모험가가 있으면, 검의 처녀의 마음은 찟어졌을 것이다.
여신관이 지키는 것은, 주인의 몸과 생명뿐만 아니라, 그 마음도 ....라는 것인가.
[상관없다.]
어찌됐든 고블린슬레이어의 대답은 칼로 배듯 명확했다.
[대충 녀석들은 둥지없는 떠돌이 들이다. 방랑부족 일거다.]
그는 지도에 계속 시선을 주면서, 수도까지의 거리와 행정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그는 수도에 간적이 없었다.
한때 이 마을까지 온적조차 없었다. 지도와 실제는 틀릴 것이다. 그곳에서의 수정의 여지를 남기고, 계산을 정리했다.
[조우한 그곳에서 몰살시키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한 고블린도 있는 건가요?]
[있다. 풀고블린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고블린슬레이어는 확실히 대답하고 조금 생각한 뒤, 중요한 한마디를 추가했다.
[하지만 바다고블린은, 생선이다.]
[어머.]
믿을 수 없다, 라는 듯이 입을 가리는 것처럼 검의 처녀가 양손을 겹쳤다. 그녀의 눈이 가려져 있지 않다면, 눈을 크게 뜨며 깜박였을 것이다.
[어찌됐든 고블린 정도라면, 다른 모험가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심스러운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여신관은 슬쩍 고블린슬레이어를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목에 걸려있는 은의 인식표였다.
이 더러운 투구의 모험가는 물을 도시 지하에 숨어있던 모독적인 괴물을 죽였었다. 기량에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단지 등급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뿐이었다.
[하지만 대사제님은 어떻게든 당신이 아니면 싫다고 말하셨습니다.]
[왜나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분인걸요.]
토라진 것처럼 입술을 삐죽 내미는 검의 처녀에게 [어쩔 수 없군요.]라는 여신관. 마치 여동생의 제멋대로를 마지못해 받아주는 언니 같은 말투였다.
고블린슬레이어는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본 후, 낮게 말했다.
[동료] 라며 그는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를 부르도록 하지, 잠시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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